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재직 중인 회사는 피자, 부리토, 토르티야 등을 생산하는 직원 수 70명 정도의 중소기업이다. 정직하고 단단한 기업이지만, 직원채용에 어려움을 겪을 때가 있다. 대다수의 청년 근로자가 공공기관, 대기업 등을 선호하고 중소기업에 취직하기를 꺼려하기 때문이다. 막상 청년 근로자를 채용해도 경험을 쌓기 위해 잠시 스쳐 가는 직장으로 인식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다고 아우성인데, 중소기업은 인재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대기업에 비해 낮은 임금과 부족한 복리후생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중소기업이 청년들의 눈높이만 맞춰 무턱대고 대기업을 따라가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러한 중소기업과 중소기업 근로자를 위해 지자체가 힘을 보태주는 제도가 생겼다. 청년 근로자에게 5년 장기근속을 유도하고 결혼을 위한 목돈을 마련해주기 위해 충청북도와 도내 시군이 시행하는 '충북행복결혼공제사업'이다. 처음에 회사로 사업에 대한 설문 요청이 와서 사내 직원들에게 의견을 물었다. 미혼 직원들은 제도를 크게 반겼고, 기혼 직원들은 아쉬움을 토로해 한바탕 웃었던 기억이 있다. 중소기업을 위해 청년 근로자 장기근속을 유
[충북일보] 아침마다 수영장을 오가는 길에 편의점을 들러 집에서 구독하지 않는 3~4가지 중앙지를 산다. 신문은 보수와 진보를 함께 구입한다. 정치 관련 기사 논조의 균형성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기자는 지난 2월 1일자로 폐쇄된 '조인스 블로그'에서 누적 방문객이 약 1천400만명이나 된 파워 블로거였다. 하지만 권위있는 종이신문이야말로 '세상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창'이라고 믿는다.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입사한 기자들이 '게이트 키핑(gate keeping)'을 거쳐 양질의 정보를 독자들에게 제공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학생이나 후배 기자들에게 글 쓰기에 관한 조언을 할 때 흔히 종이신문을 음식에 비유한다. 좋은 신문은 잘 차려진 음식상(코스요리)과 같다. 유능한 요리사(편집자)가 음식(기사)을 손님(독자)에게 정성껏 서비스한다. 하지만 한꺼번에 제공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 제한적인 데다, 독자가 곧 바로 반응을 나타낼 수 없는 게 단점이다. 반면 종이보다 훨씬 늦게 발명된 인터넷은 여러가지 장점이 있다. 제공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 많고, 전파력이 뛰어나다. 기자와 독자,독자와 독자 사이의 소통도 가능하다. 불행하게도 대한민국
정권이 바뀌자 지상파 방송들이 한동안 너무도 시끄러웠지요. 사장들에게 칼을 겨누며 전 정권을 추종하던 하수인들이니 물러나라고 윽박지르면서 상당 기간 동안 제작 거부에 돌입해 시청자들은 죄도 없이 재방송되는 영상물을 지루하게 보아야 했습니다. 시청료 납부를 거부할 방법이 있다면 정말로 따르고 싶은 기간이었지요. 사장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물러난 연후에야 방송 제작은 재개되었는데 필자가 알기로 해당 방송사들은 방송을 정상화하면서 이렇다 할 사과 방송을 내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연속 방송물을 예고할 때에도 지겨울 정도로 반복해서 광고하곤 하는 그들이 공영방송을 자처하면서도 장기간 시청자들에게 '폐를 끼친데' 대한 사과 방송을 격식을 갖추어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재개된 방송들은 바뀐 사장들의 성향만큼이나 변화된 모습을 보이려고 기를 씁니다. 참으로 가관입니다. 오죽하면 해당 방송국의 노조가 '과거 보도한 내용 가운데 불공정 사례를 조사해 징계하겠다고 한다. 정상화위원회라는 것을 만들어 조사하겠다는 것이다. 정말 기가 찰 노릇이다. 우리는 똑똑히 기억할 것이다. 그리고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공영방송을 정권에게 바쳐, 자신의 영달을
