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다! 초목이 싹트고 따뜻한 봄바람이 반갑게 다가오지만 소방관에게는 그다지 달갑지 않은 계절이다. 봄은 야외활동에 최상의 조건을 형성하는 따뜻한 기온과 바람, 낮은 습도의 기후적 특성으로 화재 발생 건수가 증가하고, 어린이날(5.5), 석가탄신일(5.22), 각종 자체단체 행사 등 다수의 군민이 운집하여 참여하는 단체 행사가 확대되는 만큼 안전사고 발생 위험성이 높다. 실제로 2017년 도내 화재통계 분석결과를 보면 겨울철 화재 점유율이 25%인 반면 봄이 34%로 계절별 화재 발생률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따뜻한 기온으로 야외활동이 증가하면서 산림화재 등의 실외화재 발생빈도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소방당국에서는 3월부터 5월말까지 3개월을 봄철 화재예방대책 추진기간으로 정하여 화재예방과 안전환경 조성을 위한 각종 소방안전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먼저 요즘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건축 공사장 화재의 안전성을 확보하고자 화재위험 건축 공사장 관계자에 대한 소방안전교육과 간담회 등을 통하여 용접 부주의에 의한 화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수칙의 준수를 지도함은 물론 소화기 등 임시 소방시설을 설치하여 유사시 초기화재에 대비토록 하고 있
[충북일보] 정부가 혁신도시를 권역별로 건설한 목적은 지역균형발전이다. 수도권에 집중된 인구를 지방으로 분산시키려는 목적도 있다. 다시 말해 혁신도시는 지역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 혁신도시는 새로운 차원의 미래형 도시를 지향하고 있다. 최적의 혁신여건과 수준 높은 생활환경 조성을 꿈꾸고 있다. 그 중심에 이전된 공공기관과 지역의 대학, 연구소, 산업체, 지방자치단체가 자리하고 있다. 혁신도시는 이제 지역의 새로운 구심점이다. 지역의 미래 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기반이 돼야 한다. 그런 점에서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은 아주 중요하다. 각계에서 지역인재 채용확대 목소리가 높았던 까닭도 여기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들의 지역인재 채용은 미미했다.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혁신도시 이전기관들은 올해부터 의무적으로 지역인재 채용 비율을 18%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 '혁신도시 특별법'이 지난 1월부터 시행됐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아주 안심할 수는 없다. 이 특별법에 '지역본부 또는 지사에서 별도로 채용하거나 지역본부 또는 지사에서 5년 이상 근무하는 조건으로 채용하는 경우 채용비율에 예외를 둔다'는 예외 조항이 있
며칠 전 페이스북에 공감되는 내용이 있어 '절대공감'의 댓글로 화답했다. 내용을 공유해 보면 이렇다. "결혼이민자든 부모 중 한 명이 귀화했든 어쨌든 대한민국의 국적을 취득한 한국 사람인데, 굳이 '다문화'니 '다문화가정'이니 이런 말을 써야 하는 걸까." "다문화란 말이 일상화가 되어 버렸네." 학교에서 전문상담사로 근무하고 있는 아내가 혼잣말처럼 이야기합니다. 잠시 가만 생각해봅니다. "으음, 또 다른 차별일 수도 있겠구나. 우리가 별생각 없이 선을 그으며 담을 쌓는 것일 수도 있겠구나." 어느 지역에서는 다문화 전용 도서공간을 만들었는데 이용하는 사람이 없어서 문제가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들은 우리와 하나가 되려고 하는데 우리는 그들을 구분하려 하는 이상한 현실을 대변하는 용어가 '다문화'가 아닐까 싶다. 이러한 문제는 '문화다양성'에 대한 이해와 깊은 관계가 있다. 글로벌의 진전, 기술의 발달, 고령화와 인구감소로 우리나라는 다양한 외래문화와 신문화가 혼재하는 문화범람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문화다양성에 대한 합리적인 시각이다. 유네스코에 의하면 문화다양성은 언어나 의상, 전통, 사회를 형성
