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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06.03 13:46:59
  • 최종수정2018.06.03 15:30:52

류경희

객원 논설위원

2010년에 터진 스캔들이다. 애마부인의 이미지가 따라다니던 독특한 분위기의 여배우 김부선이 스스로 유명 정치인과 자신의 관계를 폭로했다. 어쩌다가 드러났다 해도 극구 부인했어야 할 사생활이었다. 그런데 오히려 당사자가 묻지도 않는 사실을 기자에게 상세히 털어 놓았다는 사실이 특이했다.

억울해서 사실을 밝힌다고 말문을 연 그녀는 "2007년 대선 직전 총각이라고 신분을 속인 변호사 출신의 1961년생 정치인과 깊은 관계를 맺었는데, 그가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고 하소연했다.

난데없는 여배우의 폭로로 어렵게 된 사람이 여자와 재미만 보고 도망을 쳤다는 정치인이었다. 그 사람의 실명을 밝히면 자신이 화를 당할 수 있기에 실명을 말하지 못한다고 했으나, 힘든 인생을 산 변호사 출신에 피부가 깨끗한 동갑내기라는 설명은 더 이상의 질문이 필요 없는 제보였다.

탐구심과 더불어 시간에 여유가 있는 누리꾼 수사대가 추적에 나서 찾아낸 정치인은 총 세 명이었다. 서울에 한 명, 서울 인근 대도시에 한 명, 나머지 한 명은 지방의 소도시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데, 그 중 한 사람의 뉴스 게시판에서 여배우가 실명으로 달아놓은 댓글이 딱 걸려들었다는 말이 돌았다.

프로필이 비슷해 졸지에 망신살을 겪게 된 사람이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더불어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였다. 이 시장은 그런 사실이 절대 없었다며 더 이상의 말을 아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김부선과 저녁식사를 한 적은 있지만 신뢰가 가지 않는 사람이라 이후 다시 만나지 않았으므로 대응할 가치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어차피 믿고 싶은 것만을 믿으려 드는 대중에게 사건의 진실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일이 걷잡지 못하게 커지자 그녀는 언론에 언급된 그 사람은 자신과 관계가 없다며 다급히 수습에 나섰다. 스스로 토설한 내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누구랑 자든 그게 다른 사람의 삶에서 중요한 일이냐는 그녀의 호통이 대박이었다.

기자들을 향해 추측성 기사를 쓰지 말라며 "언론인 여러분, 여러분 성생활에나 힘써 주시길 바랍니다."라고 했던 야무진 충고는 오랫동안 연예인 어록 상위에 랭크돼 있었다.

2016년 김부선은 자신을 비판하는 이 시장의 트위터 글을 캡처해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성남 사는 가짜 총각, 거짓으로 사는 게 좋냐" 등으로 빈정거렸다. 김 씨의 대마초흡연 전력을 거론하며 맞받아쳤으나 분이 삭지 않은 이 시장이 김부선을 상대로 소송을 하겠다는 의사를 전하자 김부선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 시장에게 다시 공개사과를 했다.

"이렇게까지 소란이 일어나 참 당혹스럽다. 몇 년 전 딸 양육비 문제로 고민하다가 이 시장에게 자문을 구했던 일 이외에는 아무 관계가 아니다. 이 시장에게 미안하다"

그 후 가라앉은 듯했던 스캔들이 최근 KBS에서 방송된 경기도지사 후보들의 토론회에서 다시 불거졌다. 이날 김영환 후보는 "주진우 기자가 여배우에게 이재명이 아니라고 페이스북에 쓰라며 보낸 메일을 우연히 봤다"면서 그 여배우가 누군지 모르냐고 이 후보를 닦달했다.

이 후보는 "그런 사람이 있다. 옛날에 만난 적 있다"며 질문을 피했지만 김부선과 주진우 기자 간 통화내용이 녹취파일로 공개되면서 파문이 커져버렸다.

이 후보는 김부선과의 의혹을 5가지 증거를 들어 부정하고 있다. '김부선이 밝힌 상대는 61년생이지만 이재명은 63년생이다. 인천에서 김 씨와 사진을 찍은 일이 없다. 2006년 시장선거에 출마해 가족관계가 인터넷에 널리 퍼져있었다. 1년 동안 세를 얻어 밀회를 즐긴 흔적이 전혀 없다. 김씨가 2010년, 2016년 사과했다'

그러나 대중의 관심은 정치인과 여배우가 벌인 스캔들 따위의 진위가 아니다. 정책대결은 제쳐두고 폭로와 비방으로 얼룩진 선거전이 한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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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