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을 걷는다. 도서관에서 가져 온 신문 한 장만 받쳐 들고 가랑비 뿌리는 오솔길을 걷는다. 마을로 들어가는 직선 코스 대신 저만치 구부러진 길을 따라 걷는다. 마음이 푸근해진다. 다소 멀기는 해도 그렇게 걸어가면서 오솔길이 만들어낸 곡선의 의미를 생각한다. 두 점을 잇는 가장 짧은 선은 직선이다. 그 때문은 아니겠지만 어딘가 딱딱한 느낌이다. 그에 비해 곡선은 훨씬 부드럽다. 직선보다 완만해 보이기도 하지만 보다 원숙한 경지가 그려진다. 앞으로 갈 때는 보이지 않다가 삶의 후반부에 비로소 드러나는 자기 성찰과 사색의 장이다. 어딘지 모르게 자연의 모습과도 닮았다. 마을은 물론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산도 둥글다. 시냇물을 봐도 일직선으로 흐르지 않고 구불구불 돌아 흐른다. 그에 비해 직선은 어줍지 않은 문명의 찌꺼기처럼 보인다. 경쟁하듯 올라가는 빌딩과 수많은 고속도로에서도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달리기만 할 뿐 돌아갈 줄 모르는 철부지의 고집이 느껴진다. 곡선은 좀 더 타협적이다. 시간은 걸리지만 작은 것까지 배려하는 등 근원적인 치료를 목적으로 한다. 직선의 추진력만은 못해도 깊은 속까지 헤아리기 때문에 여타 잡음이 생기지 않는다. 빠르다고 하는…
집의 뜰에 잔디가 자라고 있다. 마당 바위에 앉아 고즈넉이 잔디를 보는 재미가 쏠쏠했는데 빗물을 타고 흘러들어 왔는지 바람결에 날려들었는지 다른 풀들이 천천히 그리고 서서히 마당을 점령해 들어간다. 처음에 잔디 사이에서 기미를 보일 때는 아내가 잠깐만 뽑아도 사그라졌는데 작년 장마 이후론 거개가 잡풀이라 이제는 오히려 잔디가 밀려나는 추세다. 보다 못해 금년 초 바람 부는 추운 날 육거리 약초 상에 가서 잔디에는 해를 주지 않고 잡초만 제거하는 효능 좋은 분말 제재를 사왔다. 유독성이라 약재상 주인이 시킨 대로 이른 봄날 바람 약한 날을 잡아 만에 하나 위험 없도록 바람을 등지고 마당에 고루 약을 뿌렸다. 정확히 말하자면 잡풀이 심한 곳에는 조금 더 많이 그리고 잔디 잘 있는 곳에는 아주 살짝 뿌리곤 날씨가 화창해지면 파랗게 일어날 잔디를 고대했다. 그런데 아뿔싸 기다리던 4월이 한참 지났는데 잡초는 물론이고 기다리는 잔디까지 나올 생각을 안 한다. 이윽고 올라온 잔디를 보니 어렸을 적 보았던 기계총 앓던 친구 머리처럼 듬성듬성하다. 약을 잘못 뿌렸나본데 천상 올해에는 제초기 한번 돌릴 기회도 없겠다. 자란 곳은 무성하고 잔디가 없는 곳은 맨 땅이라 마당
[충북일보] 36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정치권에 세대교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세대교체를 넘어 '정치교체'로 여겨질 정도다. 충북 정치권도 다르지 않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출마 후보군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불과 서너 달 전과 아주 다른 분위기다. 공직자 등 숨어 있던 인물들까지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다. 낡은 정치에 대한 불신이 불러온 엄청난 변화다. 충북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가릴 것 없이 정치권에도 세대교체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예사롭지 않은 분위기다. 그동안 숨죽이고 있던 젊은 정치인들이 고개를 들고 있다. 가장 먼저 신용한 서원대 교수의 활동이 활발해졌다. 내년 지방선거 국민의힘 충북지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신 교수는 공석인 청주 서원구 당협위원장으로 유력했다. 하지만 일부 세력의 반대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다. 박한석 국민의당 충북도당 수석대변인은 청주시장 후보로 새롭게 부상했다. 최진현 전 청주시의원도 비슷한 양상이다. 더불어민주당에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먼저 허창원 충북도의원이 청주시장 출마 의사를 내비쳤다. 이현웅 서원대 교수와 이광희 전 충북도의원 등도 후보군으로 떠올랐다. 공직자들의 도전도 눈에 띈다
