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무더위의 폭력이 계속되고 있다. 그 속에서도 외래 식물의 성장 속도는 빠르기만 하다. 한 달에 1m씩 자라고 있다. 그러다 보니 국토 산하 토종식물들이 주인의 본래 자리를 내주고 있다. 한 마디로 주객전도 현상이다. 청주시는 지난주 청원구 내수읍 석화천 일원에서 자연보호단체 회원, 공군제17전투비행단 군인, 시민 등 200여 명이 참여하는 생태계교란 식물 퇴치행사를 열었다. 200여 명이 군사 작전하듯 달라붙었다. 하지만 금방 자라나는 외래식물을 완전히 퇴치하지 못하고 있다. 이 식물의 정체는 북미가 원산지인 단풍잎돼지풀이다. 토종 식물을 말라 죽게 할 정도로 강력하다. 꽃가루는 알레르기를 일으켜 1999년부터 생태교란식물로 지정돼 있다. 번식력도 놀라워 석 달 전 뽑아낸 자리에 3m높이로 다시 자라 있다. 효과적인 제거를 위해 식물체가 어린 5월부터 보름 간격으로 뽑아 없애는 게 좋다. 10월까지는 추가적인 제거작업을 해야 효과적이다. 미호천과 무심천은 북미산 가시박에 점령당했다. 하천을 따라 10km를 뒤덮고 있다. 촘촘히 우거져 일일이 손으로 뿌리까지 뽑아내야 한다. 하천 주변 버드나무는 가시박에 둘러싸여 서서히 말라 죽어 가고
최근 ICT 산업의 핫이슈로 O2O(Online to Offline)가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카카오택시, 배달의 민족, 직방과 같은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고객에게 보다 편리하고 가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O2O 서비스는 최근 들어 가장 유망한 투자 분야로 주목 받으면서 관련 시장은 다양한 온·오프라인 사업자들의 각축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O2O 서비스를 통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연계되면 온라인에 의해 오프라인의 접점이 점차 확대되고 사용자는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얻고 거래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기존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연계가 주로 PC를 통해 이루어져 왔지만 이제는 스마트폰 대중화의 영향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연계가 보다 용이해지고 여기에 각종 위치기반 기술이 접목되면서 O2O 서비스는 일반 대중이 보다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각광받게 되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조사한 '2015년 인터넷 경제활동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O2O 산업은 음식배달, 숙박, 부동산 등 생활 밀착형 서비스에 대한 수용도가 높
은행 볼일이 있어 아침 청소를 대충 하고 밖으로 나오니 벌써부터 후끈 달아오른 열기가 목덜미를 붙잡는다. 양산을 얼른 펴서 햇볕을 차단 하지만 뜨거운 열기는 발톱을 세우고 계속 달려든다. 불덩어리에 목덜미를 물린 나는 땀이 비가 오듯 쏟아진다. 숨소리는 거칠어지고 나도 모르게 더위 먹은 개처럼 헐떡인다. 지독한 더위다. 나는 늘 사람들에게 추위는 참을 수 없지만 더위는 얼마든지 즐길 수 있노라고 큰 소리를 땅땅 쳤었다. 아무리 더워도 땀 한 방울 흘리지 않는다고 너스레를 떨었는데 완전 잘못된 착각 이었다. 올 여름 나는 더위에 두 손 두발 다 들고 항복 선언을 한다. 밥맛도 없고 찬 음식만 찾게 되고 의욕이 떨어져 기운이 없다. 옛날 같으면 시원한 냉면 한 그릇이면 더위쯤 잊을 수 있고, 땀을 씻을 수 있는 물 한바가지면 다시 물먹은 생물처럼 싱싱해 졌건만 요즈음은 아무리 애를 써도 생기가 나지 않는다. 소금에 푹 절인 배추처럼 널브러져 하루하루를 지낸다. 여름을 건강하게 보내려면 보양식을 먹어야 한다며 냉면, 초계탕, 삼계탕, 오리탕, 염소탕, 장어, 추어탕, 등 많은 보양식을 먹어 봤지만 효과가 없다. 그냥 엄마가 끓여주시던 올뱅이국 생각만 간절하다.
