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최종 변론기일이 확정됐다. 증인신문은 오는 22일 마무리된다. 양측의 '최종변론서' 제출기한은 23일이다. 그리고 24일 국회 소추위원단과 박 대통령 측의 최후변론을 청취하는 일정이다. 때마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됐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삼성과 관련된 탄핵사유에서 부담을 지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정한 청탁과 대가성 뇌물로 이어지는 박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뇌물 정황이 더욱 설득력을 얻게 될 것이라는 판단도 있다. 다만 탄핵심판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헌법재판소의 공정성 유지다. 그런 점에서 헌재는 끝까지 공정성을 의심받을 만한 상황을 철저히 경계해야 한다. 가뜩이나 정치권 안팎에서 탄핵 인용과 기각을 놓고 갈등의 골이 깊다. 대선 주자들마저 아직 헌재 심판결과에 대한 무조건적 승복을 선언하지 않았다. 이대로 가면 어떤 결정이 나오든 혼란스러운 상황이 연출될 게 뻔하다. 다시 말해 상당한 대립과 충돌이 예상된다. 헌재가 공정성 시비에 휘말리면
'나는 당신의 의견에는 반대한다. 그러나 그것을 주장하는 권리는 내 목숨을 걸고 지킬 것이다.' 'I disapprove of what you say, but I will defend to the death your right to say it.' 민주주의에서 표현과 언론의 자유의 중요성을 얘기할 때 많이 인용하는 글이다. 위키피디아에 의하면 Stephen G. Tallentyre 의 저서 '볼테르의 친구'에 실린 글이라고 하는데 볼테르의 명언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상대방도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는 권리가 있으므로 그 의견을 잘 들어주고 자신의 의견도 제대로 주장하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겪으면서 밝혀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사건을 보고 들으면서 많은 국민들이 이 말을 떠올렸을 것이라 생각한다. 문화예술계에만 있는 줄 알았던 블랙리스트가 교육계에도 존재하는 것이 아니냐는 강한 의심이 드는 사건이 연이어 일어났다. 작년 퇴임교원 훈·포장 배제와 스승의날 유공 포상 배제에 이어 교육부가 지난 2월초에 각 시도교육청에 연락을 하여 2월 퇴임교원 중 훈·포장 대상에서 제외할 명단을 통보했다고 한다. 대상이 된 교사들은 대부분 한국사교과
독극물 테러를 당한 북한 김정남의 사진이 공개됐다. 보라색 폴로 반팔 라운드 셔츠와 루이비통 검정 벨트에 청바지 그리고 갈색 가죽스니커즈를 신었다. 의식이 없는 상태로 늘어진 그의 셔츠자락 아래로 살찐 뱃살이 보인다. 평범한 마카오 사람과 흡사하다. 오른쪽 손목에 두른 황토색 구슬팔찌가 시선을 잡는다. 묵주나 염주로 보이는 팔찌가 단순한 악세사리였다 해도 종교에 의지하고 싶은 김정남의 마음이 전해진다. 1971년 5월 10일 생, 우리나이로 마흔 일곱이다. 그의 출생은 웬만한 연극보다 더 드라마틱했다. 김정남을 생산했을 당시 생모 성혜림은 카프(KAPF)문학을 대표했던 월북 작가 이기영의 아들로 더 알려진 김일성종합대 연구사 이평의 부인이었다. 이기영은 며느리가 김정일의 아이를 낳는 기막힌 수모에 분을 참지 못하고 절필했다고 한다. 김정일이 유부녀와 낳은 자식을 김일성에게 알린 시점도 극적이다. 아버지의 담당 간호사가 이복동생인 김현을 출산한 기회를 틈 타 손자의 존재를 김일성에게 알렸으니 말이다. 어쨌든 김정남은 북한 최고 권력자의 장손으로 거칠 것 없이 성장했다. 러시아 모스크바의 프랑스어 특수학교를 시작으로 스위스 제네바의 국제학교와
