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휘영청 솟아 산책을 나섰다. 이름하야 월야산책! 갱년기 증상인지 갑자기 얼굴이 붉어지며, 더웠다 추웠다 한다고 하소연하는 마누하님의 건강도 챙길 겸 달빛 아롱진 밤 세상도 볼 겸 길을 나서니 나름 상쾌하다. 밤공기가 서늘하여 걸을만한지 제법 많은 사람들이 냇가 길을 걷고 있는데, 특히 여인네 몇몇은 군인들의 제식훈련 하는 것 보다 더 높이 어깨를 휘저으며 걷고 있어 신병 후반기 교육으로 통신학교 시절에 걷던 기억이 난다. 큰 걸음은 90도를 유지하는데 유독 통신학교는 120도로 팔을 올리라 하니 귀가 떨어져 나갈 정도로 추운 겨울에도 걷다보면 어느 덧 땀이 날 정도였다. 이 여인들은 어깨의 살줄임이 고통스런 걸음보다도 나은가 보다. 달이 조금 더 크게 오르니 덩달아 야은 선생의 시구가 떠오른다. 시냇가에 띳집 지어 한가로이 홀로 사니(臨溪茅屋獨閑居) 달은 밝고 바람은 청량하여 흥취가 있구나(月白風淸興有餘) 찾아오는 사람 없이 산새만 지저귀는데(外客不來山鳥語) 대밭으로 들마루 옮기고 누워 책을 보노라(移床竹塢臥看書)」 -吉再 閑居 권좌에 있을 때는 연일 찾아오는 손님으로 문턱이 닳다가 정권이 바뀌자 행인조차 쳐다보지 않으니 얼마나 고적했
같은 학교에 근무했던 인연으로 모임을 가진지 20여년이 넘었는데, 이번이 네 번째 해외 나들이였다. 중국의 서남부에 위치한 고원지대인 운남성(雲南省)으로 네 쌍의 부부가 지난 달 16일 동방항공으로 날아갔다. 중국대륙의 남쪽인 운남성은 보이차의 산지로 알려진 곳이다. '昆明國際機場'이라는 한자가 눈에 들어왔다. 공항의 안내판은 간자체로 되어 있어서 이해가 쉽지 않았다. 행이(行李)가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다. 한자인데도 그 쓰임이 우리와는 전혀 달랐다. "여행객을 행이(行李)라 한다하여 이(李)씨가 이렇게 많은가?" 하는 농담도 나왔다. 주점(酒店) 또는 반점(飯店)이라 하는 호텔에는 잠을 자는 곳인데 먹는 것을 강조하는 나라라는 것을 짐작 할 수 있었다. 이튿날 곤명공항에서 국내선 여객기를 타고 고원지대인 샹그리라(香格里拉)공항에 내리니 해발 3천400m가 넘는 고산지역이었다. 티베트 불교의 영향을 받은 거대한 '송찬림사'라는 절의 계단을 오를 때는 고산 증 현상이 나타나서 숨이 가쁘고 어지러움을 호소하는 일행도 있었다. 초원에서 풀을 뜯는 말들이 평화로워 보이는 데 물이차면 거대한 호수로 변해 이곳을 '납파해'라 한다. 장족이 사는 민가를 구경하기…
간이역에서는 역무원 딱 한 사람이 표를 발행하고, 가을에 낙엽을 쓸고, 겨울에는 난로에 불을 붙였다. 일하는 장소가 간이역이면, 딱 한 사람이 이런저런 일을 도맡아 해도 늘 여유롭게 보였다. 열차를 타고 내리는 승객도 몇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완행열차만 멈춰서는 역이 간이역이었다. 급행은 간이역을 그냥 지나쳤다. 급행 중에 새마을호가 가장 빠르고 요금도 비쌌다. 간이역에 새마을호가 멈춰, 승객들이 열차를 타고 내리는 일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최근 회자하는 말 중에 KTX 열차를 멈추게 하여 승객들이 타고 내리는 간이역을 짓겠다고 하는 터무니없는 발상이 있다. 세종역을 간이역에 비유하다니 너무 말도 안 되는 발상이어서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고 우스꽝스럽기까지 하다. 간이역에 300㎞로 달리는 KTX 열차를 세우겠다는 그 발상이 어디서 나왔을까· 세종특별자치시에서 새로 지으려는 KTX역의 규모가 간이역 수준이라고 한다. 허나 그것은 문제의 본질과 하등 무관하다. 본질은 KTX 열차가 멈춰서는 역이 하나 더 늘어난다는 것이다. 호남 KTX의 출발역은 청주시 오송역이다. 종점은 광주광역시 송정역. 총 거리는 182㎞이다. 청주 오송역과 광주 송정역 사
[충북일보] 지방의회는 지방자치를 이끄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이는 거의 없다. 다만 지방의회 역할에 대해선 아직도 부정적이다. 지방의회를 구성하는 지방의원들의 미미한 학습력 때문이다. 공부하는 지방의원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집행부를 제대로 견제할 수 있다. 그럴수록 지방자치는 발전한다. 지방의원들이 올바른 정치 감각을 지니면 올바른 지방자치를 이끌 수 있는 이치다. 여전히 지방자치에 희망을 거는 까닭도 여기 있다. 지방의원들이 지금까지 잘못된 점들을 '반면교사'로 삼으면 된다. 많은 유권자들이 왜 지방의회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지도 성찰해야 한다. 