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명인들이 외가에서 많이 출생한 것은 당시 사녀가 임신하면 일정기간 친정으로 돌려보냈던 습속 때문이었다. 시부모가 임신으로 고생하는 며느리를 친정에 보내 친 어머니의 상관을 받도록 배려한 것이다. 율곡 이이(栗谷 李珥)는 파주가 고향이면서 모친의 친가인 강릉 오죽헌에서 태어났다. 우암 송시열(尤庵 宋時烈)도 회덕이 고향이면서 외가인 충북 옥천에서 출생했다. 단재 신채호 선생은 청주 낭성이 고향이었으나 대전 회덕에서 태어났다. 지자체 들이 위인 명인들의 고향을 아전인수 격으로 주장한다. 심하게 다투는 진풍경도 연출한다. 강릉 오죽헌엘 가면 관광객들에게 율곡이 강릉 출신임을 각인 시키고 있다. 파주시도 현창 사업을 하느라 율곡이름을 딴 습지공원도 만들고 야단법석이다. 우암의 경우도 충북과 대전이 서로 자기네 지역 출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류들이 자신이 태어난 고향보다는 처향을 선택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부인이 편하기 때문이다. 조선 명종 대 학자 대곡 성운(大谷 成運)은 낙향하여 부인 김씨의 고향인 보은 종곡에서 숨어 살았다. 임금이 여러 차례 불렀으나 벼슬을 받지 않았다. 대곡이 은거한 종곡은 속리산이 가까운 곳으로 처향을 떠나지 않은 것은 바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 사태로 인해 학사일정에 혼란이 있었지만 수능시험 성적이 발표되면서 각 대학마다 수시모집 전형이 이뤄지고 있다. 일부 시험 문항에 문제가 있어 지원에 혼돈을 피할 수 없지만, 큰 흐름은 예년과 다르지 않다. 진학을 원하는 모든 수험생들에게 있어 청운의 뜻이야 저마다 다르겠지만 교정을 오가는 입시생들의 발걸음 소리에는 꿈과 희망이 역동적으로 요동치고 있다. 모든 수험생들은 엄혹한 시간을 보내며 학업에 열중한 노력의 결실이 잘 구현됐으면 하는 바람이 그 어느 때 보다 간절하다. 제한된 입학정원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지원자가 몰리는 전공 분야에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그 어느 때보다 극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제는 면접을 대비해야 한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변수나 요소들을 점검해야한다. 면접을 대비하는 핵심 요소를 신언서판(身言書判)이라고 한다. 신언서판은 당나라 태종이 실시한 과거제도에서 인재 선발의 기준이었다. 신언서판을 두루 갖춰야만 유능한 인재로 평판 받을 수 있었다. 바르고 단정한 몸가짐이나 자신감 있어 보이는 표정,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고 조리있게 말하며 사물과 현상의 이치에 대한 올바른 판단력과 분별력은 오늘날 면접시험에도
2021년 전 세계를 공포와 불안에 떨게 한 코로나19로 인한 여러 가지 사회적인현상에 수 많은 변화들을 가져왔다. 코로나19의 높은 전염성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결혼식, 장례식에 참여하는 인원이 제한되는 식당 등 자영업자들의 생계도 불안하게 되었으며 직장인들 또한 재택근무로 전환되고 육아 맘들은 외부 활동이 제한되면서 우리의 일상에 수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코로나19로 인한 저출산 문제는 우선 비혼이 심화되었다는 것으로 대변된다. 취업이 힘들고 결혼식이 미루어지고 미혼의 젊은 남녀들에게 우선 결혼에 대한 인식도도 낮아진 가운데에서 더욱 결혼에 대하여 부정적인 시각을 심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또한 결혼을 한 젊은 부부들도 육아에 대한 커다란 부담감을 갖게 되어 출산을 미루거나 기피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직격탄은 우선 합계출산율에서 초유의 사태를 맞게 하고 있다. 2019년에 0.918로 간신히 지켜오던 0.9의 벽은 2020년 0.84명이라는 인구학 교과서에나 나오는 출생자수가 사망자수보다 적은 "인구의 자연감소"라는 전 세계에서도 찾아 볼수 없는 현상을 현재 12월까지 9개월을 이어오고 있다. 더 문제는…