[충북일보] 올해 1월 개봉한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 WBC 웰터급 동양 챔피언이었던 이병헌은 한물간 전직 복서다. 17년 만에 엄마 윤여정과 재회했고, 숙식 해결을 위한 엄마의 집에서 그동안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동생 박정민을 만난다. 라면 끓이기와 최고의 게임 실력, 무엇보다 천재적인 피아노 실력을 갖춘 박정민은 서번트 증후군(Savant syndrome)이다. 이 영화에서 관객들은 박정민이 연주한 베토벤의 월광 3악장을 들으면서 희열을 느꼈다. 주인공 이병헌을 뛰어넘는 연기력에 찬사가 쏟아졌다. 증후군과 리더십 서번트 증후군은 의사소통 능력 등 뇌 기능에 장애가 있으나 암산 등 특정 분야에서 천재적인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을 의미한다. 사회성이 떨어져 혼자 지내려 하고 소통 능력이 크게 떨어진다. 전체적으로 지능이 떨어져 있지만, 특정 영역에서 매우 우수한 능력을 보여준다. 환자의 50% 정도에서는 자폐증이 발견되며, 나머지도 다양한 발달 장애를 갖고 있다. 최근 서번트 증후군과 반대의 의미로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에 대한 궁금증이 적지 않다. 서번트 리더십은 한 마디로 다른 사람을
6·13지방선거 중에서도 유독 청주시장 선거에 관심이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충북의 도청 소재지란 의미뿐만 아니라 예비후보의 숫자나 비중 면에서 다른 시·군을 압도하기 때문이다. 청주시장 선거에 도전하는 후보의 경력을 살펴보면 하나 같이 좋은 가문에서 출생해 일류학교를 졸업했을 뿐만 아니라 고위직을 지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단지 자유한국당 황영호 후보만은 흙수저 출신으로 삼류인생을 살아왔다는 특성을 발견할 수 있다. 개천에서 용이 나기가 힘든 세상이라고는 하지만 가끔은 이변도 일어나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용이 되기 위해 몸부림치는 것이고, 성공한 자에게 박수갈채를 보내는 것이다. 황영호 후보의 삼류인생은 빈농 출신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덕성초를 졸업했으니 행정구역으로만 청주시였지 사실상 농촌이었다. 6·25 참전용사인 선친은 몸이 불편해서 농사도 제대로 지을 수 없었을 것이다. 충북에서 정치를 하려면 청주중과 청주고를 졸업해야 선후배를 중심으로 인맥이 형성되는데 그는 이런 코스도 밟지 못했다. 그의 삼류인생은 대학 졸업 후에도 계속된다. 충북대 행정학과를 졸업했으니 사시나 행정고시에 도전할 만도 했으나 제약회사 영업사원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점심때를 알리는 배꼽시계 소리에 식당으로 향한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식당 안은 사람들로 긴 줄을 이루고 있다. 문 밖까지 이어진 행렬 속에 서 있자니, 학창 시절 점심시간이 그리움으로 다가온다. 1교시 수업이 끝나기가 무섭게 도시락을 비우고 숟가락 하나 들고 친구들의 밥을 뺏어 먹던 개구쟁이 친구의 얼굴. 도시락 뚜껑을 열고 밥 위에 얹혀 있는 달걀 프라이를 자랑하던 친구의 얼굴. 꽁보리밥을 뚜껑으로 살짝 감추며 밥을 먹던 부끄러움이 많던 친구의 얼굴. 회초리를 들고 혼식 도시락 검사를 하시던 선생님의 근엄한 모습도 아련히 떠오른다. 겨울이면 난로 위에 수북이 쌓아 올려놓았던 도시락에서 흘러나오던 구수한 밥 탄 내음, 친구들과 구워 먹던 쫀드기와 떡가래 굽던 그리운 냄새에 입맛을 다시다 보니, 어느새 길었던 줄은 짧아져 식판을 들고 밥을 푼다. 상큼한 봄나물과 향긋한 달래 된장국이 기다림에 지친 시간을 보상이라도 해 주듯 고향의 봄 향기를 듬뿍 전해준다. 식당 한쪽 따스한 햇볕이 내리쬐는 곳에 자리한 항아리들도 오늘따라 유난히 정겹게 다가온다. 봄 향기에 취한 탓인지, 따스한 봄 햇살은 나를 동심으로 데려간다. 어머니는 늦가을이면 메주콩을 푹 삶으셨다.