지난 제 71주년 광복절에 텔레비전 앞에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박정희 대통령이 안 계셨더라면 우리는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라고 늘 해오던 습관처럼 혼잣말이 나왔다. 곁에 앉아 있던 초등생 손자가 생뚱맞게 반박한다. "할아버지, 미국이 38선을 만들었으니까 미국이 나쁘잖아? 그러고 이승만 대통령과 박정희 대통령 두 사람은 독재로 몇 차례씩 대통령을 했으니까 나쁜 사람들이잖아?" "나는 그 시절을 다 살아 봤단다. 네 말과 사실은 다르단다. 우선 미국과 소련이 세계 제 2차 대전에서 독일, 일본, 이탈리아, 등 3개국이 주변 국가들을 마구잡이로 침공하는 데에서 발발했단다. 그 3개 국가를 상대로 연합군(미국, 영국, 소련이 주축)에 의해 독일, 일본, 이탈리아가 패전하며 전쟁은 끝났다. 그때 우리 한반도 침략군인 일본군의 무장해제를 위해 미국과 소련이 우리나라에 진입했지." "어쨌든 소련과 미국이 38선을 만든 거 아냐?" 한참동안 질의응답이 이어졌는데 녀석이 느닷없는 결론을 내린다. "할아버지, 다른 아이들에게 그런 말 하지 마. 아이들이 할아버지 말을 믿겠어?" 언중유골이다. 따는 녀석이 할아비의 말을 믿지 못 하겠다는 건 아니나 이미
우리나라 올림픽 대표팀이 리우올림픽에서 선전하고 있는 가운데 남자양궁 단체전 및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낸 구본찬 선수와 대한민국 최초로 펜싱 에페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낸 박상영 선수의 포기하지 않는 근성은 우리 국민 모두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이번 리우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양궁대표팀은 남녀 단체전과 개인전에 걸려있는 4개의 금메달을 휩쓸며 올림픽 사상 첫 전 종목을 석권하는 올림픽 신화를 쓰게 되었고 남자 양궁 올림픽 사상 첫 2관왕이 탄생했다. 구본찬 선수는 남자 개인전 8강과 4강에서 모두 동점을 기록해 컷오프의 위기에 봉착하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구본찬 선수는 '후회 없이 쏘자"며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 새로운 의지를 다졌다. 펜싱 국가대표 박상영 선수는 에페 결승전에서 10대 14라는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도 연속 5득점으로 15대 14로 경기를 뒤집으며 금메달을 따내는 집념을 보여줬다. 특히 그는 마지막 휴식시간에 자신에게 '할 수 있다'며 스스로를 컨트롤하는 모습이 방송 카메라에 잡혔고 텔레비전을 통해 이를 시청하던 국민들은 극적으로 금메달을 따낸 승리의 기쁨을 더욱 만끽할 수 있었다. 박상영 선수는 1점만 더 내주면 금메달을
울밑에 선 봉숭아야/ 네 모양이 처량하다/ 길고긴 날 여름철에/ 아름답게 꽃필 적에/ 어여쁘신 아가씨들/ 너를 반겨 놀았도다/ 가끔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는 노래 '봉숭아'의 가사이다. 쉬운 가락과 노랫말이 왠지 처연한 분위기를 자아내면서 시린 가슴을 파고든다고나 할까. 낮고 느린 음으로 시작하여 꽃망울이 터질듯 한 절정의 순간 절제했던 감정이 최고조에 이르는 음악적 기교는 이 노래의 백미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어릴 적 자랐던 토담집 울밑을 서성이는 듯 아련한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친근한 노랫말에 이르러서는 나도 모르게 스르르 눈을 감고 만다. 교과서에 나오는 대로 꼭 망국의 한을 노래해서가 아니라 정서적 공감대를 자극하는 이와 같은 마력이 이 노래가 가지고 있는 평범함 속의 비범함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봉숭아는 이름처럼 수수한 꽃이다. 우리네 어머니들이 지친 삶을 이어가기 벅찬 가운데서도 앞마당, 울타리 가릴 것 없이 소복하게 가꾸었던 식솔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그도 그럴 것이 무엇보다 '어여쁜 아가씨들'의 아주 가까운 동무였기 때문이다. 아는 것처럼 봉숭아는 한여름 더위 속에서 여러 가지 색깔의 꽃을 피우나 붉은색 봉숭아가 그 중 예뻐…
