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에 터진 스캔들이다. 애마부인의 이미지가 따라다니던 독특한 분위기의 여배우 김부선이 스스로 유명 정치인과 자신의 관계를 폭로했다. 어쩌다가 드러났다 해도 극구 부인했어야 할 사생활이었다. 그런데 오히려 당사자가 묻지도 않는 사실을 기자에게 상세히 털어 놓았다는 사실이 특이했다. 억울해서 사실을 밝힌다고 말문을 연 그녀는 "2007년 대선 직전 총각이라고 신분을 속인 변호사 출신의 1961년생 정치인과 깊은 관계를 맺었는데, 그가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고 하소연했다. 난데없는 여배우의 폭로로 어렵게 된 사람이 여자와 재미만 보고 도망을 쳤다는 정치인이었다. 그 사람의 실명을 밝히면 자신이 화를 당할 수 있기에 실명을 말하지 못한다고 했으나, 힘든 인생을 산 변호사 출신에 피부가 깨끗한 동갑내기라는 설명은 더 이상의 질문이 필요 없는 제보였다. 탐구심과 더불어 시간에 여유가 있는 누리꾼 수사대가 추적에 나서 찾아낸 정치인은 총 세 명이었다. 서울에 한 명, 서울 인근 대도시에 한 명, 나머지 한 명은 지방의 소도시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데, 그 중 한 사람의 뉴스 게시판에서 여배우가 실명으로 달아놓은 댓글이 딱 걸려들었다는 말이 돌았다
경제 가치가 역사·문화 가치를 앞질러왔다. 전통 건축 양식인 한옥이나 근대 건축물의 역사·문화 가치도 경제 가치 뒤로 숨었다. 땅 가진 사람들은 다세대주택을 짓기 위해 한옥을 부쉈다. 지자체나 정부도 주차장을 짓기 위해, 도로를 넓히기 위해, 일제의 잔재를 지우기 위해, 택지 개발사업을 위해, 옛 건축물들을 부쉈다. 지금도 부순다. 부수기 전 고민하기 시작한 것은 1995년 조선총독부 건물 철거 때가 아닐까. 조선총독부 그 자체로 역사라는 관점과 일제의 잔재를 없애야 한다는 의견이 대립했다. 친일파들이 득세하는(했던?) 정치권에서조차 반대 의견이 더 많았으나, 결국 철거됐다. 일부 잔재만 독립기념관 한편에 제 원형을 잃고 남아 있다. 그러나 옛 건축물을 바라보는 시선은 크게 나아진 것 같진 않다. 지자체마다 산업단지나 기업 유치에는 열을 올리지만, 원도심의 한옥이나 근대 건축물들은 방치돼 있다. 그나마 남아있는 옛 건축물들은 빈집이거나, 폐허다. 자본과 자산과 인력이 넘치는 서울은 다각적으로 옛 건축물들을 계승하고 있다. 한옥 신축·대수선 등에 대한 점검 및 지원금을 제공한다. 한옥 보전구역 내 한옥의 전면 수선의 경우 최대 1억 8천만 원까지 융자와 보
[충북일보] '4월 위기설' '6월 위기설' '9월 위기설'…. 잊을 만하면 위기설이 터지고 있다. 소득주도 성장론은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각종 경제지표들은 '최악과 최저'로 곤두박질하고 있다. 충북에서도 불안한 시그널이 곳곳에서 울리고 있다. 충북의 경제지표는 언뜻 괜찮아 보인다. 금방 위기로 이어질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각종 악재와 맞물려 나타날 '보이지 않는 위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통계청의 '경기순환시계(BCC)로 본 2018년 3월 경기동향'에 따르면 10개의 지표 가운데 1개를 제외한 9개 지표가 하강 또는 둔화 진단을 받았다. 충북의 경제지표도 크게 다르지 않다. 대부분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소매판매액지수가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충북의 지난 1분기 소매판매액 지수는 100.7(2015년 100 기준)로, 직전 분기 109.0보다 8.3p하락했다.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서비스업생산지수도 하강이 시작됐다. 광공업생산지수는 둔화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기업경기실사지수도 얼어붙었다. 최근 날씨와 달리 충북경제가 전반적으로 얼어붙고 있다. 5월 이후에도 위기가 계
