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처럼 산다면 손문숙 중원문학회 드러내지 않고 속으로 보듬으며 시처럼 산다면 수겹 포장하여 모난 곳 가리고 네 안의 욕심 누르는 소리 근육마다 긴장을 풀고 구석구석 주름을 펴서 환한 시처럼 팔랑팔랑 살 수 있다면
[충북일보]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됐다. 후폭풍이 거세다. 북한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가 '올스톱'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북미 양국 관계 경색 전망부터 나온다. 물론 향후 추가 협상을 낙관하는 시각도 있다. 대화의 문이 여전히 열려 있다고 보는 분석이다. 실제로 북미는 관련 의제에서 상당 부분 합의에 이르렀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번 회담에서 '좋은 결과'를 얻으려 했다. 그런 의지도 분명했다. 서로 간절히 원했던 게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변 현실은 달랐다. 김 위원장을 바라보는 불신은 여전히 깊었다. 트럼프가 처한 미국 내 정치 상황의 위기도 큰 걸림돌로 작용했다. 이번 북미회담 결렬은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에도 큰 악재다. 북미 관계 개선을 바탕으로 남북관계 진전을 꾀해 온 문재인 대통령에겐 아주 큰 아쉬움이다. 문 대통령이 밝힌 '신한반도체제' 구상은 2차 북미회담의 성공을 전제로 짜졌다. 우선 남북경협부터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4월 내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도 안개 속에 묻혀버렸다. 군사적 긴장관계가 재연될 공산도 없지 않다. 모든 상황을 종합해 볼 때 한반도 정세에 속도
2월 졸업 시즌이 지나고 꽃피는 새봄, 3월이다. 졸업 후 취업 경쟁에서 합격의 기쁨을 누리고 들뜬 목소리로 소식을 전해오는 제자들과 여전히 지원서를 쓰면서 목표를 향해 한걸음씩 내딛기를 반복하는 제자들의 안타까움이 교차하는 시기이다. 어려움 속에서도 대학과정을 무사히 마치고 사회로 첫발을 딛는 우리 젊은이들이 각자 소망하는 직업전선에서 행복한 삶을 시작하기를 소망해본다. 취업을 고민하는 제자들을 볼 때면 오래전 필자가 호텔에서 근무하면서 신규직원을 채용할 때 생각이 난다. 호텔 비서실장 재직시 비서실을 확장하면서 신규 비서직원을 새로 채용하게 되었다. 수많은 지원자가 응모하였고 그 중 적합한 지원자를 2~3명으로 압축하고 누가 더 우수한 인재일까를 고민하던 시기였다. 합격을 통보하기 일주일 전쯤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다음 주에 최종결정을 내려 합격통지를 하려던 금요일 오후에 전화가 왔다. "저... 실장님! 송구스럽지만 꼭 말씀을 드려야겠기에 용기 내어 전화했습니다. 제가 A 무역회사에도 원서를 냈었는데 다음 주 월요일부터 출근하라고 연락이 왔네요. 그런데 솔직히 저는 귀 호텔 비서실에 꼭 근무하고 싶거든요." 라고 말하였다. 최종 압축 지원자 중…
삼월이다. 이따금 산비둘기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여기저기 꽃소식도 들려온다. 봄소식 전해질 때가 되면 어김없이 신학기를 맞이하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더 맑고 힘차게 들린다. 한국어 교실에도 아이들이 모여들었다. 여러 나라에서 온 아이들이 설레는 마음과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인사를 나누며 힘찬 출발을 했다. 쉬는 시간, 우즈베키스탄이 고향인 1학년 학생이 내 손을 꼭 잡으며 질문을 한다. "선생님, 선생님 몇 살이에요·" "글쎄, 몇 살일까·" 아이는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다시 힘주어 손을 잡으며 말한다. "하, 한 살· 맞아요·" 우리는 서로 마주 보며 그냥 웃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가족과 함께 와서 살고 있는 이 학생도 나이를 묻는 한국의 문화를 몸으로 배운 것 같다. 