밤 바람에 살짝 풀어져도 맘 편하면 된다. 일상으로부터 일탈을 꿈꿀 때 누군가가 손 내밀어 준다면, 그 손을 잡고 어깨춤이라도 출 수 있다면, 입술 비집고 흘러나오는 노래를 외면하지 않는다면, 하늘의 별들과 숲속의 나무들을 벗 삼아 지친 마음 부려놓을 수 있다면 지난 여름은 눈부시게 아름다웠다고 말할 수 있다. 이같은 당돌함이 어디서 생겼는지, 가당찮고 어처구니 없는 착각이 내 마음을 먹먹하게 할 때도 있다. 내 스스로 생각해도 부끄러워 젖멍울 앓기도 하고 이 도시를 탈출하지 않으면 미칠 것 같아 낯선 곳을 향해 두리번거린다. 이럴 때는 바다보다는 산이 좋다. 바다가 사유의 보궁이라면 산은 은유의 숲이다. 눈에 보이는 것이 모든 것을 말해줄 수 없듯 숲과 계곡과 하늘과 별들의 이야기 속에서 나를 발견하고 존재의 이유를 찾는다. 그래서 강원도 정선의 이름 모를 산으로 향했다. 하룻밤의 짧은 여정이었지만 오가는 내내 새로움에 감사하고 일탈의 여백이 주는 향기에 마음 부려놓을 수 있었다. 여행의 백미는 우연성이다. 계획한 여정에 불쑥 나타나는 신기루 같은 만남, 그 속에서 생명의 신비와 가슴 설렘을 느낀다. 가는 길에 잠시 휴게소에 들러 소변을 보는데 찜찜한…
[충북일보] 전국 최고 '부자 지자체'인 서울시가 일자리를 못 구한 청년들에게 돈을 준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좋은 복지'가 아닌 '나쁜 정책'이라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서울시는 19∼29세 저소득층 서울시민 2천831명을 선정, '청년수당'이란 명목으로 월 50만원씩 최장 6개월간 지급키로 하고 첫 달치를 이미 지급했다. 이에 대해 당초 시정 명령을 내렸던 보건복지부는 "상위법을 어긴 지자체가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 사업을 강행한 것은 무효"라며 지난 4일 직권 취소 처분했다. 그러자 서울시가 19일 대법원에 제소할 움직임을 보이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가난한 지자체나 비청년층 등의 반발을 의식한 듯,서울시는 장황하게 만든 자체 홍보자료(Q&A)에서 다음과 같은 찬성 논리를 내세웠다. 우선 포퓰리즘 정책이란 비판에 대해 "예산 부족으로 애초부터 불가능한 공약인데도 대중의 인기를 얻기 위해 추진하는 '나쁜 포퓰리즘'과는 다르다"며 "절박한 취업난에 놓인 청년들에게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을 제공하기 위해 예산을 확보해 추진하는 좋은 포퓰리즘"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에 사는 청년들만 혜택을 누리는 것은 차별적 정책 아닌가"란 비판에…
[충북일보] 지반침하(싱크홀)가 다양한 원인에 의해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청주 상황도 다르지 않다. 그러나 예방과 대응엔 여전히 한계를 보이고 있다. 지난 17일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한 주택가에서 싱크홀이 발생했다. 이날 발생한 싱크홀은 너비 0.8m·깊이 1m(소방당국 조사결과) 규모였다. 외관상으론 큰 규모가 아니었다. 하지만 지면 아래 싱크홀 너비와 깊이는 상당했다. 그런데 주민신고 이후 2시간이 넘도록 아무런 조처 없이 현장이 방치됐다. 최초 발견 주민이 소방당국에 재차 신고한 뒤에 현장 출동과 조치가 이뤄졌다. 주민 안전에 눈 감은 청주시라는 비난과 비판이 너무 당연하다. 이승훈 청주시장은 지난 6월 청주시 청원구 율량동 공사현장 도로붕괴 당시 신속하고 유기적인 초동대처를 강조했다. 청주시 종합안전체제에 따른 보행자 및 교통 통제 등 즉각적인 대응을 여러 차례 밝혔다. 하지만 이 시장의 이 같은 주문은 공염불이 됐다. 청주시는 싱크홀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대책 하나 만들지 못했다. 그 사이 사고가 또 터졌다. 싱크홀의 정확한 원인 분석을 위한 땅속 지도부터 제작해야 한다. 최근 발생한 싱크홀 대부분은 중·소규모 지반침