청년 일자리 상황이 개선 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정권 초기부터 '일자리 정부'임을 천명하고 엄청난 예산을 투입하고 있으며, 특히 지난 21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청년 일자리 창출과 고용·산업위기지역 지원'을 위한 추경안 3조 8317억 원을 의결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 고용률은 57.1%로(2017년 12월 기준), 지난 해 같은 달과 비교했을 때 0.8%p 하락했다. 정부의 모든 부처들이 전면적인 청년 일자리 대책에 머리를 맞대고 있지만, 청년 일자리 문제는 단순히 부족한 재원을 보충해 주는 방식으로 해결 할 수 없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 이 임금격차가 생길 수밖에 없는 기업 간 구조적 문제로부터 야기 된 현상임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으로 예산을 투입하여 직접적으로 지원금을 보조 해 주는 형식의 대책들이 청년들을 위한 정책 사업들로 채워지고 있다. 청년들이 생각하기에 중소기업은 쉽게 들어갈 수 있지만, 일자리가 불안정하고 근무조건이 열악하기 때문에, 이왕 구직활동을 할 바에는 첫 직장부터 안정적인 기업에 취업하길 기대한다. 소규모 기업을 운영하는 기업인들은 대기업에 기대어 사업은 운영하는 상황에서, 대기업이 원하는
사람은 살아가면서 얼굴이 바뀐다. 자주 사용하는 근육의 모양에 따라 접히는 곳에 주름이 깊게 지고 늘 짓는 얼굴표정에 따라 얼굴주름이 정해진다. 그렇게 얼굴주름이 굳어 가면, 무표정일 때에도 그 사람 특유의 표정이 나타나고 이것이 평소 습관이나 삶의 진행과 같은 보이지 않았던 과거의 모습까지도 얼굴에 전부 나타난 것처럼 규정되기도 한다. 거기에다 행동까지도 예상가능한 모습을 보이면 향 후 미래의 모습까지도 얼굴의 주름으로 예건하기도 한다. 그 사람이 가진 이미지로 그 사람의 미래가 결정하기도 하는 것이다. 세상에 둘도 없는 파렴치범으로, 이모부를 기관총으로 숙청하고 인민들은 굶어죽는데 자신은 호화 생활을 하는 폭군이었다. 겉보기에도 디룩디룩 살이 찌어있으며 김일성의 모양흉내 내느라 눈썹과 성형도 했다는 설이 나도는 북조선의 지도자가 있었다. 당연히 같은 민족이라고는 하지만 주된 적으로 분류되었고, 그중 우두머리로 생각되어 반드시 없애 버려야할 대상으로 설정되었다. 김정은 국방위원장은 그렇게 남한의 적이고 더 나아가 인류의 적으로 치부되어 북한과 관련된 데모에는 인형으로 등장되어 몽둥이로 두들겨 맞거나 불에 태워지기도 하는 주인공 인형이었다. 그렇게 남한 국
해마다 5·6월이면 계절의 여왕, 장미의 계절이라고 부르며 따뜻하고 화창한 날씨를 찬양하고 있는데 정작 우리가 이 계절에 자주 보는 장미는 담장에 잔뜩 엉켜있는 넝쿨장미의 이미지만 떠오른다. 실제로 지난 주에는 미세먼지도 없이 화창한 파란 하늘과 함께 깨끗한 공기가 계절의 여왕답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고 본다. 장미는 실제로 우리 생활에 가까이 늘 접하는 꽃이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종류는 몇 가지에 불과하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 보면 장미의 종류는 2만5천여 가지가 되고 해마다 200여 종류의 장미가 새 품종으로 개발되고 있다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역사적으로 볼 때 서양권에서는 고대 그리스시대부터 서아시아에서 유럽 지역의 야생종과 이들의 자연교잡에 의한 변종이 재배되고 있었으며, 이때부터 르네상스 시대에 걸쳐 주로 유럽 남부에서 많이 재배되었다. 이후 유럽인들이 청나라로부터 월계화의 품종들을 도입하여 기존 유럽 품종들과 교배시키면서 현대 장미 품종들의 기반이 잡혔다. 너무나 많은 장미의 종류라서 식물 계통학적으로는 분류하기가 정말 어렵다는데 원종이 되는 야생종만 200여 종이 있고 원예종은 셀 수 없을 만큼 많아 'Rosa hybri
[충북일보] 충북의 문화예술 지형이 바뀌게 됐다. 충북도가 도내 문화예술 균형 발전을 위한 '충북문화예술 광역클러스터'를 구축키로 했기 때문이다. 충북도는 오는 6월1일 도내 9개 문화예술 기관·단체와 협약을 맺기로 했다. 참여 기관·단체는 충북문화재단,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충주중원문화재단, 충북예총, 충북민예총, 충북문화원연합회, 충북연구원, 충북지식산업진흥원, 충북문화재연구원 등이다. 충북문화예술 광역클러스터는 한 마디로 민관 광역거버넌스다. 각 기관·단체는 이제 서로 보유하고 있는 문화예술정보 및 각종 인프라를 공유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충북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사업 공유 및 협력 체계 구축을 위함이다. 대한민국 문화예술계는 지난 정권에서 저질러진 블랙리스트 사태 이후 개혁을 요구받아 왔다. 충북 문화예술계도 다르지 않았다. 단체나 개인별로 지원 배제 문제 등이 가장 큰 문제였다. 그 바람에 소통 및 홀대 문제로 단체 간, 개인 간 갈등을 빚기도 했다. 그동안 충북예술계의 창조적인 문화예술활동에 대한 지원은 차별적이었다. 소속 단체나 개인성향에 따라 달랐다. 창작 활성화를 모색해가는 문화예술계의 바람과 아주 달랐다. 해묵은 감정과 원망