[충북일보] 충북도와 충북교육청의 교육지원금 갈등이 해결 기미를 보이고 있다. 두 기관이 큰 틀에서 합의안을 도출했기 때문이다. 충북교육청은 추경 예산안에 편성한 유치원생 영·유아 교육회복지원금을 지급키로 했다. 충북도는 예비비를 편성해 어린이집 원생 등 영유아를 지원키로 했다. 14일 충북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한 서승우 행정부지사와 김성근 부교육감은 이런 내용의 합의안을 공개했다. 두 기관은 그동안 영·유아 재난지원금 지급 주체를 두고 두 달 넘게 갈등을 이어왔다. 자칫 무상급식 예산분담비율 갈등으로 비화할 뻔 했다. 초·중·고생들의 밥값이 동네북 신세로 전락할 뻔 했다. 두 기관을 향한 무상급식 합의 이행 촉구 목소리는 거셌다. 우리는 학생들의 급식비가 정쟁의 도구가 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교육은 국가 백년대계로 어떤 이유로든 무너져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충북도와 충북교육청간 분쟁은 무상급식 실시 전에도 길었다. 그래도 충북은 2011년 전국 최초로 무상급식을 시행했다. 충북도의 적극적 지원이 있어 가능했다. 앞으로 세부적인 분담비율은 두 기관이 논의하고 협의하면 풀 수 있다. 이걸 하면 저걸 못하겠다는 식의 대처는 옹졸하다. 교육은 두…
푸른 지우개 위상진 한국현대시인협회 부이사장 녹아버린 선인장 꽃을 뽑아냈다 내 안에 은닉되어있는 불온한 꿈이 메워진다 바람결에 넘겨진 책갈피에 숨어들 듯 그의 죽음은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았다 오래 살아남은 그의 손목시계 너는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있지 않은 야수파의 얼굴 우린 자주 떠났었지 너의 말 냄새는 싱크대에서 산책길에서 튀어나오고 헹궈내도 남아 있는 물의 얼룩 우린 왜 그렇게 많은 시간을 약속을 깨는데 익숙해져야 했는지 모래가 흘러내리는 시계 뒤에서 선인장 가시는 계속 자라고 있었나보다 취기처럼 비틀거리며 사랑할 때와 사랑받을 때의 파일은 서로 다르게 고쳐 쓰는 중이어서 더 길어지거나 더 짧아지거나 누군가 나를 점수 매기고 있다 누군가 지워지고 있다 금욕의 냄새 물씬한 푸른 별에서 몰인정한 시계 바늘 끝에서
[충북일보] 전라도 사투리에 '아리까리'라는 말이 있다. 알쏭달쏭하다는 의미다. 얼른 분간이 안 되는 모양이라는 뜻이다. 교수신문이 올해 선정한 '묘서동처(猫鼠同處)'는 '아리까리'할 정도로 여러 해석이 가능한 사자성어다. 주어가 누구냐에 따라 본래의 의미가 180도 달라진다. 한통속 된 '묘와 서' '묘서동처'는 한 마디로 앙숙인 고양이와 쥐가 동거를 하고 있다는 의미다. 고양이는 쥐를 잡아야 하고, 쥐는 고양이를 피해 도망가야 하는데 같은 공간에서 사이좋게 지내고 있으니, 참으로 기가 막힌 일이다. 중국 당나라 역사를 기록한 '구당서'를 보면 한 지방의 군인이 집에서 고양이와 쥐가 함께 지내는 모습을 보고, 임금에게 바쳤다. 이를 본 중앙관리들은 '복이 들어온다'며 기뻐했지만, 한 관리는 '도둑을 잡는 자가 도둑과 한통속이 된 것'이라며 제 본성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묘서동처'를 추천한 최재목 영남대 철학과 교수는 "올해 입법, 사법, 행정의 잣대가 불공정하다는 시비가 끊이질 않았다"고 진단했다. 이어 "국정을 엄정하게 책임지거나 공정하게 법을 집행하고 시행하는 데 감시할 사람들이 이권을 노리는 사람들과 한통속이 돼 이권에 개입하거나 연루된 상황
한 아이가 제대로 자라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속담이 있다. 출처는 불분명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한 아이가 어른으로 자라기 위해서는 주위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이고 이를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주변을 돌아보면 마을 사람들은커녕 누구보다 아이 옆에 있어주어야 할 부모조차 시간을 내기 어렵다. 과연 이뿐인가· 부모가 출산에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는 것도 쉽지 않아 누군가에게 아이는 어느 때보다 현실성 떨어지는 이야기가 되었다. 2021년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생률은 세계 최저 수준인 0.84명으로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아이 안 낳는 나라로 꼽히는 불명예를 안았다. 