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활동하기가 가장 좋은 가을 한가운데 수확의 계절이니, 지금이 지역별 축제가 가장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지역 축제에 관심이 많고 특히 지역별 축제를 평가하는 평가위원으로 십년 가까이 활동해 온 터라 필자는 축제를 참가자 입장에서만이 아니라 평가자 입장에서 축제의 발전을 기대하면서 지켜보게 된다. 지방자치단체의 규모나 관심에 따라 축제에 소요되는 비용은 적게는 수 천 만원에서 수십억 원까지 큰 금액의 국민 혈세가 투입된다. 따라서 적지 않은 자금이 투입되고 그에 대한 효과가 크게 나오기를 기대하는 심정은 당연하다. 축제를 평가하는 요소는 '축제가 향후 지속되고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가·', '축제 기간 펼쳐지는 프로그램이 흥미롭고 지역의 특색을 잘 살렸는 가·', '축제를 운영하는 시스템이 적절한 가·', '축제를 운영하여 어떠한 성과가 있는 가·' 등 주제 분야별로 평가보고 종합적으로 판단 한다. 전국적으로 축제 수가 너무 많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있는데, 필자는 기본적으로 축제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지역단위로 보면 매년 축제기간은 며칠 정도이고 축제기간 외 대부분은 너무 침체되어 적막감까지 느끼게 된다. 일본은 연 3만 개, 스페인은
가을 아침에 류상필 충북시인협회 무지개가 뽑아 놓은 듯 영롱한 아침햇살과 싱그런 바람결에 흠흠~하~ 행복한 마음으로 풀잎을 헤차며 들길을 간다. 톡톡 토도독 도토리 알밤 떨어지는 산기슭을 돌아 단풍나무 운치있게 드리워진 산길로 접어들 때 포르르 포르르 귀여운 새들은 오색빛 산허리를 날아 돌며 빛나는 아침을 노래하고 청량한 물소리에 이끌려 머루,다래,멍과 넝쿨을 헤집고 주르르~ 계곡으로 내려 서니 흠뻑 젖은 옷자락 올이 풀리고 땀범벅 흙 범벅 아리고 쓰려도 아름답고 소중한 이 기쁜 아침을 선사하는 그리운 얼굴 하나!
우리 동네엔 혼자 사시는 할머니가 계신다. 부모님 돌아가시고 결혼을 안 하셔서 자녀도 없다. 형제·자매도 다 돌아가시고 지금 연락하는 친척이 거의 없으시다. 연락하는 조카 하나가 있는데, 1년에 한두 번 정도 연락하는 것 같다.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면 젊었을 적엔 장구 치고 식당 하시면서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도 하고 무료 공연도 하셨던 것 같다. 한데 50대 후반에 뇌종양 수술 후 일하기 어려우셔서 기초생활수급자가 되셨다. 할머니는 습관적으로 물건을 쌓아놓는다. 버려진 물건을 보고 쓸 만해 보이는 것들을 주워 방 안, 마당에 쌓아놓는다. 그리고 보면서 "언젠간 써야지…." 하신다. 이런 증상을 강박적 저장 증후군이라고 한다. 그렇게 쌓아놓은 것들에 먼지가 쌓이고, 곰팡이가 쌓여 있다. 다른 사람의 눈에는 쓸모없는 쓰레기일 뿐인데, 할머니의 눈에는 쓸모 있는 물건으로 보이나 보다. 마당에 3단 서랍장이 있는데 족히 20년은 돼 보인다. 이것도 주워온 것이다. 그걸 본 지 6개월은 돼가는 것 같은데 아직도 마당에 그대로 있다. 할머니께 여쭤보면 나중에 쓸 거라 못 버린단다. 할머니가 최근 강아지 두 마리를 기르기 시작했다. 강아지에게 생선가게에서 남는