내 자신이 정말 괜찮은 인물어서 선택 받았나 돌아봐야 한다. 지방의원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활발한 의정활동은 기본이다. 누가 뭐래도 가장 확실하고 분명한 방법이다. 주민을 위한 각종 행사 등 대내외 활동도 중요하다. 간혹 각종 구설이 관심도를 높이기도 한다. 그러나 지방의원이라면 적어도 공식석상, 특히 본회의장에서 주위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어야 한다. 그중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발언대' 앞에 서는 것이다. 자신의 의견을 적극 피력하
[충북일보] 청주 노인전문병원이 재개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새 위탁 운영자도 찾아 병원 정상화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임시 폐업 1년이 넘어서다. 청주시가 지난 15일 4차 공모에서 노인병원 민간 위탁운영 대상자로 선정된 의료법인 청주병원과 '청주시 노인전문병원 위·수탁협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노인병원이 시민에게 다시 돌아오는 길이 열렸다. 청주병원은 향후 4년간 노인병원을 운영하게 된다. 곧 바로 개원 준비에 들어가기로 했다. 일부 시설물에 대한 안전 점검 등을 거친 뒤 늦어도 7월말~8월초 재 개원할 계획이다. 명칭도 요양병원으로 바꾸기로 했다. 하지만 재개원이 순조롭게 이뤄질 지는 불투명하다. 옛 노인병원 노조가 이번 협약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노조는 지난해 5월부터 노동 조건 개선과 전원 고용 승계를 요구하며 청주시청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태가 이 지경까지 된 것은 우선 민간위탁자의 부실한 경영능력을 탓할 수 있다. 여기에 강경일변도의 노조 태도도 문제였다. 하지만 청주시의 무능한 행정에 더 큰 책임이 있다. 이번만큼은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원칙과 기준에 따랐으면 한다. 노인병원은 시민을…
"How gentle is the rainthat falls softly on the meadow Birds high up on the trees.(중략)" 요즘 나는 무반주로 시작되는 감미로운 노랫소리에 맞춰 잠에서 깬다. 바로 귀 옆에서 시를 읊어주듯 속삭이며 아침이 왔음을 알려주는 진혜림의 'a lover's concerto'를 통해서다. 영화 '약속'을 통해 잘 아는 사라 본(Sarah Vaughan)의활기찬 목소리와 달리 진혜림이 들려주는 그것은 절제된 감정이라는 공 위에조심스레 촉촉한 아침 이슬을 묻혀 놓은 것 같다.매일 아침피곤함의 연장선에서 그 소리를 들으며 잠을 털고 하루를 시작하는 것은 유쾌한 일이다. 알람으로 맞춰진 모닝 콜이 멈추면 나는 핸드폰에서 '아침에 듣고 싶은 노래' 폴더를 열어블루투스 스피커로 플레이 한다. 첫 노래는 같은 진혜림의 'a lover's concerto'이고 이어서 'Perhaps Love'와 'Let it be', '걱정말아요 그대'가 뒤를 따른다. 그때쯤이면 최근 더워진 날씨 때문에 거실에서 혼자 자는 나를 찾아 와이프와 두 아이가 각자의 방에서 나와 내 주위로 모여든다. 그리고 자연스레 같이 눕는다. 때
청주시청 노인 관련 부서의 어떤 사람은 관련 단체에 반말, 막말로 유명하다고 한다. 2000년 5월쯤, 민주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던 세르비아에는 오트포르 즉 저항이라는 구호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밀로세비치 독재정권이 위기에 빠졌으나 북쪽의 작은 도시 수보티차는 민주화운동의 영향이 전무했단다. 그 이유는 이반이라는 이름의 폭력 경찰 때문이었다고 한다. 작은 동네이다 보니 사람들이 서로가 서로에 대한 내막을 속속들이 아는 상황에다가 2m가 넘는 무지막지한 덩치, 야구 글로브만한 주먹, 무표정 등등에 사람들이 겁을 먹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이반의 부인이 다니는 미용실 유리창에 이반의 사진과 나쁜 놈이라는 글귀가 적힌 포스터가 붙었다고 한다. 이른바 망신주기였다고 한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끝은 상상한대로 민주화의 확산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이렇듯 공포경찰 이반의 갑은 부인이었던 것이다. 왜 이반이 부인에게 만큼은 겁을 먹고 순한 양 혹은 을이 되었을지는 상상에 맞기겠다. 예전 천하장사 출신 씨름선수의 사생활 얘기만큼이나 재미있으니 후속을 기약하고, 아무튼 시청 공무원의 남편도 뒷통수가 따가울 듯 싶다. 조선시대 수도권 거주 양반(경반