출산축하금과 장려금을 증액하고 부모의 출산휴가를 확대하며 육아휴직의 한계를 지워나가는 정책에도 한국의 출생률은 반등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정부는 해마다 출산 장려 정책을 확대해나가고 있는데 일각에서는 아이를 포기하는 모순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간극은 어디에서 오는가· 다음의 사례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아버지의 육아휴직을 보장하고 부모 동시 육아휴직을 허용하는 등 정부에서는 육아휴직을 확대하는 정책을 펼
# "국가에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도둑놈이 많습니다." 39세의 노총각은 신문광고를 보면서 솔깃한 기분을 느낀다. 도둑놈만 잡을 수 있다면 그 아까운 세금을 서민을 위해서 쓸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답이라도 하듯 눈길을 끄는 문구가 있다. 누구든 결혼하면 3억 원을 주겠다는 것이다. 그 많은 돈을 그냥 주는 걸까. 결혼자금으로 1억 원, 주택자금으로 2억 원씩 주겠다는 것이다. 노총각의 표정이 실망으로 바뀐다. 결국 융자를 해주겠다는 것인데 내가 무슨 담보가 있나. 그게 아니다. 무담보 무보증 무이자라는 것이다. 공돈이나 마찬가지다. 드디어 결혼을 할 수 있게 됐다. 허경영이 대통령에 당선돼야만 가능한 일이다. 취임 후 2개월 내에 해주겠다는 약속도 했다. 노총각은 설레는 기분으로 핸드폰을 꺼내든다. # 이 광고를 보고 놀라는 여자도 있다. 애를 낳으면 출산수당을 5천만 원씩 주겠다는 것이다. 결혼 3년이 지났는데도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고집하는 바람에 시어머니와 사이가 안 좋다. 키울 능력도 없으면서 낳기만 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게 그녀의 주장이고, 저 먹을 것은 타고 난다는 게 시어머니의 반박이다. 여자의 표정이 밝아진다. 출산 수당을 줄
어느새 5학년이 되었단다. 어깨를 살짝 덮은 생머리에 뿔테 안경을 쓴 뽀얀 얼굴, 반짝이는 검은 눈과 야무진 입매, 아이가 숙녀티를 내며 내 앞에 나타났다. 아이를 처음 만난 건 7살 때였다. 작은 키에 카랑한 목소리를 가진 아이에게 동화 구연을 지도했다. 오전엔 24명의 아이들과 정신없이 수업하고, 오후엔 밀려드는 공문을 처리하는 와중에 틈을 내어 매일 아이를 가르쳤다. 구연하는 자세, 성량 조절법, 얼굴 표정, 그리고 무대 매너 등을 알려주었다. 아이는 힘든 내색 없이 잘 따라 주었다. 석 달 여를 그렇게 연습한 아이는 충북동화구연대회에서 1등을 해 당당하게 교육감상을 받았다. 그 작고 당차던 작은 아이가 몰라보게 커서 인사를 한다. 한해를 마감하는 12월, 시민과 함께하는 시 낭송회에 학생을 출연시켰으면 좋겠다는 집행부의 제의를 받고 내 머리에 퍼뜩 떠오른 아이였다. 아이의 보호자에게 전화를 했다. 엄마는 좋은 경험이 될 거라며 기쁘게 전활 받았다. 그런데 며칠 후 집행부에서 연락이 왔다. 출연하려면 PCR 검사 증명서와 출연자 교육을 받은 이수증을 제출하라는 것이다. 콧속에 면봉을 쑤셔 넣어서 하는 검사가 얼마나 힘든 것인 줄 알기에 멈칫거렸다. 아
MZ 세대는 말했다. '태어나니까 폰이 있었어요.'라고. 나 어렸을 적에는 한마을에 잘해야 한두 대 있던 전화기였다. 이장님 댁이나 부잣집이었다. "전화 왔다"는 전갈에 뛰어가서 받았고, 가정사를 온 동네가 공유하던 때와는 확연하게 다른 차원의 세상 이야기이다. 요즘 폰은 식구 수대로 각자 하나씩 갖고 있고 어느 때는 두 개의 핸드폰을 혼자 가지고 다니기도 한다. 누구나 스마트폰이 손에 들려있고 스마트폰의 세상에 갇혀 사람과의 대화보다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소통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지난 2009년에 우리나라에 들어온 스마트폰, 누구하나 강요하지 않았어도 자발적인 학습으로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사람의 생각을 변화시키고 언어의 장벽, 문화의 장벽도 허물어 버렸으며 거대한 문명은 생활을 많이 변모시켰다. 데이터가 고객의 마음을 읽어주고, 휴대폰을 통해 학생은 공부하고 직장인은 행정사무를 본다. 주부는 집밖에서도 집안일을 하며, 어디서나 접속 가능한 정보 통신환경은 생활을 편리하게 한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부정적인 측면 또한 있다. 양날의 칼처럼 각종범죄에 노출되고 응용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디를 가나 핸드폰 삼매경에 잠겨 있는 이들, 유모차를 밀고
