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폐수로 인해 하천으로 흘러드는 유해화학물질은 어떤 것들이 있고, 생태계에는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 유해화학물질의 독성은 미량으로도 수질 및 수생태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생기는 의문이다. 현재 우리나라 '유해화학정보시스템(NCIS)'에 등록된 기존화학물질은 4만4천여 종, 그 중 유해화학물질은 총 2천9종으로 매년 그 수가 늘어나고 있다. 산업 공정에 사용되는 유해화학물질은 폐수로 유입되고, 여러 가지 처리공법을 통해 제거하지만 일부는 하천으로 흘러들어 관리가 필요한 실정이다. 그러나 폐수에 함유된 모든 화학물질의 배출허용기준을 설정하고 이화학적 검사로 관리하기에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 그래서 수질 중심관리에서 생물검정을 통한 수생태계 중심관리로 전환이 시도됐다. 이는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독성을 확인하기 위해 폐수에 생물체를 투입해 일정기간 생존 및 활동력에 따라 오염도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물벼룩은 중금속과 같은 독성물질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다른 생물에 비해 실험실에서 키우기가 쉽다. 또한 생활상이 짧고 유전형질이 동일하게 유지되는 무성생식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2011년부터 물벼룩을 생태독성 시험에 도입하고, 배출허용기준을 설
[충북일보] 코로나19 사태로 교육현장이 멈춘 기간이 벌써 3개월이다. 여기에 겨울방학 1~2월을 합치면 무려 5개월이나 학생들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코로나 상황은 예측불허다. 어쩌면 인류의 영원한 숙제로 남을 수 있다. 백신개발이 이뤄져야 한다. 변형 바이러스가 창궐할 때마다 신속한 백신대응이 시급하다. 벌써 5번째 등교 연기 툭하면 등교 연기가 발표되고 있다. 전혀 새롭지 못한 무조건 연기가 아닌 새로운 수업방식이 필요하다. 온라인 수업만 고집한다면 자신들의 정치적 책임을 최소화하는데 급급해 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전면 등교대신 '간헐적 등교'를 검토해야 한다. 1주일에 5일 수업을 2~3회로 줄이고, 나머지는 온라인으로 대체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래야 집단학습에 따른 바이러스 대응력을 키워갈 수 있다. 지금처럼 무조건 등교연기만 결정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결정이다. 교육부가 최근 고2 학생들부터 대입전형에서 정시 비중을 40%까지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다시 따져 보아야 한다. 기존의 수시 70%와 정시 30%(실제로는 수시 80%+정시 20%)를 수시 100% 또는 정시 100%로 일원화 시키려는…
철쭉꽃 이담 안광석 충북도시인협회장 변덕쟁이 봄의 시샘 비바람이 불어와도 분홍의상 빼어 입고 화사하게 피었구려 백마 타고 오셨는가 철쭉낭자 눈부시다 나비되어 날아가면 고운입술 허락할까 다섯 폭 꽃 대궐 속에 곁에 두고 살렸더니 꽃샘바람 심술 꾼이 벌써 와서 흔드는군 시기와 욕심으로 흔드는 세상사를 청순한 저 도령은 알기나 하시는지.
