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며칠이 생겼다. 11월의 중턱에서 맞이하게 된 행운 같은 소중한 며칠이다. 다문화교육지원센터 공사로 인해 며칠 동안 차 없이 출근을 하게 되었다. 차를 어디에 주차해야 하나· 제대로 주차할 공간이나 있을까? 평소 생각해보지 않았던 문제들이 머릿속에서 뒤엉키기 시작했다. 혹시라도 수업에 늦게 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으로 생각이 많아졌다. 청주실내체육관 앞에 주차하고 좀 걸어갈까? 아니면 서원구청 근처는 어떨까? 그래, 혹시 모르니까 시간을 여유 있게 잡고 일단 한번 가 보자, 마음을 먹고 반신반의하며 먼저 체육관 앞으로 갔다. 주차공간이 영 눈에 띄지 않아 내심 걱정하며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하려던 차에 겨우 주차 공간 한 곳이 눈에 들어왔다. 일단 주차를 했다는 사실과 수업 시간까지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는 사실이 마음을 온화하게 했다. 일교차가 심할 것이라는 일기예보가 자주 들렸는데, 요즘 유난히 찬바람까지 불어 체감온도는 더 낮게 느껴졌다. 다문화교육지원센터로 올라가는 길에 바람과 햇볕이 깃들었다. 차로 빠르게 지나쳤던 길이 새롭게 다가왔다. 낯선 얼굴 뒤에는 곱게 물든 이파리들이 바람의 힘으로 이리저리 뒹굴었다. 그리고 샤르락샤르락 소리를 내
살아간다는 것은 역설이라 했던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우연과 혼돈의 연속이라 했던가. 뫼비우스 띠처럼 끝없이 반복되는, 시간의 프랙탈 속을 헤매는 것이 인생 아닐까. 그의 몸속으로 들어간다. 살은 딱딱하고 온통 순백이다. 시 모임인데 지금은 6시다. 시간의 여유는 주변을 둘러 볼 마음의 여유를 준다. 그의 온몸을 샅샅이 눈으로 더듬는다. 옆구리에는 온풍기가 한숨같은 바람을 토해내고 있다. 명치에 걸린 시계는 다섯시 이십분에 멈춰있다. 늑골에는 마틸다 메이와 제라르드 다몽이 청춘으로 갇혀 나를 보고 있다. 우연히 카페에서 마주친 영화 포스터에서 마틸다 메이를 본다. 그녀의 눈동자는 2시 방향으로 새침하게 가 있고, 굳게 다문 입술은 도도해 보인다. 작은 귀걸이가 귓불에 반짝이고, 링 모양의 펜던트가 목에서 동그라미를 그리고 있다. 검은색 재킷을 걸치고 있는 그녀 뒤로 황혼이 황사처럼 몰려들고 있다. 빛이 시들해져가는 11월 저녁, 루멘이라는 카페 불빛으로 다시 그녀를 만나게 될 줄이야. 그녀가 나왔던 영화 달과 꼭지를 생각하며 손을 커피잔 쪽으로 뻗었다. 그녀의 기에 눌린 탓일까. 잔을 쥔다는 게 잔을 눕히고 말았다. 갈색 액체가 테이블 위로 흘러넘치더
요즘처럼 쌀쌀한 날엔 따뜻한 커피 한잔이 딱 이다. 그래서일까 "커피 한 잔 하실래요?" 라며 다가왔던 오래 전 음성도 생각난다. 아하, 그게 언제였더라. 사람도 세월도 세상도 모두 변했다. 그런데 그것만 변했나. 커피를 즐기는 형식도 커피 잔도 많이 변했다. 그 시절엔 카페가 아닌 다방에서 누군가 다가와 주문을 받았다면 요즘은 카운터로 가서 내가 커피를 주문하고 내가 받아온다. 그것도 머그잔이나 테이크아웃 잔으로 분명한 주문을 한다. 요즘 젊은이들이 즐기는 테이크아웃 커피 잔은 현대적 라이프 스타일의 선물이다. 대개 종이로 만들어져 있어서 무직한 머그잔보다 가벼워서 좋다. 두툼한 종이로 방수 처리되어 있어 장시간 물이 담겨도 멀쩡하게 살아있다. 뜨거움을 염려해 손잡이쯤 위치에 또 하나의 종이 띠가 걸쳐 있다. 그뿐인가 뚜껑으로 닫혀 있으니 한참동안 따듯한 온도를 유지시켜 주고 있다. 또 있다. 테이크아웃 커피 잔이 생겨난 이유인 밖으로 가져가려는 용도이다. 야외에 나갈 경우 머그잔이나 도자기 커피 잔은 무게도 있거니와 준비와 사후처리가 부담스럽다. 이에 테이크아웃 커피 잔은 이동성이 있는 상당히 개인적인 일회용 사물에 속한다. 이 커피 잔을 들고 거
