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 입이 삐뚤어진다는 처서(處暑)가 지나고 추석이 다가오면서, 벌초 인구가 많아지는 시기가 되었다. 벌초는 친척들이 한데 모여 조상의 묘를 정리하는 뜻깊은 풍속이자, 일가친척이 오랜만에 만나 즐거움을 나누는 장(場)이다. 하지만, 야생동물에 의한 피해나 예취기 안전사고 등 안타까운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특히, 올해를 비롯한 최근 몇 년간은 여름 폭염으로 인한 기온 상승으로 벌의 개체 수와 활동량이 많아져 벌에 의한 사고가 많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벌초 전 산소 주위에 벌집이 있는지 미리 확인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음료수, 과일 등의 단 음식은 가급적 피하고, 벌을 자극하는 향수나 화장품은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일행 중 벌에 대한 알러지 반응이 심했던 사람이 있다면 미리 항히스타민제를 준비하는 것도 좋다. 만약 벌에 쏘였을 경우에는 신용카드 같은 것으로 벌침을 밀어서 제거한 후, 찬물 또는 얼음으로 냉찜질을 하며 그늘에서 안정을 취하면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얼굴이 붓거나 숨이 찬다면 호흡곤란 등으로 의식불명에 빠질 수 있으므로 신속하게 병원으로 이동해 응급처치를 받아야 한다. 진드기 감염병에
음력 팔월 보름은 추석이다. 예로부터 추석 차례상에는 송편과 토란국, 과일 등을 올린다. 설날에는 떡국이지만 추석엔 토란국을 쓴다. 햅쌀밥과 함께 먹는 토란국은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떡과 고기 등 음식을 과식하는 추석 무렵에 토란국은 소화를 돕고 변비에도 효능이 있어 명절음식으로 안성맞춤이다. 토란(土卵)은 '흙 속의 알'이란 뜻이다. 연잎과 비슷한 잎이 달려 있어 밭의 연꽃인 토련(土蓮)이라고 한다. 추석을 전후해서 캔 토란이 가장 맛있고 영양분도 많다. 크기에 비해 전분이 적은 토란은 다른 작물에 비해 소화가 잘된다. 허준의 '동의보감'에는 우자(芋子)라 적고, "토란이 배 속의 열을 내리고 위장의 운동을 원활하게 해주는 음식"이라 했다. 기원전 90년 사마천이 지은 '사기'의 '화식열전'에는 토란을 '준치(蹲鴟)'라고 적고 '토란 우(芋)'로 기록했다. 준치는 토란의 별칭으로 "그 모양이 올빼미를 닮았다"하여 붙인 이름이다. 기원전 32년에 중국의 범승이 저술한 인류 최초의 농서 '범승지서'에는 토란(芋子) 등의 재배법을 기록했다. 기원전 한나라 무제는 왕망의 반란으로 위기에 몰렸다가 산불에 익은 토란(芋頭)을 깨어먹고 전쟁에서 이겼는데,
[충북일보] 청주 방서지구 주민들의 집단 민원이 강렬하다. '단재(丹齋)' 명칭을 청주의 화두로 떠오르게 했다. 신설 학교명에 단재 명칭을 사용하자는 주장 때문이다. 아파트 신설지구에 부는 교명 브랜드 경쟁이다. *** 방서지구 신설 학교 이름 짓기 청주 방서지구 입주예정자들이 지난 6일 집단 민원을 제기했다. 방서지구 입주예정자 1천100여명이 참여한 서명부를 충북도교육청에 전달했다. 방서지구 신설 초등학교명을 '단재초등학교'로 해 달라는 내용이다. 방서지구 입주 예정자들은 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도 열었다. 이 자리에서 "단순히 우물의 서쪽이란 뜻의 방서보다는 배움의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단재초등학교 교명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여러 가지 이유를 덧붙였다. 단재 신채호(申采浩 1880∼1936) 선생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였다. 언론인이자 역사학자였다. 유년기를 청주에서 지냈다. 1936년 2월21일 중국 뤼순 감옥에서 옥사했다. 이듬해 청주시(옛 청원군) 낭성면 귀래리에 묻혔다. 방서지구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의 열망은 한가지다. 신설 초등학교명에 '단재' 명칭을 쓰고 싶어 한다. 단재 선생이 품고 있는 교육적 가치 때문이다. 단재란 이
