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구남로에는 내가 머문 3일내내 재즈와 락음악이 흘렀다. 사람들은 노래를 부르며 몸을 흔들었고, 왁자지껄한 말과 웃음소리가 밤낮으로 그치질 않았다. 가는 날이 장날이란 말이 이런 경우를 말하는 거였다. 거의 열흘 동안 열리는 '부산 원아시아페스티벌'의 중심거리에 나도 모르게 들어와 버린 것이다. 부산의 문화와 한류콘텐츠를 세계의 젊은이들과 함께 연계하는 축제, 축제의 거리는 세계의 이방인들과 함께 들떠있었고, 축제가 내뿜는 열기로 남쪽의 도시는 후끈 달아올랐다. 축제는 이곳 해운대 뿐 아니라 용두산 공원과 시민공원에서, 수영강변로의 '영화의 전당'과 서면 '놀이마루'에서, 부산 모든 곳에서 열리고 있었다. 고속열차를 타고 내려올 땐 조용히 쉬다가 돌아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곳은 날 가만히 내버려 두질 않았다. 이 도시는 젊었다. 여긴 에너지와 열정이 넘쳐 흘렸다. 역동적인 감각이 거리 전체를 메꾸었다. 숙소의 커튼을 열어두게 했고, 창문을 열어젖히고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게 했고, 나를 거리로 뛰쳐나가게 했다. 축제의 절정은 광안바다에서 펼쳐지는 불꽃축제였다. 지하철 출구부터 발 디딜 틈 없이 이어지는 인파는 광안
미국 워싱턴시의 가장 붐비는 어느 지하철역 근처에서 한 청년이 허름한 차림으로 사뭇 진지하게 바이올린 연주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상이 바쁜 도시의 사람들 대부분은 청년에게 조금의 관심도 기울이지 않은 채 바쁜 걸음으로 무심하게 지나칩니다. 극히 소수의 사람들만이 바이올린 연주를 잠시 지켜보다 그 자리를 떠납니다. 다음날, 신문을 펼친 사람들은 깜짝 놀랍니다. 지하철역의 쓰레기통 옆에서 연주를 한 청년은 바로 미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인 조슈아 벨(Joshua Bell)이었기 때문이지요. 그는 30억 원에 이르는 가치를 지닌 고가의 바이올린으로 40여 분 동안 최선을 다해 멋진 연주를 했지만 바이올린 케이스에 모인 돈은 고작 3만5천 원이었다는군요. 그 당시 현장을 오가던 많은 사람들은 단 1초도 그를 제대로 쳐다보지 않은 채 바쁘게 지나쳤던 것입니다. 모두는 자신의 일상에 취해 세상에서 가장 재능이 있다는 바이올리니스트가 코앞에서 훌륭한 연주를 하고 있는데도 전혀 눈치를 채지 못했던 것이지요. '보이지 않는 고릴라 실험'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실험자들에게 선수들이 빠르게 농구공을 주고받는 동영상을 보여 주며 몇 번을…
[충북일보] 산중 별 바라기를 이어간다. 올 들어 벌써 세 번째다. 8월 지리산 치밭목, 9월 설악산 중청, 10월 지리산 피아골이다. 운 좋게 세 번이나 성공했다. *** 나부터 적폐와 결별하자 눈을 뜨니 새벽 1시다. 단풍나무 사이로 큰 별이 보인다. 작은 별들이 깜깜한 사위를 뚫고 나온다. 무서운 속도로 무리를 이룬다. 셀 수 없는 잔별들의 집합이다. 별 바라기는 결코 쉽지 않다. 계절별로 시시각각 변한다. 날씨가 절대적 조건이다. 조건이 맞아도 잠을 좀 덜 자는 수고를 해야 한다. 빛나는 별을 보려는 열망이 있어야 가능하다. 그 정도 노력 없인 찬란히 빛나는 별을 볼 수 없다. 언제부턴가 별 같은 별을 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시작한 게 산중 별 바라기다. 산 속에서 하룻밤 나기다. 까만 밤 산 속에선 맑은 우주를 볼 수 있다. 늦은 시월 피아골의 밤하늘은 정말 예뻤다. 총총 빛나는 별 천지였다. 대한민국의 별들도 하나 둘 뜨고 있다. 지금 빛나거나 앞으로 빛날 별들도 있을 것 같다. 잠시 헤아려본다. 밤하늘의 별처럼 빛나는 별들이 있기는 한지 따져본다. 하지만 어디로 갔는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산중 별 바라기를 시작한 건 도심에서
저출산 극복을 위한 여러 가지 제안과 정책이 나와 시행되고 있지만 2005년부터 10년 이상 지난 현재까지 그리 전망이 밝지 않다. 오히려 결혼은 필수가 아니라 생각하는 젊은 세대는 늘고 있고 기혼 부부들도 아이를 갖지 않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신생아 출산 수도 2002년 이래 15년 이상 40만 명을 유지하였다가 내년에는 35만 명 이하로 떨어진다는 전망도 있어 비관적이다. 