몇 달 전 새로운 업무를 맡게 되었다. 거창하게 말하자면 생명, 건강을 다루는 일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분야이자 최근 투자와 창업 붐을 일으키고 있는 바이오산업에 발을 들여놓았다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뛴다. 최근 만났던 모 교수님께서는 본인의 목표가 '인류의 무병장수'라고 비장한 표정으로 말씀하셨다. 예전 같았더라면 농담으로 넘겼겠지만, 자리를 옮기고 나니 그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고개가 끄덕여졌다. 자율 주행차 개발로 고령운전자의 돌발 사고를 막고, 스마트워치를 통해 수시로 건강을 체크하며 질병을 사전 예방하는 것이 현실이 되고 있는 요즘, 생명시간을 연장하고자 하는 전문가들의 노력은 '인류애'라는 다소 거창한 단어를 들어서라도 박수를 보낼 필요가 있겠다. 하지만 오늘 하고자하는 이야기는 '죽음'이다. 만물이 생동하는 봄에 이어 여름으로 넘어가는 지금, 생(生)을 이야기하기에도 모자랄 상황에 갑작 '죽음'이라니 당황스러울 수 있겠다. 하지만 무병장수도 결국엔 노화와 죽음을 늦추고자 하는 노력이고, 누구나 맞이할 미래이기에 죽음에 대해 관심을 한번 가져보는 게 어떨까. 작년 우연한 기회에 '아툴 가완디'의 '어떻게 죽을 것인가' 라는 책을 접했다
한참 지난 드라마 '도깨비'를 모처럼 시간을 내서 밤새워 본 적이 있어요. 그렇게 도깨비의 내용에 몰두하다보니 비가 오는 날이면 도깨비가 화나거나 슬픈 일이 있나 하고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도깨비의 감정 상태에 따라 날씨가 영향을 받는다고 설정되었거든요. 그런데 왜 비는 슬픈 정서를 자아낼까요. 아마도 눈물과 연결 되는 이미지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눈물과 닮은 빗물은 가뭄의 농부에게는 달콤한 꿀물이지요. 낭만과 현실의 차이인가요? 예부터 전해오는 재미난 우화가 있죠. 바로 우산장사와 짚신장사를 둔 어머니 이야기입니다. 우산장사 어머니는 비가 오는 날이면 짚신장사 하는 아들 때문에 비가 와서 걱정이고, 햇빛이 나면 우산장사 하는 아들 때문에 걱정인겁니다. 만약 이 어머니가 시공을 초월해 드라마 '도깨비'의 대사를 들을 수 있었다면 어떠했을까요. 사랑에 빠진 도깨비의 대사 중에서 이런 말이 나오죠. '너와 함께 한 시간 모두 눈부셨다.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 삶이 그렇잖아요. 비가 오는 날도 있고 햇빛이 쨍쨍 내려쬐는 날도 있는 법이잖아요. 그런데 모든 날이 좋았다는 겁니다. 그것은…
1990년대 중반 청주 MBC에 근무하는 L기자가 필자를 찾아왔다. 청주는 문화의 도시이기도 하고, 점점 국제교류활동이 증가하므로 무언가 공공기관이 다하지 못하는 부분을 감당할 민간단체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였다. 이유인즉, 청주의 C대학 학생들이 일본에 가서 홈스테이를 했는데, 일본 측 학생들이 오게 되면 홈스테이가 할 곳이 없으니 우리가 나서서 이 문제를 해결해보자는 것이었다. C대학 학생들의 약 70%이상이 서울 등 외지의 학생이기 때문에 청주에 집이 없어 홈스테이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여러 사람들과의 접촉 끝에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 약 30여 명이 모여 1997년 '청주국제친선교류협회(Cheong-ju International Friendship Association)'라는 모임이 결성되었다. 구성원은 의사, 대학교수, 공무원, 자영업자들 중에서 어느 정도 외국어 구사능력이 가능하거나 관심이 있는 분들이었다. 협회(協會)라는 명칭 때문에 충북도청에 비영리민간단체 등록을 할 때도 문제가 되었다. 당시는 아직 국제교류가 지금처럼 활성화되어 있지도 않았고, 전국적으로 조사를 해보니 협회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모임은 대부분 전직 외교관으로 근무
