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의 높이가 거칠며 많은 비를 동반한 광풍이 몰아치겠습니다." TV에서 연신 남쪽 지방소식을 전한다. 바닷물에서 오염된 콜레라 발생 소식까지 연이어진다. 그때, "계획대로 출발해요." 문자가 도착했다. 떠나는 거다. 그리운 청마가 있고, 확실한 핑계로 고립되어 하루나 이틀쯤 묶여도 좋을 거라 노래한 시인도 있잖은가. 그날 오후 우린 동양의 나폴리라 불리는 통영으로 향했다. 우리를 태운 봉고차는 궁창이 뚫린 듯 퍼붓는 폭우 속으로 들어갔다. 그럼에 불구하고 차창을 때리는 빗줄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 이백프로 충전이다. 연인의 감정이 아니어도, 나이를 초월하여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과 바다를 안고 일박한다는 자체만으로도 설레었다. 펜션에 도착하니 초저녁이건만 폭우로 인해 바다는 암흑이다. 수직으로 내리 쏟는 빗소리에 마음이 요동한다. 바다야, 날더러 어쩌란 말이냐. 팔만 내밀면 닿을 곳에 있는 바다로 인하여 애가 탄다. 바닷가로 나가고 싶은 맘을 누르고 베란다로 나갔다. 비가 들이쳐 금시 옷이 젖는다. 밤바다, 거대한 흑백수묵화다. 아! 몽환적이다. 검은 바다를 보며 듣는 빗소리…. 바다가 비가 도대체 나를 어떻게 한건가…. '얼마나 달콤하랴. 눈
기대 반 걱정 반 속에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다. 내일부터 세상 개혁에 나선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법이다. 지금도 시끄럽다. 우왕좌왕도 여전하다. 한숨도 있다. ***오염된 의리문화 청산해야 김영란법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이법이 시행 된다고 금방 청렴사회가 되는 것도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별로 없다. 그럼에도 기대가 크다. 대한민국 사회가 변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영란법이 시행돼야 하는 당위성은 많다. 사회 곳곳에 내재한 구조적 비리 근절을 위한 법이기 때문이다. 청탁과 접대 문화 근절을 넘어선다. 그런 점에서 혁명적이다. 그러나 무수한 시행착오가 예상된다. 우선 법 적용에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너무도 애매한 부분이 많다. 법 적용이 명확치 않아 자의적인 법 집행 가능성도 있다. 해설서 역시 너무 방대해 헷갈린다. 교육을 하는 사람마저 정답을 내놓지 못한다. 교육받는 사람들의 반응도 별로다.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당분간 '안 만나고 안 먹고'가 대세를 이룰 듯하다. 그게 최선의 방법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해지고 있다. 본보기로 걸려 망신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
"똑딱, 똑딱" 요즘 시계는 더 이상 소리를 내지 않는다. 어린 시절, "똑딱, 똑딱"거리는 시계 소리를 입으로 흉내 내면서 놀곤 했었는데, 어느덧 전자시계가 대중화 되고 아날로그 기계음이 사라진 지 오래다. 그러다 문득 흘러간 시간에 대해 되돌아 볼 때면 언제 이렇게 시간이 흘렀나 회한이 몰려온다. 이제 겨우 공직생활 1년, 병아리가 갓 알을 깨고 나온 듯 낯설고 어설픈 시간이었다. 지난 1년을 돌이켜 생각해보니 우왕좌왕, 좌충우돌의 연속이었다. 그래서 그 시간들이 엄마를 찾아 울부짖는 청개구리처럼 후회도 많고 아쉬움도 크다. 한 달 전 공직생활에 의미를 돌아보게 되는 사건이 있었다. 부동산 취득세 담당자로 취득세 민원 업무처리로 바쁜 오후 2시께 초췌한 모습을 한 30대 여성 한 분이 들어오셨다. 취득세 담당이 어디냐고 직원에게 묻고, 민원 창구에 앉으시더니 관련 서류 준비 없이 당황한 기색으로 그냥 울기만 하셨다. 잠시 진정되기를 기다린 후 왜 그러시냐고 물었더니, 중국에서 대한민국으로 남편을 따라 시집을 왔는데, 지난달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남편을 잃어 아파트 상속 취득세 신고를 해야 하지만 한국말도 서툴고 한글도 잘 몰라 할 수 있는…