[충북일보] 청주시금고 유치를 둘러싸고 금융기관 간 격돌이 예상된다. 청주시는 지난주 청주에 본점이나 지점을 둔 금융기관을 상대로 시금고지정 제안서를 받았다. 농협은행을 비롯해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IBK기업은행 등이 응모했다. 청주시금고는 그동안 단수로 운용됐다. 하지만 올해부터 금고 업무를 1금고와 2금고로 나눈 복수로 전환한다. 한 개 금융기관에서 관리하는 업무를 두 개 금융기관이 나눠 수행하게 된다는 얘기다. 1금고는 2조8천947억 원 규모의 일반·특별회계를 다룬다. 2금고는 1천543억 원 규모의 기금을 취급한다. 1금고의 경우 기존의 농협은행 독점체제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자연스럽게 2금고에서 치열한 경쟁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농협이 갖춘 지역 내 폭넓은 점포망 때문이란 예측이 많다. 행정안전부의 자치단체 금고유치 권고안에 따라 마련된 심사기준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청주시조례는 시금고의 심사기준을 △대내외 신용도, 재무구조 안정성 31점 △자치단체 예금금리 18점 △지역주민 이용 편리성 20점 △금고업무 관리능력 22점 △지역사회 기여, 자치단체 협력사업 9점 등으로 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시중은행들이 지
물과 간단한 음식만을 챙긴다. 문명의 도구는 당분간 기억에서 지우기로 한다. 핸드폰도 안경도 책도 배낭에 넣는다. 고비 사막을 향한 11일간의 여정 중 두 번째 맞는 날이다. 달리는 차창 밖으로 말들이 나타났다 멀어진다. 가도 가도 비슷비슷한 풍경이다.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창밖에 눈을 떼어 주거나 상념에 젖는 것 뿐이다. 그도 지루해 지면 눈을 감는 일이다. 얼마나 달렸을까. 방광이 그득하게 부푼다. 달리던 차를 세운 나는 우산을 들고 초원으로 향하며 일행들에게 말보러 가자고 소리친다. 몽골 사람들은 화장실을 갈 때 '말보러 간다'고 한단다. 예전부터 말은 게르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말 떼 속으로 들어가 볼일을 보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에 그런 말이 생겼다고 한다. 나는 초원에 길을 내며 들어가 우산을 펴고 기본적인 욕구를 해결한다. 일행들도 쭈뼛거리며 우산을 펴기 시작한다. 대대적인 노상방뇨가 시작된다. 일생동안 이런 방대한 집단 방료행위는 처음 본다. 나는 묘한 동지애를 느끼며 그녀들의 하얀 엉덩이를 본다. 말을 보고 온 후 우리는 더 친밀감을 느끼며 조였던 마음은 끈을 푼다. 멀리서 말 떼가 우리를 쳐다보고 있는 듯하다
우리나라는 보편적으로 아이를 키우는 모습을 생각하게 되면 아빠보다는 엄마의 모습을 더 강하게 연상한다. 이는 과거에 존재하던 가부장적 사회 풍토가 아직 사라지지 않은 것을 의미한다. 요즘은 맞벌이도 많아지고, 맞벌이가 아니더라도 부부 육아는 당연하다고 생각이 보편적인 현상으로 자리 잡아야 하는 시대가 됐다. 엄마가 아이에게 영향을 주는 것과 아빠가 아이에게 영향을 주는 것은 확연하게 차이가 있기 때문에 아빠의 육아참여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아빠와 놀이를 하거나 상호작용 하는 것이 아이의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능력을 관찰하는 좌뇌를 발달시킨다고 하지만 아빠와 교감을 나누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아이의 인성발달에 큰 도움이 된다. 아빠의 육아참여 방법은 '하루에 30분 이상 놀아주기', '양보다 질로 사랑을 표현', '함께 할 수 있는 취미 만들기', '목욕시키기', '자기 전 아빠 품에서 책 읽어주기' 등 가정에서의 일상생활이 아이에게는 놀이이자, 공부가 될 수 있다. 책을 읽어주게 되면 상상력이 커지고 정서적인 안정을 찾게 된다. 책에 대한 친근감도 강해져 스스로 독서하는 버릇을 길러줄 수 있다. 아이가 스스로 책을 읽을 수 있
