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에게 제자가 '정치의 요체'를 물었다. 공자는 '명분을 정확하게 쓰는 것이다'라고 답한다(논어 위정 편). 명분이란 정치가가 지켜야 할 도리다. 명분 없는 정치는 실패하며 민심을 얻지 못한다는 뜻이다. 명분을 잃은 정치를 하다 자리를 보전하지 못한 제왕들은 역사에 많다. 고대 중국 하(夏)나라 걸왕(桀王)은 백성을 생각지 않고 주지육림에 빠지다 그만 지위를 잃었으며 후세 사가들에게 악덕의 대명사로 비판 받고 있다. 성군으로 존경 받았던 제왕들도 아차 하는 순간 명분을 잃으면 백성들로부터 외면당했다. 조선 세종도 어느 해에는 명분을 잃은 일을 하다 혼쭐이 났다. 지방관원들의 비행을 하급자가 고변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전국의 유림 선비들이 악덕이라고 비난했다. 어느 선비는 임금이 무지하다고까지 비판하는 상소를 한다. '정치를 백성들이 감시해야 하지 언로를 막으면 이치에 맞지 않는다.'라는 반발이었다. 결국 세종은 논의가 시끄러워지자 자신의 명을 슬그머니 거둬들였다. 광해군은 가장 명분 없는 정치를 강행하다 비극을 자초했다. '권력을 잡으면 눈이 먼다.'라는 속언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자파 신하들의…
우리는 녹조 현상 발생, 용존산소의 부족, 물고기의 떼죽음, 이끼벌레의 출현 등 하천환경이 심각해졌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러한 오염을 대표하는 것이 녹조 현상이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이 4대 강 사업 때문에 심각해졌다고 주장하는데 과연 그렇게 단정 지을 수 있을 것인지, 달나라에 사람이 왕래할 정도로 현대 과학이 발전했는데 녹조 현상의 원인을 아직까지 정확하게 이야기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현실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나 싶다. 물 관리는 수량적 관리와 수질적 관리로 나눌 수 있다. 4대 강 사업은 수량적인 측면에는 일리가 있는 사업이지만 수질적인 측면, 즉 체류시간 증가에 따른 녹조의 활성화 정도에 대해서는 별도의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현재도 논란의 소지가 많아 언급하지 않겠다. 전문가들은 광합성, 수온, 영양 염류(오염원) 등 세 가지 항목을 녹조 활성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 세 가지 인자 중 한 가지라도 충족되지 않으면 녹조 현상은 상당히 적어지게 된다. 이 중 사람이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일은 오염원의 배출을 차단하고 줄이는 것이다. 이제 가장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오염인자는 무엇인지 찾아가 보자.…
아내 사랑 오하영 충북시인협회 모처럼 친구함께 동해안으로 떠난 아내 사골 국에 잡채까지 생일상처럼 푸짐하게 장만 혼자 먹어도 노래가 절로 아내위한 사랑 표시로 겨울 솜이불 세탁 시치기 용감하게 뜯어 세탁기 속에 홑이불 드라이기로 말려 뒤집어 속과 겉 여섯 군데 묶고 대바늘로 아홉 곳을 누볐다. 아내 치마폭 보다 부드러운 이불
[충북일보] 경칩인 어제 제2회 전국 동시조합장 선거 공보물이 도착했다. 오는 3월 13일이 전국적으로 농협. 축협. 원협, 인삼조합, 산림조합 등 조합장 선거일이다. 선거공약을 살펴보니 모든 후보자가 '조합원이 주인이 되는 농협'을 만들겠다고 한다. 농업협동조합법 제13조(목적)를 보면 지역농업협동조합의 목적은 조합원이 생산한 농산물 판로 확대 및 유통 원활화를 도모하며 조합원의 경제, 사회, 문화적 지위 향상을 증대시키는 것으로 명시되어 있다. 누가 뭐래도 농협의 가장 중요한 핵심사업은 농민이 생산한 농산물을 제값 받고 팔아 주는 것이라는 데는 이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가장 기본적인 농산물 판매사업을 제대로 하는 농협은 별로 없는 것 같다. 그렇다면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이고 농산물 판매사업을 담당하는 경제사업 현장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분석해 보자. 첫째, 판매와 관련한 경제사업장은 직원들이 서로 기피하는 부서다. 한창 농산물 출하기에는 주말은 물론 야간도 없이 근무해야 하는 등 근무여건이 신용사업장과 비교하면 매우 취약한 실정이다. 둘째, 근무여건이 열악하고 고생은 해도 성과급 등 금전적 보상도 없고 승진 등 인사에도 불리하여