며칠 전 아이들 집을 다녀올 마음으로 기차를 이용했다. 기차역구내에서 벽보도 눈에 보였지만 마침 철도관련 문제점을 지적한 칼럼을 읽을 수 있는 기회도 얻었다. 칼럼의 요지는 다음과 같았다. 가장 큰 문제로는 코레일이 4년 만에 또 적자운영에 봉착했는데 이는 일반 철도의 안정적 운영문제, 철도의 공공성 후퇴로 이어진다는 염려다. 그러니까 지난해 국토교통부가 수서고속철도(SRT) 운영사인 ㈜ SR을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통합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으며 2016년 한 해 동안 실제 운영을 해본 결과 오히려 ㈜SR측의 적자운영은 회피한 채 편중된 고속철 운영에만 집중하다 보니 점점 운영에 악영향만 낳기에 이르렀다는 요지다. 위와 같은 문제점을 타개해 나가기 위한 난제에 부딪치다보니 철도운영의 총체적인 문제점을 한 시각에서 같이 염려와 노력을 기울일 생각은 오간데 없이 오직 나만 편하고 보자거나 내가 지금 소속된 안이한 조직 중심의 짧은 편견만을 고집하다가 오늘과 같은 자중지란을 자초해 온 것은 아닐까? 한 지붕 아래에서 일해 오던 회사가 방대해 지다보면 좀 더 나은 경영의 묘를 위한 합병이나 분할도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그런 중대 사안을 조정하고
음성군 삼성면 양덕리에 '다마내'라 불리는 지명이 있다. 일제강점기에 양파의 일본어인 '다마내기'라는 말이 우리말처럼 굳어져서 지금도 이 말을 쓰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처럼 '다마내'라 하면 '다마내기'가 떠오르거나 '담 안에'라는 의미가 연상이 된다. 영동군 영동읍 회동리에도 '다마내'라는 지명이 있는데 냇가 벌판에 위치하여 옛날에 담을 둘러싸고 살았다고 하여 '담안이' 또는 한자로 '장내동(墻內洞)' 표기하고 있다. 보은군 장안면 장내리(帳內里), 전라남도 강진군 강진읍 서산리(鋤山里)의 '다마내', 서울특별시 광진구 능동의 장내리,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안양5동의 장내동, 경기도 광주시 광남동의 장내동, 전라북도 정읍시 이평면의 장내리(長內里) 등에서 '다마내'라는 자연 지명이 '담의 안쪽'이라는 의미로 보아 '장내'로 표기되었다. 경남 함안군 산인면 모곡리에는 고려동유적지가 있는데 고려가 망한 후 고려 유민들이 터전을 일궈 자급자족했기에 고려동(高麗洞), 고려촌(高麗村)이라 불러왔으며 또한 이곳을 사람들은 다마내라 하고 한자로 장내동(牆內洞)이라 표기하였다. (사)평화문제연구소에서 펴낸 '조선향토대백과'에 의하면 황해북도 토산군 월성리
[충북일보] 청주시가 시내 도로에 컬러유도선 설치를 확대키로 했다. 복잡한 교차로 내 갈림길에서 운전자가 진행 방향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청주시는 우선 경찰서와 도로교통공단 등 교통전문기관의 의견을 적극 수렴했다. 그런 다음 현장점검 등을 거쳐 추가 설치 장소를 결정했다. 청주시는 오는 10월까지 서원구 사직동 병무청사거리 등 32곳에 컬러유도선을 설치할 계획이다.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2011년부터 고속도로 일부구간을 대상으로 컬러유도선을 시범 설치해 운영했다. 그 결과 호응도가 높고 사고 감소 효과(27%)도 크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청주에는 현재 흥덕구 강서사거리 등 20여 곳에 설치돼 있다. 이번 청주지역 컬러유도선 추가 설치 구간은 고속도로 진입지역과 직진선형 불일치구간이다. 직진차로가 2개 차로 이상이거나 경로가 좌우측으로 굽어진 구간도 있다. 역주행이 우려되는 구간도 있다. 대부분 주행 중 혼란이나 위험 우려가 있는 곳이다. 아무리 베테랑 운전자라 해도 초행길이나 복잡한 나들목에선 당황하기 쉽다. 주행 속도를 유지하며 진입 방향을 찾기란 더 어렵다. 컬러유도선은 이런 상황에서 쉽게 진행방향을 찾게 해준다. 당연히 교통