[충북일보] 코로나19 확진자가 줄고 있지만 또 다른 걱정거리가 생겼다. 비대면 소비가 늘면서 일회용품 등 재활용 쓰레기 증가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식당에 가는 대신 배달 음식을 시켜 먹고, 쇼핑 대신 택배를 이용하면서 일회용품 사용이 자연스럽게 늘어나고 있다. 실제 재활용 쓰레기 배출량은 코로나19 사태 전후의 차이가 확연하다. 한 소셜커머스 경우 지난해 말 기준 하루 주문량은 220만~230만 개 수준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주문량이 계속 300만 개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재활용 가능한 택배용 상자가 최대 100만 개 늘었다는 얘기다. 음식물을 담는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용기도 재활용 쓰레기의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한 배달 앱에 따르면 누적 주문 건수가 지난 1월 100만 건에서 2개월 만에 200만 건을 돌파했다고 한다.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커피 전문점에서는 최근 실내 이용객에게 일회용 컵에 담긴 음료가 제공되고 있다. 매장 내 다회용 컵만 이용이 가능했지만 코로나19 이후 확진자가 썼던 머그컵을 내가 사용할 수 있을 수 있다는 불안감에 일회용 컵을 선호할 수밖에 없고 그 때문에 일회용 컵 제공이 가
[충북일보]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다시 발생했다. 그것도 서울 한복판에서 현실이 됐다. 이태원의 한 클럽에서 시작된 집단감염이 빠르게 전국으로 퍼지고 있다. 어렵게 쌓은 공든 탑이 일순간에 무너질 위기다. 징후는 좋지 않다. 현재까지 이태원 클럽과 관련 있는 확진자는 54명이다. 전국 각지에 분포돼 있다. 확진자 중에는 국방부 근무 군인도 있다. 접촉 밀집도가 높은 피부관리사와 콜센터 직원도 있다. 전국 확산을 막는 게 급선무다. 그래야 '제2의 신천지' 사태를 막을 수 있다. 신속히 확진자를 찾아내고 접촉자를 격리시켜야 한다. 조금의 주저함이 있어서는 안 된다. 서울뿐만 아니라 충북 등 전국의 지자체가 적극 나서야 한다. 괴산 육군학생군사학교 군인 3명이 한꺼번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이태원 클럽 발 코로나19 확진자의 접촉자로 분류돼 격리 생활 중이었다. 충북도재난안전대책본부는 11일 괴산 학군교에서 생활하고 있는 A(22)씨 등 군인 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처음 검사에서는 '불분명'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 재검사 결과 감염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9일에 이어 이 학교에서만 모두 4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문
이파리가 금세 잘 자라서 봄부터 가을까지 길러 먹을 수 있는 근대(莙薘)는 기원전 4세기부터 유럽에서 먼저 식용한 채소이다. 한마디로 토종식물 같지만, 15세기에 수입한 채소다. 지금 우리가 먹고 있는 근대는 유럽 원산지의 원래 종으로부터 생야채를 얻을 수 있도록 개량한 작물이다. 유럽의 지중해 연안 지방에서 근대가 처음 재배됐다. 짙은 녹색의 이파리인 근대는 두꺼우면서 부드럽고 두툼한 줄기가 선명하다. 줄기의 색깔에 따라 청근대와 적근대로 나눈다. 성장이 왕성해서 많은 잎이 연달아 나고 잎을 떼어도 이파리가 다시 자라기에 한 번의 재배로 오랫동안 수확할 수 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요리에는 샐러드와 파스타 등의 주재료로 사용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국거리나 쌈 등의 재료로 사용한다. 흔히 근댓국으로 잘 알려진 근대는 필수 아미노산이 많아 성장 발육에 좋은 채소다. 또 무기질과 식이섬유 함유량이 많아서 소화 기능과 혈액순환을 이롭게 하여 피부 미용과 다이어트에 효과적인 식품이라고 한다. 전쟁 시기에 궁핍함을 이겨낼 수 있도록 풍성했던 아침맞이 음식은 근대 국밥이었다. 70~80년대에는 콩나물과 함께 해장국의 으뜸으로 된장과도 잘 어울리는 음식 궁합
