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호천을 미호강이라 불러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우리 귀에는 미호천이 익숙하게 들리며 전국의 하천 중에 가장 아름다운 이름이 아닐까 생각된다. 음성에서 시작된 물줄기가 진천을 거쳐 흘러오다가 청주의 젖줄인 무심천과 합류하여 넓은 오창 들판을 적시고 금강으로 흘러가는 미호천은 청주시의 생명줄이며 충청북도에서는 매우 중요한 하천 중 하나이다. 미호천은 주변의 넓은 평야지대와 나지막한 구릉, 풍부한 산림으로 사람들이 생활하기에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는 등 인간이 살기에 최적의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다. 특히 미호천의 풍부한 강돌은 석기를 만드는 재료로 부족함이 없었기에 구석기시대부터 사람들이 생활할 수 있었던 환경을 제공해 주었으며 미호천변에 있는 청주시 옥산면 소로리에서 발견된 볍씨는 우리나라가 벼농사의 원류임을 알려주는 귀중한 유산이 되고 있다. 그런데 옛 청원군 강내면과 강외면에 있는 하천으로 여겨져 온 미호천을 음성, 진천, 청주 지역의 하천까지 그 범주에 포함시킴으로써 정부에서 하천 관리를 하는 데는 일관성이 있고 편리하겠지만 하천 주변 주민들로서는 원래의 하천 이름이 있는데 미호천이라 부른다고 하니까 혼란을 느끼는 것은 나만이 아
이승훈 전 청주시장은 지난해 2월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서원보건소 신축에 대한 세부 계획을 발표했다. 청주시가 장기 미집행 도시공원 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수곡동 매봉공원에 시행업자로부터 부지를 기증받아 서원보건소를 건립하겠다는 것이었다. 특히 도로 확보를 위해 매봉산에 터널을 뚫어 접근성을 강화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발표했다. 이후 예결위 소속 오세제 의원은 보건소 건립에 따른 설계비로 4억2000만원을 국비로 확보했다고 발표, 올해 안에 착공이 가능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보건소 건립은 걸음마도 떼지 못하고 있다. 설계비로 확보한 국비 4억2000만원도 반납했다. 올해 착공, 2019년에 완공하겠다는 계획은 처음부터 잘못된 계산이었음이 드러난 것이다. 이승훈 전 시장이 자신의 공약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서둘러 보건소 건립 계획을 발표하여 주민들에게 혼란만 가증시킨 꼴이 됐다. 보건소 부지로 계획하고 있는 매봉산의 도시공원 사업은 환경 영향 평가에서부터 제동이 걸렸다. 도로 확장을 위해 너무 많은 산림을 훼손하고 보건소의 위치도 잘못됐다는 지적이었다. 당초 이곳은 초등학교 부지로 계획됐다가 보건소 부지로 바뀌는 바람에 장애
아덴만의 영웅, 비무장지대의 목숨을 건 탈출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2017년 주간조선의 올해의 인물 이국종의사. 6,25전쟁 중에 한쪽 눈과 팔다리를 다친 아버님이 어린아이에게 쥐어 준 장애 2급 국가 유공자라는 타이틀은 '병신의 아들'이라는 놀림 장이었다. 중학교 때 심하게 앓은 축농증을 치료 받기 위하여 여러 병원을 전전할 때, 그가 내민 국가 유공자 복지 카드는 싸늘한 시선의 대상이었지, 존경의 대상이 아니었다. 그러다 만난 어느 의사 선생님의 따뜻한 위로가 인생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내민 카드를 본 선생님은 어린 학생에게 "아버지가 자랑스럽겠구나. 열심히 공부하여 꼭 훌륭한 사람이 되길 바란다 "하며 치료비도 받지 않고 축농증 치료를 해주었다. 그의 삶을 지탱하는 원칙 "환자는 돈 낸 만큼이 아니라, 아픈 만큼 치료 받아야한다 "는 이 시기에 형성되었다고 한다. 2017년은 우리사회에서 영원히 잊혀 지지 않을 역사적인 사건이 줄을 이었다. 정치적으로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건을 겪었으며 아직도 그 후유증은 가시질 않는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들이 역사의 물꼬를 바꾸었다며 축배의 잔을 마시고 있지만, 여전히 그 상황을 납득 못하며 차디