북두칠성 김영희 충북시인협회 우주에 떠 있는 물음표
문득 바다가 보고 싶어 선유도에 갔다. 일기예보와 달리 도착도 하기 전에 비가 내린다. 선유도에 처음 간 것은 3년 전 다리가 놓인 직후였다. 섬과 어우러진 바다 경치가 무척 빼어나서 다시 오고 싶은 곳이었다. 그때는 날씨가 좋아 '구불 8길'을 걸었는데 오늘은 해수욕장과 장자도 둘레만 걸었다. 비는 내렸지만 여러 섬들은 차분히 그 자리에서 하나의 풍경이 되어 천천히 걷는 나를 위로했다. 전에 걸었던 제주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도 많은 기쁨을 줬다 생활에 여유가 생기고 건강에 관심이 커지면서 수년 전부터 걷기 열풍이 왔다. 코로나19를 견뎌야 하는 요즘 걷는 것이 더욱 절실해졌다. '제주 올레길'에 이어 '지리산 둘레길'이 생기고 이에 부응이라도 하듯 지자체별로 몇 개씩, 금세 전국에 수백 개의 걷기 길이 만들어졌다. '걷기 열풍'은 지자체 주도로 '길 만들기 열풍'이 되었고 중앙 부처에서 주관하는 전담 부서가 없다 보니 관리는 부실했다. 길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그저 길을 만들기 위해서 명분을 만든다. 길은 그냥 자연스럽게 만들어져야 한다. 걷기 길이 단순한 교통수단으로서의 길이 아닐진대 길이 먼저 생기고 사람이 다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다니면서 자연스
지방의회가 출범한 지 69년, 1961년 5·16 군사정변에 따라 해산의 아픔을 겪다가 풀뿌리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의 열망에 따라 1991년 부활해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했다. 30년을 한자 나이로 보면 이립(而立), 이는 '능(而)히 세울(立) 수 있다'는 의미로 '기초를 세우는 나이', 즉 세상을 보는 눈이 생겨서 도덕적으로도 확고히 된다는 뜻이다. 이립의 해인 올해 1월 12일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공포돼 내년 1월 13일부터 시행을 앞두고 있다. 개정된 지방자치법은 지방의회의 역량과 책임성 확보, 지방자치단체 행정 효율성 강화, 자치분권 확대를 담고 있다. 주요 골자는 '주민 조례발안제 도입', '주민에 대한 정보공개 강화', '정책 전문인력 도입', '지방의회 사무직원 인사권 독립', '기록표결제도 도입'등 그 동안 지방의회에서 30여 년간 끊임없이 요구해온 지방의회의 현안이다. 자그마치 지방의회의 기초를 닦는데 30년의 세월이 걸렸다. 이는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와 대한민국시도의회운영위원장협의회를 통해 중앙정부와 국회를 설득하고 선대(先代) 지방의회 의원들과 국민들의 염원이 하나가 되어 이룬 성과다. 아직도 지방의회가 주민의 생활현장 속으로 들
마른빨래를 걷어 차곡차곡 접으며 펑퍼짐한 엄마의 바지를 본다. 치마를 입으신 것이 언제일까. 줄무늬 치마를 오래도 입으셨는데 결국 내 손으로 버리고 보라색 원피스는 끝내 버리지 못하고 다시 넣어두고 말았다. 가끔 삶에 지쳐 쉬고 싶을 때 엄마의 품속, 치마폭을 생각하곤 한다. 오늘은 엄마의 주간보호센터를 옮기는 날이다. 친절한 요양사 선생님 덕에 일년여를 큰 걱정 없이 맡길 수 있었지만 내 출퇴근 시간과 맞지 않아 옮길 수밖에 없는 사정이 생겼다. 성격이 우직한 엄마는 옮기기를 원치 않으시는 눈치지만 자식이 옮기자니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신다. 새 주간보호센터를 수소문하러 다니며 오래전 엄마를 모시고 할머니의 요양원을 찾아다니던 생각이 났다. 할머니가 요양원에 계실 때 엄마는 자주 할머니를 보러 가셨다. 비가 오면 비가 온다고,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분다고, 봄이 오면 봄이 왔다고 할머니가 계신 요양병원을 찾으셨다. 장마 소식이 있던 날 엄마는 또 길을 나섰다. 무릎이 좋지 않은 엄마를 마지못해 따라나서며 날 나를 알아보지 못하시는 할머니를 보러 가는 일이 짜증이 나기도 했었다. 할머니는 늘 배가 고프다고 잔뜩 화가 난 얼굴로 간병인에게 욕을 퍼부어댔다.…