새해맞이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 나무 가지에 좁쌀만 한 움이 돋았다. 오늘 우수(雨水)가 지나면 경칩. 춘분 곧 3월이다.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에는 봄바람이 의구하게 부니 풀뿌리 속잎이 맹동하며 개구리 우는 곳에 논물이 흐른다고 노래한다. 그런가하면 보습쟁기 차려놓고 논과 밭을 갈리라며 농사를 이야기한다. 하나의 가사 속에 아름다운 서정(抒情)이 흐르고 시간에 즉(卽)하여 사는 삶을 분명하게 읊고 있다. 숫자로 시간을 배우던 어린 시절이 있다. 언제 철이 들거냐던 어른들의 말씀을 건성으로 흘리던 철부지 때도 있었다. 몸보다 머리로 목표를 세우고 달려갔었다. 도착점에 도달했을 때 기쁨도 뿌듯함도 느껴보았다. 그러면서 시간이 왜 이리 늦게 갈까 생각한 젊음도 있다. 그런데 웬걸 지금은 왜 이리 시간이 빨리 가느냐며 아쉬워한다. 나날의 삶에서 시간의 흐름을 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나날의 삶에 대한 불교의 가르침의 하나는 밥 먹을 때 밥 먹고 마루 닦을 때 마루를 닦으라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농경사회의 삶은 매순간에 즉(卽)한 삶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것은 적어도 목표와 오늘 사이를 하나로 하는 일직선의 삶이 아니라 일 년 단위의 순환의…
무심천(無心川)은 청주 시내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하천이다. 청주시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노년층은 여름이면 여기에서 멱을 감고 송사리를 잡은 추억을 떠올리곤 한다. 선도산에서 발원하여 금천을 지나 청주시를 감싼 무심천은 대청호에서 보낸 물로 맑디맑다. 왜 이 하천을 '무심'이라고 일컬었을까. 조선 시대 청주읍성을 그린 지도에는 무심천이 아닌 심천(沁川)이라고 표기돼 있다. 그러니 시원에 대해선 필자도 상고할 수가 없다. 작고한 시인 이은상은 무심천을 이렇게 노래했다. "옛날 어느 분이 애타는 무슨 일로 / 가슴을 부여안고 이 냇가에 호소할 제 / 말없이 흘러만 가매 無心川이라 부르던가" 혹자는 무심천이란 이름이 불가에서 나왔다고 했다. 무심천 변에는 예부터 불(佛) 가람이 많이 자리 잡았다. 청주 읍성 안의 용두사지, 탑동사지와 사직동 용화사, 그리고 직지심체요절을 찍은 흥덕사가 있었다. 골골마다 더 많은 사찰이 있었을 것으로 상정된다. '사사성장 탑탑안행(寺寺星張 塔塔雁行)'이란 비유처럼 '절은 하늘의 별만큼 많고, 탑은 기러기가 줄지어 서 있는 듯하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곳이다. 무심천 변 운천동은 신라 삼국통일이후 가장 먼저 불사가 이
24절기 중 봄이 시작된다는 입춘이 지나가는 2월입니다. 아직은 날씨가 춥고 손이 꽁꽁 어는 때이지만, 입춘이 지났다는 것은 날이 점점 따뜻해져 가고 얼음이 녹아가는 봄이 다가오는 시기입니다. 겨울에 얼었던 땅과 얼음이 서서히 녹고 봄꽃들이 다가오는 이 시기는 항상 밝게만 볼 수가 없습니다. 밝은 모습 반대편에는 바로 어두운 모습도 숨기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 어두운 모습은 바로 해빙기 안전사고입니다. 해빙기 안전사고는 왜 발생할까요? 원인은 겨우내 얼었던 땅이 해빙기 때 녹기 시작하면서 약해진 땅으로 인해 건축물에 균열, 붕괴 등의 안전사고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또한 강가와 호수 등의 두껍게 얼었던 얼음도 해빙기가 되면 얇아지고 육안으로 보기에는 얼음이 두껍게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빙어낚시 등 레저활동 시 얼음이 깨지면서 물에 빠지는 안전사고도 발생합니다. 해빙기 때 발생하는 안전사고는 위와 같이 건축물 붕괴와 레저활동 시 얼음이 깨지는 것 외에도 해빙기 등산, 쓰레기 소각 등 여러 가지가 더 있습니다. 이렇듯 해빙기의 안전사고는 우리 일상의 곳곳에 도사리고 있습니다. 이를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해빙기 안전수칙을 지켜야 하는데요
전국의 지역별 '교육대학교 부설 초등학교'에 입시 경쟁률이 10대 1을 넘는 등 왠만한 대학입시에 비견된다. 교육부에서 많은 예산을 투입하여 양질의 교사진과 다양한 실습시설, 교사 당 아이의 숫자도 낮은 등 많은 투자를 하기 때문인데, 다른 학교에 없는 이런 특혜를 줘도 될까? 이는 부설 초등학교가 미래 교사인 교육대학생의 거대한 실습공간이며, 각종 교육프로그램이 교수에 의하여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연구, 실험되는 곳이기 때문에 주어지는 특혜인 것이다. '의과대학 부설 교육병원'의 설립과 유지의 목적도 이와 같다. 대학병원은 '미래의 환자'를 치료할 '미래의 의사'를 교육하고, 이들을 교육하는 의사(교수)의 연구를 목적으로 설립된 공공기관이다. 대학병원의 교육은 일견 의대생만 생각하지만, 이건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연중 수백 명-수 천명의 인턴과 전공의 과정생, 간호대, 간호조무사, 임상병리, 방사선, 물리치료, 응급구조 기사학생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다. 충북에만 해도 청주, 음성, 영동, 증평, 경북의 문경까지 설립된 간호대 학생의 실습을 충북대학교병원에서 책임지고 있으며, 이들이 적절한 실습을 인정받지 못하면 간호사나 의료기사 자
