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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팬데믹 시대다. 숫자가 명령하는 시대다. 해는 져서 어두운데 찾는 사람이 없다. 썰렁한 도심 저녁 풍경이다. 초대장 없이도 같은 곳에 사람들이 모여든다. 북적이는 산과 들의 한낮이다.

*** 위안이 필요하면 떠나라

새해가 밝았다. 힘겨웠던 한 해가 저 멀리 갔다. 여전히 어렵고 힘들다. 팬데믹은 진행 중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2주 연장됐다. 여행 결핍시대다. 자유로운 여행이 좀처럼 허락되지 않는다. 여행의 가치와 의미에 대해 생각한다. 새로운 여행의 방법을 모색한다.

본보는 10년이 훨씬 넘도록 '충북일보클린마운틴'을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2년 동안 회원들과 만나지 못했다. 처음으로 여행을 함께 할 수 없었다. 지금은 그저 비대면으로 소통하고 있을 뿐이다. 여행의 의미와 여행이 주는 위안을 전하고 있다. 1년에 10곳씩, 2년 동안 스무 곳을 찾아 소개했다.

국민 모두 새해엔 지긋지긋한 마스크를 벗는 해가 되길 소망한다. 바깥과의 관계를 다시 복원할 수 있기를 간절히 원한다. 자연으로부터 위안을 고대한다. 하지만 여전히 알 수 없는 나날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이미 2주 연기됐다. 1월도 거의 물 건너 간 셈이다. 모두가 모두를 두려워하는 세상이 돼 버렸다.

나는 늘 좀 더 나은 방식의 여행을 꿈꿨다. 행복한 삶으로 이끌 여행을 갈구했다. 여행이 자유롭지 않은 지금까지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물음 하나가 남았다. 언젠가 일상회복은 된다. 그런데 지금의 결핍을 기억하고 달라질 수 있을까. 예전으로 되돌아가는 건 아닐까.

새로운 여행을 시작하려면 달라져야 한다. 코로나19는 당연했던 모든 걸 다시 보게 만들었다. 여행에 대한 생각이 바뀌면서 목적지도 바뀌었다. 가장 먼저 조건이 바뀌었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자극적인 공간을 피할 수밖에 없었다. 기호나 취향도 변했다. 무심코 지나치던 작고 평범한 매력에 빠져들었다. 그동안 여행은 '잘 놀고 잘 보고 잘 먹고의 여행'이었다. 팬데믹 시대의 여행은 다르다. 어디로의 여행이든 녹록지 않다. 이제 나를 포함한 누군가의 가치를 실현해 줄 여행이 필요하다. 가치와 도전으로 업데이트해야 한다. 여행은 위안이다. 추억을 뒤적일 수 있어야 한다. 시간이 유물로 남은 곳이면 좋다.

여행은 그저 떠나는 행위일 수도 있다. 재미있는 걸 경험하는 일일 수도 있다. 마음에 어떤 변화를 위한 시도일 수도 있다. 사실 모든 걸 포함한다고 할 수 있다. 여행을 떠나는 주체가 어디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달려있다. 여행의 시작은 가고 싶은 마음이다. '저기 가고 싶다'라는 마음에서 이미 출발한다.

여행이 좋은 이유는 아주 여러 가지다. 기대와 설렘은 여행의 동력이다. 생각을 새롭게 하는 건 늘 신선한 충격이다. 낯선 풍경에서 발견하는 아름다움은 위안이자 활력소다. 덤으로 세상에 대한 호기심도 선물한다. 결국 나에 대한 위안을 찾는 게 여행의 기술이다. 위안이 필요하면 여행을 떠나야 하는 이유다.

*** 여행이 주는 선물은 희망

올해는 호랑이의 해다. 한반도 지형은 포효하며 도약하는 호랑이를 닮았다. 백두대간 주능선은 호랑이의 등뼈다. 각종 지맥들은 갈비뼈에 해당한다. 여기서 뿜어내는 기운은 자연의 백신이다. 그렇다. 여행은 자연의 백신을 맞는 일이다. 계속해야 한다. 역병 공습에서 살아나는 희망이다. IMF 때가 생각난다. 바닷가의 해돋이 공간마다 찼다. 당시 국민들은 새로운 희망을 장엄한 일출에서 찾았다. 정동진은 물론이고 호미곶 등 전국의 해돋이 명소가 북적인 이유다. 올해 첫날도 다르지 않았다. 수많은 인파가 전국 해돋이 명소에 몰렸다. 정부나 지자체의 강력한 자제 요구도 별 소용이 없었다. 이유는 딱 하나, 희망 갈구 때문이다.

역병의 습격은 아직 끝나지 않고 있다. 공격 방법은 다양하고 무차별적이다. 강약조절도 한다. 때론 빠르고 때론 느리다. 남녀노소도 가리지 않는다. 2022년은 과연 어떻게 버틸까. 여행이 답이다. 여행이 주는 힘은 생각보다 크다. 희망은 길과 같다. 걷다 보면 생긴다. 길은 처음부터 있었던 게 아니다. 내가 다니면서 생겨난 게 길이다. 그 길을 만들고 찾는 게 바로 희망이다. 곧 여행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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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대한민국 바이오 산업의 인프라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김동일(56) ㈜키프라임리서치 대표는 준공 이후 한 달도 지나지 않았지만 국내외 관계자들의 방문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담담히 말했다. 오송캠퍼스에 관심을 갖고 찾아온 미국, 태국, 벨기에, 네덜란드 스위스 등의 신약·백신 개발 관계자들의 견학이 줄을 잇고 있다. 김동일 키프라임리서치 대표가 청주와 바이오업계에 자리를 잡게 된 것은 지난 2020년 7월이다. 바이오톡스텍의 창립멤버인 김 대표는 당시 국내 산업환경에 대해 "이미 성숙단계에 접어든 제조업이 아닌 대한민국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는 산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그는 "당시 BT(바이오테크놀로지)와 IT(인포메이션 테크놀로지)라는 두 개의 큰 축이 보였다"며 "이가운데 BT가 글로벌 산업 경쟁력이나 발전 정도·세계 시장 진출 정도로 봤을 때 타 산업 대비 훨씬 경쟁력이 부족했다. 그래서 오히려 기회가 더 많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으로 BT를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가 업계에 뛰어들었을 당시만 하더라도 국내에는 실제로 신약을 개발하는 제약·바이오 분야의 회사들은 국내시장·제네릭 분야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