[충북일보] 시골에 있는 선산에 묘를 쓰기 위해 사전에 작업을 하면 일부 마을 사람들이 민원을 넣는다. 운구 차량이 마을길을 통과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마을발전기금이라는 듣도 보도 못한 비용을 요구한다. 동네 저수지에 태양광 시설을 설치하겠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관할 행정기관은 무조건 민원인 편을 든다. 표를 얻어 선출직에 오르는 단체장 입장에서 유권자들에게 찍히면 정치생명이 끝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된 사례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어둡다. 집단의 '떼 법'으로 무엇 하나 마음 편하게 할 수 없다. 청주시 청원구청이 지난달 12일부터 '건축허가 사전예고제'를 도입했다고 한다. 주민 생활환경 피해우려 시설(연면적 합계 500㎡ 이상)에 대한 건축허가, 용도변경, 사전심사청구 내용을 사전에 주민들에게 알리는 제도다. 건축주가 해당 시설에 대한 허가를 신청하면, 관할지역 읍·면·동 홈페이지를 통해 7일간 관련 내용을 게시한다. 이후 구청은 주민들의 의견을 3일 내에 건축주에게 통보한다. 이럴 경우 건축주는 주민의견에 대한 수용여부 의견서를 3일 내에 구에 제출해야 한다. 언뜻 보면 주민들의 생활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구청의
다시는 못 올 영원의 시간 속으로 남편을 들여보내고 흠뻑 젖은 눈을 닦으며 유족 대기실로 나오던 친구의 무릎이 풀렸는지 쿨렁 넘어가는 걸 옆에 있던 아들이 붙들었다. 사랑하는 이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보기가 얼마나 힘겨웠으면 저리도 휘청거릴까. 떠나는 이를 막무가내로 붙잡아 본들, 몸부림해본들 소용이 없었다는 체념, 그 허망함이 옷처럼 걸쳐있다. 어떤 경우에도 초심을 잃지 않던 지혜로운 친구, 어디에서나 명랑한 모습으로 주위에 웃음을 주던 여인이다. 연약해 보이는 자그마한 체구의 그녀가 육중한 남편을 부축하고 비틀거리면서도 눈이 마주치면 찡긋 어설픈 윙크를 날리던 그녀지만, 긴 병시중 끝에 장례 일정까지를 감당하느라 패인 볼이 더 패어 허깨비가 걸어오는 것 같다. 얼마가 지났을까. 유족 대기실 전광판에 고인의 이름이 지나간다. 더는 그 모습을 볼 수 없음을 알리는 문구다. 친구의 눈동자가 흔들리는가 싶더니 자리에서 일어선다. 그리고는 그녀 특유의 유머러스한 억양으로 '나 미망인이 되었다.'라고 천연덕스럽게 한마디 한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가슴이 먹먹하다. 부음을 듣고 장례예식장에 도착했을 때 전광판에서 미망인 ㅇㅇㅇ라는 글자를 읽고 아연실색했다
예로부터 조상들은 소가 지니는 여덟 가지 덕(德)을 이야기하였습니다. 거기에 한 가지를 더해 아홉 가지 덕을 지닌 소가 우리 농장에 있습니다. 그 소의 이름을 남편과 나는 찬숙이라 부릅니다. 떡 벌어진 어깨, 넓고 평평한 등, 단단한 무릎과 가는 발목, 훤칠한 머리에 부드럽게 휘어진 품격있는 하얀 뿔, 긴 눈썹 덕분에 우수에 젖은 듯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사려 깊어 보이는 눈···, 찬숙이는 어디에 내놔도 돋보이는 미모를 지녔습니다. 잘생긴 외모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지닌 매력 중 최고의 덕목은 넓은 이해심과 착한 마음이 아닐까 합니다. 암소가 늘어나 축사가 비좁을 때가 있습니다. 출산을 앞둔 어미 소에게는 독방을 주어 환경을 불안하지 않게 해줘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함께 지내던 소를 다른 칸으로 옮겨줘야 하지요. 이번에 해산할 소와 함께 지내던 짝꿍은 성격이 못되고 까칠하기로 유명합니다. 그러한 이유로 기를 좀 죽이고 조용하게 지내길 바라는 마음에 찬숙이가 있는 방으로 옮겼습니다. 기골이 장대한 찬숙이에게는 다른 소들이 함부로 대들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그러기에 찬숙이 짝꿍은 자주 바뀌는데 그들은 이를테면 문제아 아니, '문제소' 이기가 쉽
