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을 넘어 고희가 가까워 오니 흰머리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자신감마저 위축되는 요즈음, 과연 나는 내 이름에 걸맞게 살아가고 있는 걸까? 하는 끝없는 회한과 허탈감이 찾아드는 첫 정월 저녁 지극히 현실과 동떨어진 이상을 쫓으며 한없는 심연의 나락으로 빠져들 때면 으레껏 리처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을 생각해 본다. 한 마리 평범한 갈매기에 불과한 '조나단 리빙스턴 시걸'의 삶의 방식을 오늘 나의 삶 속에 재조명하여 보며 그처럼 자연스럽게, 아주 평범하면서도 결코 평범치 않은 가운데 비범의 생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부단한 그의 신선한 욕구가 더없이 싱그럽기만 하다. 그의 가족과 동료들이 오로지 허기진 배를 채워야 하는 궁극적인 목표를 찾아 헤매 일 때 조나단은 홀로 이탈하여 아무도 습득하지 않은 새로운 방식의 비행 기술을 익히며 보다 큰 이상을 위해 안타까운 몸짓으로 창공을 박차고 날아오르곤 했을테니... 그가 추구했던 최대의 목표는 너무나 자명하다. 더 높이, 더 멀리, 더 빨리 나는 것이 그의 생애의 전부였을 것이다. 그렇지만 최고의 것을 나의 것으로 소유하기에는 엄청난 모험이자 아픔을 감수해야만 한다. 그런 뒤에 더 큰 이상이…
차 한잔 마시려다 찬장 한쪽 쟁반에 널어둔 홍시와 눈이 마주쳤다. 한 개를 집어 식탁 위에 올려두고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어느새 이 말랑하고 붉은 형체는 막연한 그리움의 모양을 하고 있다. 한 손에 부듯하게 담길 만큼 탐스럽지만, 꼭 쥐어 마음을 전하기엔 너무 여린 말랑함이 애틋하고, 낯선 곳에서 마주한 저녁노을을 닮은 끝 모를 주황빛이 아련하기만 하다. 늦은 봄, 바람이라도 불면, 여리고도 노란 꽃들을 후두두 떨구던 감나무가 집 뒤에 있었다. 꿀단지 모양의 감꽃이 장독뚜껑에 오소소 모였다. 올망졸망한 나팔 같기도 하고 왕관 같기도 한 감꽃을 옷 앞자락에 담아 와 하나하나 세어가며 실에 꿰어 목걸이를 만들었다. 주렁주렁 걸고 다니다 아무렇지 않게 버려진 감꽃 목걸이는 마루 위 한구석에서 누렇게 변해가거나 봉당 위 공깃돌 옆에서 아무렇게나 시들어갔다. 낮에 어르신들을 방문했다. 한 어르신 댁에서 터질 것 같은 홍시 하나를 얼떨결에 받아 들고 '홍시는 과일이라 말하기 힘든 그 무엇이 아닐까?' 생각했다. 숨어 잠자던 추억을 소환하는 체면 술사의 '레드~썬!"일지도, 혹은 눈앞에서 흔들리는 시계일지도 모른다. 이웃 동네 어르신들을 마을회관에서 뵙
가장 비열한 게 내로남불이다. 남의 잘못은 추상과 같이 비난하면서 자신의 잘못은 춘풍처럼 대하는 것이다. 그것이 권력기관이라면 큰일이다. 파급력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만약 청와대가 그런 짓을 한다면 대한민국이 무법천지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청와대는 권력의 상징으로 그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그런 청와대가 자신의 잘못을 수사해 들어오는 검찰을 인사·감찰권 등으로 역공한다면 성역으로 남을 것이다. 민주국가에서 성역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부패했다는 뜻이다. 요즘 그런 일이 청와대에서 벌어지고 있다. 대통령의 30년 지기 송철호를 울산시장에 당선시키기 위해 청와대가 선거공작을 벌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문 대통령을 재인이 형으로 부를 정도로 각별한 후배인 유재수의 비리를 청와대가 무마하려 했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이 두 가지보다 심각한 게 조국 민정수석 일가의 비리다. 이 세 가지 사건을 검찰에서 파고들었다. 한 단계만 더 올라가면 임종석 전 비서실장이 노출되고, 그다음은 문 대통령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몸이 달았을 것이다. 자신들이 탄핵시킨 박근혜 대통령과 비교되었을 수도 있다. 그래서 핵심 측근인