[충북일보] 온 천지가 신록과 함께 봄의 절정으로 달리고 있다. 하지만 청주국제공항은 여전히 한 겨울 속이다. 이제나 올까 저제나 올까 봄을 기다리고 있다. 전국의 국제공항들은 최근 중국인 관광객 증가와 노선 다변화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3월 항공 여객' 동향에 따르면 그렇다. 전체적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6% 증가했다. 국제여객은 17%, 국내여객은 1.6%씩 증가했다. 원화 강세로 인한 내국인 여행수요 상승이 주된 원인이다. 중국·일본·대만 외국인 입국자 증가도 활성화 요인이 됐다. 저비용 항공사(LCC) 운항 확대 등도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물론 중국과 베트남·필리핀·일본·대만 등 부정기 노선 증편 영향도 있다. 하지만 청주공항의 사정은 좀 다르다. 전국의 국제공항 중 유일하게 회복 기미가 별로 안 보인다. 부정기 노선 증편에도 중국 노선 여객 감소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충북도의 중국 동북 3성 관광 세일즈 효과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사드 보복에 대한 중국 정부의 태도와 관련 있다. 실질적인 한국 방문 금지 해제 조치가 없다 보니 생긴 일이다. 여행업체로선 어쩔 도리가 없다
[충북일보] 6·13지방선거가 40여 일 앞이다. 선거에 대한 후보들의 '합리적' 지식이 부족하다. 유권자들의 '비합리적' 지식마저 충분하지 않다. 사회의 진화 속도에 크게 떨어진다. *** 공약으로 승부 낼 수 있어야 충북도교육감 선거가 사라졌다. 좀처럼 유권자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보수 후보 단일화마저 실패했다. 그나마 기대했던 관전 포인트가 사라진 셈이다. 지방선거의 대표 자리는 누가 뭐래도 도지사다. 그 다음이 시장·군수, 지방의원이다. 교육감은 잘 떠오르지 않는다. 비교적 눈길을 덜 끈다. 그런 경향성은 선거 때마다 이어진다. 정당 공천 없이 치르는 선거이기 때문이다. 충북도교육감 예비후보는 현재까지 3명이다. 김병우 현 교육감과 심의보 전 충청대 교수, 황신모 전 청주대 총장 등이다. 진영은 이미 진보와 보수 프레임으로 분명하게 나눠졌다. 진보 진영에선 김 교육감이 단일 후보다. 보수 진영에선 심 전 교수와 황 전 총장이 맞서고 있다. 흥행 반등 포인트로 단일화를 내걸었지만 실패했다. 모두 교육의 가치를 잘 아는 것처럼 설명하고 있다. 똑같이 교육의 중립성을 강조하는 것도 별로 다르지 않다. 현재의 충북도교육감 선거에서 보
강(江)하면 머릿속에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 그냥 '흐르는 물' 아니면 '개울보다 크고 바다보다 작은 것'? 강은 예나 지금이나 많은 이들에게 다양한 감흥을 불러일으켜왔다. 고려 시인 정지상은 '송인(送人)'에서 대동강 물에 해마다 눈물이 더해지는 상상을 했고, 정희성 시인은 '저문 강에 삽을 씻고'에서 해 질 무렵 강물에 삽을 씻으며 슬픔도 함께 강물에 버렸으며, 김용택 시인은 '섬진강1'에서 섬진강 물줄기를 그 지역의 생명을 유지하는 실핏줄에 비유했다. 이렇듯 강은 비록 한 글자지만, 그것을 발음할 때 생기는 긴 여운에는 세기를 뛰어넘는 역사와 정서가 짙게 배어 있다. 충주도 강과의 깊은 인연을 빼놓을 수 없다. 대한민국의 중심 고을로 불리는 충주. 그 중심에는 한반도의 동쪽과 서쪽을 잇는 한강이 수천 년을 묵묵히 흐르고 있다. 강원도 태백에서 시작해 경기도와 서울로 이어지는 물줄기의 굽이굽이에는 옛 선조들의 자취를 아련하게나마 찾아볼 수 있다. 그 중심에 서 있는 것이 충주시 엄정면 목계리의 목계나루다. 목계나루는 조선시대 5대 나루터 중 하나라 불릴 정도로 한강 수운(水運)의 중심 역할을 했다. 이중환의 택리지 등 다수의 문헌에 따르면 겨울