[충북일보] 청주시내 37개 고등학교의 학교발전기금 규모가 천양지차다. 최대 40배나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각한 빈부차가 존재했다. 충북도교육청은 지난 4월말 기준으로 청주지역의 일반계고와 전문계고의 학생 1인당 발전기금 조성액을 비교했다. 그 결과 발전기금이 가장 많은 A고가 가장 적은 B고보다 40.7배나 많았다. 청주시내 고교생 1인당 평균발전기금은 5만5천712원이다. 전국평균 5만2천433원보단 약간 많았다. 물론 이 기금은 지역별로, 학교별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동문이나 학교운영위원회가 활성화 된 학교와 그렇지 못한 학교가 있기 때문이다. 학교발전기금 모금액이 적은 학교는 대개 동문회 활동이 위축돼 있다. 그러다 보니 지역 기업, 독지가 등의 발전기금에 대한 관심도 역시 떨어지게 마련이다. 어떤 학교는 강제로 돈을 걷는다는 오해를 불식하기 위해 아예 모금 자체를 포기하기도 한다. 문제는 지역별 학교발전기금 격차가 교육격차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 기금은 주로 기업체나 학부모, 학부모 단체 등이 내게 마련이다. 그리고 교육시설 보수·확충, 교육용 기자재·도서 구입, 체육·학예활동 지원, 학생복지·학생자치
대학생들이 수강신청을 하는 이맘때가 되면 전 학기 학사경고를 받은 학생들이 수강 신청을 위해 상담소를 방문한다. 학생들이 꺼내놓는 학사경고의 원인은 학기 중 과도한 아르바이트, 가정 사정, 심리적인 어려움, 대인관계 갈등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전공 부적응'과 '출석'으로 귀결된다. 심리학적으로 두 원인의 기저에는 '고질적 미루기(procrastination)' 행동이 존재한다. 미루기 행동은 대학생들뿐만 아니라 많은 성인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고, 고민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미루기 행동을 반복하는 사람들은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며, 마감일 하루 앞까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있다는 자책감과 막연한 걱정에 시달리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느 정도의 미루기 행동을 하며 살지만 상담에서 '문제'라고 명명하는 경우는 그런 미루기 행동으로 인해 중요한 과제를 하지 못하거나 계약에 차질을 가져오고, 미루고 회피하는 행동을 반복해 학업과 일뿐만 아니라 대인관계에도 심각한 손실을 가져오는 경우이다. 학사경고를 받는 학생들은 고질적 미루기 행동이라는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지금의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결단
[충북일보] 급기야 청주시립예술단 운영과 관련해 청주시의회가 나섰다. 황영호 의장 및 행정문화위원회 위원들은 엊그제 청주예술의전당 대회의실에서 예술단 운영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예술단원들의 잇단 복무기강 해이와 예술단사무국 폐지 논란과 관련한 사태 파악을 위해서다. 시립예술단은 지난 2013년 7월 교향악단·합창단·국악단·무용단 등 4개 예술단별로 운영되던 업무를 통합사무국으로 일원화 했다. 당연히 공연의 질을 높이고 기획·홍보·마케팅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취지였다. 하지만 설립 2년 만에 실효성 논란에 휩싸였다. 3팀제로 운영되던 사무국은 지난해 8월 교향악단·합창단·무용단·국악단·홍보마케팅팀 등 5팀제로 재개편됐다. 재개편 이후에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두 차례에 걸쳐 조직 수술을 했지만 사무국 존폐 논란은 여전히 봉합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일부 예술단원들의 복무기강 해이가 잇따라 드러났다. 또 한 번 몸살을 앓고 있는 셈이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사무국은 당초 독립기구로 분리되지 않았다. 독자적으로 공연을 기획하고 마케팅을 시도하는데 근본적인 제약을 안고 출발한 셈이다. 구성원들은 모두 2년 계약직으