1975년 '무죄 인 젊은이 8명'의 사형이 집행되었다. 사형 집행 전까지도 창자가 빠질 정도로 심한 고문을 받았다는 인혁당 사건은 국가권력이 조작한 사건이었다. 그 당시 믿고 의지할 것이라곤 '법'밖에 없었던 '무죄인 젊은이 8명'은 판결을 통해 사형되었다. 누군가는 말한다. 군사독재 시절, 판결의 독립성을 확보할 수 없었던 사법부의 아픈 역사라고 말이다. 독재정권의 정치적 압력으로 사법 권력이 무력화 되었고 끝내 그러한 결과를 낳을 수 밖에 없었다고 말이다. 그러나 21세기 '사법부와 청와대의 거래'라는 믿고 싶지 않은 사건뉴스는 이석기 전 의원 사건, KTX 승무원 사건을 포함해서 박근혜정부에 유리한 판단을 내린 판결을 '거래'했다는 내용이 나열돼 있다. 국가적 행사 때마다 국가안보에 대한 책임을 강조하여 노동사건,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 등 법원이 보수적인 판결을 하도록 거래했다는 믿지 못할 이 뉴스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다른 게 아니라 이런 것이 가짜 뉴스여야 하는데 말이다. 21세기의 대한민국은 일제 식민지의 국가도 아니고, 독재로 이루어진 억압과 폭력의 국가도 아니다. 그러나 이런 사건을 접할 때 마다 과거 군사정권 시절에 사법권
올해도 어김없이 6월 호국보훈의 달이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왔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6월 하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과 국토방위에 헌신하다 산화한 호국영령들의 넋을 기리고 추모하는 현충일, 그리고 민족상잔의 아픔이 서린 6·25전쟁을 머릿속에 상기하게 된다. 정부에서도 호국보훈의 달을 제정하여 보훈가족이 주인되고 국민과 함께하는 기념행사를 거행하고 있다. 이는 국가를 위해 희생하거나 공헌한 국가유공자와 그 유족을 예우하고 존경하는 풍토를 조성하고, 나라의 소중함을 올바르게 깨닫게 하여 자라나는 후손들에게 보훈의 참뜻을 계승하는 데 목적이 있다. 충북에서는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따뜻하게 맞이하고 범도민적 보훈정신 확산 및 공감대 조성을 위해 6일 오전 10시에 63회 현충일 추념식을 청주시 충혼탑 광장에서 개최한다. 모범 국가유공자에 대한 44회 충청보훈대상 시상과 더불어 정부포상 및 표창 실시, 보훈가족 위문·격려행사에 이어 25일에는 청주예술의전당에서 68주년 6·25기념식을 거행해 6·25참전유공자의 헌신을 잊지 않고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해드리게 된다. 충북남부보훈지청에서도 국민과 함께하는 따뜻한 보훈 실천을 위해 3가지
[충북일보] 6·13지방선거에서 지방이 사라졌다. 지방선거가 마치 대선 연장전처럼 치러지고 있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등 한반도 정세에 함몰되고 있기 때문이다. 6·13지방선거는 앞으로 딱 이주일 남았다. 지난 24일 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다. 하지만 지역주민들의 삶과 관련된 정책이나 공약이 별로 없다. 유권자들의 관심도 좀처럼 높아지지 않고 있다. 충북 선거판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방자치에 대한 강조가 없다. 기대했던 정책 선거 바람은 미미하기만 하다. '지방' 대신 '정치'만 부각되고 있다. 남북관계와 관련된 한반도 정세 등 대외적인 이슈가 위력을 떨치고 있다. 5월 한반도 상황은 온탕과 냉탕을 오갔다. 당초 1차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정상회담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북미 양측의 태도 변화로 찬바람이 불며 위기감이 돌았다. 최근 다시 분위기가 급반전하며 순풍을 타고 있다. 하지만 지역관련 정책은 여전히 어필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 상황으로만 보면 여야 막론하고 여기에 기대 선거운동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유권자의 시선을 빼앗을 정도로 강력하다. 선거에 나선 후보들이 몰두할 만하다.…
청주시 청사 신축 문제가 6·13지방선거의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청사 문제에 대한 각 후보의 공약은 대체로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통합 시 발족 후 계획했던 대로 현재의 자리에 신축해야 한다는 의견이 민주당 한범덕 후보의 공약이다. 현재의 위치는 시민공원으로 조성하고, 연초제조창 자리로 이전해 신축해야 한다는 게 새누리당 황영호 후보의 주장이다. 현 위치 신축이든 이전 신축이든 처음부터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신언관 바른 미래당 후보다. 정세영 정의당 후보만이 2천300억 원이나 소요되는 청사 신축비를 서민을 위해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이런 주장을 들으면서 생각나는 게 이승훈 통합시장의 공약이다. 지금의 청사를 증축하거나 리모델링해서 쓰겠다는 주장이었다. 그런 주장을 하던 이승훈 후보가 막상 시장에 취임해서는 청사를 신축하는 쪽으로 바뀌고 말았다. 다소 낡고 비좁지만 리모델링하면 충분히 쓸 만하다던 판단이 신축으로 바뀜으로써 논란의 불씨가 된듯하다. 청사 신축 문제가 논란이 될 때마다 생각나는 말은 암행어사 이몽룡의 시다. 변 사또는 춘향에게 수청을 들라고 강요하다가 거부당하자 감옥에 가두고 곤장을 쳤다. 인근 고을 수령