이른 아침 딸 태연이가 화사한 봄옷을 사들고 왔다. 예쁘게 포장한 걸 보니 선물을 준비한 모양이다. 누구를 주려는 걸까. 기대와 호기심으로 딸을 바라보고 있었다. "엄마, 생일 축하드려요." 딸이 아내에게 선물을 건넨다. 아뿔싸, 오늘이 아내 생일이었구나. 아내의 생일을 까마득히 잊고 있었다. "태연아 고마워, 비싼 걸 왜 사왔어." 딸과 아내가 주고받는 대화를 듣고 있자니 나와 큰 아들은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다. 아내가 이렇게 좋아하는 모습을 본 것도 오랜만의 일이다. 미안한 마음에 출근을 하니 일이 손에 잡히질 않는다. 허공을 바라보니 무심했던 지난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우리가 결혼한 지도 25년의 세월이 흘렀다. 부모님이 살고 계신 낡은 단층 슬래브 집 지붕 위에 조그마한 조립식 방을 들여 신혼살림을 했다. 한여름 내리쬐는 열기에 숨이 턱턱 막혔고, 겨울에는 문틈 사이로 스며드는 바람에 유리창이 사시나무 떨 듯 밤새도록 떨었다. 늦은 밤, 비라도 내리는 날이면 양철 지붕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에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그 당시 우리 집은 사대(四代)가 살았다. 아들, 딸 키우면서 시할머니에 시부모, 시누이에 시동생까지 밀려드는 집안
지난여름이 아무리 뜨거웠다 해도 생(生)의 저녁만큼 뜨거울까. 분꽃이 피었다. 생각지 못한 일이다. 올 봄, 화분갈이 하느라 화단에 있는 흙을 담는 과정에서 떨어졌던 꽃씨가 딸려 온 모양이다. 꽃씨는 그렇게 군자란 옆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씨를 뿌리지 않았으니 싹이 올라와도 그저 풀인 줄 생각했다. 그러다 보잘 것 없던 풀포기가 삐죽삐죽 잎을 피우고서야 분꽃이란 걸 알 게 되었다. 그저 바람에 날아온 줄 건성으로 보았던 한 생명. 단단한 무릎처럼 다부져 보이는 밑가지가 여러 갈래 갈라지면서 마주 보는 잎들을 피워내더니 종내는 첫 꽃을 피웠다. 첫 꽃이 피던 날 내 입에선 여지없이 탄성이 흘러 나왔다. 그것은 새 생명에 대한 감탄이며 향기에 대한 찬사였다. 분꽃의 별명이 four o 'clock 인 것처럼 신기하게도 시계는 4시 3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활짝 핀 진분홍 꽃받침은 플라맹코를 추는 집시여인의 치마 결을 닮았고 밖으로 나온 수술 5개는 여인의 긴속눈썹을 연상케 한다. 더구나 그녀는 은은하면서 고혹적인 향기를 지니고 있다. 나는 무언가에 이끌리듯 향기에 취해 한참을 떠나지 못한다. 그런데 향기에서 문득 기억 저편의 잊혔던 한 얼굴이…
예전에는 시집을 갈 때, 어른들이 "호적에서 파간다."라는 말을 했는데, 요새는 "혼인관계증명서에 기재된다."고 한다. 호적, 제적, 혼인관계증명서 도대체 어떤 게 맞는 걸까? 먼저 제적부(호적)는 호주제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서류이다. 호주제란 家(집안)를 기준으로 하는 신분관계로, 호주를 중심으로 그 친족을 정리해 놓은 것이다. 삼국시대와 고려시대에도 호구장부, 호적대장인 장적(帳籍)이 있었고, 당시는 양민과 귀족의 호적이 구분돼 있었다. 조선 초기에 가(家)로 이루어진 호구 단자를 모아놓은 호적장(戶籍帳)이 있었으며, 조선 말기에 이르러 민적법에 기초한 근대적인 호적으로서의 체계를 갖추게 됐다. 그리고 일제강점기와 미군정시대를 거쳐 정부수립 이후 본호적(本戶籍)제가 시행됐으며, 이후 호적법은 15차례에 걸쳐 크고 작은 개정을 거쳐 왔는데 민법의 절차법으로 국민의 신분관계를 호주 중심으로 가(家)별로 편성하는 것을 근간으로 했다. 그러다 2005년 헌법재판소에서 호주제를 규정한 민법조항이 개인의 존엄과 양성평등이라는 헌법이념에 합치되지 않는다는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결론적으로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이 탄생했고 2008년…