[충북일보]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국민 고통지수가 올라가고 있다. 휴가철에 고통을 넘어 생사를 걱정해야 할 때도 있다.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물놀이 안전사고로 174명이 숨졌다. 매년 35명 정도가 물놀이를 하다 목숨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발생 원인으로는 '안전수칙 불이행'이 38%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이 수영미숙 31%, 음주수영이 14%순으로 나타났다. 올 6월부터 8월 현재까지 사고도 엄청나다. 전국적으로 7천179건의 각종 안전사고가 발생해 28명이 목숨을 잃었다. 물론 물놀이 사고만 있는 게 아니다. 온열사고를 비롯해 여름철 인기스포츠로 자리매김한 패러글라이딩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15일 오전 11시40분께 단양읍 도전리 단양고 앞 남한강에 A씨 등 2명이 패러글라이딩 비행 중 추락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 6월 18일에도 비슷한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오후 2시께 단양읍 기촌리 양방산 정상 부근에서 2명이 탄 패러글라이더가 약 10m 높이의 나무에 걸리는 사고가 일어났다. 두 사고 모두 주변 여건에 따른 사고였다.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 했다. 여름철 패러글라이딩을 체험하
누구나 살다 보면 언제 어느 때곤 '외롭다'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혼자 있는 시간이나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나 사회나 직장에서 사람들과 어울리면서도 우린 늘 외롭다는 생각을 문득 하게 된다. 사람은 왜 외로운 것일까? 외로움, 고독은 왜 내 마음을 파고드는 것일까? 고독에도 여럿이 있다고 한다. 첫째, 처벌을 받아서 누구도 '나'를 아는 척하지 않는 고독, 둘째 함께 출발했지만 애써 노력해도 자꾸만 뒤로 쳐지면서 겪는 고독, 셋째,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이 타당한데도 누구의 동조를 받지 못해 버려지는 느낌이 드는 고독. 넷째, 시대를 너무 앞서갔던 탓에 세상으로부터 따뜻한 눈길을 받지 못하는 처절한 고독. 이외에도 각자 느끼는 고독의 느낌은 다양하리라 생각이 든다. 정호승 시인은 '외로우니까 사람이다'라는 시를 통해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라고 표현하였다. '그렇구나. 인생은 아니 사람은 외로움과 함께 걸어가야 하는 여정이구나'라고 생각하며 나 스스로 내 마음의 위안을 얻곤 했다. 그러나 한편으론 '이런 외로움을 다스릴 방법은 없을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외로움의 크기를 줄이고 외로움을 희석시킬 묘안을 찾게 된 것이
꿈을 꾸었다. 사막 한가운데서 앞이 보이지 않는 바람에 길을 잃었다. 지칠 때까지 사막을 걸었다. 쓰러져 누운 내 몸 위로 별이 쏟아진다. 바람이 분다. 노랫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불빛이 보인다. 그 곳은 명사산 꼭대기에서 바라 본 월아천의 모습이다. 가없는 눈물이 흐른다. 얼마나 걸었을까. 갑자기 무장한 군인들이 나타나 총을 겨눈다. 그리고 꿈을 깼다. 13박 14일의 실크로드 여행을 마치고 하루 종일 집에서 잠을 잤다. 5천㎞를 넘게 달려야 했던 이번 여행에서 40도를 넘나드는 기후에 제대로 잠을 잘 수 없는 이동거리, 기차에서의 숙박, 바로 이어지는 일정으로 숨을 쉴 수 없었다. 서안에서 시작하여 천산산맥 길을 따라 감숙성으로 향하는 길인 천수로 갔다. 이곳에서 난주, 돈황을 거치고 다시 유원, 우르무치에서 이닝으로 나라티의 공중초원과 싸리무 호수를 보았다. 그리고 이닝에서 우르무치로, 서안을 거쳐 인천으로 돌아오는 여정 속에 많은 것을 보았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척박한 타클라마칸 사막과 끝없이 펼쳐진 초원을 지나 천산산맥의 북로를 지나가는 험한 여정은 그것이 동서양의 문명을 이어나갔던 상인들의 여정을 좇아가는 것으로의 의미도 있지만 더불어 나
연일 계속되는 폭염 속에서 많은 이들은 TV를 켜고 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들의 활약상을 지켜보며 즐거워하기도 하고, 안타까워하기도 한다. 메달을 따는 것을 목격하는 그 때만큼은 더위도 별로 안 느껴진다고들 말한다. 아직 며칠 더 남았으니, 여러 번의 이야기가 더 만들어질 것이다. 조금이나마 속 시원한 일들이 벌어지길 기대한다. 지금 우리가 즐기는 올림픽 경기는 근대 올림픽이고, 쿠베르탱 남작이 주도하여 만들어 진 것이라는 점은 다들 아실 것이다. 하지만 고대 올림픽에 대해서는 그다지 자세히 알려진 것이 드물다. 마침 필자의 전공이 고대 그리스 역사이니, 이참에 고대 올림픽 경기에 대해 소개해 보겠다. 고대 그리스어로는 '올림피아'라 불렸던 이 경기는 기원전 776년에 시작되었다고 알려졌다. 우승자 명단이 그 때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서기 393년에 로마 황제 테오도시우스에 의해 폐지되었으니, 1169년간 진행된 셈이다. 개최되었던 장소는 펠로폰네소스 반도의 북서쪽에 있는 도시국가 엘리스의 영역 내에 있는 제우스 신의 성역 '올림피아'였고, 4년마다 8월이나 9월에 열렸다. 그리고 개최 기간은 시대에 따라 조금 다르지만 기원전 5세기에는 5일간 열