얼마 전 인터넷 기사에서 '아침밥 주는 아파트'라는 내용의 글을 읽었다. 맞벌이 가정과 욜로족이 점점 늘어가는 추세가 반영한 사회현상이라는 생각이다. 일반적으로 여성들이 여행할 때 느끼는 즐거움 중의 하나는, 나를 위해 누군가 근사하게 차려놓은 아침식사를 하는 일이 아닐까· 가족을 위해 늘 도맡아 했던 일상적인 일들에서 해방되었다는 홀가분함도 있겠지만, 자신을 위해 차려진 음식들이 "나도 대접받고 있구나"라고 느껴지며 "자존감"이 높아지는 충만함은 아닐까? 현시대를 살아가는 "엄마"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고민 중 하나가 '끼니 문제'일 거다. 그런 고민 중 하나인 아침식사를 제공하는 아파트라면 누구나 호감을 갖게 될 것이다. 이러한 기사를 접하니 생각나는 일이 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시절, 학교급식이 이루어지지 않는 방학이 되면 아이들 끼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돌봐 줄 어른이 집에 계시지 않는 나로서는 무척이나 난감했었던 기억이 지금도 가슴을 아프게 한다. 겨울방학에는 차려놓은 음식을 전자레인지에 돌려 따뜻하게 먹을 수 있지만, 여름방학에는 '혹시나 식탁에 차려놓고 오면 상하지나 않을까'하며 노심초사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아이들이 밥을 사…
식물관련 사업을 구상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식물공장과 도시농업에 대하여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기회가 되어 7회 서울도시농업박람회에 다녀왔다. 박람회의 주요 이슈는 직접 기르는 채소 등과 텃밭이었는데 실외뿐 아니라 실내(아파트)텃밭도 다양하게 개발이 되어 있어 관람객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었고, 도시농업을 통한 다양한 일자리 창출도 눈에 들어왔다. 궂은 날씨에도 열정적인 관계자와 방문자를 보면서 도시농업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고, 도시농업에 대한 생각을 구체화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위키백과에 의하면 도시농업(都市農業, urban agriculture)이란 도시의 다양한 공간을 활용한 농사행위로 농업이 갖는 생물 다양성 보전, 기후조절, 대기정화, 토양보전, 공동체문화, 정서함양, 여가지원, 교육, 복지 등의 다원적 가치를 도시에서 구현하며 지속가능한 도시, 지속가능한 농업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한다. 도시농업의 형태로는 일본의 체재형 시민농원, 영국의 얼랏먼트, 독일의 클라인 가르텐, 러시아의 다차, 쿠바 아바나의 도시농업, 캐나다의 커뮤니티 가든 등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형태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2004년…
[충북일보] 만약 북한의 완전한 핵 폐기가 단기간 내에 이뤄진다면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 역사에 영원히 기록될 수 있다. 그러나 언론은 늘 의심한다. 의심을 통해 궁극의 목표에 도달하기 어려운 단 1%의 난제도 검증하려는 것은 언론의 의무다. 김대중의 '1국가 2체제' 남북·한중·한일·한미 간 외교적 관계에서 '후손들에게 핵을 머리에 얹고 살아가는 시대를 물려줄 수 없다'는 원칙이 가장 중요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과거 '1국가 2체제'를 통한 3단계 통일방식을 주장했다. 그리고 남북 정상회담을 가졌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다만, 냉전의 한반도에서 대화의 물꼬를 만들었다는 점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1국가 2체제'는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우리의 헌법 정신이 반영된 논리다. 하지만, 남·북·미의 최근 행보를 보면 '1국가 2체제'를 고집하지 않고, '2국가 2체제'를 고착화 시키려는 느낌을 받는다. '2국가 2체제'는 북한을 국가로 인정해야 가능하다. 곧바로 국가보안법은 폐지돼야 한다. 남과 북이 상생하면서 따로 살자는 취지로 해석할 수 있다. 어쩌면 통일은 불필요한 문제일 수 있다. 이렇게 해서라도 한반도의 전쟁 위험을 제거하고