[충북일보] 차세대 방사광가속기 입지가 오창으로 낙점됐다. 불을 켤 준비를 해야 한다. 정상적인 설치와 가동에 집중해야 한다. 지금부터는 기획의 시간이다. 충북도가 할 일이 많다. *** 정상 설치와 가동될 때까지 "No pain, no gain(고생 끝에 낙이 온다)." 사자성어로 풀어보면 고진감래(苦盡甘來)다. 괴로움이 다하면 좋은 일이 다가온다는 의미다. 힘든 고비를 참고 넘으면 평탄한 길이 나온다. 흥진비래(興盡悲來)란 표현도 있다. 즐거움이 다하면 슬픈 일이 온다는 의미다. 겉 뜻은 완전히 다르지만 속뜻은 거의 같다. 세상일은 돌고 돈다. 눈앞의 현실에 너무 낙망도, 자만도 말라는 의미다. 고(苦)진(盡)감(甘)래(來)란 글자의 순서'에 마음이 박힌다. 왜 감(甘)이 뒤로 갔을까. 왜 고(苦)가 먼저일까. 살다 보면 금방 알게 되는 이치다. 고(苦)는 일종의 선행 투자다. 열매를 얻고 싶으면 제일 먼저 땅을 일궈야 한다. 그런 다음 씨앗을 뿌려야 한다. 꽃과 열매는 그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보고 얻을 수 있다. 한 마디로 사람 사는 이치다. 좋아하는 걸 하거나 얻으려면 감당할 게 많다. 오창이 방사광가속기 최종 입지로 확정됐다. 충북도는
노크 임연규 충북시인협회 투닥 투닥 시작하는 비가 세상의 뭇 생명들 귀를 겸손하게 깨우는 노크를 합니다 투닥 투닥 게으른 시인이 깨어 사방이 벽인 빈 원고지에 맑은 꿈이 노크를 하고 있습니다
[충북일보] 코로나19 환자가 또 무더기로 발생했다. 서울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 수가 10일 현재 54명으로 늘어났다. 서울·경기·인천·충북·부산에 이어 제주에서도 추가됐다. 전국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한 지 사흘 만에 발생한 집단감염이다. 충북에도 이 클럽 방문자가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청주에 사는 20대 남성 A씨는 이태원 클럽 방문 뒤 코로나19 진단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잠복기간 중 백화점에서 사흘간 근무한 사실도 확인됐다. A씨는 근무 중 마스크를 착용해 손님과 밀접 접촉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당국은 함께 근무한 직원 3명을 자가 격리 조치했다. 백화점 측은 지난 9일 하루 동안 소독 조치와 함께 휴업에 돌입했다. 역학조사 결과 A씨는 시내버스와 택시를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은 지역사회 감염의 신호탄일 수 있다. 다중이용 시설의 특성상 신상 파악이 쉽지 않다. 사전 통제가 없을 경우 언제 다시 터질지 모른다. 보건당국은 추가 확진자가 늘어날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클럽과 주점의 이용자를 중심으로 접촉자 파악에 나서고 있다. 충
기러기 꿈 아성 강성일 충북시인협회 세월과는 아랑곳없이 내 심전의 여백에 그려있는 숨 멈춘 조화를 생화로 살리고파 밤낮 피어있는 햇빛과 달빛을 수혈한다. 심안의 그릇에 안다미로 흘러넘치는 깨끗한 기억의 정수는 망각을 저버린 늘 꽃망울 속의 옹달샘이다. 기다림에 지쳐 메마른 꽃밭에 가뭄이 오면 마중물 들어부어 붓질을 하니 살아나는 한 송이 허상화. 진종일 강가에 앉아 미끼 없는 행운의 낚싯줄이지만 눈 먼 물고기 한 마리 기러기 꿈이라도 걸릴 듯 하늘 멀리 그대를 향한 끈질긴 눈빛 총알로 오지그릇에 큰 구멍이 뚫릴 것 같다.