남평양에 구름 한 점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가정하자. 기상 전문가들은 그 한 점의 구름을 관찰하며 어떻게 변할 것인지를 분석하게 된다. 만약 한반도 주변의 수온이 높고 수증기가 많다면 태풍으로 성장해서 한반도를 강타할 것이란 예고를 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당한 후 노인들이 모여 태극기를 앞세우고 탄핵무효를 외칠 때만 해도 태극기 집회는 오합지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 아직도 오합지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왜냐하면 세력이 많이 커졌기 때문이다. 세력만 커진 게 아니라 그들이 주장하는 내용의 상당 부분이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늘어났다. 이 뿐만도 아니다. 나도 한 번 참가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는 "며칠 전 태극기 집회에 갔었는데 그 위세가 대단하더라"고 얘기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따뜻한 봄도 왔으니 서울 구경삼아 한 번 가 보자"고 권유하는 사람도 많다. 이런 변화 때문인지 지난 삼일절과 주말 집회에는 수만 인파가 모였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한동안 기존 언론으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함으로써 집회상황을 알 수 없었다.요즘은 언론도 그 규
[충북일보] 500년 간 지속된 조선왕조를 공부할 때 당쟁(黨爭)과 사화(士禍)는 흥미롭지만,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당쟁이 정치발전에 도움을 줬다는 역사학자들의 주장도 선뜻 이해하지 못했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등 국가적 위기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았던 당쟁. 이로 인한 숱한 사화가 어쩌면 동방의 작은 나라 대한민국을 세계의 변방으로 전락시킨 원인이 됐다는 주장이 그나마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예견된 여권의 분화 집권 여당은 카리스마를 가진 이해찬 대표 취임 이후 적어도 하나의 결사체로 보여질 만큼 단결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는 겉 흐름에 불과하다. 친문(친문재인)과 비문의 갈등은 이미 예견된 문제였고, 앞으로 더욱 확산될 수 있는 시한폭탄과 같은 사안으로 볼 수 있다. 유력한 잠룡으로 거론됐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이재명 경기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김경수 경남지사,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의 행보를 보면 쉽게 파악될 수 있는 문제다. 권력이 집중된 여당은 늘 분화를 경험했다. 이명박 정부의 친이(친이명박)와 친박(친박근혜)을 비롯해 박근혜 정부의 친박과 비박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조선시대도 마찬가지였다. 동·서 붕당 후 북
