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노루 향주머니로 거부(巨富)가 되기도 했다. 이 복주머니를 인간에게 제공한 사향노루는 시베리아, 히말라야 등의 고원에 사는 한대(寒帶) 동물이다. 이런 기후 조건에 적응한 동물이기에 우리나라에선 찾아볼 수 없는 희귀종이다. 어느 문헌에 의하면 여름 철 뱀을 잡아 먹은 노루가 자신의 살가죽에 미향(彌香)이라는 향내를 겨우 내내 축적 시킨 게 바로 사향(麝香) 이란다. 봄이 오면 노루는 이 향이 고인 부분에 통증을 느껴 제 발톱으로 도려낸 것이 사향 낭(麝香囊)이다. 노루가 이 향주머니를 해마다 같은 장소에 묻어두는 습관이 인간에게 큰 돈벌이를 안겨주었나 보다. 이 사향낭은 무게가 약 30 그램 나간다고 하니 그야말로 희소가치를 지닌 이것을 획득한 자는 부자가 될 법 하다. 무엇보다 생향(生香) 1밀리그램 20분의 1만으로도 후각을 자극함은 물론 이것이 묻힌 주변의 숲이 누렇게 시든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이 향낭(香囊)을 들고 과수원을 지나치면 과일이 익지 않을 정도라고 한다. 또한 짙은 향내는 섹스어필까지 이끄는 힘을 지녔단다. 오죽하면 옛 기방에서 얼굴이나 몸매가 빼어나진 않았지만 유독 남정네들에게 인기 있는 기생을 일러 '사향녀(麝香女)'로 불렀
세계적인 뮤지컬 캣츠의 주인공 그리자벨라 고양이는 너무나 아름다운 미모를 갖고 태어났다. 더 크고 화려한 세상을 향해 나아가려 정든 고향과 친구를 뒤로하고 떠나지만, 초라한 모습으로 되돌아온다. 그러나 친구들은 실패하고 돌아온 그녀를 따뜻하게 품어주지 않는다. 외톨이가 된 그리자벨라는 힘든 시간 속에서 그래도 희망을 잃지 않겠다는 내용의 노래를 부르는데 그게 바로 'Memory'다. 이 곡은 세계의 여러 가수가 꼭 한 번쯤은 녹음하고 싶은 가장 아름다운 뮤지컬 삽입곡 중의 하나로 손꼽힌다. 한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았다. 수많은 기억과 추억을 간직하고 새로운 기억과 추억을 채우는 시작점에 있다. 좋은 기억도 아픈 기억도 있을 것이다. 기억하고 싶은 기억도, 지우고 싶은 기억도 있을 것이다. 50여 년을 농부로 살아온 분이 매일의 농사기록들을 모아 책으로 엮어 보내주셨다. 자녀를 대하듯 따스한 시선으로 곡식들을 보듬으며 키워낸 이야기들이 정겹다. 40여 년의 공직생활을 마치신 분께서도 때론 소소하고, 때론 위태했던 여러 기억을 모으고 기록해 회고록을 내셨다. 이분들의 기억들이 모두 순풍이지는 않았기에 더 가슴에 와닿는다. 알고는 가지 못했을 위기와
며칠 전, 밤 11시에 송구(送舊)예배를 드렸다. 늘 드리는 예배지만, 해를 보내는 마지막 예배에 임하는 마음은 어느 때보다 정성을 모으게 되고 진심이 된다. 땡! 땡! 땡! 목사님께서 타종하신다. 자정을 알리는 종소리다. 이어서 영신(迎新)예배로 들어갔다. 범이 왔다. 범 중의 범, 임인년 검은 호랑이해다. 새로운 해가 온 거다. 조용히 묵상하노라니 20대 후반, 영신예배에 임했던 내 모습이 보인다. 그해도 호랑이해였다. 그런데 무슨 기도를 올리는지 제법 진지하다. 그해 가을, 나는 세상에서 제일 예쁜 호랑이 줄무늬를 입은 딸을 낳았다. 지금 나는 어떤 마음으로 새로운 해를 살아야 할까. 검은 호랑이는 강력한 리더십, 도전 정신, 열정을 의미한단다. 그러할지라도 36년 전처럼 위대한 도전을 할 수는 없다. 그런데 호랑이 특성 중 도전 정신이란 말이 되뇌어진다. 검은 호랑이를 보고 싶다. 검은 호랑이는 상상 속 동물이 아닌, 실제 뱅골에 7∼8마리 정도 서식한단다. 국토 대부분이 산으로 이루어진 우리나라에도 옛날에는 호랑이가 많았단다. 지금은 동네에서 야생 호랑이 보는 일이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까마득한 옛이야기지만,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다. 영조 2