[충북일보] 건설업계의 불법 면허대여 관행이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 벌어들이는 수익 대비 처벌 수위가 턱없이 약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처벌 수위가 경제적 편익을 따라가지 못해 생기는 현상이다. 현행 건설산업기본법 상 일정 규모 이상 건축허가대상 건축물은 정부가 시공능력을 인정한 건설업등록업자가 시공해야 한다. 다시 말해 주택, 창고, 공장 등을 건축 및 대수선할 경우 연면적이 주거용 661㎡, 비주거용 495㎡ 이상은 건설업 면허업자가 시공토록 하고 있다. 시공사는 일정 수 이상의 기술자격증이 있는 기사들을 소속 직원으로 등록하고 공사현장에 상시 배치해야 한다. 면허가 없는 발주자라면 공사내용에 상응한 업종의 등록을 한 건설업자에게 도급해야 한다. 다른 사람에게 자기의 성명 또는 상호를 사용해 건설공사를 수급 또는 시공하게 해야 한다. 건설업등록증 또는 건설업등록수첩을 대여하거나 대여를 알선해서는 안 된다. 이런 규정을 위반한 건설업자 및 상대방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건설업 명의대여는 건설업 등록 말소사유 내지 영업정지 사유이기도 하다. 향후 입찰참가자격도 제한된다. 계약은 건설산업기본법의 취지에
[충북일보] 제천 하소동은 조선 말 제천군 현우면에 속했다. 1914년 일부 지역을 근우면 천남리에 넘겨주고 읍내면 하소리가 됐다. 1980년 4월 1일 시(市) 승격에 따라 하소동이 됐다. '하소(下所)'는 고른이 아래의 지위다. 여기서 '이'는 행정을 위한 소(所)가 있던 곳이다. 오늘날 출장소 또는 파견 관원이 일을 하던 곳으로 볼 수 있다. '하소'는 고른 사람이 마을의 일을 본다는 뜻으로 의역될 수 있다. 신흥 주거지로 급부상 출장소 아래 작은 동네 하소동은 최근 신흥 주거지로 도약했다. 제천에서 가장 큰 평야인 제천분지에 자리 잡고 있고, 하소천이 용두산 피재골에서 발원해 의림지를 거쳐 청전들을 지나 신월동으로 흐르고, 서쪽은 야산이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전형적인 배산임수(背山臨水) 조건이 건축 환경을 우수하게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하소동은 지난 2011년 4월 30일을 기준으로 면적 2.38㎢에 5천541가구 1만4천348명의 주민이 등록된 도시다. 주민 82%가 농업에 종사했던 지역이 제천시청 천남동 이전 후 5~6개의 대형브랜드 아파트가 들어섰고 인구가 늘면서 시장도 형성됐다. 비록 대도시와 비교할 때 비약적인
영화 '스윙보트'는 투표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는 영화로 자주 언급되는데, 근무 태만으로 직장에서 해고당한 주인공 '버드'는 만취해 투표장에 가지 않았지만 투표권 행사의 중요성에 대해 늘 강조해오던 어린 딸 '몰리'는 아빠를 대신해 몰래 투표권을 행사했 전자투표기 오작동으로 제대로 카운트가 되지 않았다. 대통령선거는 버드 혼자만의 재투표 결과에 따라 승패가 갈리게 되었고 이후 영화는 버드가 겪는 즐거운 해프닝에 대해 그리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 대통령선거는 득표수가 동일할 경우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 공개회의에서 다수표를 얻은 자가 당선된다. 스윙보트는 물론 투표의 중요성이 메인 주제이지만 그 속에 나온 전자투표기에 대해서도 잠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은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치 역시 예외가 아니어서 컴퓨터, 인터넷, 휴대전화는 이제 빼놓을 수 없는 정치 참여의 수단이 됐다. '시사저널'에서 2017년에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매체 순위에 NAVER가 3위, 다음·카카오가 10위 안에 랭크됐는데, 동 주간지에서 2003년에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10위 안에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찾아볼
어느덧 2017년 한 해가 마무리 되고 있다. 연말연시가 다가오면서 각종 모임이 잦아지고 술자리 또한 많아지게 된다. '한잔인데 뭔 일 있겠어?', '설마 집 앞인데 음주운전 단속을 하겠어?' 등 잘못된 생각으로 운전대를 잡게 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음주운전을 하게 될 경우 순간적인 판단능력이 떨어져 대처 할 수가 없게 되며 본인은 물론 타인의 생명을 앗아가는 큰 사고를 유발하게 된다. 충북경찰 통계에 의하면 2016년 음주운전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869건으로 21명이 사망하고 1천518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에 경찰은 12월 1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2개월간 음주운전 특별단속기간을 운영중이며,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스팟 이동식으로 집중단속을 실시하고 있으며, 각 경찰서에서는 음주운전을 근절하고자 지속적인 캠페인 등 홍보활동을 하고 있다. 