초등학교에서 교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필자의 지인은 홍콩에서 교육여행을 한국으로 온 홍콩학교 초등학생이 서울에 있는 지인의 학교를 방문하여 짧은 시간이지만 우리 학생과 홍콩 학생들의 어울림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 준적이 있다. 홍콩 학생의 방문 경로는 홍콩학교에서 한국관광공사에 의뢰하여 한국의 학교를 소개해 줄 것을 제안하였고 관광공사 산하의 교육여행협회에서 방문학교를 주선하는 것이란다. 한국의 아이들은 홍콩의 아이들에게 영어로 자기 학교의 시설이나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같이 한국의 전통놀이를 즐기고 서로가 준비한 노래와 춤, 그리고 우정의 선물과 편지로 짧은 만남을 마무리하였다고 하는데, 교장인 지인은 어린 시절 친구들과 함께 한국이라는 나라를 방문하고 더 크게 세상을 볼 수 있게 하는 홍콩의 교육 시스템이 부러웠다면서 우리 아이들이 서툰 영어로 홍콩친구들과 대화하면서 외국어 공부의 필요성도 느껴 교육의 효과가 매우 컸다고 이야기하였다. 국가발전의 가장 주요한 항목이 교육임은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다. 필자가 근무하는 청주대학교의 학원 설립 덕목만 봐도 일제하의'교육구국'정신이었다. 우리나라의 교육에 대한 뜨거운 열의가 문제라는 관점도 있지만 바로 그 교
지난 해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은 0.98명으로 OECD 회원국의 평균 합계출산율인 1.68명(2016년 기준)에 못미친다. 저출산은 우리나라의 가장 중요한 이슈다. 저출산의 부정적 파급효과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통계청 장래인구 특별추계에 의하면 2029년부터 마이너스 인구성장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2016년 전망보다 인구감소 시점이 10년 앞당겨졌다. 정부는 2006년부터 저출산 고령화 대응 정책을 추진해왔다. 2018년 '2040세대의 다양한 삶의 방식을 존중하되, 결혼, 출산, 양육 경로를 선택할 경우 국가지원을 강화하고 모든 출생을 존중하는 여건 조성에 중점을 둔다'는 현 정부의 정책 로드맵이 발표됐다. 그동안 정부와 사회단체에서 집중해왔던 미시적 대처로는 저출산을 해결할 수 없음을 경험했다. 이제 제도적 차원의 노력과 거시적 대응방안이 필요하다. 첫째, 출산 양육 지원은 자녀가 성장할 때까지 장기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출산과 양육은 더 이상 여성 개인이나 가족의 문제가 아닌 사회 문제로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아빠의 육아참여에 대한 인식은 많이 개선됐지만 이를 가능케 하는 직장문화 조성은 아직 부족하다. 둘째, 장차 성인이…
[충북일보 최준호기자] 최근 들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국민들의 호감도가 크게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권역(圈域) 별 호감도 순위는 문재인 대통령 지지도와 비슷한 것으로 밝혀졌다. 세종·충청권(대전,충남·북)은 호감도와 지지도가 각각 '보수 원조'라 일컬어지는 대구·경북(TK) 다음으로 낮았다. 예부터 '충절(忠節)의 고장'이라 일컬어진 세종·충청은 특히 아베 일본 총리에 대한 반감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일보는 한국갤럽이 △2013년 8월 1주(5~8일) △2018년 3월 2주(13~15일) △2019년 11월 3주(19~21일) 등 3회에 걸쳐 각각 19세 이상 국민 1천1~1천2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가운데 김정은 위원장 및 아베 총리 호감도 관련 내용을 문 대통령 지지도와 비교 분석했다. 갤럽은 "각 조사의 응답률은 15~1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8~3.1%p"라고 설명했다. ◇김정은 호감도는 문 대통령 지지층서 높고 갤럽이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국민 호감도를 처음 조사한 것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3년 8월 1주(5~8일)다. 당시 남북 관계가 현 정부 출범 이후보다 훨