한국 사람들이 만나면 묻는 나이. 하지만 결코 나이 밝히기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꽤 많은 편이다. 그래서 나온 말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어디 그뿐인가. 온 국민의 주제가처럼 불리는 노래 '내 나이가 어때서'는 노래교실은 물론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가장 인기가 많은 노래라고 할 수 있다. 가사 중, '세월아 비켜라, 내 나이
덕수궁 돌담길을 걷는다. 새들도 재잘거리며 내 걸음에 박자를 맞춰준다. 새소리를 귀에 담으며 정동길을 눈에 담는다. 하루가 알레그로 템포로 열린다. 이영훈 작곡가의 노래비가 보이고 나는 어느새 "이젠 모두 세월 따라 흔적도 없이 변하였지만~"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다. 햇살을 가르며 불어오는 바람이 아직은 차다. 어깨를 움츠리고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는다. 초콜릿과 사탕이 한아름 만져 진다. 옆 좌석에 탔던 아주머니의 미소가 머릿속으로 스친다. 새벽 6시 40분 동서울 행 버스를 탔다. 5시에 일어나 눈꺼풀을 비비며 택시를 타고 터미널로 가서 정신없이 버스에 오른다. 창가에 자리 잡고 잠시 숨을 돌리고 있는데 소박한 모습을 한 아주머니가 옆에 앉는다. 오창 정도 지났을까. 아주머니는 가방에서 텀블러를 꺼내더니 커피를 따른다. 그리고 내게 내민다. 얼떨결에 받아 마신다. 따듯한 온기가 입안에 감긴다.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까무룩 잠속으로 들어간다. 버스에서 내릴 무렵 아주머니는 내 손에 초콜릿과 사탕을 쥐어 준다. 비록 작은 것이지만 조건 없는 호의가 전해지면서 아침부터 상쾌함이 몰려온다. 강변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시청역에서 내려 2번 출구를
벌써 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달이 2월이라면 3월은 2월의 품속에서 생겨난 달이다. 자식이 어딘가 부모를 닮은 구석이 있듯 가만히 보면 3월은 2월의 성질을 꽤 닮았다. 꽃피는 봄인가 싶다가도 어느 날은 겨울같이 느껴지는 게 3월 아닌가. 어찌 보면 우리네 인생사도 계절을 닮아 있는 건 아닐까. 손녀가 다니는 유치원 학예발표회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다. 많은 학부모들로 들어찼고 여기저기 축하꽃다발과 플래카드로 극장 안은 왠지 들떠 보인다. 한 프로 한 프로 진행될 때마다 관객들의 힘찬 박수와 환호가 끊이지 않는다. 모두 내 자식 내손자의 재롱에 그야말로 취한 듯 보인다. 단 1분도 가만있지 못하는 유아들이다. 개구쟁이 어린것들을 보듬어 지도했을 선생님들의 사랑이 한 동작, 한마디 가사에 고스란히 배어 있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었던 장면이 있다. 거의 끝날 때 까지 무대에서 울었던 다섯 살 꼬마 얘기다. 이 아이는 6번 출연에서 5번을 울었다. 한쪽에선 "뭐야 재 왜 저래 행사 망치는 거 아냐"는 속닥거림도 들린다. 분명 아이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울면서 율동을 이어갔다. 이유를 모르니 관객들로서도 보기에 딱하고 안쓰러웠다. 보다 못한 선생님이 아무리…
그리움의 어머니. 9 오영임 충북문인협회 다디단 영성의 물을 길어 일상의 때를 닦고 천둥 치던 가난도 캄캄하게 굴곡진 시절도 여명기 산고라며; 디딤돌로 행복한 어머니 가슴 뭉클 늘어나는 사랑의 빚을 자녀란 이름의 행복한 빚을 가슴에 우리노라면 아슴아슴 차오르는 또 다른 산하나 어머니의 여정 울컥 가슴 미어지는 회한 은혜와 감사의 얼굴로 한 번 더 꽃피고 싶어라 어머니 품에