도로교통법 제44조 제1항에 의하면 '누구든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 등을 운전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되어 있으며, 음주운전의 기준은 혈중알콜농도가 0.05%이상~0.1% 미만이면 100일간 면허가 정지되고 형사입건 되어 6개월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0.1%
광년(光年)을 생각했었다. 1초에 지구를 일곱 바퀴 반이나 도는 빛의 속도로 1년 동안 가야 닿는 거리, 무한의 시간이었다. 헤아릴 수조차 없는 무구한 시간을 생각할 때면 이 세상은 경이롭고 신비롭고 두려운 수수께끼였다. 가늠할 수 없는 아득한 과거와 미래는 깊이를 알 수 없는 심연, 난 그 속을 유영하는 찰나의 먼지, 난한없이 겸손해져야했다. 겸손해진다는 것은 삶에 욕심을 내지 않는 것이며, 자연의 순리대로 살아가는 것이다. 우주적인 아득함을 우러르며 그 깊이를 경외하는 것이다. 하지만 난 세상살이의 사소하고 시시한 탐욕과 미움과 어리석음과 상투성만으로 내 생애의 칸들을 채워가고 있었다. 남 겸손하지 않았다. 자연의 순리대로 살아가지 못했다. 이 세상을 이해한다는 것은 얼마나 지난한 일인지,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란 또 얼마나 힘든 일인지, 더구나 선해지기란, 아름다워지기란, 충일한 삶을 살기란 더욱 어려운 일이었다. 하여 난 왜소해졌다. 부끄러워졌다. 내 삶의 비대칭과 불균형과 불충분과 모호함을 떨쳐버리고 싶었다. 그때부터 나를 되돌아보았다. 내 삶의 치명적인 공허가 '내 삶의 안'이 아니라 '내 삶의 밖'에서 살아왔기 때문임을, 나를 제대로 사랑
불과 8층 건물에서 불이 났는데 29명이 사망한 제천 화재 상황을 보면서 소방서는 왜 존재하느냐는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만약 소방서가 없는 상태에서 불이 났다고 해도 이보다 많은 인명 피해가 나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은 우리 사회가 불이야 소리를 들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달려나가는 공동운명체이기 때문이다. 이웃 사람들이 달려들어 물을 퍼붓고 사람을 구했어도 이렇게 많은 사람이 희생당하진 않았을 것이라는 얘기다. 왜 이런 생각을 자꾸 하느냐 하면 우리의 소방조직은 체계적이고 과학적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소방은 대략 서너 분야로 분류된다. 건물을 짓든 수리를 하든 소방점검은 반드시 받아야한다. 도저히 불이 날 수 없도록 근본적인 예방대책을 강구해놓으려는 것이다. 그게 어느 정도냐 하면 집을 지을 때 문을 어떤 자재로 쓸 것이냐는 것까지도 규제를 받는다. 소방서의 두 번째 임무는 불을 끄는 소방 분야다. 화재 현장으로 달려가기 위한 소방차에서부터 고층건물에 올라갈 수 있는 사다리차는 물론 헬기까지 갖추고 있다. 물론 불구덩이 속에 들어가 사람을 구해내는데 필요한 특수장비도 갖추고 있을 것이
예년과는 달리 강추위가 몰아치고 눈발마저 하루가 멀다 하고 자주 흩날리는 소슬한 연말이니 훈훈한 옛날 얘기 하나 해 볼까요.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이 김재규의 총탄에 맞아 숨을 거두자, 전국은 북의 도발을 경계하며 바싹 얼어붙었습니다. 그러나 처음 며칠 동안 숨죽이던 모두는 염려하던 극한 상황이 한반도를 비껴가자 태평성대를 노래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른바 3김이 노래하는 '서울의 봄'을 즐기며 화사한 민주주의의 부활을 꿈꾸었던 것이지요. 그런데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한 게 아니었습니다. 신군부가 막 피어나기 시작하는 꽃봉오리를 무참하게 짓뭉개며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냈던 것이지요. 세상은 다시 얼어붙었고, 서울의 봄을 노래하던 모두는 시래기처럼 축 늘어진 채 침묵했습니다. 이후 상황은 신군부의 각본대로 착착 진행되었습니다. 12월 12일 밤을 기해 계엄사령관 정승화를 체포하고 중장으로 재빨리 올라선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장 전두환은 중앙정보부장 서리까지 꿰차더니 광주 민주화 운동을 빌미로 비상계엄을 전국으로 확대하더군요. 이어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라는 그럴 듯한 이름의 초권위를 지닌 단체를 만들더니 자신이 상임위원장이 되어 대한민국을…