월요일 저녁 일과를 부리나케 마치고 짐을 싼 후 밤 11시쯤 대구로 향했다. 다음 날 오전 6시 대구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일본행 특가 항공을 이용하기 위해서이다. 지인이자 협력업체 대표인 지인과 함께 차로 이동하며 사소한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오랜만에 여유로운 시간이었다. 벌써 44회째 진행되고 있는 역사와 전 세계 세 번째 규모를 자랑하는 박람회이기도 한 'FOODEX JAPAN 2019'에 참석도 하고 준비하고 있는 문화행사도 준비할 겸 해서이다. 늘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과 준비는 바쁜 일과에 치여 정신이 없고 무력감을 느낄 때쯤 나에게는 두근두근 설레게 하고 몸을 움직이게 하는 에너지의 원천이다. 새로운 만남과 새로운 일, 사사로운 것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모든 것에 몰입감을 줄 수 있는 지금이 행복하다. 디자인을 하거나 새로운 사업, 새로운 아이템을 준비하며 '밴치마킹(Benchmarking)'이란 것을 한다. 다양한 경제주체가 성과를 내기 위해 참고할 만한 가치가 있는 대상이나 사례를 정하고, 비교 분석을 통해 필요한 전략을 찾아보려는 행위이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이다.'라는 정확히는 어디에서 유래됐는지 모르지만 지금의
빨래하는 바다 달샘 김영희 충주문인협회 바다가 빨래를 한다 밤낮 쉼없이 먼 길 오며 수천 번 목숨 건져 지친 어린 물 바다에 안기기까지 묻어온 세상 땟물 모래 위에 치대어 때를 빠는 모래사장은 바다의 빨래터 목이 터져라 소리치며 세상을 씻는 하얀 거품 뽀글뽀글 세상을 빨래하는 바다
[충북일보] 인재(人材)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학식이나 능력을 갖춘 사람을 말한다. 여기서 학식이나 능력은 사람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인재를 평가하는 방법을 바꾸지 않는다면 우리나라는 늘 서울대·고려대·연세대(SKY) 중심에서 벗어날 수 없어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의 3년차 개각을 놓고 충청권 곳곳에서 이러쿵저러쿵 말들이 많다. 충북은 이제 장관 한 명 없는 지역이 됐다. 충청권 전체로 확대해도 단 1명에 그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기계적으로 해석할 일이 아니라며 책임론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반면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노골적인 충청 패싱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번 개각으로 청주 출신 도종환 장관은 국회로 복귀하게 된다. 충청권에서는 성윤모(대전) 산업통상부 장관만 남게 됐다. 18개 부처 장관의 출신지를 지역별로 보면 호남과 영남이 각각 6명과 5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서울 4명과 강원 2명이다. 그야말로 호남 전성시대다. 충청권보다 인구가 적은 호남에서 가장 많은 장관을 배출한 것은 누가 보아도 '편중'이다. 지난 정부에서 야당인 민주당은 영남 편중을 줄기차게 성토했다. 그래놓고 이제 와서 호남 편중을 옹호한다
식물에 물을 주실 때에는 우리 집의 물이 어떠한 유형인지 먼저 판단을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집에서 사용하는 물을 크게 3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상수도는 가장 흔한 유형으로 화학적인 방법으로 정수 처리한 물을 말합니다. 대개 식물에 큰 문제가 되지 않으나 물의 특정 성분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식물이 있습니다. 예컨대 아레카야자나 테이블 야자 종류는 잎의 끝에 염소성분이 축적되기 때문에 물을 하루 정도 받아두셔서 염소성분이 날아가도록 한 뒤에 물을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염소가 누적되면 잎의 중간에 황금빛 반점이 생길 수 있습니다. 공중습도가 건조해서 나타나는 잎의 끝-마름 증상과는 확연히 구분됩니다. 집의 야자에 황금빛 반점이 있다면 매달 한 번 정도는 물을 받아주셨다가 주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둘째, 경수는 식물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의 성분 속에 칼슘과 마그네슘이 함유된 물을 말합니다. 정도의 차이가 있겠습니다만 지하수를 이용하실 경우 우리집 물 성분이 칼슘과 마그네슘 함량이 높으면 식물에 해로운 영향을 줍니다. 우리집의 물로 세차를 하고 나면 차에 물때가 심하게 낀다거나 비누로 손을 씻을 때 미끈함