누구나 습관은 참 고치기 어렵다. 60~70년대 농경시대에 절약을 미덕으로 알고 살아 온 생활이 몸에 밴 세대는 더욱 그렇다. 오늘날 물질만능시대에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걸핏하면 무엇이든지 버린다고 하면 무의식적으로 아깝다는 생각이 앞선다. 먹다 남은 음식도 조금 남아있으면 '먹어치우자'는 말이 스스럼없이 입 밖으로 튀어 나올 정도다. 아끼는데 이골이 나서 어쩌지 못한다. 인간은 소유하고자 하는 일에 즐거움과 기쁨을 갖게 되는 본능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차고 넘치는데도 더 많이 가지려고 아등바등하고 욕심을 부리며 산다. 물건은 물론이려니와 정신적인 것 모두를 끌어안으려고만 하는 속성이 있는가 보다. 소유하고자 하는 마음 때문에 돈과 시간이 소모되고 때로는 시기 질투를 받는 일이 다반사다. 비우고 버리는 것과 내려놓는 마음은 결코 소극적인 삶이 아니라 지혜로운 삶의 선택이라 한다. 비우면 채워지고 버리면 버릴수록 삶이 편안해지고 행복해진다는 얘기를 지금까지 많이 들어왔다. 그것을 알고 있지만 그게 쉽지 않은 일이다. 누구나 물건에 대한 애착이 앞서기 때문에 선뜻 버리지 못함은 내면의 욕망이 자아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라 한다. 그냥 버리지
이 가을, 무엇을 가을할 수 있을까? 햇볕이 귀하고 소중한 가을이다. 바람 역시 과하지 않으며 적당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햇볕 한 줌 주머니에 보관해 다니고 싶고, 바람도 어딘가에 가두어 두었다가 필요할 때 적당하게 꺼내서 쓰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다. 계절이 비뚤어진 것처럼 기후 현상도 정상 궤도를 한참이나 벗어나 있다. 잦은 비가 내렸고 반갑지 않은 태풍도 여러 차례 여기저기 흠집을 내며 지나갔다. 수확을 앞두고 콧노래라도 흥얼대야 할 시기에, 여름 끝 풍성한 가을을 맞이해야 할 시기에 손에 쥐었던 것들을 놓치고 울상을 지을 수밖에 없는 모습들이 안쓰럽기만 하다. 햇볕 좋은 날은 나도 모르게 연달아 웃음이 나오고 자꾸만 하늘을 보게 된다. 다문화가족인 결혼이민자들을 만나는 소중한 시간 역시 햇볕이나 가을바람을 기다리는 만큼 나에게는 따뜻하고 귀한 시간이다. 우리들은 국적 취득을 위해 주말마다 만나 공부를 한다. 동참하는 이민자들은 거의 농사를 짓고 있다. 그래서 결혼이민자들이 만나는 시간은 누구보다도 값지고 소중한 시간이다. 여름에는 새벽에 더위를 피해서 들에 나가 일을 하고 서둘러 공부를 하러 나온다. 그리고 더위가 좀 꺾일 즈음
올해 들어 주중(週中)의 대부분을 큰아들 부부와 함께 생활하며 손녀를 돌보고 있습니다. 아이가 태어난 것이 2017년 11월 17일이니 이제 막 23개월이 되어갑니다. 지난 1월부터 돌보기 시작했습니다. 13개월 때부터 함께 생활한 셈입니다. 아이의 부모가 개인생활은 거의 할 수 없을 정도로 바쁘다 보니 아이는 하루의 대부분을 조부모와 함께 생활합니다. 손녀는 이제 고작 23개월 된 어린 아기이다 보니 매일 매일 새로운 모습을 보여 우리를 감동시킵니다. 아장아장 걷던 녀석이 어느 새 뛰어다닐 정도로 자랐습니다. 지난 몇 달을 돌아보면 정말 일취월장이라는 표현이 실감납니다. 우리를 깜짝깜짝 놀라게 한 사례가 비일비재합니다. 아이는 할아버지인 필자를 유난히 따릅니다. 할아버지의 모습이 잠시만 안 보여도 "할아버지, 어딨어요·"를 찾으며 온 집안을 찾아 헤맵니다. 때문에 아들 집에 머무는 대부분의 시간이 아이와 찰싹 붙어 지내는 시간이 되기 마련입니다. 7월부터는 어린이집을 다니는데 우리 부부가 아이를 데리러 가면 할머니가 저만큼 앞서 있는데도 할머니를 피해 달려 나오며 할아버지의 품에 와락 안기곤 합니다. 필자가 손녀의 앞에서 팔불출이 될 수밖에 없는