[충북일보]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는 한 마디로 '안전불감종합세트'가 부른 참사였다. 안전불감증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단순한 화재를 참혹한 대형 화재로 키웠다. 이번 사고도 여지없이 인재(人災)임이 드러났다. 화재 건물 외부의 가연성 외장재는 화마에게 먹잇감을 안겨줬다. 불법주차는 소방도로를 막아 골든타임 확보를 어렵게 했다. 건물 내 불법 적치물들은 비상구를 막아 대피를 방해했다. 대형 화재사고 때마다 지적됐던 요인들이다. 화재사고 때마다 삼박자로 작용해 피해를 키운 요인들이다. 비상구는 말 그대로 비상구다. 유사시 피난 통로로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제천 화재 현장의 2층 여성 사우나 비상구는 막혀 있었다. 누가 봐도 목욕용품 수납장이었다. 비상구 표시등은 꺼져 있었고 손잡이는 보이지 않았다. 아쉬움이 더 큰 까닭은 여기 있다. 기본만 지켰더라도 대형 참사는 막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화재가 난 건물 1층 주차장의 화재 감지기는 작동 불량이었다. 피난 유도등은 켜지질 않았다. 지난달 소방점검 때 교체 경고도 무시됐다. 스프링클러 등 방화시설 미비, 불법 주차에 따른 소방차 출동 지연, 비상구 문제는 대형 화재사고 때마다 지적되는 사항
'특사경'이란 특별사법경찰관리의 줄임말이다. 범죄를 수사하는 일반 사법경찰의 권한을 부여받은 공무원들을 가리킨다. 이들은 특정 직무 범위 내에서 단속계획을 수립해 단속과 조사, 송치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공무원이면서 범죄를 수사하기 때문에 특사경에는 말 그대로 '특별하다.'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도청 내에도 특사경 전담조직이 있다. 바로 재난관리과 민생사법경찰팀이다. 2013년 7월 17일 신설된 민생사법경찰팀은 총 5명으로 식품, 공중위생, 환경, 농수산물 원산지, 청소년 보호, 축산물위생 분야에 대한 단속과 수사업무를 하고 있다. 위 6대 분야 관련 범죄를 매년 40건 이상 검찰로 송치하고 있다. 올해는 특별히 청소년 보호 분야 단속과 수사에 방점을 찍었다. 도내 주요 유흥가에 배포되는 성매매 암시 전단은 청소년유해매체물로서 배포자 단속과 색출의 필요성이 점점 높아져 갔다. 작년에 배포자 두 명을 적발해 조치했지만 배포행위는 계속되고 있었다. A지역에 성매매 암시 전단이 뿌려진 정황을 파악하고 배포자를 특정하기 위해 야간 잠복했만 범행은 B지역에서 이뤄져 허탕을 친 경우도 있다. 오토바이를 타고 유유히 사라지는 배포자를 그저 바라봐야만 할 때도 있
[충북일보] 공직사회의 부패는 국가경쟁력 약화를 초래한다.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공직자의 도덕성이 끊임없이 강조되는 이유는 아주 분명하다. 국민 안전과 행복을 위해서다. *** 허위 경력자는 암 같은 존재 복마전이 따로 없다. 대한민국 공직사회의 현주소가 그대로 드러났다. 퇴직자의 재취업 경력 조작 사실이 모든 걸 다시 증명했다. 기막히고 분통터지는 일이다. 지방자치단체와 공기업 퇴직 건설기술자 1천700여 명이 경력을 부풀려 재취업했다. 지자체별로는 전북도가 142명으로 가장 많았다. 충북은 113명으로 전국에서 세 번째로 많다. 공기업에선 한국농어촌공사가 176명으로 가장 많았다. 공직 출신 재취업자 허위 경력 비율이 퇴직자 3명 가운데 1명꼴이다. 이들 중 일부는 단체장 직인까지 위조했다. 고용 업체는 이들의 허위 경력을 이용해 각종 용역 사업을 따냈다. 지휘권 남용 등 비위 유형도 각양각색이다. 충북의 비율은 전국 최상위권이다. 특히 관리·감독 주체인 과장급(기초단체) 이상 고위직들이 많았다. 허위 경력자 113명 가운데 101명이 고위직이었다. 무려 89%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공기업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퇴직…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정유년 세모(歲暮)에도 예식장은 붐볐다. 외사촌 동생이 외동딸을 시집보낸다는 모바일청첩장을 받고 혼인문화가 많이 변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신랑이 직업군인이라서 인지 군복을 입은 7명이 환도(環刀)를 들고 예도예행연습을 하고 있었다. 