우리는 단군의 자손이다. 단군은 기원전 2300년경에 천신인 환웅과 웅녀(熊女) 사이에서 태어났다. 웅녀는 단군신화 속에서 트랜스포머와 같이 변신한 인물이다. '삼국유사' 등에 나타난 단군신화처럼 곰이 사람으로 변신하기 위한 태초의 음식이 쑥과 마늘이었다. 신비한 약초로서나 신화로서 신성한 힘을 마늘을 통해 기대하고 믿었던 것과 같이 쑥을 선택한 이유로는 곰이 남자가 아닌 여자인 웅녀로 변신하기 위해서다. 여성을 위한 식품으로 알려진 쑥은 동물의 야성을 버리고 인간의 모습을 갖기 위한 주술적인 정화의식으로 필요하고, 또 여자로 재탄생하려는 여성적인 매개체로 쑥이 등장한 것이다. 여성에게 원기를 더해 주는 쑥에 관한 속담으로 "애쑥 국에 산촌처자 속살 찐다."고 했다. 갓 돋아난 쑥으로 국을 끓여먹은 아가씨가 새봄에 한층 성숙해진다는 것처럼 우리 조상들은 쑥이 몸속에 있는 차가운 기운과 나쁜 기운을 몰아내고 여성의 출산능력을 높이는 비상한 약으로까지 여겼다. 우리에게도 친숙한 쑥은 '시의 경전'인 '시경'에 아(莪), 나호(蘿蒿)로 처음 기록되었다. 전설의 명의 화타가 지은 '화타방'에는 사람들이 쑥을 구별하도록 하고 그 효능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게 인생사이다. 우리네 행·불행 또한 예기치 않게 찾아오지 않던가. 이 때문인지 인생은 그 자체가 의문인 동시에 의문의 해답이라는 말이 맞는 성 싶다. 이런 진리를 체득해서인지 단 한시도 허투루 삶을 살 수 없다는 생각이다. 얼마 전 삶과 죽음은 그 거리가 불과 지척에 있었음을 실감하는 순간이 있었다. 봄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지난 어느 날 밤, 남편과 함께 자동차로 고속도로를 주행할 때이다. 어둠 속 고속도로는 내리는 비로 차선마저 흐릿해 보였다. 무엇보다 달리는 차량의 불빛이 빗물에 반사되어 운전을 방해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하였다. 남편이 운전하는 차량 속에서 졸음을 쫓을 즈음이다. 갑자기 자동차가 심하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너무 놀란 나머지 운전석 남편을 바라보았다. 흔들리는 차량 속에서 남편은 자신이 잡은 운전대를 놓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곧이어 우리가 탄 자동차가 중앙 분리대를 스치면서 고속도로 중간에 가까스로 멈추었다. 불과 몇 초 동안 일어난 불의의 사고였다. 뜻밖의 사고인지라 정신 줄을 놓고 있을 무렵이다. 누군가 자동차 문을 세차게 두드리며, "빨리 자동차 안에서 나오셔서 피하세요.…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면서 남북관계의 청신호가 켜졌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관계에 대한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우려했던 핵문제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메시지가 나왔고 정전체제가 평화체제로의 전환 가능성도 열어났다. 그러면서도 과연 잘 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한편에 있는 것도 사실이다. 남북관계의 진전 여부는 핵과 북한체제보장에 달려 있다. 문제는 이것을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다. 판문점 정상회담에서 발표된 내용의 핵심은 종전과 평화다. 이러한 문제는 비핵화가 전제되어야 가능한 것이다. 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 실현을 확인했다. 이를 위해 남과 북이 각자 역할과 노력을 다하기로 하였다. 나아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위해 적극 노력한다는 내용도 합의문에 담겨있다. 이번 회담에서 비핵화에 대해 과거에 비해 진일보한 결과를 도출했다. 선언문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우리가 기대했던 이상의 발언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5월 중에 하겠다. 이때 한·미 전문가와 언론인들을 북한으로 초청해 국제사회에 공개하겠다. 미국과 신뢰가 쌓이고 종전과 불가침을 약속하면 왜 우리가…
[충북일보] 4·27남북 정상 회담이 원만하게 끝났다. 모처럼 한반도에 따뜻한 평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 청년들은 여전히 춥다.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삼포세대'는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세대를 일컫는다. 그런데 이미 옛말이 돼 가고 있다. 이제는 집, 경력, 취미, 인간관계가 추가돼 'N포 세대'라는 말까지 나온다. 극심한 취업난과 비정규직 등 불안정한 일자리 문제를 거론하는 사회적 메타포다. 대한민국에서 청년으로 살아가기는 참 힘들다. 