전화 한 통이면 어디든 달려간다! 국민사랑 듬뿍 받는 그 이름도 유명한, '짬뽕'. 불 맛 가득한 해물 야채 듬뿍 얹고 매콤하게 끓인 진한 국물에 몸 담근 탱탱한 면발! 불으면 맛이 없어 배달통 오토바이 소리가 요란한 우리네 서민 음식, '짬뽕'되신다.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바람이 불면 또 바람이 부는 대로 생각나는 '짬뽕'의 유혹. 바야흐로 '짬뽕전국시대'다. 익숙해서 더 궁금한 짬뽕! 그런데 알고 보면 짬뽕 한 그릇에는 한중일 100년의 역사가 짬뽕처럼 뒤섞여 있다. '짬뽕삼국지'라는 제목으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면서 필자 또한 '짬뽕'의 맛을 제대로 알고 맛보게 되었다. 우선 짬뽕의 진원지를 추리해보자면 인천 차이나타운! 거리마다 솔솔 중화요리로 넘쳐나는 곳. 중국 산둥성 출신의 화교가 가장 먼저 열었다는 중화요리집으로 가 보았다. "중국에서는 짬뽕이라고 하지 않고 초마면(炒碼麵)이라고 불러요. 옛날 초마면은 고기와 채소만 볶은 거고 지금의 짬뽕은 고기와 오징어, 새우 등을 종합해서 만들죠. 물론 고춧가루도 들어가고요." 중국 산둥 지방 사람들이 전해준 짬뽕의 원조, '초마면'! 짬뽕의 붉은 기운 싹 걷어낸 뽀얀 국물이 한국식 '
봄이 아픕니다. 참 저리도록 아픕니다. 세상이 온통 아파서 저렇게 난리를 치는데도 꿈쩍 않고 버텨대는 무리들을 보면 이 나라꼴이 참으로 한심합니다. 겨우내 무던히도 뒤척이며 찾으려 했던 부끄러운 흔적들이 모두 바람 되어 흩어집니다. 진정 얼어붙은 눈 속에서 우리가 지켜내야 할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여정은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세월이 그리움을 묻을 수 없듯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깨어있는 삶을 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압니다. 언제부턴가 봄만 되면 저 바다 속에서부터 밀려오는 투명한 알갱이 같은 아픔이 있습니다. 아직도 인양되지 못한 아홉 명의 절규가 가슴을 후벼 팝니다. 우리가 지켜야할 올곧은 가치가 내팽겨진 채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이 많이 흘렀습니다. 참으로 순수했던 아이들의 눈망울을 외면했던 어른들의 비겁함을 눈물로 반성합니다. 봄이 저렇게 손짓할 때면, 햇살에 반사되는 날카로운 비명이 들릴 때면 울컥 눈물이 납니다. 그렇게 세월의 무게를 가슴에 달고 삽니다. 살며 봄날이 소리 없이 다가와도 몰랐습니다. 생계에 매달려 허덕이며 살다보니 함께 가까이에서 살아온 사람들에게도 따뜻한 말 한마디 하지 못했습니다. 나만을 생각하는 어리석음에…
[충북일보]전국 곳곳이 심각한 '겨울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봄 가뭄까지 우려되고 있어 걱정이 커지고 있다. 기상예보에 따르면 2월까지는 평년보다 눈이나 비가 적게 내릴 가능성이 높다. 생활·농업용수 부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결국 농민들만 죽을 맛이다. 농민들은 사상 최악의 조류독감(AI)으로 큰 상처를 입었다. 구제역은 상처 난 농심을 난도질 했다. 충주댐 저수율이 올 들어 처음으로 40% 아래로 떨어졌다. 15일 현재 충주댐 수위는 해발 124.9m, 저수율은 39.8%를 기록했다. 대청댐 수위는 71.7m, 저수율은 68.2%다. 도내 저수지 762곳의 평균 저수율은 76.0%를 보이고 있다. 충남과 비교할 때 충북 상황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아직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저수량이 아주 많진 않지만 최악의 상황은 아니다. 농어촌공사 충북지역본부와 충북도도 저수지 관리에 적극 나서고 있다. 봄 가뭄으로 이어지는 걸 막기 위함이다. 도내 일부 지역 주민들은 지난 2015년 심각한 봄 가뭄을 겪었다. 급수제한단계까지 경험했던 주민들은 벌써부터 걱정이다. 그러다보니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지금부터 철저한…