[충북일보] 2회 전국 동시조합장 선거가 보름 앞으로 다가 왔다. 후보 등록도 마무리됐다. 선거 열기가 점차 달아오르고 있다. 하지만 불·탈법 사례가 이어져 걱정이다. 이번 선거는 3월 13일 전국 모든 조합에서 동시에 치러진다. 농협중앙회 충북지역본부 등에 따르면 충북에선 73개 조합이 선거를 치른다. 농·축협 65개 조합 중 62개 조합과 10개 산림조합, 충북한우협동조합 등 모두 73개 조합이 해당된다. 합병에 따라 2017년 선거를 한 옥천 대청농협과 보은옥천영동축협은 이번 선거에서 제외된다. 지난해 7월 인수 합병되면서 조합장 임기가 연장된 충주농협도 마찬가지다. 충북도선거관리위원회는 27일 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 충북도내 조합장 후보등록을 마감했다. 마감 결과 모두 73개 조합 206명이 등록을 마쳤다. 등록 후보들은 28일부터 오는 3월 12일까지 선거운동을 벌이게 된다. 현직 조합장이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조합장선거에 적용되는 법률의 느슨함 때문이란 분석이다. 조합장선거는 '공직선거법'이 아닌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 적용을 받는다. 공직선거법이 정하는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선거에 비해 다소 느슨한 편이
올해는 3.1만세운동 10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다. 지나온 100년의 역사에서 교훈을 얻어 앞으로의 100년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를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 일제에 강제로 나라를 빼앗긴 후 우리 선열들은 의병운동과 비밀결사활동으로 국권회복을 도모했지만 일제의 무단통치로 인해 독립의 힘을 잃어가고 있었다. 이런 시기에 전국적으로 일어난 3.1운동은 백성이 비로소 한반도의 주인임을 각성시킨 평화운동이었다. 최근 조사된 3.1운동 통계를 보면 전국적으로 시위 1천716건을 비롯한 2천466건의 사건이 있었고, 시위와 관련해서 검찰에 송치된 인원이 1만9천54명이며, 100만 명이 넘는 민중이 참여한 대규모 민족운동으로 확인되고 있다. 충북북부지역에서는 1919년 3월 19일에 처음 일어난 괴산장터 만세운동을 시작으로 해서 28일 음성장터, 30일 청안장터로 이어지고, 4월 들어서 더욱 확대돼 1일 충주 용원장터, 괴산 청천장터, 음성 한내장터, 2일 음성 오미장터, 17일 제천장터 만세운동까지 주로 주민들이 많이 모이는 장터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전개됐다. 국가보훈처에서는 '기억하는 100년, 기약하는 100년'이라는 슬로건 아
"까톡" 지혜 선생님의 알림이다. "교장선생님, 관기 아이들의 입학식 영상이에요~ 확인해주세요!" 웃음을 머금고 동영상을 열었다. 탁~하고 영화 슬레이트를 치자 '어서 와! 학교는 처음이지· 여러분 환영해요~~' 라는 멘트가 나왔다. 며칠 전 교장인 나는 "어서 와" 팻말을 들고 앉았다가 일어나고, 연구부장은 왼쪽에서 달려 나오며 "학교는", 교무부장은 오른쪽에서 "처음이지·" 라고 외치라고 하더니~. 동영상에는 올해 입학생들의 유치원 때의 사진, 장래희망, 환영의 말, 선배들의 환영인사를 넣어 편집했다. 세상에~ 새로 부임하실 교감선생님의 환영 인사도 들어있다. 얼마나 정감어린 동영상인지 말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가 없다. 글이니 보여줄 수도 없고 어쩌나! 오늘은 2월 28일, 이젠 준비 끝! 새 학기를 향해 출발! 우리 학교는 새 학기 준비를 작년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11월에 교육과정 운영 평가, 학생, 교사, 학부모 만족도 및 의견을 조사학고 분석했다. 분석한 자료를 바탕으로 12월 내내 선생님들은 학교 비전, 목표, 학사일정 등을 검토하여 빼내고 더하며 교육계획의 기본사항을 정했다. 가장 큰 어려움은 시간이었다. 수업과 일상적인…