[충북일보] 6·13 지방선거가 보름도 남지 않았다. 선거 후보들의 발걸음만 분주하다. 지역정체성에 대한 강조가 전혀 없다. 지방선거 임에도 지역이 배제되고 있다. 참 특이한 선거양상이다. *** 내 지역 정체성부터 인식하자 6·13지방선거는 분명히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다. 물론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도 함께 치러진다. 하지만 중심은 아니다. 당연히 지방선거가 핵심이다. 지역현안이 이슈로 부상하고 지역정체성이 강조돼야 맞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 지역이 강조되지 않고 있다. 선거 분위기가 온통 남북관계에 매몰돼 있다.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에 파묻혀 있다. 게다가 지난 27일 남북 정상들의 '깜짝 만남'은 다시 한 번 관심을 집중시켰다. 불투명해지던 북미 정상회담은 점차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일정대로라면 지방선거 하루 전날 열린다. 회담 성과가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어느 한 쪽에 유리하게 작용하기 쉽다. 지방선거는 언제나 지역의 힘을 집중시킨다.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원동력이 된다. 그 힘은 해당 지역의 정체성에서 나온다. 물론 시대에 따라 다소 변화가 있을 때도 있다. 그렇다 해도 크게
[충북일보] 대청호에 걸린 깊은 빗장이 풀릴 것 같다. 박덕흠 의원(보은·옥천·영동·괴산)이 발의한 '댐 주변지역 친환경보존·활용 특별법'이 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참으로 다행스럽고 고무적인 일이다. 대청호 주변지역은 대청댐이 생긴 지 37년 만에 개발이 가능해진다. 각종 규제로 고통받아온 주민들의 숨통도 트이게 됐다. 이 특별법이 전국 댐 주변 지역 특별대책지역의 친환경 활용을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청호는 그동안 주변지역 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각종 규제가 지역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이 됐기 때문이다. 대청호는 이주 인구 증가를 부추겨 인구 감소 현상까지 불러왔다. 주변 주민들의 고통과 피해는 이루 말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대청호는 1980년 대청댐 건설로 생긴 인공호수다. 규모로 보면 국내에서 세 번째로 크다. 대전과 충남·북 지역주민의 식수원으로 쓰이고 있다. 대청호 하류에서 상류까지 총 700㎢가 상수원 보호구역과 수질 보전 특별대책지역, 수변구역이다. 정부는 지금까지도 개발을 제한해 왔다. 주민들은 재산권 행사 제약 등 불편을 호소하며 불만을 제기해 왔다. 옥천군의 경우 대청호 전체 유역면적 가운데 3분의 1을 차
기원전 164년 중국 전한시대의 회남왕 류안이 발명한 두부는 오미(五美)를 갖춘 음식이다. 맛이 부드럽고 좋으며, 은은한 향이 있으며, 색과 광택의 아름다움이 있고, 모양이 반듯함에 있다. 먹기에 간편함이 그것이다. 부드러운 식감 때문에 뼈 없는 고기, 콩에서 나온 우유(菽乳)로 불렀다. 우리나라에서는 만들어진 그 모양을 뜻하는 '포(泡)' 또는 두포라 하였다. 두부의 '부(腐)'는 썩은 것이 아니라 연하면서도 말랑말랑하다는 뜻이다. "밭에서는 나는 쇠고기"라 불리는 콩은 영양소가 응축되어 있어 우리 몸에 유익하다. 단백질과 필수지방산이 풍부하여 고기를 대신할 뿐만 아니라 식감이 부드러워 콩을 바로 먹는 것보다 소화가 잘 되고 흡수율도 높아 오래전부터 애용되어왔다. 불로장생의 비법을 찾던 회남왕 류안이 지은 '회남자'에서 두부에 대해 적어 놓았다. 중국 북송 때 도곡의 '청이록'에는 "아침시장에 두부가 여러 개 나와 있는데 읍내 사람들은 두부를 소재양이라고 불렀다." 명나라 라기의 '물원'과 이시진의 '본초강목'에는 "두부를 만드는 방법은 전한 회남왕 류안에게서 시작되었다."고 하였다. 청나라 고사기의 '천록지여'에는 "두부의 기술은 하, 상, 주 삼