역사적으로 우리 민족은 '체육(體育)'을 중요하게 여겨 왔다. 삼국시대, 가장 작은 나라였던 신라가 삼국통일을 이룰 수 있었던 원동력은 화랑도(花郞徒)의 체육정신이었다. 청소년들로 이뤄진 화랑도는 훈련을 통해 체력과 용기를 키웠고, 국가를 위해 목숨까지 버릴 수 있는 호국정신을 길렀다. 또한 고구려의 각저총과 조선시대 김홍도의 단원풍속도첩에 남겨진 씨름도, 태권도의 기원으로 알려진 수박(手搏), 택견 등은 우리 민족이 문(文)뿐만 아니라 체육을 통해 심신 수련에도 힘썼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 현대체육은 암울했던 일제치하에서 싹트기 시작했다. 항일운동의 일환으로 1920년 조선체육회가 창설됐고, 배제고 보운동장에서 열린 제1회 전(全)조선야구대회가 지금의 전국체전으로 발전해 왔다. 충북은 1990년 제71회 대회와 2004년 제85회 대회를 개최해 두 번 모두 3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룬 바 있다. 올해는 우리 도가 세 번째로 전국체전을 개최하게 된다. 특히 이번 전국체전은 도청소재지가 아닌 제2의 도시 충주에서 개최되고, 나머지 10개 시군에서도 종목별 경기가 분산돼 열린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또한 전국장애인체전(9월15~19일)이…
북한의 도발은 끝이 없어 보인다. 체제 유지를 위해서는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가져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동안 유엔 안보리의 강력한 제재에도 끄떡없이 미사일 발사를 계속하고 있다. 지난 12일 발사된 미사일도 체제 결속을 다지고 신임 미 대통령 트럼프를 향해 핵 보유와 ICBM 개발이 근거 없는 협박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이번 도발은 여러 가지 의미를 갖는다. 다음 달 열리는 사상 최대 규모의 한·미 연합 훈련에 앞서 무력시위를 벌이는 동시에 ICBM 개발에 한번 다가섰다는 선전 포고를 세계에 과시한 셈이다. 또 16일이 김정일 생일(광명성절)인데다 3차 핵 실험을 시행한 날이어서 이를 기념하기 위한 발사로 보여진다. 그 중에 북한이 가장 크게 의식한 것은 아무래도 트럼프 취임 후 북미 직접 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압박일 가능성이 크다. 북한이 ICBM의 전제 조건인 고체 연료를 사용하는데 성공했다는 점은 주목된다. 액체 연료에 비해 고체 연료는 사용이 간편하고 이동이 쉬우며 연료 주입에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충전된 상태로 장기간 보관도 가능하다. 이는 ICBM 개발에 한발 다가
정직하면 손해 본다? 많은 사람들에게서 불만으로 토로되는 말이다. 무릇 사람들은 험악한 세상에서는 정직한 자는 손해 본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짙다. 만에 하나 그렇다면 교단 교원이나 옛 성현들의 지도 고언은 사실상 허언이거나 기망이 되지 않는가· 필자도 살아오면서 그런 생각을 해봤다. 주변인들로부터 그런 말을 적잖게 들어보기도 했다. 정직한 삶에 대해 거개가 곰곰이 생각해 보지 않은 사람도 없다고 생각하게 된다. 마음이 무엇일까? 마음을 말하는 경우도 다양하다. 더러는 머릿속에 마음이 들어있다거나 더러는 가슴속에 마음 주머니가 존재할 것이라고도 한다. 우선 신체적인 현상을 생각해보면 머리에 대한 해석들도 다양한 편이다. 사람의 머리는 그 무게만도 무려 4~5kg이나 된다고 한다. 혹자들은 동물들의 머리 크기에 따라 지능지수가 비례한다고도 한다. 수긍이 가는 말이다. 마음에 온도도 있다고 한다. 혹자들은 마음을 말할 때 더러는 따뜻한 가슴으로, 때로는 찬 가슴이라고도 말한다. 따뜻한 마음은 상대를 따뜻하게 하고 찬 마음은 너무나 냉혹해 다가오지 못하게 한다고도 했다. 반면 마음이 지나치게 뜨거우면 판단력을 잃게 돼 사리분별을 그르치게…