사회자의 진행에 따라 색다른 혼례를 보겠다는 기대감을 가졌는데 신랑신부의 위치가 우리전통문화인 남좌여우(男左女右)가 아니었고, 최근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주례(主禮)가 없는 결혼식이어서 실망이 컸다. 전통혼례만 고집하지 않지만 우리의 얼을 내팽개치며 편의위주로 변질되고 있는 혼인문화에 안타까움을 느꼈다. 예식장에서 서양의상을 입고 서양식으로 혼례를 치루더라도 그 속에 우리의 고유전통과 맥은 이어갔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신랑 신부의 위치는 자연방위가 아닌 주례가 서는 단상을 기준으로 하여 단상 쪽이 북(北)이다. 단상을 바라봐서 오른쪽이 동(東)이고 왼편이 서(西)쪽이고 하객이 자리한 들어가는 문이 남(南)쪽이다. 단상을 기준으로 하니 동쪽에 신랑이 서쪽이 신부의 위치가 맞는데 대부분이 뒤바뀌어 예식을 치루고 있다. 일생동안 관례(冠禮)와 혼례(婚禮)두 번은 기쁜 일이고, 상례(喪禮)와 제례
외국에 나가면 낯선 사람이 밝은 미소를 보내는 모습과 자주 만날 수 있다. 이들은 만나는 사람에게 미소를 보내는 것이 일상화 되어 있다. 경직된 문화에서 살아온 우리 시각으로 보면 저 사람이 실성했나 싶기도 하지만 사소한 것 같은 이 미소가 외국관광길에서 낯설고 멋 적어하는 사람들에게 긴장했던 마음을 가라앉히고 여행을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해 준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반대의 표정을 짓는 경우가 많다. 출퇴근 때 같은 동네 사람들을 만나도 아래위로 흘겨볼 뿐 무표정이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단 둘이 마주치는 경우에도 서로가 외면한다. 심한 경우 한 빌딩안 한 직장을 다녀도 부서가 달라 잘 모르면 경직된 표정으로 인사를 건네지 않는다. 사람은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자신을 관리했느냐에 따라서 인상도 달라진다고 한다. 기왕이면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가벼운 인사 한마디가 상대방에게 호감을 줄 수 있다면 굳이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 현대사회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표정관리를 위해 먼저 웃어야 한다. 성공하는 리더는 짧은 시간에 최대한 자신을 잘 어필하는 능력을 갖춘 사람이다. 단순히 맡은 일만 잘 처리하는 것만이 아닌 개인이 가진 이미지가 업무능력에
[충북일보] 머잖아 대청호가 충북 발전을 이끌 날이 올 것 같다. 그동안 대청호는 주변지역 발전에 걸림돌이었다. 각종 규제가 지역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주 인구 증가 등으로 인구 감소까지 부추겼다. 그런 규제에 대한 완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댐 지역발전 국회의원포럼'이 중심역할을 하고 있다. 이 포럼은 첫 번째 활동으로 댐 지역 친환경보존·활용 토론회를 열었다. 향후 '댐 친환경 보존·활용 특별법'도 제정해 댐 관리 정책 패러다임도 전환시킬 계획이다. 박덕흠 의원 등은 토론회 논의결과를 특별법에 반영해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특별법이 제정되면 자연환경보전지역, 수산자원보호구역, 개발제한구역, 상수원보호구역, 수변구역, 특별대책지역, 보전산지 등 총 7개 규제를 받고 있는 대청댐 인근 지역에 대한 규제도 완화될 전망이다. 이 특별법은 기존 댐법, 발전소주변지역지원법, 자연환경보전법,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수계법, 산림휴양법, 도농교류법, 관광진흥법 등을 망라·연계하고 있다. 환경을 보존하면서 댐 주변 지역경제 활성화 도모가 주된 목적이다. 대청호 주변 사람들은 그동안 그곳에 산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불평등을 감수했다. 대청댐이