"동방. 저 여인이 지금 뭐라고 하는 겐가·" 동방이 그녀의 얼굴을 들여다보고 싱긋 웃고 나서 우리를 보며 대답했다. "자기 시어머니를 저승으로 모셔달라는데요. 돌아오지 못할 아들을 기다리느라 저승사자의 안내를 거부하는 죄를 짓고 있었지만 더 이상 지체해서는 안 될 것 같다고 생각하나봅니다." 그 자가 놀란 눈빛으로 동방을 바라봤다. 나도 동방의 말이 믿기지 않아 되물었다. "아니, 저 아낙은 혼을 도둑맞아 기본적인 신체기능 밖에 작동하지 못하는 걸로 아는데 그런 판단을 어찌 한단 말인가?" 동방은 어깨를 살짝 들어 올리고는 두 손바닥을 펴 보이며 대답했다. "저도 뭐가 뭔지 잘 모르겠지만 저 여인이 저에게 그렇게 전달했어요." 나는 더욱 의아해서 다시 물었다. "겨우 어버버, 라고 입술을 굴린 것뿐인데 그렇게 큰 뜻을 전했단 말인가?" "네. 저는 틀림없이 그렇게 전달 받았어요." 그 자가 동방을 흘금거리더니 동방의 눈을 제대로 바라보지도 못하고 어물거리며 말했다. "좀 전에 보니까 신처럼 굴던데 진짜 신 아니신가· 우리는 못 듣는 말을 들으니 그런 의심이 들어서. 흠흠," 그건 그 자의 말이 맞다. 내가…
결코 끝나지 않을 것 같던 폭염도 그렇게 갔습니다. 햇살이 몇 잎 남지 않은 봉숭아 꽃 위며 코스모스 위에 야무지게 떨어집니다. 끈적끈적하게 휘감던 습기도 말끔히 사라졌습니다. 밤이 되면 풀벌레 울음이 깊어갑니다. 아침마다 이불을 끌어 덮는 내 모습을 봅니다. 삶의 언저리에 맺힌 여름의 아픔이 시린 알갱이 되어 변명도 할 새 없이 찾아왔습니다. 가을이 이렇게 소리 없이 왔습니다. 지난여름은 참으로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삶에 지친 몸을 이끌고 컴컴한 산길을 걷는 것과 매 한가지 이었습니다. 아예 잠을 설치기가 일쑤였고 오만가지 일들이 엉켜서 속앓이 하는 날들이 잦았습니다. 그리고 많은 욕심에 스스로가 무겁게 세상을 바라다보았습니다. 헤쳐 나가기엔 아직 힘이 부쳤고 나의 생각도 어리석었습니다. 온몸이 달떠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것을 스스로가 알면서도 어쩌지 못했습니다. 절망이라는 게 이런 것이구나 하며 아예 자신을 놓아버리기도 했습니다. 참으로 맵지 못한 모습이었습니다. 머리가 허옇도록 열심히 살아왔지만 항상 맺고 끊음이 불명확했습니다. 위선이었습니다. 옳지 않은 것을 알지만 생계에 매달린 자신에게 관대했습니다. 하루하루 매조지
'한중록(閑中錄)'은 부군 사도세자를 잃은 혜경궁 홍씨의 눈물어린 일기다. 이 기록을 보면 조선 왕실의 조기교육에 대한 내용이 흥미를 끈다. 홍씨는 '사도세자가 한살부터 교육을 받았으며 두 살 때는 한자 60자를 읽었다'고 술회했다. '(전략)...두 살 때 글자를 배워 60개 정도의 글자를 쓰셨고, 세 살 때는 다과를 받으시자 수(壽)자나, 복(福)자 찍은 것만 잡수시고 (중략)... 또 천자문(千字文)을 배우시다가 치(侈)자와 부(富)자가 나오자, '치'자를 손으로 짚고 자신이 입은 옷을 가리키며 '이것이 사치다'라고 하셨다' 조선 12대 임금 인종(仁宗)은 만 2세 때 글을 읽었다. 사관들은 인종의 총명함을 실록에 기록까지 한다. 인종은 일찍 승하했지만 효성이 지극했다. 전왕 때 죽은 조광조등 젊은 지식인들을 복관시켜 억울함을 풀어주기까지 했다. 신동 김시습(梅月堂 金時習)은 서당을 다니던 다섯 살 때 세종 앞에 불려갔다. 어린이는 임금 앞에서 '삼각산'에 관한 시를 지어 왕을 감탄케 했다. (金溪筆談) 세종은 특별히 비단 50필을 하사했다고 한다. 왕실의 조기교육 못지않게 일반의 교육열도 대단했다. 도회는 물론 산골에도 서당이 없는 곳
[충북일보] 일자리 상황이 최악의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특히 청년층과 40대가 심각하다. 지난달도 다르지 않았다. 취업자 수 증가 폭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 수준으로 떨어졌다. 실업률과 실업자 수는 그때 수준으로 치솟았다.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8월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10.0%로 7월에 비해 0.7%p 상승했다. 외환위기 여파가 이어지던 1999년 8월(10.7%) 이후 19년 만에 최고치다. 취업자 수도 392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만 명이나 줄어들었다. 올해 4월부터 5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20대 후반에 비해 10대 후반과 20대 전반에서 실업자가 늘었다. 수요만큼 일자리 공급이 따라주지 않았다. 연령대로 봐서 음식·도소매 분야 일자리를 찾는 계층이다. 최저임금 인상 여파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8월만 보더라도 15∼19세의 실업률(11.4%)이 20∼29세 실업률(9.9%)보다 더 높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6%p 오른 수치다. 20대 중후반은 대부분 대학을 졸업하고 정규직을 염두에 두고 구직활동을 시작한다. 하지만 15∼19세이거나 20대 초반은 대부분 아르바이트 취업