출산은 더 이상 개인의 책임이 아닌 사회의 책임이며 국가가 개입할 당위성이 있는 사회 문제로 인식됐다. 2005년'저출산·고령사회 기본법'이 제정되고'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구성하면서 본격적으로 국가가 개입하게 되어'저출산·고령사회 기본법'을 토대로 하여 5년마다 범국가적 중장기 계획이 수립되어 현재 2020년까지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이 수립되어 시행되고 있다. 저출산에 대한 명백한 해결 방법은 출산의 증가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여러 가지 대응 정책이 수립되고 있다.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에서는 '임신·출산의 국가책임'을 목표로 임신·출산 의료비 대폭 경감, 안전한 분만환경 조성, 난임부부 종합지원체계 구축, 임신·출산에 대한 사회적 배려 강화, 여성건강 증
[충북일보] 청주국제공항은 명실상부한 중부권 허브공항으로 발전해야 한다. 그런데 국토교통부의 항공정책을 보면 과연 지방공항 육성을 위한 마인드를 갖고 있는지 의심스러울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전국에 걸쳐 15개의 공항이 있다. 이 가운데 인천국제공항을 제외한 나머지 14개 공항은 한국공항공사에서 관리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는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이다. 청주공항은 전국 5위권 공항에 해당된다. 최근까지 연간 이용객 현황은 인천공항이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위는 김포공항, 3위 제주공항, 4위 광주공항 등이다. 청주공항은 한 때 민영화를 추진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공기업 선진화 정책의 일환으로 민영화가 추진됐다. 하지만, 지역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무산됐다. 이후 청주공항은 독자적 생존을 모색해왔다. 충북도는 청주공항에 MRO(항공기정비센터)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궁극적으로 항공복합산업단지까지 내다보았다. MRO 산업단지 조성을 위해 그토록 노력을 기울였던 충북경제자유구역(FEZ)도 지정됐다. 그럼에도 MRO와 FEZ가 제대로 추진되지 않은 것은 정부, 특히 국토교통부의 오락가락 정책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 청주공
이번 연재에서는 식물을 잘 키우기 위해서 신경써야할 2가지 요소에 대해 다루어보겠습니다. 우리가 실생활에서 흔히 접하게 되는(화원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식물은 열대산 내지는 아열대산 식물들입니다. 이런 종류의 식물들은 연중 기온이 따뜻하고 습도가 높은 환경에서 잘 자라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식물이 놓일 위치에 따라 적합한 식물을 선택하거나 이미 구입한 식물을 적합한 위치에 놓아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부분의 실내 식물이 잘 자라나기 위한 온도의 범위는 15도에서 24도 사이입니다. 종류에 따라 약간씩의 차이는 있겠지만 가정과 사무실에서 식물이 잘 적응하면서 사람과 함께 공존하기에 적합한 온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식물이 24도의 온도에서 자라나는 중이라면 쟁반이나 접시에 물은 받아놓고 그 위에 식물을 올려놓는다거나 잎에 직접적으로 물을 분사해서 식물 주변 공기의 습도를 올려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잎에 물을 분사해주시는 것은 정기적으로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높은 온도에 따른 잎마름 증상을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고온의 건조한 공기는 식물이 시드는 원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실내온도가 24도 이상이라면 실내식물에게는 너무 뜨거울 수 있습니다