상산팔경 미호천에는 용(龍)이 살고 있다. 농다리에서 미호지를 오르는 고갯길 서낭당은 용고개이며 미호지(초평지)는 청용이 살아서 승천하는 모습을 지녔다. 평사낙안(平沙落雁)의 기암절벽을 굽이쳐 흘러내리면 미호천의 호수 소두머니가 나온다. 소두머니 깊은 물에는 청룡과 백룡이 살고 있다고 전해 내려온다. 마을주민들은 물의 신(神)인 청룡과 백룡을 모시기 위해 신당을 세우고 매년정월 보름에는 동제를 지내고 가뭄에는 기우제를 지냈다. 이때 동네주민들은 개울에서 도리깨질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동국세기'에 따르면 이곳 용신에게 자식을 낳게 해달라고 빌면 영험이 있다하여 치성을 드리기 때문에 1년 내내 구경꾼들이 문전성시(門前成市) 하여 시장을 이루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용신제는 매년 10월에 실시하는데 마을 사람들이 농악을 앞세우고 농기구로 소박하게 거북을 만들어 용신놀이를 하면서 하루를 즐겼다고 전해진다. 1920년까지 전승되다 명맥이 사라졌는데 1995년 진천군에서 재 발굴하여 계승되고 있다. 제 36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충청북도 대표로 출전해 문화체육부상을 수상했다. 현재는 용신굿의 장소인 소두머니를 벗어나 매년 9월 중순경 개최되는 농다리축재 때
청주시 상당구 낭성면 추정리에 '가래울'이라는 마을이 있다. 이 지명을 한자로 표기할 때 '가래'는 '楸(가래나무 추)'로 '울'은 '洞(고을 동)'으로 하여 '추동(楸洞)'이 된 것이다. 추정리라는 행정명은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추동(楸洞)'과 '송정(松亭)'의 이름에서 한 자씩을 따서 추정리라 하여 낭성면에 편입되어 오늘에 이르는 것이다. '가래울'이라는 지명은 괴산군 불정면 추산리의 가래울을 비롯하여 대전광역시 동구 추동의 가래울, 충남 금산군 금성면 양전리의 가래울, 충남 금산군 추부면 추정리의 가래울 등이 보인다. 경기도 여주군 정동면 사곡리의 가래울에는 마을 뒷산에 가래나무가 우거져 있었으므로 가래울(木秋谷)이라고 하였다는 지명 유래가 전해오듯이 많은 지역의 지명에 나타나는 '가래실, 가래울, 가래골'(청주시 북이면, 괴산군 장연면, 충주시 앙성면, 보은군 회남면, 단양군 단양읍 덕상리, 영동군 추풍령면) 들이 '가래'를 '가래나무(楸)'로 해석하여 '추동(楸洞)'이라 표기하고 있으나 '가래'의 의미를 알 수가 없어 음이 같은 '가래나무'를 연상한 것이라 생각된다. 그러면 '가래'라는 말은 어떤 의미에서 나온 말일까? 단양군
국민들의 눈과 귀가 지구 반대편 브라질 리우올림픽에 쏠려있다. 메달을 기대했던 선수들의 아쉬운 탈락에는 함께 눈물을 글썽이며 안타까워한다. 대역전 드라마를 펼쳐 금메달을 따냈을 때는 자신의 일인 양 기쁨을 감추지 못한다. 각본 없는 드라마가 매 순간 펼쳐진다. 곳곳에 도사린 파벌(派閥)의식 4개 종목 석권 위업을 달성하며 리우올림픽을 '퍼펙트 엔딩'으로 마친 한국 양궁의 스토리가 그 중 백미다. 곳곳에 파벌(派閥)싸움으로 얼룩진 한국사회에 던지는 메시지가 크기 때문이다. 파벌은 '이해관계에 따라 이합집산한 사람들의 집단'을 말한다. 인간의 무리 짓기는 본능에 가깝다. 한정된 자원을 놓고 다퉈온 것이 인류 역사다. 파벌은 정도 차이가 있을 뿐 어디에나 존재한다. 팔이 안으로 굽는 것은 동서양이 크게 다르지 않다. 케네디 대통령은 동생 로버트를 법무장관에, 매제이자 훗날 슈워제네거의 장인이 된 사전트 슈라이버를 초대 평화봉사단장에 기용했다. 사마란치는 IOC 위원장 시절 아들은 IOC 위원에, 딸은 스페인 빙상연맹 회장에 앉혔다. 무리 짓기가 보편적 현상이라 쳐도 한국인의 파벌의식은 유독 도드라져 보인다. 혈연과 학연, 지연으로