[충북일보] 오는 11월부터 일제히 수렵장이 개장된다. 충북을 비롯한 전국 21개 자치단체들이 이번 수렵장 운영에 참여하게 된다. 유해야생동물 개체수를 줄여 소중한 농작물 등을 보호하자는 의미다. 그런데 수렵활동엔 총기 사용이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총기 오발의 경우 동료 엽사나 민가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 실제로 영동군 학산면 야산에서 총기오발로 1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엽사들과 함께 수색에 나서는 사냥개 역시 두려운 존재다. 지난 2012년 11월 옥천군에서는 사냥개가 염소농장에 뛰어들어 20마리 염소를 물어 죽였다. 영동군에서도 지난 2102년 11월 영동읍에서 엽사들이 쏜 산탄이 승용차 유리를 파손했다. 심천면에서도 사냥개가 염소 10마리를 물어 죽였다. 엽사들의 총소리에 가축들이 유산되고 주민이 사냥개에 물리는 피해도 속출했다. 포획동물을 야산에서 불법 도축하는 행위도 있었다. 그러나 단속인력은 턱없이 부족해 각종 위반행위에 대한 손길이 미치지 않고 있다. 수렵장 운영의 역기능을 막을 대책을 세워야 한다. 지자체별 대주민 홍보 강화와 함께 엽사들의 총기관리 강화도 검토해야 한다. 엽사들이 수렵활동을 할 때는 포획승인
[충북일보] 본격적인 가을로 접어들며 각 지역마다 각종 축제가 열리고 있다. 이미 지난 23~25일 청주예술의 전당 광장에서 제6회 중국유학생페스티벌이 성황리에 끝났다. 충주에서도 지난 23~26일 46회 우륵문화제가 열렸다. 앞으로 2016제천바이오박람회와 3회 오송화장품 뷰티산업엑스포 등 수많은 축제가 예정돼 있다. 지역의 문화축제는 아주 많다. 체육대회부터 음악회, 연극공연, 무용발표, 전시회, 사생대회 등 다양하다.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이 중심이 돼 열리고 있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그 지역의 전통과 역사, 문화예술혼 계승·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축제 현장에 가면 그 지역 주민들의 생활상과 문화·예술적 감각을 엿볼 수 있다. 요즘은 단순한 지역주민 화합축제 행사를 넘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한몫 하고 있다. 지역농특산물 판매 활성화 등을 꾀하는 자리가 되고 있다. 지역축제는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그 지역의 특징이 물씬 담겨 있는 문화·예술적 가치를 심어준다. 고향에 대한 추억을 남겨줘 훗날 어른이 돼 타지에서 생활하더라도 애향심을 갖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1970~1980년대 초중고 생활을 한 세대는 축제 때 개막식이나 폐
[충북일보] 나눔은 언제나 행복하다. 삶을 아름답게 한다. 본보 독자권익위원회가 지난 22일 급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를 위해 한국을 찾은 몽골 소년 나산바트(7)를 돕기 위해 치료비를 전달했다. '2016년 9월 정례회의' 후 나산바트 치료비 지원에 뜻을 모은 뒤 성금 30만원을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충북모금회)에 지정 기탁했다. 나산바트는 지난해 몽골에서 급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암세포가 눈까지 전이돼 왼쪽 눈이 튀어나온 상태다. 현재 충북대학교병원에서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 밀린 병원비와 앞으로 들어갈 치료비는 2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본보에 보도된 "나산바트를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기사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물론 30만원은 아주 작은 액수다. 하지만 이국땅에서 힘겹게 투병하고 있는 소년과 병간호 하는 부모에게 아주 큰 도움의 손길이다. 나산바트 가족은 완치라는 희망을 안고 한국에 왔다. 하지만 막대한 치료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1차 항암치료만 끝낸 뒤 치료를 중단하고 몽골로 떠날 생각까지 하고 있다. 힘든 상황에도 멈추지 않길 소망한다. 나산바트가 희망을 갖고 치료하기 위해선 도움이 절실하다. 이 세상이 친