[충북일보] 유사 이래 한 번도 심각하게 경험하지 못했던 문제가 인구문제다. 늘어서 고민이 아니라 줄어서 걱정이다. 전쟁이나 전염병 등 질병으로 인한 인구 감소는 예전에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인구절벽은 자연현상이다. 급기야 인구감소지역 활성화를 위한 가칭 '귀향의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마강래 중앙대 교수는 지난 2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지방소멸 대응 특별법 제정 대토론회'에서 이런 제안을 했다. 마 교수는 "귀향지원정책을 통해 수도권과 5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베이비부머의 10%, 30%가 출신지역으로 이주한다고 가정할 때 각각 58만5천 명, 175만4천 명이 비수도권 비광역시 지역으로 이주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충북의 경우 10% 이주 시 4만2천 명, 30% 이주 시 12만5천 명이 순이동할 것으로 예측됐다. 농어촌 지역의 인구절벽 상황은 극에 달하고 있다. 아이울음 소리가 들리지 않는 마을은 점점 늘고 있다. 50~60대 청년이라는 말이 회자된 지 오래다. 지방소멸은 이제 우려가 아닌 현실이다.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는 노릇이다.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지방소멸위험도를 분석한 "한국의…
온달이라는 이름 때문에 평강공주를 만난 행운의 남자 그를 누가 바보 온달이라 하는가. 그 온달과 평강공주에 대한 이야기가 한 곳에 담긴 곳 온달국민관광단지가 충청북도 단양군 영춘면에 있다. 단양은 북한강 상류에 있는 경치가 수려하여 우리나라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가 많은 곳이다. 특히 맑은 물이 좋다. 뿐만 아니라 자연경관이 일품이다. 게다가 고구려의 장군 온달과 평강공주의 전설을 가진 온달전시관 온달산성 온달동굴 등이 함께 어우러져 있다. 온달산성은 고구려와 신라가 한강을 점령하기 위해 치열하게 싸움을 했던 전적지다. 또한 약 4억5천 만 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 된 온달동굴이 있다. 동굴은 주굴과 자굴이 있으며 석회암천연동굴로 동굴 속은 그 어느 동굴보다도 시원한 바람이 꽉 차 있다. 뿐만 아니라 신비로운 종유석으로 아름답다. 그 이외에도 남한강을 따라 하선암 중선암 상선암 사인암 구담봉 옥순봉 도담삼봉 석문 등 단양 팔경이 있다. 그처럼 단양에는 아름다운 산과 맑고 깨끗한 물이 가득 찬 강이 함께 어우러진 곳이다. 그런 단양의 자연 속에 고구려 장수 온달과 공주 평강이 숨 쉬고 있다. 거기에 KBS드라마 바람의 나라와 천추태후
가을이 깊어 겨울로 넘어가고 있는데 넝쿨장미꽃 몇 송이가 오돌오돌 떨고 있다. 저 여린 잎으로 찬바람을 막아서고 있다는 것은 처절한 몸부림이다. 온몸을 웅크리고 절망에 대해서 수없이 생각도 했을 것이다. 아침이 되어도 온기를 품지 못한 햇살을 원망하기도 했겠고 스스로 추락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고심하지 않았을까.견딘다는 것은 목숨을 거는 일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삶은 언제나 불확실하고 때론 불투명하기도 하다. 준비하지 못한 어려움이 폭설처럼 몰려오기도 한다.오래전 강원도에 살 때에 새까만 하늘에서 폭설이 내려 비로 쓸어 내거나 삽으로 밀어내는 일로는 감당치 못하여 세상과 고립된 적이 있었다. 고립은 고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공포였다. 세상에 묻혀 사는 사람에게 세상과의 단절은 절망일 수도 있다. 문정희 시인은 사랑하는 사람과 한계령의 폭설 속에 갇히고 싶다고 했지만 막상 눈 속에 갇히고 보면 그런 사랑타령을 할 여유라곤 없게 된다.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전신주가 넘어지고 전기까지 끊기고 나면 하얀 설경은 지옥 같은 암흑으로 느껴지게 된다. 집 앞으로 길을 내지 못하면 아무도 찾지도, 보이지도 않는 세상에서의 존재를 지워버리게 되는 것이다. 촛불도 켜지