칠월이 되어 온 사방이 뜨겁게 달궈지더니 며칠 전부터 장맛비가 푸른 어둠 속 장하게 내립니다. 이렇게 비가 오는 날이면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을 뒤돌아보게 합니다. 때론 분노하고 때론 좌절하고 환희하며 지금껏 잘 살아왔습니다. 살며 하루하루를 잘 지낸다는 게 참 어렵습니다. 가끔씩 장맛비에 진흙을 잔뜩 덮어쓴 것 같아 참 난감하기만 합니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비 오는 어둠 속을 헤매는 존재입니다. 누구나 사는 게 다 힘듭니다.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건지 나이 들수록 더 모르겠습니다. 가끔 내가 누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모든 것이 의미를 잃어버리고 그냥 세월만 흘러갑니다. 내가 알고 있는 진실은 과연 무엇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 아주 오래전부터 왜곡돼 지금에 이른 것을 우리는 진실인양 알고 사는 것이겠지요. 그러기에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라 그 이면을 보아야 하는 것이지요. 로마 철학자 세네카가 말했듯이 사람이 나이만 든다고 해서 그가 오랜 인생을 산 것은 아니겠지요. 바다를 오랫동안 표류하며 이리저리 밀려다니다 같은 자리에서 빙빙 표류했다고 해서 그 사람이 긴 항해를 마친 사람이라고 말 할 수 없는 게지요.…
[충북일보] 애지중지 키운 농산물을 몰래 훔쳐 가는 사건이 잦다. 횟수가 늘수록 농심은 멍들고 있다. 충북지역에서도 해마다 농촌지역 농산물 절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농촌지역 방범용 폐쇄회로(CC)TV마저 부족하다. 농산물 절도 예방이 충북자치경찰의 우선 추진 정책으로 선정된 건 다행이다. 농산물 절도는 죄질이 아주 나쁜 범죄다. 우선 농민들에게 경제적 피해를 준다. 애지중지 키운 농산물을 잃었다는 깊은 상실감까지 느끼게 한다. 현행법상 농산물 절도행위는 6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 검거율을 높여 범죄 행위자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도민 전체 중 10.3%(16만4387명) 가량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이 중 70세 이상 고령 인구가 약 4만6천600명(28.5%)이다. 자체적인 범죄대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충북경찰청의 집계 결과 최근 4년간(2017~2021년 6월) 경찰에 신고된 도내 농산물 절도 건수는 2017년 70건, 2018년 60건, 2019년 58건, 2020년 60건, 2021년(1~6월) 17건 등 265건이다. 범죄유형
뱀딸기 최종진 충북시인협회 부회장 무논 개구리 소낙비처럼 울어젖히면 안달난 가슴은 괜스리 머뜩해져 붉정물 봇도랑에 넘쳐나는 어스름 참말 이상해 비 오는 목요일이면 왜 야한 립스틱에 눈길이 자꾸 머무는지 아흐 젠장 가만히 앉아 있어도 뭐가 날 이렇게 확확 달궈 신열이 돋게 하는지…
최근 일어난 가수 김흥국 씨 교통사고에서는 한국사회에 만연한 '한탕주의'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을 몰던 김 씨는 비보호좌회전 지역인 서울 용산구의 한 사거리에서 좌회전 하려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행인을 발견한 순간 차를 세웠다. 하지만 왼쪽에서 갑자기 나타난 오토바이가 그의 차량 앞에 부딪혔다. '전치 3주' 진단서를 뗀 30대 운전자의 진술 등에 따라 김 씨는 사고 현장을 수습하지 않고 자리를 떠난 혐의(뺑소니)를 받고 있다. 특히 운전자는 3천500만 원이나 되는 합의금을 그에게 요구했다. 유명인이란 약점을 잡아 국산 최고급 승용차 1대 값을 부른 것이다. 관련 기사에 오른 댓글은 오토바이 운전자를 '사기×' 등이라고 비난하는 반면 김 씨가 오히려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필자도 최근 비슷한 경험을 했다. 황당한 사건은 6월 12일 낮 12시 40분쯤 세종시의 한 상가 지상주차장에서 발생했다. 아내와 함께 인근 식당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 승용차를 몰고 간 필자는 좁은 주차장에서 전·후진을 2~3차례 한 뒤 겨우 빈 자리에 댔다. 그런데 전날 맞은 코로나19 백