보은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바로 '속리산'이다. 속리산은 한국팔경 가운데 하나에 속하는 명산으로, 화강암의 기봉(奇峰)과 울창한 산림으로 뒤덮여 있고 산중에는 천년 고찰의 법주사가 있다. 봄에는 산벚꽃, 여름에는 푸른 소나무, 가을에는 붉게 물든 단풍, 겨울에는 설경으로 계절마다 고유한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이처럼 소중한 속리산도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여러 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특히 2018년에는 입산자의 실화에 의한 산불이 발생해 우리의 가슴을 철렁이게 한 적도 있다. 이럴 때 일수록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과제가 하나 있다. 무엇보다도 '산불예방'이다. 최근에는 주 5일제 근무 등으로 산을 찾는 가족과 나들이객이 늘어나면서 봄철 대형 산불이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연평균 432건의 화재가 발생해 산림 670㏊가 피해를 입었다. 특히 산불발생 건수의 48%가 봄철(3~4월)에 집중됐다. 그렇다면 산불이 발생하는 주요 원인과 예방법은 무엇인지 살펴보자. 산불의 주요 발생 원인은 입산자의 부주의라 할 수 있다. 산불의 발생 원인을 분석한 결과 입산자의 실화가 36%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는 논·
[충북일보] 청주의 뿌연 하늘을 바라본다. 청주공항을 이륙하는 비행기가 흐릿하다. 흐릿한 미세먼지가 눈과 코를 따갑게 한다. 쪽빛에 떠가는 하얀 구름떼를 꿈꾼다. 충북의 활로를 하늘길에서 찾는다. *** 여행객 편의부터 신경 써야 충북의 숙원 하나가 또 풀렸다. 에어로케이가 청주공항을 거점공항으로 삼게 됐다. 개설 예상 노선은 모두 국제노선이다. 하늘길에 커다란 변화가 예상된다. 전국이 청주의 하늘에 주목한다. 에어로케이는 얼마 전 신규 면허를 받은 저비용항공사(LCC)다. 청주공항을 거점으로 비상하려 한다. 청주에 기반을 둔 항공사로 거듭나려 한다. 청주공항 활성화를 견인할 동력이다. 궁극적으로 충북경제를 이끌 책임도 져야 한다. 청주공항은 여객과 물류공항 인프라를 비교적 잘 갖추고 있다. 에어로케이는 청주공항의 이런 장점을 잘 살려야 한다. 우선 여행객들의 편의 증진부터 주도해야 한다. 그게 청주공항 활성화를 위한 첫 일이다. 에어로케이 입주로 중국과 일본, 동남아로 접근이 쉬워졌다. 아시아의 허브 공항으로서 경쟁력도 그만큼 높아졌다. 청주공항과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상당할 것 같다. 연차 계획을 실천하다 보면 성과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
2월이 꿈을 꾸는 달이라면 3월은 꿈을 향해 첫발을 내딛는 달이다. 학교마다 입학식이 거행되고 긴 겨울방학으로 조용하던 거리는 학생들의 모습으로 활기차다. 봄에 농부가 씨앗을 뿌리듯 3월은 진정 모든 사람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달이다. 시립도서관 문화교실 첫 수업을 들으러 가는 길이다. 모처럼 미세먼지가 없는 공원길을 걷다 보니 벚나무에 시선이 머문다. 꽃눈은 붉은색으로 꽃을 피울 준비가 끝났다. 산수유는 노란 입술을 다문 채 햇볕을 쬐고 있고 꽃다지도 땅바닥에 단단히 자리를 잡았다. 도서관 프로그램 과목은 '인문학적 시선으로 보는 영화 다시 읽기'다. 선생님은 영화를 보기 전에 감독이나 배우 또는 볼 영화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신다. 영화가 끝나면 줄거리나 느낌 등을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는다. 오늘 본 영화는 데미안 셔젤 감독의 '라라랜드'라는 미국의 뮤지컬 영화다. 꿈을 꾸는 사람들로 이루어진 별들의 도시 라라랜드에서 영화는 꿈과 사랑, 열정을 통하여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첫 화면은 자동차가 얽혀있는 대로변에서 수많은 댄서가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른다. 배우들의 의상이 화려하고 음악이 어찌나 경쾌한지 화면 속으로 빨려