마스크에 관한 첫 칼럼을 쓴지 3달이 지났다. 전 국민을 생활방역으로 이끌었던 전염병이 어느새 국내에서는 신규 확진자가 거의 나오지 않는 상황까지 억제된 것으로 보인다. 물론 방역체계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한 숨겨진 감염자가 있을 수 있겠지만 감염 경로 불명 환자의 비율이 상당히 낮기 때문에 숨겨진 감염자의 수도 적지 않을까 희망을 가져본다. 이는 분명 멋진 의료진의 노고와 희생, 소명의식과 멋진 국민들의 봉사와 배려, 시민의식이 빛을 발한 위대한 승리라고 생각한다. 여러 기업들 또한 이 기간 중 멋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근래 들어 이렇게 많은 국민들에게 이정도로 나라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게 한 일이 있었을까 싶은 정도다. 지금 여러모로 대한민국이 멋지다. 다만 아직 축배를 들기에는 이르다. 모든 전염병은 최초 극소수의 인원에서 출발한다. 최초부터 대규모 인원이 감염되어 시작되는 것은 생화학무기 같은 특수한 상황이 아니고는 없을 것이다. 지금 유행하고 있는 전염병도 최초에는 극소수 인원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3개월 전만 해도 국내에 확인된 확진자가 20여명에 불과했다. 며칠 만에 한두 명씩 확진자가 확인되곤 하였다. 그럼에도 언론에서는 연일 코로나 현
조선시대에는 청백리라 하여 청렴(淸廉)하고 도덕(道德)적인 관료를 뽑아 포상하고 널리 알림으로써 부정부패에 빠지기 쉬운 관료의 본보기로 삼았다. 청백리(淸白吏)란 이름은 맑은 물처럼 티 없이 깨끗하다는 뜻의 '청', 다른 빛깔에 전혀 물들지 않은 흰색으로 때 묻지 않았다는 의미인 '백'자를 사용해 맑고 깨끗한 물처럼 세상의 더러움에 물들지 않는 깨끗한 관리이다. 이처럼 예로부터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음을 뜻하는 청렴은 공직자가 갖추어야할 기본 덕목으로 꼽히고 있다. 오늘날 공직자의 부패를 방지하고자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을 시행하고 대한민국 청렴로드맵 '5개년 반부패 종합계획'을 수립하는 등 공직자의 청렴도를 높이고자 정부가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것 역시 나랏일을 하는 공직자가 부패의 유혹에 빠지기 쉽고 부패했을 때 국민과 국가에 끼치는 손해가 크기 때문일 것이다. 청렴과 더불어 공직자의 기본 덕목으로 '적극 행정'을 꼽을 수 있다. 적극행정이란 공직자가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하는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 창의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것을 뜻한다. 책임질 일을 하지 않으려는 소극적 태도로 공직자의 무사안일(
나이가 들면서 한번쯤은 마당 있는 주택에서도 살아보고 싶었다. 산책 길에 이따금 보이는 마당 파아란 집들은 낭만과 여유 자체로 보여 날이 갈수록 단독주택에의 열망이 커져갔다. 꿈이 생생하면 이루어진다더니 드디어 고즈넉한 외양에 마당의 반송도 훌륭한 집이 나타났다. 『5백년 명문가의 내력』에서 명문가는 문필봉을 대하고 마당에 너른 바위가 있다던데 파란 잔디에 놓여있는 마당바위에 다른 것은 더 볼 것도 없다. 저 바위 위에서 아내랑 차도 마시고 앉아서 바람에 나부끼는 나뭇잎을 보면 좋겠다 여겼다. 실상 극성스러운 모기가 훼방을 놓기는 하나 이따금 마당의 잡초를 뽑느라 아픈 허리를 바위에 누이고 하늘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유럽을 서너 번 다녀본 뒤에 지었다더니 내장재도 잘 썼고 마감도 훌륭하다. 한 여름 더위에 창문 활짝 열고 자면 원두막 같고, 창문으로 가을 달빛을 한 아름 들이고 잠들면 광한루가 되는 이 기쁨. 그런데 옷방 구석에 놓인 금고가 전혀 안 어울린다. 평생 책만 가까이 하며 理財에는 문외한인 백면서생에게 금고는 도대체 어불성설이요 몸 하나에 달랑 가방 하나로 장가들어 예까지 온 사람에게 사치품일 뿐이다. 크기는 성인 하