[충북일보] 주변에서 반려동물과 함께 산책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 쌀쌀한 날씨 탓에 형형색색의 예쁜 옷을 입은 반려동물을 보면 흐뭇한 미소가 절로 나온다. 국민 5천만 명 중 무려 1천만 명이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가구 수로는 10가구 중 2가구라고 한다. 반려인구 1천만 명 시대 어릴 적 농촌 마을에는 집집마다 강아지를 키웠다. 닭과 소, 돼지도 마찬가지다. 강아지를 비롯해 각종 가축들은 하나의 수입원이었다. 아이들은 다른 가축에 비해 강아지와 애틋한 교감을 나눴다. 소와 돼지는 크게 개의치 않았지만, 강아지가 팔려 나갈 때마다 눈물을 흘렸다. 신작로까지 쫓아가 강아지 이름을 부르는 신파극도 연출됐다. 어린 시절 강아지는 그냥 키워졌다. 사람들이 먹다 남은 밥과 반찬을 줬다. 마당 한편 강아지 집에 묶어놓고 키웠다. 가끔씩 논과 밭을 다녀올 때도 목줄을 하지 않았다. 지금 같으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종종 광견병 등 강아지 질병에 관한 얘기를 듣고 두려움을 가졌지만, 눈이 내리는 추운 겨울이나 비가 내릴 때 강아지를 방안으로 들이기 위해 부모들과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한 번도 목욕을 시키지 않은 강아지, 아무 곳에서나…
내시경검사 신승희 충북시인협회 한쪽 소매 걷고 퀭한 눈빛으로 허공만 바라보시는 할머니 고래고래 소리치는 접수대 간호사 한 해가 지나기 전 거쳐야할 관문 연초부터 미루고 미룬 큰 행사 잔치라도 벌일라치면 먹기라도 해야 하는데 굶어야 치른다는 얄궂은 행사 뽀글 머리 쪽진 머리 은빛머리가 알코올 향 짙은 대기실을 둥둥 떠다닌다 39번 들어오세요 누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은 내 가슴속으로 차가운 뱀 한 마리 목 줄기를 타고 내려가 무언가 찾고 있다
[충북일보]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원인 불명 폐렴'이 발생했다. 감염된 환자 중 사망자도 나왔다. 폐렴의 원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잠정 결론 난 상태다. 중국을 방문했다가 폐렴증상을 보여 격리 조치됐던 환자는 중국 폐렴과는 무관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중국에서 사망자가 나온 만큼 방역당국엔 유입차단 비상이 걸렸다. 특히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 연휴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국내·외 해외여행객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인 단체여행객도 속속 국내에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 방역당국이 크게 긴장하는 이유는 여기 있다. 충북지역 검역 최전선인 청주국제공항에도 비상이 걸렸다. 물론 청주와 허베이성을 잇는 직항 노선은 없다. 하지만 중국 인근 국가에서 의심환자가 나오다 보니 초긴장 상태다. 청주공항 검역을 맡고 있는 국립인천검역소 평택지소 청주사무소는 비상경계에 들어갔다. 청주사무소는 열화상 카메라로 해외에서 청주공항에 도착한 모든 승객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발열 증세를 보이면 방문국가, 현지 방문지역, 환자·동물 접촉 여부 등에 대한 추가조사를 벌이고 있다. 청주공항 입국자 중 매달 2~3명가량이 발열 증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우리속담에"대한(大寒)이 소한(小寒)집에 놀러왔다가 얼어 죽었다."는 말이 있다. 24절기 중 마지막인 대한이 가장 추워야 하는데 소한추위가 그만큼 매섭다는 말일 것이다. 그런데 지난 6일이 소한이었는데 여름처럼 비가 주룩주룩 내렸다. 어찌 된 일인가· 삼한사온(三寒四溫)현상은 겨울철의 한파(寒波)를 몰고 오는 시베리아 고기압의 세력에 의하여 나타나는 동부 아시아 지역의 특징적인 기후현상이다. 