가을이 깊어 어둠이 빨리 내려앉는다. 퇴근길 도시의 아스팔트위에서 스산한 바람에 낙엽이 뒹군다. 도시의 낙엽이 그려놓는 풍경은 참으로 황량하고 쓸쓸하다. 단풍이 축제의 폭죽과 같다면 낙엽은 그 축제 뒤에 밀려드는 쓸쓸함에 가깝다. 때론 잘 드는 칼처럼 가슴을 스윽 베고 지나가기도 한다. 하지만 속리산 숲길에서 만나는 낙엽은 다르다. 시가지 낙엽과는 달리 지저분하지도 건조하지도 않다. 곱게 물들어 아름답고 촉촉하다. 아릿아릿한 감미로움이 한 스푼쯤 더해진 맛이라고나 할까. 떨어진 낙엽들이 카펫처럼 길을 덮고 있는 숲에 아침햇살이 퍼지면 다갈색과 진홍색 낙엽의 향연에 눈이 부시다. 나이가 들면서 차츰 아름다움에 무감각해져 가지만 이 아름다운 풍경에는 흠뻑 빠져버린다. 낙엽줄에 들어서 동병상련을 느껴서 일까. 난 가을을 많이 타는 탓에 가을 문턱부터 겁을 내곤한다. 쓸쓸함, 외로움, 허전함, 귀찮음 같은 것들이 가을이면 나를 찾아온다. 일을 해도 즐겁지가 않고 하려는 의욕도 점점 줄어든다. 새로운 도전을 해보겠다는 생각은 아예 사라진지 오래다. 마음이 노쇠해지면 몸도 늙게 된다는데 걱정이다. 이대로 가선 안되겠다고 위기의식을 느끼기 시작한 것은 얼마전…
오늘이 '시월의 마지막 밤' 가사를 가장 많이 부르는 날이라고 합니다. 이 가사는 박건호 시인의 글에 이범희가 곡을 붙이고, 이용이 노래한 '잊혀진 계절'이 노래제목입니다. 상달이라는 시월을 보내기 아쉬운 마음이 묻어나는 노랫말 같으나 박시인의 사랑이야기를 시로 썼다고 합니다. 오곡백과가 무르익어가는 결실의 계절인 늦가을. 녹색 옷을 벗어던지고 물결치는 오색단풍이 너무 아름다운 늦가을입니다. 올 여름 가마솥더위에 코를 찌르는 풀 향기를 맡으며 가을을 기다렸는데 벌써 상강(霜降)이 지나고 찬바람이 가을을 밀어내려 하고 있습니다. 충주가로수길 빨간 사과와 국화향기 그윽한 충주를 비롯한 도내에서 각 시·도와 해외동포선수가 모여 일주일동안 전국체전의 뜨거운 열정을 불태웠습니다. 지난 20일 저녁은 새로 지은 충주종합운동장에서 격조 높고 화려한 개막식이 열렸습니다. 저녁시간에 식전행사와 대통령이 참석한 개막행사는 17개 시·도와 18개국 해외동포 선수가 참석한 가운데 열렸습니다. 불꽃놀이로 밤하늘을 수놓은 가운데 성화가 점화되는 순간은 절정을 이뤄 감동을 안겨주었습니다. 이 번 체전은 지역축제와 다양한 문화행사도 함께 열려서 문화체전으로 일주일간의 성공적인 대회로 막
100세 생일을 앞두고 요양원 창문을 넘어 도망친 노인이 있다. 스웨덴 작가 요나손의 소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주인공 알란은 슬리퍼와 파자마 차림 그대로 생일 파티가 시작되기 직전, 창문을 넘어 요양원을 탈출하는데 성공한다. 만약 그가 요양원에 있지 않고 가족과 함께 화목한 가정에 살았더라도 도망쳤을까. 집이었다면 아마 자식과 손자들에 둘러싸여 기꺼이 100세 장수의 축복을 받지 않았을까 싶다. 이 소설은 영화로도 제작되었는데 주인공 알란 노인은 폭력배도 제압할 정도로 근력과 원기가 젊은이 이상이다. 알란은 요양원을 나와 여러 모험을 전전하고 극적인 경험을 쌓는 와중에 친구들을 사귀며, 결국 파라다이스와도 같은 남태평양의 섬에 좋은 친구들과 정착하게 된다는 행복한 결말을 맞이한다. 그러나 이것은 정말이지 말 그대로 소설이나 영화 같은 이야기이다. 장수시대라 하지만 대부분의 노인들은 '유병장수' 시대를 살고 있다. 사실 소설은 처음부터 비현실적이다. 100세 노인이 창문을 뛰어 넘어 발길 닿는 대로 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 물론 극히 건강한 어르신도 있긴 하지만 코믹하고 유쾌한 소설의 설정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요즘 우리생활을 편리하게 해주는 여러 애플리케이션과 플랫폼이 있다. 오늘 구매하면 다음날 바로 받을 수 있는 '로켓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쿠팡', 주말에도 영업하는 약국·병원을 알려주는 '굿닥' 등이 그 예이다. 이러한 서비스를 개발한 쿠팡이나 옐로모바일은 모두 스타트업에서 시작해 이제는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으로서 주목받고 있다.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회장인 클라우스 슈밥의 "전통산업과 인공지능(AI) 등 첨단 신기술이 융합해 발전하는 형태의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큰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는 구조가 아니라 민첩한 물고기가 큰 물고기를 잡아먹는 시대"라는 말처럼 규모가 큰 대기업 보다는 빠르고 유연한 스타트업이 전 세계적으로 모든 분야에서 많은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에서 스타트업의 붐이 일어난 건 언제쯤일까. 한국의 벤처 1세대가 시작된 건 약 20년 전이다. 그 후 IMF 등 암흑기를 거치며 크게 발전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는 정부의 시장 지향적인 정책과 우수한 인적자원의 스타트업 유입으로 빠른 시간 내 글로벌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교육, 시