삼포세대는 앞으로도 혹독한 고용한파를 겪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치솟는 집값, 물가상승에 따른 생활비 부담 등에 시달릴 가능성도 커 보인다. 아무리 노력해도 허덕일 개연성이 다분한 세대다. 충북에서도 삼포세대의 눈물은 현실이다. 수치로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충청지방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기준 충북지역 신혼부부통계'에 따르면 2016년 11월 1일 기준 도내 신혼부부는 4만2천984쌍이다. 1년 새 569쌍(1.3%)이 줄었다. 게다가 도내 초혼부부 3쌍 가운데 1쌍은 자녀를 출산하지 않았다. 초혼부부 3만2천805쌍 중 2016년 기준 미 출산 부부는 1만943
학교수업 대신 참석한 고등학생,서비스 수준을 비교하기 위해 전날 사비를 들여 부산시내버스를 직접 타 봤다는 대학생, 학생들에게 산 교육을 전해주기 위해 평일인데도 출장을 끊어 참석한 초등학교 교사…. 2살 아이를 안고 온 여성, 집안일로 분주할 아침시간을 내어 참석한 학부모, 젊은 직장인도 있었다. 세종도시교통공사가 출범 1주년을 맞아 지난 4월 20일 오전 연 '버스타고 시민 서비스평가단' 자유토론회에서 만난 시민들이다. 단원으로서의 자부심이 없으면 힘든 상황인데도 기꺼이 참석, 서비스 개선을 위한 고견을 여과없이 털어놨다. 그런데 현장에서 갑자기 문제가 생겼다. 당초 예정된 시간의 3분의 2가 지났는 데도 승무사원(운전기사)들에 대한 칭찬만 이어졌다. 쓴 소리, 더 많은 개선사항을 듣고 싶었던 나는 할 수 없이 자리에서 일어서서 이렇게 말했다. "공사에 대한 칭찬은 더 없이 감사하지만 이러시면 안됩니다." 그러나 이어지는 발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친절한 서비스를 위해서는 승무사원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 "버스 종점에 휴게시설을 만들어 줘야 한다. " "사원들이 휴무일에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하라." 개선 사항으로 나온…
냉면은 애초에 양반들이 먹던 음식이었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대중화된 냉면은 슬금슬금 가격이 올라 다시 서민들이 사먹기엔 부담스런 음식이 됐다. 국산 메밀로 뽑은 순 메밀 냉면을 맛보려면 1만 원 권 한 장으론 어림없어졌으니 말이다. 북한은 남한보다 냉면 몸값이 더 나간다고 한다. 냉면 맛 좋기도 유명한 평양 냉면집 옥류관 냉면가격은 한 사람 당 20달러에서 40달러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옥류관 냉면은 꿩고기를 포함해 40여 가지의 재료로 만든 육수와 순 메밀로 만든 전통 평양냉면이다. 원래 냉면은 겨울철 별미음식이었다. 불을 때 절절 끓은 온돌 방바닥에 앉아 살얼음이 뜬 동치미 국물에 국수를 말아 먹었다. 냉장고가 보급되어 얼음을 쉽게 구할 수 있게 되면서 여름에도 먹게 된 냉면은 언제부턴가 여름에 먹는 별식으로 자리가 바뀌었다. 조선의 왕들도 냉면을 즐겼는데 영조, 정조, 순종, 순조, 고종이 냉면을 좋아했다고 한다. 조선 말기의 문신 이유원이 집필한 '임하필기' 춘명일사 편에 순조 임금의 냉면 사랑이 기록돼 있다. 군직과 선전관을 불러 달을 감상하던 11살의 순조가 어느 날 군직을 불러 "너희들과 함께 냉면을 먹고 싶다"며 냉면을…
오랜만의 미술관 나들이다. 어두운 실내 그 공간에 단 하나의 조각만이 서 있다. 하지만 그 조각은 그 큰 공간을 존재로 가득 채우고 있었다. 사진으로만 보았던 자코메티(1901~1966)의 대표작 '걸어가는 사람'이다.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침묵 속에서 그에게로 다가간다. 툭 건드리면 쓰러질 것 같은 바짝 마른 몸. 작은 머리와 무거워 보이는 큰 발 유난히 가늘고 긴 다리가 도드라져 보인다. 게다가 그 큰 눈은 어둠속에서도 강렬한 눈빛으로 반짝인다. 걷는다는 것은 움직인다는 것이요 살아있다는 증거다. 강렬한 눈빛이란 눈이 살아있다는 것이며 생명력이 바로 눈빛에 담겨있다는 말일 것이다. 또한 생명력이 있다는 것은 자연과 사물 인간에 대한 넓고 깊은 시야를 가질 수 있다는 말이다. 발소리를 죽여 가며 작품 뒤로 가본다. 마음이 몸보다 앞서서일까 등이 앞으로 기울어져 있다. 그 굽은 등이 왠지 안쓰럽게 느껴진다. 옆모습은 또 어떤가. 눈은 앞을 향해있지만 알 수 없는 불안이 어려 있다. 다시 정면에 섰다. 그런데 강렬한 눈빛이 안쓰러움과 불안감을 쓸어버린다. 역설적이게도 불안과 고독의 눈빛에서 삶에 대한 강한 열정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저 눈빛, 부러질…