20대 대통령 선거 운동이 한창 진행 중이다. 국민의 마음을 얻어야 하는 대통령 후보들은 얼어붙은 국민의 마음을 녹이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제대로 된 부동산 정책, 청년 일자리 정책, 젠더 갈등 해소책, 국민 통합 정책, 소상공인 정책, 불평등 문제 해소, 지구 환경 문제 등 우리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줄 정책을 발굴해 국민께 제시하고 동의를 얻기 위한 노력이 날로 치열하다.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이기에 주권자인 국민에게는 당연하고 바람직한 모습이다. 여도 야도 실패했다고 하는 부동산 정책도 예외는 아니다. 공급 문제는 차치하고 부동산 세금에 대해서도 다양한 해결책을 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종부세와 양도세 중과의 문제가 아닐까 한다. 종부세는 고가아파트를 가진 사람들에게 재산세 이외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보유세의 대표적인 세금으로 불려 왔다. 양도세 중과는 꼭 필요한 주택 1채 이상을 가진 사람들에게 양도세를 중과해 다주택을 갖지 못하게 하려는 정책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최근 수도권 중심으로 아파트를 비롯한 주택가격이 급등하면서 야당의 표현을 빌리자면 종부세와 양도세를 본래의 목적보다는 약탈적 세금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된 듯하다.…
"대자연은 삼라만상의 집이요, 오송은 우리의 보금자리다. 지형지세가 변하고 사람이 바뀌어도 삶은 계속되고 삶의 터전은 남는다" 오송생명과학단지 중 오송읍 정중리와 봉산리 일대에 택지와 산업용지 등의 추가 공급을 위해 개발되고 있는 오송2단지 내 오송읍 봉산리 1517에 위치한 정중공원 한쪽 편에 서있는 애향불망비(愛鄕不忘碑)의 첫 문구다. 오송은 동림산에서 출맥한 구릉들이 뒤를 받쳐주고 앞으로는 넓은 평야를 이룰 뿐 더러 조천이 감싸고 돌며 미호천이라는 큰 물줄기까지 더해져 예부터 선조들이 터를 잡고 살던 곳이었다고 한다. 토지개발과정에서는 삼국시대의 백제토기편, 고려의 청동함, 조선 백자 등의 여러 유물들이 출토돼 이를 증명하고 있다. 봉산에서는 꿀벌이 쉬지 않고 꿀을 나르고 율포 밤나무에서는 알밤이 주렁주렁 열렸다고 한다. 오송2단지가 개발되며 삶의 터전을 내어준 마을은 솔미(송산), 벌미(봉산), 점말(점촌), 밤까실(율포), 병마동, 정자터의 6개소나 된다. 밤까실이라는 옛 지명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다. 실향민, 말 그대로 고향을 잃은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얼마나 많은 실향민들이 그들의 터전을 내어주었을까? 우리나라에는 정말 실향민들이 많다
꽃밥 강인순 경북문인협회장 밥 한번 먹자더니 하마 봄이 다 간다 큰길가 이팝나무 며칠째 밥해 놓았는데 뭐 그리 쏘다니는가 뭐 그리 꼭꼭 숨었나 다 식은 그릇 놓고 혼자서 떠는 궁상 그걸사 능청스레 낮달이 훔쳐보는데 한술 떠 창밖을 보니 오동꽃 등을 켰네
[충북일보] 오는 6월 1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광역의회 선거구 획정이 늦어지고 있다. 국회가 기준을 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농어촌지역 선거구 정수 유지 여부가 관건이다. 선거구 획정은 현행법상 선거일 120일 전까지 정해져야 한다. 하지만 지금 상황으로만 보면 어렵다. 선거 때마다 획정이 늦어진 전례를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2014년과 2018년 광역의원 선거구 획정이 늦어지면서 기초의원 선거구 획정도 지연됐다. 반복되는 정치권의 늑장 처리를 비난하지 않을 수 없다. 전국 13개 기초자치단체가 지난 4일 광역의원 선거구 획정 개선을 촉구하는 건의문을 국회에 전달했다. 이날 오후 2시 30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영동군 등에 따르면 지난 2018년 헌법재판소 판결은 광역의원 선거 인구편차 허용기준을 기존 4대 1에서 3대 1로 강화했다. 농어촌 지역성을 고려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충북 영동군과 옥천군, 강원 평창군·정선군·영월군, 충남 서천군·금산군, 경북 성주군·청도군, 경남 거창군·창녕군·함안군·고성군 등 13개 기초단체에서 광역의원 선거구 통폐합이 불가피해졌다. 충북도의 경우 광역의원 전체 선거구는 29개 지역구로 나뉜다. 전체