사람은 누구나 타인으로부터 은혜를 받고 또 은혜를 베풀며 산다. 이 때 남에게 은혜를 베풀면 오히려 받는 은혜가 더 크다. 이로 보아 자선이야말로 인간만이 행할 수 있는 최고의 덕행이다. 자선의 원형은 타인을 향한 사랑이다. 타인에 대한 이타심이 없다면 자선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다하여 타인에게 베푸는 사랑이 꼭 돈과 시간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한 푼 재산 없는 사람, 혹은 중병에 걸려 병상에 누워 있는 사람도 나아닌 타인을 위하여 얼마든지 자신이 지닌 것을 베풀 수 있다. 불교의 무재(無財) 칠시(七施)가 그것이다. 무재(無財) 칠시(七施)란 안시(眼施), 화안열색시(和顔悅色施), 언사시(言辭施), 신시(身施), 심시 (心施), 상좌시(上座施), 방회시(房會施)를 말한다. 무재(無財) 칠시(七施)의 뜻을 눈여겨보면 우리네 삶 속에서 누구나 행할 수 있는 일들이 전부이다. 부드러운 눈길로 주위 사람 마음을 밝게 해주는 것도 보시(普施)요, 웃는 얼굴로 타인을 대하는 일도 진정한 보시(普施)다. 부드러운 말씨, 자신의 몸으로 사람과 세상을 위해 일하는 것과 감사의 말로 주위 사람의 마음을 밝게 해주는 것도 얼마나 좋은 일인가. 또한 장소와 자리를 양보하
북핵문제를 둘러싼 남·북·미의 움직임이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다. 남북정상이 판문점에서 마주 앉은 지 약 1달 만에 다시 만났다. 남북정상이 이렇게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회담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다. 남북, 모두 무엇인가 해결해야 한다는 다급함이 묻어난다.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만들어야 한다는 두 정상의 절박함 때문이리라. 남북정상이 2018년도 2번째 만남인 통일각 회담은 북미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회담은 북한 비핵화 의지, 미국의 북한 체제보장 문제가 논의되면서 6·12 북미정상회담을 추동하고 있다. 이제 남북은 이념대립이나 체제대결의 장을 넘어 현안을 논의할 수 있는 상대가 되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6월 12일 북미정상회담의 불씨를 살리고 있다. 미국도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24일 미국이 정상회담 취소를 선언한 지 며칠 만에 다시 북미정상회담을 다시 살려낸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회담이 북한의 완전 비핵화에 대한 의지와 미국의 북한에 대한 적대적 관계 해소를 확인하면서 6·12회담이 진행될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김정은 위원장 역시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희망을 전하면서 비핵화에 대한…
가난이 싫어 20살 어린 나이에 부모 형제가 있는 베트남을 등지고 오로지 남편 하나만 바라보며 한국 땅을 밟았다. 시집온 뒤부터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살고 있다. 타향살이가 쉽지 않다는 말을 새삼 피부로 느끼고 있다. 막상 한국생활에 적응하려고 하니 우선 의사소통이 문제였고, 색다른 문화와 사고방식 등 부딪히는 모든 것들이 하나의 벽으로 다가왔다. 내가 바뀌지 않으면 도저히 살 수 없겠다는 생각에 그동안 열심히 배우고 익히며 가로막힌 벽을 하나씩 허물었다. 충주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는 한국어를 배웠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한국문화를 접했으며, 가족들에게 한국의 예절을 익혔다. 다행히 남편과 주변 좋은 분들의 도움으로 초·중·고 검정고시를 합격했고, 방송통신대학교 행정학과에 입학할 수 있었다. 자연스럽게 한국의 지역사회 행정에 관심이 많아지던 중 충주시에서 다문화가족 지원 기간제 근로자를 뽑는다는 공고를 보게 됐고, 바로 원서를 접수했다. 다행히도 운이 좋아 지금은 충주시 여성청소년과에서 한 달 넘게 근무를 하고 있다. 첫 출근 날, 시청 내 외국인 직원이 나 혼자라는 생각이 드니 문득 처음 시집왔을 때가 생각났다. 낯선 사람들과 익숙하지 않은 행정