내 인생 같이 뿌연 날이다. 안개가 손가락을 풀어 온 세상에 희뿌연 물방울 그림을 그리고 있다. 나는 흐린 그림 속으로 들어가 안개에 몸을 내준다. 안개는 말없이 내 몸 여기저기 물방울을 칠한다. 손을 벌려 안개의 꼬리를 움켜쥔다. 아무것도 잡히지 않는다. 꼭 쥔 손안에는 쥐었다 놓은 손아귀 힘에 눌려 아픔만 가득하다. 입을 벌려 야금야금 안개를 베어 문다. 아무 맛도 씹히지 않는다. 그저 습한 느낌만 입안을 맴돌 뿐. 마치 아무것도 없이 떠돌다 사라지는 삶처럼 잡히지 않는 안개 속에서 나는 눈을 감는다. 인도의 마지막 날이다. 안개에 휩싸여 알 수 없는 인생을 생각한다. 무엇인가를 찾으러 떠나온 길이었는데 그 무엇이 무엇이었는지 조차 안개 속에서 오리무중이다. 아침을 먹고 타지마할로 향한다. 안개의 배를 가르며 차가 달린다. 가도 가도 끝없는 안개속이다. 차가 안개 속을 헤집자 집과 나무와 도로와 차들이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보이지 않는 것·뒤에도 많은 것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타지마할은 안개의 옷을 입고 뿌옇게 서 있다. 뿌연 세상을 빠져나온 낯익은 새소리가 정원에 빼곡하게 떠다닌다. 새들은 안개에 덮인 잔디 위를 조롱조롱 걷고 있
투명한 유리잔에서 봄이 활짝 웃고 있다. 발그름 물속에 얼비치던 연분홍 꽃길. 해거름 저만치서 문득 벚꽃터널을 보았다. 점점 꽃잎은 함박웃음을 머금었다. 일제히 웃어대면 지축이 온통 흔들릴 것 같다. 눈을 들면 멀리 해 지개 태양도 따사롭고 나는 한 가닥 너울 쓰고 왕벚나무 꽃 보라 속을 걷는 듯했다. 봄에 취하고 향기에 취했다가 얼결에 두어 가지 꺾었다. 안 되는 줄은 알지만 삐루루 울어쌓는 묏새와 다님길의 벚꽃터널이 마냥 고왔다. 언덕이며 갈림길에서 입도 가리지 않은 채 소리도 없이 웃다니 참 신기했는데 방글방글 꽃망울은 간 데 없이 축 늘어져 있던 모습. 무심코 버리려다가 아쉬운 마음으로 담가둔 게 그리 살아났다. 며칠 뒤에는 아주 버리게 될지언정 당분간은 무사할 테니 괜찮다. 갑자기 시드는 바람에 죄나 지은 듯 했던 걱정이 사라지면서 보니 함초롬 귀여운 제비꽃 하나. 가느다란 꽃대와 이파리는 이 봄에 핀 것을 기억할 사람이 있을까 싶을 만치 작았으나 빛깔에 반해 한참을 바라보던 기억이 선하다. 얼마 후 떨어질 봄을 생각하면서 꺾은 한낱 들꽃인데 자줏빛 도투락을 보는 듯 느낌이 새롭고 그렇게 이어진 봄 스케치. 사월도 스무날, 정강이 찰랑이던 봄 물
[충북일보]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이 27일 열린다. 한반도는 물론, 전 세계의 이목이 판문점 평화의 집 2층에 마련된 2천18㎜ 크기의 원형 탁자에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11년 만에 남북 정상이 마주앉게 된 역사적 사건이다. 남북은 그동안 1차(2000년 6월 13~15일)와 2차(2007년 10월 2~4일) 등 두 차례 정상회담 경험을 갖고 있다. '평화, 새로운 시작'을 표제로 정한 3차 정상회담에서는 비핵화를 포함해 평화정착, 남북관계 개선 등 광범위한 의제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은 과거 두 차례 정상회담과 다른 점이 적지 않다. 1·2차 정상회담이 평양에서 열린 것과 달리 판문점 남측구역인 평화의 집에서 개최된다는 점이다. 사실상 남측에서 열리는 첫 정상회담이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6·25 전쟁 이후 처음으로 대한민국의 땅을 밟는다는 것도 매우 큰 상징성을 갖는다. 과거 1·2차 회담이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임기 후반기에 이뤄져 '포지티브 형' 북풍 논란을 불러온 것과 달리, 이번에는 집권 1년도 되지 않아 이뤄진 시기도 주목할 만한 포인트다. 정상회담 의제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다는 측면에서 남북 간 미래 지향적인
