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오늘, 우리는 100세 시대를 이야기 하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세상에 살고 있다. 100세 시대는 무엇이고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요양원· 치매· 성인용 기저귀· 자본주의의 새로운 마케팅수단으로 취급하기에는 그 의미가 너무 크다. 정확하게 100세 시대를 말하자면 행복한 100세 시대는 아직 오지 않았으나 의학적으로 살아 있는 100세 시대는 눈앞의 현실이라고 해야할 것이다. 사회적으로 개인적으로 앞으로의 삶에 많은 과제를 던지고 있는 100세 시대의 개인적인 대응에 대하여 오늘 아침을 열어본다. 100세 시대는 세계역사상 유래가 없는 경제발전과 더불어 의학, 공중위생, 안전의 발달 및 개선으로 점차적으로 수명이 늘어나며 나온 결과이다. 과학적으로 인간이 살 수 있는 기대치는 125세를 한계로 본다고 하는데 100세는 그 한계의 5분의 4에 도달한 지점이니 거짓이 아니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평균수명 변화를 보면 1970년 여자 65.5세, 남자 58.6세에서 2017년 여자 85.7세, 남자 79.7세로 개략 50년간 20년 이상의 수명이 증가되었음을 알 수 있다. 과학적이고 수학적이지 않더라도 향후 50년 내에 우리의
[충북일보] 지난 50여 년 동안 국토발전의 축은 서울과 부산을 잇는 '경부축'이었다. 이제 다가올 100년은 강원과 충북, 호남을 잇는 '강호축'의 시대가 돼야 한다. 그 중심에 충북이 서려면 충북선 고속화를 하루 빨리 완성해야 한다. '강호축'은 강원에서 충청을 거쳐 호남까지 이르는 동서형 발전축이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지난 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강호축 국민토론회'에서 강호축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더 강조했다. 강호축이 수도권 집중, 지방 소멸 위기와 저성장의 위기를 넘어 지역 균형발전과 남북 평화시대를 이끌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는 2017년 강호축 협의체를 꾸린 강원, 대전·충남·북·세종, 광주·전남·북 등 8곳의 시·도지사와 이들 지역 여야 국회의원 등이 마련했다. 수도권을 위해서도 강호축을 통한 균형발전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송재호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은 "강호축 개발은 강원·충청·호남 등이 좀 잘살아보자는 것이 아니라 이쪽을 균형 개발하지 않으면 나라가 망한다는 절박한 개념"이라고 전했다. 이어 "일본의 도쿄 집중도는 28%이며, 프랑스는 파리 집중도 25%일 때 분산 정책을 써 지금 18.5%로…
검정 고무신 백서 박관희 충북시인협회 아버지 여행 떠난 뒤 마루 밑에 떨어진 검정 고무신 문수도 모른 채 헤어지고 다 닳은 뒤꿈치 문득 가슴은 찡하고 복받쳐 흐르는 뭉클함에 눈시울 뜨겁고 자식들 신발은 남에게 내 모습 보이기 싫어 끈으로 매어진 운동화로 꼼꼼하고 자상하게 챙기셨다 아버지는 농부로서 아무려면 어떠한가, 고집하시고 말씀하시던 가냘프고 따듯한 그 목소리 가슴 아파 저미어온다 이제사 느끼고 기억하면 무슨 소용 있으련만 그때의 아버지 모습 그리운 검정 고무신 사연 가슴속 깊은 우물에 소리 없이 울먹인다.