[충북일보] 지역대표형 상원제 도입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충북에서 의견 개진이 활발하다. 충북시군의회의장협의회가 지난 10일 지역대표형 상원제 도입을 촉구했다. 청주시의회 특별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87차 정례회에서 '진정한 지방자치(분권) 및 균형발전을 위한 국회 지역 대표형 상원제 도입 촉구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어 청와대와 국회, 행정안전부 등 관련 부서에 송부했다. 이시종 충북지사도 지난 2일 상원제 도입을 재차 촉구했다. 지역대표형 상원제가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근본적으로 지켜줄 최후의 보루라고 강조했다. 앞서 전국 시도의회의장협의회도 몇 차례 도입을 요구했다. 발전 방안 토론회도 여러 번 열었다. 많은 선진국들이 지역대표형 상원을 두고 있다. 미국의 경우 하원은 인구에 따라 주별로 의원수가 다르다. 하지만 상원은 50개 주가 똑같이 2명씩 선출한다. 스위스도 26개 주(칸톤)가 2명씩 상원 의원을 선출한다. 독일은 주정부 대표들로 상원을 구성한다. 지역이익을 국정에 반영하기 위해서다. 어떻게 해서든 대선공약에 지역현안을 담으려는 국내 현실과 사뭇 다르다. 대한민국도 제헌헌법 초안에 양원제를 담았다. 1952년 발췌 개헌 때도 양원제를
새벽 인력시장 안평옥 전북시인협회 상임이사 모닥불이다 선잠 깬 몇몇이 손 펴 녹이는 추위가 쿨럭쿨럭 기침한다 이글거리는 통나무 불꽃이 금방이라도 짙은 어둠 사를 것 같아도 좀처럼 깨어나지 않는 새벽 그 안에 한 무더기 시름 던진다 후드득 수심은 벌겋게 되살아나고 어둠은 더욱 짙어간다 누구 하나 이야기 꺼내지 않아도 집에 있는 식구들 휑한 눈망울 속 바람이 이마의 굵은 주름살 사이로 차갑게 흐름을 안다 한숨마저 얼어버린 허연 입김 내어 뱉는 사이로 회색빛 혼곤한 꿈을 재티로 날리고 있다.
2021년은 코로나19로 인해 국민들의 건강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졌고, 소비 행태와 라이프스타일 등 우리들의 삶에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금년 초 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코로나19는 지금현재 재 확산의 여파로 국민들의 삶은 붕괴직전에 직면하고 있다. 일자리를 잃거나 임금이 감소되고, 상점들은 문을 닫고, 거리에는 온 국민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으로 서로를 경계하며 여유로운 모습들은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이렇게 세상은 코로나 발생 전과 후로 나뉜다고 말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집단감염의 예방차원으로 시작된 어린이집 휴원은 부모들에게 엄청난 육아부담을 안겨주었고, 초․중․고등학교의 온라인 수업으로 인한 돌봄 부담은 부모들의 육아스트레스의 정점을 찍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학생들은 비싼 등록금을 내고도 학교의 시설한번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대면수업의 대체인 동영상 강의로 인한 수업의 질적 저하에 불만과 고충을 토로했으며, 청년층들의 체감 실업률은 사상최고로 가장 험난한 취업의 한해를 보내고 있다. 그러면 중․장년층들은 어떤가· 그들은 실직과 해고를 경험하면서 경제