'딩동' 오늘도 호출벨을 시작으로 하루를 연다. 충주시 칠금금릉동 민원실에서 근무한 지 1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이곳에서는 예상보다 다양한 업무를 하고 있다. 아이가 태어나 부모님이 출생신고를 하러 오면 각종 수당과 혜택을 받으실 수 있게 도와드리는 역할을 하고, 아이에게 주민등록번호를 부여한다. 반대로 고인의 사망신고를 하러 오신 분께는 각종 상속 재산을 통합적으로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를 안내해드리고, 고인의 주민등록번호를 말소시키는 작업을 한다. 이 두 가지 업무는 그분들의 감정이 나에게까지 전해질 때가 많아 기쁨과 슬픔의 상반된 감정을 하루에 모두 공유하게 될 때도 있다. 또한 설레는 표정으로 고등학생이 주민등록증을 만들기 위해 방문하고, 집 계약 시 필요한 서류를 발급하는 분은 새로운 보금자리에서의 행복한 미래를 꿈꾼다. 어떤 분은 빚을 갚지 않는 상대방 때문에 답답한 마음으로 법원에 제출할 서류를 준비하고, 어두운 표정으로 이혼에 필요한 서류를 발급해가는 분도 다녀간다. 이렇게 매일 민원실에서는 각양각색의 감정과 사연을 가진 사람들을 응대하고 있다. 여기서 나의 역할은 그들의 감정선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차분하게 내 할…
옛날 첩에서 낳은 자식들은 자신을 낳아준 아버지를 면전에서 아버지라 부르지 못했다. 부모 또한 자식으로 대접하지 못했다. 허균의 홍길동전은 서자출신인 실제 친구 유희경을 모델로 삼아 그렸다고 한다. 천재 이단아 허균은 이런 제도에 대한 저항을 하다 미움을 받고 끝내는 저자거리에 참수됐다. 유희경은 당대 천재 시인으로 부안기 매창의 연인이었다. 두 사람이 주고받은 아름다운 시는 지금도 현대인들의 심금을 울려준다. 유희경은 서울에서, 연인 매창은 부안에서 인편에 시를 주고받았다. 오지 않는 연인을 매양 기다리는 매창의 한과 슬픔이 묻어있는 명작이다. 아들이 없는 재상들은 대를 끊길 것을 염려하여 첩을 들여서라도 아기를 낳았다. 종손은 아우의 아들을 입적시켜 양자를 삼기도 했다. 추사 김정희 선생도 백부 김노영의 양자로 들어가면서 월성위(月城尉.영조의 사위) 가문의 종손이 됐다. 조선시대 한 대감이 아들이 없자 80세에 노비를 첩으로 삼아 득남했다. 고을의 여러 유지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앞을 다퉈 찾아오며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한 시를 헌정 하는 등 야단법석이었다고 한다. 대가 끊어질 위기에서 소망을 이뤘으니 첩의 자식일지라도 매우 기뻤던 모양이다. 아
-'춘섬 여사'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제가 많은 이들 앞에서 얘기해 본 적이 없어 많이 떨리네요. 잘 부탁합니다." -길동의 신분이 서자(庶子)라 어머니의 설움이 많으셨지요? "하찮은 제가 뭘 알겠는가만 길동이 태어나기 전년(前年)인가 제도가 바뀌었대요. 저나 내나 원한 게 아니었으니 어쩔 수 없었지요. 시대를 잘 못 타고났다고 해야 할지…." -부인을 향한 홍 판서의 사랑은 어땠나요? "그런 걸 얘기해도 되나요? 원래 본부인은 연세가 있고 저 같은 시비들은 어린 경우가 많았어요. 대감님은 가문의 하늘같은 어른이니 총애를 베푸시면 그냥 좋았지요. 대감님이 손을 뻗치시면 거절하기 어려웠고요. 저를 아껴주신다는 느낌은 자주 받았어요." -길동이 어려서부터 재주가 출중했었다지요? "제 아들 자랑이 될까 뭐하지만 주변의 칭찬이 자자했어요. 인물이나 체격도 빠지지 않았고요. 글공부도 꽤 잘 했고요." -아이들이나 어른들 사이에 질투나 그런 건 없었나요? "출세할 수 없는 서얼들이 똑똑하면 세상에 대한 원망이 많아지고 그게 행동으로 드러나면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어려움에 처할 수 있는데다 까딱 잘못되면 가문이 큰 피해를 당한다고 했어요. 그러