인간은 어찌 보면 근시안이라고 해야 할까보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줄 모르면서 지성이니, 교양이니, 인격 등을 논한다. 소위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니 이런 논의는 당연할지 모르겠다. 필자 또한 평소 수필을 창작하며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뇌로써 인간 본성에 근접한 작품을 쓰길 갈망했다. 하지만 아무리 수필이 인간학(人間學)이라고 이르지만 한 편의 수필 속에 그 본질을 전부 담아내기란 역부족임을 느낀다. 무엇보다 가장 잘 파악할 것 같으면서도 쉽사리 간파할 수 없는 게 인간의 속내이기 때문이다. 내가 무슨 철학자는 아니지만 나를 포함하여 인간 자체를 한마디로 규정한다면 '불완전한 존재' 그 자체 아니던가. 욕망과 모순으로 점철된 게 인간 본연의 모습인지도 모르겠다. 흔히 사회적 신분이 높으면 사람 됨됨이 또한 고결한 성품을 지닌 것으로 알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법을 심판하고 누구보다 솔선수범하여 법을 준수해야 할 사람이 법조인이다. 이런 이가 국정 농단의 참여로 법의 심판을 받는가하면 검사가 유흥업소에서 성매매를 하기도 한다. 이를 두고 세간에선 정의가 사라졌다고 개탄한다. 며칠 전 저녁 식사를 마친 후 평소 애주가인 남편과 술에…
요즘 뉴스를 보면 기분 좋은 소식보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뉴스를 자주 본다. 성범죄, 강력, 절도, 자연재해 등을 비롯한 다양한 사건, 사고로 뉴스가 가득하다. 한정된 매체에 가려진 시야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예전의 시즌마다 체감할 수 있게 다양한 뉴스나 장식, 분위기, 흘러나오는 BGM들로 가득했던 거리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나이를 먹어서인지, 삶이 바빠서인지 봄이 왔지만 봄을 느낄 여유조차 없다. 바쁜 삶에 감사하다가도 어떤 순간에는 문득 그런 생각이 들곤 한다. '창밖도 바라보지 못하는 좁은 시야에 평생 갇혀서 지내지는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지난 주말 출장차 중국 상해를 다녀왔다. 중국이 처음인 나로서는 생소한 광경이 너무 많았다. 신호와 횡단보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단횡단이 당연한 광경이 옆에서 지켜보기에 아슬아슬하다. 현지 일행이 차가 오는 길을 건너가려는 것을 막아 세웠더니 그러면 더 사고가 나니 다음부터는 그렇게 하지 말라는 것이다. 사람이 걸어가게 만들어놓은 인도에는 수많은 자전거와 전동오토바이들이 주차되어있고, 가로수와 전봇대들은 인도 한가운데에 자리를 잡고 있다. 사람들은 당연하게 차도로 나와 걷고 있는 광경이 한편으
다시, 4월이다. 2014년 4월16일 '세월호'로 극명하게 드러난 우리 사회의 충격적 실상을 다시 꺼내 보며 기억과 저항, 애도와 치유에 대해 생각한다 온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330명의 생명이 그대로 스러져간 그날의 충격이 아직도 생생하다. 여전히 사태의 원인과 책임의 소재는 묘연하고 세월호에 관한 충격적 증언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세월호희생자 가족들은 세월호가 잊히는 것이 가장 두렵다고 한다. 억울한 죽임이기에 밝혀져야 하고 제 자리를 찾아야 하는 일들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혹자는 왜 아직도 세월호냐고 묻는다. 이제 과거를 보기보다 미래를 봐야하지 않겠느냐고 점잖게 충고하기도 한다. 하지만 5년이 지난 지금,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억해야 하는 이유는 여전히 우리 사회가 위험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여전히, 우리 사회는 생명을 값없이 여기고 생명 죽임의 문화에 익숙해 있다. 세월호 사건은 오늘도 무수히 발생하고 있는 억울한 죽음과 무관하지 않다. 세월호 희생자들의 억울한 죽음과 유가족의 고통을 기억한다는 것은 그들의 고통과 억울함을 바로 우리 각자의 삶의 현실로 각인시키는 행위이며, 억울한 피해자들과 연대하는 공동체적 행위이다. 공동
