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이 들끓고 있다. 우선 지인들로부터 근 일 년 간 뉴스를 시청하지 않는다는 말이 서슴없이 나돌고 있다. 한 번 속는 것은 속인 자의 잘못이라지만 두 번 또 속는다는 건 속은 자의 잘못이라고 했다. 우리국민의 민도는 세계인들 중에 둘째가라면 서운할 정도라고 믿는다. 아무리 정치권에 대한한 문외한일지라고 해도 정치인들의 혹세무민, 감언이설에 우리국민들은 이미 그 속성을 꿰뚫고 있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정치인들의 잘잘못은 법조인들이 판단할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근간 실정은 그렇지도 않은 편이라고 어지간한 민초들도 익히 잘 알고 있다. 법 정신 역시 민생을 위해 존재해야 할뿐더러 법의 근간 역시 국민의 삶을 바탕으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점 정도는 거개 국민들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따라서 최소한 정치인들을 위시한 민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해 보면 그들의 언행일체가 자신들만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진정 민생을 위한 진정성인지도 금세 알 수 있는 게 바로 상식이라고 할 수 있겠다. 현대인들에게 텔레비전은 생활의 한 부분을 크게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방송국들이 노사분규로 시끄러운지 대국민 설명이나 그
[충북일보] KTX 오송역 명칭 변경 움직임이 가시화 되고 있다. 내년 6월 지방선거의 화두로 급부상하는 느낌이다. 청주시는 지난 11일 'KTX 오송역 명칭 개정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추진위는 여론 수렴 등을 통해 변경 여부를 확정하게 된다. 추진위원은 오송 주민대표와 교수, 청주시의원,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학계 전문가 등 15명이다. 추진위 주요 업무는 오송역 명칭 변경 여부를 정하는 일이다. 여론 조사와 찬반 공청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한 뒤 지명위원회 심의를 받아야 한다. 개명으로 결론나면 추진 시기와 새 이름, 사업비 등 세부적인 사항을 확정하게 된다. 청주시의 오송역 명칭 변경 시도는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14년 7월 역 명칭 변경을 추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섣불리 추진하다가 오송 주민들에게 호되게 야단만 맞은 꼴이 됐다. 결국 논의를 중단했다. 그 후 3년이 지났다. 개명에 대한 거부감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청주시는 오송역 명칭 변경 카드를 다시 들고 나왔다. 내년 6·13 지방선거를 앞둔 지역정치권도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물론 이슈 선점에 때문이다. 그러나 오송역 개명 문제
[충북일보] 사람들은 흔히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개명(改名), 이름을 바꾸고 싶어 한다. 이름을 바꾸면 성공할 수 있다는 착시현상에 빠지기도 한다. 개명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 아무렇게나 결정하면 나중에 더 큰 화를 입을 수 있다. 청주시가 KTX오송역 개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번에는 오송역 이름이 바뀔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굳이 말하면 역 이름을 바꾸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 문제인지 되묻고 싶다. 충북, 그동안 뭐했나 청주공항과 오송역은 지역 언론의 대표적인 기사 아이템이다. 그동안 모든 언론에서 수백 건 이상의 기사를 쏟아냈다. 그래도 달라진 것은 없다. 청주공항과 오송역이 잘 되면 충북은 발전할 수 있고, 반대 상황이면 지역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두 시설의 관리권은 지자체가 아니다. 둘 다 국토교통부 시설이다. 한국공항공사와 한국철도시설공단이 관리하고 있다. 두 지자체는 두 시설과 관련해 지역의 입장을 자주 전달하고 있다. 지역의 민심이라며 국토부와 산하 공공기관을 향해 각종 요구사항을 쏟아내고 있다. 딱 여기까지다. 충북의 핵심 SOC가 제대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도록 두 지자체는 제 역할