공중목욕탕에 들어가면 금목걸이를 휘황찬란하게 두르고 다니는 사람을 가끔 본다. 거기다가 몸을 휘감은 용문신까지 보이면 조폭인가 여겨 아예 눈을 감아버린다. 누구에게 들으니 그 사람들은 자금이 급한 때를 대비하여 금목걸이를 걸고 다닌다는데 과연 그런지는 못 물어봤다. 지난겨울 가족 여행으로 베트남 다낭을 패키지로 갔을 때였다. 옵션으로 마지못해 쇼핑센터를 들렀는데 게르마늄 목걸이를 손등에 걸어 현미경으로 전후 혈류의 흐름을 보여주니 나보다 집사람이 더 난리이다. 평소 목 디스크 기운과 이명으로 고생하는 것을 본지라 게르마늄 목걸이로 두 가지 증상을 잡을 수 있다는 말에 혹하여 거금을 들여 목걸이를 질러 버리는 것이 아닌가. 나야 반신반의하면서도 혹 이 목걸이의 효험으로 지긋지긋한 이명이 사라지고 목도 편안해 진다면 전처럼 오래 잡지 못해 미안한 대금에게 숨도 양껏 넣어줄 수 있으리라 여겨져 내심 귀가 솔깃하긴 했으니 한편 마음써준 부인에게 고맙고 한편은 불감청이언정 고소원이다. 귀국길 공항 검색대에서 갑자기 게르마늄 목걸이가 염려된다. 이런 거 걸고 검색대를 지나는 것이 처음이라 혹시 삐이 소리가 나서 벗으라 하지는 않을까 내심 불안하기 그지없다.…
어쩌면 그렇게 맛있는지 몰랐다. 미처 홍시가 되지 않았어도 충분히 먹을 만했다. 며칠 전 감을 한 상자 들고 오는데 제법 무거웠는지 서로 부딪치면서 상처가 나더니 금방 말랑해졌다. 줄잡아도 보통 열흘은 걸린다는데 어떤 것은 불과 사흘 만에 먹기도 했다. 똑같이 홍시를 안쳐도 먼저 되는 게 있고 나중 되는 게 있다지만 이틀 사흘 만에 먹는 경우는 드물다. 손가락으로 눌러도 자국 하나 남지 않는다. 그래서 땡감이라고 불렀을 법하지만 딴딴해도 그냥저냥 먹을 수 있었던 것은 생채기가 나면서 부드러워진 탓이다. 속이 비치도록 얄팍하고 말개진 홍시를 보면 맨 처음 투박하고 딱딱했던 모습과는 너무도 판이하다. 감의 특징은 떫은맛이다. 누구나 아는 사실로, 갓 따 온 것은 텁텁해서 먹을 수가 없다. 아마도 음식 맛 중에서 가장 유별난 맛 같은데, 그래 시거든 떫지나 말라는 속담까지 나온 성 싶다. 신 것까지는 그나마 괜찮은데 떫은 맛은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다는 뜻. 그런 중에도 잘만 하면 맛깔스러운 홍시 또는 곶감으로 바뀐다는 게 묘하다. 특별한 반전이다. 대책이 없는 맛 타닌산이 그렇게 달라진다면 삶도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 타닌산을 없애는 방법은 다양하다.…
한 달 전쯤이다. 청주 시청의 일부 여자 간부공무원들이 호스트바에서 남자 접대부와 술판을 벌였다는데 알고 있냐는 질문을 받았다. 언제부턴가 청주가 자고나면 새로운 사건 사고가 터지는 지역으로 눈총을 받고 있는 터라 웬만한 뉴스는 별로 놀랍지도 않게 감각이 무뎌졌지만 이 소식은 다소 충격적이었다. 소문의 출처를 물었더니 인터넷 보도에 이미 떴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급히 검색해 본 기사의 내용은 꽤 구체적이었다. 청주 시청 여자 간부공무원들이 남자 접대부들이 술시중을 드는 호스트바에서 남자 접대부와 술을 마시고 놀았다는 정황이 공무원들의 입을 통해 확산되고 있는데 이들이 출입했던 업소는 3주 전에도 경찰의 단속을 받았던 곳이라고 했다. 경찰 쪽 단속 정보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복수의 시 관계자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는 기사의 내용은 확신에 차 있었다. 청주 시청 소속 여자 공무원이라면 누굴까 짐작이 쉽지 않지만 여자 간부 공무원이라면 범위가 좁혀진다. 그래서 일부라는 여자 간부공무원에 대한 추측과 걱정으로 머리가 복잡했다. 업소가 위치한 구와 동까지 알고 있는 듯한 기사의 내용이 상당히 디테일한지라 호스트바 술판에 대한 재확인이
[충북일보] 공공 부문에 대한 사이버 공격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방법이 다양해지면서 위험의 종류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대처는 허술하기만 하다. 군 기관이나 국가 정보기관들은 그나마 좀 나은 편이다. 각종 사이버 공격에 대비하고 있다. 하지만 나머지 다른 기관들은 인원·예산·지식 부족 등으로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하고 있다. 지방의 사정은 더욱 열악하다. 결국 지난 26일에 또 사고가 터졌다. 조달청 나라장터(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가 마비됐다. 이날 오전 9시부터 낮 12시까지 나라장터 서비스가 지연됐다. 