경기가 침체되고 미세먼지로 인해 숨쉬기 어려운 요즘이다. 충북도는 최근 정부로부터 충북선 철도 고속화 사업을 비롯, 6조6천억 원 규모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받았다. 이 소식은 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충북영양사회 회원으로서 매우 기쁜일이 아닐 수 없다. 충북은 영동, 옥천부터 오송, 청주, 음성, 증평을 거처 충주, 제천단양 까지 총 129㎞, 도로망이 원활하지 않아 충북을 한꺼번에 여행한다는 생각을 가졌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도로, 항만, 철도 등 원활한 교통을 생각하다 보면 여행이 떠오르고 여행이 떠오르면 바로 다음 생각나게 하는 단어는 맛집일 것이다. 충북선철도 고속화가 된다면 북부지역인 단양, 제천의 마늘과 약초밥상을 맛보고, 충주 담수호에서 갓 잡은 송어 비빔회에 콩가루를 넣어 단백질을 덤으로 보충하고, 청정괴산의 간 해독에 좋은 다슬기 해장국은 다슬기 속살이 부드럽게 비집고 나와 한술 뜨면 푸짐함이 입안 가득 고향의 맛이 떠오르게 할 것이다. 중심부 청주, 오송을 지나 남부지역 영동옥천의 자연산버섯을 푸짐하게 넣은 전골과 와인 맛에 취해보는 여행에 벌써부터 설렌다. 강호축을 잇는 철도가 연결되면 먼저 강원도로 먹거리 볼거리 여행을
[충북일보] 앞으로 업무 수행에 소극적으로 일관하는 공무원에게 최고 파면의 징계처분이 내려진다. 적극적으로 환영할 만한 일이다. 행정안전부는 오는 8월까지 '지방자치단체 적극행정 운영규정'을 제정한다. 이 제정안에는 적극행정의 기준과 지방자치단체별 적극행정 실천계획 수립 근거를 담게 된다. 적극행정 공무원에 대한 특별승진·승급 등 인센티브를 주는 내용도 담는다. 소극행정 공무원에게는 최고 단계 징계인 파면까지 내릴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징계 사례도 유형별로 분류·공개한다. 행안부는 적극행정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12개 권역별 설명회를 갖는다. 2일 대전·충남·세종 지역을 시작으로 다음달 7일까지 부산·울산, 경남, 경기, 인천, 강원, 광주·전남, 전북, 제주, 대구·경북, 서울, 충북 순으로 개최된다. 제정안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무엇보다 적극적으로 행정을 펼친 우수 공무원에게 각종 인센티브가 부여된다. 적극행정은 문책하지 않고 장려한다는 게 원칙이다. 다시 말해 징계 면책 기준을 확대·적용한다는 얘기다. 구체적으로는 당사자에게 적극행정 면책 소명기회를 부여하고 면책 요건에 해당하는 실무직 공무원은 징계 대상에서 제외한다.…
구피를 닮은 여자 안애정 충주문향회 어항이 생겨 구피를 사러 갔다 레인보우 선셋 미가리프가 숨어 있는 포트 수초 사이로 창밖에서 들어온 햇빛이 머문다 수족관 밑바닥에 가라앉아 있는 작은 구피 파란물이 일렁인다 물이 내 발목을 적시고 배가 뒤집힌 물고기들이 파닥인다 맑은 종소리 들리고 젖은 발이 걸어 들어와 멈춘다 수족관 물이 흘러 닿은 강가에 빨간 꼬리 구피 닮은 여자와 내가 서 있다 여자의 눈길이 강물을 따라 천천히 옮겨간다 한바다를 만나기 위해
1909년 10월26일 오전 9시30분부터 다음 해인 1910년 3월 26일 오전 10시까지 그러니까 날짜수로 152일 동안이 안중근安重根(1879-1910) 최후의 시간이었다. 그날 하얼빈 역에는 러시아군,의장대, 군악대, 영사, 관헌들, 청군과 일본 거류민단 대표들, 각국 영사관들로 초만원인 가운데 특별열차가 멎자 이등박문이 내려 러시아 대장이며 재미 대신인 코크체프와 나란히 군악대가 울리는 가운데 사열을 하고 있었다. 그들이 10보 앞에 쯤 이르자 안중근은 부라우닝식 권총을 뽑아들고 이등을 겨냥했다. 그런데 정작 그는 이등의 얼굴을 알지 못하여 「얼굴이 누렇고 흰수염을 한 작은 늙은이가 노적老賊 이등이다」 생각되어 그의 가슴에 세발을 명중시키고 그를 따르는 비슷하게 생긴 자들에게도 또 세발을 쏘아 네 사람이 순식간에 쓰러졌다. 피투성이가 된 이등을 차에 싣고 대련으로 옮겼으나 30분 후 이등은 숨이 끊겼다. (그때 6발 째 쏜 총알을 맞고 쓰러진 남만철도 이사 다나까는 아주 훗날 죽을 무렵에 그 순간을 정직하고 대담하게 털어놨다. 나는 그때 피 흘리며 쓰러진 채 안중근을 한참동안 바라봤다. 그 늠름하고 씩씩한 모습은 마치 신과 같았다. 신 가운데서도