약 400년 간 스페인식민지, 이어 수십년 미국 준식민지였던 쿠바는 그 유산으로 이뤄졌다. 많은 성당, 옛 국회의사당, 박물관, 미술관, 개인음식점에 이르기까지 그러하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헤밍웨이는 미국이 쿠바에 영향력을 행사하던 시절 아바나에 별장을 짓고 여가를 즐기고 집필을 했다. 그의 침실과 서재, 수영장, 조리실, 애완견무덤, 요트는 물론 벽마다 가득 찬 박제를 통해 사냥광이었던 그를 잘 알 수 있도록 별장을 꾸며 놓았다. 쿠바입장에선 미제국주의자요 브르조아작가이며 동물학대 표상인 그의 건물을 이처럼 보전한 것에 놀랐다. 이곳은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다. 중국번영을 상징하는 상해 와이탄은 거대한 유럽건축박물관 같다. 이곳은 중국이 반(半)식민지 상황에서 서구열강에게 땅을 뺏긴 한을 품고 있다. '중국인과 개는 출입금지'라는 수치스런 역사가 배인 황푸공원 일대는 최고 관광지다. 프랑스 식지민였던 인도차이나국들도 당시 건물들을 공공기관이나 호텔로 쓴다. 과연 이들이 자존심이 없어 조상들 피땀을 짰던 그 유산을 지금껏 활용하는가! 군산과 대구, 인천도 식민유산을 자원화 했다. 건물 전체를 보전·복구할 수 없는 경
사람이 떠난 텅 빈 거리는 메마른 바람만 저 홀로 불었다. 빛바랜 흑백사진의 질감으로만 남은 거리, 사람의 냄새와 체온이 배어있는 따뜻한 이불을 덮어주고 싶은 거리, 강원도 철암의 거리는 치열한 실존을 버티던 사람들이 더는 보이지 않고 다만 풍경으로만 남아있다. 빨간색 기차, V-트레인을 타고 왔다. 중부내륙순환열차를 거쳐 경북의 최북단 봉화, 그 봉화의 최북단 분천역에서 이 협곡열차는 출발했다. 겨울이 시작하는 차창 밖으로 서서히 낙동강으로 내지르는 협곡이 깊어졌다. 계곡의 깊이만으로도 육중하게 흘렀을 여름의 물줄기가 가늠된다. 고속열차의 딱 10분의 1의 속도로 1시간 정도 달리는 열차, 중간에 양원이나, 승부역 등 두어 평 남짓한 간이역에 정차하는 기차는, 가 닿고 싶으나 갈 수 없는 아득한 순간, 쓸쓸하지만 따스한 미소를 짓게 하던 추억, 그 시간 속에서 가슴 저리게 하던 사람들을 그립게 한다. 탄광촌, 막장 인생들이 마지막으로 닿는 곳, 우리가 아는 막연한 지식은 그렇게 말한다. 하지만 60년, 70년대만 해도 3만 명 이상의 인구가 북적이던 철암은 부나방처럼 사람들이 전국에서 모여들었다. '검은 황금'을 캐기 위한 젊은이들이 매일 넘쳐…
나이 예순여섯인 이제야 첫 손주를 보았습니다. 내 자신이 늦게 결혼한 터에 아들 녀석마저 늦게 결혼한 터이니 늦 손주를 본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아들 부부가 사회적으로 중요한 자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 출산을 늦추었기에 더욱 그러했지요. 아이가 태어난 날 새벽, 아들로부터 며느리가 평소 다니던 대학병원의 분만실로 옮겨갔다는 다급한 이야기를 들은 우리 부부는 서둘러 서울로 달려갔습니다. 평소 정기적으로 병원을 다니며 그때마다 초음파 사진을 보내왔기에 산모와 아기의 건강을 그리 의심하진 않았으나 막상 진통이 오랜 시간 이어지자 초조해지는 것은 숨길 수가 없더군요. 긴 시간을 기다린 끝에 예쁜 손녀가 태어났습니다. 하지만 신생아와의 만남을 병원 측이 허용하지 않아 이튿날이 되어서야 그것도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가냘픈 생명의 모습을 먼발치로 살필 수가 있었습니다. 앙증맞은 손가락이며 발가락을 보자 조물주의 전지전능함이 새삼스레 가슴에 와 닿더군요. 신기한 것이 어찌 그뿐이겠습니까. 완벽하게 구성되는 내장기관이며 혈관계통, 신경계통은 또 어떻고요. 손녀가 태어난 후 아내의 휴대폰은 불이 났습니다. 아들 녀석이 수시로 제 자식의 앙증맞