책을 읽는 내내 가슴이 답답했다. 최근 출간된 이 책은 은퇴 후 단기 비정규직 일자리에 재취업하게 된 주인공이 겪는 힘겨운 노동과 불안정한 고용, 비인격적인 대우 등을 세세하게 녹여내고 있었다. 여기서 '임계장'이란 임시 계약직 노인장의 준말이다. 그 의미를 풀어보면 임시직이라 언제든지 자를 수 있고, 계약직이라 맘에 안 들면 재계약을 안 하면 되고, 노인용 일자리라 일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줄을 섰으니 빈자리가 생겨도 쉽게 다시 채울 수 있다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노후준비가 부족한 이 시대의 은퇴자들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대접을 받으며 일하고 있는 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이 책의 주인공은 공기업에서 38년간의 직장생활을 하고 정년퇴직했다고 한다. 소위 '신의 직장'이라 불리는 안정된 직장에서 남부럽지 않은 급여를 받아가며 장기근속해온 사람이다. 고용이 불안정하여 수시로 이직을 하거나 자영업을 하면서 경기침체의 골을 건너야 했던 사람도 아니다. 그런 만큼 자산축적과 노후준비도 잘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국민연금도 장기간 가입했으니 적어도 월 150만 원 이상은 받을 수 있었을 것이고, 은퇴하면서 받는 퇴직금과 절세를 위해 가입한 개인연금도…
엊그제 모임에서 원목 조각품 전시장을 구경했다. 곳곳에 오래 묵은 나무를 베어 만든 장식품이 많은데 그 중 통짜로 다듬은 원목 탁자가 눈에 띄었다. 둥글넓적한 판에 새겨진 나이테가 유리 테이블 속에서 얼마나 고풍스러운지 몰랐다. 밖에 나와서 뜰을 걸었다. 나무토막을 잘라 만든 의자가 곳곳에 늘어서 있다. 특별히 나무의 상징이라고 할 나이테가 돋보인다. 똑같이 둥근 토막에서 나온 무늬였건만 그 많은 나이테가 하나도 같지 않다. 우리들 표정이 다양한 것처럼 자라온 내력도 각자 다른 것일까. 나이테 하면 나무의 연륜이 생각난다. 켜켜로 뻗은 원형의 고리마다 한 점 씨앗에서 발원된 나무의 일생이 펼쳐진다. 떡잎이 나고 가지를 늘려온 과정을 그려 보던 중 나이테 없는 나무가 스쳐갔다. 지난 해 캘리포니아에서 본 야자수가 떠오른 거다. 야자수는 우리나라의 플라타너스처럼 흔한 나무이다. 특징이라면 나이테가 없는 거였다. 일 년 내 덥기만 해서 쑥쑥 잘 크는데 나이테가 없다고· 그늘은 물론 경관도 좋은데 나무에서 나이테를 빼면 뭐가 남을지. 1년만 자라도 나이테가 생기는 나무에 비해 키는 커서 하늘을 찌를 듯 장해도 나이테가 생기지 않으니 묘한 기분이다.…
[충북일보] 등교수업 날짜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정부의 방역지침과 교육 현장의 사정이 잘 맞지 않기 때문이다. 등교수업은 오는 13일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고등학교 3학년을 시작으로 점차 확대된다. 충북도내 특수학교 고3 학생들도 이날부터 등교수업에 참여한다. 특수학교 전체 학생은 오는 20일부터 등교수업을 한다. 충북도교육청은 도내 유·초·중·고·특수학교의 등교수업 운영 방안을 지난 6일 발표했다. 