생일이 다가올 때마다 가슴은 두근거렸다. 어머니가 선물로 무얼 주실까· 설렘으로 손꼽아 기다렸다. 하얀 쌀밥에 소고기미역국. 평소와 다른 반찬으로 생일상을 받는 하루는 나 자신이 우월한 존재로 느껴졌다. 나만을 위한 특별한 날이었다. 내 맘을 어찌 알았는지. 내가 갖고 싶었던 선물이 눈앞에 펼쳐졌다. 매일매일 내 생일이길 바랐던 동심의 시절이었다. 올해는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된 지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자료에 의하면 국내외 여기저기서 뿔뿔이 흩어져 독립운동을 하던 조직을 통합하여 상해에 망명정부를 세웠다. 1919년 4월 11일. 어릴 때부터 들어온 독립운동에 대한 많은 이야기. 오직 나라를 위해 머나먼 이국땅에서 목숨을 내놓고 독립운동을 했던 성지. 그곳을 꼭 한 번은 가보고 싶었다. 상해에 머무는 외손녀가 보고 싶다는 어머니를 핑계로 여행길에 올랐다. 가보지 않은 곳을 향한 마음은 언제나 들뜨고 두근거린다. 도착해서 숙소로 가는 길에 딸아이가 "저기예요.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라는 말을 듣는 순간 고개를 돌렸지만 보이지 않는다. 아쉬움을 달래며 다음날을 기약했다. 사전에 아무런 지식도 없이 그저 나라를 잃었을 때 독립운동을 하던 곳이라고만 알
갈등의 시대다. 남북이 갈라진 것만도 가슴 아픈데 영호남이 정치싸움을 하더니 보‧혁, 남‧녀, 노‧소 등으로 나뉘어 진흙탕 싸움을 하고 있다. 싸움구경처럼 재미난 게 없다지만 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붙이라는 말도 있다. 문제는 싸움을 말려야 할 심판까지 싸움에 말려들었다는 사실이다. 우리 사회에서 싸움을 말리고 잘잘못을 심판해야 할 사람은 누구인가· 단연 사법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공직자일 것이다. 문제는 그들이 대부분 공정성을 의심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일선에서 사법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게 경찰이다. 수사 업무의 90% 이상을 처리하면서도 경찰은 특별형사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지 않고 있다. 그만큼 신뢰를 받고 있다는 말은 아니다. 요즘 떠들썩한 버닝썬 사건을 지켜보면서 경찰이 수사권을 독립해야할 만큼 자질이 우수해졌고 업무도 공정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술집 비리를 수사하면서 식구들이 걸려 있는 문제를 해결하느라 진땀을 빼기 때문이다, 이런데도 특별형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없다. 왜 일까? 경찰수사가 영향력이 적기 때문일 것이다. 수사 개시부터 송치까지 일거수일투
봄이 왔다. 겨울 동안 긴 잠에 들었던 나무들도 마른 가지에 물을 올리고 있다. 인간에게 꽃이란 행복을 전달하는 귀중한 존재이다. 꽃은 주면 줄수록 받으면 받을수록 생명력을 품게 하는, 행복감을 갖게 하는 소중한 존재이다. 그래서 인간은 꽃과 함께 산다. 산수유도 있고, 목련, 개나리나 진달래 같은 봄을 알리는 전령들이 여럿 있지만, 아무래도 여러 사람의 마음을 가장 많이 들뜨게 만드는 꽃은 아마도 벚꽃이 최고인 것 같다. 벚꽃은 서양에서는 봄과 순결의 상징으로 통하기도 한다. 봄 하면 떠오르는 꽃은 개나리나 진달래였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봄꽃의 대명사는 벚꽃인 듯하다. 하아얀 벚꽃이 마치 팝콘 터지듯 몽실몽실해지면 세월은 말 그대로 설렘의 봄이 된다. 벚꽃은 밤사이 은밀한 작업을 하는지, 아니면 야행 성질 때문인지 알 수는 없지만, 낮까지 아무 일 없다가도 어느 날 아침 눈 비비고 기지개를 켜는 사이에 환하게 유혹의 그 아름다운 모습을 유감없이 드러내 상춘객들을 불러 모은다. 벚꽃은 봄을 닮았나 보다. 화려하지만 찰나에 피어나고 머물다 낙화한다. 