몇 년 전 이시종 충북지사가 '영충호 시대'란 말을 처음 썼을 때 그의 언어구사능력에 감탄한 사람이 많았다. 왜 이 말에 공감한 사람이 많았을까· 충청도 사람이 그만큼 소외감을 느끼며 살았기 때문일 것이다. 박정희 정권이 출범한 이후 영남권 개발에 치중한 결과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다. 호남은 이를 정면으로 비판함으로써 영남의 주도권에 반기라도 들 수 있었다. 덕분에 영호남이 사실상 국정을 주도할 수 있었다. 충청권은 비판도 할 수 없었으니 눈치만 살피며 유리한 쪽에 붙으려는 심리만 강했다. 언제 우리도 국정을 주도할 수 있는 주체로 부상할 수 있느냐는 욕망이 잠재돼 있을 수밖에 없었다. 충청권 인구가 호남을 추월했다는 소식을 듣고 누구보다 우리 자신이 놀랐다. 문제는 과연 영충호 시대에 걸맞은 대우를 받고 있느냐는 점이다. 2018년도 예산안을 처리하는 과정을 보면서 아직도 영호남 시대이고, 호남은 여전히 정국을 주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재적의원이 298명인 국회에서 불과 39명으로 121명의 민주당을 가지고 놀면서 116명의 한국당을 고립시켜버렸다. 대체 그 비결은 무엇일까· 결속력이라고 볼 수 있다. 이것은 단지…
[충북일보] 이시종 충북도지사는 지난달 이장섭 청와대 선임행정관을 정무부지사로 발탁했다. 이번에는 송재봉 충북NGO센터장을 소통특보(2급 상당)로 기용키로 했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위한 노골적인 시민사회단체 인사 끌어안기다. 이 지사의 최근 두 번의 인사 스타일은 과거와 완전히 다르다. 이 지사는 지금까지 정무부지사 자리에 중앙부처 출신 경제통을 기용했다. 두 말 할 것 없이 예산확보와 투자유치 등을 위해서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경제보다 정무에 방점을 찍었다. 물론 이 지사는 지난 2010년 취임 직후 선거를 도운 측근들을 충북도와 산하기관에 배치했다. 임기 내내 줄곧 과도한 측근인사란 비판을 받은 이유도 여기 있다. 일각에서는 이 지사의 측근 챙기기가 지나쳤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민선5·6기를 거치면서 이 지사 측근이 도청 또는 주요 기관·단체에 진출한 사례는 많다. 급기야 소통특보까지 진출했다. 그런데 이 지사의 소통엔 문제가 있어 보인다. 소통특보 기용이 갖는 상징성에도 제대로 소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지사는 2급 상당의 고위직을 특별채용하면서 도의회 지도부와 어떠한 협의도 하지 않았다. 소통할 시간이 충분했는데도 소통하지 않았다
[충북일보] 북한이 스스로 핵무력 완성을 주장했다. 주변국의 분위기도 사뭇 달라졌다. '허무맹랑'이나 '과대포장' 반응으로 여기지 않고 있다. 북한의 핵 위협 차원이 달라진 셈이다. *** 레드라인 넘은 지 오래됐다 한반도 정세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 또 다시 새로운 변곡점을 맞은 것 같다. 물론 북한의 주장을 곧이곧대로 믿긴 어렵다. 그렇다고 선전용으로 폄하하기도 어렵다. 기술 진전이 있었던 건 분명해 보인다. 북한은 지난 2일 '화성-15형'을 발사했다. 동시에 국가 핵무력을 완성했다고 주장했다. 완성을 자축하는 군중집회를 열고 불꽃놀이도 했다. 앞으로 더욱 강화될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대한 주민 결속력 강화 조치로 보인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핵 포기 요구를 여러 차례 거부했다. 잦은 도발로 '북폭론'을 부상시켰다. 국제사회는 이미 최고의 대북 압박에 동의했다. 힘을 통한 '강제적 비핵화' 방법까지 거론되고 있다. 군사옵션 시간표가 앞당겨진 셈이다. 때마침 대한민국에선 '김정은 참수부대'까지 창설됐다. 이 부대는 유사시 김정은 등 북한 지휘부를 제거하는 임무를 맡았다. 이른바 육군 특수임무여단(특임여단)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