2018 충주세계소방관경기대회가 9월 10~17일까지 8일간 역대 최대인 63개국 6천6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충주시 등 7개 시·군에서 분산 개최되고 있다. 1990년 4월 뉴질랜드 오클랜드 대회 이후 13번째로 한국에서 열린 이번 세계소방관경기대회는 75개 종목 경기에서 전 세계 소방관들이 기량을 겨루고 소통 화합하며 축제의 장을 방불케 한다. 소방차 운전이면 운전, 요리면 요리 못하는 게 없고, 수영 등 각종 스포츠에서도 운동선수 못지않게 솜씨를 뽐내는 소방관들은 축제 같은 경기를 통해 또 다른 끼를 발산중이다. '세계 소방관들의 올림픽'이라 불리는 이번 대회는 서로간의 친선과 우의를 다지는 한편, 각 나라의 소방 정보도 교류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불보다 뜨거운 영웅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는 것 자체가 제 인생의 큰 즐거움입니다." 1회 대회부터 13회 연속 참가한 소방관대회 '터줏대감', 뉴질랜드 현직 소방관인 폴 싱글씨가 밝힌 소감이다. 소방관(消防官)은 영화가 아닌 현실 속의 히어로이다. 화재 및 재난, 재해를 예방하고 대응하며 위급한 상황으로부터 구조ㆍ구급활동을 통해 국민의 재산과 신체를 보호하는 것을 주 임무로 한다. 소방청
짧은 외국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그곳은 잘 정돈된 한국의 농촌을 보는 듯했습니다. 우리와 다르다면 인구는 적은데 너른 땅을 지녔기에 고층건물이며 아파트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었지요. 이밖에도 우리네와는 다른 것들이 좀 있었습니다. 가로수를 그다지 조성하지 않았더군요. 인구밀도가 적은 곳들의 공통점으로 여겨졌습니다. 캐나다에서도 스페인에서도 같은 생각을 가졌었습니다. 드넓은 땅을 인위적으로 가꿀 수가 없기 때문이겠지요. 그곳에서는 현수막도 찾을 수가 없더군요. 도시의 이곳저곳에서 질서 없이 펄럭여 경관을 해치는 그것들이 전혀 눈에 띄질 않은 것이지요. 교회 또한 찾기가 힘들었습니다. 십자가를 하늘 높이 올린 첨탑의 모습을 발견할 수 없었던 것이지요. 클랙슨을 울리는 자동차의 모습도 찾기가 힘들었습니다. 우리네 거리에서는 앞차가 조금만 더듬거려도 신경질적으로 울리는 그 날카로운 소리를 거의 들을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눈에 번쩍 띄는 경관 또한 별로 없었습니다. 그저 눈에 들어오는 모든 것이 여유롭고 평화스러울 뿐이었지요. 때문에 여행 기간 내내 대수롭지 않은 것들을 관광자원화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들판에 우두커니 서 있는 한 그루의…
일상생활에서 상호간 기억력에 대해 이야기할 때가 적잖은 편이다. 무엇보다 상대방에 관한 기억을 말할 때 그는 분명히 기억력이 대단하다고 칭찬을 넉넉히 해줄 게다. 1970년대 우리는 자석식 전화기를 사용했었다. 전화기에 달려있는 손잡이를 열심히 돌리면 교환이 전화를 받았다. 그런 후 전화를 걸 곳을 번호로 말하면 교환원이 통화를 연결해주던 시절이다. 필자가 근무하던 학교 교무실에서의 일화다. 외부로부터 전화가 걸려오면 학생의 이름만 말하기 일쑤다. 전화를 받은 교원이 몇 학년 몇 반이냐고 반문하면 학년까지는 알지만 반을 알지 못 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그런 때마다 교무실에서는 나를 불러 묻는다. 그 학생 몇 반 몇 번쯤 보라고 하면 거개 틀리지 않았다. 교무실에서는 내게 이구동성 머리가 좋다거나 어쩌면 기억력이 그리도 좋으냐고 칭찬인지 은근슬쩍 하릴없어서 학생들 학년 반 번호나 외우느냐는 투로 말하는 경향도 없지 않았다. 필자가 과거 사범학교를 다닐 때는 남녀 공학이었다. 현관 동쪽엔 여학생들 교실이 있었고, 서쪽엔 남학생들 교실이 있었다. 골마루 창가에 서서 잡담을 나누고 있을 때 여학생들이 운동장을 대각선으로 질러 교문을 향해 몇몇이 가