새벽공기를 가르며 큰 딸 차를 타고 김포공항을 향해 달려갔다. 입동 무렵에 온 가족이 모여 김장을 담그는 날 여행을 가자고 해 두 딸은 금요일에 직장에 휴가를 내고 2박3일로 떠나는 여행이라서 들뜬 마음으로 비행기에 올랐다. 제주에 도착해 렌터카로 갈아타고 공항근처 포구에 자리 잡은 식당에서 전복죽과 미역국으로 아침을 먹었다. 동쪽으로 돌면서 들른 곳이 함덕 해수욕장이었는데 물이 너무 맑고 빛깔이 예쁘다며 감탄의 연발이었다. 아내도 동심으로 돌아간 듯 딸들과 어울려서 추억을 담느라 정신이 없었다. 바다를 바라보며 전망 좋은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즐거워했다. 성산 일출봉 근처농장에 들러 갖가지 식물과 꽃을 보며 넓은 농장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카페에서 차를 마시다 보니 어둠이 내려앉았다. 저녁은 흑돼지고기를 맛있게 하는 식당으로 갔다. 연탄불에 굽는 돼지고기를 먹으며 술도 한잔 곁들이니 여행은 점점 무르익었다. 서귀포에 있는 리조트엔 우리가 가장 늦게 도착해 1층 구석에 남은 방에 투숙을 했다. 늦잠을 자고 아침은 산방산 근처에 있는 빵을 맛있게 굽는 카페에서 커피와 브런치로 해결하고 송악산 둘레길이 너무 아름답다 해 걷기로 했다. 녹색 이
요즘 속이 시원해지는 뉴스를 대하기가 쌀 속의 뉘처럼 찾기 어렵습니다. 해서 먼 과거 속을 더듬어 보았습니다. 그 첫 번째 이야기입니다. 지난 2010년 11월 23일, 북한이 연평도의 군부대와 민가에 150여 발의 포격을 가한 '연평도 포격사건'이 있었습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군(軍)의 대응에 강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적의 공격이 계속되던 때라 대응 사격이 늦었던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다른 방법의 대응 타격이 기대에 너무도 못 미쳤기 때문입니다. "왜 연평도에 K-9 자주포 말고는 대응 타격 수단이 없는가?" "왜 1분에 한 발 정도밖에는 타격이 안 되나?" "왜 군은 전폭기 공격도 안 된다고 하느냐?" 이처럼 군의 대응을 매우 못마땅하게 생각했던 것입니다. 더욱이 북한의 도발에 대해 '확전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라'는 지시가 있었다는 잘못된 메시지가 나간 것에 대해서는 대로(大怒)하며 국방부장관과 해당 청와대 비서관을 즉시 교체해 버렸습니다. 당시 해병대 출신인 한나라당 홍사덕 의원은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 및 중진 연석회의에서 "북한의 포격 직후 대통령으로 하여금 '확전하지 말고 상황을 잘 관리하라'고 말하게 한…
지난 2019년 OCN에서 방송된 한석규 주연의 국내 최초 내부 감찰 스릴 드라마인 '왓처'는 민중의 지팡이이자 범죄를 조사하는 경찰을 감시하는 감찰이라는 특수한 수사관들이 경찰 내부 비리조사팀이 돼 권력의 실체를 파헤치는 심리스릴러 드라마다. 경찰을 잡는 경찰, 동료들에게는 영원한 '내부의 적'이자 다른 경찰의 수사를 의심해야 하는 또 다른 경찰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충북도는 감사기구의 장이 감사대상기관의 모든 업무와 활동 등을 조사·점검·확인하고 그 결과를 처리하는 자체감사를 추진하고 있다.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에 따른 자체감사의 종류는 종합감사, 특정감사, 재무감사, 성과감사, 복무감사로 나뉘지만 우리가 말하는 자체감사는 내부직원이 내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업무와 활동 등을 조사·점검하는 활동을 말한다. 그렇다면 순수한 내부감시 활동인 자체감사에 대한 직원들의 인식은 과연 어떨까? 조직의 업무 효과성을 확보하기 위한 기강유지와 비위방지 그리고 조직업무의 체계성과 능률성 및 적법성을 위한 내부통제를 위해 필요한 조직이라고 판단할까? 아니면, 바쁜 업무 상황에서 직원의 잘못을 들추어 처분을 하는 감사자로 생각할까? 드라마 '왓처'에서 말하는 것처럼 동
[충북일보] 말(言)에 대한 주제를 이어간다. 지난주엔 말의 책임을 강조했다. 충북경제자유구역청에 언책(言責)을 물었다. 이번엔 말의 품격에 대한 요구다. 이시종 충북지사의 설화(舌禍) 때문이다. *** 선의만으로는 부족하다 이 지사는 택견의 고장 충주 출신이다. 무예를 아주 좋아 한다. 각종 무예관련 대회나 행사도 여러 번 열었다. 지역대회를 전국대회, 세계대회로 발전시켰다. 예산 문제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번엔 말이 문제였다. 충북경제포럼 창립 23주년 기념식이 지난 9일 그랜드플라자 청주호텔에서 열렸다. 이 지사는 이 자리서 축사를 했다. 충주세계무예축제와 무예마스터십 추진 이유 등을 설명했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의 발발 이유가 조선의 무예천시라고 했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뒤이은 위안부와 환향녀(還鄕女) 발언이 논란을 일으켰다. 일제강점기 위안부 강제동원을 무예를 천시한 대가라고 했다. 병자호란 당시 환향녀 공출 역시 무예정신 부족이라고 했다. 야권은 즉각 이 지사 규탄 성명을 냈다. 이 지사의 발언은 설화다. 국가 재난엔 여러 이유가 있게 마련이다. 물론 무예천시나 무시가 작은 원인이 될 수는 있다. 하지만 주요 원인