[충북일보] 청주공항 항공정비(MRO) 사업의 실패와 관련, 책임 공방이 뜨겁다. 충북도의회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의 공방엔 날이 서 있다. 그러나 본질에서 벗어난 정쟁이어서 여론은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 청주공항 MRO 사업은 지난달 26일 아시아나항공이 사업 불참을 통보하면서 이미 끝난 사업 취급을 받고 있다. 실패의 책임이 충북도와 충북경제자유구역청으로 쏠리고 있다. 책임 공방을 벌이는 여야의 싸움도 극에 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정우택 전 도지사에게 '원죄론'을 씌우며 대응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시종 지사에 대한 '책임론'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급기야 충북도의회가 실패 책임을 규명하기 위해 '특별점검위원회'를 구성했다. 그러나 별로 성과가 없다는 게 문제다. 꼼꼼한 점검과 결과, 대안 제시는 어디로 가고 없다. 그저 예전에 하던 습관처럼 싸움만 하고 있다. 아침저녁으로 동네아이들 패싸움 하듯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다. 청주공항 MRO 사업은 수천억 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국가 기간사업이다. 그만큼 이 사업은 이 지사가 밝힌 대로 충북의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충분한 가치를 지녔다. 따라서 완전한 실패라면 정확한 원인과 추
논어(論語) 옹야(雍也)편에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같지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같지 못하다)'는 말이 있다. 삶을 즐기라는 말씀인데 어떻게 해야 즐길 수 있는가. 즐기는데도 거쳐야하는 여러 단계가 필요하다. 우선 무슨 일이건 관심과 호기심이 있어야하고 다음에 진지하고 성실해야 하며 그다음에는 훈련과 연습을 통해 그 일에 익숙해져야 한다. 그런 후에라야 좋아하고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좋아하고 즐긴다는 것, 거기에 도달할 수 있다함은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향유의 경지인 것이다. 삶에서 깊은 즐김은 어디에 있을까. 사실 세상에는 할 일이 많고 재미있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시 한 줄 소설 한 귀절 읽지 않고도 한평생 행복하게 잘 살다간 사람들도 많다. 이때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어떤 사람들에게 그것은 '많은 돈을 벌고 높은 자리에 올라가는 것이다. 그래서 훌륭한 비석을 남기는 일이다. 그러나 이 비석을 세상 사람들이 부러 찾아와 눈여겨 볼일은 없다.' 그렇다면 의문이 생긴다. 한평생 행복하게 산다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이런 물음 없이 우리는 깊은 의미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는가. 아마 그러기는 어
인도의 성자(聖者)간디가 지적한 사회악 일곱 가지가 우리사회의 자화상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첫째로 원칙 없는 정치를 지적하였다. 정치인들이 국민을 걱정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국민이 정치권을 걱정하고 있다.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들이 법을 지키지 않고 사리사욕에 매달려 지탄을 받는 경우이다. 정직한 정치인을 찾아보기 힘들고 표를 의식한 선심정치에 골몰하며 국민의 대표라고 할 수 있겠는가· 원칙과 법을 하늘처럼 받들어 국민들로부터 박수를 받았으면 한다. 둘째는 노동 없는 부(富)를 지적했다. 정당하게 땀 흘려서 일한 결과로 얻는 부가 가치가 있는 것인데, 옳지 않은 방법으로 편하게 부를 누리려는 것은 신성한 노동을 비하(卑下)하는 것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부를 쌓으려는 황금만능 사상을 버리고 땀 흘려 일한 보람을 느끼며 사는 인간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셋째는 양심 없는 쾌락을 지적하였다. 쾌락의 극치를 맛보려는 일부는 도를 넘어서 마약을 복용하며 쾌락의 극치에 빠져 심신을 망가뜨린 후에 폐인이 된다. 일시적인 쾌락을 위해서는 양심과 윤리도덕을 저버리고 부끄러움을 모른다. 건전한 삶에서 행복을 가꾸는 사