지금의 청주는 가늠하기가 참 어렵다. 원래 있던 도시만 해도 그런데 청주를 둘러싸고 있던 옛 청원군 지역까지 합쳐져 거대한 통합시가 되었으니 필경 그럴만도 하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는데 수십만의 인구가 북적대면서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도시가 되었으니 그에 따른 변화야 오죽하겠는가. 그런 까닭에 청춘의 젊은 시절 본정통(성안길) 일대를 휘젓고 다녔던 '올드 보이'들이 느낄 격세지감은 매우 남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가만히 보니 나 역시 그런 축에 속하여 어느 새 추억을 먹고사는 늙수그레한 장년이 되어 버렸다. 가끔 인파 속에 섞여 성안길을 걸을 때가 있다. 점심시간을 이용한 아주 짧은 동선으로 생각 없이 터벅터벅 말이다. 특별히 볼 일이 있어서가 아니다. 문득 무엇이 잡아당기듯 나를 유혹하는데 아마 생동감 넘치는 거리의 풍경이 발길을 이끄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 거리를 장악한 발랄한 청춘들은 또한 어떠한가. 어딘가 무질서한 듯 보이면서도 하나의 트렌드를 만들어 가는 젊은이들의 모습에서 잊고 있던 과거를 돌아보게 된다. 그런 면에서 이 시간만큼은 스스로를 위무하며 존재감을 확인하는 엄숙한 순례에 다름 아니다. 세월이 흘렀지만 성안길은 여전
수도권의 귀촌 선호지가 된 충주에 자리를 잡은 지 12년의 세월이 흐르고 있다. 지난주 지인 박모씨 부부를 만나 저녁을 먹으며 60대 중반인 이들의 가정사를 들을 수 있었다. 남편은 중앙부처 공무원 출신에 좋은 차, 넓은 집 그리고 아들은 L모기업 부장, 딸은 교사, 그런데 대화가 좀 길어지자 부인의 하소연은 시작됐다. 요즘은 아무것도 좋은 게 없고 전혀 행복하지 않단다. 매일 집에서 귀찮게 하는 남편이 밉고 자녀들은 바빠서 연락두절에 집이 너무 커 썰렁해서 싫다나. 급기야 울먹이더니 그래도 조그만 임대주택에 고생하며 지냈던 옛날이 그립다고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듣고 있는 내내 인간의 삶, 행복이라는 게 참 모순덩어리 라는 생각이 들었고 어떤 게 진정한 행복일까 그렇게 힘들게 고생하며 살던 어렵던 시절이 최고 좋았던 때라고 하니 말이다. 부부의 이야기를 들으며 과유불급이라 했나 행복도 계속되면 이게 불행이 될 수도 있겠구나하며 밤이 있어야 낮이 있고 낮이 있기에 밤이 있다는 자연의 이치를 새삼 생각하게 됐다. 성경말씀엔 부자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보다도 어렵다는 비유가 있다. 물질적 부와 사
[충북일보] 농촌지역 산부인과 의료서비스 부재 현상은 오래전부터다. 대책 마련 논의도 어제 오늘 있었던 게 아니다. 그러나 농촌지역 산부인과 관련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하다. 아예 산부인과 병의원과 분만의료시설이 없는 지자체가 수두룩하다. 있어도 '무늬만 산부인과'인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분만도 할 수 없고, 고위험 출산 관련 수술도 할 수 없다. 충북에서 고위험 산모의 삶과 죽음이 운에 맡겨지기 일쑤다. 그만큼 충북 농촌지역엔 위험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산부인과 의료체계가 갖춰져 있지 않다.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의료진이 아닌, '명줄'에 맡겨야 한다는 얘기다. 오는 8월 괴산성모병원에 문을 여는 산부인과 역시 마찬가지다. 그동안 산부인과가 없던 괴산지역에 보건복지부 지원을 받아 처음으로 진료과목이 생기게 됐다. 괴산군민들은 일제히 환영했다. 저출산 극복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의사 1명과 간호사 2명의 구색 맞추기 수준이다. 물론 아예 없는 것보단 나을 수 있다. 그래도 이왕 농촌 현실을 감안한 지원이라면 좀 더 현실적으로 했어야 했다. 적어도 원활한 분만이 이뤄질 정도의 체계는 갖추도록 했어야 했다. 농촌의 산모들이…