매년 4월말쯤이면 충남 아산에선 성웅 이순신 축제가, 서울 중구에선 충무공 이순신탄생 기념축제가, 전남 해남과 경남 통영에선 충무공 탄신다래가 열린다. 이외에도 5월에 여수거북선 축제, 6월에 옥포대첩기념제, 8월에 통영 한산대첩제, 9월에서 12월 사이 남해 이충무공 노량해전 승첩제, 10월에 해남과 진도에서 명량대첩제가 열린다. 이순신 장군은 1545년 4월 28일 서울 중구 인현동에서 태어나 충남 아산 어머니 고향에서 자랐으며 1576년 32세에 식년 무과에 급제하고 그해 12월 함경도 동구 비보전관을 시작으로 1579년 2월 훈련원 봉사, 10월엔 충청병사 군관, 1580년엔 전라좌수영내의 발포 수군만호로 임명됐다. 수차에 걸쳐 파직과 임명이라는 수난도 적지 않았다. 1592년 4월 13일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4월 27일 출전 지시 어명을 받고, 5월 경상도 옥포 합포 적진포 해전에서 왜선 42여 척을 격파해 그 공으로 5월 23일 가선대부로 승진됐다. 5월 말에서 6월초 사천 당포 당황포 율포해전에서 왜선 67여 척을 격파하고, 8월 16일 자헌대부로 승진했다. 7월에도 견내량 및 안골포에서 왜선 79여 척을 격파해, 정천대부로 승차했으며 9월…
고령화 사회란 총 인구 중 65세 이상의 비율이 7% 이상을 차지하는 사회를 말한다고 한다. 고령이란 용어에 대한 정의와 국가별 적용은 일정하지는 않지만, 통상적으로 UN이 정한 65세 이상의 인구가 총 인구에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일 때 고령화 사회라고 보고 있다. UN이 정한 기준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가 총 인구를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ageing society)라고 하며, 65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를 차지하는 비율이 14% 이상이면 고령사회(aged society)라고 한다. 그리고 65세 이상 인구가 총 인구를 차지하는 비율이 20% 이상이면 후기고령사회(post-aged society) 혹은 초고령 사회로 분류하고 있다. 당연한 분석이지만 인구의 고령화 요인은 출생률의 저하와 사망률 저하에 있다. 장수(長壽)가 인간의 가장 큰 소망이기에 평균수명은 인류가 존재하는 한 계속 늘어날 것이다. 그 반면 개인주의와 경제적 문제로 출생률은 계속 저하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문제다. 통계청이 25일 공개한 인구동향 보고서를 보면 올해 2월 출생아 수는 2만7천500명으로 작년 2017년 2월보다 3천명(9.8%) 줄었다. 월별…
아직 명부에 없는 자가 죽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천재지변이나 전쟁이 났을 경우를 제외하고는. 동방의 안주머니에 있는 노인 혼의 빈껍데기는 아마도 오래전부터 조금씩 누군가 몰래 훔쳐갔을 것이다. 노인이나 그 가족은 혼이 도둑맞는 것도 모르고 건망증으로 시작해서 침해가 왔다고 믿었을 것이고 때가 돼서 죽었다고 생각할 것이다. 동방이 침울한 얼굴로 나에게 물었다. "사자님. 이 자의 생명은 얼마나 더 남았었어요?" "이자는 앞으로도 10년은 더 살아서 100세 시대라고 떠드는 인간들의 모범사례가 될 자였지." 동방은 고개를 끄떡였다. "그래도 이 자는 살만큼 살다가 혼을 도둑을 맞았지만 문제는 아직 새파랗게 어린애들것까지 탐내고 있는 자들이 있다는 게 문제지." 동방은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무슨 말인가 할 것처럼 입술을 실룩이다 말고 꾹 다물었다. "왜? 할 말이 있는 것 같은데?" 동방은 한 숨을 길게 쉬며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싼 채 무릎에 이마를 묻었다. "아니 왜 안하던 짓을 하는가? 자네답지 않게." 동방은 한참을 그러고 있다가 고개를 들고 나를 보며 물었다. "사자님. 이런 상황들이 시작된 지 한참 지났잖아요?" "그렇
요 며칠 봄비 치고는 꽤 많은 양의 비가 내렸습니다. 답답하고 힘든 황사와 미세먼지에 지친 하늘에서 반짝이며 비가 내렸습니다. 이맘때면 가뭄에 힘들어하던 들판에도 짙은 땅 내음 내며 춤추는 풀들이 생명을 노래합니다. 나는 이렇게 비가 오는 날이면 혼자 떠들고 있는 TV를 잠시 끄고 창문을 열어 비가 주는 시원함을 느끼곤 합니다. 살면서 지금껏 큰 과오나 병치레 없이 살아가고 있는 자신이 고마울 따름입니다. 이 봄날 추적이는 빗소리를 들으며 머리를 누이는 것도 어쩌면 행복입니다. 봄비처럼 이 나라에도 따뜻한 생명의 빛이 내립니다. 남과 북에도 봄비가 옵니다. 참 평화롭습니다. 어쩌면 지금껏 우리는 이 봄날 같은 화해의 날들이 우리에게 다가섬을 수없이 망설여 왔습니다. 스스로가 이념의 견고한 성에 갇혀 세상의 변화와는 담을 싼 채 서로에게 삿대질하며 많은 생채기를 냈습니다. 빗소리에 섞여 바람이 붑니다. 바람이 거셀수록 창에 매달린 낙엽들은 깊이 엎드려 있습니다. 스스로가 살아왔던 습속들을 그리 쉽게 걷어낼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봄비에 젖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는 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입니다. 비는 그들이 흘러 만날 곳을 압니다. 비는 더러는