고전(古典)명구(名句)는 수천 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우리의 마음을 울리는 감동을 안겨줍니다. "두 마음은 한사람의 마음도 얻을 수 없고, 한마음으로는 백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兩心은 不可以得一人이오 一心은可以得百人이니라)" 이글은 중국 전한(前漢)의 회남왕(淮南王)유안(劉安)이 저술한 책'회남자(淮南子)에 나오는 명구(名句)입니다. 마음을 밝혀주는 명심보감(明心寶鑑)을 공부하고 강의하다 보면 마음이라는 것이 어디에 존재하는 것인가· 의구심(疑懼心)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가슴(심장)에 있는지, 머리(뇌)에 있는지 알쏭달쏭하기만 합니다. 여기에서 말하는'두 마음(兩心)'은 상대방을 대함에 있어서 한결같지 못하고 이런저런 딴 마음을 품는 것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사람과 사람의 사귐은 어느 순간에 갑작스럽게 찾아오기도 하고, 자연스럽게 형성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떤 만남에서든지 상대를 대함에 있어서 자신의 진실 된 마음을 쓰지 않는다면 결국은 한 사람의 마음도 얻기 힘들 것입니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다는 것은 신뢰를 바탕으로 한 관계가 형성되는 것인데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 생각합니다. 나의 진심을 다하여 상대를 대하더라도 상대는 나를 신뢰하지 못
피의자신문조서란 범죄혐의를 받는 사람이 수사기관인 경찰·검찰에서 질문 받은 사항과 그에 대한 답을 적은 서류를 말한다. 이것은 법원으로 넘어가 재판의 증거로 사용된다. 현행법상 검사 작성 조서는 법정에서 피고인이 내용을 부인하더라도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 반면, 경찰작성 조서는 내용을 부인하면 원칙적으로 증거능력이 부정된다. 그렇다면 위와 같은 조서는 어디까지 증거능력을 인정하는 것이 적정한 것일까?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정식재판에서 피고인이 증거로 함에 동의한 경우에만 증거능력을 부여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그 이유는 피고인이 법정에서 자신이 수사기관에서 진술한 조서내용을 부인하는 것은 그만큼 억울함을 주장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 억울함이 거짓일 수도 있지만 이는 다른 증거를 통해 혐의를 입증해야할 별개의 문제이다. 그럼 피고인 진술의 사실여부는 누가 가려야 하는가? 해답은 간단하다. 이와 같은 경우에는 수사기관도 아니고 공소제기권자도 아닌 가장 공정한 위치에 있는 법관이 법정에서 직접 피고인을 심문하고 이로써 형성된 심증을 통해 판결하는 것이 정확하지 않겠는가. 그럼에도 수사기관은 피고인이 법정에서 내용을 부인하는 경우에도 조서의…
우리가 피리라고 잘못 말하는 대금은 신라 시대 이래 내려오는 악기로 '천년을 잇는 소리'로 만파식적이라 불린다. 대금에는 정악대금과 산조대금이 있는데 내 능력으로 두 가지를 다하는 것은 무리거니와 조선 명신 맹사성을 닮고자 한 연유로 정악 대금만 제대로 잡고자 하였다. 정악 대금은 산조대금보다 길이가 더 길어 소리가 깊고 부드럽다. 대금을 잡은 것은 내 인생 아주 잘 한 일 중의 하나임은 틀림없으나 음악적 소양도 부족하고 재능까지 미천하여 도대체 소리에 진전이 없다. 게다가 나이가 들어 숨도 딸리니 점점 대금을 잡는 것이 힘에 부침을 체감하게 된다. 그만큼 소리는 나빠지고 말이다. 석양에 지는 해를 바라보며 후회를 느끼지 않는다면 나름 훌륭하게 산 증표라는데 기운 있을 때 대금도 열심히 할 것을..... 그럼에도 대금이 눈에 보이지 않으면 허전하여 혹여 1박 2일의 출장에도 갖고 다니는 버릇이 생겼다. 마치 고불 어른이 주야장창 대금만 잡았던 것처럼 말이다. 조선 후기 대금 명인 정약대 선생은 매일 인왕산에 올라 수연장지곡을 불어 한곡에 모래 한 알을 짚신에 넣어 모래가 가득 찬 뒤에야 산을 내려왔다 한다. 이처럼 분신으로 대금을 대해야되거늘 이따금 생각