[충북일보] 음주운전은 '설마' 하는 한 순간의 방심이 부른다. 그리고 한 평생을 후회 속에 살게 하는 '악마의 유혹'이다. 가족의 눈물을 강요하는 파렴치범이다. 음주운전은 본인의 생명뿐만 아니라 가족 전체를 불행하게 만드는 행위다. 검경이 음주운전 차량에 동승한 사람까지 형사적으로 처벌하려는 이유도 여기 있다. 보다 적극적으로 음주운전 자체를 막기 위해서다. 음주운전 묵인 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은 이미 만들어졌다. 운전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형법 제32조는 음주운전은 물론 동승 역시 명백한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법적 장치에도 음주운전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급기야 극단의 처방이 내려졌다. 검경이 주류 판매자도 음주운전 방조범으로 적극 처벌하는 내용의 '음주운전사범 처벌 및 단속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그런데도 음주운전은 줄지 않고 있다. 강력한 단속이 무색해지고 있다. 지난 14일 청주지역에서 음주운전 사고를 내고 도주한 차량에 동승한 30대가 경찰에 입건됐다. 사고차량 운전자의 음주운전을 말리지 않고 함께 탑승한 혐의다. 이날 차량을 운전한 음주운전자는 공무원이었다. 물론 단순히 음주운전 차량에 동승했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타잔이 살고 있을법한 정글 속에서 치열한 생존경쟁을 하듯이 매일매일 숨 막히는 압박감과 스트레스 때문에 신체적 정신적으로 여러 가지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 그 중에서 암, 심장질환, 뇌혈관 질환은 한국인의 3대 사망 요인이라고 한다. 이 중 심장병과 관련해 약보다 더 효과가 좋은 치료법(?)에 대한 재미있는 연구결과가 있다. 공동체 요인이 건강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현상인 로제토 효과(Roseto effect)라는 것이다. 심장병이 미국 성인의 사망 원인 1위를 기록하고 있던 1960년대에 한 의과대학 교수가 65세 미만 심장병 환자 발생이 현저히 적은 로제토라는 마을을 조사했다. 놀랍게도 인근 지역 주민들과 똑같이 술과 담배도 즐기고 비만한 사람도 많아 의학적으로 심장병 위험인자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심장병으로 인한 로제토 마을 사망자 수는 오히려 적게 발생했다. 이렇게 낮은 심장병 사망률을 의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었던 교수는 오랜 기간 관찰한 결과 로제토 사람들이 건강한 이유는 기본적인 건강상식인 식생활, 운동 등이 아니라 바로 공동체 문화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마을 주민
초여름이 성큼 다가왔지만 온 하늘이 뿌연 먼지로 뒤덮여있다. 우리나라의 자랑이었던 맑고 푸른 하늘을 보기가 어렵다. 이제 깨끗한 공기도 돈을 주고 사야 하는 시대가 도래 하고 있다. 모내기를 끝마친 6월의 들판의 푸르름도 예전과는 사뭇 다르다. 지금 우리의 농촌은 희망보다는 절망이, 푸르름 보다는 누런색이 논둑을 뒤덮고 있다. 논에는 풀 나지 말라고 제초제를 뿌리고, 논둑은 풀 죽이는 제초제를 뿌려 대고 있기 때문이다. 논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푸른 빛 보다는 제초제에 타들어 말라죽은 풀들로 뒤덮인 황무지와 같다. 원래 우리의 논은 단순히 쌀만 생산하는 곳이 아니라 붕어, 미꾸라지, 새뱅이 등과 같은 각종 민물고기를 통해 우리에게 필요한 단백질도 함께 생산하는 곳이다. 논이 죽는다는 것은 우리의 생명인 물이 죽고 흙이 죽는다는 것을 뜻한다. 논을 통해 모든 생명들이 살아 움직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농업이 벼농사를 중심으로 발전해온 것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아시아 몬순 기후에 속해 있어 중위도에도 불구하고 열대와 같은 고온의 여름이 있고 연간 평균 1,300㎜에 이르는 많은 비가 내린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벼가 안정된 생산력을 가지는 작