청주시 상당구 낭성면의 호정리는 본래 청주군 산내이상면의 지역으로서 호연정(浩然亭)이 있으므로 '호연동(浩然洞)' 또는 '호정골'이라 부르다가 줄여서 '호동(浩洞)'이라 했다고 전해진다. 호정이란 지명에 대한 유래로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지기도 한다. "조선 초기의 개국공신인 하륜(河崙)이 이곳의 승경에 매료되어 초가집을 짓고 이 지역에 은거하였다. 어느날 동쪽 봉우리에 올라 지세를 살펴보니 마을이 흡사 배 모양을 한 행주형(行舟形)임을 발견하고 장차 이곳에 큰 수해가 있어 마을이 크게 훼손되리라는 것을 예견하고 급히 산에서 내려와 남산에 돛대를 상징하는 나무를 심어놓고 배를 묶어놓는 닻돌을 마련하였다. 그런 후에 다시 산에 올라가 사방을 살피고 나서 마을을 에워싸고 있는 네 개의 산의 이름을 지었는데 동쪽의 봉우리는 용마산(龍馬山), 북쪽 봉우리는 매봉산, 남쪽 산은 대왕산, 서쪽 산은 선도산(仙到山)이라 하고 북쪽과 동쪽 사이의 낮은 산은 치복산(雉伏山), 그 사이에 있는 계곡을 사냥골이라 한 후 이 산들을 돌면서 사냥을 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하륜이 정양을 하고 있던 마을을 하륜의 호를 따서 '호정(浩亭)이라 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개국 공신
망연자실이라는 표현이 딱 맞는 상황이 벌어졌다. 며칠 전 5학년들이 닭장 따밤랜드 앞에서 웅성거리고 있었다. "교장선생님, 병아리들이 하나도 없어요." "헉! 뭐라고· 어제도 윤찬이랑 작은 닭장에 7마리 잘 넣어줬는데 무슨 일이니·" 닭장 안에는 하얗고 까만 깃털만 몇 개 널브러져 있을 뿐 어디에도 병아리들이 없다. 아이들은 병아리들과 놀려고 만들어놓은 벤치에 넋을 놓고 앉아 있었다. 이 사단은 5학년들이 새롭게 시작한 프로젝트로부터 출발했다. 닭장에는 수탉 1마리와 암탉 3마리가 주기적으로 알을 낳으며 잘 살고 있었다. 조금은 엉성하지만 안전한 보금자리에서 별일 없이 겨울을 보냈다. 봄이 되자 5학년들은 새로운 일을 도모했다. 한 마디로 닭들의 생활환경 개선과 식구 늘리기 프로젝트였다. 좁은 닭장에 갇혀 하루 종일 지내는 닭들이 불쌍하다며 닭장 뒤 여유 공간에 놀이터를 만들어주겠단다. 아이들은 직접 각목과 그물망을 구입해왔고 쓱싹쓱싹 뚝딱뚝딱 공간 변신 프로젝트를 재미있게 수행했다. 닭장 벽을 뚫어 커다란 터널도 만들었고 멋졌다. 모두들 박수를 보냈다. 다음 날 아침,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들렸다. 밤새 누가 닭장을 침범했는지 닭 한 마리가
최근 뉴스를 통해 아동학대로 인해 사망하거나 다치는 아동들의 소식을 자주 접하게 된다. 아동학대의 위험성이 과거에 비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다고 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생하는 지속적인 아동학대 사건은 바라보는 모든 이의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다. 2020년 10월, 아동복지법 및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으로 아동학대 대응의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책임을 강화하는 아동보호체계가 개편됐다. 기존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수행하던 아동학대조사 업무는 시군구 아동학대전담공무원으로 이관하고,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심층 사례관리 전문기관으로서 사례관리의 기능이 강화되었다. 아동학대 예방을 위해 정책을 개편하고 예산을 지원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혼선을 겪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가장 큰 어려움은 아동학대 사건을 통해 시행되는 법에 비해 현장에서 기능하는 매뉴얼과 제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근무하는 필자가 느끼는 아동학대 현장에서의 해결되어야 할 과제를 되짚어보고자 한다. 첫째, 아동 및 가족 중심의 서비스 실천을 위한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9년 전체 아동학대사례 중 75.6%는 가정 내 보호자에 의해 발생