짧아서 아쉽기는 하지만, 짧기에 더욱더 사랑받고 아름다운 꽃이 벚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충북일보] 샐러리맨(Salariedman)은 봉급생활자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샐러리(봉급)는 인텔리겐치아 직업인(White Collar Worker)이 일정 기간을 단위로 받는 보수를 말한다. 샐러리맨은 대개 봉급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근로자를 지적할 때 자주 등장한다.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하는 보신주의 성향을 비꼬는 표현이다. 이런 관점에서 대다수 공무원들은 샐러리맨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 공무원 사회에서 샐러리맨 성향을 가진 공무원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은 대단히 염려스러운 문제다. 소극적 행정하면 파면 수년 전 충북지역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A기업 대표가 청주를 방문했다. 그날 하필이면 비가 내렸다. 이때 사무관급 한 공무원이 우산을 들고 A사 대표를 영접했다. 이후 사무관은 A사 대표와 아주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 A사 대표는 결국 충북에 투자를 했다. 그렇지만 사무관은 온갖 루머에 시달렸다. 일부 경쟁자들이 A사 대표와 우산영접을 했던 사무관 간 유착의혹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사람이 만나는 과정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회식과 작은 선물이 문제가 됐다. 곤혹을 치른 사무관은 그때부터 민원인들을 거의 접촉하지 않았다
[충북일보] 최근 영아 유기 사건이 자주 발생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 국회에 제출된 '비밀출산법안'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 주말 충북 제천의 무궁화호 열차 화장실과 인천의 주택가 등에서 신생아 유기 사건이 잇따랐다. 영아유기가 끊이지 않는 주된 사유는 비교적 분명하다. 예나 지금이나 별로 변한 게 없다. 미혼모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육아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 때문이다. 현행법상 영아유기죄는 2년 이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최근 10년 동안 1천 건 가량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이 2017년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영아유기 사건은 최근 10년(2007년∼2016년)간 992건이다. 1년 평균 100건 가량 발생한 꼴이다. 국회는 경제적·사회적 곤경에 처한 임산부를 지원하고 영아의 생명권을 보장하기 위해 방안을 마련하는 중이다. 지난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임산부 지원 확대와 비밀출산에 관한 특별법'을 발의했다. 하지만 1년 넘게 제자리걸음 중이다. 이 법안은 원치 않는 임신으로 인해 곤경에 처한 임산부가 안전하게 출산할 수 있도록 국가가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혼모라도 임신과
여인의 봄 이의희 충북시인협회 봉긋 거리며 붉게 물들어 버린 작은 망울들 촉촉이 젖어 오르는 하얀 솜털 사이로 여인이 걸어 나온다 우윳빛 가는 목선을 따라 아주 천천히 부드럽게 입술을 머금고 부풀어 올라 불꽃처럼 터져 나온다