시스템 오류로 전국 1천392건 입찰이 진행되지 못했다. 충북에서는 충북도의 오가천 수해상습지개선사업, 청주교육지원청의 사천초 교사 증축공사, 보은군의 지진대피소 표지판 설치공사 등 모두 83 건의 시설공사 및 물품구매 입찰이 무산됐다. 건설·제조업자들의 불만이 폭주했다. 조달청 나라장터 사고는 이번뿐만이 아니다. 지난 2012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무려 5천148건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으로도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해킹시도가 국내외에서 지속적으로 진행돼왔고 지금도 계속되기 때문이다. 해킹시도 유형은 웹 해킹
가성비가 중요한 시대이다. 저마다 저비용, 고효율을 내세워 소비자들을 유혹한다. 스마트계량기, 태양광 발전소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주목받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때, 신재생에너지가 고비용, 저효율의 대명사처럼 여겨졌던 것을 생각하면 격세지감마저 느낀다. 정치는 대표적인 저효율 분야 중 하나이다. 정당의 목표는 당선인을 배출하여 결국 정권을 획득하는 것이고, 그를 위해 선거 때마다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된다. 이러한 정당 간의 경쟁 과정에 우수한 인재들과 다량의 물적 자원들이 투입되지만, 국민들은 우리 정치가 투입된 인적, 물적 자원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선거와 정치는 아직 고비용·저효율의 체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고비용·저효율의 체제의 원인은 무엇일까. 가장 큰 원인 중의 하나는 정당의 에너지 공급원이나 마찬가지인 수입구조가 후진적이라는 데 있다. 우리나라 정당의 대부분이 국가에서 지원하는 보조금에 의지하고 있으며, 당원으로부터 얻는 수입은 대략 10%에 불과하다. 보조금도 국민세금이니만큼 국민의 주머니에서 나왔지만, 정당의 공약이나 정책 방향 설정에 실질적인 영향을 주지는 못한다는 점에서 정치후원금
요즈음 충주에서 제 98회 전국체전 개막식 당시 조길형 충주시장의 모습이 TV에 나오지 않은 것을 두고 이런 저런 말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나돌고 있다. 또한 일부 사람들이 "왜 이시종 충북지사가 개막식 환영사에서 조길형 시장에게 감사 치하를 하지 않았느냐?"고 힐난조의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전국체전의 기본적인 흐름을 잘 모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전국체전은 우리나라 17개 시·도가 돌아가면서 개최하는 국내 최대의 스포츠 행사다. 굳이 따지자면 이번 대회는 충주시가 전국체전을 개최하는 것이 아니고 충청북도가 개최하는 것이다. 다만 개회식과 폐회식이 충주에서 치러지는 개최 주도시 일 뿐이고 전체 35~36개 종목 중 15~16개 종목만 충주에서 치러진다. 나머지 20여개 종목은 청주 등 충북도내 타 시·군에서도 분산 개최되고 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타 시·군에서도 환경정비, 경기장 정비, 숙소 준비 등을 모두 다 같이 준비했다. 그만큼 이번 대회는 충북도 전체가 움직이는 행사라는 뜻이다 이시종 충북지사가 개막식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전국의 시·도지사, 전국의 체육회 관계자들, 그리고 전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과 끝을 알 수 없을 만큼 높은 푸른 하늘은 독서하기 좋은 계절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전히 책을 멀리한다. 이유 중 하나는 학창시절에 독후활동으로 감상문 쓰기나 감상화 그리기를 강요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글을 얼마나 잘 썼는가 또는 잘 그렸나에 따라 독서 여부가 결정되었고, 이런 상황은 독서하는 즐거움을 상실한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문제는 글쓰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도서'과학자의 서재'를 쓴 최재천 박사도 글쓰기의 어려움을 토로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문학적 형식의 글을 주로 쓴다면 미국에서는 논리적인 글쓰기가 요구되어 미국 유학시절에 글을 쓰면서 주변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잘 쓴 글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읽었을 때 술술 읽혀지는 글이다. 