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 이상숙 충북시인협회 봄엔 남쪽 담장에 목련의 창문이 열린다 겨우내 기웃거린 햇살로 봄을 먹은 나뭇가지 끝 삼키지 못한 그리움이 외로움으로 서걱거려도 향기로 다시 부활하는 기품있는 하얀웃음 먼 사랑으로 아늑한 봄에 골고타의 성혈들을 하얀 꽃잎으로 묻어주며 우아한 목련꽃 속에서 잔인한 봄이 익어간다
[충북일보] 정치는 곧잘 사실을 왜곡한다. 눈에 보이는 뻔한 말로 여론을 호도한다. 언론은 춤 춘다. 각각 진보와 보수의 철학을 참칭(僭稱)하며 다양한 잣대를 들이댄다. 결론은 이익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불이익 못 참는 세상 중국 후난성 출신으로 방송 기자를 역임한 리니엔꾸(李年古). '중국인, 불의는 참아도 불이익은 못 참는다'의 책의 저자다. ㈜도쿄리스메틱 중국정보센터의 실장과 '중국경제주간' 편집장으로 근무하면서 세상을 보는 안목을 키웠다. 이 책은 중국인이 양보를 몹시 싫어하는 이유를 전통적인 배경과 함께, 일종의 게임처럼 자극적인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미학적 의미까지 부여했다. 이 책을 보면서 우리는 오늘 중국이 아닌 대한민국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경험한다. 세월호 참사 5주기. 대한민국은 세월호 이전과 이후로 구분된다. 그러나 달라진 것은 거의 없다. 오히려 서로를 경멸하는 이분법적 논리만 훨씬 커졌다. 세월호는 어느 누구도 자유롭지 못한 문제다. 제천화재 등 대형 참사사건도 마찬가지다. 상황이 이런데도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고민하지 않는다. 서로가 물어뜯는데 혈안이다. 2030세대들은 이렇게 말한
우암산에 올라 청주시내를 바라보면 엄청나게 커졌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7,80년대까지만 해도 청주는 무심천 동쪽에 중심이 있었다. 지금은 사창‧개신동 일대가 중심이고 무심천 동쪽은 변두리로 변했다. 문제는 청주의 숲은 우암산이 중심인데 새롭게 형성된 신시가지에는 별다른 숲이 없다는 사실이다. 그나마 구룡산과 매봉산 등이 허파 역할을 하고 있다. 우암산은 해발 300m가 넘어서 올라가는 데만 30분 정도 걸리고 곳곳에 가파른 등산로도 있어서 산행하는 맛이 난다. 이에 비해 구룡산과 매봉산 등은 해발 100m도 안 되는 야산이라서 올라다녀도 등산하는 기분이 나지 않는다. 그런데도 주민이 몰려드는 것은 그만큼 공원이 없다는 뜻이다. 문제는 이마저도 내년 7월부터는 이용할 수 없게 된다는 사실이다. 청주시내에는 68개나 되는 크고 작은 공원이 있는데 이들은 대부분 사유지다. 2020년 7월이면 시에서 매입하든지 주민에게 돌려줘야 하기 때문이다. 시에서 모든 공원 부지를 매입해서 공원을 조성하면 좋겠지만 막대한 돈이 들기 때문에 불가능하다. 그래서 절충안을 마련했다. 구룡산 매봉산 등
아침부터 미세먼지로 우중충하다. 봄꽃에 취한 듯 들뜬 흥겨움마저 뿌연 하늘의 무게에 짓눌려 가라앉는다. 목이 간질간질해온다. 아침저녁 쌀쌀한 공기에 감기가 오려나 보다. 먼지를 씻는 데는 돼지고기가 좋다는 속설을 굳게 믿고 있는지라, 퇴근길 정육점에 들렀다. 주인장이 고기를 손질하는 동안 옆에 있던 아저씨는 갖가지 야채를 듬뿍 담아주셨다. 게다가 맛 좋게 생긴 무 한 개를 덤으로 넣어주셨다. 집에 돌아와 펼쳐보니 삼겹살 먹을 때 필요한 야채며 쌈장까지 들어있었다. 