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송병화

고명재활의학과 원장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지고, 힘겨운 사랑과 이별의 슬픔을 경험한 뒤에 더욱 성숙한 사람이 된다는 말이 있다. 비록 마음 한편에 아팠던 상처의 흔적이 평생토록 남게 됐지만, 이후 인생을 살아가면서 비슷한 상황에 맞닥뜨린다면 처음과는 달리 어렵지 않게 헤쳐나갈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된 상황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누구나 비슷한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우리 신체 기관의 세포나 조직도 마찬가지다. 뼈가 부러진 경우, 분리된 골절 단의 양 끝으로 가골(假骨, callus)이 형성되면서 골유합(骨癒合)이 진행되는데, 우리 몸은 골절 부위에 손상이 다시 발생하지 않게끔 스스로 골절이 있기 전보다 더욱더 튼튼하고 두텁게 가골을 만들어 그 자리에 재골절을 예방하게 된다.

 또한 수술 창이나 피부 연부조직의 열상(裂傷)이 회복되면서 찢어졌던 부위가 반흔조직으로 채워져 딱딱하게 그 성상이 변한 것을 경험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 것이다. 이처럼 신체 상처의 정상적인 치유과정 속에서 나타나는 반흔조직이 손상 이전 조직 상태보다 더 튼튼해진다는 사실에 입각한 치료 방법들이 있는데, 체외충격파치료(ESWT)가 그중 하나다.

 체외충격파치료 도입 초기에 어깨관절 주변 석회화건염에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널리 알려졌기에, 방광, 콩팥이나 요로에 발생한 결석을 깨뜨려 배출시키는 체외충격파쇄석술(ESWL)의 충격파처럼 어깨에 생긴 돌을 깨트려 흡수시키는 것으로 오인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사실 근골격질환에 사용하는 체외충격파치료는 그 에너지의 강도 면에서 비뇨기과적 쇄석술 충격파의 10%도 채 되지 않는 낮은 수준의 에너지를 이용한다.

 즉, 체외충격파치료는 돌을 깨트려 치료하는 방법이 아니라는 말이다. 낮은 강도의 충격파가 염증이나 약해진 손상 연부조직에 들어오게 되면 세포 주변으로 무수한 미세방울들이 생겨나는데, 이런 작은 공동화가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를 자극해 손상 조직 안으로 혈관이 자라 들어오게 유도하는 물질들을 분비하게 한다.

 충격파에 의해 새로운 혈관들이 손상 조직 안으로 자라 들어오게 되면 혈액공급이 개선되며 이것이 조직 재생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힘줄 등 연부조직에 염증이 발생하면 혈관이 손상 조직 안으로 산소를 제대로 공급해 줄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해 국소 허혈이 나타나고 정상 조직으로 치유되지 못한 힘줄 주변에는 임시방편으로 석회가 침착하는데 신생혈관이 들어와 충분한 산소공급이 이루어지면 형성된 칼슘을 흡수하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체외충격파치료를 받아본 사람이라면 치료과정에서 심한 통증을 느껴본 분들이 제법 많았을 것이다. 연부조직에 만들어진 칼슘이 흡수되는 시기가 통증이 제일 심한 기간이기 때문으로, 이때 주치의는 충격파 조사방식과 충격파의 강도를 세심하게 조정하여 적용하여야 하며, 염증을 조절하는 주사 치료를 병행함으로써 시술 중 환자가 느끼는 불필요한 통증을 최소화할 수 있어야한다.

 근골격계 질환에서 충격파 치료가 적용되는 대표적 질환으로 지난 연재에서 다뤘던 부착부 병증에 해당하는 팔꿈치관절 테니스엘보, 골퍼엘보, 발바닥 족저근막염 및 어깨 석회화건염 등이 있다. 그 밖에 충격파는 고관절 무혈성 괴사나 골절 지연유합의 치료에도 효과적이며, 당뇨병의 발가락 괴사나 피부 화상 치료에도 훌륭한 치료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비정상 피하지방인 셀룰라이트의 제거에도 그 효과가 입증되어 피부미용 및 비만 치료 분야에서도 임상 적용되고 있다.

 요컨대, 체외충격파치료는 낮은 에너지의 충격파를 인체의 비정상조직에 적용하여 비록 시술 시 다소간의 통증이 수반되나, 염증 부위의 새로운 혈관 생성을 유도하고 침착된 석회를 재흡수하여 정상 조직으로 치유하는 조직재생의 효과가 입증된 좋은 비침습적인 치료법이라 할 수 있다, 아픈 만큼 성숙해지듯이.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 "재정 자율화 최우선 과제"

[충북일보] 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은 "도체육회의 자립을 위해서는 재정자율화가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윤 회장은 9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3년 간 민선 초대 도체육회장을 지내며 느낀 가장 시급한 일로 '재정자율화'를 꼽았다. "지난 2019년 민선 체육회장시대가 열렸음에도 그동안에는 각 사업마다 충북지사나 충북도에 예산 배정을 사정해야하는 상황이 이어져왔다"는 것이 윤 회장은 설명이다. 윤 회장이 '재정자율화'를 주창하는 이유는 충북지역 각 경기선수단의 경기력 하락을 우려해서다. 도체육회가 자체적으로 중장기 사업을 계획하고 예산을 집행할 수 없다보니 단순 행사성 예산만 도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선수단을 새로 창단한다거나 유망선수 육성을 위한 인프라 마련 등은 요원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달 울산에서 열린 103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충북은 종합순위 6위를 목표로 했지만 대구에게 자리를 내주며 7위에 그쳤다. 이같은 배경에는 체육회의 예산차이와 선수풀의 부족 등이 주요했다는 것이 윤 회장의 시각이다. 현재 충북도체육회에 한 해에 지원되는 예산은 110억 원으로, 올해 초 기준 전국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