[충북일보] 정부 지원 연구개발비 부정사용 사례가 줄지 않고 있다. 연구비 부정은 대개 폐쇄적인 연구실 내부에서 은밀하게 벌어진다. 내부고발이 아니면 사실상 적발이 어렵다. 특단의 대책이 절실하다. 고의적인 연구비 부정사용 행위가 해마다 수백에서 수천 건씩 적발되고 있다. 연구관리 제도에 허점이 있음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연구개발비 용도 외 사용은 부정사용이다. 대개는 연구개발비를 횡령하거나 편취·유용하는 유형이다. 참여 연구원의 인건비를 연구책임자나 연구기관이 가로채기도 한다. 장비나 재료비용을 과다 계상해 집행하기도 한다. 시설·장비 등을 임의 처분하는 등 연구개발비를 다른 용도로 전용하기도 한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의원(청주 상당)이 국회 산업통상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등 5개 연구개발비 지원기관으로부터 자료를 제출받았다. 이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R&D 부정사용으로 적발된 사례가 모두 411건이다. 총금액은 412억 원에 달한다. 이중 58건에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으로부터 받은 181억 원의 정책자금도 포함돼 있다. 한 업체는 2015년 한국산업기술진흥원,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등 3개 기관으로부터 연구개발비를 중
떨어진 꽃이라고 석화 김상언 충북시인협회 떨어진 꽃이라고 짓뭉개도 되는건지요.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는 없으니.. 어찌 하늘이 두렵지도 않으신지요, 피기도 전에 꺾이고 짓밟힌 그들의 한이 넋이 되어 섬나라 하늘 과 땅 바다위에 두루두루 물들인 그 영혼의 꽃들이 두렵지도 않으신지요, 이때라 이때라 기다리고 있는 줄도 모른체 하늘에서 메이면 땅에서 메이고 땅에서 메이면 하늘에서 메인다는 성경의 그 말씀 들으셨는지요. 마음 밭에 이제라도 심으시고 진정성 있는 사죄의 한마디 이제라도 들려 주사 하늘과 땅으로 번져나가 목화송이처럼 예쁜 구름으로 다시 피워 나길요. *에필로그 2019. 8. 15 이제 20명 남았습니다 마지막 분이 떠나시기 전 그 어른들의 서리 서리 맺힌 한을 풀어주시어 넋이라도 다시금 연분홍 꽃으로 피워나시길......
'퐁당 퐁당 돌을 던지자. 누나 몰래 돌을 던지자. 냇물아 퍼져라. 멀리 멀리 퍼져라. 건너편에 앉아서 나물을 씻는 우리 누나 손등을 간질여 주어라.' 라는 동요를 들으면 어릴 적 생각이 난다. 어릴 때 나는 동네 근처의 냇가나 저수지에서 자주 놀았다. 그곳에서 돌을 가지고 동네친구들과 여러 가지 재미난 시합과 놀이를 하였다. 누구의 돌이 더 멀리 나가나 돌팔매질과 물수제비 시합을 하였다. 물위로 돌이 담방담방 뛰어 수놓아 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박수를 치고 좋아하였다. 때로는 잔잔한 수면 위에 돌을 던져 누구의 파문이 더 멀리까지 퍼져 나가나 바라보곤 하였다. 잠시 후 파문이 갈앉으면 명경지수(明鏡止水)와 같이 고요해 진다. 맑은 물위에 파란 하늘이 보이고 구름이 떠가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 본다. 잔잔한 호수에 돌을 던지면 파문이 일고 수면이 조용히 흔들린다. 이것이 조 그만 파문일 때에는 물속까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폭우를 동반한 폭 풍이나 태풍이 불어와 호수를 강타하게 되면 물속의 밑바닥까지 마구 뒤흔들어 놓는다. 호수는 온통 아수라장이 된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잔잔한 호수와 같 이 안정된 분위기를 원하지만, 우리의 주변 환경이 그렇