질마란 '길마'의 사투리로서 '짐을 실으려고 소의 등에 얹는 안장'을 말한다. 지역에 따라 '질마, 질매, 지르마, 지르매'라고도 불린다. 길마는 주로 소나무로 만들며 말굽쇠 모양으로 구부러진 나무 두개를 앞뒤로 나란히 놓고, 안쪽 양편에 두개의 막대를 대어 이들을 고정시킨 후 안쪽에는 짚으로 짠 언치를 대어 소의 등에 얹는다. 틀 위쪽에 앞뒤에 끈이 달린 가는 막대 두개를 역시 좌우 양편에 꿰어놓고 앞끈은 소의 가슴에 두르고, 뒤끈은 소의 궁둥이에 대는 껑거리막대에 잡아맨다. 이 끈들은 소 등 위에서 길마가 움직이지 않도록 한다. 또한 길마는 옹구나 발채 또는 거지게 따위를 올려놓기 위한 받침대의 구실을 하며, 이것 때문에 틀에 실린 물건이 소의 등이나 옆구리에 닿지 않게 되는 것이다. '질마재'라는 지명은 모두가 '길마의 모양으로 생긴 험한 고개'라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는데 과연 어느 지역에서나 공통적으로 고개의 형태를 소의 길마처럼 생겼다고 보고 그 이름을 정하게 되었는지 의문이 생기게 된다. 고개나 산의 형태는 모두가 오르고 내리는 데 왜 하필 '소의 길마'와 연관시켰는가· 고개나 산을 바라보면서 '소의 길마'처럼 생겼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과연…
우리는 연초 세계경제포럼( 다보스포럼)에서 발표된 미래의 일자리에 대한 보고서를 그냥 남의 일인 것처럼 무심코 넘겨버렸습니다. 그러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희대의 바둑 경기를 접하고 나서 커다란 충격과 더불어 갑자기 우리 인류의 미래에 대하여 걱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미래일자리 보고서에서는 인공지능과 러닝머신의 발달은 고용 없는 성장이 아닌 고용이 축소되는 성장이 일어날 것으로, 앞으로 5년 안에 전 세계적으로 710만개의 일자리가 없어지고 200만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새로 생겨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본 보고서에 따르면 사무직 및 관리직종은 향후 5년 내에 475만9천여개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그 뒤를 이어 제조 및 생산 분야 역시 일자리 160만9천여개가 없어질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대신 비즈니스 및 금융 분야는 49만2천개, 경영 쪽도 41만6천개가 증가할 것이고, 컴퓨터 및 수학(40만5천개), 건축 및 엔지니어링(33만9천개), 영업(30만3천개) 분야도 일자리가 증가할 분야로 예측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예측 뒤에는 우리가 더욱 주시해 보아야할 내용이 있습니다. 특히 중요한 것은 인력 구조입니다. 앞으로 기업들은 소수의
오십이 지천명(五十而知天命)! 나이 쉰 살에 하늘의 뜻을 알았다는 '논어 위정편'에 나오는 말이다. 공직을 시작하고 얼마 후였다. 함께 근무하던 과장님께서 "혹시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이라는 시를 아느냐?"고 여쭤보신다. 고등학교 때 배웠기에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그 시 좀 구해다 줄 수 있느냐?"고 하신다. 당시에는 인터넷이 되지 않던 시절이었으니 교원대에 근무하던 친구에게서 교과서 복사본을 팩스로 받아 드렸다. 과장님께서 그 시를 받고 한참을 읽어 보던 그 모습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때 과장님의 나이가 지금의 내 나이와 같은 오십쯤 되었다. 나 또한 요즘 문득문득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을 읽게 된다. '단풍 든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 두 길을 가지 못하는 것을 / 안타까워하며 / 한참을 서서 / 한쪽 길을 / 멀리 끝까지 바라보았습니다. / 그리고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먼 훗날 난 어디에선가 / 한숨지으며 얘기를 할 것입니다. /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고 / 나는… /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했다고 / 그로 인해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가장 사랑받는 영시중 하나인 이 시는