잘 읽혀진다는 것은 아마도 독자에게 글쓴이의 뜻이 잘 전달되면서 읽혀진 글일 것이다.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은 글쓰기를 즐기지도 않고 또한 잘 쓰지도 못한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다양한 책을 읽고 자주 써봐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글쓰기에 자신 없는 사람도 독후 활동을 꼭 글쓰기로 정해야 할까 의문이 든다. 요즘 도서관을 이용하는 초등학생들을 살펴봐도 인터
대학 구조개혁과 지역 균형발전의 조화를 위해서 대학은 구조개혁 추진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가지고 지혜를 모아야한다. 대학구조개혁 법안이 앞으로 우리 대학의 양적, 질적 구조개혁 방향을 제시하는 로드맵으로서 자리 잡도록 할 필요가 있다. 대학구조개혁은 우리나라 고등교육과 그것을 담당하는 대학에 많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전제하는 용어이다. 문제가 없다면 개혁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무엇이 문제인지 그리고 문제의 핵심이 무엇인지에 대해 대학인 스스로 그리고 대학과 정부 모두가 함께 진지하게 성찰하고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 대학입학 정원 감축을 중심으로 한 대학구조개혁 추진 과정에서 가장 논란이 될 수 있는 위험요소는 대학구조개혁 평가를 통한 차등적 입학정원 감축으로 자칫 지역 간 균형적인 발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이다. 따라서 대학구조개혁 추진 과정에서 제기될 수 있는 이러한 문제점을 발전적으로 예방 및 해소하기 위해서는 대학을 지역의 특성 및 지역학습수요에 따라 특성화하도록 유도함으로써 대학의 지역화를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정원감축에 있어서 구조개혁 평가 결과
[충북일보] 대학총장 직선제 요구가 거세다. 국공립대를 넘어 사립대학으로 번지고 있다. 충북에선 청주대학이 선봉에 서 사립대 총장직선제를 외치고 있다. 청주대 교수회와 총학생회, 총동문회는 "청주대가 2014년부터 지금까지 총장을 세 번이나 바꿨지만 총장선출과정에서 학내 구성원의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민주적 절차에 의한 총장 선출을 지난 9월부터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청주대 교수회가 마침내 직선총장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추진위원회를 설치했다. 지난 24일 교수회대의원회에서 직선총장을 선출키로 의결했다. 교수회는 곧바로 '직선총장후보선출 추진위원회'를 설치하고 박찬정(회계학과) 교수를 위원장으로 추대했다. 하지만 제도를 보완하지 않으면 총장직선제를 도입해도 큰 의미가 없다. 과거의 논란 재현을 피하기도 어렵다. 실질적인 직선제가 되기 위해서는 교수뿐만 아니라 대학 구성원들도 대폭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직선제를 도입해도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는 큰 의미가 없다. 그 동안 일부 대학에서 교수를 포함한 학교 구성원 참여 방식을 도입하기도 했다. 그런데 대부분 매우 형식적인 비율의 참여만 보장해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
이는 중국의 고전 장자(莊子) 소요유편에 나오는 이야기로 '북쪽바다에 남쪽바다를 그리워하는 물고기가 있으니 그 이름이 곤(鯤)이라 하였다. 하루는 그 것이 붕(鵬)이라는 새가 되어 하늘을 나는데 그 높이가 구만리요, 물결이 삼천리에 이르고 한나절 동안이나 해를 가렸으며, 여섯 달 동안이나 쉬지 않고 날아 남쪽바다 천지(天池)에 이르렀다'고 한다. 하늘이 푸른 것은 그 끝이 없는 것이요, 바다 또한 그럴 것이니 물이 얕으면 큰 배를 띄울 수 없고 바람이 두텁지 않으면 큰 날개를 펼칠 수 없음이라 했다. 여기에서 유래하여 먼 앞날의 원대한 꿈과 비전을 가지고 큰일을 할 때, '붕정만리'라 하였다. 