우리 민속에서 길조로 여겨지던 까치의 수난시대다. 농작물 피해는 물론이고 이제는 정전사고의 주범이 돼 한전이 포상금까지 걸고 적극 사냥에 나섰다. 연초에 대문에 붙이는 작호도(鵲虎圖)는 소나무를 배경으로 까치가 호랑이를 희롱하는 그림이다. 소나무는 장수를 뜻하며 호랑이는 용맹을 상징한다. 꾀 많고 용감하여 장수하라는 의미인 것 같다. 또 한편에서는 권위적이고 부패한 위정자들을 비꼬며 조롱하는 그림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삼국유사 석탈해의 고사에도 까치가 등장하고 있다. 동해 바닷가에 이상한 배가 닿았다. 갯벌에서 조개를 줍던 한 노파가 까치가 우는소리를 따라 배가 있는 곳으로 갔다. 그런데 배 위에는 궤가 하나 놓여 있었다. 궤를 열어보니 뜻 밖에 잘 생긴 사내아이가 나왔다. 바로 이 아이가 훗날 탈해왕이 된다. 탈해가 성씨를 석씨로 한 것은 신라에서 자기를 반겨준 까치 작(鵲) 자에서 새조(鳥)를 뺀 것이라고 했다. 중국에서는 까치를 희작(喜鵲)이라고 불렀다. 기쁨을 가져다주는 새라고 생각한 때문이다. 서울 강서구에 '까치산'이라는 지하철역이 있는데 중국인들을 위해 '喜鵲山驛'으로 번역해 놓은 것이 재미있다. 까치를 표기하는 한자는 '작(鵲)
'오리골'이라는 지명은 청주시 지역에만 찾아보아도 내수읍 은곡리와 신평리, 그리고 낭성면 귀래리, 남일면 화당리, 남이면 척산리, 강내면 월곡리 등지에 있는데 모두가 그 유래를 오리가 많다거나 오리나무와 연관짓고 있으나 전국에 산재해있는 오리골의 어원을 찾아보면 '오리'나 '오리나무와는 상관이 없이 '언덕에 있는 마을'이라는 의미에서 생겨난 지명들인 것임을 알 수가 있다. 그러면 오리나무라는 이름은 어떻게 생겨난 것이며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오리나무는 오리목(五里木)이라 하여 옛사람들의 거리 표시 나무로 알려져 있다. 이 나무를 길가에 이정표 삼아 5리(五里)마다 심었던 데서 유래했다는 속설이 전해온다.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도로 안내판이나 고속도로의 시발지나 종착지까지의 거리를 숫자로 표시한 표지판을 볼 수가 있다. 표지판이 없더라도 전봇대와 전봇대 사이가 대략 50m라는 것으로 짧은 거리를 측정해 보기도 한다. 이처럼 먼 거리를 가려면 내가 얼마나 왔는지 얼마를 더 가야 하는지 매우 궁금해지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옛날에는 역참제도가 발달하여 역참이 설치되어 활용되다 보니 역참과 역참간의 거리인 30리에 5리마다 눈에 띄는 나
사람의 행복이 GDP보다 우선해야 한다. 2001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조지프 스티글리츠(Joseph E. Stiglitz)'의 주도하에 만들어진 'OECD 행복지수'의 탄생 이유이다. 한국전쟁의 폐허를 극복하고 산업화 시대를 거쳐, 우리 국민이 숨가쁘게 달려와 지금은 GDP 세계 12위의 첨단 IT강국이라는 칭송을 듣고 있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일이다. 그런데 2017년 OECD 행복지수가 조사대상 38개국 중 겨우 29위라니· 더군다나 2014년 25위이었던 순위가 매년 하락하는 추세란다. 사람은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사는 것임을 전제한다면, 이제는 경제규모의 확대보다는 삶의 질 개선으로 정책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 아닐까· 물론, 행복지수가 경제여건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것이 아니다. OECD 행복지수를 측정하는 방법에도 교육 성취도나 여가시간, 사회관계망의 질 등 비경제적 분야의 지표와 함께 금융자산이나 가처분 소득 등의 경제적 측면을 평가하는 지표도 들어가 있다. 즉, 급속한 경제성장에 가려진 소득 불평등이나 사회공동체의 붕괴 등으로 삶에 대한 국민들의 만족도가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우리 경제가 구