무심천 둔치의 은빛 억새가 곱다. 매년 가을이면 머리를 풀어헤친 억새꽃이 우리를 맞듯, 10월이면 우리는 한글날과 마주한다. 한글은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글을 만든 이와 시기가 분명하고 우수한 글자인데 나는 한글날을 맞을 때마다 한글에 미안하고 세종대왕께 죄송하다. 지난달 서울에서 평소 잘 알고 지내는 사람과 어느 한정식 집에서 식사를 하였다. 식당 입구에서 예약자 이름을 말하니 식당 직원이 '37호실입니다 안으로 들어 가실게요' 한다. 순간 나는 그 말에 거부감을 느껴 직원을 흘낏 쳐다보았다. 그는 친절하게도 다시 한 번 말했다. '안으로 들어 가실게요' 몇 달 전 여권사진을 찍으러 사진관에 갔었다. 카메라 앞에 앉아있는 내게 사진사는 '고개를 조금 숙이실게요' 했다. 그 때도 심히 불편했다. 문장의 종결표현의 하나인 청유형(請誘形)으로 하여 '안으로 들어 가세요' '고개를 숙이세요' 하면 된다. 말하는 사람의 의지가 담긴 '~ㄹ게요'로 말하여 어법에 전혀 맞지 않게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이것 말고도 명절 때 '즐거운 한가위 되세요' 어른께 '수고 하세요' 물품에 존대를 하여 '커피 나오셨어요'라는 어처구니없는 말들이 아무렇지 않게 통용되는 사
요즘 아부가 그 어느 때보다 기승을 부린 것 같아 안타깝다. 세상일이란 예외 없이 양면성이 있다. 아부도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있다. 특히 높은 권력이나 많은 재물 주변에는 늘 남의 비위나 맞추는 아부하는 사람들이 득실거린다. 아부는 권력자를 재력가를 장님으로 귀머거리로 만든다. 반면 즐거움을 주기도 행복감을 주기도 한다. 그 때문인지 사람들은 그걸 알면서도 아부를 싫어하지 않는다. 아부가 나쁘다면 아부 그 뒤에 숨겨져 있는 술수다. 그래서 술수만 빼면 아부가 그렇게 나쁜 것만은 아니다. 아부도 아부 나름이지만 적당한 아부는 생활에 활력소이자 윤활유가 되기도 한다. 그런 아부와 관련 많은 일화가 있다. 우리나라에 때로는 엄격하고 때로는 관대함은 물론 냉정하면서 온화했었다는 재벌 총수가 있었다. 그 회장은 살아생전에 아부를 좋아했었다 한다. 그 회장이 좋아했었다는 아부로는 자식들 이름 돌림자를 거론 아들을 칭찬하면 그렇게 좋아했다 한다. 그리고 라이벌 회사 회장과 비교하는 말 또한 좋아했다고 한다.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 중엔 가끔 자식들을 칭찬 그 회장을 즐겁게 해 주었다는 말이 있다. 그 회장뿐만 아니라 대부분 보통 사람들은 뻔히
삼십 년이라는 세월이 얼마 만큼일까. 서른 살인 사람에게는 온 생애가 되는 것이고 예슨 살인 사람에게는 반생이 되는 세월이다. 여든일곱 어머니에게는 삼분의 일의 생인 셈이다. 한 집에서 서른 해를 사시던 어머니가 이사를 하신다. 아버지의 박봉으로 다섯 아이들 교육시키고 짝 지워 살림내고 아파트 한 채 마련하시고는 얼마나 든든해하셨는지, 죽어서나 이집을 떠나리라 생각하셨으리라. 그 집에서 아버지가 가신지도 이십년, 이제 엄마가 그 집을 나오신다. 어마어마한 묵은 살림을 끌어내며 고단했던 어머니의 생을 읽는다. 집 떠나서 잘 오지도 않는 자식들의 역사와 추억을 대신 간직해두시려는지 사진과 상장, 어린 시절 받아먹던 밥공기와 이름이 새겨진 은수저까지 우리들의 역사는 거기에 있었다. 그것이 또한 어머니가 사는 힘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런 것들을 매정한 딸년은 가차 없이 끌어내어 쓰레기봉투 속에 담는다. 하나라도 더 건질 양으로 어머니는 곁에서 서성이다 내가 돌아선 사이에 쓰레기봉투를 뒤져서 뭐라도 하나 꺼내 놓으신다. 그런 어머니를 못 본 척한다. 내가 다시 버린다 해도 기억하지 못하실 것이다. 이제 정신도 흐려져 깜박깜박 하신다. 정신이 들 때마다 아버지…