전도사 '조지 스위팅'이라는 사람은 '사람은 40일을 먹지 않고도 살 수 있고, 3일 동안 물을 마시지 않고도 살 수 있고, 8분 동안 숨을 쉬지 않고도 살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희망이 없이는 2초도 살 수 없다'고 했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희망을 가지고 하는 사람과 절망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은 다르다고 한다. 특히, 우리 청소년들이 큰 꿈을 가지고 건강하게 성장하는 것은 내일의 행복한 멋진 세상을 위하여 중요한 것이다. 가난한 광부가 아들과 함께 살고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로 국민과 경찰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과거의 경찰의 모습이 불신의 이미지로 가득한 비민주적 존재였다면, 지금은 민주적.맞춤형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마운 존재 쪽에 더 가깝다. 그렇다 하더라도, 아쉬운 점은 많다. 경찰조직에 주어진 공권력은 부족, 그리고 경찰에 대한 국민적 인식 부족이다. 하나의 사례를 보자. 10월 3일 미국령 괌에서 발생한 사건이다. 부부는 마트 주차장에 세워놓은 차량에 6살 아들과 1살 딸을 남겨두고 쇼핑을 즐기다가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아동학대 등의 혐의였다. 미국에서는 아동을 성인의 감독 없이 차량에 방치하면 현행범으로 체포될 수 있다. 부부는 체포됐고, 아동학대 혐의는 기각됐다. 하지만, 차량내 아동방치 혐의가 인정돼 각각 500달러의 벌금형을 받게 됐다. 이 사건에서 주목한 한 가지는 법에 대한 공권력 행사의 신속성이다. 같은 사건이 대한민국에서 일어났다면 어땠을까. 제아무리 빨라도 사건종결까지 한두달은 족히 걸렸을 것이다. 미국 경찰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벌금형까지 신속하게 공권력을 집행했다. 아동 학대의 범위를 어디까지 보느냐도 주목할 점이다. 우리나라는 아동학대의
[충북일보] 올해도 청주를 연고로 한 프로축구단 창단을 볼 수 없게 됐다. '청주시 프로축구단 지원 조례안'이 청주시의회 문턱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청주시의회 행정문화위원회는 25일 의안심사를 벌여 '청주시 프로축구단 지원 조례안'을 부결했다. 동시에 청주시티FC의 프로축구연맹 가입 불발 가능성도 커졌다. 프로축구단 창단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청주 연고 프로축구단 창단과 관련한 논란은 그동안 계속돼 왔다. 청주시가 프로축구단 재정을 지원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이 가장 심했다. 그 다음으로 시민 공감대 부족 의견이 꾸준하게 이어졌다. 청주시는 그래도 이번에 조례가 제정되면 프로축구단에 5년간 110억 원을 지원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번 조례안 부결로 모든 게 불가능해졌다. 그동안 제기됐던 시민 공감대 부족 등에 대한 조건이 충족돼야 다시 거론될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청주를 연고로 한 프로축구단 창단은 조금 더 분위기가 성숙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프로축구단 창단에 애를 써온 관계자들에겐 허탈한 결론일 수 있다. 그동안 공감대 형성을 위해 해온 많은 노력들이 수포가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라는 생각
누군가 한 여름 머물렀을 길가의 나무의자에는 지난 밤 내린 가을비에 떨어진 낙엽들이 자기 자리인 양 앉아 있습니다. 빈 의자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그 의자에서 바라보았던 풍경들을 상상하며 가만히 눈을 맞춰 봅니다. 자연의 절기는 어김이 없어 벌써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깊어갑니다. 이제 곧 겨울이 도래하면, 빈 의자 위 낙엽도 찬바람이 휩쓸어가겠지요. 저녁 무렵 다시 비가 내렸습니다. 퇴근 길, 버스 창밖으로 고개를 돌린 한 아이가 무엇인가를 찾습니다. 아이가 찾는 것은 달님이었어요. 검은 구름에 가려진 달님은 좀처럼 얼굴을 보여주지 않네요. 걱정스런 눈빛으로 아이는 엄마에게 말합니다. "엄마, 달님이 비에 젖으면 어떻게 하지·" 아이의 그 말이'퉁'하고 잊었던 동심의 세상으로 이끌어요. 아이의 시선은 맑고 순수하죠.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생각하고 말하니까요. 하지만 어른이 되어가면서 지식이 쌓이고 삶을 배우며 익혀가죠. 어른들은'달이 비에 젖는다.'라는 발상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할 겁니다. 달은 구름보다도 까마득히 높은 위치에서, 우주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으니까요. 예수님은 성경(막 10:14)을 통해"어린이들이 나에게