불모지였던 곳에 도로가 생기더니 공장이 들어서 가동되고 아파트가 건설돼 사람이 거주하고 있다. 충주시 주덕읍과 대소원면, 중앙탑면 일원의 10.8㎢에 걸쳐 지각변동이 일어났고, 현재 이곳은 '서충주신도시'라 명명되고 있다. 주거와 교육, 문화, 일자리, 교통망 등이 잘 갖춰진 서충주신도시는 중부내륙의 신산업도시를 지향하는 충주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고 있다. 서충주신도시는 기존의 첨단산업단지, 메가폴리스, 기업도시를 하나로 묶어 새롭게 탄생됨으로써 주거, 상업, 산업이 어우러진 복합도시로 충주시민 모두가 염원하는 자족복합도시로의 견인차 역할을 기대해봄직하다. 첨단산업단지에 이어 기업도시에도 11월부터 미진이지비아, 자이아파트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입주를 시작했다. 이와 관련 기대감으로 몇 가지를 주문해 본다. 첫째, 기존 계획의 완벽한 추진과 함께 이제 서두르지 말고 꿈의 도시를 건설하자. 용도별로 잘 구분된 계획기능을 충분히 살리고 꿈의 도시, 창조도시가 될 수 있도록 천혜의 주변 자연환경에 문화적 기반을 조화시켜 도시기능과 스카이라인은 물론 접근성을 고려한 가운데 경관 및 디자인, 조경 등 아름답고 경쟁력 있는 신도시를 만들어가자
충주향교 유림 80여명은 지난달 28일 추로지향(鄒魯之鄕)이라 하는 안동지방으로 모현탐방(慕賢探訪)을 다녀왔다. 예천을 지나 안동시내를 통과하여 굽은 도로를 따라 도산서원 주차장에 내렸다. 도보로 약 100여 미터 쯤에 전서(篆書)로 새겨진 추로지향비(鄒魯之鄕碑)가 보였다. 예로부터 예안(禮安)과 안동을 추로지향이라 일컬은 것은 멀리 중국의 공자와 맹자가 살고 있던 노(魯)와 추(鄒) 두 나라에 비(比)한 것이며 이 말은 성인(聖人)이 살고 있던 고장이란 뜻이다. 공자 77대종손 공덕성 박사가 도산서원을 방문했을 때 "경신년 12월 8일 삼가 도산서원에 나아가 퇴계 선생 신위에 배알(拜謁)하고 강당에 올라 끼치신 원규(院規)를 읽고 흠모하는 마음 더욱 간절하여 이를 돌에 새겨 기록하다. 곡부 공덕성은 쓰다."라고 적혀 있다. 안동을'정신문화의 수도'라는 별칭을 이 비석에서 착안하였다고 한다. 공덕성 박사는 태어나 100일 만에 연성공(衍聖公)으로 봉해졌다고 한다. 필자는 도산서원을 여러 차례 다녀왔지만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듣기는 처음이다. 생전에 제자들을 가르쳤던 서당에 들어서니 선생의 학문과 덕행을 느낄 수 있었다. 서애(西厓) 유성룡(柳成龍)도 어린 시
누구나 마음속에 영웅을 품고 있다. 예전에는 대개 역사적인 전쟁을 승리로 이끈 인물을 영웅으로 꼽았다. 그 영웅의 시대는 영웅이 겪는 시련과 위기가 곧 국가 전체의 시련과 위기였고, 국가의 안위나 번영을 위한 싸움도 영웅에 의해 좌우되었다. 영웅의 사전적 의미는 지혜와 재능이 뛰어나고 용맹하여 보통의 사람들이 해내기 어려운 일을 해내는 사람이다. 이 말 속에는 불굴의 의지로 한계에 도전하는 용기로 시대가 요구하는 소명을 완수하는 초인적인 위대함이 내재돼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행동은 시공을 뛰어넘어 신성하고 위대하게 기록되어 전해지고 우리는 그들을 영웅으로 떠받든다. 역사도 이들을 중심으로 기록되었고 문학을 비롯해 연극, 영화 등 예술작품에서도 늘 이들이 주인공이다. 물론 그만한 가치가 있고 그럴 이유도 충분하다. 지금은 다르다. 사회 구조가 예전 같은 영웅을 꼭 필요로 하지 않을뿐더러 영웅 한 사람이 사회를 이끌어 갈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되는 시대다. 개개인의 다양한 가치와 이념을 고양시키면서도 공동체를 위해 민주적이고 합리적으로 통합하는 리더십이 요구되고, 그 과정 역시 국가라는 공동체보다는 개인의 자유와 의지가 더 중요시되는 시
[충북일보] 뭐가 잘못돼도 크게 잘못됐다. 국토교통부의 중앙선 청량리~영주 구간 새마을호 열차 전면 운행중단 결정을 두고 하는 말이다. 국토부는 오는 15일부터 서울 청량리~경북 영주를 오가는 중앙선 ITX 새마을호 열차 운행 중단 사실을 지난주 발표했다. 내년 2월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과 3월 평창 동계패럴림픽을 앞두고 한국철도공사와 함께 내린 최종 결정이다. 충북 제천·단양주민들과 경북 영주주민들은 즉각 반발했다. 반발은 충북과 경북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이번 결정이 철도 이용객 불편 가중과 함께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게 불을 보듯 훤하기 때문이다. 특히 충북은 올림픽 기간 동안 평창 등 강원 인근에 부족한 숙박 문제를 해결하며 자연스럽게 관광객 유입을 기대했다. '평창특수'까지 노리며 준비했다. 그런 점에서 국토부의 새마을호 운행중단 발표는 날벼락이나 다름없다. 충북도가 "수용하기 어렵다"며 국토부에 재검토를 요구했다. 평창을 중심으로 한 중부내륙산간의 관광자원 활성화를 위해서는 열차 운행횟수를 줄일 게 아니라 오히려 늘리는 방법을 검토해 달라고 했다. 제천과 단양, 영주 주민들의 분노는 대통령과 국토부로 향하고 있다. 열차 운행을