[충북일보] 각자도생(各自圖生)이란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국가와 국민이 따로 노는 현상에 대한 일종의 조롱이다. 책임질 줄 모르는 국가에 대한 국민의 저격이다. 성장이 멈춘 사회의 서글픈 자화상이다. ***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다행히 충청권은 각자도생 아닌 공조를 선택했다. 참 잘 한 일이다. 상생의 흐름에 박수를 보낸다. 약자는 뭉쳐야 산다. 약할수록 더 힘을 합해 움직여야 한다. 그동안 충청권은 KTX 세종역 신설 논란으로 삐걱댔다. 물론 지금도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그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을 뿐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충청권 공조는 이마저 해결해야 더 단단해질 수 있다. 현재 충청권은 예비타당성 면제 사업 추진으로 들떠 있다. 지역 간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도 아주 크다. 하지만 KTX 세종역 신설이 불행의 씨앗이라면 빨리 제거해야 한다. 아무튼 모처럼 얻은 공조의 시대다. 단체장들의 정책 공조 움직임도 잇따라 감지되고 있다. 모처럼 '상생 모드'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 초 에어로-K 면허 발급이 계기가 됐다. 충청권의 공동 노력으로 청주공항 거점항공사를 만드는 결실을 맺었다. 충청권 공조는 그 어느 때
누구나 한 번쯤 복잡한 도시를 벗어나 여유롭고 한가한 전원생활을 꿈꾸며 도심 근교 예쁜 주택으로 이주를 상상해 본 적 있을 것이다. 전원주택은 좋은 공기와 멋진 경치, 펜션에 놀러 온 듯 바비큐 파티, 고구마 굽기, 작은 야외수영장 설치, 텃밭 가꾸는 재미, 층간 소음 걱정 없고 자연에서 강아지와 함께 맘껏 뛰놀 수 있다는 등 낭만적이고 여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다. 대신 전원주택 선택 시 몇 가지 주의해야 한다. 첫째, 도로 문제는 꼭 짚어 보아야 한다. 주택단지를 개발해 단독주택 수 채를 각각 분양하는 경우 통상 폭 4m 내지 6m의 도로를 설치하게 되는데 주택을 매입할 경우 향후 도로 관리에 대한 문제를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 전원주택 개발 시 개설된 도로는 건축법상 도로로 지정되기는 하지만 국가나 지자체에 귀속되는 것이 아닌 개인 소유로 남게 된다. 따라서 도로 관리는 지자체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주택단지 마을 사람들이 알아서 관리해야 한다. 구태여 특정인들을 위한 도로를 지자체에서 매입 또는 기부채납 받아 관리해야 할 법적 근거도 의무도 없기 때문이다. 결국 관리가 부실해질 수 있고 주민 간 갈등 요인이 되기도 하며, 왕왕 도로 소유권 이전, 개
강둑 경사를 따라 밤사이 개나리가 피어났다. 프루스트가 마들렌 향기를 맡는 순간 과거의 한 때로 빠져 들었던 것처럼, 초등학교 시절의 봄이 보였다. 담장을 대신한 철망을 따라 피어난 개나리는 무심천으로 이어졌다. 북문로와 사직동을 잇는 돌다리가 내려다 보일 땐 첨벙첨벙 물 속을 뛰어 다니며 피라미를 몰던 동무들의 얼굴도 떠올랐다. 졸업한 뒤 40년이 지나도록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벗들의 얼굴이 이토록 또렷하다니…… 추억은 기억보다 강하다. 커피를 마실 때에도 종종 비슷한 경험을 한다. 잘 익은 파인애플과 패션프루츠를 함께 입안에 넣은 듯한 '콜롬비아 킨디오 라모렐리아 농장 커피'는 해발 2000m 커피 밭에 섰을 때 이마의 땀을 시원하게 씻어준 한 줄기 바람을 불러 일으킨다. 결이 고은 복숭아의 속살을 한 입 베어 문 듯한 '에티오피아 함벨라 실린가 농장 커피'는 두 살 난 아기를 품고 커피열매를 수확하던 열 여섯 살 아프리카 애기 엄마의 따스한 미소처럼 정겹다. 사실, 더 미스터리(Mystery)한 것은 커피를 마시면서 보이지 않는 무엇인가를 떠올리는 능력이 어디서 왔느냐는 점이다. 강아지도 맛이 좋은 음식을 먹으면서 과거의 한 때를 생각할 수 있