[충북일보] "중앙정부의 미세먼지 저감 대책이 나왔지만, 시민의 입장에서 만족스럽게 생각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 시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는 대안을 만들어 추진해 달라." 얼마 전 이승훈 청주시장이 주간 업무보고 자리에서 당부한 내용이다. 인간들이 만든 재앙이다 미세먼지로 인해 비상이 걸렸다. 그 위세가 대단하다. 시민들의 생활 패턴까지 바꿔 놓을 정도다. 어느 사이엔가 미세먼지 예보는 비나 바람 같은 날씨예보와 함께 중요한 생활정보로 자리 잡았다. 외출할 때 마스크가 필수품이 됐다. 그만큼 외출도 자제해야 한다는 얘기다. 지난해 서울에서는 25일간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됐다. 올 들어 맑은 날이 거의 없었다고 할 정도로 서울 시내는 미세먼지로 가득했다. 예부터 청풍명월(淸風明月)의 고장으로 불린 충북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2014년 미세먼지 농도가 52㎍/㎥로 전국에서 경기도 다음으로 높았다. 지난해 12월 조사에서도 충북은 경기도, 강원도에 이어 세번째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도내에서는 청주시가 가장 심각하다. 지난 4월 한 달간 하루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50㎍/㎥ 이하로 '좋음'이었던 날은 사흘에 하
[충북일보] 건설 현장의 안전 불감증이 여전하다. 언제까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려는지 알 수가 없다. 청주 율량교 주변 도로가 또다시 무너졌다. 지난 12일에 이어 13일 사고지점 반대편 도로 200㎜ 상수도관이 파손됐다.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문제가 연이어 발생했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아수라장이 됐다. 인근 2가구는 단수 고통을 겪었다. 연이은 사고엔 분명히 그럴만한 이유가 있게 마련이다. 일각에선 부실공사 등 공사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하고 있다. 하지만 교량공사 발주처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그렇지 않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청주시는 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재발 방지를 굳게 다짐하곤 했다. 하지만 안전사고는 잊힐 만하면 어김없이 다시 터졌다. 이번 율량교 주변 도로 붕괴사고도 그 중 하나일 뿐이다. 청주 건설현장의 안전 불감증을 제대로 웅변한 셈이다. 사고는 언제나 복합적 요인의 작용으로 발생한다. 부실공사가 부실관리에서 비롯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번 사고 역시 그동안의 안전 구호가 헛구호였음을 제대로 보여줬다. 청주시와 LH는 지난 몇 해 동안 안전규정 준수를 수없이 다짐했다. 하지만 사고는 여전히 터졌다. 그
[충북일보] 충청권 3개 문화재단이 워크숍을 갖고 문화예술교육정책에 머리를 맞댔다. 충북문화재단(대표이사 김경식), 대전문화재단(대표이사 박찬인), 충남문화재단(대표이사 이종원) 등 충청권 문화재단은 지난 10~11일 '충청! 문화로 하나되기' 워크숍을 개최했다. 충남 아산 교원연수원에서 열린 이날 워크숍엔 재단 임직원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워크숍은 충청권 문화예술교육의 새로운 흐름을 탐색하고 상호 상생할 수 있는 계기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문가 강연, 문화예술교육 정책토론, 문화예술을 통한 소통의 시간 및 지역문화현장 탐방 등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이처럼 충청권 문화 공조는 앞으로 나가고 있다. 하지만 경제적 측면의 충청권 공조는 빈껍데기만 남은 상태다. 대전과 세종은 자주 ktx호남철 서대전역 경우나 세종역 신설 주장 등으로 오송을 괴롭히고 있다. 최근엔 서울~세종 고속도로 건설과 관련, 이견을 보였다. 그러나 충청권은 문화가 됐든, 경제가 됐든 공조해야 살 수 있다. 이제 문화가 모든 걸 보듬고 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충청권 3개 문화재단 워크숍의 의미는 크다. 참 잘 한 일이다. 꺼져가는 충청권 공조도