얼마 전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예수의 모습을 그린 작품인 살바도르 문디(Salvador mundi)가 미술품 경매사상 최고가인 한화 약 5천억 원에 낙찰됐다는 뉴스를 접했다. 이 그림은 1950년대 경매에서는 다빈치의 제자가 그린 것으로 알려져 당시 한화 약 7만 원 정도에 낙찰됐으나 2000년대에 들어 다빈치의 작품으로 인정돼 그 가치가 폭등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가가 누구인지에 따라 금전으로 환산된 그 가치에 천양지차가 있다는 것은 참으로 놀랍다. 그림이 같다면 그 그림이 가진 예술적 가치는 동일할 것인데 말이다. 다빈치 미술품이라고 하니 몇 해 전 그의 나라인 이탈리아를 여행한 경험이 떠올랐다. 당시 바티칸을 비롯한 여러 박물관을 다니며 수많은 예술품을 관람했다. '천지창조', '최후의 심판', '아테네 학당' 등 너무나도 유명해 대중에게도 잘 알려진 작품을 마주할 때는 반가운 마음으로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었다. 이는 책이나 TV 프로그램 등을 통해 작품의 사전지식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평소 미술이나 예술분야에 관심도 없고 무지한 나에게 그 외 알려지지 않은 명작의 가치는 무의미했고 대부분 비슷비슷한 그림으로 보였다. 보는 둥 마
귀순 북한병사 오청성씨에게 제조회사가 초코파이 평생구매권을 선물했다. 수술 후 정신이 들자 제일 먼저 먹고 싶다고 했던 초코파이를 원도 한도 없이 먹게 된 것이다. 일단 제조사 측은 오씨가 입원하고 있는 아주대병원에 초코파이 100박스를 보냈다고 한다. 낱개로 9천 600개, 값으로 치면 384만 원 정도의 분량이다. 초코파이 중 일부가 오씨의 머리맡에서 다소곳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그려진다. 총탄을 맞으며 대담하게 탈북한 장정이지만 남한에서라면 아직 부모 슬하에서 학교를 다니며 귀염을 받을 나이다. 산더미처럼 쌓인 초코파이 상자에 들떠있을 천진한 청년의 모습이 상상만으로도 흐뭇하다. 초코파이는 2000년대 중반 개성공단 근로자들에게 간식용으로 지급되면서 북한주민들에게 알려졌다. 개성공단에서 유출된 초코파이를 군인인 오씨가 알고 있을 정도니 폭발적 인기가 짐작된다. 개성공단 가동 당시 초코파이는 화폐를 대신할 정도였다. 하루에 한 개씩 배급받는 초코파이를 한 사람에게 몰아주는 '초코파이 계'까지 생겼었다고 들었다. 초코파이는 동그란 비스킷 사이에 마시멜로를 넣고 초콜릿을 입힌 과자다. 국산 초코파이가 워낙 유명한지라 한국이
'띠띠띠뛰~~~' 자정을 알리는 소리. 12월이다. 수영아! 오늘은 어제보다, 아니 어젯달보다 훨씬 춥다네. 율곡 이이와 생일이 같다던 너는 이 추위가 뭔지 잘 알거야. 또 감기가 시작되겠구나. '리러 리러'를 입에 달고 다니던 형아를 쫓아 늘 떼쓰던 아기였는데. 2004년이었지. 배밀이만 하다가 벌떡 일어서 걷던 김수영. 나이만 다섯 살이던 너와 여섯 살 형아를 데리고 서울에 갔지. 교보문고에 들렀고, 글을 깨쳐 엄마가 사다주는 메이플스토리에 푹 빠져있던 형아는 아직 못본 신작을 잡고는 서점 바닥에 그냥 주저앉았지. 기지도 않고 벌떡 일어서 걷던 너는, 서울에서는 대부분 아빠 품에 안겨 다녔어. 아마도 형아가 지 책만 봤기 때문일거야. 인문학 코너를 오랜만에 둘러보던 아빠 등을 친 김수영. 낮게 "왜~"하고 물었더니, "아빠, 여기 김수영 있어~"라며 낮게 대답했지. 그랬지. 그때 EBS타큐에 여러 문인을 소개하며, 김수영도 소개된 뒤라 '김수영'이 제목에 있는 책 다섯 권을 네가 가리켰어. "아빠, 여기 김수영 있어~"라고 하며, 또다른 너를 그렇게 만났었어. 그런 애기 김수영이 이제 고3 막달이 되었구나. 몇 년 전에 시내 골목에 간판…