북극곰의 수난사가 다큐멘터리로 방영된 지 오래다. 지구 오염의 심각성을 일깨우는 하나의 상징으로, 빙하와 그곳에 사는 곰이 머릿속에서부터 겹친다. 곰취를 먹을 때마다 입방아 찧은 것도 곰에 관한 이야기다. 실제로 상관없다지만 환경변화는 우리네 밥상을 예전과 다르게 해 놓았다. 비닐하우스에서 재배된 곰취는 봄의 미각을 쫓아 마트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냉이와 쑥 등 첫선을 보이는 봄나물 그다음, 5월의 존재감으로 등장하는 곰취가 북극 얼음이 녹아 겨울잠을 이루지 못한 곰들이 이른 잠에서 깨어나듯 제철을 잊은 지 오래다. 겨우내 동면에서 깨어난 곰이 제일 먼저 찾는다는 풀, 허기진 곰이 곰취를 뜯어 먹고 기운을 차린다는 풀, 곰이 좋아하는 나물이라는 뜻에서 '웅소(熊蔬)'라 한다. 백두산과 시베리아 더 넓은 땅에 사는 곰들의 삶과 곰취는 무관하다. 곰은 곰취를 거의 먹지 않는다. 곰취잎이 곰 발바닥을 닮아서 그렇게 부른다는 속설이 타당하다. 또 곰이 살 정도로 깊은 산속에서 자란다고 하여 유래된 이야기다. 곤달비, 고추냉이, 동의나물 등은 곰취와 비슷한 모양이지만, 동의나물은 먹으면 혀가 마비되고 호흡이 가빠오는 증세가 나타나는 알칼로이드성 맹독을
태극기에 관한 규정은 분명 법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나라꽃 무궁화에 대해서는 법으로 정해져 있는 것이 없더군요. 2016년에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한 국회의원이 국화(國花)와 관련한 법률을 발의했지만 통과되지 못한 모양입니다. 관련 자료를 찾아보면 무궁화는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면서부터 나라꽃으로 대접받기 시작했더군요. 필자는 평소, 무궁화에게는 대단히 미안한 일이지만, 우리나라의 독립이 다른 선진 각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늦어 그들이 이미 차지한 볼품 있고 특색 있는 꽃들을 피해 나라꽃을 선정하다 보니, 꽃의 생명은 길지만 선뜻 눈에 들어오지 않는 무궁화가 나라꽃으로 정해졌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반면 일본은 봄날 화려하게 피어나는 벚꽃을 국화로 가지고 있어 조금은 부러웠습니다. 헌데 알고 보니 벚꽃이 일본의 국화가 아니더군요. 일본인들도 국화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는데 일본 역시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법으로 규정된 국화가 없답니다. 다만, 가을날 기품을 뽐내며 수려하게 피어나는 국화(菊花)가 황실을 상징하는 꽃으로 지정되어 있는 모양입니다. 벚꽃이 아주 오래 전부터 일본을 대표하는 꽃으로 여겨졌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일찍이…
[충북일보] 인구 변화 추이가 심상치 않다. 인구감소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올해부터 인구절벽이 찾아올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도 함께 나왔다. 물론 최악의 시나리오다. 아무튼 인구절벽은 기정사실로 드러났다. 통계청은 2016년 추계 당시 2029년부터 자연감소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기록적인 저출산이 계속됐다. '현실'이 '예측'을 10년이나 앞질렀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2019년 7월∼2020년 6월) 총인구가 5천165만 명으로 정점에 이르게 된다. 하지만 2020년부터 감소한다. 2020년 1만 명이던 감소 폭은 점점 커져간다. 결국 2067년에는 총인구가 3천365만 명까지 떨어진다. 1972년 총인구 수준으로 회귀하는 셈이다. 출생자와 사망자 수도 올해 처음으로 역전된다. 자연 감소의 시작이다. 내년부터 인구절벽 현상이 올 수도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있다. 실로 암울한 전망이다. 가장 심각한 건 경제활동인구다. 생산연령인구(15~64세)는 이미 2017년 3천757만 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2067년에는 1천784만 명으로까지 줄어들게 된다. 2017년 전체 인구의 73.2%에서 2067년 45.4%로 감소한다. 생산연령인구…
매화 이수진 전 제천문인협회장 홍매화 흐드러지게 피는 봄날 당신과 나 사이에 화려하게 피고 지던 지나간 사랑의 언어들도 다시금 덩달아 벙글어 터지고 있는 뜨란 노을빛 같은 홍매화 홍매화 같은 노을빛 오, 환상의 코러스(chorus)여 !