[충북일보] 곤충에 대한 대우가 달라지고 있다. 혐오 대상에서 농업계의 블루 오션으로 떠올랐다. 국내에서도 몇 년 전부터 곤충산업에 거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2020년까지 국내 곤충산업 시장 규모가 1조 원대까지 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그러다 보니 머잖아 곤충이 축산법의 적용을 받게 될 것이란 얘기도 있다. 곤충산업은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농업계의 블루오션으로 여겨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자체별로 식품과 환경, 바이오 분야에서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는 까닭은 여기 있다. 충북도 미래의 곤충산업 메카 선점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충북농업기술원은 지난해 5월 농림부의 곤충종자보급센터 조성 사업대상자로 선정됐다. 오는 2019년 12월까지 농기원 내 부지에 곤충종자보급센터를 설립하게 된다. 이 센터는 연면적 1천958㎡에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지어진다. 농기원은 오는 6월 열리는 기존 '반딧불이 체험행사'를 '반딧불·곤충산업축제'로 키웠다. 6월1~5일 오후 5시부터 밤 10시까지 충북농기원 곤충생태원, 민속마당, 잔디밭 일원에서 열린다.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주제전시와 체험행사도 준비한다. 곤충은 그동안 대다수 일반인들에게 혐오
여성가족부가 낙태죄 폐지 입장을 공표했다. 낙태죄 위헌소송 공개변론이 펼쳐진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낙태죄 폐지를 지지하는 의견서를 제출한 것이다. 하지만 법무부는 여전히 낙태죄 폐지에 강한 반대 입장이다. 설상가상 '합의에 의한 성관계는 응당 임신에 대한 미필적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할 것'이란 변론요지서의 한 문장이 심각한 여성폄훼로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자 법무부가 바로 해명자료를 내긴 했다. 그러나 "낙태를 허용하면 더 큰 사회 병리현상이 생길 수 있다는 취지였을 뿐"이란 해명은 진화에 별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 '합의에 의한 성관계는 응당 임신에 대한 미필적 인식을 가지고 있다'라는 턱없이 헛갈리는 용어를 쉽게 풀어보자. 둘이 마음이 맞아 성관계를 했을 때 당연히 임신할 수 있다는 걸 알았을 텐데, 성관계는 하면서 아이는 낳지 않겠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말이겠다. 아무리 너그럽게 해석을 하려해도 여성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한 분별없는 의견이다. 임신에 대한 미필적 인식에 따른 임신을 '원하지 않은 임신'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주장은 곧 출산을 할 수 없는 사정이 있어 낙태를 원하는 여성은 '성관계만을 원하
[충북일보] 산과 들이 펼쳐진 청주 낭성면 추정리에 마당 가득 항아리가 늘어서 있다. 천여 개의 크고 작은 항아리 근처에는 구수하게 익어가는 장 냄새가 은은하게 퍼진다.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정겨운 풍경이 벌써 맛있는 기억을 되살린다. 전순자 대표의 옥샘정은 1995년 청주 금천동에서 선식 가게로 출발했다. 곡물가루 등을 취급하며 메주와 고춧가루에도 관심을 가졌다. 알음알음으로 주문하는 가정에서 원하는 대로 장을 담가준 것이 옥샘정의 시작이다. 더 맵게, 혹은 달지 않게, 각자의 입맛에 맞춰 장을 담가 주며 입소문이 났다. 몇 번의 이전 끝에 2012년 지금의 추정리에 완전히 정착했다. 서늘한 기온과 맑고 풍부한 물이 장 담그기에 최적이었기 때문이다. 30년 전 씨간장으로 숙성하는 옥샘정의 간장은 진하고 깊다. 온전한 콩이 한 알도 들어가지 않은 시판 간장과는 색부터 향까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십여 가지가 넘는 첨가물이 재료로 쓰인 시판 간장과 달리 옥샘정의 원재료는 국산 콩, 국산 천일염, 정제수로 간결하다. 작은 항아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뚜껑마다 날짜와 이름이 쓰여있다. 매년 초 이곳에 찾아와 담그는 손님들의 장이다. 햇볕과 바람 등 숙성을 위한 관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