도서관은 도서, 문서, 기록물, 전자자료 등을 수집하고 체계적으로 정리해 이용자의 요구에 따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봉사하는 기관이다. 과거 도서관은 도서의 보관 장소로 출발하였으나 점차 개인의 소장 공간으로부터 공공도서관을 거쳐 이제는 문화공간으로서 진화하고 있다. 그러나 그런 공간도 이용하는 사람이 없으면 의미가 없다. UN 조사 결과 2015년 한국인 독서량은 192개국 중 166위로 하위권이고 연 1회 이상 공공도서관을 이용한 성인은 32%밖에 되지 않는다. 경제발전이 이룩한 물질적 문명과 달리 독서 수준은 매우 낮다. 이른바 문화지체 현상을 보이는 것이다. 문체부가 발표한 2015년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책을 가장 많이 읽는 연령은 초등학생이다. 초등학생의 연간 독서량은 약 78권에 달한다. 그런데 중학생의 연간 독서량은 25권, 고등학생은 12권에 불과하다. 왜 나이에 비례해 독서량은 줄어드는 것일까· 이러한 현상은 초등학생에게 있어 책이란 것은 장난감과 같은 놀이의 매개체일 뿐, 골치 아픈 학습의 도구가 아니기 때문이다. 부모들이 아이가 어릴 때는 독서를 권장하지만 입시가 가까울수록 독서환경을 만들어주기보다는
다사다난했던 2017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대한민국 건국이래 그 어느 해보다 수많은 사건사고와 정치사회적 변동으로 국민들 모두 생업 보다는 나라 걱정으로 올 한해를 보냈다. 무엇보다 현직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나야 했고 그 뒤를 잇는 대통령을 급히 선출해야 했던 숨가쁜 한해를 보내고 있다. 1년전과 비교해 올 연말은 너무나 많은 것들이 변했고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시작된 대한민국의 불행은 아직 현재진행형으로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그 후유증으로 고통에 시달리고 우리 사회는 갈등으로 서로 반목하고 있다. 일부 적폐세력에 의해 나라꼴이 엉망이 되어도 이를 수습하고 다시금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는 것은 역시 국민들 몫일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이런 의미에서 다시는 국정을 농단하는 세력이 이 땅에 발 붙이지 못하게 하는 것 또한 우리 국민들의 책임이요 역할이 아닐 수 없다. 2016년에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실시된다. 내년 6월13일에 각 시도지사, 기초단체장, 시군의회 의원 등을 지역 일꾼들을 지역민들이 직접 선택하게 된다. 각 지역별로는 지역을 대표하고 지역 살림을 맡아 4년간 일할 사람을 선택하는 중요한 의미가 있지만 대한민
두 달 동안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셨지만 결국 떠나가셨습니다. 입원하신 동안 정성으로 보살펴 드렸지만 퇴원하신지 5일째 되는 날 집에서 어머니께 고맙다고 말씀하시며 이별의 눈물을 흘리시고 편안히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지난 8월 더운 어느 날 부모님 댁에 가서 병상에 계신 아버지를 보며 아버지의 야윈 손을 잡아드렸을때 아버지께서는 가시는 마지막까지도 막내아들의 아픈다리를 걱정해 주셨습니다. 그것이 저와 아버지와의 마지막일 줄은 꿈에도 상상 못했습니다. 그리고 오후 2시 10분경 가족들과의 이별을 슬퍼하시며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마지막 임종은 어머니 품에서 하셨습니다. 그 시각 저는 가족들에게 연락을 하며 돌아가신 아버지께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119 구급차에 아버지를 모시고 병원 장례식장으로 가는 동안에도 아버지의 손을 꼭 잡고 아버지께서 깨어나시기를 하나님께 울며 간절히 기도 드렸습니다. 얼마 후 어머니와 애들 엄마는 집에 들려 아버지의 영정사진과 수의를 가져왔습니다. 저는 장례식을 치르면서도 이게 꿈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수없이 했습니다. 아버지는 일제 강점기 충남 공주에서 부유한 집의 외동아들로 태어나셨습니다. 공주에서 초등학
[충북일보] 국회가 댐 관리 이원화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섰다. 자유한국당 박덕흠(보은·옥천·영동·괴산) 의원은 지난 19일 국회 재난안전대책특별위원회(위원장 변재일) 행정안전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지난 7월 충북 등에서 발생한 수해는 댐(수력댐·다목적댐) 관리의 이원화와 달천, 무심천, 미호천 등 지방하천 정비 미비로 인한 명백한 인재(人災)"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국 9개 수력발전댐 중 괴산댐 등 6곳이 하천법상 무허가 불법 시설물에 속한다"며 "지난 7월16일 괴산댐은 홍수 당일 제한수위를 위반하고 국토부 보고·공유의무를 준수하지 않아 상·하류 주민들이 심각한 침수피해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수원은 발전량 확보를 위해 댐 수위를 높게 운영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장마철이면 홍수 대비 취약성이 지적돼 왔다. 지난 7월 괴산댐 월류 상황 때도 비슷했다. 정상을 5㎝ 남긴 높이까지 물이 차올랐다. 결국 긴급 방류로 하류 지역에 큰 피해가 발생했다. 에너지기능조정의 일환으로 수력발전 중요성은 감소하고 있다. 반면 가뭄·홍수 등으로 물 관리의 중요성은 되레 커지고 있다. 물 관리 정책이 중요한 이유는 여기 있다. 지난해 6월 정부의 댐…