나에게는 언니와 여동생이 있다. 말 그대로 세 자매. 허나 나는 예쁘다고 소문났다던 '맹진사댁 셋째 딸'은 당연히 아닐뿐더러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운' 빨강머리 앤이라도 되고 싶은 심정을 누가 알려나.(신기하게도 소설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맹진사댁인 우리 집에서 셋째 딸이 제일 예쁘다.) 아무튼 동성인데다가 적당하게 나이 차이도 나다보니 셋이서 복작거리던 집안은 조용할 틈이 없었다. 하루에도 수십 번 싸웠다가 못 붙어 있어서 안달이 났다가를 반복했고, 친구들하고 노는 것보다 집에 박혀 우리끼리 있는 시간을 더 즐거워했다. 자라면서 자매가 많아 좋은 점은 더 생겼다. 어린 시절 주먹을 쥐고 싸우던 일은 없어지는 대신 서로 고민을 상담하기도 하고 엄마가 하면 잔소리라고 진저리쳤을 말들이 수다 속에 섞이기도 했다. 게다가 옷이며 가방, 액세서리를 공유하는 것은 기본이고, 셋 다 발 사이즈가 비슷하다보니 신발도 바꿔가며 신기도 했다. 때로는 쇼핑하는 게 귀찮아 동생 것을 내가 입거나 신는 대신 동생은 새것을 사도록 현금을 쥐어주는 일도 간혹 있었다. 그 와중에 나 혼자만의 불만이 있었다. 20대가 되면서 여자들로 바글거리는 집에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청주에서 충주로 가는 36번 국도를 가다 보면 증평을 지나 도안면 화성리라는 곳에 '울어바위'라고 유난히 크게 새긴 마을 표지석을 볼 수가 있다. 자동차를 운전하며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도 마을 이름이 이상해서 한번 더 쳐다보게 되는데 정작 마을에 들러 살펴보면 마을 이름의 유래가 된 울어바위는 찾을 수 없고, 거대한 울어바위 마을 표지석이 마치 자신이 울어바위인 것처럼 마을 입구에 덩그러니 서 있다. 이 울어바위라는 마을 이름은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을까· 울어바위 마을은 한자로 명암(鳴巖)이라 표기하고 있으며 본래 청안군 북면의 지역인데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성도리(城都里), 구화리(九花里), 상작리(上作里), 행화정리(杏花亭里), 칠곡리(七谷里), 하작리(下作里), 명암리(鳴巖里), 비석리(碑石里) 일부를 병합하여 구화(九花)와 성도(城都)의 이름을 따서 화성리라 하여 괴산군 도안면에 편입되었다. 1990년 괴산군 증평읍, 도안면을 관할하는 충청북도 증평출장소가 설치되었다가 2003년 증평읍이 증평군으로 승격되면서 도안면이 괴산군에서 분리되어 증평군에 소속하게 되었다. 마을 표지석에 보면 울어바위 마을의 유래와 전설이 다음과 같이 기록
[충북일보] 지난해 인구주택 총조사 결과 대한민국의 전체 인구 중 65세 인구 비율이 14.3%다. 2000년 65세 비율 7%를 넘겨 고령화 사회가 된 지 17년 만에 고령사회 진입이 확정됐다. 충북도내 상당수 시·군은 이미 초고령 사회로 진입했다. 노인인구가 늘면서 노인관련 교통사고도 늘고 있다. 노인들은 지금도 사회 곳곳에서 각종 위험에 방치되고 있다. 게다가 교통사고에서마저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폐지 수집 노인들의 교통사고 발생률이 유독 높다. 손수레를 끌고 도로 위를 이동하다 보니 교통사고의 위험에 항상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노인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률을 높이는 원인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인구 10만 명 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34.6명이다. OECD 회원국 평균의 3배다.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노인 교통안전 확보에 대한 관심과 대책이 필요하다. 충북의 경우 청주시 상당구 석교동에서 노인 보행자 교통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했다. 행정안전부가 최근 3년간(2015~2017년) 노인 보행자 교통사고 다발지역을 분석한 결과 그렇다. 27건이 발생해 1명이 사망하고 33명이 다쳤다. 전국에서 세 번째