[충북일보] 충북 건설업계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당장 먹거리가 없어 고민하고 있는 업체가 늘어나고 있다. 충북도 등 지자체마다 공공공사 조기발주를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별다른 실익을 주지 못하고 있다. 궁극의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 결국 대한건설협회 충북도회가 살려달라고 나섰다.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건설업계의 생존을 위한 자구책이다. 윤현우 회장을 비롯한 임원진 전체가 이달 말까지 도내 각 지자체와 공공기관 등을 순회 방문하며 도움을 요청키로 했다. 충북도회는 14일 고용노동부 청주지청, 한국토지주택공사(LH공사) 충북본부, 충북개발공사, 음성군 등을 방문했다. 이 자리서 공공기관 발주 공사의 지역 업체 참여기회 확대를 요청했다. 남은 기간 동안 나머지 지자체와 공공기관 등도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다. 건설업계의 위기는 정부의 SOC예산 감축 편성 영향이 가장 크다. 정부가 2017년 SOC예산을 2008년 이래 최저 수준인 22조1천억 원을 편성했다. 그 와중에 충북도는 도내 시·군, 정치권이 합심해 1조2천172억 원을 확보했다. 이 액수는 전년 1조1천635억 원 대비 537억 원, 4.6%가
참으로 아이러니한 경험이다. 한참 행복에 대해 생각하고 있던 순간에 전혀 행복하지 않은 소식이 전해졌으니 말이다. 행복이란 주제로 칼럼을 써달라는 요청을 받고, 이른 새벽 누구로부터도 방해 받지 않을 시간을 택해 컴퓨터 앞에 앉았다. 맑은 정신과 평화로운 마음에서 행복에 관한 사고의 단편들이 물 흐르듯이 가슴에서 머리로 샘솟았고, 키보드 위의 손을 거쳐 모니터 상의 글씨들로 구체화되고 있었다. 행복이라는 주제가 가져다주는 행복감으로 인해 스스로 행복에 겨워하며 온갖 행복에 관한 생각들로 정말 행복해 있던 바로 그 시간에, 거실에서 핸드폰 벨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전화를 하기에는 너무나도 이른 새벽시간이기에, 갑작스러운 벨소리 자체가 불안으로 느껴졌다. 전화를 받는 목소리의 떨림.. 그리고 잠시 후에 밀려오는 허무함이 온 몸을 감싼다. 바로 전날까지도 아무렇지 않으셨던 절친한 친구가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쓰러지셨다는 소식이다. 심장이 멈췄고 응급조치가 진행 중이라는, 이대로 친구의 모습을 다시는 볼 수 없게 될 수도 있다는 얘기가 전해졌다. 이미 까무러칠 정도로 충격을 받은 나는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응급실로 가기 위해 간단한 세수를 한다. 대충 옷을 챙
청풍이 수몰된 후에도 청풍을 굳건히 지키면서 남아있는 것은 바로 산들이다. 옛 청풍군의 주산은 역시 금수산(錦繡山)인데 제천시 수산면 상천리와 금성면 성내리, 단양군 적성면 상리에 걸쳐 있는 산이다. 본디 이름은 백운산이었으나 조선 중기 단양 군수로 있던 퇴계(退溪) 이황(李滉)[1501~1570]이 비단에 수를 놓은 듯 몹시 아름다운 이곳의 가을 경치에 감탄하여 금수산(錦繡山)으로 이름을 바꾸었다는 이야기가 전해 온다. 그러나 『신증동국여지승람』단양군조에 인용된 김일손(金馹孫,1464~1498)의 기문에 금수산의 지명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 조선 전기 이전부터 금수산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었던 것을 알 수 있으며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 실린 정인지의 제영(題詠)에 의하면 "복사꽃 마을길은 신선의 지경이요(桃花村路神仙境) 단풍 든 계곡과 산은 금수(錦繡)의 병풍이다(楓葉溪山錦繡屛)"라고 하여 금수산의 지명 유래가 시인묵객들에 의하여 자연스럽게 생성되었음을 확인할 수가 있다. 금수산은 가을 경치가 빼어난 아름다운 바위산으로 월악산 국립공원 최북단에 자리 잡고 있으며 정상부의 원경을 단양이나 수산에서 바라보면 길게 누운 임산부의 모습으로 보