'수처작주(隨處作主)'라는 말이 생각나는 아침이다. 출근 길 매일 아침, 나는 뜨는 해를 바라보며 운전대를 잡는다. 러시아워(Rush Hour)는 직장에 늦지 않으려는 조급함으로 내몰기도 하지만 더디기만 한 흐름 속에 일단 차를 맡기면 한 동안 속념(俗念)의 호사를 누리게도 한다. 어디 있던지 주인이 돼라! 내가 아는 수처작주(隨處作主)의 뜻이다. 오늘 아침 문득 이 말이 생각난 것은 며칠 전 국회도서관 강연 때문이다. 어떤 일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간절함이 뒤따라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기회라도 헛되이 날릴 수 있으므로 간절함을 가져야만 기해년에 많은 성과를 이뤄 낼 수 있다는 강연이었다. 과연 나는 간절함으로 내 삶을 살고 있는가? 한 시간여의 강연 중에서 유독 이 '간절함'이란 단어만이 내 귀에 맴돌았다. "스님, 어서 들어오세요" 경북 상주에 있는 도각사에는 내가 좋아하는 스님이 한 분 계신다. 이 스님은 스스로 삶을 포기하려는 사람들을 다시 살려는 의지를 가질 수 있도록 상담하기 위해 국회에 마련된 '생명 사다리 상담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하시는데, 이제는 큰 스님까지 모시고 와서 매주 화요일 저녁에 금강경을 가르쳐 주시
꽃망울 통신 강성일 충북시인협회 지난 밤 그대로부터 까만 꿈을 새긴 어둠 한 장 전통을 받고 이내 하얀 백지 한 장 보냈소. 그 백지 위에 내 꿈의 화신인 흰 나비 한 마리 그림 한 장 부탁했는데 아직까지도 무소식이오. 봄비에 당신의 꿈을 씻으며 더욱 긴급한 통신, 하얀 회신의 나비가 돌아오길 고대하고 있소. 오늘 아침도 내 가슴 속의 심지, 노란 꽃술을 키우며 두 귀를 쫑긋 그대 문전에 내가 있소.
[충북일보] 올해 지방공무원 신규 채용규모가 역대 최대 규모인 3만3천60명으로 정해졌다. 충북은 총 5회에 걸쳐 1천438명을 선발할 예정으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공시생'에게 이보다 좋은 소식은 없을 것이다. 공무원은 '철밥통'으로 불리며 안정적인 일자리로 여전히 인기있는 직업으로 분류된다. 오죽하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고등학생을 지칭하는 '공딩족'이란 신조어까지 생겨났을까. 이런 가운데 자신의 꿈을 펼치기 위해 일자리 유치(?)에 나선 청년들이 있다. 바로 충청권 대학 항공 관련 학과 학생들이다. 지난 25일 학생들은 청주국제공항 거점항공사 설립을 위한 공정한 국제항공운송면허 심사와 면허 발급을 촉구하는 서명지를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에 전달했다. 서명에는 7천여 명이 참여했다. 학생들의 주장은 명쾌하고 솔직했다. 대표로 발언을 한 학생은 "항공업계에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간절한 염원이 정부 부처와 더 나아가 대통령님께 전달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발표를 시작하겠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2014년 전국 항공서비스학과 개수는 대략 40여 곳 이었지만, 현재는 80여곳으로 불과 4년 만에 두배로 증가했다. 각
[충북일보]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날이 다가왔다. 한국당은 이미 26일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경선 투표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마감했다. 앞서 당원으로 구성된 선거인단을 상대로 모바일 투표(23일)와 현장투표(24일)도 각각 진행했다. 전당대회 당일인 27일 대의원 대상 현장투표를 마지막으로 모든 투표 절차를 마친다. 한국당의 이번 전당대회는 대한민국의 미래까지 결정할 중대한 행사다. 어떤 당 대표 등 지도부가 선출돼 내년 4월 총선을 진두지휘하느냐에 따라 결과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누가 당 대표에 선출되느냐가 최대관심사인 이유다. 