겨울엔 하얀 눈이 쌓이고 추워야 겨울기분을 느낄 수 있는데 지구의 온난화현상으로 겨울 스포츠인 스키장이 휴업상태이고 저수지가 얼지 않아서 얼음낚시 축제를 열지 못하고 있다니 계절의 질서가 무너지고 겨울이 사라지고 있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춥지 않은 소한 없고 포근하지 않은 대한 없다.","소한의 얼음이 대한에 녹는다."라는 말은 중국기준으로는 대한이 가장 춥지만 우리나라는 소한 때가 가장 춥다는 증거라 할 수 있다. 지구의 모든 동식물은 자연을 이용하면서 살아가지만 도구를 만들어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자연을 훼손시키지 않는 동식물에게 인간이 배워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창조의 행위를 인간만이 할 수 있다하여 만물의 영장이라고 한다. 인간은 모든 동물 중에서 가장
[충북일보] 충북 등 전국이 정치로 새해를 시작한다. 도심 요지 건물은 총선 예비후보들의 홍보탑이 됐다. 각종 현수막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지역 신문과 방송엔 정가 소식이 가득하다. *** 지역 소멸 막아야 나라가 산다 4·15총선이 90여 일 앞이다. 그러나 지역은 우울하다. 지역 소멸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지역 선거구 지도는 소멸의 축소판이다. 수도권은 촘촘하고 지역은 듬성듬성하다. 서울의 한 구(區)에는 3개 선거구도 있다. 경기도 한 시(市)엔 5개도 있다. 지역은 3~5개 시·군을 합쳐야 겨우 1개 선거구가 만들어진다. 충북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청주를 제외하곤 몇 개 시·군을 합쳐야 겨우 한 선거구가 된다. 인구의 수도권 과밀화와 지방 공동화를 선거구만큼 상징하는 지도는 없다. 사람과 의원의 수도권 집중은 정책 편중을 낳는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양극화를 부채질 한다. 그러다 보니 자치(自治)에서마저 차이를 드러낸다. 수도권 지자체들은 엄청난 돈을 뿌린다. 반면 비수도권 지자체들은 자본 유치에 목을 맨다. 서울시나 경기도는 보편적 복지를 추구하고 있다. 현금 지급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충북은 농민수당 도입도 쉽게
독서 앱에서 '넛지'라는 책 제목을 보게 됐다. 넛지(Nudge)· 사전적 의미로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 주의를 환기시키다 정도의 의미를 갖고 있다. 이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전 한 30분 정도 집약적으로 정리된 내용을 리딩북으로 들었다. 처음 들었을 때 굉장히 너무나도 내용이 어려웠다. 책 속의 단어 또한 평소에 들어보지 못했던 의미를 가진 것이 대다수였고 특히 도입 부분이 무려 20페이지나 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하지만 도입에서의 적지 않은 양의 주요 설명은 책 전반에 걸친 어려운 내용들을 감싸기에 역량이 충분했다. 궁금해졌다. 그 동안은 머리를 식힐 겸 다소 가벼운 주제를 내용으로 하는 책을 주로 읽었지만 이번만큼은 무언가 심도 있고 강한 임팩트를 줄 수 있는 내용을 전수받기 위해 이 책을 읽기로 결정했다. 타인의 선택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이란 의미인 넛지(Nudge)는 금지와 명령이 아닌 팔꿈치로 옆구리를 툭 치는 듯한 부드러운 권유로 타인의 바른 선택을 돕는 일종의 자유주의적 개입 혹은 간섭이다. 즉 넛지는 더 나은 선택을 하도록 유도하지만 유연하고 비강제적으로 접근해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자유주의적 개입주의에 바탕을 두고…