보은경찰서는 올해 1월부터 지역주민들을 상대로 '삼심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삼심(三心)운동이란, 지역경찰관들이 독거노인이나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과 장애인을 대상으로 '책임경찰관'을 지정해 가가호호 방문해서 범죄예방교육과 관심을 가지며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보살펴드리는 경찰활동이다. 책임경찰관들은 집안에 잘 보이는 곳곳에 112신고번호가 기입된 '삼심 노란 스티커'를 부착해 경찰관 도움이 필요시 언제든지 연락하도록 신고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또한, 노인대상으로 보이스피싱 등 범죄예방 교육과 교통안전교육, 빈집털이 예방교육 등을 보은 소재 노인대학교와 노인복지회관에서 진행하고 있으며, 어르신들의 참여와 호응이 좋아 앞으로도 더 활성화할 계획이다. 이처럼, 보은경찰서는 우리의 '관심'과 어르신들의 '조심'이 어우러져 더 '안심'할 수 있는 행복한 보은을 만들겠다는 '삼심활동'슬로건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편, 읍내지구대에서는 지난 2월 노인장애인복지관과 상호협약을 체결해 취약계층이 범죄로부터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사회안전망을 구축했고, 주민밀착형 거점근무 및 탄력순찰을 강화해 범죄 예방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또한, 전동스쿠터에 '안
보수 충북교육감 후보를 추대하자는 시도가 무산되고 말았다, 4년 전에 이어 또 실패함으로써 진보교육감이 당선될 것이라는 추측이 무성하다. 교육에 전문지식이 없는 일반인 입장에서는 충북교육감이 반드시 보수 후보가 당선되어야만 하는 당위성에 대해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진보 교육감하면 전교조 출신이 떠오르고, 전교조하면 보수적인 정책에· 반대할 뿐만 아니라 친북성향 활동 등으로 논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충북에 진보 교육감이 탄생하면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 이런 의문을 풀기 위해서는 김병우 진보교육감의 행적을 살펴보면 답이 나올 것이다. 그에 대한 답을 듣기 위해 인터넷을 뒤져봤다. 밀실 코드인사, 기자재 납품 문제, 수련원 특혜사용 등의 기사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것은 진보 교육감이 당선되어서 생긴 현상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어떤 교육감이 취임해도 일어날 수 있는 문제다. 보수교육감을 고집하기 위해서는 이보다 더 큰 문제를 지적해야만 반드시 보수교육감을 선출해야만 하는 명분이 생길 것이다. 문제는 현행 선거법으로는 좋은 교육감을 선출할 수가 없다는 사실이다. 정확한 무게를 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저울이 고장 나지 않아야…
삼촌이 있는 애들은 축복받은 사람이다. 아들 둘이 태어나 성인이 될 때까지 그놈들은 삼촌 곁에서 오랜 세월을 함께 살았다. 큰 아들이 태어날 때 아들의 외삼촌이 까까머리 중학생이었으니 거의 같이 자랐다고 봐도 된다. 삼촌과 조카로서의 그들의 관계를 지켜보면서 '나도 삼촌이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불쑥 불쑥하곤 했다. 물론 나도 외삼촌이 있지만 너무 멀리 살고 있었다. 애들 삼촌이 대학생이 되고 대학원생을 거쳐 박사과정 공부를 할 때까지도 삼촌은 만화책을 참 꾸준히, 부지런하게도 읽었다. 그 왕성한 만화 애독자를 애들은 많이도 따랐다. 박사공부를 하면서도 만화방에서 꼬박 밤을 새울 수 있는 만용과 기벽의 실천가를 애들은 우러러 숭배했다. 애들이 외가를 갈 때면 발 한 군데 디딜 틈 없이 어질러진 삼촌 방에서 함께 만화책을 보며 빈둥거리면서 킬킬거렸다. 만화책을 열정적으로 읽는 중에도 애들 삼촌은 서른 중반에 박사학위를 받고 대학 선생이 되었다. 같은 대학에 입학한 큰 아들은 속으로 얼마나 쾌재를 불렀을까. 삼촌의 연구실을 방문하는 날은 용돈이 필요할 때였으리라. 엄마 자동차를 몰래 타고 다니던 아들은 삼촌의 주차권을 뺏어서는 제 것인 양 호기롭
"동화 선생님. 이야기 들려주세요." 목청껏 동화를 불러내는 아이들의 해맑은 얼굴이 호기심으로 반짝인다. 이야기에 취하여 눈물을 글썽이기도 하고 까르르 즐거운 웃음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한다. 기저귀를 두른 아가들까지도 분위기에 녹아 방글거리는 모습을 보면 내 마음은 어느새 색동옷을 입는다. 동화를 시작한 지 십 수 년인데 아직도 아이들 앞에만 서면 설렌다. 저절로 흥이 난다. 귀여운 토끼가 되어 깡충깡충 뛰고 예쁜 나비가 되어 나풀나풀 날기도 한다. 무서운 이빨을 드러낸 늑대나 공룡이 되어 다가가기도 하면서 이야기 속에 담긴 지혜를 나누고 꿈과 사랑의 씨앗을 뿌린다. 어느 날 학부모 참관수업을 마치고 나왔는데 "선생님 멋져요. 매력 만점이에요."라고 하며 호감을 보이는 부모들이 있었다. 나는 손사래를 쳤지만, 기분은 썩 괜찮았다. 처음 동화수업을 하던 날이 떠오른다. 7살 반에서 자기소개를 막 마쳤는데 "뭐야! 머리는 곱슬곱슬하고"라는 소리가 귓전을 친다. 동화 선생님이 영 맘에 안 든다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긴 생머리의 젊은 선생님들만 보아오다가 파마머리가 영 거슬린다는 눈치다. 그날 아침에는 다른 날보다 신경 써서 화장하고 머리 손질도…