당 대표는 선거인단의 모바일 투표 및 현장 투표 70 %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 30%를 합산해 결정된다. 2차 북·미 회담 등의 영향으로 국민적 관심을 충분하게 유도하지 못한 게 어떤 결과로 나올지 예단키 어렵다. 당 대표 등 지도부 경선 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점을 드러낸 것도 변수다. 어떤 선거든 후보 경선 과정에서 어느 정도 공격과 잡음은 있을 수 있다. 때론 그런 게 새로운 노선 창출의 촉매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한국당 전대는 '역(逆) 컨벤션 효과'를 걱정해야 될 정도로 심각했다. 많은 국민과 지지층을 실망
세종시가 도약할 기회를 맞고 있다. 청와대가 세종시에 대통령 집무실을 짓겠다는 구상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세종시는 행정중심복합도시에서 탈피해 행정수도로 도약하게 될 것이다. 대통령이 집무실을 짓겠다는데 국회도 이전을 망설일 필요가 없을 것이다. 대통령을 바라보고 서울에 남아있는 국방부 법무부 여성부 등도 서울을 고집할 이유가 없어진다. 당연히 대법원 대검찰청은 물론이고 국정원 등도 서울을 지킬 필요가 없을 것이다. 세종시는 명실 공히 대한민국의 행정수도로 위상을 갖추게 될 것이다. 문제는 충북이다. 인근에 행정도시가 들어오면 사람이나 기업이 몰려올 것으로 예상하고 쌍수를 들어 환영했다. 그게 잘못된 판단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한 것은 3~4년 전부터였다. 행정도시가 발족한 지 7~8년쯤 되면서부터 상실감은 후회로 변하기 시작했다. 사람이 몰려들기는 고사하고 1만 6천여 명이 세종시로 이사했다. 집값이 오르기는커녕 반 토막이 났다. 자고 나면 떨어지는 아파트 값 때문에 잠을 못 이룬다고 아우성치는 사람이 허다하다. 이 뿐만도 아니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약속했던 세종역 공약을 번복하려고 난리를 치고있다. 자신들의
『헨리에타는 아기 다람쥐예요. 엄마는 봄에 하늘나라로 가셨어요. 헨리에타를 낳느라 너무 힘이 들어서 그랬대요. 숲속엔 가을이 왔어요. 숲속 동물들은 열매들을 모으느라 바빴어요. '헨리에타야, 너도 열매를 모아 놓아야지. 겨울이 오면 먹을거리가 하나도 남지 않게 돼.' 하고 이웃들이 일러주었어요. 헨리에타는 땅을 파서 곳간을 만들고 열심히 열매들은 모아 곳간을 채웠지요. 그러나 비가 오자 곳간에 물이 차서 다 떠내려갔어요. 다시 곳간을 채웠지만, 이번에는 벌레들이 몽땅 먹어치웠지요. 추운 날씨에 또다시 열매를 모으러 다니는 헨리에타를 숲속 친구들이 도와주었어요. 곳간은 가득 찼어요. 헨리에타는 매우 기뻐서 친구들을 불러 모아 잔치를 하네요. 친구들은 맛있게 먹고 오래 놀다가 돌아갔어요. 그런데 어쩌면 좋아요! 잔치하느라 열매를 남김없이 다 먹어버렸네요. 창밖엔 하얗게 눈이 덮여 숲속 어디에도 열매는 보이지 않았지요. 어떻게 하지· 헨리에타는 금방이라도 울어버릴 것만 같네요. 그러나 한껏 배가 부르니 몰려오는 잠은 어쩔 수 없나 봐요. 깊은 잠에 빠졌지 뭐예요. 길고도 긴 겨울잠에 들어간 거죠. 그다음은 어떻게 됐느냐고요· 깨어나 창문을 여니 숲속엔 벌써 봄이…
제설 업무 담당인 요즘 나의 첫 일과는 업무 홈페이지 로그인, 두 번째는 기상청 홈페이지 날씨 확인이다. 올해는 예년보다 폭설은 없었지만 맑은 날씨여도 기상청 홈페이지를 들락날락, 수시로 포털에서 '날씨'를 검색하는 나를 보게 된다. 일단 눈 예보가 있으면 제설 장비 점검, 노선 체크, 제설 담당자 교육 및 각종 민원 처리로 하루 종일 정신없이 지나간다.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나. 비상이다! 그것도 새벽 3시경부터 내린다는 눈 예보. 지금부터는 기다림이다. 밀린 업무를 하며 비상근무자들과 쪽잠을 자며 제설작업을 준비한다. '그래, 겨울에 눈이 많이 내려야 농사가 잘 된다고 하니 가뭄 걱정도 없는 눈을 예뻐해야지.' 차체가 높은 제설차에서 바라보는 눈은 군대에서 보았던 눈보다는 아주 조금 예뻐 보이는데 정말 아주 조금 예쁘다. 2인 1조 제설작업을 마치고 따뜻한 차 한 잔의 여유도 느낄 틈 없이 제설차 진입이 어려워 제설작업 구간이 아닌 주택가 이면 도로 주변에서 각종 다양한 민원이 들어온다. 아무리 우리가 제설작업을 해준다 해도 골목 구석구석까지 장비와 인력을 투입하긴 역부족인데 대부분의 민원은 내 집 앞, 내 상가 앞 이면 도로까지 제설을…