[충북일보=세종] 국내 최대 규모의 신도시(행정중심복합도시)가 건설되고 있는 세종시는 세종시민은 물론 대다수 국민에게 관심이 많은 도시다. 특히 지난해 7월부터 신도시 아파트 우선 당첨권이 전국으로 확대되면서 아파트를 비롯한 세종시 부동산 정보는 인터넷이나 SNS 조회 수가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다. 이는 세종시 관련 부동산 정보를 많이 다루는 기자의 개인 블로그(penismightier·펜은 칼보다 강하다) 방문객 수가 14일 현재 1천280여만명,하루 수천여명에 달하는 사실로도 능히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세종시청이 제공하는 부동산 관련 정보(주로 보도자료)는 국민들의 기대에 매우 미흡하다는 게 기자의 판단이다. 대표적 사례는 13일 나온 '세종시, 1월 부동산 거래 줄었다'란 제목의 보도자료다. 시는 "올해부터는 시민들이 궁금해 하는 부동산 거래 관련 동향을 매월 분석해 제공할 예정"이라며 이례적으로 그래픽과 표까지 첨부된 2장짜리 자료를 언론에 배포했다. 그러나 '혹시나' 했던 기자의 바람은 금세 '역시나'로 바뀌었다. 부동산 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감정원이 발표하는 통계자료와 차이가 많은 데다, 지방자치단체의 장점이라 할 수 있는 현장
[충북일보] 한반도 안보정세가 급격히 냉각되고 있다. 남북관계가 결딴나는 것 같아 걱정이다. 교류협력은커녕 미사일 공포만 고조되고 있다. 북한은 '새로운 전략 무기체계'인 지대지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북극성 2형'을 성공적으로 시험 발사했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조선중앙TV도 시험발사 영상을 공개했다. SLBM 체계를 이용한 신형 고체연료 지대지 전략 미사일이라는 게 북한의 주장이다. 국군 당국은 "SLBM 기술을 적용한 신형 고체 추진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도 고체연료를 이용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의 중간단계인 신형 IRBM이라고 분석했다. 국가정보원도 북한 발사 탄도미사일 발사각도가 89도이고 평시 각도대로 쏘면 사거리가 2천km 이상이라고 추정했다. 국정원은 14일 국회 정보위에 대한 북한 미사일 동향 보고에서 북한 미사일이 발사 후 낙하까지 13분이 걸렸다고 밝혔다. 북극성 2형 미사일에 2단 추진체를 결합하면 사실상 ICBM의 위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만큼 요격이 어려워진다는 얘기다. 그런 점에서 한반도 상황은 지금보다 더 나빠질 수 있다. 만약 북한에서 IC
[충북일보]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 일국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의 태도가 수년이 지나도록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국가균형발전의 상징인 세종시와 관련된 논란은 이미 7년 전 종결된 사안이다. 그런데도 그 때나 지금이나 '세종시 무용론'을 펼치는 그를 보면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 부끄럽고 또 부끄럽다. 궤변(詭辯)에 가까운 논리 궤변은 상대편을 이론으로 이기기 위해 상대편의 사고(思考)를 혼란시키거나 감정을 격앙시켜 거짓을 참인 것처럼 꾸며 대는 논법이다. 정운찬 전 총리의 발언을 보면서 2009년 고향 사람들에게 달걀세례를 맞던 장면이 떠올랐다. 충남 공주 출신의 그는 고향을 방문할 때다 주민들에게 손가락질을 당했다. 그토록 수모를 감내했지만, 세종시 수정안 관철 후 대선 출마라는 꿈을 이루지 못했다. 야당은 물론 '원안 +a'를 주장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당론에 좌절했다. 정 전 총리는 교수이자 정치인이다. 1970년 한국은행 출신으로 중앙은행 독립을 주장하는 대표적 인사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조교수,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학부장, 23대 서울대학교 총장 등을 역임한 뒤 17대 대선에서 충청권 유력 후보로 이따금 거론되기도 했다. 2009