거실의 난초에 꽃망울이 맺혔다. 금방 피겠다 싶어 볕 잘 드는 곳으로 옮겼는데, 닷새가 넘었건만 입을 꼭 다문 채 필 기미가 아니다. 이상하다 여기며 속을 끓이다가 기왕 볕을 쬘 거면 창가에 내놓기로 했다. 그렇게 이틀 후 마침내 꽃이 피었다. 화려하지는 않아도 꽃이 귀한 겨울에 특별한 아름다움이다. 좋은 꽃 보려거든 창가에 내놓으라고 했지. 서늘한 것도 부족해서 찬 기운을 돋우고 이슬까지 맞히라 했다. 우리 역시 향기로운 이름을 위해 나름 견디며 살아야 되는 걸까. 뭔가 이루려 하면서도 조건만 따지는 우리를 타박하는 것 같다. 현관에도 화초가 몇 그루 있다. 새벽으로 성에가 끼어 그런지 금방 물을 준 것처럼 촉촉한 귤나무. 잎이 두꺼운 동백은 참기름이나 바른 듯 반짝인다. 거실의 화초와는 달리 열흘 남짓 물을 주지 않아도 깔축없이 버틴다. 바깥의 찬 공기와 거실의 훈기가 어우러지다 보니 유리창에 엉긴 물방울이 수분조절을 한 듯 제철같이 푸르다. 바깥 공기와 거실의 훈기가 만나면서 이슬이 맺히곤 했으나, 기실은 초겨울 화초를 들여올 때마다 밖으로 내몰린 처지다. 거실보다는 훨씬 추워도 월동 상태는 오히려 괜찮다. 웃자란 거실의 화초는 봄에 내놓을…
큰 애가 손녀랑 필리핀 세부의 리조트로 휴양을 가잔다. 백수에게 휴양은 가당치 않은 말이지만 더운 나라이니 6.2m 천정 집에서 바깥보다 더 춥게 지내는 것보다야 낳겠다. 명목은 딸애가 학회 참가할 동안에 손녀를 돌봐주는 건데 이참에 손녀랑 더 놀아주니 일석이조인 셈이지. 리조트로 가는 길에 벌써 크리스마스 장식이 걸려 있다. 상하의 나라에 순록이 걸어가는 장식이라 기이하지만 산타클로스의 이동수단이라 뺄 수도 없나보다. 딸이 호핑 투어를 예약했단다. 호핑(hopping)투어 말 그대로 섬을 폴짝 폴짝 점프한다는 뜻인데 현지에서는 아일랜드 호핑이라 부르며 이 섬 저 섬으로 다니며 스노클링으로 물고기랑 헤엄치는 거다. TV에서 스노클링 모습을 더없이 여유롭게 봤고, 어렸을 적 동네 앞 개천에서 자맥질도 많이 해 본 터라 섬 여행보다도 스노클링이 은근 기대되었다. 자! 아침 일찍 일어나 간단히 조반을 하고 픽업 장소에 가니 좋은 차가 우리 둘을 태워 간다. 이거 대접받는 느낌이네. 소지품 조심과 구명조끼 없이는 절대 수영을 하지 말라는 담당자의 당부와 함께 섬으로 출발했다. 우리의 일정은 카오하간 섬에 들러 간단히 구경을 하고, 날수루안 섬에서 1차 스노클링
청주국제공항 저비용항공사(LCC) 모(母) 기지 항공사, 이른바 '청주 LCC'가 '뜨거운 감자'다. 지난 9월 국토교통부 심사 연장 결정 이후 현재까지 충북의 목마름과 정부의 고민은 엇갈린 교착상태로 깊어만 가고 있다. 우리 충청도민의 '오래된 숙원'이 면허 승인권자인 청와대와 정부에게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뜨거운 감자'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기존 항공업계 반발과 충북도민의 열망 사이에서 정부가 합리적 판단과 원칙적 결단 대신 눈치 보기식 미지근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국토부가 이야기하는 이른바 '신중론'의 핵심은 '미래 항공수요 불확실성과 과당경쟁에 대한 우려'로 볼 수 있지만,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 입장에서 볼 때 전혀 동의하기 어렵다. 우리나라는 현재 인천, 김해, 김포, 제주 등 전국 4대 공항의 국제선 수송 분담률이 총 97.8%에 달하고 김해와 제주공항은 이미 수용능력이 초과된 상태다. 지난 10년 간 항공 여행객은 매년 7.5%씩 증가했고, 최근 5년 간 국내항공사 영업이익 증가율은 39.5%에 국내 8개 LCC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배인 1천773억 원을 기록하고 있다
[충북일보] 청주국제공항이 행정수도 관문공항으로 도약 가능성이 커졌다. 주기장 확장과 천안~청주공항 복선전철 설계비가 2018년 정부예산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충북도에 따르면 내년 정부예산에 청주공항 주기장 확충비 50억 원이 포함됐다. 한국공항공사는 자체 예산 50억 원을 마련해 놓은 상태다. 결국 주기장 설치비용으로 총 100억 원이 확보된 셈이다. 천안~청주공항 복선전철 설계비 20억 원도 정부예산에 포함됐다. 공단은 지난달 14일 토목공사 기본설계 용역을 입찰 공고했다. 이달 중 용역을 마치고 실시설계 등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제 한 가지만 해결되면 된다. 청주공항을 모기지로 한 저비용항공(LCC)사 설립을 말함이다. 에어로케이(주)는 지난 6월26일 국토부에 국제항공운송면허 심사를 신청했다. 그 결과가 이달 중 나올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사업자가 면허를 신청하면 50일 이내에 허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규정을 어겼다. 그것도 두 차례나 결정을 연기했다. 지난 9월부터 3차례의 비공개 간담회까지 열었지만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번엔 반드시 결정해야 한다. 그리고 좋은 결과를 도출해야 한다. 청주공