'일득록(日得錄)'은 조선의 개혁 군주 정조(正祖)의 언행을 기록한 책이다. 이 안에 쓰여 있는 그의 인재관을 읽어보자.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집을 짓는 것과 비슷하다. 집을 짓는 사람은 먼저 터를 정하고 다음으로 재목을 살피고 그다음에 짓는다. 법을 세우는 것은 터이고, 인재를 선택하는 것은 재목이고 정령(政令)은 짓는 것이다." 정조 임금은 인재를 가리켜 집을 짓는데 쓰여 지는 재목(材木)과 같다고 했다. 그런데 정조가 재위 중 가장 신임한 재목은 누구였을까. 진흙 속에서 진주를 찾듯 고심한 정조는 한 인재를 발견하고는 너무 기뻤다. 정조가 점찍은 인재는 바로 다산(茶山) 정약용이었다. 정조는 다산보다 열 살 연상이었다. 다산은 소과에 합격하자마자 문명이 파다했다. 정조는 다산이 지은 과거 문안을 보고 큰 인물이라는 것을 직감하고 눈여겨 본 것이다. 그러나 대과에 급제 하지 못하면 임금이라도 기용할 수 없었다. 다산은 당시로는 늦은 나이인 28세에 대과에 합격했다. 정조는 비로소 그를 규장각의 초계문신(抄啓文臣)으로 기용한다. 정조는 다산과 마주해 학문을 토론하고 의기를 투합했다. 그러나 조정에 출사한 천재 다산이 개탄한 것은 정파와
[충북일보] 괴산군이 오욕(汚辱)의 역사를 다시 썼다. 민선이후 군수 전원이 사법처리 되는 치욕(恥辱)을 겪었다. 대법원3부는 지난 24일 나용찬 전 군수의 선거법위반죄 상고심 선고공판에서 나 군수의 상고를 기각했다. 이에 따라 나 군수에게 내려진 벌금 150만원의 원심이 확정됐다. 현행법상 선출직 지방자치단체장은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직위를 상실한다. 나 전 군수는 임각수 전 군수의 직위상실로 지난해 4월 치러진 군수보궐선거에서 당선됐다. 하지만 이번 판결로 취임 1년 만에 하차했다. 임 전 군수에 앞서 민선군수를 지낸 김환묵·김문배 등 2명의 전임 군수도 법의 심판을 받았다. 이로써 1995년 민선시대가 출범한 후 취임한 괴산군수 4명 모두가 사법처리 됐다. 이들 중 3명은 임기를 채 마치지 못하고 중도 낙마했다. 김문배 전 군수는 임기를 마친 뒤 사법처리 돼 중도하차를 면했다. 괴산군수의 연이은 중도 낙마는 지역사회에 아주 큰 불행이다. 그 영향은 고스란히 지역민의 피해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단체장 공석사태는 공직사회를 흔드는 주요인이다. 지역사회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게 사실이다. 괴산군의 경우 벌써 세 번째다.
[충북일보] 산과 들이 펼쳐진 청주 낭성면 추정리에 마당 가득 항아리가 늘어서 있다. 천여 개의 크고 작은 항아리 근처에는 구수하게 익어가는 장 냄새가 은은하게 퍼진다.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정겨운 풍경이 벌써 맛있는 기억을 되살린다. 전순자 대표의 옥샘정은 1995년 청주 금천동에서 선식 가게로 출발했다. 곡물가루 등을 취급하며 메주와 고춧가루에도 관심을 가졌다. 알음알음으로 주문하는 가정에서 원하는 대로 장을 담가준 것이 옥샘정의 시작이다. 더 맵게, 혹은 달지 않게, 각자의 입맛에 맞춰 장을 담가 주며 입소문이 났다. 몇 번의 이전 끝에 2012년 지금의 추정리에 완전히 정착했다. 서늘한 기온과 맑고 풍부한 물이 장 담그기에 최적이었기 때문이다. 30년 전 씨간장으로 숙성하는 옥샘정의 간장은 진하고 깊다. 온전한 콩이 한 알도 들어가지 않은 시판 간장과는 색부터 향까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십여 가지가 넘는 첨가물이 재료로 쓰인 시판 간장과 달리 옥샘정의 원재료는 국산 콩, 국산 천일염, 정제수로 간결하다. 작은 항아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뚜껑마다 날짜와 이름이 쓰여있다. 매년 초 이곳에 찾아와 담그는 손님들의 장이다. 햇볕과 바람 등 숙성을 위한 관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