세무부서의 주요 민원 업무 중의 하나는 가산세 민원일 것이다. 납세자로부터 가산세 민원으로 갈등을 겪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평소에는 세금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가 추징고지서를 받고 나서 가산세가 예상한 것보다 지나치게 많다고 생각한다거나 가산세 부과에 대하여 세금을 신고하고 납부하는 방법을 전혀 몰랐다고 하는 것이 그 이유가 될 것이다. 한 사례를 들어보자, 어느 날 민원인이 상기된 얼굴로 구청을 찾아왔다. 민원인은 담당자에게 "왜 취득세 고지서를 내 보낸 겁니까· 여기에 붙은 가산세는 또 뭡니까· 감면을 받은 농지에 단지 창고만 신축한 건데 왜 세금이 이렇게 많이 나오는 겁니까?"라고 하소연 한다. 담당자는 "감면을 받은 후 불가피하게 유예기간 내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사유발생일로부터 30일내에 감면받은 세액을 납부하여야 합니다" 라고 민원인에게 자세히 설명을 하나 민원인은 담당자의 설명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고 가산세가 부과된 것에 대하여 억울하다는 말만 되풀이 한다. 결국 실랑이 끝에 민원인은 설득이 되어 돌아가고 민원인과 담당자 모두에게 불편한 감정이 일정기간 계속된다. 이와 같이 수시로 반복되는 가산세에 대한 담당자와 민원인의 불편한…
뮌헨대학 도서관 로비에는 세계적인 공간디자이너의 미끄럼틀이 놀이시설처럼 자리하고 있다. 미끄럼틀의 의도는 공부와 학문연구에 지친 학생들에게 잠깐의 일탈과 휴식을 제공하고 이용객들에게 심미적, 창의적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설치된 체험 가능한 공공 조형물이다. 최근 들어 도서관은 엄숙한 공간에서 벗어나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는 조건하에 다양한 감각 충족을 가능하게 하는 놀이 공간으로, 즉 지식정보 서비스에서 업그레이드된 소통과 공감의 도서관으로 변모하고 있다. 충북 최대 규모로 지난 5월 개관한 오창호수도서관은 개관하자마자 난감한 불만으로 고처를 치러야했다. 이유인 즉 학습공간을 요구하는 민원과 휴게시설이 아직 오픈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황당한 기사였다. 보고 싶은 책이 없다 라든가, 책이 적다라든가, 사고의 전환을 위한 색다른 무엇이 아닌 개인적인 공부를 할 수 없다는 것이 도서관의 공간 구성까지 바꾸게 했다. 현대인들의 삶속에서 자신의 목표를 위해 단순한 구조의 편리를 찾을 수도 있지만, 도서관은 개인의 입신양명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공간은 아닌 듯하다. 도서관의 뜻은 누구나 알고 있듯이 온갖 출판물이나 기록물들을 모아서 보관해 두고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도
어쩌면 그렇게 미운 소리가 다 있을까. 도서관 뜰에 찾아 든 낯선 새. 한껏 목청을 가다듬더니 꽉꽉 꽈악꽉 노래까지 부른다. 듣기가 민망할 정도로 거북한데 박자까지 제멋대로다. 얼마를 그렇게 꽥꽥거리더니 제 깐에도 무안했는지 금방 끝내 버린다. 이어 참새들 지저귀는 소리가 한껏 명랑하다. 앞서 부른 녀석에게는 미안했지만 박자는 물론 화음까지도 착착 맞는다. 듣기만 해도 해맑은 느낌. '그래 저 정도는 되어야지'라고 나도 모르게 무릎을 쳤다. 하지만 그 마음도 잠시 투박한 소리가 안쓰러운 기억으로 떠올랐다. 나 역시 노래는 젬병인데 무얼 탓하랴 싶은 거다. 단지 괘씸한 것은 목소리를 비관한 끝에 꼼수를 부리면서 꾀꼬리를 능멸하는 왜가리 부족이다. 언젠가 꾀꼬리와 노래자랑을 했다지. 딴에는 잘 부른다고 하지만 그야말로 왜가리 같은 소리다. 그 다음 꾀꼬리가 예쁘게 진짜 꾀꼬리 같은 노래를 불렀다. 왜가리는 잔뜩 풀이 죽었다. 자기가 봐도 꾀꼬리가 잘 불렀지만 인정하기는 싫고 꾀꼬리에게 노래자랑을 제안했다. 자신만만한 꾀꼬리는 두 말 없이 허락했다. 누가 들어도 목소리는 좋았으니까. 그러거나 말거나 왜가리는 학을 찾아가 내일 노래자랑을 하게 된다고 평을 부탁했
[충북일보] 섬뜩한 불길함이 계속된 휴일 하루였다. 청주도심 한복판에서 상수도관이 또 파손됐다. 지난해 여름 대규모 단수사고가 떠올랐다. 악몽처럼 '반면교사(反面敎師)'를 떠올린다. 청주시 행정을 다시 비판한다. ***요행행정으론 사고만 키운다 청주시 청원구 율량동 율량교 신축 공사가 한창이다. 임시로 만든 교량 위로 여전히 많은 차량이 오간다. 시민들도 걸어서 다리를 건넌다. 가끔은 자전거가 무리지어 지나간다. 어제와 변함이 없다. 율량교 신축 공사현장에서 사고가 났다. 지난 12일 낮 12시 가까워서다. 400㎜ 상수도관이 터졌다. 그 바람에 지름 20m·깊이 5m가량 도로가 무너져 내렸다. 뿜어져 나온 물로 아수라장이 됐다. 도로 통행이 통제됐다. 4차선 도로 반대편까지 물에 잠겼다. 그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다. 하지만 사고 발생 수 시간이 지나도록 적절한 현장 대처가 없었다. 주변 안전이 확보되지 않아 시민들은 불안했다. 물론 단수사태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날 사고로 상당한 양의 물이 누수 됐다. 그 바람에 주변 지역 지면에 균열이 생겼다. 추가 붕괴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안전 통제선 설치도 없었다. 적어도 2시간여 동