[충북일보] 더불어민주당 예산 정책협의회가 6일 오후 충북도청에서 열렸다. 이날 협의회에는 송영길 당 대표를 비롯해 충북의 현역 국회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시종 충북도지사와 박문희 도의회의장, 서승우·성일홍 부지사도 참석했다. 충북도는 협의회 자리에서 지역 핵심현안과 2022년 정부예산 사업에 대한 의견을 집중적으로 전달했다. 주요 지역현안으로 △대전~세종~충북 광역철도 청주도심 통과 조기 확정 △2027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충청권 공동유치 △시스템반도체 첨단 패키징 플랫폼 구축 △청주교도소 등 이전 건의 △주요 법률 제·개정사항 등을 거론했다. 내년도 정부예산 사업으로 △충북선 철도 고속화 △충청내륙고속화도로(1~4공구) 건설 △중부내륙선(이천~충주~문경) 철도건설 △김치원료 공급단지 지원 △바이오의약품생산 전문인력 양성센터 건립 △순환경제 산업화 기술지원 사업 △2022 국제무예 활성화 사업 △전파플레이그라운드 구축사업 △음성 천년숨결 국가생태문화탐방로 조성사업 △중부고속도로(서청주~증평) 확장 △스마트 반려식물 지원센터 건립 △전국무예대제전 지원 △반도체 인력양성 융합센터 건립 △탄소흡수원 국산목재 목조건축 실연사업 △세포·유전자치료제 임상시료 GM
등꽃을 바라보며 배순금 전북시인협회 살아가면서 혼자서는 늘 석연치 않아 살을 엮고 혼을 섞어 온전히 목숨을 푸네 돌고 돌아 가지마다 엉킨 설움 종갓집 맏며느리 가슴에 더러더러 박힌 옹이는 구름 떠가는 하늘에 푸르른 눈빛 익히며 휘돌아 가는 긴 여정 속에 따사로운 입김 닿아 고단하지만은 않네 줄달아 날리는 등꽃 향 아래로 속살거리며 아래로만 흐무지게 가슴 풀어 코끝 휘감는 저 향내로 흔들림은 창호에 내리는 수줍은 신부의 오동보라 커튼 한 자락
[충북일보] 죽은 줄만 알았던 선인장에 화사한 꽃이 피었다. 겨울 내내 밖에 내놓고 돌보지 않았는데도 스스로 예쁜 꽃을 피웠다. 아버지는 혹독한 환경을 견뎌낸 결과라고 하셨다. ◇꿈 잃은 불나방들 언제부터인가 청주도심 곳곳에 젊은이들의 거리가 생겨났다. 파스타, 디저트, 커피 전문점이 즐비하다. 인테리어만 다를 뿐 판매하는 음식은 비슷비슷하다. 마치 한집 건너 하나 있는 삼겹살집처럼 말이다. 그곳을 운영하는 주인들은 젊다. 점포마다 개성은 다르지만 공통된 점이 한 가지 있다. 상당수가 1~2년 내 문(폐업)을 닫는다는 점이다. 생명력이 짧아도 너무 짧다. 창업을 위한 준비가 허술해 보인다. 20~30평대 점포를 얻어 장사를 한다는 것은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다. 보증금에 인테리어 비용까지 제법 큰돈이 들어간다. 젊은이들이 감당하기에 벅찬 액수일 게다. 더군다나 요즘처럼 코로나 시대에 음식점 창업은 모험이 아닐 수 없다. 대를 이어온 '노포'들도 코로나 시절을 극복하지 못하고 문을 닫는 곳이 즐비한데 말이다. 그러나 불길에 뛰어드는 나방처럼 젊은이들의 창업행렬은 지금 이 시간에도 이어지고 있어 걱정이다. 젊은이들의 불나방 행렬은 비단 음식점 창업분
자발적 외톨이라는 당당한 이름표를 마음에 내걸고 지내오던 중에, 몇 번 왕래하며 얼굴을 익힌 어르신이 동대표 선출 공고를 가리키며 말을 거셨다. "여기 죄다 늙은이들만 있으니 젊은 사람이 봉사 좀 해요" 그 말이 부하에게 출전을 알린 황제의 하명처럼 들렸던 모양이다. 자발적 외톨이였던 내가 마음을 고쳐먹고 이왕 할 거면 책임지고 확실하게 하겠다고 입주자대표회장 자리를 떡하니 차지해 버렸으니 말이다. 그 이후로는 배움의 연속이었다. 