20년 전 대학원에서 포스트모더니즘 시대 미술의 특징에 대해 함께 토론하며 수업하던 날이었다. 담당교수님이 가장 이해하기 쉬울 거라며 직접 겪은 일을 사례로 들었다. 한 학생이 졸업 후에도 교수님의 작업실에서 도예작업을 하고 싶다고 했다. 퇴근 후 저녁마다 학교에 나와서 작업을 하겠다니 기특해서 허락했다. 제자는 흙을 만지고 물레를 돌리며 도자기 만드는 일에 푹 빠졌고 참 열심이었다. 교수님도 한 작품씩 완성해가는 제자를 보며 보람을 느꼈다. 재학생들은 저녁이면 미팅이다 동아리다 얼굴 보기도 힘든데 하루도 빠짐없이 오는 그 친구가 대견했다.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고 싶었다. 이 방법은 어떨까, 이 유약을 써 봐라 하며 도구와 재료를 아끼지 않고 지원했다. 작품들이 쌓여 드디어 가마에 넣는 날이 되었다. 어떤 작품으로 변신할까 궁금해하며 교수님도 제자와 함께 며칠 동안 불 옆에서 떠나지 않았다. 도자기는 유약, 불의 온도와 연기에 따라 표면의 색이나 무늬가 확 달라지므로 어떻게 완성될지 설레기까지 했다. 도자기 가마의 열을 식히는 기간에 교수님은 장거리 출장을 가게 됐다. 업무를 마치고 돌아오던 날 작업실로 바로 달려갔다. 작품에 대한 기대로 한껏 들떠서 말
[충북일보] 인구감소지역이 갈수록 늘고 있다. 사라져 가는 지역도 생기고 있다. 새삼스런 일로 여겨지지도 않는다. 전국 229개 지방자치단체의 39%에 이르는 89곳이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됐다. 지난해 10월 18일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이 '인구감소지역 지정 및 지원 방향'이라는 브리핑을 통해 밝힌 숫자다. 사라질 곳이 어딘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해 준 셈이다. 그동안 시·군통폐합 등으로 사라진 지역은 여럿이다. 하지만 앞으로 이런 절차 없이도 많은 곳이 사라질 수도 있을 줄은 몰랐다. 전남과 경북이 각각 16곳으로 가장 많았다. 강원(12곳)·경남(11곳)·전북(10곳)이 뒤를 이었다. 충남과 충북, 경기는 각각 9곳, 6곳, 2곳이었다. 부산(3곳), 대구(2곳), 인천(2곳) 등 일부 광역시 구·군도 지정됐다. 수도권이 비수도권 인구를 추월한 지 2년이 지났다. 그 사이 인구 격차가 40만 명 이상 벌어졌다.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인구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2월 말 기준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 인구는 2천602만3천283명이다. 비수도권 인구 2천561만5천526명보다 40만7천757명이 많았다. 비수도권에서 1년 전과 비교해 인구가 늘어난
고독의 뒷모습에 사색이 묻어 있다 황혜경 충북시인협회 고독이 바람 따라 놀러 오면 나는 걷는다 걷다 하늘을 보고 걷다 땅을 느낀다 사색을 마중하러 간다 고독이 두서없이 방문하면 옷을 주워 입고 문밖으로 나선다 신을 고쳐 신고 천천히 천천히 걷는다 사색이 시작된다 고독이 슬며시 뒷모습을 보인다 고독이 바람 따라 놀러 오면 나는 걷는다 걷다 하늘을 보고 걷다 땅을 느낀다 사색을 마중하러 간다 고독도 저만치 뒷모습을 보이며 걷고 있다
"감사합니다. 축산과 박진용입니다." 축산과 가축방역팀에 있는 내 전화기가 울리면 항상 친절히 인사를 주고 받는다. "브...브루라? 브세루라..? 그거 검사 신청하려구요." 아무래도 2종 가축전염병인 브루셀라병 검사를 말씀하시는 모양이다. 축우는 농장 밖으로 이동하기 전 브루셀라병 감염여부에 대하여 필수적으로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 이에 축산과에서는 채혈검사를 접수받아 채혈기관 및 공수의사 등에 전달, 축우에서 채혈 후 브루셀라 감염 여부를 확인한다. 브루셀라검사 신청이 가축방역팀의 전화대응 60%이상을 자리잡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이다. "내일 출하할 건데, 오늘 일단 채혈하러 나와주세요." 바쁘신가 보다. 하지만 전화접수(시청) > 채혈(채혈기관 및 공수의사 등) > 감염여부 검사(동물위생시험소) 순으로 진행하게 되어 검사에 따라 결과가 나오기까지 2주 가까이 기간이 소요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또한 채혈기관에 의뢰해 진행하다 보니 농가의 요구를 다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불가하다 안내하기 전 다시 다방면으로 공수의사나 채혈이 가능한 인원에게 연락해봤으나 다들 오늘은 시간내기 어렵다고 한다. "아유 그래도 해줘요…." '저도 죄