[충북일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7천 명대다. 위중증 환자 역시 하루 800명대에 이른다. 지난 11일 0시 기준 재원중 위중증 환자가 전날보다 4명 늘어난 856명이었다. 수도권의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85.4%에 달했다. 현장에선 '병상대란' 비명이 터져 나온다. 중증 환자들이 병상 부족으로 적절한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정부가 18세 이상 연령층의 3차 접종(추가접종) 간격을 단축키로 했다. 2차 접종 완료 후 4~5개월에서 3개월로 줄였다. 병상 1천900개 추가 확보를 위한 행정명령도 발동했다. 신규 확진자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상황에서 내린 불가피한 조치다. 충북의 확진자 증가세도 꺾이지 않고 있다.·지난 10일 오후 4시 기준 52명이 발생했다. 총 확진자는 9천615명이다. 청주시의 지난 1주일 평균 감염자는 35.1명에 달한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이전이라면 4단계에 해당하는 평균 임계점이 넘는 숫자다. 최근 전국적으로 고령층과 청소년 등에서 두드러진 확진자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정부 차원에서 3차 부스터샷 접종의 시기를 간과한 탓이다. 그동안 노년층의 접종은 5월 초를 기준으로 이뤄졌
울산 바위 이난희 충북시인협회 이사 웅장한 울산 바위 근엄암에 우뚝 서서 우리들을 지켜보고 있다 말없이 미소만 지으며 구름 사이로 뒤덮인 산은 파란 손을 흔들며 나를 부른다. 마치 하늘에서 신선이 내려온 듯 포근히 나를 안아주고 있다 엄마 품속에서 잠을 깨어 일어나 보니 간밤을 지새운 듯 산과 구름은 여전히 벗 삼아 정답게 놀고 있다.
지난 2년간 코로나 바이러스의 창궐은 우리사회의 많은 것들을 변화시켰다. 짧은 시간에 급격한 환경변화로 인해 사실상 사회구조의 재편이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 기존 시스템으로는 제대로 된 대응이 어렵게 된 것이다. 이처럼 코로나 팬데믹은 트렌드 변화의 속도를 가속화시켰고,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불러왔다. 서울대 김난도 교수는 '트렌드코리아 2022'에서 포스트코로나시대가 열리는 2022년은 우리사회가 공동체는 개인으로, 개인은 더 미세한 존재로 파편화되는 나노사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체육 분야도 여러 가지 변화의 흐름 속에 있다. 체육이 정치로부터 분리되어야 한다는 명목아래 지방자치단체장의 체육회장 겸직금지를 골자로 한 법이 시행되면서 전국 17개 시도체육회와 228개 시군구체육회가 민선회장체제로 출범한지 꼭 2년.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각종 체육대회(행사)가 축소 또는 취소됐고, 공공체육시설이 폐쇄되면서 국민생활체육참여율이 감소하는 등 체육계가 크게 위축됐다. 충북체육회가 분석한 결과 충북도내 생활체육동호인대회는 지난 2019년 159개 대회가 열렸으나 금년에는 15개 대회에 불과했다. 97%가 줄어든 것이다. 또 체육활동 부