전교생 60명 이하인 도내 소규모 초·중학교 137개교(초 101개교, 중 36개교)는 13일부터 전면 등교수업을 시행할 수 있다. 물론 해당 학교별 교육공동체와 협의해야 한다. 도교육청은 도내 소규모 통학 가능 거리 거주 학생은 가급적 기숙사 이용 자제를 권고했다. 각 학교 기숙사운영위원회 협의를 통해 기숙사 운영 방법을 결정하도록 했다. 교실 공간 재배치와 특별교실 등을 활용해 학생 간 거리를 1∼2m 유지하도록 했다. 급식도 학교 실정에 맞게 하도록 했다. 등교수업 시 학생과 교직원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 했다. 학생과 교직원 보급용 면 마스크와 위급 상황 시 사용할 보건용 마스크(70만장)도 확보했
어버이날에 수연 김성순 충북시인협회 세상의 그 어떤 말로도 표현되지 않은 세상의 그 어떤 것과도 비교되지 않은 당신의 그 크신 품 당신의 그 높으신 사랑 당신의 그 가없는 희생 당신의 그 뜨거운 정성 어느덧 나도 엄마 되었건만 당신 사랑 따라 할 수 없고 흉내 낼 수 없음에 한없이 작고 초라한 제 모습 부끄럽고 당신 은혜 갚기엔 너무나 부족해 자식 내리사랑 핑계 대며 목메어 불러보는 하늘 감사합니다 땅 사랑합니다
5월 달력에는 어린이날(5일), 어버이날(8일), 입양의 날(11일), 부부의 날(21일)이 쓰여있다. 모든 가정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우리는 5월을 '가정의 달'이라고 부른다. 가정(家庭)이란 함께 살아가며 생활하는 사회의 가장 작은 혈연공동체를 말한다. 산업이 발달하면서 점차 핵가족화되고 1인 가구가 많아졌지만, 가정은 여전히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는 가장 근본이 되고 있다. 비록 떨어져 있더라도 마음만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가정은 작은 의미로 한 가족이 생활하는 집을 말한다. 그만큼 집은 한 가족이 살아가는 데 있어 필수적인 요건이 된다. 바꿔 말하면 가족이 행복하게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안정적인 주거공간이 필요하다는 말이 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안정적인 주거공간에서 생활하고 있지 못한 가정도 많다. 국가인권위원회 보도자료(2020.01.08., 인권위, "적정한 주거에서 살 권리"보장을 위한 권고)에 따르면 숙박업소의 객실, 판잣집, 비닐하우스, 고시원 등 주택이 아닌 거처에서 생활하는 가구가 2005년 5만 4천 가구에서 2015년 36만 가구로 급속히 증가했다. 주택 중에서도 반지하, 지하, 옥탑방과 같이 주거에 대한
고향을 떠난 사람은 누구나 자기 고향에 가보고 싶어 한다. 따스한 햇볕이 쏟아지는 5월로 접어 들었다. 봄은 바람을 타고 온다고 하는데 연이어 꽃바람이 기승을 부린다. 내 고향은 괴산군 감물면에 있는 잉어수(鯉潭里)마을이다. 항상 가슴속에 깊이 묻어두고 아련한 고향 생각을 하나 둘씩 끄집어내는데, 나이를 먹을수록 더할 나위가 없이 고향 생각이 심금을 울린다. 마을 옆으로는 남한강 줄기인 목도 강이 흐르고 김별산과 상봉산 정기 아래 넓은 평야가 이루워 진 곳에 위치한 농촌 마을인데도 가장 먼저 전기가 들어올 정도로 문화, 교육 마을로 손꼽혀온 고장이다. 마을 영산인 상봉산 기슭아래 강이 제일 깊었는데, 물속에 큰 바위 2개가 있고 그 주변에는 항상 수 없이 많은 잉어 떼 들이 무리를 지어 유영하고 있다고 하여 잉어수 마을이라 하였다 한다. 남한강 물줄기 마을로 한때는 댐건설을 한다고 해서 약 500년 전 순흥順興 安氏 선조님이 낙향해서 이곳에 터를 잡아 15代를 이어오고 있는 터이니 댐건설로 마을이 수몰된다면 이 아쉬움은 이루 말할 수 없으리라...... 더구나 종손으로서 마을 뒷산 선영에 6대조부터 안장安葬된 산소가 있다. 생각해보면 내 고향 농