너희들 누구냐. 이름은 무엇이고 근원이 무엇이냐. 도대체 어디로부터 와서 언제부터 내 몸 안에 존재하고 있었던 게냐. 사람은 어릴 때 수두를 앓는데, 그때 생성된 바이러스가 누구나 몸속에 남아 있다지. 그렇게 척수 내에 잠복해서 신경을 타고 다니다가, 신경의 뿌리 신경절로 이동하여 똬리 틀고 자리를 잡는다지. 유추하여 볼 때, 내가 의식하지는 못하지만 옛날이라는 그날 나 역시 수두를 앓았을 것이고, 그때 내 몸 안에 생성되어 활동하다 남아서 도둑처럼 가만히 살고 있었으렷다. 나는 내 몸을 몰랐지 뭐냐. 젊을 때는 면역체계가 너희를 눌러 꼼짝 못하지만, 나이가 들어 면역이 저하되고 과로와 스트레스가 겹치면 활성화 되는 것을, 그런 이치에 등한했었지 뭐냐. 사는 게 전쟁인지라 세상과 전쟁을 하듯 살았고, 대수술을 두 번씩 하면서 건강을 되찾으려고 치열하게 자신과 싸워 승리하는 성취감을 맛보았으면서도, 지피지기 하지 못하여 무참히 당한 작금의 내가 한심하기 그지없구나. 너무 야속하다 마시오. 오래 고대하던 출정이라오. 그대 몸에 깊이 잠복하여 살며 언제 한번 꽃피워볼까 호시탐탐한 세월이 반세기를 넘겼소이다. 모르셨는지요· 존재한다는 건 언젠가는 터질
[충북일보] '2019 청주공예비엔날레'가 시작됐다. 이번 청주 공예비엔날레는 '미래와 꿈의 공예-몽유도원이 펼쳐지다'라는 주제로 열리고 있다. 8일 오전 10시 개장식을 시작으로 다음 달 17일까지 41일간 계속된다. 이번 비엔날레에선 중국 현대미술의 거장도 만날 수 있다. 올해 초대국가관 중 하나인 중국관에서 중국 현대미술의 4대 천왕이자 아이콘으로 꼽히는 위에민쥔과 팡리쥔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중국 현대미술계 두 명의 거장이 하나의 전시공간에서 만나는 것은 국내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위에민쥔은 '笑可笑 非常笑(소가소 비상소)'와 청주에서 처음 공개하는 2019년 신작 '尋牛(심우)'를, 팡리쥔은 '2016'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두 작가를 세계적 반열에 올려놓은 특유의'냉소적 리얼리즘'을 목도할 수 있는 셈이다. 현대미술에 공예를 더한 '공예적 미술'도 엿볼 수 있다. 이번 비엔날레에 거는 시민들의 기대는 크다. 전체적으로 볼 때 성공 가능성이 커 보인다. 우선 총감독제 부활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게다가 문화제조창C라는 공간에서 첫 선을 보이는 의미도 크다. 무엇보다 비엔날레의 새판을 짰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4년 만에 부활한 국제공
사랑방 풍경 최 진 섭 충북시인협회 칠순 할아버지 일곱 살 손주 녀석 동지섣달 사랑방엔 두 번째 내기 장기 앞마당 신들린 삽 자락 문 흥에 겨워 흔들흔들. 이놈아 장 받아라 할아버지 으름장에 요 것 봐 요러면 되지 잽싸게 궁을 틀면 감나무 가지 사이로 구경 나온 별 떼들 두 어깨 으쓱 으쓱 신나는 손주 녀석 환한 가슴 대견스런 할아버지 겨울산은 창가에 달빛 스미듯 긴긴밤을 삭힌다
"교장선생님, 진지 잡수셨어요?" "네, 할머니도 식사 맛있게 하셨어요?" 학생이 진지라니? 78세의 2학년 우리 할머니 학생이 교장실 앞을 지나가면서 하시는 인사말이다. 할머니가 풀어놓는 이야기는 한 편의 드라마다. 입학식 날 학교에 가면 일본순사가 있다는 삼촌의 말에 무서워서 짚더미에 숨어 며칠을 버텼다고 하셨다. 어린 조카를 놀리기 위해 장난삼아 한 농담이었겠지만 한 사람의 인생길을 틀어버렸다. 그렇게 배움의 기회를 놓쳐 버리자 할머니에게 학교는 아주 먼 길이 되어 버렸다. 할머니는 농부의 부지런한 아내로 서릿발 같은 시어머니의 착한 며느리로 5남매를 낳고 키우면서도 학교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아들딸 시집 장가 다 보내자 이제 학교에 가라고 하셨던 남편이 덜컥 병드셨고 병수발을 하느라 학교는 또 멀어졌다. 70세가 넘어 학교에 온다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 남편이 돌아가시고도 3년을 망설였다고 하신다. 한 번 놓친 배움의 기회를 다시 잡는데 70년의 세월이 필요했다. 닿을 듯 말 듯 긴 삶의 굴곡을 돌고 돌아 다시 그 끈을 잡으셨고 작년에 드디어 1학년에 입학하신 것이다. 할머니는 더도 덜도 아닌 초등학생 딱 고만