아는 사람이 내게 '숨을 쉴 줄 아느냐"는 질문을 한다. 사람이 숨을 쉬지 못하면 생명이 끊어지는데 무슨 심오한 뜻이 있는가보다. 그런데 의식적으로 숨을 쉬려니 복식호흡으로 횡격막 늘이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옆구리가 저려와서 아예 숨쉬기조차 불편할 지경이다. 가슴으로 쉬는 것을 배로 쉬려니 습관 바꾸기가 이리 힘들다. 새로운 일에 도전을 하려면 결심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그에 따른 고통도 필연적으로 수반됨을 인지하고 있어야겠다. 요즈음 학생들은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 보다는 안주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이제껏 하지 않던 공부를 모처럼 해보려 하나, 안 하던 공부를 막상 하려니 너무 막막하고 큰 부담감으로 다가와서 종당에는 마음과 몸에 병이 나서 고생하는 것을 왕왕 본다. 심할 때는 119 응급차가 교내에까지 들어와 과호흡증으로 숨 못 쉬는 학생을 데려가는 일도 있다. 공부가 안 되니 숨쉬기조차 힘들다는 거다. 십여 년 전 중요무형문화재 제 20호 대금 정악 보유자인 금정 김응서 선생에게 대금공부를 사사받을 때의 일이다. 지금은 소천 하셨지만 금정 선생은 조선 말 정약대에서 김계선으로 다시 녹성 김성진으로의 계보를 뒤이은 대금 명인이셨다. 이분이 어느 여
북한 함경북도 지역에 대규모 홍수로 인해 유례없는 사상자가 발생했다. 138명이 사망하고 400여 명이 실종된 최악의 재난을 겪으면서도 북한의 태도는 비상식적이기만 하다. 주민의 생사를 살피고 국제기구에 지원에 의지해야 하는 입장에 있으나 국제사회의 반응은 냉랭하기만 하다. 수많은 나라의 경고를 무시하고 핵무장을 결코 손에서 놓지 않겠다고 하면서 홍수 피해사업에는 도움을 요청하는 북한의 아이러니한 태도에 그 어떤 나라도 손을 내밀지 않고 있다. 또한 국가적 재원을 핵무기에만 허비하고 자국민의 민생은 뒤로 한 채 권력유지에만 급급한 북한을 향한 시선이 우호적일 수는 없다. 실상이 이러하다 보니 정말 어째야 할지 북한의 존재가 힘겹기만 하다. 북한은 지난 9일 함경북도 풍계리 지역에서 그동안의 핵실험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핵실험을 진행했다. 외교적 고립과 경제적 파탄의 경고를 무시한 채 국제사회에 위협을 가하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2일 "권력 유지를 위해 국제사회와 주변국의 어떠한 이야기도 듣지 않겠다는 김정은의 정신 상태는 통제 불능이라고 봐야 할 것"이고"북한의 핵위협은 우리에게 급박하게 닥친 현존하는 위협이기에 이제 우리와 국제사
명절 때마다 반복되던 '열차표 전쟁'은 2004년 경부선 KTX가 개통된 뒤 다소 누그러졌다. 하지만 '자동차 전쟁'은 갈수록 더 심해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국민 세금에다 민간자본까지 더해 수도권 사람들을 위한 '명절용 도로'를 전국 구석구석에 만들고 있다. 하지만 '언 발에 오줌 누기'다. 올해 추석연휴는 지난해보다 하루 긴 5일간(9월 14~18일)이었다. "휴일이 늘었으니 작년보다는 길이 덜 막히겠지." 기자는 이렇게 자위하며 추석 하루 전인 14일 오전 7시 30분께 세종시를 출발,경부고속도로를 통해 대구 동쪽 경산시에 있는 형 집으로 향했다. 그러나 '혹시나' 하는 기대는 '역시나'로 바뀌었다. 목적지까지 평소의 2배가 넘는 5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수도권에서 새벽에 출발한 사람들에 비하면 '새발의 피'였다. 우리나라에서 명절 교통난을 부추기는 근본 요인은 '수도권 인구 집중'이다. 수도권이 전국의 가운데가 아닌 북쪽 끝에 위치한 게 '눈물의 씨앗'이다. 물론 최근에는 고육지책으로 나이 든 부모가 자식이 사는 서울로 역귀성하는 '어색한 풍습'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좋은 일자리나 학교 등을 찾아 수도권으로 간