[충북일보] 중국 진나라의 손강(孫康)은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배우는 것을 좋아했다. 젊었을 때 밤에 책을 보는데 기름이 떨어지자 '눈빛(雪光)'을 이용해 공부했다고 한다. 손강은 결국 어사대부(御史大夫)까지 올랐다. 형설지공(螢雪之功)은 여기서 유래된 말이다. 사라진 '개천의 용(龍)' '개천에서 용 난다'는 속담이 있다. 변변하지 못한 집안에서 훌륭한 인물이 나왔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개천에서 난 용(龍)은 적지 않았다. 적어도 대입 수시제도가 도입되기 전의 얘기다. 또한 사법시험과 외무고시가 폐지되기 전의 상황이다.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에서 어렵게 공부한 사람이 고시에 합격하면 5급 사무관이 됐다. 젊은 나이에 사무관이 된 사람은 적어도 1~2급 고위공무원단에 손쉽게 들어갔다. 나중에는 차관과 장관을 거쳐 국회의원과 도지사 등 선출직이 되기도 한다. 이들은 국가의 정책을 결정하는 '파워엘리트'로 성장했다. 국가의 예산과 법률은 물론, 외교·경제 등 사회 각 분야에서 국민들의 삶과 밀접한 정책을 만들어 냈다. 반면, 이들에 비해 스펙이 부족한 민초(民草)들은 사회 곳곳에서 구성원의 의무를 다했다. 양쪽 모두 국가를 지탱하는 소중한 인
봄을 여는 소리 임상은 진천문인협회 언땅 뚫고 나직나직 피어난 야생화 꽃줄기에 매달려 하늘하늘 춤을 푸며 온종일 기다렸던 봄비도 가만가만 오시고 가뭄에 메말랐던 가지로 스며들어 새싹들이 반기는 생명의방으로 꽃망울 봄을 여는 소리 귓전에 담으며 햇살 한 줌 품은 꽃망울 터뜨리고 환한 눈빛에 발길 멈추고 미소 짓는 매화꽃 해맑은 웃음 봄을 성큼 당긴다
[충북일보] 충북의 미래와 직결된 운명적 결정이 곧 나온다. 에어로케이가 청주국제공항을 거점으로 지정해 신규 항공운송면허를 신청했다. 심사 결과는 늦어도 오는 3월 발표된다. 정부의 최근 동향을 살피면 긍정적이다. 쏟아져 나온 각종 지원 내용이 저비용항공사(LCC) 유치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충북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청주공항 활주로 용량을 시간당 15회에서 30회로 늘렸다. 물론 민군 복합 공항 특성상 민간 항공기와 군용 비행기의 사용 횟수까지 확정하지는 않았다. 다만 지금까지는 민간이 6회, 군이 9회를 사용해 왔다. 청주공항 활주로 용량 증가에는 다 이유가 있다. 평행유도로 건설 사업이 완료됐기 때문이다. 이 사업은 항공기의 이·착륙에 걸리는 시간을 줄여 운항 횟수를 늘리기 위해 추진됐다. 청주공항의 활주로 용량은 두 배로 늘어나게 됐다. 게다가 충북도는 공항 활성화를 위해 신규 국제정기노선 재정지원을 확대키로 했다. 대중교통 노선 확충 사업도 추진키로 했다. 구체적으로 대중교통 접근노선을 대폭 확충한다. 공항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병행 추진하는 셈이다. 모두 거점 LCC 설립에 긍정적인 요인들이다. 최근 열린 민주당 충북도당…
[충북일보] 자유한국당 전당대회가 막바지다.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컨벤션 효과는커녕 흥행 참패가 예상되고 있다. 2차 북·미 회담 영향이라고 하기엔 너무 심하다. 당원들조차 등을 돌리고 있다. *** 건전보수로 거듭나야 산다 한국당 당권 후보들의 태도가 실망스럽다. 그동안 당대표와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한 사람들의 입은 거칠었다. 극단적인 말들을 마구 쏟아냈다. "5·18은 북한군 소행" "문재인 탄핵"이라는 구호도 나왔다. 합동연설회에서 한 후보가 "(박근혜) 탄핵을 인정하자" "5·18 망언도 사과하자"고 외쳤다. 곧바로 "야, 이 ×새끼야" "꺼져라"는 야유와 욕설이 나왔다. 급기야 어떤 후보는 "빨갱이, 좌파 프락치, 심지어 종북주사파"라는 말까지 들었다. TV 토론도 마지막까지 실망을 안겨줬다. 당권 후보들은 시종일관 과거 이슈에 매달렸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탄핵, 5·18 등과 관련해 이전투구 했다. 때론 선명성 경쟁에 빠져 상식을 벗어나는 언행까지 했다. 퇴행적인 모습이었다. 한국당은 이번 전대를 재도약의 기회로 삼으려했다. 보수의 가치를 재정립하려고도 했다. 민심을 모으고 정권을 창출할 새로운 리더십을 보여주려 했다. 그런데 후