오늘이 지나면 그 날에 생긴 일들은 역사가 된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역사는 기록되는 게 숙명이다. 신문의 뉴스는 매일 매일의 일사(日史)가 될 것이다. 먼 훗날 역사를 들추어 보는 후손들은 당시를 평가 하게 된다. 누가 잘못하고 누가 잘했는가를 기록으로 판단한다. 지금 한국의 역사는 어떻게 기록 될 것인가. 대통령의 언행이나 그를 둘러 싼 장관들의 행동들이 어떻게 평가 될 것인가. 잘하고 있는 것인가. 국민들의 여망을 도외시하고 자파 집단의 이익만을 위해 오로지 전횡을 일삼고 있는 것은 아닌가. 성군이 되고 폭군이 되고 졸렬한 지도자가 되는 것은 후대의 평가 때문이다. 생전 보다 어쩌면 더 혹독하게 평가하는 것이 후대의 포폄(褒貶)이다. 임진전쟁과 병자호란을 당한 조선의 선조나 인조는 후대에 더 혹독한 평가를 받았다. 선조에게 붙여진 역사적 평가는 무능과 비굴함이다. 일본의 침략을 사전에 감지하지 못한 안일함이 지금도 계속 비판을 받고 있다. 인재를 가리는 냉철함이 없어 충신이며 지장인 이순신을 역적으로 몰아 죽이려고 했다. 사수해야 활 도성을 버리고 치욕의 파천을 한 것은 임금으로의 자격을 포기한 것이다. 선조가 한양을 사수
창지개명의 잔재를 청산하는 좋은 본보기는 경북 포항시 남구 대보면 대보리 일대의 호미곶(虎尾串)을 들 수가 있다. 이곳은 한반도 지형에서 꼬리 부분으로 꼽히므로 16세기 이래 김정호, 최남선 등의 학자가 한반도는 대륙을 향해 포효하는 호랑이 상이며, 백두산이 코라면 이곳은 꼬리에 해당하는 곳이라 지목한 땅이다. 그런데 일제는 한반도를 호랑이 상이 아닌 토끼 모양으로 왜곡하면서 땅 이름도 장기갑(長鬐岬)으로 고친 것이라고 한다. 여기서 '기(鬐)'란 '물고기의 등지느러미'의 의미를 지닌 말로 1995년부터는 장기곶으로 불리다가 2002년 들어 호미곶(虎尾串)으로 이름을 확정하여 오늘날 국민들에게 해맞이 장소로 유명한 호미곶(虎尾串)으로 알려지게 되었으니 자랑스런 우리의 역사와 미래의 기상을 지닌 훌륭한 이름을 되찾게 된 것이다. 그런데 창지개명의 잔재를 청산하는데 부딪치는 문제의 하나는 지명을 관리하는 행정부서가 나누어져 있다는 것이다. 행정 단위인 시, 군, 읍, 면, 동, 리의 이름인 행정 지명은 행정안전부, 하천과 도로명은 국토교통부, 자연적으로 형성된 지형이나 지역에 붙여진 이름인 산과 고개, 골짜기, 들판 등의 이름인
'나이는 구십넷, 이름은 김복동입니다'로 시작되는 그녀의 이야기가 스크린에 가득찬다.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이야기가 '김복동'이라는 이름을 통해 기억되고,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가 '김복동'이라는 이름을 통해 다시 쓰여질 것이다. 지난 9월26일부터 3일간 '그녀의 이름을 부르다' 주제로 청주여성영화제가 진행되었다. 그녀 자신의 이름을 지키며 세상을 바꾼 여성들을 만나는 시간이었다. 그들은 누구의 딸, 누구의 어머니, 누구의 아내로 규정당하며 살아가지 않았다. 여성 개인은 다양한 정체성을 가지며 삶을 이룬다. 누구의 딸이며 어머니이기도 하지만 다양한 사회관계계를 이루고 구체적이고 입체적인 삶의 무늬를 만든다. 가부장사회에서 '여성'은 이름을 가진 구체적 개인이기보다 강요당한 '여성'으로써의 삶을 살아간다. '그녀'들은 거기 없다. 삶의 갈피갈피 주름진 그녀들의 삶을 찾을 수 없다. 그녀들이 안보이니 그녀들의 이름도 없다. 그녀들의 이름을 부른다는 것은 그녀들이 지닌 고유한 삶의 역사를 함께 껴안는 일이다. 가부장이라는 그늘에 가려져 있던 역사 속 익명들의 이름표를 하나씩 확인하면서 구체적 여성들을 만나다 보면 여성들이 살아가는 시대의 한계를 구체