[충북일보] 생활고를 비관하며 일가족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세상이다. 사회적 약자들의 죽음이 늘어나고 있다. 지독히도 나쁜 세상이다. 우리의 복지정책 문제는 현장에서 확인된다. 동사무소에 등록된 기초생활수급자 중 일부 집엔 쌀과 연탄이 넘쳐난다. 반면 실질적인 부양가족이 없는데도 기초생활수급자에서 제외된 이들도 있다. 현장실사의 허술함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사회적 안전망이 없는 사회에서 한 번 추락은 영원한 추락이다. 절망은 곧 죽음과 가까워지는 통로가 된다. 자살이 사회적 안전망과 깊은 연관성을 갖는 이유다. 그런데 그나마 있는 사회의 안전망마저 점점 붕괴돼 가고 있다. 서민들의 가계부채는 점점 더 불어나고 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을 몸에 두르고 사는 셈이다. 오늘도 누군가 생활고로 죽음을 선택할지 모른다. 언젠가는 내 주변 가까운 사람의 일이 될 수도 있다.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2011년~2014년 도내 자살자수는 매년 500명 안팎이다. 2011년 601명, 2012년 567명, 2013년 543명, 2014년 493명 등이다. 아직 집계가 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통계도 비슷할 것으로 예측된다. 극단적인 선택의 가
[충북일보] 공연장·영화관 등 문화기반시설이 수도권에 집중돼 지역 간 격차 해소를 위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 충북지역의 문화기반시설 수는 전국 17개 시·도 중 11위다. 항목별로는 박물관이 44곳으로 가장 많다. 이어 도서관(41곳), 공연장(18곳), 문예회관(13곳), 지방문화원(12곳), 영화관(11곳), 미술관(8곳), 문화의집(8곳) 순이다. 1곳당 이용대상자 수는 미술관과 문화의집이 각각 19만8천118명으로 가장 많았다. 도서관은 3만8천720명, 박물관은 3만6천80명으로 가장 낮았다. 문화 향유 욕구의 이중성이 그대로 지표에 나타났다. 문화 활동의 수도권 편중 현상은 이보다 더 심하다. 지역 간 문화서비스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문화기반 시설이 취약한 생활권에 시설을 확충해 균형적인 문화서비스를 공급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정부의 문화재정 지출이 지역에 우선 지원될 수 있도록 예산과 정책의 안배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지방자치단체 역시 문화관광 인프라와 프로그램 확충에 더욱 관심을 둬야 한다, 충북도가 충북을 진정한 문화 중심지로 발돋움시키려면 관련 문화기반시설부터 확충해야 한다. 문화행정 역시 보다 적극적인 방식으로 바
가장 근절 또는 척결 되어야 하는 4가지(성폭력, 학교폭력, 가정폭력, 불량식품)를 4대 사회악으로 규정하고 학생의 정신적, 신체적 피해를 주는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경찰과 관계기관이 지속적인 예방 및 근절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학생들과 학부모는 여전히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학교 폭력이란 학교 교내·외에서 학생이 학생을 대상으로 신체·언어폭력, 금품갈취, 감금, 괴롭힘, 따돌림, 협박, 강제적 심부름, 성폭력, 사이버폭력 및 명예훼손, 모욕,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음란폭력 등 정신적, 신체적, 재산적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이다. 또한, 아무런 이유 없이 때리는 행위, 싫다고 표현을 해도 괴롭히는 행위, 뒤에서 물건을 던져 맞추는 행위, 옷이나 문구류 등을 빌려간 뒤 돌려주지 않는 행위 등 사소한 장난도 학교폭력에 해당될 수 있다. 경찰은 이러한 학교폭력에 대응하기 위해 캠페인 실시 등으로 사회적 관심과 공감대를 확산하는 한편, 학교전담경찰관이 '학교폭력 대응 및 범죄예방'사안 등 '안전'에 집중하고 출·퇴근 후미진 골목길, 재개발지 빈집, PC방, 한적한 교외지역에 대해서는 합동 순찰을 통해 선도 예방 활동 및 범죄예방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다. 학
동방에게 떠밀려 여자를 태운 구급차를 따라 병원 응급실에 도착했다. "어? 김 사자님. 저기 아는 사자님들이 보이는데요." 동방의 말에 여자를 바라보던 눈을 거두고 응급실을 둘러보았다. 동방의 말대로 몇몇 아는 이들이 환자들 곁을 서성이고 있었다. "사자님, 저이들이 여기 왜 왔을까요? 자기가 관리하던 인간이 아파서 실려 왔나? 동방은 연신 고개를 갸웃대며 나를 바라봤다. 나는 그들이 왜 이곳에 죽치고 있는지 감이 잡혔지만 동방에게는 모르겠다는 몸짓을 했다. 아직 때가 묻지 않은 동방에게 차마 그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이상하네. 하나 둘도 아니고…." 동방은 그 중 한 사자에게 쪼르르 달려가서 호들갑스럽게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사자님. 여긴 어쩐 일이세요?" "어, 어. 그러는 자네는 여기 어쩐 일인가?" 동방은 생글거리며 대답했다. "평소에 눈여겨보던 인간이 다쳐서 실려 왔거든요." 동방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 사자가 한쪽 입 꼬리를 삐뚜름하게 올리고 동방과 나를 보고 비아냥거렸다. "하, 오래 살다 볼일이구먼. 세상 달관한 듯 고고하게 사는 김 사자께서도 정신 줄 놓은 인간의 혼을 몰래 떼러 오셨나." 동방이 눈을…