[충북일보]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 무려 3년 1개월에 걸친 전쟁은 1953년 7월 27일 휴전과 함께 끝났다. 그로부터 한반도는 65년 간 전쟁의 공포 속에서 살아왔다. 뿐만 아니라 역대 정권은 늘 남북문제를 활용하기에 바빴다. 60년 넘는 세월동안 수시로 총격전이 벌어졌고 미국과 일본, 그리고 중국과 러시아 등 4강의 눈치를 보기에 급급했다. 1989년 임종석과 임수경 80년 대 대학생이라면 임종석과 임수경을 모두 기억한다. 전국을 흥분하게 만들었던 통일에 대한 열기. 그 중심에 임종석과 임수경이 있었다. 1989년 충청권 4개 대학교가 각 10명 씩 모두 40명으로 통일선봉대를 꾸렸다. 이들은 부산에서 경북, 충청을 거쳐 판문점까지 통일대행진을 벌였다. 가는 곳 마다 경찰의 삼엄한 검문이 있었지만, 20대 초반의 대학생들의 통일에 대한 열망을 꺾을 수는 없었다. 통일선봉대는 부산에서 출범한 뒤 경북 영남대, 충청 한남대를 거쳐 서울 한양대에 도착해야 했다. 당시 유명한 일화가 있었다. 통일대축전 행사장인 한양대에 집결하기 위한 학생들이 경찰의 검문검색으로 수백 명 이상 연행되자, 전대협 지도부가 지하철 2호선 뚝섬역에서 대학생 전
[충북일보] 지방 로스쿨이 갈수록 힘을 못 쓰고 있다. 서울 로스쿨과 합격률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우수학생들이 서울 상위권에 몰리기 때문이다. 위기의 지방 로스쿨이다. 지난 22일 법무부가 최초로 공개한 '제1∼7회 변호사시험 법학전문대학원별 합격률'에 따르면 전국 25개 로스쿨의 누적 합격률은 83.1%로 나타났다. 충북대학교 로스쿨 성적도 그리 좋지 않다. 72.9%로 전국평균(83.1%)을 밑돌고 있다. 역대 변시에서 누적 합격률이 가장 높은 대학은 연세대다. 석사학위 취득자 786명 중 718명이 합격했다. 94.0%의 합격률을 보였다. 서울대가 93.5%의 합격률로 뒤를 이었다. 하지만 충북대 등 상당수 지방 로스쿨들은 70%대 이하였다. 학교별 변시 합격률 공개는 이번이 처음이다. 대한변호사협회가 법무부를 상대로 낸 정보공개 소송이 최근 서울고법에서 변협 승소로 확정된 결과다. 일단 로스쿨의 투명성이 높아질 것이란 긍정적 기대가 높다. 물론 로스쿨 서열화 등 부정적 우려도 있다. 로스쿨별 합격률 공개가 시사하는 의미는 많다. 우선 앞서 밝힌 것처럼 긍정적인 면이 많다. 로스쿨 교육이 적절히 이뤄지고 있는지 판단하는 객관적 자
사람들에게 소망을 묻는다면 대부분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말할 것이다. 또 직장에서의 소원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아마도 봉급 인상과 더불어 승진과 영전을 이야기하지 않을까 싶다. 며칠 전 필자는 청주시 흥덕구 강서 2동 주민센터 행정민원팀장으로 발령받았다. 27년 전에 공직을 시작해 우여곡절 끝에 처음으로 받아보는 보직이라 설렘도 있었지만 그보다도 새로운 환경에 대한 두려움이 앞섰던 것도 사실이다. 1980년대 지어진, 소회의실조차도 따로 없는 아주 낡고 오래된 협소한 건물을 보는 순간 '어떻게 동 주민센터가 마을 복지회관만도 못하지?'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하지만 새로운 부지에 위치할 신청사 이전 설계가 들어가고 내년에는 새 청사로 이전할 수 있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흥덕구 강서 2동은 한참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말 그대로 도농 복합도시이다. 표면적으로는 인구 3천900여 명에 동장을 포함해 7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아담한 동이지만 외부적인 환경은 대규모 택지개발이 이뤄지고 하루가 다르게 청주시의 핵심 동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곳이다. 오는 8월부터 연말까지 신규 아파트 3천여 가구가 입주하고 앞으로 단독주택을 포함해 8천 가구가