청주시는 지난 1939년 영운정수장 건설을 시작으로 1971년 지북정수장 신설에 이어 올해 4월 기존 영운정수장과 지북정수장을 폐쇄하고 현대화시설을 갖춘 통합정수장을 가동하고 있다. 하루 12만5천㎥의 깨끗한 수돗물을 만들어 시민에게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최신식 시설에서 양질의 수돗물을 생산함에도 직접 마시는 음용률은 5% 수준으로 미국(56%), 일본(52%)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청주시 수돗물은 대청댐 물(원수)을 취수해 정수장으로 보낸 후 응집제를 넣어 작은 부유물들을 큰 덩어리로 응집시켜 가라앉힌 후 제거하고 다시 모래층에 통과시켜 미처 제거되지 않은 매우 작은 입자들까지 걸러내 만들어진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물은 깨끗한 상태지만 세균 등 병원성 미생물을 살균시키기 위해 염소를 투입하는 소독과정을 거친 후 최종적으로 우리가 먹을 수 있는 안전하고 깨끗한 수돗물이 된다. 정수장에서 만들어진 깨끗한 수돗물은 여러 개의 배수지까지 보내져 급수구역 내의 모든 수요자에게 수돗물을 공급한다. 배수지에 담수된 수돗물은 배수관을 통해 급수구역 전체에 퍼지고, 배수관으로부터 나눠진 급수관에 의해서 수돗물이 가정 경계까지 공급되며 각 가정에 설치된 옥
[충북일보] 공직사회에도 여름휴가가 이어지고 있다. 업무공백에 대한 불만의 소리가 폭염 짜증만큼 커지고 있다. 충북도를 비롯한 도내 시·군 사정도 다르지 않다. 지자체들의 각종 행사는 여름이라고 거르지 않는다. 당연히 공무원들의 파견도 잦다. 정부예산 확보를 위한 중앙부처 출장도 1년 내내 계속되고 있다. 최근엔 여름 휴가철이 겹치며 직원들의 업무가 평소보다 과중되고 있다. 공직사회의 생산성 향상은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지자체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일과 휴식의 조화 못지않게 역량 강화가 절대적이다. 직원 근태 및 성과의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 이유도 여기 있다. 공직자들의 무분별한 언행이 곧잘 사회적 문제로 비화되기도 한다. 결국 신뢰받는 공직자상 정립에 찬물을 끼얹는 원인이 된다. 엄정한 공직기강 확립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는 여기 있다. 관행에 따라 행동하기보다 개혁적 사고로 움직여야 한다. 공직사회가 나태해지면 나타나는 현상들이 있다.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게 복지부동이다. 복지부동은 레임덕과 깊은 연관성을 갖는다. 레임덕이 생기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다음 달 말엔 일명 김영란법이 시행된다. 그런 만
[충북일보] 중국 연변지용제는 옥천 출신 향수시인 정지용을 기리는 행사다. 해마다 문학·음악제 형태로 열린다. 올해로 20회째다. 그런데 이 행사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가 크다. 무용론과 긍정론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연변지용제는 20년 전 500만원의 예산으로 시작됐다. 지금은 예산규모가 2천300만원까지 늘었다. 물론 오른 물가에 비하면 부족한 예산이다. 그래도 해외 행사가 이처럼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는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데 아직 단 한 번도 중국서 열리는 연변지용제 성과에 대한 진정한 평가가 없다. 잘된 점과 잘못된 점에 대한 평가 결과물이 없다. 행사가 끝나고 만찬장에서 아쉬운 점을 이야기 하는 게 고작이다. 연변지용제에 대한 옥천군민들의 관심도 별로 크지 않다. 정지용이 중국 연변과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다 보니 군의회 내에서도 계속 해야 되느냐, 마느냐 문제를 놓고 설왕설래다. 우리는 정 시인에 대한 연변 관련 정체성 확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한다. 윤동주 시인과의 관계 같은 단순한 논리만으론 군민에 대한 설득력이 떨어진다. 정 시인의 연변과 관계나 연관성을 찾아내 설명해야 한다. 연변작가협