어쩌다 이렇게 첫 번째 이야기. 이번 주 일요일에는 청원 생명쌀 마라톤대회가 열린다. 나는 몇 달 전부터 마음을 먹고 쉬엄쉬엄 대강 철저히 준비를 했었다. 오늘은 새벽 4시반 쯤에 집 근처 대학 캠퍼스를 향하는데 누군가 벌써 동네를 뛰고 있었다. 이렇듯이 누군가는 준비하고 또 말없이 어디선가 실천을 하는 것이 세상인 듯하여 부럽기도 했고 기쁘기도 했다. 새벽, 대학 캠퍼스는 아마도 축제 준비를 하는 것인지 간이 천막들이 학과별로 인도에 나란히 도열하고 있었다. 이에 오래전 학생 때가 생각이 났고, 새벽까지 정치 문제로 열변을 토하던 교수 및 선후배들과의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민주화는 그때와 비교해서 얼마나 진전됐을까. 헬조선이라는 말이 통용되는 것을 보면 경제적인 문제는 있으나 변화한 듯 싶기도 하고, 아무튼 당시에도 형편이 어려운 친구들이 많았다. 심지어 후배 한 녀석은 가방 살돈이 없다면서 라면 박스에 끈을 달아서 책을 넣고서는 학교를 다녔었다. 그리고는 국방부 장학금으로 대학을 마친 후 하필 간다는 곳이 내가 군복무를 하던 강원도 양구여서 면회도 갔었던 기억도 났다. 너무나 가난했기에 간호사였던 여자친구 선물하나 살돈이 없다는 등 해서 이러
아이와 응급실을 찾았다. 이제 18개월 된 둘째 딸아이다. 딸아이는 추석 명절 당일 밤 자정을 조금 넘겨 잠을 자다가 급작스런 기침과 함께 호흡이 고르지 못하면서 쇳소리를 냈다. 나는 목에 무엇이 걸렸나 해서 아이를 거꾸로 세우고 등을 몇 차례 두드렸다. 위에서 소화하지 못한 음식물이 식도로 역류하여 기도를 막았을까 하는 추측을 가지고 배우고 들은 대로 행동한 것이다. 그러나 아이는 무엇을 뱉지도 토하지도 않았다. 급히 가까운 종합병원 응급실을 찾았지만, 소아과 전문 당직의사도, 치료 기구도 없었다. 그래서 바로 우리 지역의 대학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대학병원은 진료과목마다 당직 의사가 응급실에 대기하고 있고 맞춤형 기구도 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얘기들은 대로 응급실 내에 소아전문 치료구역과 당직의사가 있었다. 몇 번의 검사를 토대로 아이 증상과 원인을 알았다. 급성 '크룹(Croup)'이었다. 딸아이가 아픈 원인으로는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일종의 후두염이 급성으로 찾아왔고, 순간적으로 기도가 좁아져 호흡이 곤란해졌다는 것이다. 그후 4일간 입원을 했고, 그 동안 호흡기치료와 링거를 맞으며 입원 생활을 한 후, 지금은 퇴원해서 안정적인
합창연습에 구슬땀을 흘렸던 초등학교 시절, 이젤 위 스케치북에 탄금대의 아름다운 풍경을 수채화로 담으며 행복해했던 중학교 시절의 추억은 모두 우륵문화제로부터 시작됐다. 1971년 제1회 충주우륵예술제로 시작된 우륵문화제는 많은 이들에게 소중한 추억과 값진 경험들을 선물했다. 우륵문화제는 문화제를 통해 문화 예술을 즐기는 시민들, 꿈과 진로를 향해 자기계발의 기회를 찾는 청소년들, 각자의 문화 예술 영역에서 창작활동을 통해 발전을 꾀하는 예술인들 각각에 유익한 문화 소통의 장으로 자리매김해왔다고 생각한다. 본인 또한 40년을 넘어 전해져 온 그 소중한 추억과 값진 경험들을 토대로 진로를 결정하고 나아가 직업을 택했음에 지금까지도 행복하고 뿌듯하다. 더 나아가 우륵문화제에 대해 큰 자부심을 느끼고 마음을 풍요롭게 가득 채울 수 있었음에 감사한다. 우륵문화제를 거친 많은 청소년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인정받는 문화 예술인으로 성장해 국내활동은 물론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며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보니 충주시민의 한사람으로서 자부심이 절로 든다. 중원문화의 중심지 충주!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 쉬는 충주! 중원의 문화와 예술의 혼이 살아 숨 쉬는 예향의 도시