셋째 딸이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을 때, 발령이 나기 전에 마음에 긴장도 풀기위해 북해도 여행을 함께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비행기 창문으로 내려다보이는 바다는 가슴을 설레게 했다. 우리는 천주교회를 개조해 만든 오랜 역사가 숨 쉬는 호텔에 투숙했다. 경건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기품과 성모 마리아에 대한 연민이 느껴졌다. 동화 같은 아름다운 경치와 맑은 공기를 마시며 딸아이와 손을 잡고 아침 산책길에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니 맑은 물이 솟아올랐다. 주위에는 개 두 마리가 짖지도 않고 어슬렁거린다. 주위에 사람이 없는 것으로 보아 주인 없는 들개인 것 같았다. 개들도 산책을 하나 보다고 생각했다. 호텔에 도착해서 가이드에게 원천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하니 깜짝 놀란다. 이곳에는 여우와 늑대가 출몰한다고 했다. 아마 둘 중의 하나일 거라고 했다. 만약 그것이 여우나 늑대라는 걸 그때 알았더라면 오금이 저려 오도 가도 못 했을 것이다. 가끔은 모르는 게 약이 될 때도 있는 것 같다. 일본에서 돌아오는 길에 부산에서 내렸다. 부산은 학창시절 추억이 있는 곳이다. 수학여행을 해운대로 갔었다. 파도가 바위와부딪쳐 포말을 일으키며 하늘로 치솟아 오르는 모습을
"이거 얼마예요?" "몰라요. 헝아가 와야 되여." 신년 벽두에 산 속 동물원에 있는 호랑이를 보고 내려오다가, 꽁꽁 언 저수지 둑에서 사과를 팔고 있는 어눌한 중년을 만났다. 왜소한 체구에 옷마저 툭툭하지 않아 '성냥팔이 소녀'를 보는 듯했다. 배달을 간 형이 와야 한다며 자기는 값을 모른다고 했다. 다음에 오겠다는 우리에게 사과 하나를 건네고는 "끝내저여! 끝내저여!"하며 발을 동동 구른다. "저기 올라오는 작은 차 아닌가요?" 앞서 내려가던 아내가 발길을 돌린다. "헝아다, 헝아!" 몸도 마음도 약한 것 같은 남자의 얼굴이 환해졌다. "동생분 때문에 사게 되네요. 동생이 형님을 어찌나 애타게 기다리는지…." 60대 중반으로 보이는 초췌한 형은 연신 고맙다며 몇 개의 덤과 함께 사과 1박스를 집까지 배달해 주겠다고 했다. "옛날에 서로 볏단을 옮기던 '의좋은 형제'가 생각나네요. 호랑이 기운을 받아서 그런지 오늘도 기분 좋은 하루네요." 코로나19로 무기한 휴장을 했던 청주랜드동물원이 재개장해 다행히 임인년(壬寅年, 검은 호랑이의 해) 정초에 호랑이를 만나고 그 직찍을 지인들께 보내드리는 기쁨까지 누렸다. 세 놈의 시베리아 호랑이 중 한 녀석
박근혜는 석방이 기쁘지 않다. 답답할 뿐이다. 날 부패한 대통령으로 탄핵하고 5년 동안이나 감옥에 가두었다. 뇌물죄로 옥살이를 한 대통령이 방 한 칸이 없어서 엄동설한에 집을 구하러 다닐 수 있나?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나처럼 청빈한 대통령은 없다. 내가 부정부패를 해서 돈을 뜯으면 어디에 쓰겠는가. 부모자식이 없는데다 남편도 없다, 천지간에 혼자뿐인데 어디에 쓰려고 돈을 뜯겠나. 죽을 때까지 산해진미만 먹는다고 해도 10억이면 충분하다. 아무리 좋은 옷만 사서 입는다고 해도 10억이면 족하다. 평생 유람만 다닌다고 해도 10억이면 충분하다. 아무리 많게 잡아도 백억이면 충분한데 내 재산이 얼마인가. 내곡동 집만 해도 2백억이 넘었다. 박근혜는 벌떡 일어나 창밖을 본다. 이 한을 풀지 않고는 죽어서도 눈을 감지 못할 것이다. 맨 먼저 떠오르는 얼굴이 윤석열이다. 피도 눈물도 없는 놈이다. 어떻게 그렇게 혹독할 수 있나.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이 어디 있나. 금방 잡아먹기라도 할 것처럼 노려보다가 눈을 감고 만다. 윤석열은 한낱 하수인일 뿐이다. 시킨 놈이 더 나쁘다. 아무리 위에서 시키더라도 어떻게 그렇게 잔인할 수 있나. 주먹을 불끈 쥐고…