[충북일보] 충북도내 인사들의 통 큰 기부가 이웃사랑의 귀감이 되고 있다. 충북적십자로 향한 고액 기부 릴레이가 세상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신가정의학과 신수봉 원장은 대한적십자사가 운영하는 고액 기부자모임 'RCHC(Red Cross Honors Club)' 13호 회원으로 가입했다. (주)홍익기술단과 (주)엔이티는 적십자사의 'RCSV(Red Cross Creating Shared Value)' 충북 1호·2호 회원으로 각각 이름을 올렸다. RCHC는 지난 2016년 9월 창립됐다. 1억 원 이상을 일시 또는 5년 약정으로 기부하는 적십자사의 개인 고액기부자들의 모임이다. 그리고 RCSV는 지난해 5월 만들어졌다. 기부활동·사회공헌활동 등 기업들의 사회적 참여 확대를 위한 법인단체 고액 기부 모임이다. 경기불황 여파로 나눔의 온정이 식고 있다. 기부에 대한 불신도 커지고 있다. 기부형태 또한 변하고 있다. 일반기부에서 특정 지원대상을 정해 기탁하는 지정기부로 바뀌고 있다. 기부자의 지정빈도에 따른 지원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기부 쏠림에 따른 복지 사각지대가 생긴다는 얘기다. 기부문화 확산을 위해 기부금 쓰임의
낙엽 안춘화 충주 문향회 가지 끝에서 팔랑거리던 풀기 빳빳하던 시절 있었지 지금은 더 이상 꿈꾸지 않는 거리의 노숙자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미래사회 수요 대응과 인구감소로 인해 지역경제가 점차 침체되고 있다. 이로 인한 돌파구로 지역대학의 역할이 나날이 강조되고 있지만, 오늘날 지역대학이 맞고 있는 위기 상황도 녹록지 않다. 지역 내 우수 인재는 수도권으로 유출돼 지역대학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지역의 경제·문화도 같이 침몰하는 것처럼 같은 운명의 배를 타고 있다.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지역대학이 지역발전의 동인(動因)으로서 역할을 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위기 극복의 방안이 절실하다. 현 정부에서도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4차 산업혁명의 대응으로 '대학혁신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지역대학과 지자체를 중심으로 협력체계를 구축해 지역사회·산업계가 함께 지역별 여건과 실정에 맞는 발전계획을 세워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혁신의 주체로 서는 대학, 대학의 자율혁신을 지원하는 지역과 정부'를 주된 정책 기조로 '대학의 자율혁신을 통한 미래인재 양성'이란 비전과 △ 미래 대비 교육·연구 혁신 △ 지역인재 양성 혁신체제 구축 △ 자율·책무의 혁신기반 조성 △ 인구구조 변화 대응 등 대학체제 혁신의 4대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하지만 정부의 대학혁신지
미용실 거울 뒤로 수많은 내가 있다. 반사된 거울이 또 다시 비치면서 뒷모습이 연거푸 투영된다. 한 개 두 개 세 개 헤아리다 보니 서른이 넘는다. 계속 계속 이어지면 더 많이 나타날 텐데 시야가 막혀 버렸다. 어릴 적 장롱에 부착되어 있던 거울도 세 개의 작은 거울이 맞붙어 있었다. 지금처럼 움직일 때마다 똑같이 비치는 바람에 참 신기했었다. 미용실에 있는 세 개의 대형거울 역시 약간만 틀어져도 훨씬 더 많이 비칠 뻔했다. 제석천 궁전의 인드라망을 알고 있다. 수많은 그물코에 삼라만상이 투영된다. 동쪽 구슬은 서쪽, 서쪽 구슬은 동쪽 구슬에 정신의 구슬은 물질, 물질의 구슬은 정신의 구슬에, 시간은 공간, 공간은 또 시간의 구슬에 비치는 것으로 적이 몰려올 때마다 흔들어 물리친단다. 빛을 발하면서 시야를 차단하는 강력 무기였던 것이다. 불법을 수호하는 제석천은 아수라의 군대를 물리칠 때 인드라망이라는 그물을 사용했다. 우리도 뭔가 괴롭히는 게 있을 경우 인드라망의 해석대로라면 행복은 불행 불행은 행복의 구슬, 그리고 선은 악의 구슬을 악은 선의 구슬에 비치면서 어려움을 물리칠 수 있는 게 아닐까. 인드라는 불교적 세계관으로 모든 것은 인연에 의