세계 속 치안 강국인 대한민국에 살고 있으면서도 최근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불법 촬영과 가정폭력·스토킹·데이트 폭력 범죄가 늘어남에 따라 그 불안감은 일상이 되어 버렸다. 남성보다 여성이 신체적인 약자라는 심리가 작용해 여성범죄는 항상 존재했으며 여성안전에 대한 불안감과 사회적 관심은 날로 높아져 가고 있다. 경찰청에서는 지난 5월부터 시작된 '對여성악성범죄 집중단속 100일 계획'을 추진하여 여성범죄에 적극적인 예방 및 수사를 펼칠 수 있는 총력대응체계를 구축했다. 지자체와 공동으로 전국 공중화장실 38,957개의 불법카메라 설치여부를 점검, 골목길 등 여성불안환경 개선을 위한 CCTV·비상벨 등 방범시설물 설치를 했고 지난해 대비 성폭력 발생 2.3% 감소, 불법촬영은 5.6% 감소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와 관련하여, 민갑룡 경찰청장은 여성대상범죄의 예방과 발 빠른 대처를 위해 제1호 치안정책인 '여성대상범죄 근절 추진단'이 8월 23일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앞으로 추진단은 여성대상범죄와 관련된 치안정책을 총괄 관리하고 유관기능이 모두 참여하는 회의체를 구성해 수시로 정책 조율을 실시할 예정이다. 최근 증가하고 있는 여성대상범죄에 발 빠르
[충북일보] 수도권은 넘쳐나서 난리고 지방은 부족해서 아우성이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양극화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아주 이상한 나라가 돼 가고 있다. 정부가 수도권의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를 대규모로 해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규모 주택단지를 건설해 천정부지로 오른 수도권의 집값을 잡을 요량이라고 한다. 하지만 충북 등 비수도권은 미분양 물량에 몸살을 앓고 있다. 집값마저 하락하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자꾸 수도권 규제를 완화하려 하고 있다. 수도권 내 기업 활동과 주민 생활의 과도한 제약을 풀어주려는 의도라고 한다. 정부가 양극화를 부채질하는 셈이다. 더불어민주당 신창현(의왕·과천) 의원이 내 놓은 LH 자료에 따르면 경기도 21개 지역 1천272만3천㎡에 9만6천 가구의 주택 공급이 추진 중이다. 그린벨트를 풀어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그 바람에 지난달 과천 지역 그린벨트 매매가 급증했다. 그린벨트 해제에 따른 주택 공급 관련 정보를 미리 입수한 기획부동산과 구매자들이 대거 몰렸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수도권에서 벗어난 충북 등 비수도권의 사정은 다르다. 아파트 가격 하락이 우려될 정도다. 이런 시점에서 무리한 그린벨
가도 가도 끝없는 수평선 너머 그리움을 찾아간다. 모래 위에 써놓고 온 내 이름 세 글자는 아직 남아있을까. 바닷물 속에서 춤추던 물풀도 여전히 자라고 있겠지. 파도에 자글자글 밀려다니던 조약돌의 안부도 궁금하다. 걸음마 배우기도 전에 엄마 등에 업혀서 떠나온 고향을 나는 기억하지 못한다. 향수에 젖어 고향을 추억하는 이들을 보면 부럽다 못해 열등의식이 생기기도 했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유년의 추억이 깃들어 있는 서해안의 작은 섬마을을 고향이라 임의로 설정해 버렸다. 인천 연안부두에서 배를 타면 되는 것을 그렇게 오랜 세월 그리워만 했단 말인가. 고향이라고 하면서도 찾아갈 엄두를 못 내고 흘려보낸 세월이 반백 년을 훌쩍 넘겼다. 많이 늦었지만, 우리 세 자매는 지금 인천시 옹진군 대청면을 찾아간다. 열 살에 떠나온 섬마을, 꿈에 그리던 대청도에 간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나 고향에 가요.' 아무나 붙들고 소리치고 싶은 마음은 배보다 앞서서 바다 위를 달린다. 누가 바다를 일컬어 유리 바다라 하였든가. 정말로 유리처럼 반드러운 바다가 햇볕을 받아 반짝인다. 에메랄드빛, 남빛, 감청 빛, 조금씩 다른 푸름 들이 잇대어 커다란 푸름을 만들고 있다.