[충북일보] 6·13지방선거전이 한창이다. 승리 방정식이 뭘까. '미투(Me Too)'일까. '드루킹'일까. 인수분해 정도론 풀기 어렵게 됐다. 어림도 없다. 적어도 미적분 공식을 동원해야 할 것 같다. *** 제대로 된 정책 하나 있어야 '정치인 vs 행정가'의 대결 구도가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저마다 자신의 장점을 드러내고 자랑질이다. 정치인 출신은 다양한 협력 네트워크를 뽐내고 있다. 행정가 출신은 풍부한 행정 경력을 치켜세우고 있다. 충북에선 청주시장 선거가 숨 가쁘다. 한 판 승부를 위한 전초전이 치열하다. 여야 할 것 없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당은 당대로, 후보들은 후보들대로 바쁘다. 경선 승리를 위한 준비에 숨 돌릴 틈이 없다. 민주당 청주시장 예비후보는 4명이다. 정정순 전 행정부지사, 한범덕 전 청주시장과 유행열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 이광희 도의원이다. 그 중엔 관료 출신도 있고, 정치인 출신도 있다. 세대도 60대와 50대로 구분된다. 자유한국당에선 2명의 예비후보가 경선을 치르고 있다. 황영호 후보는 현 청주시의회 의장이다. 3선 관록의 풀뿌리 지방의원이다. 천혜숙 후보는 현재 서원대 석좌교수다. 화려한 학력과 스
우리 조상들은 몸(身)보다는 마음(心)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마음이 어디에 있느냐고 물으면 정확히 답을 하는 사람이 드물다. 가슴(심장)에 있다는 사람도 있고 머리(뇌)에 있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동양의 한자문화권에서는 마음 심(心)자를 심장모양을 본 따서 만들었다. 인간의 심장은 하루 평균 10만 번을 뛴다고 한다. 70세 까지 약 26억 번을 쉬지 않고 뛰는 셈이니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장기(臟器)라 할 수 있다. 심장이 멈추면 생명을 다하게 되는 것이다. 서양 사람들은 마음은 뇌에서 나오는 호르몬 분비물이라 한다니 동서양 문화의 차이라 할 수 있다. 심장에서 뿜어내는 피가 온몸을 돌아 복귀하는데 6분 30초가 걸리며 초당 28km를 순환한다고 한다. 머리에서 생각하고 판단하여 몸의 동작을 명령한다고 보면 신체의 사령탑인 두뇌에 마음이 있다는 것이 맞는 것 같다. 그런데 현대인은 마음공부는 소홀히 하고 겉으로 나타난 몸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성형기술이 발전하여 얼굴 모양을 예쁘게 고치는데 많은 돈을 들이고 마음은 예쁘게 가꾸려고 하지 않는 것 같다. 매일 몸을 씻고 얼굴을 예쁘게 가꾸기 위해 화장(化粧)을 하지만 마음에…
최근 미세먼지와 관련하여 실내 공기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공중식물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번 연재에서는 인테리어 효과와 함께 실내 공기질을 개선해준다고 알려져있는 공중식물에 관하여 다루어 보겠습니다. 1) 틸란드시아 이오난사 이 공중식물은 대게 달걀크기정도로 시중에 유통되고 있습니다. 흔히 볼 수 있는 늘어지는 형태의 틸란드시아와는 확연히 구분이 가는 형태이며 소비자들은 늘어지는 종류와 아닌 것을 '수염틸란' 과 '틸란' 으로 구분하여 부르기도 합니다. 수백여가지의 종류가 있으며 번식과 교배가 쉬워 새로운 품종이 활발히 개발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오난사는 몸체에서 수분과 영양분을 흡수하는 특이한 식물입니다. 개체에 따라서 뿌리가 많이 자라난 것을 구입하게 되실 수도 있지만 이 뿌리는 바위나 벽에 붙어서 자생하기 위한 것이며 수분과 영양분을 흡수하는 기능은 없습니다. 대게 손바닥 이하의 크기에 어디든 놓아두실 수 있는 이 공중식물은 철사틀에 얹어 장식물로 걸어두실 수 있고 나무의 사이에 끼워두시는 것도 가능합니다. 또한 뿌리에 접착제를 발라 장식돌이나 바위틈에 붙여두시는 것도 가능할 정도로 장식물로서의 기능도 훌륭한 식물