한동네에 사는 70대 후반의 할머니가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혀 진료실로 들어오신다. 집이 의원과는 불과 300∼400m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데임에도 불구하고 현관문을 나와 병원까지 걸어서 오는데 서너 번은 족히 멈췄다 왔다고 긴 한숨과 함께 털어놓으신다. 멀지도 않은 거리 왜 그렇게 쉬엄쉬엄 오셨냐고 물어보니, 멈추지 않으면 엉덩이에서 시작해 양쪽 허벅지며 종아리 정강이가 터져나갈 것 같아 도저히 걸음 발짝을 뗄 수 없어 그러셨단다. 그래 얼마나 멈춰 서계시면 그 불편감이 나아지냐고 여쭤보면, 대략 1∼2분 쪼그려 앉아 있으면 그 증세가 살그머니 풀리고 또다시 50∼100m 가량 걷게 되면 같은 증상의 패턴이 반복된다고 하신다. 이 할머니의 증상은 전형적인 신경성 간헐적 파행(神經性 間歇的 跛行, neurogenic intermittent claudication)이라고 한다. 요추 척추관 협착증의 대표적 증상인 신경성 파행은 제자리에 서 있거나 걸을 때 엉덩이 아래 하지의 통증을 호소하다가도 앉은 자세에서 다소간의 증상 호전을 보이는 것으로, 쪼그려 앉는 자세에서 좁아져 있던 요추관이 잠깐이나마 넓어져 증상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이로 유추할 수…
매년 11월이면 거국적으로 시행되는 수능시험(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열리는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모든 국민들이 이 행사에 집중하며 관심을 갖고 치르고 있다. 12년 동안 온갖 고생을 하고 매진하며 달려온 공부의 결실을 이날 하루 시험에 쏟아 부어야 하는 날이니 그럴 수 밖에 없다고 하겠다. 전 국민들은 수험생들의 등교에 차질을 주지 않도록 출근시간을 1시간 늦추고, 콜택시들은 수험생들의 콜을 우선 받아주며, 영어듣기평가 시간에는 항공기의 이착륙까지 멈추어 주고, 시내버스에는 수험장 지도까지 부착하고 운행을 한다. 주식시장도 1시간 늦추어 개장을 할 정도니 그야말로 온 국민이 집중하는 날이기도 하다. 그런데 또 한가지가 수험생들과 가족들을 괴롭히는게 있는데 그게 바로 수능한파이다. 매년 수능 날짜만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한파는 가뜩이나 긴장하는 수험생들의 몸과 마음을 한없이 움추려 들게 만드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열흘만 당겨도 한파를 피해서 시험을 치룰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해보지만 법적인 수업일수를 생각하면 그럴수 없겠다 싶기도 하다. 올해 수능한파는 다행이도 바람이 약하여 체감온도는 크게 내려가지 않았지만 학생들이 시험이 끝나면 데리고 오려고 수험장
2017년 기준 한국의 장기요양보험 수급자는 노인 인구의 8.0%인 59만 명이다. 장기요양보험을 시행하고 있는 일본의 개호보험 수급률은 18.6%이며 독일은 13.4%이다. 고령화의 진전에 따라 한국의 장기요양 수급자 비율도 확대될 수밖에 없으므로 이에 대한 서비스 제공 인력의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 보건복지부가 2018년 2월 13일에 발표한 2차 장기요양 기본계획에서도 낮은 인건비로 인한 높은 이직률과 서비스 질, 종사자들의 처우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최근 5년간 증가추세를 고려해 2022년까지 요양보호사가 3만5천 명 부족할 것으로 예측하지만, 정부는 지자체별로 지역사회보장계획과 연동해 노인인구·수급자 수 등 장기요양수요를 반영한 적정 기관 및 인력 수급계획을 수립하고, 이러한 지역 내 수급 여건을 고려해 서비스 제공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그리고 재정운영위원회를 두고 3년에서 5년 주기로 장기요양급여비용을 결정하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그러나 지역별 열악한 근무조건이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신규 인력진입이 쉽지 않으며 또한 유자격자이면서 현재 종사하지 않는 인력에도 시장에 진입할 동기부여가 적다. 수가결정 구조가