중세시대 유럽의 왕조 역사 이야기를 읽어보면 왕조와 왕조 사이의 스캔들에 얽혀 역사를 뒤바꾸는 숨겨진 야사가 많이 있다. 그 중 가장 많은 이야기는 세력 다툼에서 심부름하는 중간 대리인과 얽혀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경우이다. 예를 들면 혼인을 통해 얻는 이익을 생각하여 인근 성의 공주에게 구혼하고자 할 때, 당사자는 직접 나서지 못하고 대리하는 다른 귀족을 내세워 자신의 뜻을 표하는 게 관례이다. 이런 대리인을 통해 공주에게 마음을 담은 연서와 귀한 선물을 보내는 경우, 당연히 대리인은 가장 신뢰하는 친구이거나 친족 등 심복으로 내세우지만 뜻대로 성사되는 경우보다 그러지 못한 경우가 더 많아 역사이야기를 더 풍부하게 한다. 오랫동안 귀한 선물과 연서를 전하던 대리인이 의뢰한 주인의 뜻을 전하는 과정에서 공주와 대리인이 사랑에 빠져 연인이 되어버린다. 대리인은 심부름 전달을 제대로 하지 않고 주인을 배신하고 자기가 구애하여 공주를 자신의 애인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이러한 경우를 경영조직 관계에서 주인-대리인의 관계를 묘사하는 대리인이론이라고 한다. 주인은 자기의 권한과 책임을 대리인에게 위양하면서 자기처럼 열심히 해주기기를 바란다. 그러나 실제는 어떨까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술래가 벽을 보고 외친다. 다문화교육지원센터 한국어 교실에는 오늘도 변함없이 무궁화 꽃이 활짝 핀다. "하나 둘 셋!" 하지만 가끔 술래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가 아닌 '하나 둘 셋!' 숫자로 대신 할 때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한국어 교실 친구들은 다양한 국적을 갖고 있으며 아직 한국어가 익숙하지 않아 발음하기가 좀 어렵기 때문이다. 술래가 '하나 둘 셋'으로 외치면 오히려 놀이에 속도가 붙어 더 재미있어 하며 서로 너그럽게 이해해 준다. 쉬는 시간이면 함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로 소통하며 즐길 수 있으니 참 좋다. 한국어 공부가 좀 어렵더라도 쉬는 시간을 기다렸던 친구들은 교실에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하며 매우 흥미로워한다.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나 역시 함께 놀이를 하며 재미있는 시간을 맞이한다. 때로는 술래가 되기도 하고 술래의 눈을 피해 재빠르게 움직여 술래를 향하기도 한다. 술래의 눈에 띄어 다시 술래가 될 때는 우리 친구들이 환호하며 반긴다. 초등학생인 우리 친구들은 경쾌하게 뛰며 노는 것을 좋아한다. 이 또래의 건강한 친구들이라면 누구라도 뛰고 싶어…
[충북일보] 충북도내 시·군 중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보은·영동·증평·진천·괴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곳은 괴산·단양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시군구 및 전문과목별 활동의사인력 현황'에 따르면 2024년 7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 1천명당 의사는 3.2명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의사 2.1명, 치과의사 0.6명, 한의사 0.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천명당 활동의사수가 가장 적은 지역은 '강원 고성'으로 인구 천명당 1.0명으로 전국 평균의 3분의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강원 양양(1.0명)·강원 인제(1.1명)·강원 정선(1.3명)·강원 횡성(1.3명) 순이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229개 시군구 중 66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보은, 영동, 증평, 진천, 괴산 등 5개 군이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229개 시·군·구 중 14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괴산, 단양군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11개 지역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산부인과 전문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