# 장면 1 참여정부 시절 우리 사회는 다양한 이해를 갖는 당사자들이 각자 저마다의 입장과 논리로 밤을 새워가며 토론을 하였습니다. 방송국마다 정치사회적 이슈를 다루는 시사프로그램이 눈에 띄게 늘어났고, 지금도 기억에 생생한 100분 토론은 각자의 주장을 경청하며 드라마나 영화 이상 흥미로웠고, 극적인 반전이 이어지며 잠 못들게 만드는 일이 다반사였습니다. 어느 방송사는 끝장토론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결론이 날 때 까지 밤새도록 토론을 진행하기도 하였습니다. 변화의 시기, 관공서도 각종 정책토론 및 공청회를 많이 개최하였습니다. 각종 학회도 봄, 여름, 가을 할 것 없이 각종 세미나가 봇물 터지듯 열렸고, 가을 단풍이 시작될 이 때쯤이면 대학 입구 거리는 가을 또는 추계학회 현수막이 적잖이 걸렸었습니다. 저의 기억으로도 도청, 시청은 각 분야마다 학회행사를 지원하여 그 내용들을 정책에 반영하기도 하였습니다. 한마디로 토론 르네상스였습니다. # 장면 2 이명박 정부 시절입니다. 집권하자마자 터진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가 많은 시민들로 하여금 촛불을 들게 하였습니다. 시민들은 광우병이 의심가는 쇠고기 수입이 국내 소비자들의 안전문제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데다
98회 전국대회가 지난 20일 개회식을 시작으로 18개국의 해외동포 선수단을 비롯해 3만여명이 70개 경기장에서 17개의 종목에 참여해 7일간의 열전을 오늘로 마무리하고폐막하게 된다. 그러나 마지막 날까지도 충북 도민과 공무원들은 모든 경기장을 발 벗고 뛰어다니며 대회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앞서 체전 역사상 처음으로 장애인 먼저라는 슬로건 아래 전국체전에 앞서 장애인체전을 성공적으로 치룬바 있다. 전국체전의 성공적 개최는 누구 한사람의 노력으로 결코 이루어질 수 없었을 것이다. 숨은 조력자인 자원봉사자들의 땀과 도, 시군 공무원, 자원봉사자들이 협력하여 해외선수단과 관람객에게 밀착하여 보여준 봉사정신은 해외동포선수단에게 큰 호평을 받고 있다. 해외동포선수단을 공항에서부터 숙소까지 직접 안내하고, 매일 아침 숙소에서부터 각종 경기장에 동행하며 선수와 대회 관계자 등에게 교통편의 등을 제공하는 등 불편함이 없도록 일사불란 하게 움직이며 충청북도를 알리고 정취와 인심을 향유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 뿐만 아니라 경기가 열리는 곳마다 찾아가 격려와 응원으로 참가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도
[충북일보] 산과 들이 펼쳐진 청주 낭성면 추정리에 마당 가득 항아리가 늘어서 있다. 천여 개의 크고 작은 항아리 근처에는 구수하게 익어가는 장 냄새가 은은하게 퍼진다.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정겨운 풍경이 벌써 맛있는 기억을 되살린다. 전순자 대표의 옥샘정은 1995년 청주 금천동에서 선식 가게로 출발했다. 곡물가루 등을 취급하며 메주와 고춧가루에도 관심을 가졌다. 알음알음으로 주문하는 가정에서 원하는 대로 장을 담가준 것이 옥샘정의 시작이다. 더 맵게, 혹은 달지 않게, 각자의 입맛에 맞춰 장을 담가 주며 입소문이 났다. 몇 번의 이전 끝에 2012년 지금의 추정리에 완전히 정착했다. 서늘한 기온과 맑고 풍부한 물이 장 담그기에 최적이었기 때문이다. 30년 전 씨간장으로 숙성하는 옥샘정의 간장은 진하고 깊다. 온전한 콩이 한 알도 들어가지 않은 시판 간장과는 색부터 향까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십여 가지가 넘는 첨가물이 재료로 쓰인 시판 간장과 달리 옥샘정의 원재료는 국산 콩, 국산 천일염, 정제수로 간결하다. 작은 항아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뚜껑마다 날짜와 이름이 쓰여있다. 매년 초 이곳에 찾아와 담그는 손님들의 장이다. 햇볕과 바람 등 숙성을 위한 관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