올해는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이다. 한 해, 한 해 무거운 마음으로 보냈던 그 기념일이 벌써 100주년이 됐다. 올해도 어김없이 3.1절을 앞두고 그날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여러 기관·단체에서 크고 작은 기념행사를 준비한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3.1절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만세운동일 것이다. 1919년 3월 1일 우리 민족이 일본의 식민통치에 항거하고자 독립선언서를 발표하고 우리의 독립의지를 세계만방에 알리기 위해 태극기를 흔들며 전국 방방곡곡에서 만세 소리를 외쳤다. 만세를 외치다 많은 선열들이 고통과 희생을 겪었다. 3.1절은 독립을 위해 희생하신 순국선열들을 숭고한 뜻을 잊지 않고 기리기 위해 제정됐다. 3월이 되면 학교에선 입학식이 있고 새로운 시작이 있어 희망과 기대가 부풀어 오는 계절이다. 항상 국경일이 다가올 때면 노래 '태극기'를 부르고 국기 하강식을 하던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 노래 '태극기'에는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입니다. 마을마다 집집마다 펄럭입니다'라는 가사가 있다. 요즘 세대는 잘 모르겠지만 오후 여섯 시가 되면 학교나 인근 관공서 근처에서 국기 하강을 위한 애국가가 흘러나왔다. 국기가 어느 방향에 있는지도 모
[충북일보] 충북도내 시·군 중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보은·영동·증평·진천·괴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곳은 괴산·단양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시군구 및 전문과목별 활동의사인력 현황'에 따르면 2024년 7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 1천명당 의사는 3.2명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의사 2.1명, 치과의사 0.6명, 한의사 0.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천명당 활동의사수가 가장 적은 지역은 '강원 고성'으로 인구 천명당 1.0명으로 전국 평균의 3분의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강원 양양(1.0명)·강원 인제(1.1명)·강원 정선(1.3명)·강원 횡성(1.3명) 순이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229개 시군구 중 66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보은, 영동, 증평, 진천, 괴산 등 5개 군이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229개 시·군·구 중 14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괴산, 단양군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11개 지역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산부인과 전문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