퇴계선생의 소망은 이 세상에 착한 사람이 많아지는 것이다. 치열히 공부하시며 3,000여수의 시를 남겼는데 한시를 지식인들은 즐기겠으나 일반 대중들이 노래하기는 어렵다. 게다가 당시 유행하던 한림별곡과 육가 등의 노래가 문제 있음을 살폈던 선생은 아래와 같이 언문으로 도산십이곡 지은 이유를 밝히셨다. '이 가사를 지은 것은 무엇인가. 세상에 노래가 많으나 온유돈후한 노래가 적음을 애석하게 여겨 노래로 부르려면 시속말로 적어야 하니, 아이들로 하여금 조석으로 익혀 스스로 노래하고 춤추고 뛰게 한다면 비루한 마음을 씻어 버리고, 감발하여 마음이 화락해져서 노래하는 자와 듣는 자가 서로 유익함이 있을 것이다. 다만, 이 가사가 노래 곡조에 들어가면 음절에 화합할지를 스스로 믿지 못하매 당분간 한 부를 써서 상자 안에 넣어두고 때때로 꺼내어 스스로 반성해 보고 또 훗날에 열람해 보는 자의 취사선택을 기다릴 뿐이다. 도산노인 쓰다.'(도산십이곡발 중)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 지도위원들에게 부여된 금년 1차 연찬회 과제는 도산십이곡 숙지 완창이다. 지도위원들은 대부분 교장이요, 공무원 출신이므로 각종 연수와 자격시험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분들이다. 이제는 암기 실력
"오늘 저는 강사님 말씀을 듣고 큰 걸 깨달았습니다." "아~ 그래요· 저는 특별한 말씀을 드린 건 없는 거 같은데요. 무슨 말씀을 갖고 그러시는지?" 지난 주 예비은퇴자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는 날 점심을 같이 먹으면서 어느 수강생과 나눈 대화다. 그분의 말씀은 이랬다. 퇴직금 중간정산 받은 돈으로 오피스텔을 한 채 사서 임대를 놓았고, 은퇴하면서 받을 나머지 퇴직금으로도 오피스텔을 한 채 더 구입할 계획이었단다. 그런데 강사님 말씀을 듣고 보니 추가로 구입하는 오피스텔에서 나오는 임대료는 고스란히 건강보험료로 나갈 것 같다는 것이다. 그럼 남는 것도 없을 테고 지방 오피스텔의 가치가 많이 올라갈 것 같지도 않으니, 굳이 사서 보유할 이유도 없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잘못된 계획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이분이 깨달은 것은 무엇일까? 지금까지 이분의 주된 직업은 회사원이었다. 임대업은 부업이었던 것이다. 회사원이었기 때문에 국민건강보험이 직장가입자로 되어 있어서 직장에서만 보험료를 내면 그만이었다. 임대업에서 들어오는 월세는 재산세와 중개보수를 제외하고는 고스란히 순수입이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은퇴를 하면 직장가입자 자격을 상실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인류는 1차 농업혁명, 2차 산업혁명, 3차 정보산업혁명을 거쳐 최근 디지털 기술에 기반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말한다. 농업혁명은 신석기 시대인 기원전 약 7천년전 인류가 수집과 채집 경제에서 곡류를 재배하고 가축을 사육하는 생산경제로 전환되면서 일어났다. 그 이후 18세기 중반부터 영국에서 증기기관의 발명과 함께 생산의 기계화와 공업화로 산업혁명이 일어나기 이전까지 농경시대는 아주 오랜 기간 동안 지속되어 왔다. 그러나 공업화, 산업화, 정보화 시대를 거치면서 농업은 어업 그리고 임업과 함께 1차 산업으로서 쇠퇴산업으로 인식되어 왔고 이로 인하여 농촌에서 도시로의 대규모 인구이동을 초래했다. 그러나 지식과 정보를 생산해 내는 정보혁명을 넘어서 물리학 기술과 디지털 기술, 생물학 기술이 상호 연계되고 융합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이제 농업과 농촌은 신(新)농업시대의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 이렇게 단연코 신농업시대가 도래했다고 선언할 수 있는 것은 농업이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적과 내용 그리고 대상 등 세 가지 측면에서 전통적인 농업과는 확연히 다른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 농업의 목적이 지난…