남도 땅에서 꽃소식이 전해지더니 어느덧 우리집 뒤뜰에 복사꽃도 꽃망울을 터뜨리고 옆에 있는 보리수나무, 모과나무도 잎새를 활짝 피웠습니다. 나무 밑 한평 남짓한 텃밭엔 지난해 가을, 아내가 씨를 뿌려 움이 텄던 봄동배추가 새파랗게 생기를 찾는가 싶더니 꽃대를 세우고 노란꽃망울을 터트렸습니다. 지난 겨울 그 추운 날 눈보라 속에서 어떻게 견뎌냈는지 끈질긴 생명력에 감탄을 자아낼 뿐입니다. 앞마당 소나무, 대나무 잎이 생기가 돋는가 싶더니 소나무는 순이 손가락 만하게 솟았습니다. 소나무 밑의 할미꽃 두 포기는 솜털이 가득한 꽃대를 내밀더니 수줍게 고래를 숙였습니다. 영산홍도 꽃망울을 터트리고 넝쿨장미도 새순이 돋아나고 금낭화, 네발톱, 제비꽃, 목련, 나리, 백합, 물망초 모두가 얼굴을 내밀고 꽃을 피우려 합니다. 봄기운이 더해가니 봄볕 흠뻑 머금은 생명들은 더욱 왕성하게 성장해 꽃을 피우고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겠지요. 그러나 생명력이 왕성한 이 봄에 깨치게 되는 또 하나의 자연의 가르침이 있습니다. 부드럽고 약한 것이 생명의 무리이고, 딱딱하고 강한 것은 죽음의 무리라고 한 노자의 말씀입니다. 참으로 깊은 지혜입니다. 봄날에 갓 피어나는 새싹들
[충북일보] 세종시가 출범한지 5년이 지났다. 그동안 점덤 더 살기 좋은 도시로 면모를 갖춰 가고 있다. 4단계에 걸친 중앙부처 이전, BRT(간선급행버스체계) 구축, 전국 최고의 녹지 공간 확보 덕이다. 그러나 세종시가 당초 목표한 대로 돼 가는 지엔 의문이 든다. 수도권 과밀화를 해소하고, 국토균형발전에 기여하는 지에 대해서도 확신할 수 없다. 지금 상황으로만 보면 세종시가 충청권 인구만 빨아들이는 블랙홀이기 때문이다. 청주시는 4~5년 전까지만 해도 느긋했다. 세종시의 빨대효과를 일시적 현상으로 예측했다. 청주동남지구,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호미·방서·비하도시개발지구 등에서 아파트가 공급되면 세종시로 인구 유출이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전망은 빗나갔다. 청주시 인구 통계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14년 7월 통합 청주시 출범 후 세종으로 전출된 인구는 총 2만3천763명이었다. 같은 기간 세종에서 전입한 인구는 7천757명에 그쳤다. 1만6천600명이 순유출 됐다. 연도별로 순유출 규모를 보면 △2014년 7~12월 3천153명 △2015년 6천268명 △2016년 2천638명 △2017년 3천9명 △2018년 1~3월 938명이다
장례문화에 대해 익숙지 못하다. '부고', '상가', '빈소' 등 장례 용어도 그간 지나가며 들어본 말들이지만 머릿속에 생소한 단어들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장례문화에 대해서 옳고 바르게 알고 있어야 한다. 돌아가신 분에 대한 예의를 지키고 자손들에게 훌륭한 자연환경을 물려주기 위해, 대자연의 이치에 순행하는 올바른 장례문화 규범을 준수해야 한다. 1962년 1월 1일 최초 시행 이후 거듭된 개정 절차를 통해 다듬어진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이하 '장사법'은 보건위생상 위해를 방지하고 국토의 효율적 이용 및 공공복리의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제정됐다. 즉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보존하고 이어나가기 위해 만들어졌다. 현실은 이러한 법 규범에 과연 어느 정도 부합할까. '묘지'에 대해서만 생각해보더라도 법의 테두리와 현실 사이에는 괴리가 존재한다. 일례로 고속도로나 국도를 타고 여행길을 가다 보면 누구나 도로 주변 산에 설치된 묘지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실제 도로와 묘지간의 거리를 측정해봐야 알겠지만 묘지 설치 조건 중 거리 제한 규정에 걸릴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이에 민원까지 제기된다면 실무자는 묘지 이전 명령 등의 행정처분을 내려야 한다. 그