유엔이라는 국제기구의 수장에서 정치 신인으로의 변신을 시도했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좌고우면하더니 마침내는 현실 정치의 벽에 부딪혀 백기를 들고 말았습니다. '국민대통합'과 '정치교체'라는 이상을 품고 귀국해 범여권의 유력 대선 주자로 주목받았던 반 전 총장은 고작 3주일 만에 대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하며 두 손을 들고 만 것이지요. 애초부터 많은 사람들이 귀국 후의 그의 행보를 보며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그의 지지도가 높았던 것은 보수 쪽의 기대를 한 몸에 받기 때문이었는데 귀국 후 확실한 자기 편을 만들지 못하고 이쪽저쪽을 넘나들며 기웃거리는 것이 그러했고, 비전을 똑떨어지게 제시하지 못하고 두루뭉술하게 포괄적으로 뭉뚱그려 내놓는 것 또한 그러했지요. 평생 공직생활을 하며 온실 속의 화초처럼 생활해왔기에 진흙탕 같은 정치판에 몸을 섞기가 어려웠을 것입니다. 정치판이 어떠한 곳입니까? 오죽하면 정치인이 강물에 빠질 경우 강물의 오염이 우려되어 서둘러 그를 건져내야 한다는 이야기가 떠도는 것 아니겠습니까? 반기문 전 총장은 대선 후보로 나서기엔 맷집이 너무도 허약했습니다. 전철을 탈 때 만 원권 두 장을 낸 실수, 꽃동네 방문시 두른 앞치
어느 밤늦은 퇴근길에 FM 라디오 음악방송을 통하여 '다니엘 바렌보임'이란 이름을 들었다. 어려서부터 피아니스트 신동 소리를 들었던 유명 지휘자라고 하는데, 클래식 음악에 무지한 나로서는 처음 듣는 이름이었다. 진행자의 설명을 듣다 보니, 아마도 이 사람은 공학을 전공한 나 같은 사람들이 아이작 뉴턴이나 레온하르트 오일러 같은 당대의 학자들을 인식하는 것과 비슷하게 클래식 계통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상당히 인정받고 있는 유명 지휘자라는 느낌을 받았다. 사실 내가 그의 이름을 기억하는 이유는 그의 음악관 같은 것 때문이 아니고 그가 했다는 말 때문이다. 라디오에서 들었던 "타인에 대한 무지는 언제나 어려움을 낳는다."라는 그가 했다는 말이 운전하는 내내 나의 마음속에 맴돌았다. 우리 모두는 그 타인이 내가 되었든 또는 다른 사람이 되었든 간에 한 번쯤 타인에 대한 무지에서 기인한 어려움을 겪어 보았을 것이기에 울림이 컸던 듯하다. 그 무지의 대상이 타인의 성격이든, 종교든 또는 정치적 성향이든 간에 대부분의 갈등과 대립은 타인에 대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이해를 대부분은 의도적으로 또는 일부는 무의식적으로 차단하고 내 주장을 굽히지 않기에 발생하는 것이라 생각
갑자기 찾아온 한파에 젊은 사람들도 옷을 꽁꽁 싸매고 다니는 요즘, 이른 아침부터 주민센터에 한 할머님이 찾아오셨다. 미국으로 이주하여 35년을 거주하시다가 몇 해 전 한국으로 돌아오신 분이셨다. 할머님은 본인 소유의 건물을 매매하고자 하셨는데, 지난 2016년 6월30일 자로 국내 거소 신고증의 효력이 상실되어 거래할 수 없는 상황에 맞닥뜨린 것이다. 2015년 1월 21일까지는 대한민국 국민이 외국의 영주권을 취득하여 출국하면 주민등록이 말소되었다. 이러한 국외이주 말소자가 국내에 재입국하는 경우, 국내 거소신고를 통하여 지위 및 체류자격을 인정받아 국내 거소신고증을 발급하여 신분증으로 사용하였다. 하지만 국내 거소신고증만으로는 금융업무나 각종 거래 시에 신분증명이 충분하지 않아 추가 서류를 구비해야하는 등의 불편함이 따랐다. 또한 국내거소신고자는 '말소자'라는 꼬리표로 인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소속감을 갖기도 힘들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재외국민도 주민으로 등록할 수 있도록 법령을 개정하여 2015년 1월 22일부터 시행한 것이다. 재외국민이란 재외동포법 제2조에 따른 국민으로 해외이주법 따라 영주귀국신고를 하지 않은 사람과 국외이주자 및 현지
최근 예능방송에서는 여성에 대해 신체적 비유를 들어 외모를 조명하는 방송이 늘고 있다. 비장애 여성들의 외모 이야기로, S라인, 몸짱, 얼짱 등의 표현들로, 상대적일 수 있는 다양한 외모를 무시하고 특정한 외모를 강조하고 있다. 특정한 외모를 강조하다보니 상대적으로 다르고 장애가 있는 여성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부족한 편이다. 장애 여성에게 나타난 성차별은 신체적 미(Physical beauty)와 관련된 사회의 관념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깨끗한 피부와 정상적인 아름다움과 강조하다보니 장애여성은 비장애인의 관점에서 바라볼 때 미(beauty)에서 멀어진 것이다. 여러 예능 방송에서 노출이 심한 모습과 특정한 외모에 미에 관심을 두다보니 장애여성은 본인도 모르게 비교 당하며 성차별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장애'라서 차별을 당하고 '여성'이라서 차별을 받는 즉 이중적 차별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장애여성은 경제적인 환경 및 사회활동에서 많은 차별과 제한을 받아왔다. 사회활동은 물론이고 가정생활에 있어서도 제한된 삶을 살고 있다. 비장애 여성에 비해 가정폭력에 더 노출되어왔다. 사회적 약자이고 가장 취약한 계층에 있는 장애여성에 대해 성폭력을…