출근 후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컴퓨터를 켜는 것이다. 인트라넷에 로그인하면 첫 화면에서 청렴교육이 시작된다. '직무 관련자에게는 아무것도 받으시면 안 됩니다.', '5만 원까지입니다.' 자주 하는 청렴교육에 사람들은 어차피 아는 내용이라는 듯이 무관심하게 화면을 바라본다. 청렴은 공직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겨울 만큼 교육하고 강조하고 있다. 공무원이 되고 나서 민원인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사람들이 생각보다 공직사회를 불신하고 있음을 느낀다. 내 업무 중의 하나는 정화조 청소 안내로, 건물별로 정화조 청소 시기가 되면 청소업체 연락처 등을 알려주는 것인데, 종종 왜 청소를 그렇게 자주 해야 하는지 묻는 전화가 온다. 어느 날 한 민원인은 전화를 해서는 정화조 청소를 한 지 2년밖에 안 돼 이번에는 청소를 안 하겠다고 했다. 나는 하수도법에 따라 정화조는 연 1회 이상 청소해야 한다고 안내했지만 그는 공무원과 정화조 청소업체 사이의 비리(?)를 의심했다. 억울한 마음에 나는 정화조 청소업체에 돈을 받은 적도 없고 수질 보전과 쾌적한 생활환경을 위해 정화조 청소를 해야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전화를 끊고 나서 그만큼 공직사회가 신
[충북일보] 공공기관 채용비리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다. 하지만 처벌은 관대했다. 전형적인 용두사미(龍頭蛇尾) 관행이었다. 기회는 평등하지 않았고, 과정은 공정하지 않았다. 결과 역시 정의롭지 않았다. 감사원은 지난달 30일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논란이 됐던 정규직 전환 과정의 문제점을 일부 확인한 '비정규직의 채용 및 정규직 전환 등 관리 실태' 보고서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비리 의혹이 일었던 서울교통공사 등 5개 공공기관에 대한 감사 결과 정규직 전환자 가운데 기존 재직자의 친인척이 11%에 달하는 등 정규직 전환 과정이 투명하지 않게 진행됐다는 내용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관들의 채용 비리도 다르지 않았다. 적발만 하고 엉터리 처분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수민(비례) 의원에 따르면 문체부는 산하 공공기관과 공직유관단체를 대상으로 '2018년 공공기관 채용비리 전수조사'를 벌였다. 모두 179건을 적발했다. 유형별로는 채용계획 수립(12건), 채용공고 및 접수(23건), 서류 필기전형(17건), 면접전형(37건), 합격자 결정(18건), 특별채용(9건), 인사 운영 및 규정 위반(3
아버지.1 김옥배 충북시인협회 아버지는 혼자 사신다 어머니가 먼 길 떠난 낡은 집 한때 연못을 만들고 열심히 가꾸던 뜨락을 바라보며 혼자서 사신다 아침은 도우미 아주머니가 차려주는 밥상 앞에 앉으시고 점심은 외출해서 언제나 짜장면으로 저녁은 동그란 쟁반 밥상에 마른 반찬 혹, 일주일에 한번, 더러는 건너뛰기도 하는 자식과의 외식을 낙으로 여기실까? 자주 오란 말씀을 망서리는 건 아닐까! 아버지는 혼자 주무신다 텔레비전에선 아기 소리도 나고 여자 음성도 들리니까 그래도 사람들 속에서 산다고? 아버지는 한 마디도 단 한번도 외로워 힘들다고 드러내지 않으신다 자식이 눈치 챌까 조심하시나 대화의 단순함을 상실하고 잊으려하시는가 아버지는 오늘도 혼자 이불을 덮으실거다 새벽에 깨어나 어둔 창밖을 혼자 보실게다.