[충북일보] 전 세계 일자리 10개 중 1개가 관광산업과 관련돼 있다. 국내에서도 별로 다르지 않다. 최근엔 지방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방소멸이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최적의 아이콘으로 등장했다. 경제 활성화를 통한 인구의 재유입까지 노려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전국의 모든 지방자치단체에서 관심을 집중하는 이유도 여기 있다. 단양군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단양군의 관광산업을 견인할 단양관광공사가 지난 3일 출범했다. 단양관광관리공단이 복합형 지방공사로 다시 태어났다. 기존 공단은 지난 2009년 충북의 첫 관광 전문 공기업으로 출발했다. 단양군에 따르면 옛 공단은 지난해 단양군의회 승인, 공사 설립 등기와 사업 이관, 조직 개편 등 공사 전환 절차를 완료했다. 단양공사는 공공성에 전문 관광마인드를 접목해 단양관광 진흥을 선도하는 관광전문 공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 대행 사업장인 온달관광지, 도담삼봉, 고수동굴 주차장, 천동관광지, 다리안관광지, 소선암캠핑장, 대강캠핑장, 소선암자연휴양림을 직접 운영하게 된다. 단양군이 직영하던 소백산자연휴양림과 자체 사업으로 만천하스카이워크까지 맡게 된다. 만천하스카이워크는 지난달 30
노을 2 한상우 충북시인협회 가을걷이 끝난 길을 걷다 스산한 바람과 휑해진 구름 스쳐 괜스레 눈시울 붉어지는데 비스듬히 서 있는 허수아비를 보고 열꽃 핀 만삭인 아내가 툭 툭 내 옆구리를 치는 거라 뼈대만 남아 묵상을 하는지 얼굴마저 지워졌는데 저물어 보이지 않는 건 무슨 까닭일까 녹슨 새벽을 써레질하다 삽사리도 잠든 밤 기척으로만 보았던 아버지의 그림자가 들판 가득 지게를 지고 섬섬하게 번져가는 거라
[충북일보] 팬데믹 시대다. 숫자가 명령하는 시대다. 해는 져서 어두운데 찾는 사람이 없다. 썰렁한 도심 저녁 풍경이다. 초대장 없이도 같은 곳에 사람들이 모여든다. 북적이는 산과 들의 한낮이다. *** 위안이 필요하면 떠나라 새해가 밝았다. 힘겨웠던 한 해가 저 멀리 갔다. 여전히 어렵고 힘들다. 팬데믹은 진행 중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2주 연장됐다. 여행 결핍시대다. 자유로운 여행이 좀처럼 허락되지 않는다. 여행의 가치와 의미에 대해 생각한다. 새로운 여행의 방법을 모색한다. 본보는 10년이 훨씬 넘도록 '충북일보클린마운틴'을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2년 동안 회원들과 만나지 못했다. 처음으로 여행을 함께 할 수 없었다. 지금은 그저 비대면으로 소통하고 있을 뿐이다. 여행의 의미와 여행이 주는 위안을 전하고 있다. 1년에 10곳씩, 2년 동안 스무 곳을 찾아 소개했다. 국민 모두 새해엔 지긋지긋한 마스크를 벗는 해가 되길 소망한다. 바깥과의 관계를 다시 복원할 수 있기를 간절히 원한다. 자연으로부터 위안을 고대한다. 하지만 여전히 알 수 없는 나날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이미 2주 연기됐다. 1월도 거의 물 건너 간 셈이다. 모두가…
이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 무조건 공평한 대우를 받는 일은 더더욱 없다. 부모를 잘 만나서, 또는 잘 못 만나서 그에 따른 대우를 받는 것도 공평하지 않다. 그래서 사람들은 보다 더 공평한 사회를 꿈꾸며 사회주의나 공산주의 이론을 만들기도 하고, 각자가 바라는 완전한 복지국가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혹자는 이 세상에서 공평한 것이 꼭 하나 있는데 그것은 시간이라고 한다. 누구에게나 하루가 24시간이라는 것만이 공평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24시간이 주어진다 해도 모두 공평한 시간을 누리지는 못 한다.누구는 100년도 살고, 누구는 10년도 못 살고 떠난다. 그러니까 인간에게 주어지는 시간도 공평한 것은 아니다. 그런데 꼭 한 가지, 공평한 것이 있다. 인간은 누구나 한 번 죽는다는 것이다. 오래 살던, 짧게 살던 누구나 꼭 한 번은 죽는다. 아무리 노력해도 죽지않는 사람은 없다. 그러니까 여건이나 노력에 관계없이, 예외없이 죽음은 인간에게 공평하게 한 번씩 찾아온다. 벌써 새해가 시작됐다. 2021년 시작이 엊그제 같은데 순식간에 열 두달이 지나버렸다. 시간의 빠르기는 나이대로 느낀다고 하지 않았던가. 10대는 10㎞/h로, 50대는…