[충북일보] 고3 교실에 정치바람이 불 조짐이다. 고3 유권자들이 오는 4월15일 치러지는 21대 국회의원 선거부터 투표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육당국은 아직도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국회는 지난해 말 고3 학생 등과 관련된 일명 '18세 선거법(공직선거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은 고3 학생들의 선거운동과 정당 가입 등 정치활동까지 허용하고 있다. 학교 안팎에서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지지하는 등 선거운동과 정치활동도 가능하도록 했다. 하지만 우려도 크다. 일각에서는 학생들의 선거법 위반 등 갈등과 피해로 학교 현장이 정치의 장으로 변할 수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 교육계에선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진보 진영은 꾸준히 청소년의 참정권 확대를 요구해온 만큼 반기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성명서를 내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반면 교육의 정치적 중립 훼손을 우려하는 시각도 만만찮다. 보수 성향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학교 내 선거운동을 금지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을 주장하고 있다. 선거 연령 하향 관련 찬반양론은 아직도 팽팽하다. 그럼에도 18세 투표권은 거스를
한 사진동호회 전시회에서 '충북의 사라져가는 것들'이란 주제문장에 시선이 머문다. 뭉클했다. 사라져간다는 문장하나에 감정에 파문이 일다니…. 내게도 못내 놓아지지 않는 사라진 것들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있어서 일게다. 내게 그리움은 무얼까. 늘 있으나 없는 것, 모양도 형체도 없으나 너무나 또렷한 실체, 만져지지 않으나 그 말만으로도 영혼의 팔레트가 펼쳐지는 아릿한 것, 내게 그리움은 그런 것들이다. 그리움의 끝에는 사람이 있다. 그 끝에 있는 사람을 만나러 가는 일은, 이미 놓인 물건 위에 무엇인가를 또 놓는 일이요, 꼬리를 물고 나온 기억들을 포개는 일이다. 비가 오면 우산도 없이 뼛속까지 젖도록 비를 맞으며 강변을 걷던 젊은 날의 치기를 찻잔에 얹고 커피를 마신다. 눈이 오면 눈싸움하던 어린 시절을 건반위에 올려놓고 피아노를 친다. 어느덧 정서는 팽창한 현이 되어 천상을 날고, 이미 길어 놓여 진 기억의 실타래에 투명한 현상들이 건반에 포개지며 그리운 이를 만나게 된다. 어느 날 문득 찾아온 손님처럼 한가로움이 주어지면 산책을 한다. 그런 날은 잠시 머물다간 풍경임에도 내내 그 속을 떠나지 못하던 곳을 향하여 페달을 밟는다. 어깨에 닿는 햇
언제나 새로운 기대를 가지고 새해를 맞는다. 새해를 알리는 종소리에 맞춰서 창문을 활짝 열고 새날의 공기를 들이켰다. 달도 없는 캄캄한 허공을 향해 소원을 줄줄이 빌었다. 우리 가족들의 건강과 아이들의 평안한 사회생활이었다. 내가 늘 바라고 비는 소원은 그것이었던 것 같다. 할머니가 장독위에 정화수 떠 놓고 읊조리던 모습이 오버랩 되었다. 새벽 첫 우물물을 길어 장독에 올려 두시고 꽤나 긴 소원을 비셨다. 옆에서 가만히 들어보면 대부분의 소원은 우리들을 위한 것이었다. 같은 소원을 매일 비셨으니 어쩌면 할머니의 치성 덕분에 우리형제들이 잘 살아왔는지도 모르겠다. 미신이라거나 토속신앙이라거나 그것이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간절한 마음으로 아이들과 어머니의 건강과 평안을 빌었다. 그리고 오래도록 내 기도는 같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나는 아직도 구식인 사람이라서 새해 소망이라는 단어를 쓰지만 요즘은 대부분 버킷리스트라는 말을 쓰는 것 같다. 언젠가 보았던 영화에서 죽음을 앞에 둔 사람이 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목록을 정해 놓고 하나씩 이뤄가는 과정을 보았다. 죽음을 앞둔 이라는 말에서 풍기는 섬뜩한 느낌이 맘에 들지 않아 잘 사용하게 되지는 않는다. 어원