이웃 언니한테 차나 한잔 하자고 카톡이 왔다. 마침 한가하던 참이라 얼른 초대에 응하였다. 언니 집에 들어서니 여러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날도 더운데 다들 오느라 고생 많았지· 이렇게 와 달라고 한 것은 다름이 아니고." 친구 중 한명이 농사를 짓는단다. 이 농사 저 농사를 골고루 지어보았단다. 그중에서 고추와 참깨 농사가 소득이 좀 나아 올해는 두 작물을 많이 심었는데 대풍년이란다. 그래서 소비자와 직거래로 연결되지 않으면 제값받기가 어려울 것 같단다. 그러니 김장고추와 참깨는 무조건 그 친구한테 사라고 사뭇 협박이다. "며칠 전에 말이야, 붉은 고추 따는 것을 도와주러 갔거든. 그런데 밭에 들어가자마자 너무 덥고 숨이 막혀서 죽을 것 같더라고. 그래서 바로 줄행랑을 쳤지." 그날 이후 언니는 마음이 편치 않단다. 빨갛게 익어버린 얼굴에 비 오듯 흐르던 땀도 아랑곳 하지 않고 열심히 일하는 친구의 모습이 자꾸만 아른거려 가슴이 아프단다. "친구야, 너 그러다 죽는다. 더위가 좀 누그러지면 일해도 되잖아. 이 폭염에 밭에 나가다니 제정신이니?" 언니가 적극 말려도 친구는 요지부동이란다. "고추도 따야하고 깨도 베어서 말려야 하고. 할
건축은 식물처럼 연약한 인간을 위해 존재한다. 고 건축학개론을 펼치자 맨 먼저 이 말이 나왔다. 추위와 더위, 맹수의 공격, 즉 자연으로부터 인간을 보호하기 위해 집이 필요하게 되었다는 개론서다운 설명이다. 자세한 주석까지 달려있는 걸 보니 이 말을 한 건축가 기디온은 건축분야에서는 꽤 유명한 게 틀림없다. 이 말에서 두 가지 명제를 도출할 수 있겠다. 첫째, 인간은 식물처럼 연약하다. 둘째, 건축은 그런 약한 인간을 위해 존재한다. 난 이 개론서의 첫 장을 읽으면서 인간은 연약하나 건축을 하는 인간은 결코 연약하지 않다는 다른 명제를 첨언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정리하자면 이렇다. "건축은 식물처럼 연약한 인간을 위해 존재한다. 단, 건축을 하는 인간은 연약하지 않다." 지난봄에 새 사옥에 입주한 6층의 내 사무실 절반은 유리창이다. 블라인드만 걷으면 곧바로 파란 하늘과 푸른 산의 풍경이 그림 액자처럼 맞닿아 있다. 건축학에선 이것을 픽쳐 윈도우(picture window)라고 부르는 모양이었다. 건물의 엔벨로우프(덮개, 외피)에 있는 구멍을 '개구부'라고 하는데 이것은 건물의 눈, 코, 입과 같은 것이다, 개구부는 크게 문과 창을 말하지만 벽이
감동이 내 집으로 내려왔다. 햇살과 바람이 나무를 쓰다듬고 농부의 땀이 익힌 결과물들이 황홀하다. 하나, 둘, 셋,…. 네모반듯한 복숭아상자 속에 그분 마음 열 알이 가지런히 서려있다. 모자람 없는 완전수 '열'이로고…. 꽉 찬 마음이 전하여 온다고 의미까지 부여하며 행복을 배로 충전한다. 이름도 고운 '햇사레복숭아' 열 알 중 한 개를 씻었다. 껍데기도 아까워 벗기지 않고 그대로 삐져 접시에 담았다. 감사기도를 하고 포크로 찍어 입에 넣으니 입 안 가득 달달한 과즙이 흥건히 도랑을 이룬다. 입속에서 식감미각들 전쟁이 터졌다. 오감만족 세포들이 일제히 일어서 달콤한 복숭아속살을 음미한다. 그 맛에 취하여 정신이 혼미할 지경이다. 말랑거리는 식감이 온 미각을 일으켜 세운다. 천도를 걷는 듯 천천히 순간을 즐기면서 먹었다. 세상에 과일나무가 많지만 복숭아나무처럼 정신을 빼앗는 과일나무도 드물 거다. 매혹적인 분홍빛을 터뜨려 길가에 차를 세우게 하던 봄날부터 범상치 않다. 한 나무가 분홍하양색을 섞어 꽃을 피워내기도 하여 신비함을 주는 나무도 있다. 숫처녀의 뺨을 닮은 아리따운 꽃망울들은 정서를 깨워 꿈을 꾸게 한다. 달빛이 부서지는 밤 복사꽃 너울지는 무
[충북일보] 산과 들이 펼쳐진 청주 낭성면 추정리에 마당 가득 항아리가 늘어서 있다. 천여 개의 크고 작은 항아리 근처에는 구수하게 익어가는 장 냄새가 은은하게 퍼진다.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정겨운 풍경이 벌써 맛있는 기억을 되살린다. 전순자 대표의 옥샘정은 1995년 청주 금천동에서 선식 가게로 출발했다. 곡물가루 등을 취급하며 메주와 고춧가루에도 관심을 가졌다. 알음알음으로 주문하는 가정에서 원하는 대로 장을 담가준 것이 옥샘정의 시작이다. 더 맵게, 혹은 달지 않게, 각자의 입맛에 맞춰 장을 담가 주며 입소문이 났다. 몇 번의 이전 끝에 2012년 지금의 추정리에 완전히 정착했다. 서늘한 기온과 맑고 풍부한 물이 장 담그기에 최적이었기 때문이다. 작은 항아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뚜껑마다 날짜와 이름이 쓰여있다. 매년 초 이곳에 찾아와 담그는 손님들의 장이다. 햇볕과 바람 등 숙성을 위한 관리는 옥샘정에서 해준다. 장 담그기가 사라진 아파트 환경에서도 자신만의 장을 원하는 이들은 많다는 뜻이다. 집에서도 발효가 가능한 환경이라면 장 담그기 키트를 활용하기도 한다. 옥샘정에서는 모든 장류를 만들어 판매한다. 국내산 재료를 100% 활용한 장이다. 인근 밭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