출근하자마자 컴퓨터 전원 먼저 누르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린 직장에서 하루 종일 모니터를 바라보고 키보드를 누르는 모습은 아주 익숙해진 지 오래다. 날마다 일만하는 직원들의 노고를 조금이라도 풀어주기 위해 크리스마스 이브에 이벤트로 산타 행사를 했다. "허허허. 여러분! 메리 크리스마스." 산타 복장을 하고 나타난 나를 보는 직원들의 놀란 표정이 사뭇 재밌다. 직원들에게 덕담과 함께 선물을 증정했다. 모든 직원이 다 자신이 받고 싶은 선물을 준비해서 받았지만 미쳐 준비하지 못한 직원을 위해 아주 작은 선물을 준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선물이라고 해 봐야 과립 비타민제 한 통 정도인 것을. 누구에게 말하기도 부끄럽다. "여보세요?" "과장님. 저 ○○○입니다. 선물 잘 받았습니다." "아이구 별 것 아닙니다. 아주 약소합니다. 올 한 해 동안 너무도 열심히 일해 주시고, 충실하게 잘 해 주셔서 감사의 마음을 전한 것 뿐입니다." "아닙니다. 저 그 선물 받고 눈물 나려 했습니다. 우리 같은 사람들까지 챙겨주시니 정말 고맙고 감사합니다." 우리 기관에 부속돼 있는 시설에서 청소원으로 일하시는 ○여사님의 전화다. 산타 이벤트 행사를 하는 날도 이런 저런 일로
지난 44년 동안 계속해서 우주를 향해 항해하고 있는 우주선이 있다. 바로 미국의 무인탐사선 보이저 1호와 보이저 2호다. 두 우주선 둘 다 우리 인류가 사는 태양계를 벗어나 성간우주 공간(인터스텔라)을 날아가고 있다고 한다. 보이저1호는 태양에서 약 227억㎞ 떨어져 있고 보이저 2호는 약 188.7억㎞ 떨어져 있다고 한다. 지금으로부터 44년전 기술로 만든 우주탐사선이 저토록 멀리 떨어진 곳에서 지금까지도 우리 지구와 서로 통신을 하며 탐사자료를 송신하고 있다는 게 놀랍다.(마이크로웨이브파 등 광통신으로 서로 통신하고 있다고 하며, 한쪽에서 보낸 통신이 다른 쪽으로 도달하는데 17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보이저1호가 태양계를 벗어나기 직전 지구를 찍은 이른바 '창백한 푸른점' 사진과 이를 나사에 제안한 미국의 천문학자 칼 세이건 박사의 메시지는 춥고 광활한 어둠 속에서 한낱 작은 티끌에 불과한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감동과, 겸손과, 숙연함을 일깨워주었다. 이 두 탐사선에는 우리 지구인들을 대표해 미국의 천체물리학자이자 작가 및 천문학자인 칼 세이건 박사가 마련한 '지구인들이 외계인들에게 보내는 편지'인 골든 레코드를 탑재하고 있다. 이 골든
[충북일보] 2022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 벽두부터 푸른 꿈 대신 잿빛 불안이 먼저 다가온다. 국민들은 그동안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며 이 악물고 2년을 버텼다. 하지만 다시 기약 없는 코로나 3년째를 맞았다. 올해가 지난 2년보다 더 힘든 시간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정부가 위드 코로나를 멈췄다. 시행 중인 사회적 거리 두기를 16일까지 2주 더 연장키로 했다. 사적모임 인원은 4인으로 제한했다. 식당·카페의 영업시간은 밤 9시까지로 종전과 같다. 차별 논란이 일었던 대형마트나 백화점에도 방역 패스를 적용키로 했다. 당초 2월부터 도입하기로 했던 청소년 방역 패스는 3월로 한 달 늦췄다. 방역조치로 인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피해 보상 대책도 내놓았다. 내년 1분기 손실보상금 500만 원을 선지급 후정산 방식으로 지원키로 했다. 현재 소상공인 손실보상제도는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의 신청을 받아 영업제한으로 인한 피해를 산정한 뒤 보정률을 적용한 손실보상금을 지급하는 구조다. 코로나19 확진자는 다소 감소세다. 하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숫자다.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는 전혀 줄지 않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도 우려할 만하다.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