[충북일보] 내년 4월부터 소방공무원의 신분이 국가직으로 전환된다. 소방공무원의 국가직화를 위한 소방공무원법 개정안 등 6개 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소방공무원의 신분이 46년 만에 지방직에서 국가직으로 일원화되는 셈이다. 지난 8월 말 기준 전체 소방공무원은 5만4천875명이다. 이 가운데 98.7%인 5만4천188명이 지방직이다. 충북에선 2천여 명의 지방직 소방공무원들이 국가직으로 전환된다. 국회는 지난 19일 본회의를 열고 소방공무원법·소방기본법·지방공무원법·지방자치단체에 두는 국가공무원의 정원에 관한 법률·지방교부세법·소방재정지원특별회계 및 시도소방특별회계 설치법 등 소방관 국가직화 6개 법률안을 의결했다. 소방복합치유센터 설치 근거를 담은 '소방공무원 보건안전 및 복지 기본법'도 통과시켰다. 소방공무원들의 공상·트라우마 지속 치료를 위한 전문의료기관의 충북혁신도시 내 설치 근거가 마련된 셈이다. 소방공무원은 1973년 2월 지방소방공무원법 제정으로 국가직과 지방직으로 이원화 됐다. 현재 소방관은 거의 지방직이다. 처음엔 경찰 소속으로 국가직이었다. 1978년 경찰에서 독립하면서 국가직과 지방직으로 분리됐다. 일반직에서 별정
아름답고 희망찬 한국이었다. 세계가 부러워하는 대한민국, 전 미국대통령이었던 오바마 마저 한국의 기적과 같은 경제성장을 격찬하고, 어머니들의 교육열을 칭송했던 코리아 였다. 그러나 지금 한국은 지독한 혼돈을 겪고 있다. 정치는 실종되고 나라는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좌우 대립 양상은 날이 갈수록 심화되어 살벌한 분위기마저 감도는 형국이다. 분열의 골은 더욱 깊어만 간다. 한국사회는 두 갈래로 갈라져 있다. 총칼을 안 들었다 뿐이지 저주와 성토는 폭력 수준을 능가하고 있다. 광화문에선 문대통령 하야를, 서초동에서는 조국 수호, 사법개혁을 부르짖고 있다. 대통령은 갈등을 봉합하지 않고 방관하고 있다. 한국사회의 이 같은 집단 민원이나 시위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없지는 않다, 수 십만 혹은 백만명이 넘는 군중이 집합하여 정부를 성토해도 폭력이나 파괴 같은 비 민주적 행태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는다. 한국 민주주의가 최고로 성숙함을 보여주는 것인가. 반문 집회에는 학생이나 주부, 지방에서 사업을 하며 어렵게 살아가는 자영업자들도 자비로 상경하여 이 대열에 서고 있다. 이들을 야당이나 특정세력의 사주라고 매도해서는 안 된다, 모두 나라를 걱정
선배 교장선생님이 학교장이 되어 가장 힘든 일이 뭐냐고 웃으며 물으시더니 본인은 풀과의 싸움이란다. 동의한다. 그러나 나는 풀이 자라는 운동장을 바라보는 일이 더 어렵고 힘들다. 한 때 천 명이 넘었다던 옛 명성은 어디로 가고 아이들 대신 풀들이 운동장을 차지하고 있다. 학생들의 건강을 위해 풀 약도 못 치는 운동장은 비가 온 다음 날이면 초록이 더 선명해지곤 한다. 사람의 발길이 닿으면 저절로 없어질 텐데 겨우 마흔일곱 명의 발길이 골고루 닿기에는 넓어도 너무 넓은 운동장이다. 시골에 아이들이 없다. 2018년 출생률이 0.98로 OECD 회원국 중 최하위라고 한다. 시골 학교에 근무하다 보니 이런 물리적인 숫자보다 더 심각하게 위기감을 느끼게 된다. 출생률의 감소는 시골 학교에는 치명적이다. 도무지 학교 주변에 아이들을 찾아볼 수가 없다. 지난 해 늦가을 입학대상자 명단을 받고 거주지가 불명확한 학생을 확인하기 위해 학구 내 마을을 찾았다. 마을에도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마침 길가에서 메주콩 타작을 하고 있는 연로하신 할머니와 아들로 보이는 아저씨가 보였다. "어르신, 이 근처에 혹시 입학 할 아이가 있는 집이 있나요?"…
옛날 초등학교 시절에 우리는 시험 공부를 위해 우리나라의 산맥 이름을 달달 외웠었는데 그 중에서도 차령산맥은 충북의 주된 산맥이라 하여 특별히 애착을 가지고 공부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10여년 전에 차령산맥이 존재하지 않는 산맥이라는 소식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었던 일이 생각나서 이제 그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고자 한다. 우리가 배웠던 산맥 개념은 지금으로부터 100여년 전인 1903년에 조선의 지하자원 수탈을 목적으로 일본인 고토 분지로(小藤文次郞)라는 지질학자가 조선에 와서 불과 일 년 동안에 측정한 결과 만들어진 것이다. 