얼마 전, '시민단체 및 산하기관의 비리를 확실히 잡아 달라'고 시장에게 건의 글을 올린 서울시 공무원에 대한 기사를 봤다. 같은 공무원으로서 내부적으로 이런 내용을 제기하는 것이 쉽지 않음을 알기에 더 인상에 남았던 부분이다. 우리나라는 오래전부터 공직사회의 부패를 개선하고, 청렴한 분위기를 정착시키기 위해 관련 법률을 제정하고, 제도를 만드는 등 부단한 노력을 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회에서는 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사건처럼 지속적으로 부정부패 문제가 발생돼 왔다. 청렴을 실천하고 이러한 부정부패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조직적, 제도적 차원의 방안도 물론 중요하나, 공직자 개개인의 행동적인 부분에서는 인식을 개선하고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 실천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공직자에게 강조되는 공직윤리 중에도 청렴과 유사하게 볼 수 있는 개념이 있다. '공익과 사익이 충돌하는 상황에서는 공익을 우선시하여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청렴을 단순히 '민주성이나 효율성'이라는 가치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적 가치로 볼 것이 아니라, 청렴 역시 정책의 형평성이나 민주성을 담보하는 목적론적인 가치로 봐야 옳을 것이다. 이런
"우리 친구들 중에 내년에 환갑 되는 사람 누구누구지?" 고등학교 동창 몇 명이 만난 모임에서 나온 한 친구의 말이다. 웬 환갑? 우리 얘긴가? 갑자기 멍해졌다. '우리가 벌써 환갑 될 나인가. 환갑은 나이 드신 어른들 얘기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는 중에 두 명의 친구가 나선다. "나야 나. 내가 내년에 환갑이야" 그러고 보니 2022년인 내년은 1962년생이 환갑이 되는 나이다. 그런데 숫자로는 맞는 것 같은데 왜 실감이 안 나지? 고등학교를 같이 졸업한 동창생들임에도 누구는 내년이 환갑이고 누구는 아닌 이유는 실제 나이가 다르기 때문이다. 초등학교를 한 살 늦게 입학했거나 사정이 있어 1년을 더 다녔던 친구들이 내년에 먼저 환갑을 맞게 된다. 그 시절엔 초등학교 입학 나이가 일정하지 않아서 늦게 입학하는 경우도 많았다. 출생신고도 정확하게 하지 않아서 동창들 간에도 호적 나이는 제각각이다. 그래도 환갑은 실제 나이와 띠를 기준으로 하게 되니 그 친구 둘은 내년에 환갑이 된다. 축하해줬다. '환갑', 육십갑자의 갑으로 돌아온다는 뜻으로 '갑자년', '을축년'이라고 부르는 60개의 간지가 한 바퀴 돌아서 다시 자신이 태어난 해의 간지가 돌아온다는 뜻이다
'인터스텔라'라는 영화를 세 번이나 연속해서 본 적이 있다. 전직 우주비행사 쿠퍼와 딸 머피의 매 순간 장면을 놓치지 않으려고 온 신경을 집중해서 보느라 눈알이 빠질 지경이었다. 크리스토프 놀란 감독의 기발한 상상력에 대단하다는 말이 절로 튀어 나왔다. '백 투더 퓨처'를 수십 번 보고도 다시 보고 싶듯이 '인터스텔라'는 내 인생영화가 될 것이 틀림없었다. 영화의 구성과 줄거리도 놀랍지만 나를 빠져들게 한 것은 영화의 대사들이었다. 가령 "부모는 자식의 미래를 위해 유령 같은 존재가 되는 거지", "사랑은 시공간을 초월하는 유일한 것이다. 이해는 못하지만 믿어보기는 하자"라든가, "부모는 자식의 기억이야, 이제 우리는 그저 아이들한테 추억이 되면 돼", "부모가 되면 한 가지는 확실해지지, 자식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해주는 거야" 등등, 긴박한 영상을 보랴, 자막을 보랴, 진짜로 눈알이 빠지기 직전 난 영화보기를 그만 두었다. 그 이후로 이 영화를 생각할 때마다 언제나 내 두 아들의 얼굴이 팝업창처럼 자동으로 떠올랐다. 한 놈은 40대를, 한 놈은 30대 중반을 향해 가고 있으니 귀여울 것은 없지만, 내게는 어릴 적 그 모습 그대로, 온 힘을 다해 뛰어…
[충북일보] 충청권 광역철도망의 청주도심 통과 노선 확정에 청신호가 켜졌다. 차기대선 주요 정당 후보들이 잇따라 공약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무소속 김동연 후보는 '청주 도심 연결' 필요성에 크게 공감했다. 청주 도심을 연결하는 충청권 광역철도를 반드시 추진하겠다고 약속하고 정책공약을 잇따라 채택했다. 충청권 광역철도는 대전 반석~세종청사~조치원~오송~청주공항을 잇는 노선이다. '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1~2030년)'에도 반영됐다. 하지만 '오송~청주공항' 구간에 대한 구체적 노선은 아직까지 정해지지 않았다. 국토부와 국가철도공단은 기존 충북선 활용안과 청주 도심 경유안을 놓고 고민 중이다. 최적안을 정하기 위한 사전타당성 조사라고 할 수 있다. 내년 말쯤 조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신중도 과하면 되레 화가 된다. 너무 늦으면 좋을 게 없다. 대선 후보들이 '청주 도심 경유'에 공감하고 정책공약으로 채택했다. 국토부가 결정을 늦출 이유가 없다. 결정이 계속 늦어지면 청주시의 교통체계 개편에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경제성 등을 따진 합리적 결정이 바로 나와야 한다. 청주시…