사랑의 바다 -임인년 새 아침에 이혜선 시인 임인년 새해는 우리 바다가 되는 시간입니다 천지에서 마니산에서 바이칼호에서 백록담에서 끝없이 샘솟아 골골이 흘러내려 억만년을 굽이쳐온 우리 생명샘 되어 들녘을 적시고 풀씨를 적시고 나무뿌리 적시며 뒤채며 출렁이며 뒤섞이며 겨레의 어둔 밤에도 오로지 빛 한 줄기 바라 흘러온 일편단심 새 날 검은 호랑이 등을 타고 새 희망의 빛 솟아납니다 갈등과 편가르기 목청 높이던 어젯날의 어둠은 밝은 태양아래 스러지는 이슬입니다 지난 아픔과 괴로움, 몹쓸 바이러스 모두 물리치고 부대끼며 굽이쳐 달려온 물길 모아 하나가 되는 시간 잘잘못 가리지 않고 품어 안아 따뜻이 녹여주고 풍성한 물고기떼와 해초를 길러내는 화합의 한 바다, 우리 더 큰 사랑의 바다 임인년 첫새벽 힘차게 솟는 태양 새빛을 받아 진정한 사랑, 하나 되는 사랑 평화 번영 자유와 포용의 새 물결 드높이는 선구자 인류를 밝히는 횃불 새 빛 새 바다 겨레의 새 물결이 출렁입니다
[충북일보] 청주의 가을철 대표적 볼거리 낭성면 추정리 메밀꽃밭이 극심한 가뭄과 폭염을 이겨내고 하얀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국내 토종벌 명인 1호 김대립 청토청꿀 대표에 따르면 22일 기준 청주시 상당구 낭성면 추정1리 메밀밭 1만여평의 25%가 꽃을 피웠다. 추정리 메밀꽃은 이달 말께 활짝 피어 10월 초 절정을 이룬 뒤 같은 달 20일까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관람객들은 이곳에서 청주의 가을이 통째로 내려와 앉은 것 같은 환상적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메밀밭을 조성한 추정리 경관·밀원 추진위원회와 메밀꽃행사 추진위원회는 24일 추정1리 334번지 메밀밭 입구에서 마을장터 개장식을 갖고 '2024 추정리 메밀꽃행사' 시작을 알린다. 개장식에서는 충북세종가야금연구회의 축하공연도 열린다. 추정리 메밀꽃행사는 이날부터 10월 20일까지 계속된다. 28일부터 행사장 입장 때는 초등학생 이상 1인당 요금 5천원이 부과된다. 메밀꽃 개화 초기인 개장일부터 27일까지 입장요금은 면제된다. 입장요금 가운데 2천원은 농산물상품권으로 되돌려 받아 메밀밭이나 마을장터에서 지역생산 농산물, 음료수, 농산물가공품 등을 구매할 수 있다. 행사장 입장가능 시간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충북도가 2년 만에 받는 현장 국정감사를 도정 주요 현안 해결의 기회로 삼는다. 도는 여야 의원들에게 사업의 타당성과 당위성을 설명하고 내년도 정부예산 확보 등 국회 차원의 지원을 끌어낸다는 구상이다. 22일 도와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다음 달 17일 오전 충북도청에서 국감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2022년 현장 국감을 받은 도는 지난해에는 오송 지하차도 참사 수습을 위해 피감기관에서 제외됐다. 도내 지역구 국회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이광희(청주 서원) 의원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같은 당 박정현(대전 대덕) 의원과 함께 행안위 소속 충청권 의원이다. 도는 이 자리에서 핵심 현안에 대한 지원을 적극 건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국감과 관련해 세부적인 일정이 확정되면 건의 목록과 설명 자료 작성 등 준비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현안에는 지난 9일 국회의원 초청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건의한 도정 현안과 내년도 국비 확보 사업이 대거 포함될 전망이다. 당시 도는 주요 현안으로 14개 사업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 중부내륙연계발전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 대형가속기 구축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 카이스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