[충북일보] 돈을 잘 벌어 세금을 많이 내는 것은 복 받을 일이다. 하지만 세금이 제대로 집행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게 문제다. 필자도 그 중의 한 사람이다. 다음은 기자가 회원으로 있는 한국납세자연맹이 최근 발표한 '한국 납세자들이 세금을 내기 싫어하는 이유' 9가지다. 첫째, 내가 낸 세금이 낭비되고 내겐 돌아오지 않는다. 둘째, 지하경제 비중이 높아 세금 안 내는 사람이 너무 많다. 셋째, '성실 납세가 옳다'는 사회적 규범이 형성돼 있지 않다. 넷째, 정부 신뢰도가 낮은 상태에서 높은 세율은 결국 조세 회피를 부추긴다. 다섯째, 불합리한 세금이 많다. 여섯째, 세법을 지키는 정직한 사람은 실제 얻는 이익보다 세금을 더 낸다. 일곱째, 세법이 너무 복잡하다. 여덟째, 성실 납세를 해도 리스크(위험)가 줄어들지 않는다. 아홉째, 세무조사를 당해도 세금을 줄일 여지가 있다. 회원이 100만명이 넘는 납세자연맹은 국내 최대 규모 시민단체 중 하나다. 회원 대다수는 직장인·전문가 등이다. 따라서 이들이 여러가지 문제를 지적하는 점으로 볼 때, 우리나라는 '조세정의'가 실현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15세 이상…
한파가 기승을 부리는 추운 계절이 돌아왔다. 날씨가 추워지자 실내 난방기구의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난방용품 화재도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추세다. 최근 5년간 음성군에서는 총688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이 중 252건(36.6%)이 겨울철에 발생했으며, 화재발생 원인 중 부주의 및 전기적 요인이 435건(63.1%)으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에 음성소방서(서장 김상화)에서는 화재예방을 위한 홍보 및 교육활동, 소방대상별 맞춤형 안전대책 수립 등 겨울철 소방안전대책을 세워 대응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하지만 최선의 화재 예방책은 각 가정에서 안전사고 예방에 주의를 기울이고 스스로 안전수칙을 실천하는 것이기에 겨울철 화재예방을 위한 몇 가지 당부를 드리고자 한다. 첫째, 오래된 난방기구를 사용하기 전에는 전선이 파손된 곳이나 벗겨진 곳이 없는지 안전상태를 확인하고, 누전 차단기는 정상작동여부를 수시로 점검한다. 또, 제품에 문제가 있어 교체해야 한다면 안전 인증을 받은 제품인지 확인하고 구매한다. 둘째, 문어발식 콘센트 사용이나 전열기구와 같이 많은 전력량을 필요로 하는 가전제품은 동시에 사용하면 과부하로 인한 화재 위험이 증가하니 분산해 사용
우리는 어떤 결정을 할 때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소수의 움직임보다 다수의 움직임을 쫓는 경향이 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사회적 인정의 법칙'이라고 하는데 제3자의 말에 귀가 솔깃해지는 것으로 우리가 알게 모르게 보이지 않는 작고 소소한 부분까지 적용되고 있다. '사상 최대 '3일만에 10만 관객 돌파' 이란 문구를 보는 순간 영화에 대한 흥미가 생긴다거나 아파트 모델하우스 앞에 사람들이 줄 지어서 대기하고 '청약 경쟁률 20대 1' 이라는 홍보물을 보면 당장 이사계획이 없음에도 한번 가보고 싶은 심리를 발동 시킨다. '가장 많이 팔린' '무섭게 성장하는' 등과 같은 광고 카피 역시 사회적 인정의 법칙을 이용하여 소비자들을 유혹한다. 그러나 종종 관객 수를 부풀리거나 바람잡이 들이 동원되고 일부평형의 경쟁률을 마치 전체인양 홍보하는 마케팅 전략이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판매자들은 광고를 이용할 뿐 제품의 우수성이나 내용을 우리에게 직접 확인시킬 필요 없이 그들이 관심을 갖고 제품을 구입하게하거나 흥미를 유발시키기만 하면 된다. 이렇게 생활 곳곳에 어느 정도의 허수가 노리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으면서도 속고 또 속는 오류를 범한다.