입주민들의 고충을 덜어주기 위해 여러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공부해가며 참으로 무모한, 하지만 용기 있는 항해를 시작했다. 720세대의 다양한 사정을 가진 입주민들과 관리소 직원들의 뜻을 존중하고 아파트 전체의 이익과 개인의 인권 사이의 균형을 맞춰가며 운영을 이어가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내 나름의 양심과 원칙을 따라 노력해 보니 어느새 1년이 지나 있었다. 그동안 느낀 점이 적지 않다. 첫째, 사람이라면 누구나 '리더의 자질'을 갖추고 있다. 그 자질을 소중히 여기고 키워줄 것인지 아니면 외면할 것인지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자발적 외톨이를 자칭했던 내가 하는 말이니 믿어보시길 바란다. 잔뜩 위축돼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이면 조용한 찻집에 앉아 책도 읽고 지나가는 사람들 구경도 하면 좋으련만 집에만 있어야 하니 참 갑갑한 일상이다. 그렇다고 밖을 나가도 입을 막은 마스크로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냥 숨을 쉴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이었는지를 순간순간 느끼며 한없이 그 시절을 그리워한다. 물을 자주 주는데도 잎이 윤기를 잃고 시름시름 아픔을 이겨내고 있는 듯 잎을 하나씩 떨구고 있는 고무나무에 시선이 머물러 있다. 생각해보니 몇 해동안 분갈이를 하지 않았다. 작은 화분에서 뿌리도 제대로 못 펴고 살아가고 있을 터이니 발버둥을 쳐서라도 화분에서 뛰쳐나오고 싶었을 것이다. 몇 년 전 화원에서 분갈이해 온 나무는 지금의 내 신세처럼 답답할 정도로 잎들이 빼곡하다. 화분 중심에 자리 잡은 본체 옆에서 더부살이하고 있는 작은 나무 처지도 안쓰럽기만 하다. 공간에 갇혀 있는 갑갑함을 달래도 보고 내친김에 큰 화분과 분갈이 흙도 구입하기 위해 화원으로 향했다. 더부살이하고 있는 작은 나무를 큰 화분으로 옮겨 심고 중심을 잡아주니 늠름해 보인다. 어머니 품에서 놀던 아이가 어느덧 청년이 되어 분가를 하고 홀로서기를 한 모습처럼 대견하다. 본체는 뿌리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권 도전 기자회견을 보면서 생각나는 게 전두환 정권의 장세동 안기부장이었다. 왜냐하면 전두환이 사면초가 상태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장세동과 같은 측근이 있었기 때문이다. 세상이 다 그를 버렸어도 장세동과 같은 측근이 보살폈기 때문에 골프라도 치면서 노후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박근혜 정권이 몰락한 후에도 여태껏 교도소에서 석방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장세동과 같은 충신이 없는 것은 물론, 김무성·유승민처럼 반기를 든 사람도 적잖기 때문일 것이다. 현직 대통령이 정권을 빼앗긴 선례가 거의 없음에도 탄핵을 당하고 구속까지 당한 것은 아군을 향해 총질을 한 우군의 분열 때문이었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임기가 일 년도 남지 않았다. 어느 대통령이고 퇴임하면 불행한 삶을 사는 공통점이 있는 한국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 핵심 측근이 잇따라 반기를 들고 있는 게 심상치 않다. 국정원이 정권안보를 위한 정보활동을 하지 않음으로써 정권은 검·경에 의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이런 사정을 감안해서 검찰총장을 발탁했을 것이다. 더구나 윤석열 총장은 문재인 정권이 출범하
노란색 꽃 무더기가 산책길을 환하게 밝힌다. 연초록 잎에 선명한 노랑꽃, 애기똥풀꽃이다. 이름도 귀엽다. '애기'라는 말이 들어간 대부분의 이름은 작거나 가여운 느낌이 든다. 줄기를 꺾어보면 노란 액체가 동글 맺힌다. 길가에 쪼그리고 앉아 손톱에 콩콩 찍어 노란 꽃무늬를 그리며 놀던 시절이 생각난다. 꽃 이름에 '똥'이라니, 무려 애기와 똥이 합쳐진 이름이라니, 오물이라도 묻은 듯해 애기똥풀이란 이름을 애써 모른 척했다. 그러나 지금은 저절로 앞의 글자 '애기'에 마음의 방점을 찍게 된다. '애기'라는데, 그 보송보송한 몸뚱이 안에 노란 똥이 가득 들어있건, 생떼든, 심술로 가득 찼건 상관없다. 노란색이 주는 맑은 느낌과 단순한 동그라미 네 장이 연결된 원형적인 꽃 모양이 천진하다. 게다가 노란색 똥을 싸는 꽃이라니, 어느 꽃의 이름이 이보다 더 귀염귀염할 수 있단 말인가. 이렇듯 체온이 느껴지는 정다운 이름을 지은이는 아마도 아이를 낳아 똥까지 예뻐하며 길러본 사람이겠지. 꽃망울을 감싸고 있는 꽃받침에는 솜털이 듬성듬성 나 있어, 어린 아기의 민머리 같다. 꽃이 피어나면 두 조각의 꽃받침이 떨어져 나간다. 그리고는 넉 장의 동그란 꽃잎이 펼쳐진다. 꽃