2016년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지난 10월 청주시 상당구청 건축과 광고물팀에 임용됐다. 공무원이 되기 전에는 길거리의 다양한 먹거리, 각종 물품을 파는 노점상들, 광고현수막과 불법건축물에 대해 상상해 보지도 않았다. 저녁에는 포장마차에서 친구들과 소주 한잔과 어묵, 떡볶이도 맛있게 사먹고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다. 길가의 현수막은 홍보의 한 수단인줄 알았고, 건물 뒤편에 빽빽이 들어선 창고들은 효과적으로 건축물을 이용하는 방법이라 생각까지도 했다. 그들이 법령을 위반했는지는 생각해 보지도 않았으며 단지 도심의 한 부분 정도로 여겼다. 그렇지만 광고물팀에서 업무적으로 만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불법행위를 하는 분들이었다. 노점상을 운영하거나, 도로변에 불법광고물을 설치하고, 불법증축 또는 무단으로 용도를 변경해서 건축물을 사용하는 사람들이다. 노점상과 불법광고물을 부착하고 설치하는 사람들, 불법적으로 건축행위를 하는 사람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법령을 위반하고 있는지 알게 됐다. 첫째, 노점상을 운영하는 것은 도로법 제75조(도로에 관한 금지행위)를 위반하는 것이다. 그들은 인도와 도로를 점거하고 물건을 팔고 있어 도로를 파손하거
[충북일보] 보수(保守)가 깊은 수렁에 빠져 있다. 무기력증으로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최대의 위기에 봉착해 있다. 정치권은 그저 주도권 경쟁만 하고 있다. 보수 전체의 몰락이 우려되고 있다. *** 재집권이 중요한 게 아니다 국민은 기존의 보수에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변화를 거부하는 퇴행적 보수에 반기를 들고 있다. 잘못된 가치마저 지키려는 수구엔 더욱 가혹하다. 보수의 재탄생을 기다리고 있다. 변화를 통해 변치 않을 가치 찾기를 요구하고 있다. 국가 발전에 보수의 덕목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보수가 존재해야 진보도 제자리를 찾아 더 튼튼해진다. 그러나 생각과 현실은 부딪히고 충돌할 수밖에 없다. 노력하는 인간에게 나타나는 기본적인 특징이다. 천천히 한 걸음씩 옮기는 게 좋다. 대신 치열하게 성찰해야 한다. 진정한 바른 보수의 길이 무엇인지 들여다봐야 한다. 보수든 진보든 분열과 재편성 과정은 필수다. 국가의 미래를 좌우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까닭도 여기 있다. 보수의 가치는 분명하다. 보수가 정의하는 책임도 아주 귀하다. 온 몸을 던져야 비로소 지킬 수 있다. 자기희생의 거부는 이기적이다. 그런 이기적인 보수의 존재이유는 어디에도
[충북일보] 산과 들이 펼쳐진 청주 낭성면 추정리에 마당 가득 항아리가 늘어서 있다. 천여 개의 크고 작은 항아리 근처에는 구수하게 익어가는 장 냄새가 은은하게 퍼진다.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정겨운 풍경이 벌써 맛있는 기억을 되살린다. 전순자 대표의 옥샘정은 1995년 청주 금천동에서 선식 가게로 출발했다. 곡물가루 등을 취급하며 메주와 고춧가루에도 관심을 가졌다. 알음알음으로 주문하는 가정에서 원하는 대로 장을 담가준 것이 옥샘정의 시작이다. 더 맵게, 혹은 달지 않게, 각자의 입맛에 맞춰 장을 담가 주며 입소문이 났다. 몇 번의 이전 끝에 2012년 지금의 추정리에 완전히 정착했다. 서늘한 기온과 맑고 풍부한 물이 장 담그기에 최적이었기 때문이다. 30년 전 씨간장으로 숙성하는 옥샘정의 간장은 진하고 깊다. 온전한 콩이 한 알도 들어가지 않은 시판 간장과는 색부터 향까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십여 가지가 넘는 첨가물이 재료로 쓰인 시판 간장과 달리 옥샘정의 원재료는 국산 콩, 국산 천일염, 정제수로 간결하다. 작은 항아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뚜껑마다 날짜와 이름이 쓰여있다. 매년 초 이곳에 찾아와 담그는 손님들의 장이다. 햇볕과 바람 등 숙성을 위한 관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