책 향내 물씬 나던 동네서점이 하나 둘 사라지고 있다. 한국서점조합 통계에 따르면 2천년대 초반에는 전국에 2,500여 곳의 동네서점이 있었는데 지금은 1,500여 곳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니 10여년 사이에 1,000여 곳이 사라졌다. 이러한 현상은 청주도 예외는 아니다. 2천 년대 초 50여 곳 되던 것이 이제는 17곳 밖에 남아있지 않다니 몰락의 길을 넘어 멸종의 길을 걷고 있다 해도 과언은 아닌 듯하다. 동네서점이 쇠락의 길을 걷게 된 것은 오늘날 문명의 발달도 크게 한몫을 하고 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발달로 즐길 거리가 다양해지면서 우리사회에 책 읽는 문화가 점점 사라져 가고 있다. 인터넷이 없었던 시절 우리는 지식과 정보를 동네서점에서 얻었다. 한적한 동네어귀 눈에 잘 띄는 곳에는 어김없이 동네서점이 있었다. 이때만 해도 그곳은 삶의 이야기를 주고받던 사람들의 사랑방이었다. 아이들 키우는 이야기부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까지 그곳에는 언제나 책 냄새가 있고 사람냄새가 있었다. 학창시절 나는 친구들과 학교 앞 서점을 자주 찾았다. 그때는 매월 말 시험을 보는 월말고사와 전국의 학생들이 동시에 시험을 보는 일제고사가 있었다. 시험이 많다보니 학교
입간판을 들고 사거리에서 오가는 자동차에게 허리 굽혀 인사하는 것을 보니 바야흐로 선거철이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지만 여러 가지 명분으로 정계에 진출하려는 사람들을 보면 심사가 복잡해진다.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의 마음이 다르다고 당선 후 목에 기브스를 하는 사람에, 잘 하는 줄 알았더니 이름 석자 못 지키고 나오는 정치인도 있다. 저들은 어찌 다스리려고 입으로는 봉사한다며 저리 굽실거릴까. 모름지기 정치는 사람이 사람을 다스리는(人治治人)것이며 인사가 만사라는데 저 사람들은 어떻게 사람을 쓰려나(用人). 집사람이 그간의 글을 책으로 내자는데 모시던 직원들이 표제와 표지용 사진은 물론 편집까지 해 주어 아담한 문집이 나왔다. 이 책을 가까운 사람에게만 보이렸더니 그 가까운 사람 분별하기가 청첩장 내기보다 더 어렵다. 친소도 문제려니와 나름 고심한 책을 보지도 않고 처박아두거나, 이딴 걸 글이라고 할까봐 조심스럽다. 친한 사람일지라도 내가 아낀 만큼 글을 잘 대해줄까 염려하게 되니, 퇴계선생의 자명(自銘) 중 아패수완(我佩誰玩-내가 지니던 것을 누가 즐기려나)의 심정이다. 일개 야인의 마음이 이럴진대 권력자의 용인이야 오죽하겠는가. 박 정권
대한항공 조현민 전무의 '물벼락' 갑질은 언니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 회항' 갑질을 답습한 망동이다. 그래서 더 놀랍다. 오빠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의 안하무인격 행적 또한 여동생들에게 밀리지 않는 클래스였다. 지난 2000년 교통법규 위반 후 단속 경찰관을 치고 달아나 말썽이 됐던 그는 2005년엔 난폭운전을 항의하던 70대 할머니를 떠밀어 도로에 넘어뜨렸다. 190cm 거구의 조원태에게 사과대신 봉변을 당한 할머니는 아기까지 안고 있었다고 한다. 조금이라도 거슬린다고 느끼면 바로 폭행과 쌍욕을 날리는 대단한 삼남매의 행동이 그들의 어머니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과 판박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원조 갑질 대마왕 이명희씨의 아주 특별한 갑질 인생이 조명을 받고 있다. 이명희는 이재철 전 중앙대 총장의 장녀다. 서울대 미대를 졸업한 그녀는 1973년 군을 막 제대한 조양호 현 회장과 중매로 만나 결혼했다. 당시 이명희의 부친 이재철씨는 교통부 차관이었다. 정경유착이란 눈총을 받으며 항공 정책을 총괄하는 교통부 차관과 사돈이 된 대한항공은 장남 혼사 이후 거칠 것 없이 성장했다. 그룹 내에서 공식 직함이 없는 이명희가 왕 회장으로 군림
요즘 봄꽃들의 축제와 함께 우리의 먹거리인 봄나물도 한창이다. 우리 집 식탁에도 봄과 더불어 냉이와 쑥으로 만든 된장찌개와 국 그리고 무침과 부침이 있었고, 요즘은 머위와 취나물, 당풍나물과 두릅, 엄나무, 가시오가피, 다래 등의 어린순으로 만든 음식이 밥상을 풍성하게 만든다. 이런 재료들은 삶아서 어떤 나물은 된장으로, 고추장으로 집 간장으로 간을 내고 몇 가지는 부침을 해서 조금은 다양한 밥상을 만든다. 이러한 우리 집 밥상의 반찬은 자급자족으로 냉이와 쑥 등은 뜯었고, 그 외의 것들은 작은 밭이 딸린 900평정도 되는 산에 20년 가깝게 가꾸어 놓은 나무에서 채취한 것들이다. 어린 시절, 아직 땅이 얼어붙은 밭에서 호미를 들고 냉이를 캐고 둑길 주변에 달래를 캐던 기억은 있지만, 살면서 들나물을 채취하는 것에 관심이 없어 내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냉이나 미나리, 쑥 등을 보아도 뜯지 않았고 시장에서 한두 번 사먹으며 계절을 보냈다. 그러던 4년 전, 이른 봄날 친구가 냉이를 깨끗이 씻어 냉동실에 보관하면 1년간 먹을 수 있다고 하며 냉이를 캐러 가자고 했다. 별 기대감 없이 나물 뜯기 고수인 친구와 냉이가 많다는 밭으로 가보니 이미 여러