[충북일보] 올해 장마가 시작됐다. 지난해 충북에선 게릴라성 폭우로 인명 피해와 함께 막대한 재산피해가 났다. 기상이변은 해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올해도 국지성·게릴라성 호우 피해가 예상된다.·하지만 수해 복구와 예방 대책은 허술하다. 영동 금강 둔치 친수공원 조성공사의 경우 수백억 원이 투입됐다. 그런데 지난해 집중호우와 용담댐 방류로 침수돼 공원 기능을 잃었다. 이후 1년이 다 되도록 복구되지 않고 있다. 그대로 방치돼 공원 전체가 흉측하다. 주민 공원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다. 송호지구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광장과 산책로 등 주변이 잡초로 뒤덮여 있다. 옥천 건진리 낙석산사태 복구공사도 제대로 추진되지 않고 있다. 경부국도 4호선 변인데도 당시 플라스틱 안전 펜스 설치 등의 임시조치가 전부였다. 최근 복구공사가 진행되긴 했지만 속도가 나질 않고 있다. 올해는 6월장마가 아닌 7월장마다. 이번 장마의 특징은 첫날인 지난 3일부터 전국에 많은 비가 쏟아진 점이다. 충북 전역에서도 많은 비와 함께 강한 바람이 불었다. 이번 주도 도내 곳곳에 많은 비가 예고돼 있다. 기상청은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잦은 비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침수나 낙석 사고
우기 성낙수 충북시인협회 지속적으로 퍼붓고 있는 연주곡의 끝마무리로 곧바른 시간은 수모를 당해도 멋대로 내려 한 번 꼬이면 어쩌지 못해 계속 꼬이게 되어 있어 전후 가리지 않아 다급히 댕긴 맞불로 견뎌 내어 그늘진 인생에 낯선 기억으로 남아돌아 기별 없이 다가와 비에 젖어 서 있는 미련으로 나아가지 못해 멈춰선 비 맞은 머리카락 사이에 다 잃어 마지막 남은 뒷길로 빠져 버린, 긴 미련
여성과 남성은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르다. 신체가 다른 것 뿐 아니라 사고와 감정도 다른 면이 많다. 신이 인간을 창조할 때부터 다르게 만든 것 같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사물을 판단하거나 어떤 일을 처리할 때 감정적인 면이 많이 좌우한다. 반면 남성들은 조금 더 이성적이고 분석적인 면이 많다. 그래서 어떤 문제에 부딪쳤을 때 해결하는 방법도 다르다. 만약 친구가 자신의 괴로운 문제를 하소연하면 여성은 감정적인 위로에 집중하지만, 남성은 문제해결을 위한 방법을 제시하고자 노력한다. 요즘은 정부에서도 남녀평등과 기회 균등의 문제를 중시하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는 남녀평등이 완전히 보장되지 않는다. 직장 내에서도 공개경쟁에 의한 직업 외에는 고위직에 여성이 많지 않다. 그러나 그것이 남성 위주의 사회이기 때문이라고 간단히 단정 지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요즘은 모든 직업 분야에 남녀의 영역 구분이 없다. 사관학교에도 여성이 입학할 수 있고, 간호학교에도 남자가 입학할 수 있다. 내 경험에 의하면, 직업에 대한 의식도 남성과 여성이 좀 다르다. 개인차가 있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남성은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한 책임감이 강하며 어떤 어려움에도 쉽게 직