대추 송재옥 전북시인협회 고문 삼복더위 치르고 난 산고 수천 자손 뼈 빠지도록 매달았다 푸르르 멋몰라도 몸이 불어나 우박처럼 쏟아질 것 같다 몸은 불렸어도 계면쩍게 맛없다 진료를 어둠 속 은밀한 곳에서 간질이는 실핏줄로 얼러 올린다 촉촉이 부푼 몸매 되작거리며 빛과 버무려 제맛으로 뜸 들인다 몇 날 며칠 화장발로 투덜대더니 차츰 낯색이 붉으락푸르락 화딱지가 혹발하면 아주 진빨강 애통터진 산물이 과일의 윗주지다 제사상에 먼저 거드름 피워 귀신을 홀리느라 일찍 설친다 약발로도 더더욱 선망 받지만 번데기처럼 주름투성이 꼬락서니 그래도 꿀단지 들여놓고 산다 어쩔래.
[충북일보] 청주의 가을철 대표적 볼거리 낭성면 추정리 메밀꽃밭이 극심한 가뭄과 폭염을 이겨내고 하얀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국내 토종벌 명인 1호 김대립 청토청꿀 대표에 따르면 22일 기준 청주시 상당구 낭성면 추정1리 메밀밭 1만여평의 25%가 꽃을 피웠다. 추정리 메밀꽃은 이달 말께 활짝 피어 10월 초 절정을 이룬 뒤 같은 달 20일까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관람객들은 이곳에서 청주의 가을이 통째로 내려와 앉은 것 같은 환상적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메밀밭을 조성한 추정리 경관·밀원 추진위원회와 메밀꽃행사 추진위원회는 24일 추정1리 334번지 메밀밭 입구에서 마을장터 개장식을 갖고 '2024 추정리 메밀꽃행사' 시작을 알린다. 개장식에서는 충북세종가야금연구회의 축하공연도 열린다. 추정리 메밀꽃행사는 이날부터 10월 20일까지 계속된다. 28일부터 행사장 입장 때는 초등학생 이상 1인당 요금 5천원이 부과된다. 메밀꽃 개화 초기인 개장일부터 27일까지 입장요금은 면제된다. 입장요금 가운데 2천원은 농산물상품권으로 되돌려 받아 메밀밭이나 마을장터에서 지역생산 농산물, 음료수, 농산물가공품 등을 구매할 수 있다. 행사장 입장가능 시간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충북도가 2년 만에 받는 현장 국정감사를 도정 주요 현안 해결의 기회로 삼는다. 도는 여야 의원들에게 사업의 타당성과 당위성을 설명하고 내년도 정부예산 확보 등 국회 차원의 지원을 끌어낸다는 구상이다. 22일 도와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다음 달 17일 오전 충북도청에서 국감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2022년 현장 국감을 받은 도는 지난해에는 오송 지하차도 참사 수습을 위해 피감기관에서 제외됐다. 도내 지역구 국회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이광희(청주 서원) 의원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같은 당 박정현(대전 대덕) 의원과 함께 행안위 소속 충청권 의원이다. 도는 이 자리에서 핵심 현안에 대한 지원을 적극 건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국감과 관련해 세부적인 일정이 확정되면 건의 목록과 설명 자료 작성 등 준비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현안에는 지난 9일 국회의원 초청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건의한 도정 현안과 내년도 국비 확보 사업이 대거 포함될 전망이다. 당시 도는 주요 현안으로 14개 사업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 중부내륙연계발전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 대형가속기 구축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 카이스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