지리학자인 양보경 교수는 "일제가 교묘하게 백두산이라는 이름이 들어간 백두대간을 5조각으로 동강을 낸 다음 산맥이라는 개념을 동원하여 이를 한국 지리에 인입시켜 백두산이라는 우리 민족의 성산을 족보에도 없는 산으로 만들고 우리 민족이 신성시 여기던 범을 늑대와 결합시켜 호랑이로 만들어 근역강산맹호기상도(槿域江山猛虎氣像圖)를 토끼 모양으로 만들어 나약하고 힘없는 나라로 인식케 한 것이 별다른 의도없이 생긴 것일까"라며 일제의 의도적인 창지개명을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당시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는 '호랑이'라는 단어는
불이나면 여러분들은 어떤 행동을 먼저 하시나요. 예전에 1970년대 유선전화보급률이 7,2%일 땐 화재신고 지연으로 출동이 늦어져 많은 피해가 발생해 국민들에게 "화재가 발생되면 119로 먼저 신고하세요"라고 교육 및 홍보를 많이 했다. 그러나 사실상 휴대폰 보급률이 100%인 현재는 화재가 발생하면 주변에서 신고를 많이 하기 때문에 신고보다는 대피가 중요하다는 시대적 요구가 화재발생시 국민행동요령의 큰 패러다임을 가져왔다고 본다. 10년전에 비해 화재건수는 꾸준히 감소했고 인명피해나 사망사고도 원인·장소별 차이는 있으나 서서히 감소하는 편이지만 반대로 다중이용업소나 노인요양시설 등 다수인명피해는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화재패턴을 살펴보면 예전과 다르게 집기류나 가재도구 등이 플라스틱처럼 화학섬유 제품이 많아 화재발생시 다량의 유독가스와 함께 연소속도가 많이 빨라졌다. 예전에 화재현장에 도착했는데 불난 집주인이 대피를 했다가 집안에 귀중품이 있는 것을 기억하고 다시 들어갔다가 나오지 못하는 사례를 본적이 있다. 화재신고 후 불을 먼저 끄다가 대피하면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긴 하지만 실제 화재발생시 그렇게 되기 어렵기 때문에 먼
[충북일보] 평소 좋아하던 성석제 작가를 처음 만난 건 지난 14일 저녁 국립세종도서관에서였다. 그는 도서관측이 개설한 시민 대상 강좌에서 '인공자연의 미학, 소설의 숲'이란 주제로 90여분간 강연했고, 필자는 들었다. 이문열 대작가와 마찬가지로 달변은 아니었다. 강연 내용이 미리 배포된 자료와 달랐기 때문일 수 있겠지만, 중간에 가끔 말이 끊기기도 했다. 하지만 34년째 작가 체험을 바탕으로 진행한 진솔한 강연에 대다수 청중은 공감하는 듯했다. 끝난 뒤 "유익했다"라고 말하자 옆자리에 있던 도서관 직원은 "김훈 작가도 마찬가지"라고 화답했다. 1985년 11월 7일 서울 서소문에 있는 모 신문사에 처음 출근했으니,이제 기자 생활 35년째를 맞는다. 그런데 '말 잘하는 사람'을 싫어하는 어려서부터의 습관은 아직 버리지 못하고 있다. 글 쓰기보다 말 하는 실력이 부족하기도 하지만, 말 잘 하는 사람 중 '언행일치(言行一致)'인 경우를 거의 보지 못했던 게 주원인인 것 같다. 각종 붓글씨 대회에서 상을 휩쓸었던 시골 초등학생 시절, 내 방 벽에는 율곡의 자경문(自警文) 11개 조 가운데 2조인 '과언(寡言)'을 서예 작품으로 만들어
지금 그 곳에 德香 김병철 충북시인협회 흩어진 구름사이로 거북등 옹이자국 부모님 얼굴이 고갯마루 모롱이로 산새처럼 날아갔다 마음에만 남아 있는 흐르는 물소리와 바람소리 첫사랑 소녀를 먼발치에서 훔쳐보던 빨래터의 방망이소리 주름지고 무뎌진마음에 갈증처럼 마셔버린 세월의 잔주름 눈가에 아른거리는 소복히 쌓인 추억의 이름들이 눈처럼 내린다
화재예방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11월을 '불조심 강조의 달'로 지정한 지 올해로 72회를 맞이했다. 올해는 '비워요 소방도로! 채워요 안전의식!'을 슬로건으로 화재 예방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빅데이터·모바일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경제·사회 전반에 융합돼 혁신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시대가 왔다 소방산업 분야에도 접목한 것이 IoT(사물인터넷) 지능형 소화전이다. 도시 대로변이나 주택 밀집 지역의 소화전에 IoT 통신모듈을 탑재해 소화전 누수 상태·동결 여부 및 방수 압력 정보를 IoT 전용망을 통해 소방서 관제센터에 제공한다. 