민족 최대 명절 추석이 지나갔습니다. 누구에겐 정말 기다려지는 날이고, 누구에게는 가장 두렵고 힘든 날입니다. 충효사상을 바탕으로 한 삼강오륜과 가부장제로 공고해진 호주제 틀 안에서 명절은 조상에 대한 감사함을 정성스런 제사상으로 표현한 민족적 전통의식이었습니다. 사실 오늘의 나를 있게 한 부모님과 조상님들에 대한 고마움을 제례의식을 통해 표현한다는 것은 인간의 도리이자 후대들의 책임이었습니다. 또한 그것은 가정의 안정과 통합의 수단이었고, 부계혈통으로 대변되는 가문의 번성을 의미했습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니 인간의 의식과 행동도 많이 변했습니다. 교육수준이 높아지고 민주주의가 발전하고 종교가 다양해지니 먼저 그간 희생당하고 소외당했던 여성차별문제가 도마에 올랐습니다. 2008년부터 부계혈통과 장자상속, 그리고 남아선호사상을 부추겼던 호주제가 폐지되었습니다. 이는 여성의 인권신장과 사회진출 확대로 이어졌고, 현모양처, 삼종지도, 칠거지악, 출가외인 등은 이제 아득한 옛말이 되었습니다. 가정 내 고부관계, 부부관계, 부자관계 등 가족 간 관계가 전면적으로 수평화 되고, 명절에 대한 인식과 참여, 그리고 방식 등이 급속도로 변화되고 있습니다. 결국 가정…
[충북일보] 주요 국립박물관들의 수장고 공간이 부족하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송기석(국민의당) 의원이 국립중앙박물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한 지방 국립박물관의 문화재 수장률은 평균 89.9%다. 전국 13개 지방박물관 중 수장고 이용률이 100%를 넘어선 곳은 모두 5곳이다. 공주박물관(133.4%·8만7천306점)과 부여박물관(132.2%·6만952점) 등 충청권 박물관이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청주박물관은 4만6천809점으로 수장률 87.7%를 보였다. 수장고 보관 문화재가 급증하는 원인은 여러 가지다. 그 중 문화재 발굴에 치우친 성과위주 예산 편성도 주요 원인이다. 문화재 발굴부터 전시까지 과정은 우리 몸의 혈관과 같다. 어느 한 부분에서 문제가 생기면 전체 흐름이 막힌다. 발굴을 많이 한다고 능사가 아니다. 보존할 능력도 전시할 여건도 안 갖추고 발굴만 하면 차라리 안 한 것만 못하다. 미봉책으로 수장고에 유물을 보관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보와 보물 같은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은 문화재도 수장고에 보관되기 일쑤다. 전국 각지에 조상의 영혼과 슬기가 스민 문화재들이 산재
[충북일보] '지방소멸 위기론'이 심각한 인구절벽에 처한 충북도에 경고음을 내고 있다. 지자체의 존폐위기로까지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충북도내 11개 기초단체 중 무려 5개 군 단위 기초단체가 향후 30년 이내에 '지방소멸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고용정보원 이상호 박사가 만든 지방소멸위험지수 개념을 대입해 분석한 결과다. 이 박사는 가임기의 20~39세 여성인구를 65세 이상 고령인구로 나눈 값을 가지고 지방소멸위험지수를 계산했다. 산출 값이 1.0 이하이면 인구쇠퇴 주의단계로 분류했다. 0.5 이하이면 인구소멸위험단계 진입으로 설정했다. 이를 토대로 새누리당 황영철(홍천·철원·화천·양구·인제) 의원이 지난 2015년과 올해 인구변화를 적용해 '한국의 지방소멸 위험지역 현황'을 재분석했다. 그 결과에 따르면 충북의 경우 괴산·보은·단양·영동·보은군 등 5곳이 소멸위기 지자체에 포함됐다. 물론 전국 자치단체마다 인구 늘리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충북도 다르지 않다. 출산 양육비 지원은 기본이고 난임 부부 의료비 지원, 미혼남녀 맞선 주선, 귀농귀촌 유치 등 각종 묘안 짜내기에 골몰하고 있다. 하지만 전체 인구가 늘지 않는 상
'원통'의 원래의 의미를 찾기 위하여 각 지역에 있는 원통산의 유래를 살펴보자. 전라북도 임실군 덕치면 사곡리의 원통산(元通山)은'여지고'에 '원통산(元通山) 혹은 원통산(圓通山)'이라고 하였으며 지명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유래가 전해온다. "김해 양씨가 멀리서 산세가 좋다는 말을 듣고, 이곳에 와서 조상들을 모실 명당자리를 찾았으나 헛수고를 하고, 순창에 명당자리를 잡았다. 그 뒤부터 먼 곳에서 찾아왔다가 헛걸음하고 마음을 아파하며 돌아갔다고 해서 '멀 원(遠)', '아파할 통(痛)'을 써서 원통산으로 불렀다"는 것이다. 경북 구미시 옥성면 태봉리의 원통산(元通山)은 임진왜란 당시 이곳에 성을 쌓고 싸울 준비를 갖추었으나 원통하게도 한번 싸워 보지도 못하고 패하였다 하여 원통산(怨通山)이라고 하였다고 전해지며, 현재도 성의 옛 모습이 조금 남아 있다. 전북 임실군 삼계면의 원통산은 6.25전쟁 전후 빨치산 활동의 중심부이기도 하였다. 공산군 점령기간 중 전북의 공산 통치를 맡았던 전라북도 인민위원회 위원장 방준표가 협력자들과 함께 국군과 UN군의 수복에 앞서 전주를 탈출, 회문산에 입산하여 조선노동당 전북도당 유격사령부를 설치하여 회문산 일대를…