해마다 12월이 되면 한 장 남은 달력과 앙상한 겨울나무를 보며 한 해를 잘 마무리해야 한다는 강박증이 밀려온다. 처리해야 할 일 뿐만 아니라 그간 묵혀두고 쌓아둔 어수선한 생각들도 정리할 필요를 느낀다. 나빴던 기억은 잊어버리고 좋았던 기억만 추억으로 자동 저장되면 좋으련만, 안 좋은 기억이 더 오래남아 불청객처럼 찾아오곤 한다. 어느 시인은 마음을 호수라고 표현했지만, 요즘 세상은 그 호수가 잔잔하고 고요할 틈을 주지 않는다. 가정과 직장생활 속에서 크고 작은 충돌로 소용돌이가 생기고 시도 때도 없이 쏟아지는 정보의 소나기를 피하기 힘들다. 어느 책에서 보았듯이 계속 풀리지 않는 문제를 끌어안고 끙끙댈 때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분비돼 뇌나 신체를 자극하고 대사활동을 높여 우리 몸은 전투자세로 돌입한다고 한다. 이런 스트레스 반응은 생산적인 결과로 이어지기보다 심신을 황폐하게 만들어 불면증과 좌절감과 의욕 상실을 불러온다고 한다. 요즘 어떤 사람들은 스트레스 과부하에서 벗어나고자 일부러 '멍 때리기' 대회에 참가한다고 하니 웃을 수만은 없는 현실이다. 우리의 뇌는 부정적 회로를 활성화시키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한다.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부
동서양에 따라 대학의 기원은 크게 다르다. 우리가 '근대' 고등 교육이라고 할 때 근대 대학은 곧 서양 대학이다. 서양 대학은 12세기 프랑스의 파리 시 자유교과인 문법, 논리학, 수사학 등 고전 인문학자가 동업 조합을 결성한 것에서 시작한다. 같은 시기, 이탈리아 볼로냐에서는 법학 전공 학생들이 별도 학생 조합을 조직하였다. 여러 직종 장인이 집단 이익을 지키려는 동업 조합인 길드를 대학(universitas)이라고 하였다. 학자나 학생 길드에서 출발한 대학은 기독교로부터 독립되어 세속 학문을 추구하였고, 성직자나 의사와 법관 양성을 준비하기 위해 고전 인문 교과를 가르쳤다. 대학의 학사 조직을 학부(Faculty)라 하였고 교양학부(Arts Faculty)와 고등 직업교육기관인 의학부·법학부·신학부 등 4개 학부로 구성되었다. 19세기 들어 전자는 중등 교육으로 후자는 고등 교육으로 분화됬으며 자연과학 학부도 새로 추가되었다. 중세 대학의 교육 기능에 연구 기능이 추가되어 오늘날과 같은 근대 대학의 기틀이 마련된 것은 19세기 초 독일에서였다. '근대 대학의 아버지'로까지 높게 추앙을 받는 훔볼트는 종래 교육 기능에 국한된 독일 대학에 연구 기능을 추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늙어가고 있다. 올해부터 65세 이상 노인인구비율이 14%를 돌파해 고령사회에 진입하였다.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가 우리나라에서도 현재 가장 중요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내 주변만 돌아봐도 저출산 문제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어린이집이 많다. 입소 대기 아동이 줄어들어 매년 정원 충족이 새해 목표인 어린이집도 있다. 나이에 비해 정정하신 내 아버지는 동네의 또래 분들을 찾아 필요를 채워주고 계신다. 물론 병원도 꾸준히 다니시고 외로워하시지만, 사실 가족들은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후로 구심점이 없어진 탓인지 명절 때도 다 모이기가 쉽지 않다. 해외에 거주하는 동생네가 있어 더욱 그러하다. 내겐 올해 결성된 싱글들의 독거 모임이 있다. 요즘은 독거 모임 친구들과 만나는 횟수가 점차 늘고 있어 가족들보다 더 자주 만나고 있는 것 같다. 독거 모임은 평균나이 50세로 아침마다 밤새 서로 '안녕' 했는가와 어려울 때 돕자는 취지로 운동과 여행을 하며 만나 친해졌다. 사회에서 만났지만 부모님이 모두 하늘로 돌아가신 자칭 제일 불쌍한 언니와, 대기업 부장이지만 사업성을 이유로 신규프로젝트팀이 없어져 하던 일과는 전혀 다