지능형 소화전의 도입으로 기존 현장 방문 점검으로 발생하는 인력·시간·비용 손실을 막을 수 있게 됐다. IoT 원격 모니터링이 가능해짐에 따라 소방관이 직접 현장에 출동하지 않더라도 관제센터에서 신속하고 편리하게 소화전 이상 유무를 확인 할 수 있게 됐다. 시대가 변하면서 소방용수 시설에도 4차 산업혁명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안전의식 지수는 얼마나 변했을까. 소방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민 절반이 화재 위험 요소를 보고도 '그냥 지나칠 것'이라고 생
[충북일보] 올해 하반기면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인구가 전국의 50%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통계청 발표이다 보니 믿지 않을 수도 없다. 지역내총생산(GRDP) 비중은 이미 2017년도에 수도권이 50.3%로 전국의 절반을 넘어섰다. 국토 면적 12%에 불과한 수도권에 인적·물적 자원이 갈수록 집중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지방소멸이다. 수도권이 비대해지면 질수록 지방소멸 문제는 더 심각해지게 마련이다. 급기야 사회적 이슈로 부각됐다. 일부 지역만의 문제가 아닌 대한민국의 위기로 직결되고 있다. 지방소멸 위험 지자체가 전국에 89곳이나 된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지방분권특별법이든 국가균형발전특별법(균특법)이든 뭐든 개정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지역 간 균형발전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 지고 있다. 국가균형발전과 관련된 토론회나 세미나 등은 끊임없이 열리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19일 성공적인 균형발전정책 수행을 위한 '국가 균형발전 대토론회'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었다. 국가균형발전 분야 관계자들이 모여 정책 주요가치인 분권·포용·혁신에 대해 논의했다. 지난 13일에는 비수도권 14개 시.도지사 및 지역대표 국회의원 등 2
한국의 위치를 살펴보면 애매모호하다. 대륙에 붙어있지만 사실상은 외로운 섬과 같다. 대륙이라면 만주벌판을 거쳐 중국으로 진출해서 마침내 유럽까지 갈 수 있어야 하지만 옴짝달싹할 수 없다, 한반도의 허리를 두 동강 내고 있는 DMZ는 바다보다도 강한 힘으로 교류를 차단하고 있다. 그렇다고 한국을 섬나라라고 할 수도 없는 것은 대륙과 교류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한국인들에게 중국이나 미국 중에서 어느 나라에 붙겠느냐고 묻는다면 어떤 답이 나올까· 분별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대륙을 선택할 것이다. 이렇게 명백한 사실이 어떻게 거꾸로 되었을까· 2차 대전의 승전국인 미소 양국이 패전국을 분할 점령하는 과정에서 어처구니없게 된 것이다. 그로부터 70여 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우린 이게 정당한 것인 줄 알고 살고 있다. 한미가 동맹을 형성해서 살다가 보니 인접한 중국이나 러시아와 싸우는 것을 당연한 것처럼 인식하기에 이르렀다. 그런 인식을 갖게 되기까지는 미국이 많은 도움을 주었다. 6,25전란 때 수많은 미군이 희생했고, 경제적인 번영을 이룩하는 과정에서도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 게 사실이다. 그래서 우린 한미동맹을…