겨울비가 진종일 내립니다. 요란스럽게 비가 그쳤다 이어지기를 반복하며 마치 봄비가 내리는 듯합니다. 마른 겨울 가뭄에 단비가 내리는 것은 어쩜 다행입니다. 그러나 고맙긴 하지만 겨울에 비를 보는 것은 그리 가슴 떨리지 않는 일입니다. 목덜미에 떨어지는 섬뜩한 겨울비가 서로에게 상처 내는 말 되어 가슴을 파고듭니다. 차라리 이 비가 산불로 멸종위기에 처한 호주의 코알라에게 내렸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입니다. 올해 들어 눈을 보기가 참 힘듭니다. 눈다운 눈 한번 오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겨울비 내리는 밤에 가만 눈을 기다립니다. 새해 들어 많은 것들이 바뀌고 있습니다. 어쩌면 지난해에 그렇게 시끄러웠던 것들이 이제는 하나둘 제자리를 찾아가는 듯합니다. 지난해 내내 치졸한 정치판 때문에 짜증이 깊었습니다. 국민을 무시하며 아전인수 격으로 제 논에 물을 대는 구차한 모습들을 보면서 많이들 화가 나 있었습니다. 진정성 없는 극단적 언행들은 저 스스로뿐만 아니라 사회를 병들게 하는 나쁜 모습들입니다. 이번에 내리는 비에 모두 쓸려갔으면 합니다. 나는 우리 사회가 제대로 자기 정의를 실현할 날을 기대해봅니다. 올 한해 다시 희망을 노래하려면 우리 스스로가 변해야 합니다
김사부, 그가 돌아 왔다. 2016년 나를 TV 앞에 붙들어 놓았던 '낭만닥터 김사부' 후속편 '낭만닥터 김사부2'가 연 초에 시작되었다. 한석규의 다소 냉소적인, 그러나 자기 일에는 열성적이고 소신 있는 의사 연기는 이 시대 최고라 해도 좋을 것이다. 10년 전 세종의 한글창제 과정을 그린 '뿌리 깊은 나무'에서 세종 역을 맡아 '임금이 태평한 태평성대를 보았느냐· 내 마음이 지옥이기에 그나마 세상이 평온한 것이다'라고 외친 그의 연기는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낭만닥터 김사부'는 겉보기엔 일반 의학드라마였지만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컸다.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에 실력으로 정면 대응하며 칭찬에 인색한 그저 '꼰대'가 아닌 사부(스승)의 모습에서 시청자는 대리 만족을 하며 더 열광했는지 모른다. '내 구역에서는 오로지 하나 밖에 없어. 살린다! 무슨 일이 있어도 살린다!' 반항적인 젊은 의사 강동주에게 일갈하며 의사 본연의 일에 신념을 굽히지 않는 이 시대의 진정한 스승 김사부에 우리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머리에 그렸다. 우리가 흔히 혼동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공평과 공정이다. 쉽게 말하면 공평은 똑같이 나누는 것이고 공정은 가진 자
어떤 글을 쓸까 하고 창밖을 바라보다가 수석에 눈길이 닿았다 며칠 전 지인으로부터 선물 받은 수석인데, 자연의 오묘한 아름다움에 넋을 잃고 볼 때가 있다. 주먹보다 조금 큰 수석으로 여인의 얼굴을 쏙 빼어닮았다. 쳐다볼수록 50대 여인의 얼굴처럼 보이는 이 형상석은 로뎅의 턱을 괴고 생각하는 사람 조각품 같기도 하다. 뒤로 보면 간절히 기도하는 여인상이다. 이 자그마한 돌에서 여러 가지 추상미를 발견 할 수 있다니 기이하고 신비스럽다. 오래볼수록 여인형상이 여러 형태로 짙게 풍긴다. 내가 피곤할 때, 스트레스를 받고 열이 날 때는 이 수석을 쳐다보게 된다. 그리고 많은 생각에 잠긴다. 수석에 물을 뿌려주면 수석은 아름다움이 극치에 달아 살아 움직이는 것 같고 내 품에 안기려는 듯 다가 오는 느낌을 받아 흥취가 일어난다. 어느새 잡념은 없어지고 머리가 맑아지곤 한다. 돌이 어쩜 이렇게 여인의 형태로 태어났을까? 이 수석의 출생지가 어디며 나이는 몇 살이나 되었을까? 산에서나, 땅속에 묻혀 있다가 천지개벽으로 강물로 굴어들어 물에 씻기고 씻겨 여인의 형상으로 태어 낫겠지, 하며 자문해본다. 이런 여인의 형태로 되기까지 이 수
[충북일보] 충북의 숙원 하나가 또 풀렸다. 청주국제공항을 모기지로 하는에어로케이의 첫 취항이 성큼 다가왔기 때문이다. 에이로케이에 따르면 도장작업을 마친 에어로케이 1호기가 테스트 비행 중이다. 일련의 절차가 마무리되는 오는 2월13일 청주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에어로케이는 1호기 도입시점에 맞춰 오는 2월 중 운항증명(AOC)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1호기는 젊고 역동적인 항공사 이미지를 반영했다. 동체의 좌우 디자인을 다르게 적용한 점이 특징이다. 에어로케이는 오는 3월 국내선(청주~제주) 취항으로 운항을 시작한다. 그 후 일본, 대만, 중국, 베트남 등으로 취항지역을 점차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향후 에어로케이가 운항할 항공노선은 큰 관심사다. 