[충북일보] 지난해 12월 발생한 제천 하소동 스포츠센터 화재는 참혹했다. 29명이 목숨을 잃고 40명이 부상을 당했다. 2017년 최악의 참사로 기록됐다. 발생부터 대응까지 총체적인 부실로 결론이 났다. 합동조사단은 엊그제 제천시청에서 브리핑을 갖고 화재발생의 원인과 확산 및 대응과정 등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을 밝혔다. 쟁점이 됐던 2층 희생자 구조에 대해서는 현장 지휘자의 효율적이지 못한 대응과 미숙한 판단 등을 지적했다. 합동조사단은 앞서 지난 1월15일부터 4월12일까지 약 3개월 간 유가족이 추천한 전문가 2명과 유가족 2명이 직접 참관인으로 참여한 가운데 조사를 했다. 조사단 모두의 동의와 서명을 거쳐 최종결과를 도출했다. 아무튼 제천 화재는 총체적 부실이 부른 참사로 결론 났다. 화재 발생부터 현장 대응까지 허술했다. 충북도 등 도내 지자체들은 차제에 재발방지에 나서야 한다. 우선 관내 유사 건물들에 대한 일제 점검부터 벌어야 한다. 정부 역시 일정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런 만큼 사고피해자의 보상이나 부상자의 지원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유족과 부상자에 대한 충분한 위로와 보상이 급선무로 재발방지를 위해 후속행정이 필요하다
한반도 중동부지역에 가을 이후 겨울가뭄으로 그곳 주민들이 생활용수부족 등 많은 고통을 겪곤 했다. 이런 현상이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다. 지구온난화로 지구생태계가 더 없이 위태롭다. 세계적인 기상전문가들이 밝힌 기후모형에 의하면 21세기 미국 남서부를 비롯한 인도 중북부, 중국내륙 등에 대가뭄이 예상된다고 했다. 그 원인으로 '태평양 10년 주기 진동의 하강국면'과 '20년~30년을 주기로 북태평양에서 일어나고 있는 엘니뇨와 비슷한 현상' 그리고 '온실가스에 의한 기온상승'으로 비구름이 특히 미국 서해안을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 미국 남서부지역에 가뭄이 발생하고 있다. 문제는 장기적으로 상승한 기온이 태평양의 대기 순환을 또 다시 몰고 간다면 중세에 덮쳤던 대가뭄이 다시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런 기후변화현상은 지구촌 어느 한 곳도 예외 없이 나타난다. 197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는 풍부한 것이 물이었다. 물은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것만큼 얻을 수 있었다. 그런 우리나라를 1992년 유엔이 물 부족국가로 분류했다. 물 부족 원인이 기후변화에 따른 강수량이 줄어진 이유도 있었지만 전국 모든 하천이 공장폐수 또는 가정과 각종 사업장에서
[충북일보] 산과 들이 펼쳐진 청주 낭성면 추정리에 마당 가득 항아리가 늘어서 있다. 천여 개의 크고 작은 항아리 근처에는 구수하게 익어가는 장 냄새가 은은하게 퍼진다.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정겨운 풍경이 벌써 맛있는 기억을 되살린다. 전순자 대표의 옥샘정은 1995년 청주 금천동에서 선식 가게로 출발했다. 곡물가루 등을 취급하며 메주와 고춧가루에도 관심을 가졌다. 알음알음으로 주문하는 가정에서 원하는 대로 장을 담가준 것이 옥샘정의 시작이다. 더 맵게, 혹은 달지 않게, 각자의 입맛에 맞춰 장을 담가 주며 입소문이 났다. 몇 번의 이전 끝에 2012년 지금의 추정리에 완전히 정착했다. 서늘한 기온과 맑고 풍부한 물이 장 담그기에 최적이었기 때문이다. 30년 전 씨간장으로 숙성하는 옥샘정의 간장은 진하고 깊다. 온전한 콩이 한 알도 들어가지 않은 시판 간장과는 색부터 향까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십여 가지가 넘는 첨가물이 재료로 쓰인 시판 간장과 달리 옥샘정의 원재료는 국산 콩, 국산 천일염, 정제수로 간결하다. 작은 항아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뚜껑마다 날짜와 이름이 쓰여있다. 매년 초 이곳에 찾아와 담그는 손님들의 장이다. 햇볕과 바람 등 숙성을 위한 관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