'콩이라니. 어, 이거 무슨 얘기지?'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은 제목만 언뜻 보고 영화 '킹콩'의 콩을 떠올렸을지도 모른다. 여기서의 콩은 우리가 먹는 그 콩을 말한다. 먹는 콩은 농작물이니 키운 다기 보다는 '재배한다', '농사짓는다'고 해야 맞는다. 모 개그프로그램의 오래전 유행어를 패러디해봤다. 영화광들은 실망하겠지만, 제목으로 독자들의 시선을 끄는 데는 일단 성공할 거 같다. 제목에 낚였더라도 이왕 눈길을 준 김에 끝까지 한 번 읽어보았으면 한다. 지난 해 가을 어느 시골마을에 놀러갔다. 같이 일하는 직원이 은퇴 후에 그곳 동네에 작은 집을 짓고 농사를 지으며 살겠다고 한다. 농사터라고 해봐야 텃밭 보다 조금 큰 정도의 땅이다. 취미생활이나 소일거리 정도의 농사가 될 거 같았다. 동료직원들과 함께 그 직원의 은퇴 후 생활을 축복해주고, 응원해주기 위한 행차였다. 걸어서 농촌 속으로 들어가 보니, 밖에서 볼 수 없었던 농촌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동안 차를 타고 지나면서 봐왔던 농촌의 풍경은 어릴 적 추억 속에 저장돼있던 그 모습일 뿐이었다. 그러나 차를 내려서 깊숙이 들어가 본 지금의 농촌 모습은 추억 속의 그 모습이 아니었다. 우선 마
'최후의 만찬'이라는 명화가 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기 전 제자들과의 마지막 저녁식사를 묘사한 '레오나르드 다빈치'의 그림이다. 종교에 상관없이 익히 알려진 그림인데 우연히 그에 관한 일화를 듣고는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레오나르드 다빈치는 우선 예수의 모델을 찾는 데 고심했다. 누구라도 존경할만한 사람을 찾아서 모델로 삼아 예수를 그렸다. 이어서 은 서른 냥을 받고 예수님을 배반한 유다의 모델이 될 사람을 물색했다. 마땅한 사람이 나서지 않아 끝내는 형무소를 찾아갔다. 백방으로 수소문 끝에 무기징역을 선고 받은 죄수를 찾아냈다. 적임자라고 생각한 다빈치는 형무소에 가서 양해를 받은 뒤 그림을 시작했다. 그림이 완성되자 지금까지 모델을 해 왔던 사람이 돌연"선생님, 저를 모르시겠습니까·"라고 물었다. 다빈치가"글쎄요·"라고 대답하자 그는"제가 바로 일전에 선생님의 부탁을 받고 예수의 모델을 했던 그 사람입니다."라고 하며 눈물을 흘렸다. 다빈치는 놀랐다. 그림을 완성한 3년도 채 안 되는 기간에서 두 얼굴로 나타나는 복잡다단 일면 때문이었다. 한 사람에게서 선과 악의 양상이 극명하게 드러난 셈이다. 3년은커녕 사흘만에도 뒤집어지는 게
[충북일보] 노무현 정부 시절 비록 수도 이전은 실패했지만,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은 국토 균형발전을 위한 촉매제가 됐다. 세종시 건설은 비단 지방만을 위한 정책이 아니다. 과밀화로 경쟁력이 떨어진 서울을 다시 한 번 세계적인 도시로 도약시키기 위한 분명한 원칙도 갖고 있었다. 역대 선거에서 대통령 후보들은 국토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에 대해 강력한 추진의사를 약속했다. 진보·보수 정권을 가리지 않고 수도권과 비수도권 균형발전 공약은 손에 꼽힐 정도의 순서에 포함됐다. 그런데 수도권 규제완화 반대를 통한 국토 균형발전 정책은 선거만 끝나면 입장이 바뀌는 천덕꾸러기 공약으로 전락했다. 사실 일관되게 수도권 규제완화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있다. 바로 수도권을 지역구로 하는 여야 국회의원들이다. 지역구민들의 표를 받아야 자리를 보전할 수 있는 그들에게 수도권 규제완화를 반대하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지역구만 바라보는 국회의원과 달리 국가의 백년대계를 설계하는 대통령은 달라야 한다. 적어도 청와대는 원칙에서 벗어나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다. 이명박·박근혜 시절, 수도권을 지역구로 하는 여야 국회의원들이 발의한 숱한 법안을 보면 하나의 '