'아침저녁으로 쌀쌀해지며 낮 기온도 내려간다' 는 기상정보이다. 오늘은 일 년 중 세 번째 계절인 가을의 끝자락 상강(霜降)이라고 한다. 이맘때쯤 가을을 거두어들인 들녘을 보면 먼 기억 속의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해가 저무는 시간 외출에서 돌아오면 집안에는 고구마 찐 냄새가 그윽했다. 그 냄새는 하루의 피로를 스르르 녹아내리게 했고, 움츠러들었던 마음을 훈훈하게 데워주던 묘약이었다. 그래서 건들마가 불어오고 햇덧의 빛이 창가에 스며들어 올 적에는 정 내음을 피우려고 일부러 고구마를 찐다. 정 내음은 비 오는 날, 전류에 감전 되듯이 한 순간에 '찌르르'하고 마음으로 전해 온다. 때로 뒤끝을 알 수 없는 정 으로 이해(利害)의 시작이 되고, 이성적이지 못한 잔(·)정에 연연하다 유통기한이 지난 재료로 음식을 만들었을 때처럼 맛이 떨어지고 탈이 나기도 했다. 또 영리함으로는 앞뒤가 맞지 않는 정도 있다. 내가 아는 교수님 한 분의 이야기이다. 팥죽을 좋아하는 동생을 위해 연로하신 누님이 팥죽을 끓여 보내 오셨다고 한다. 그런데 한번인가 드신 후 곧 맛이 변했지만 '버리지 않고 모두 먹었다' 는. 배앓이를 할지 모르는데도 누님의 정과 정성을 생각한 그 마음은…
커피집에 앉아 있다. 핸드드립만 고집하는 집 주인은 '이보다 더 맛있는 커피를 만들려면 외계인의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벽에 써 붙여놓았다. 집기라고는 작은 가스레인지가 전부인 아주 단출한 주방이다. 주인은 숯불에 원두를 볶고, 일 인분씩 핸드밀을 돌려 원두를 갈아 세상 진지한 자세로 커피를 내린다. 그는 숨을 참으며 집중하고 있다. 그걸 지켜보는 나도 그가 숨을 뱉는 순간을 기다리며 호흡을 멈춘다. 얼른 목이 긴 물 주전자를 '탁!' 하고 내려놓아야 할 텐데, 오늘따라 그의 호흡이 길다. 허름한 동네의 허름한 가정집을 개조한 실내는 넓지 않다. 두세 개의 테이블과 그리 편하지 않은 의자가 몇 개 있다. 손님이라고는 모처럼 휴가를 맞아 오후의 여유를 찾아 나선 나와 할머니, 이렇게 둘 뿐이다. 건너편 테이블에서 빨간 조끼와 보라색 일 바지를 입은 할머니가 앙상한 손으로 커피잔을 들어 한 모금씩 아껴가며 마시고 있다. 할머니 옆에는 지팡이가 있다. 네발 달린 은색 지팡이와 가장자리를 따라 금색이 빛나는 커다란 모란꽃무늬 커피잔이 묘하게 어울린다. 할머니는 지팡이와 나란히 앉아 커피를 나눠 마시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나에게 별일 없이 이삼십 년이 흐
가을짓 정남 충북시인협회 나비가 날갯짓을 하듯 우리들의 계절도 계절짓을 한다 가을은 꽃처럼 고운 단풍길을 만들어 그동안 열심히 살아온 당신에게 손 내밀어 걷게하고 잊혀진 추억으로 미소띄게 한다 서두르지 않음이 얼마나 큰 편안함이 되는지 순리대로 익어감이 얼마나 큰 아름다움이 되는지 모두 비단결로 짠 가을짓이다
[충북일보] 충북도내 시·군 중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보은·영동·증평·진천·괴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곳은 괴산·단양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시군구 및 전문과목별 활동의사인력 현황'에 따르면 2024년 7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 1천명당 의사는 3.2명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의사 2.1명, 치과의사 0.6명, 한의사 0.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천명당 활동의사수가 가장 적은 지역은 '강원 고성'으로 인구 천명당 1.0명으로 전국 평균의 3분의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강원 양양(1.0명)·강원 인제(1.1명)·강원 정선(1.3명)·강원 횡성(1.3명) 순이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229개 시군구 중 66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보은, 영동, 증평, 진천, 괴산 등 5개 군이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229개 시·군·구 중 14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괴산, 단양군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11개 지역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산부인과 전문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