우리는 때로 동물을 의인화하여 작호(綽號)를 주곤 한다. 그 중 제일 높은 작호는 아마도 공(公)일 것 같다. 개에게는 견공(犬公), 소에게는 우공(牛公)이라는 작호를 주었다. 토끼와 호랑이는 '토 선생'과 '호 선생'이라 부르기도 한다. 쥐는 '서생원'이라고 부르는데 쥐 서(鼠)에 소과에 합격한 사람을 뜻하는 생원을 붙인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지위도 높지 않은 서생원께서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의 십이간지(十二干支)의 첫 번째를 차지하고 있다. 쥐 잡는 고양이도 십이간지에 끼지 못했는데 말이다. 고양이가 십이간지에 끼지 못한 이유는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불교와 연관한 이야기가 널리 퍼져있다. 극락으로 통하는 12개의 문을 지킬 수문장을 뽑기 위한 자리에 여러 동물들의 무술 스승이었던 고양이가 선두에 섰고 그 제자들인 소, 호랑이, 토끼, 용,뱀, 말, 양, 원숭이, 닭, 개, 돼지가 순서대로 섰다고 한다. 이때 고양이가 볼일이 급하여 뒷간을 가게 되었는데 평소 함께 붙어 다니던 쥐에게 자리를 잠깐 부탁하고 갔다. 수문장 선발이 시작되어도 고양이가 오지 않자 쥐는 고양이가 수문장 직을 맡기 싫어서 고향으로 도망을 갔다고 거짓
[충북일보] 추석연휴를 마친 지역 정·관(政官)가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곳곳서 충북도정에 대한 불신과 비판을 쏟아낸다. 아시아나항공의 사업 참여 포기 선언으로 청주국제공항 MRO(항공정비)단지를 유치하겠다는 충북도의 계획이 좌초된 데 따른 후폭풍이다. 충북 단체장과 국회의원들의 리더십과 정치력 부재로 부각될 만큼 메가톤급이다. 그래서 인지 정치적 셈법이 난무한다. 복잡한 구도 형성이 이를 뒷받침한다. ***대처 부실의 결과다 이시종 지사는 민선6기 출범과 동시에 6대 신성장동력 산업을 제시했다. 이 중 하나가 MRO산업이다. 충북의 비전을 설정한 이 지사 입장에서는 MRO산업이 곧 자신의 정치력과 직결된 셈이다. MRO산업이 좌초 위기로 내몰리자 새누리당은 이 지사를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전상헌 충북경제자유구역청장의 경질을 촉구했다. 사실상 이 지사에게 실패 인정을 요구한 카드로 여겨진다. 이 지사는 MRO사업의 실패 인정도, 청장의 경질 요구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3년간 국내외 항공 관련 기업과 접촉하며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한 전 청장 체제를 유지하는 게 새판짜기보다 사업 추진에 효과적이라고 판단에서다. 새누리당은 MR
[충북일보] 산과 들이 펼쳐진 청주 낭성면 추정리에 마당 가득 항아리가 늘어서 있다. 천여 개의 크고 작은 항아리 근처에는 구수하게 익어가는 장 냄새가 은은하게 퍼진다.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정겨운 풍경이 벌써 맛있는 기억을 되살린다. 전순자 대표의 옥샘정은 1995년 청주 금천동에서 선식 가게로 출발했다. 곡물가루 등을 취급하며 메주와 고춧가루에도 관심을 가졌다. 알음알음으로 주문하는 가정에서 원하는 대로 장을 담가준 것이 옥샘정의 시작이다. 더 맵게, 혹은 달지 않게, 각자의 입맛에 맞춰 장을 담가 주며 입소문이 났다. 몇 번의 이전 끝에 2012년 지금의 추정리에 완전히 정착했다. 서늘한 기온과 맑고 풍부한 물이 장 담그기에 최적이었기 때문이다. 작은 항아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뚜껑마다 날짜와 이름이 쓰여있다. 매년 초 이곳에 찾아와 담그는 손님들의 장이다. 햇볕과 바람 등 숙성을 위한 관리는 옥샘정에서 해준다. 장 담그기가 사라진 아파트 환경에서도 자신만의 장을 원하는 이들은 많다는 뜻이다. 집에서도 발효가 가능한 환경이라면 장 담그기 키트를 활용하기도 한다. 옥샘정에서는 모든 장류를 만들어 판매한다. 국내산 재료를 100% 활용한 장이다. 인근 밭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