특성화고 학생의 기업체 현장실습 중 사고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지난 11월 제주의 한 음료제조업체 공장에서 현장실습 중이던 특성화고 학생 이민호군(19세)이 제품 적재기 프레스에 목과 몸통이 눌려 치료 중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 안산 반월공단 한 스티로폼 제조공장 4층 옥상에서 실습생 박모군이 선임으로부터 심한 훈계를 듣고 뛰어내려 심하게 다친 사건이 발생하였고, 지난 4월에도 LG유플러스 고객센타 현장실습생 홍수연양이 상사의 실적요구와 고객의 욕설에 시달리다가 저수지에 투신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민호군 사건이 발생하자 제주교육감은 사과하고 국가차원의 제도개선을 약속했다. 12. 1 김상곤 교육부총리는 "모든 실습생의 안전을 확보하고 학습권 보장을 위해 학생을 노동력 제공수단으로 활용하는 조기취업형태의 현장실습을 2018년부터 전면 폐지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정부는 그동안 시행하던 '근로중심 현장실습'은 허용하지 않고 '학습중심 현장실습'만 허용하기로 한 것이다. 정부의 갑작스런 발표로 일선학교에서는 취업지도와 학생관리에 큰 혼선이 일어났다. 지금까지 실시해온 특성화고나 마이스터고의 교육과정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정부의 발표로
빗발치던 총탄도 자유에 대한 갈망을 저지할 수는 없었습니다. 당시 쓰러지던 북한병사의 상한 몸을 제일 먼저 받아 안아준 것은 두텁게 깔린 낙엽이었죠. 처절한 고통 속에서도 마른 낙엽의 향기는 일순 그를 위무하지 않았을까요. 지난 주말, 판문점 근처에서 탈북 하던 북한병사가 쓰러졌던 자리를 가늠해 보며 호흡을 가다듬어 보았습니다. 긴박했던 시간은 자취 없이 사라지고 임진강은 유유히 흐릅니다. 눈 덮인 비무장지대(DMZ))의 산과 들은 그저 무심한 듯 평화롭습니다. 칼바람을 뚫고 판문점 곳곳을 다니다보니, 몸이 꽁꽁 얼었습니다. 훈훈한 버스에 오르니 안온함이 몰려옵니다. 멀리 북녘 땅이 아스라한 창밖의 풍경을 보고 있노라니, 졸음이 스르르 밀려오네요. '뽀드득 뽀드득' 소복하게 눈 쌓인 목로(木路)를 걸으니 코가 아립니다. 상큼한 추위가 실감나는 입니다. 2년 전, 남북이 전격적으로 합의해 1년여 공사기간을 거쳐 천연의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나무 길을 완성한 겁니다. 지뢰가 묻혔던 땅 위로 낸 생명 길 같았습니다. 철책과 인접한 도시를 중심으로 출구를 만들었죠. 60년 동안 인간에게 허락하지 않았던 지구 유일의 비경(秘境)이 열리
[충북일보] 산과 들이 펼쳐진 청주 낭성면 추정리에 마당 가득 항아리가 늘어서 있다. 천여 개의 크고 작은 항아리 근처에는 구수하게 익어가는 장 냄새가 은은하게 퍼진다.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정겨운 풍경이 벌써 맛있는 기억을 되살린다. 전순자 대표의 옥샘정은 1995년 청주 금천동에서 선식 가게로 출발했다. 곡물가루 등을 취급하며 메주와 고춧가루에도 관심을 가졌다. 알음알음으로 주문하는 가정에서 원하는 대로 장을 담가준 것이 옥샘정의 시작이다. 더 맵게, 혹은 달지 않게, 각자의 입맛에 맞춰 장을 담가 주며 입소문이 났다. 몇 번의 이전 끝에 2012년 지금의 추정리에 완전히 정착했다. 서늘한 기온과 맑고 풍부한 물이 장 담그기에 최적이었기 때문이다. 30년 전 씨간장으로 숙성하는 옥샘정의 간장은 진하고 깊다. 온전한 콩이 한 알도 들어가지 않은 시판 간장과는 색부터 향까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십여 가지가 넘는 첨가물이 재료로 쓰인 시판 간장과 달리 옥샘정의 원재료는 국산 콩, 국산 천일염, 정제수로 간결하다. 작은 항아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뚜껑마다 날짜와 이름이 쓰여있다. 매년 초 이곳에 찾아와 담그는 손님들의 장이다. 햇볕과 바람 등 숙성을 위한 관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