[충북일보] 중부내륙선 철도 건설이 본격 추진되고 있어 충주시민들의 기대가 크다. 이 철도가 완공되면 시속 200㎞의 간선고속형 전동차(EMU-200)가 운행된다. 서울∼충주 운행 시간이 64분으로 줄어든다. 현재 중부내륙고속도로를 이용한 고속버스 운행시간 1시간 40분보다 36분 짧아진다. 그런데 제6공구(충주역∼살미 역) 구간 지역 주민들이 '철도 지중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해당구간의 주민 5천여 명이 이 구간을 '지중화해 달라'는 진정서를 지난 4일 시행사인 한국철도시설공단과 시공사, 충주시, 지역 국회의원 등에게 전달했다. 주민들은 이 구간에 철도가 지상으로 설치되면 마을이 둘로 갈라져 고립되는데다 기름진 농경지가 침식된다고 주장했다. 충북선 복선화와의 중복공사, 충주역의 혼잡과 위험, 국도3호선 과선교 존치에 따른 교통사고 위험 등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이 일대는 지금도 공군19전투비행단의 전투기 소음으로 큰 불편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지상철도로 인한 열차소음까지 가중되면 너무 가혹한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라는 게 주민들의 입장이다. 6공구 12.1㎞ 구간은 내년 착공 예정이다. 일괄수주계약으로 추진돼 지중화를 하더라도 추가
[충북일보] 청주시의회가 개원 이후 처음으로 행정사무감사를 상반기에 실시한다. 청주시의회는 오는 28일까지 열리는 19회 청주시의회 1차 정례회 기간에 행정사무감사를 벌이기로 했다. 기간은 13일부터 20일까지 8일간이다. 상임위원회별로 소관 국·본부, 사업소, 4개 구청 등의 행정 전반을 점검한다. 청주시의회는 그동안 매년 11~12월 열리는 2차 정례회 때 행감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올해부터 행감 시기를 1차 정례회로 앞당겼다. 2차 정례회 때는 추가경정예산과 다음 해 본예산 등 심의해야 할 안건이 많다. 그러다 보니 청주시의회는 물론 집행부도 행정사무 준비에 어려움을 겪은 게 사실이다. 예산 심의를 꼼꼼하게 하기도 쉽지 않았다. 우리는 청주시의회가 상반기에 행감을 하기로 결정한 것을 고무적으로 받아들인다. 지방의회의 행감 목적은 비교적 분명하다. 우선 의회가 집행기관의 행정집행에 대한 잘잘못을 가려내야 한다. 그런 다음 사안에 따라 바로잡거나 고쳐야 한다. 예산집행의 적정성 등 집행기관의 살림살이도 철저하게 점검해야 한다. 따라서 행정에 대한 연구와 공부는 지방의원들에게 필수 항목이다. 그래야 올바른 행감 활동으로 집행부의 오만과 독선을 견제
[충북일보] 최근 5년간(2020년~2024년 8월) 충북대학교병원 임직원의 친인척 51명이 정규직 직원으로 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친인척이란 8촌 이내의 혈족, 4촌 이내의 인척, 배우자로 직군별로는 '간호·보건'이 가장 많았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문정복(시흥갑) 의원이 25일 공개한 '최근 5년간(2020년~2024년 8월) 전국 10개 국립대병원(본·분원 합산) 임직원 친인척 채용 현황'을 보면 충북대병원 임직원 친인척 51명이 직원으로 채용됐다. 이들은 모두 정규직이었고 비정규직(계약기간 1년 이상)은 없었다. 직군별로는 △간호·보건 31명 △행정·시설관리 10명 △의사 7명 △의료기술지원 3명으로 간호·보건 직군에서 친인척 채용이 많았다. 충북대병원 임직원 친인척 채용은 다른 국립대병원과 비교해 가장 적었다. 같은 기간 전국 국립대병원별로 임직원의 친인척 채용 현황을 살펴보면 서울대병원이 505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전남대병원 344명, 부산대병원 183명, 경상국립대병원 182명, 전북대병원 168명, 제주대병원 87명, 경북대병원 84명, 강원대병원 63명, 충남대병원 53명이 뒤를 이었다. 친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