하얀 국화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할머니의 옛날이야기 같기도, 벤치에 앉은 노부부의 귓속말 같기도 한 국화꽃이 하나 둘 꽃잎 떨구고 있어요. 아주 짧은 시간 눈 한 번 감았다 떴을 뿐인데 저렇게 꽃잎 떨어져 있습니다. 살면서 잊고 싶은 것 많아서인지 허공의 시간에서 스스로를 지우는…….막 또 하나 꽃잎이 떨어집니다. 때론 그럴 때 있습니다. 가끔 세상에서 나를 지워 버리고 싶을 때 있습니다. 의자에 등 기대고 눈 감고 세상의 풍경에서 나를 삭제하면 서서히 세상의 시간에서 나도 지워지겠죠· 그래도 여전히 세상의 시계는 돌아가고 내일은 또 오늘이 되겠지요? 그렇게 오늘이 또 오늘이 계속 돌아오면 꽃잎 떨어진 자리 새살로 돋은 하늘처럼 우리 살면서 오늘이 만든 상처에도 새살이 돋을까요? 오늘따라 아침에 걸치고 나온 옷의 무게가 종일 지켜온 침묵보다 무겁네요. 세상을 향해 꼭꼭 닫아 두었던 마음 속 내가 서있는 길이 섬처럼 떠있고 한발 디딜 때마다 생기고 없어지던 섬들이 썰물에 부표처럼 흔들립니다. 가만히 있어도 어디론가 흐르던 길도 몇 시간째 그대로 떠있고 때때로 요란한 손 전화 벨소리가 정지된 생각을 흔들지만 생각과 생각사이 팽팽한 적막은 좀처럼 깨지지 않습니
[충북일보] 청주의 가을철 대표적 볼거리 낭성면 추정리 메밀꽃밭이 극심한 가뭄과 폭염을 이겨내고 하얀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국내 토종벌 명인 1호 김대립 청토청꿀 대표에 따르면 22일 기준 청주시 상당구 낭성면 추정1리 메밀밭 1만여평의 25%가 꽃을 피웠다. 추정리 메밀꽃은 이달 말께 활짝 피어 10월 초 절정을 이룬 뒤 같은 달 20일까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관람객들은 이곳에서 청주의 가을이 통째로 내려와 앉은 것 같은 환상적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메밀밭을 조성한 추정리 경관·밀원 추진위원회와 메밀꽃행사 추진위원회는 24일 추정1리 334번지 메밀밭 입구에서 마을장터 개장식을 갖고 '2024 추정리 메밀꽃행사' 시작을 알린다. 개장식에서는 충북세종가야금연구회의 축하공연도 열린다. 추정리 메밀꽃행사는 이날부터 10월 20일까지 계속된다. 28일부터 행사장 입장 때는 초등학생 이상 1인당 요금 5천원이 부과된다. 메밀꽃 개화 초기인 개장일부터 27일까지 입장요금은 면제된다. 입장요금 가운데 2천원은 농산물상품권으로 되돌려 받아 메밀밭이나 마을장터에서 지역생산 농산물, 음료수, 농산물가공품 등을 구매할 수 있다. 행사장 입장가능 시간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충북도가 2년 만에 받는 현장 국정감사를 도정 주요 현안 해결의 기회로 삼는다. 도는 여야 의원들에게 사업의 타당성과 당위성을 설명하고 내년도 정부예산 확보 등 국회 차원의 지원을 끌어낸다는 구상이다. 22일 도와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다음 달 17일 오전 충북도청에서 국감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2022년 현장 국감을 받은 도는 지난해에는 오송 지하차도 참사 수습을 위해 피감기관에서 제외됐다. 도내 지역구 국회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이광희(청주 서원) 의원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같은 당 박정현(대전 대덕) 의원과 함께 행안위 소속 충청권 의원이다. 도는 이 자리에서 핵심 현안에 대한 지원을 적극 건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국감과 관련해 세부적인 일정이 확정되면 건의 목록과 설명 자료 작성 등 준비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현안에는 지난 9일 국회의원 초청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건의한 도정 현안과 내년도 국비 확보 사업이 대거 포함될 전망이다. 당시 도는 주요 현안으로 14개 사업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 중부내륙연계발전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 대형가속기 구축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 카이스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