우린 왜 필사적으로 북핵을 제거하려고 하는 걸까? 그 대답은 간단하다. 인류 역사는 신무기를 가진 자가 지배해왔기 때문이다. 이 말은 신무기를 갖지 못한 자는 굴종하는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그럼 굴종은 어떤 걸까· 가장 좋아하는 것은 빼앗기고, 가장 싫어하는 것은 해야만 한다는 뜻이다. 5천년 역사에서 가장 굴욕적인 순간을 삼전도의 항복이라고 말한다. 인조가 청 태종에게 무릎을 꿇고 33번 절하면서 항복했다. 왜 조선은 청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했을까· 그것도 신무기를 가진 청의 적수가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청이 조선을 침략할 때 선봉에 세운 것은 기마부대였다. 날 센 기마병을 앞세운 공격에 왕은 강화도로 피할 새도 없었다. 허겁지겁 달려간 게 남한산성이었다. 남한산성에서 항전의지를 불태우고 있을 때 그것마저 꺾어버린 것도 신무기였다. 성을 향해 밤낮 없이 쏴대는 대포 때문에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었다. 결국 조선을 정복한 청은 우리가 가장 아끼는 것들만 골라서 빼앗아 갔다. 그게 바로 화냥년이다. 젊고 아름다운 여자만 골라서 잡아갔다, 사실 이런 국치는 충분히 막을 수 있는 것이었다. 불과 44년 전에 임진왜란을 겪었기 때문이다. 호란이…
[충북일보] 지난 8월 31일 오전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태양광발전시설 공사가 진행 중인 곳에서 산사태 조짐이 보인다는 한 주민의 전화였다. 급히 도착한 청주시 오창읍 성재리. 그야말로 쑥대밭이었다. 공사 현장에서 쏟아진 토사는 논과 밭으로 쌓여 있었다. 주민들은 1년 농사를 망치게 됐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또 다른 현장에서는 여든을 넘은 노인이 취재진의 팔을 붙잡았다. "어제 밤에 무서워서 잠을 못 잤어. 집안까지 물이 차오를 기세였다니까." 그는 자신의 집 안팎을 둘러보고 가라며 하소연했다. 이곳 역시 야산을 깎아 1만여 평 규모의 태양광발전시설을 조성하는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인근에 주택가가 있어 자칫 큰 피해를 입을 뻔했다. 태양광 보급에 열을 올리고 있는 정부의 기대와 달리 발전시설 곳곳은 재해 위험에 노출됐다. 제도는 미흡하다. 시·군 조례에 의해 도로·주거지 등 이격거리가 제한된다. 이마저 제각각이다. 관리·감독 책임도 모호하다. 전기발전사업 허가권과 개발행위 허가권이 이원화돼 있다. 정부부처 소관 역시 행정안전부,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에너지공단, 산림청 등으로 따로따로다. 태양광 보급
[충북일보] 물론,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에 무엇인가 자꾸 정책을 내놓고 있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지킬 것은 지켜야 한다. 금도(襟度)를 넘어선 정책을 내 놓고 국민적 갈등만 부채질하는 최근의 상황에 대해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는 것을 당국자들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수도권 규제완화 반대 도시기능이 마비된 서울을 살리고, 공동화 현상이 심각한 지방을 살리기 위해 노무현 참여정부가 도입한 정책이 바로 국가균형발전 시책이다.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를 건설하고 전국 곳곳에 혁신도시까지 만들었다. 당시 반대도 적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 시절 행정도시의 기업도시화 추진은 충청권을 분노하게 만들기도 했다. 분명한 것은 공공기관 지방이전은 비수도권만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는 점이다. 수도권, 특히 서울을 살리겠다는 취지에서 시작된 사실을 한시라도 잊어서는 안 된다. 정부가 최근 수도권 그린벨트를 풀어 주택공급량을 늘리겠다고 한다. 당·정·청이 함께 추진하는 모양새다. 박근혜 정부 시절 그토록 반대했던 세력이 수도권 그린벨트 해제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은 왜 일까. 상황이 이런데도 환
[충북일보] 충북도내 시·군 중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보은·영동·증평·진천·괴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곳은 괴산·단양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시군구 및 전문과목별 활동의사인력 현황'에 따르면 2024년 7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 1천명당 의사는 3.2명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의사 2.1명, 치과의사 0.6명, 한의사 0.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천명당 활동의사수가 가장 적은 지역은 '강원 고성'으로 인구 천명당 1.0명으로 전국 평균의 3분의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강원 양양(1.0명)·강원 인제(1.1명)·강원 정선(1.3명)·강원 횡성(1.3명) 순이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229개 시군구 중 66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보은, 영동, 증평, 진천, 괴산 등 5개 군이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229개 시·군·구 중 14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괴산, 단양군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11개 지역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산부인과 전문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