며칠 동안 동방을 보지 못해 몹시 궁금했다. 더구나 지난번에 진등 사자가 한 말이 맴돌아 머릿속이 실타래처럼 엉켰다. 그의 말을 다 믿는 것은 아니지만 처음 들어본 그의 색다른 세계관이 신기해서 동방과 생각을 나누고 싶었다. 그러고 나면 엉킨 머릿속 실타래가 풀릴 수 있지 싶었다. 내가 무엇인가에 집착하기 시작한 시기를 생각해보니 동방을 만나고부터였던 것 같았다. 그를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그저 하루가 시작되면 맡은 임무를 시작해서 끝내고 또 시작해서 끝내는 일이 전부라고 생각했었다. 그렇게 한 달이 가고 일 년이 가다보니 300여 년이 흘렀다. 마음이 동요되는 일이 없다보니 시간의 개념은 거의 무의미했다. 하루를 사는 것이나 백년을 사는 것이나 나에게는 별 의미가 없었다. 다른 사자들도 다 그렇게 살고 있다고 믿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동방은 도무지 알 수 없는 존재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내 마음을 이렇듯 흔들어 놓을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그는 도대체 어디서 온 누구란 말인가? 동방을 만나고 지금까지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그가 인간의 혼을 대하는 감정과 행동, 그들을 안내하는 방법, 사자들을 바라보는 시선, 대왕을 대
[충북일보] 충북 영동군, 전북 무주군, 경북 김천시의 우정이 깊다. 시간이 갈수록 더욱 진해지고 있다. 민주지산 삼도봉(1,176m) 정상에서 벌써 29년째 우정을 확인하고 있다. 삼도봉은 세 지역에서 지붕으로 부르는 고산지대다. 충청도와 전라도, 경상도가 만나고 갈라지는 상서로운 봉우리다. 정확하게는 충북 영동 용화면, 전북 무주 설천면, 경북 김천 부항면이 마치 하나의 마을처럼 삼도봉에서 붙는다. 그 특별함을 기리기 위해 3개 지자체가 1989년부터 매년 10월 10일 '삼도봉 만남의 날 행사'를 공동 개최하고 있다. 해마다 돌아가며 해당 지역 문화원이 행사를 주관하고 있다. 우정을 나누며 화합을 다지고 있다. 3개 지자체의 단체장과 의장, 문화원장은 언제나 제관으로 참여해 삼도화합 기원제를 올린다. 올해는 김천문화원이 주관해 삼도 화합 기념탑 앞에서 축하공연을 벌였다. 하나의 운명으로 공유된 마을공동체를 위한 대동제였다. 지난해부터는 '삼도봉 생활권 산골마을 의료문화 행복버스'가 운영되고 있다. 방문 의료 서비스와 문화체험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3개 지자체가 번갈아가며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지역 간 화합까지 도모하고 있
[충북일보] 산과 들이 펼쳐진 청주 낭성면 추정리에 마당 가득 항아리가 늘어서 있다. 천여 개의 크고 작은 항아리 근처에는 구수하게 익어가는 장 냄새가 은은하게 퍼진다.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정겨운 풍경이 벌써 맛있는 기억을 되살린다. 전순자 대표의 옥샘정은 1995년 청주 금천동에서 선식 가게로 출발했다. 곡물가루 등을 취급하며 메주와 고춧가루에도 관심을 가졌다. 알음알음으로 주문하는 가정에서 원하는 대로 장을 담가준 것이 옥샘정의 시작이다. 더 맵게, 혹은 달지 않게, 각자의 입맛에 맞춰 장을 담가 주며 입소문이 났다. 몇 번의 이전 끝에 2012년 지금의 추정리에 완전히 정착했다. 서늘한 기온과 맑고 풍부한 물이 장 담그기에 최적이었기 때문이다. 30년 전 씨간장으로 숙성하는 옥샘정의 간장은 진하고 깊다. 온전한 콩이 한 알도 들어가지 않은 시판 간장과는 색부터 향까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십여 가지가 넘는 첨가물이 재료로 쓰인 시판 간장과 달리 옥샘정의 원재료는 국산 콩, 국산 천일염, 정제수로 간결하다. 작은 항아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뚜껑마다 날짜와 이름이 쓰여있다. 매년 초 이곳에 찾아와 담그는 손님들의 장이다. 햇볕과 바람 등 숙성을 위한 관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