아버지와 어린 아들이 초록 잔디 위를 걷는다. 걸음걸이와 뒷모습이 닮았다. 파란하늘에는 뭉게구름이 떠있다. 초록과 파랑, 하얀 구름, 완벽한 어울림이다. 태양마저 뒤로 물러나 엷은 오렌지 빛 하나도 끼어들지 않은 극치의 황금비율 세상이다. "아빠, 저기 구름이 내 팔뚝 같아요." "우리 아들 히틀러가 시인 같은 말을 하는구나." 아버지가 아들을 안고 빙빙 돈다. 까르르~ 울려 퍼지는 웃음소리가 청량하다. 어디선가 피아노 소리가 들린다. 집이 가까워 올수록 점점 크게 들린다. 피아노소리가 그치더니 에이프런을 두른 어머니가 나오고 아들이 뛰어가자 안아주며 입 맞춘다. 영화 같은 장면을 상상해보았다. 그러나 히틀러는 이런 그림과는 상관없는 불행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전해진다. "다 복제해도 히틀러는 안 된다, 그는 사랑할 능력이 없는 인간이었다." 히틀러에 대한 평이다. 세상에 이보다 끔찍한 악담이 있을까. 하지만 그가 행한 일들에 비하면 이정도 평이 오히려 약하다. 인간으로 태어나 어찌 이런 평을 듣는단 말인가. 그런데 그의 생애를 해적이하여 보았더니 악마에게도 꿈이 있던 시절이 있었다. 그는 화가가 되고 싶었단다. 하지만 어린 시절에 부모가 죽자 꿈을…
'어머니는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라는 노래를 들으면서 내 어머니를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육류나 생선을 밥상에 올려두고는 당신은 그런 건 칙칙해서 싫다고 하셨다. 우리 5남매가 맹렬하게 덤벼들어 밥을 먹고 물린 상엔 생선 기시만 수북했다. 어머니는 우리가 발라먹은 생선 가시와 대가리로 식사를 끝내셨다. 어제는 시장을 다녀오는데 좌판에 꽃바구니가 수북했다. 우리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만 해도 색종이로 꽃을 만들어 가슴에 달아주곤 했었는데 언제부턴가 작은 꽃바구니로 바뀌었다. 색종이 꽃을 가슴에 달고 다니기엔 쑥스럽기도 했지만 자랑스럽게 종일 달고 다녔던 기억이 난다. 아들은 지난 주말에 미리 다녀갔다. 색종이 꽃도 꽃바구니도 없이 무통장 입금으로 어버이날 행사가 간단히 끝났다. 시대가 속성으로 처리되는 세상이고 보니 잘못되었다고 할 수도 없는 것 같다. 몇 주 전부터 올해 미수이신 어머니의 신발을 찾기 위해 시장과 인터넷을 뒤지고 있다. 당뇨합병증인지 오른발이 많이 부어서 웬만한 신발은 맞질 않는다. 겨울에 구두를 하나 사드렸는데 날이 더워지고 나니 여름 신발이 필요하다. 우리나라가 코로나 사태에 대처하는 것을 보고 의료 선진
바람이 분다. 바람의 소리가 귓가를 맴돈다. 바람을 맞으며 길을 걷는다. 이렇게 바람을 온몸으로 느끼던 날들이 언제였던가. 새소리와 바람의 냄새를 느끼는 내가 새삼 놀랍다. 먼 산과 바다를 넘어오는 바람을 가슴 열어 맘껏 들이마신다. 바람 안에 잘게 부서진 파도의 냄새와 푸른 나무의 두툼한 등걸을 느낀다. 이슬 젖은 별빛과 바람에 펄떡이는 물고기들과 풀꽃의 흔들리는 냄새가 내 몸 안으로 들어온다. 참 좋은 날씨다. 지구가 잠시나마 이렇게 맑게 살게 된 날들이 코로나19가 가져온 덕분이라는 것이 왠지 새삼스럽다. 언제부턴가 우리는 바람 속에 파도와 해일의 거품이 있다는 것을 잊고 살아왔다. 바람 안에 내재해 있는 깊은 숨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았다. 어느 날 하늘의 구름이 심상치 않고 바다에서 부는 바람의 냄새가 짙게 풍긴다. 땅이 속으로부터 울컥 기침을 내뱉는다. 사람들은 그제야 이리저리 흔들리며 머리를 감싼다. 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파도가 넘실대고 해일이 인다. 지구 저편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온통 세상을 흔든다. 바람은 그저 부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는 큰 파도가 곧 도래한다는 것을 예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세상이 정지되었다. 전 세계적으로 대