짝사랑 최진섭 충북시인협회 햇살 꼬리 감춘 그 창가 백합 한송이 사 알 짝 눈 맞춤은 속살을 드러내고 혹시나 들킬 것 같아 심호흡을 하였다 보내고픈 무지갯빛 방아질 심장박동 흔적 없는 빈 발자국 멎어버린 초점 시야 오늘은 꼭 하고 말 거야 목 터지게 목 터지게
청령포의 한恨 안광석 충북도시인협회장 삼지三枝솔에 걸터 앉아 하늘 열린 한줌 공간에서 토吐하는 한숨에는 마디마다 멍이 시퍼렇다 두견새는 목매이고 새벽달도 훌쩍일 때 시름겨운 앞강은 어깨 들썩이며 흐르고 있다 삼백예순날의 혹한 속에서 따스한 햇살 찾아 한양으로 달려간 것은 오래 매미허물처럼 껍데기만 남아 있다 제 그림자 깔고 앉은 관음송觀音松이 함께 남아 애절한 가슴에 시름의 응어리를 토닥인다.
[충북일보] 충북이 명문고 육성 방안과 관련해 점점 소란스럽다. 충북도와 충북도교육청, 이시종 지사와 김병우 교육감의 의견 대립도 첨예해 지고 있다. 충북도는 지난해 12월 고교 무상급식과 함께 도교육청과 협약한 명문고 육성을 위해 도교육청과 교육부에 세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1안은 전국 모집의 자사고 설립이다. 2안은 자사고가 없는 충북 등에 한해 전국모집의 자율학교 설립이다. 3안은 충북에 이주해 연구소·대기업 등에 근무하는 고급인력(도내 약 2만 명 추정) 자녀들(전국 어느 중학교에 다니든)에 한해 충북도내 고교에 응시할 수 있는 제한적 전국모집의 학교 운영이다. 충북도는 1안을 정답으로 제시하고 있다. 도교육청의 의견은 아주 다르다. 김 교육감은 충북도의 자사고 설립 추진에 반대의 뜻을 분명히 밝혔다. 대신 최근 한국교원대 부설 고등학교를 신개념 명문고로 육성하자고 제안했다. 충북도는 자율형 사립고 설립 등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충북 시장·군수 협의회도 거들고 나섰다. 도교육청에 당초 협약한 대로 명문고 설립을 적극적으로 이행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지역에서 명문고 육성은 대개 두 가지 경로를 거친다. 결론부터 밝히면 자연발생
[충북일보] 충북도내 시·군 중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보은·영동·증평·진천·괴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곳은 괴산·단양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시군구 및 전문과목별 활동의사인력 현황'에 따르면 2024년 7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 1천명당 의사는 3.2명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의사 2.1명, 치과의사 0.6명, 한의사 0.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천명당 활동의사수가 가장 적은 지역은 '강원 고성'으로 인구 천명당 1.0명으로 전국 평균의 3분의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강원 양양(1.0명)·강원 인제(1.1명)·강원 정선(1.3명)·강원 횡성(1.3명) 순이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229개 시군구 중 66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보은, 영동, 증평, 진천, 괴산 등 5개 군이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229개 시·군·구 중 14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괴산, 단양군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11개 지역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산부인과 전문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