특히 국제노선에 대한 관심이 크다. 하지만 항공업계 전반은 지금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에어로케이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빈틈없는 취항준비로 항공소비자 중심의 저비용항공사(LCC)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항공 산업 도약의 새로운 모멘텀이 될 수 있다. 청주공항의 활성화도 이끌 수 있다. 청주공항을 중부권 거점공항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그게 청주공항을 동북아 항공교통 요지로 바꾸는 전환
들킨 속마음을 만나다 박종학 충북시인협회 가슴속을 여미고 여며 밑바닥에 감춰진 그리움을 단단히 위장하고 힘들게 포장했는데 밤사이 왔다간 다정했던 발자국에 그냥 눈물이 하염없이 쏟아집니다 그리움이란 쉽게 떠나지 못하는 내 몸에 짙게 스며든 어쩔 수 없는 향기인가 봅니다.
"지난달에 백두산을 다녀왔어. 천지에 서니 가슴이 벅차더라. 뭐랄까 내 존재의 근원이 눈앞에 그대로 드러나는 기분과도 비슷했지." 뿌듯한 회상에 젖는 친구의 모습을 보면서 내심 부러웠다. 태고의 신비를 지닌 백두산 천지의 공기는 어떤 맛일까. 같은 하늘이라도 천지에 비추인 하늘은 분명 다르다 했다. 그가 묘사하는 것만으로도 그 장대하면서 청청(靑靑)한 기운이 궁금한데, 막상 그 숭엄한 천지의 자연을 직접 육안(肉眼)으로 바라보면 얼마나 감흥이 새로울 것인가. 벌써 한 달이 지났지만, 그는 아직도 그 때의 감동에 흠뻑 젖어 방금 건져낸 듯 싱싱한 언어로 열변을 토하고 있었다. 친구는 산을 무척이나 좋아해서 주말이면 어김없이 어디론가 훌쩍 산행을 떠나곤 한다. 그는 말미에 물었다. "네가 가장 좋았던 산은 어디였어?" 갑자기 말문이 막혔다. 명산(名山)을 다닌 기억이 도통 없었기 때문이었다. 생각나는 것이라곤 청주 우암산 끝자락을 붙잡고 있는 우리 집 뒷산이었다. 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초라한, 작은 동산(童山)이었다. 친구의 물음에'우리 집 뒷산'이라고 선뜻 대답하기가 좀 멋쩍었다. 웅장한 백두산의 비경과 비견되어 뒷산은 어쩐지 초라하고 감추고
[충북일보] 충북도내 시·군 중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보은·영동·증평·진천·괴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곳은 괴산·단양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시군구 및 전문과목별 활동의사인력 현황'에 따르면 2024년 7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 1천명당 의사는 3.2명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의사 2.1명, 치과의사 0.6명, 한의사 0.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천명당 활동의사수가 가장 적은 지역은 '강원 고성'으로 인구 천명당 1.0명으로 전국 평균의 3분의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강원 양양(1.0명)·강원 인제(1.1명)·강원 정선(1.3명)·강원 횡성(1.3명) 순이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229개 시군구 중 66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보은, 영동, 증평, 진천, 괴산 등 5개 군이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229개 시·군·구 중 14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괴산, 단양군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11개 지역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산부인과 전문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