바람이 전하는 말 정남 충북시인협회 거짓말로 은근히 상대방의 뒷통수를 치면 심장이 약한 사람 느닷없이 기절할 수 있다 바늘의 찔림보다 무섭고 황소의 뒷걸음질보다 더 많이 두려운 것이 거짓의 말 죽는 날까지 마음의 족쇄가 된다 맑은 입에서 나오는 말 언제나 봄바람처럼 보드랍고 대나무 숲의 바람소리처럼 몇 번을 뒤집어 봐도 찰져야 한다 거짓은 뿌리 뽑힌 옥수수 대궁처럼 상대방의 마음을 시들어가게 만들기 때문이다
[충북일보] 방사광가속기 유치전이 뜨겁다. 전국 4곳의 지자체가 뛰어들었다. 충북 오창과 강원 춘천, 전남 나주, 경북 포항 등 4곳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6일 평가발표회를 진행한 뒤 충북 오창과 전남 나주를 2배수 후보지로 결정했다. 7일 현장실사를 거쳐 8일 최종적으로 사업 예정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발표평가는 후보지별로 PPT 발표 25분, 질의응답 25분, 평가정리 20분 등 모두 70분 동안 진행됐다. 충북에선 허경재 충북도 신성장동력국장이 발표자로 나섰다. 충북도는 오창을 후보지로 정하고 일찍부터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3월 유치 계획을 수립한 데 이어 방사광가속기 전문가 등 32명으로 자문단도 꾸렸다. 오창 일대를 최첨단 과학 도시로 완성한다는 청사진까지 제시했다. 방사광가속기를 충북에 유치하겠다는 의지의 발로다. 충북도는 2008년 이미 한차례 방사광가속기 유치에 실패했다. 2018년 말부터 정부에 추가 구축을 제안했다. 사실상 이번 사업의 실마리를 제공한 셈이다. 충북의 타당성 조사 연구 등 사업 준비속도는 4개 후보지 가운데 가장 빨랐다. 오창은 현재 강소연구개발특구와 국제과학비지니스벨트 지역이다. 방사광가속기가 구축되면 4차 산
코로나 바이러스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참이던 때 화마는 연이어 찾아왔다. 4.15 총선이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안동과 고성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축구장 수천 배의 면적이 잿더미가 되었다. 기어이 떨어져 서 있어야 하는 나무와 나무 사이 그 간격과 간격이 모여 울울창창(鬱鬱蒼蒼) 숲을 이룬다는 것을 산불이 휩쓸고 지나간 숲에 들어가 보고서야 알았다. -안도현 시인의 시 산불이 휩쓸고 지나간 숲에는 나무들 삶의 흔적이 그대로 남았다. 검게 그을린 나목들이 그간 살아온 삶의 지혜를 또렷이 드러냈을 것이다. 자신들의 몸을 불태워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인간에게 보여주었던 것이다. 숲을 이루며 살아가는 나무의 간격은 마음의 거리가 아니라 사랑의 거리다. 나무들은 이 간격만큼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한다. 그것이 바로 균형의 절대공간이다. 그 공간은 생명의 영역인 것이다. 너무 촘촘하면 영양분도 부족하며 광합성작용에 필요한 햇살도 나누기 어렵다. 또한 통기를 위한 바람의 길도 필요했을 것이다. 그들이 개체성을 무시하면서 나와 똑같은 나무가 되라고 옆에 바짝 붙어서 한 몸이 되기를 종용했다면 울창한 숲을 이루는 것이 아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