지난 8월말에 열린 북한 제14기 2차 최고인민회의가 어떤 결정을 내놓을지 관심을 모았다. 당장에 김정은은 북미정상회담을 모색해야 하고 내년은 국가경제발전5개년전략(2016-2020)의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 3차 북미정상회담을 성사시켜 경제제재를 부문적으로 나마 해소해 경제위기를 돌파해야하고 또 경제발전5개년전략의 성과도 달성해야 한다. 북미정상회담과 국가경제발전5개년은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다. 정상회담의 긍정적 결과가 있어야 경제제재가 해제되고 경제발전5개년전략의 결과도 어느 정도 달성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제7차 당대회에서 김정은이 공식 선언한 국가경제발전5개년전략이 내년에 성과를 내야 김정은의 위상도 유지할 수 있다. 실제 북한은 6월 27일 노동신문에 '국가경제발전 5개년전략목표수행에 총력을 집중하여 당의 구상과 결심을 빛나게 실현하자'라는 사설을 게재했다. 이 사설에서 북한은, 세계가 우리의 투쟁을 지켜보고 있다면서 국가경제발전5개년전략 목표를 성과적으로 달성하는 것이 현재 당의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5개년전략의 목표가 단순한 경제실무적 문제 이전에 당의 노선과 정책임을 언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 북한이 당면하고 있는 중요한 사업임
엊그제까지 맹위를 떨치던 폭염도 고개를 숙이고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바람이 분다. 잠잘 땐 열었던 방문도 닫아야 하고 엷은 이불도 덮어야 한다. 가을이 오긴 왔나 보다. 휴일을 맞아 농촌 들녘에 나가보니 어느새 벼 이삭이 고개를 숙이고 과일도 몸집을 잔뜩 키워 제 색깔의 옷을 입기 시작했다. 참으로 세월이 빠르구나 하는 것을 실감한다. 70대는 70㎞ 세월이 달음질친다더니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새 사이로 모래시계의 모래처럼 세월이 빠져 나가는 것을 느낀다. 하지만 이처럼 내가 세월의 아쉬움을 갖는다는 것은 이는 곧 살아있는 존재에 대한 연민이 아니겠는가. 끔찍한 시련과 핍박 속에서 몇 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긴 사람도 '인생은 아름답다' 했으니 삶이란 어쩌면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것일 게다. 인생은 아름다운 것이라는 지극히 평범하면서도 식상하기 조차한 이 아포니즘에 동의하는 것을 나 또한 삶의 역정이 순탄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나뿐만 아니라 좌절과 절망을 겪지 않은 사람이 이 세상에 있을까? 그동안 내게 주어진 시련들은 시대를 앞서간 선각자나 세상에 등불이 되어주는 훌륭한 분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구국열사들의 그것과…
주말에 TV를 시청하기 위해 앉아있는데 자막이 너무 빠르게 나타났다가 사라지기 때문에 어지러울 정도였다. TV화면에 영상과 소리만 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단조롭고 답답할까· 자막을 통해 시청자에게 정보전달을 효과적으로 하여 이해를 돕기 때문에 자막의 역할이 크다고 생각한다. 시국(時局)이 어수선하여 뉴스를 보니 검찰청 앞에서 피켓을 들고 집회를 하는 화면인데'조국수호'가 클로즈업되어 눈에 들어왔다. 피켓을 만든 사람은 조국이라는 장관을 지키자는 뜻으로 만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한자세대인 재외거주 동포가 보면 조국수호(祖國守護)로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조국을 떠나서 살아가고 있지만 두 쪽으로 갈라져 위태로워지고 있는 조국을 수호하여 세계 속에 우뚝 서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평소에도 자주 느끼는 일이지만 자막의 글자는 내용을 함축하여 줄임말로 쓴다. 대부분 한자어(漢字語)를 한글로만 표기하기 때문에 무슨 뜻인지 혼동을 하여 이해가 잘 안 되는 경험이 있을 것이다.'생기부'라는 자막을 보면'정부부처에 또 새로운 부서가 생겼나·'하고 의문을 가질 수 있다. '내로남불'은 한자어가 아니고 "내가하면 로맨스고 남이하면 불륜이다."라는 자기중심
[충북일보] 충북도내 시·군 중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보은·영동·증평·진천·괴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곳은 괴산·단양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시군구 및 전문과목별 활동의사인력 현황'에 따르면 2024년 7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 1천명당 의사는 3.2명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의사 2.1명, 치과의사 0.6명, 한의사 0.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천명당 활동의사수가 가장 적은 지역은 '강원 고성'으로 인구 천명당 1.0명으로 전국 평균의 3분의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강원 양양(1.0명)·강원 인제(1.1명)·강원 정선(1.3명)·강원 횡성(1.3명) 순이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229개 시군구 중 66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보은, 영동, 증평, 진천, 괴산 등 5개 군이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229개 시·군·구 중 14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괴산, 단양군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11개 지역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산부인과 전문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