싱싱한 상추는 기본이고 깻잎, 양송이버섯, 파, 고추, 마늘에 파무침 양념장까지. 무심코 들른 정육점에서 환대를 받은 듯, 횡재를 맞은 듯 기분이 업 되어 환호성이 절로 나왔다. 덤으로 얻은 무에 눈길이 멈춘다. 무의 무궁무진한 변신이 가져다준 행복했던 시간이 펼쳐진다. 봄날 친구들과 논두렁에 앉아 뜯었던 벌금자리. 무와 함께 새콤달콤하게 무쳐 냉이 된장찌개 넣고 썩썩 비벼 먹었던 추억이 오래된 사진첩이 되어 다가온다. 여름날 더위에 입맛을 잃었을 때는 밥을 물에 말아 무장아찌 하나 얹어 먹으면 꿀맛이었다. 물이 약간 있게 담근 섞박지도 일 년 내내 입맛을 돋워주었다. 가을이면 얼음이 살짝
「만석을 다 채우지 말라」는 것이 만석꾼 집안의 엄격한 가훈이라면 그것은 큰 의미와 깊은 지혜, 한없는 겸손과 남에 대한 배려가 듬뿍 담겨 있을 것이었다. 「부자 삼대 못 간다.」 고 했으나 그것도 끄떡없이 지킨 경주 최부자의 비밀 열쇠는 여석가지 가훈 때문이었다. 첫째는 앞에서 말한 대로 만석을 다 채우지 말라는 것이었다. 우리 속담에 「아흔아홉 섬을 가진 자가 한 섬 가진 자의 것을 빼앗는다.」고 한 것은 가진자들의 끝없는 탐욕을 지적하고 비판한 화살이었다. 그러므로 가득 채우지 말고 비우라는 교훈을 의미한다. 만석을 안 채울 때 금방 늘어나는 재산은 가난한 자에게 베풀라는 뜻 즉 많은 소작인들에게 소작료를 대폭 감해 주어 덕을 베풀라는 채찍 같은 것이었다. 그런 방법으로 두 번째는 「사방 백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였다. 사방 백리 안에는 주로 그의 땅을 부치는 소작인들이 사는 곳이다. 그들이 굶주리지 않기 위해서는 소작료를 대폭 줄여 주면 그들 나름의 부를 조금씩이나마 축적 시키는 방법이고 함께 풍요를 나누는 선행이었다. 그럴라 치면 소작인들로부터 한껏 존경을 받을 것이었다. 그럴 경우는 모두 최부자가 잘되도록 진심으로…
고지혈증은 혈관 속에 지질이 필요 이상으로 많은 상태로 오래 방치할 수록 혈관에 상처를 내거나 혈관을 막을 수도 있는 위험한 질환이다. 고지혈증의 진짜 무서운 '진실'은 일상생활 중 아무런 증상이 없다는 것이다. 고지혈증 외 동맥경화·관상동맥의 석회화 침착·지방간·갑상선 결절 그리고 위암·대장암·자궁경부암을 비롯한 각종 악성 신생물 질환 등도 마찬가지로 생활 중에 증상을 느끼기 어려운 '소리 없는 질환'이다. 소리 없는 질환을 발견하기 위해 정기적인 건강검진은 필수다. 위암·대장암 같은 악성 신생물은 초기에 제거하면 그 후에 별다른 치료가 필요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악성 신생물이 있음에도 정기적인 검사를 받지 않으면 악성 세포가 무한 증식 및 타 장기로 전이해 치료가 불가능한 상태가 될 수도 있다. 또한 서구화된 식생활·좌식 시간의 증가·규칙적 운동 부족 및 환경오염 등으로 인해 고지혈증·고혈압 등의 대사 질환의 유병률도 증가하는 추세다. '하나병원'은 1998년부터 건강검진센터를 시작해 점점 발전해나가고 있다. 시행하고 있는 검진 종류를 보면, 건강보험공단검진(일반건강검진·암검진·의료급여생애전환기검진·소아영유아검진)과 종합검진(기본종합검진·프리
[충북일보] 비리 유치원 실명 공개 후에도 충북도내 사립 유치원 회계 부정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성은커녕 부정행위가 계속됐다.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다. 충북도교육청은 엊그제 도내 사립유치원 종합감사 결과를 누리집에 공개했다. 공개 내용에 따르면 A유치원은 원장의 며느리인 이 유치원 교사의 통신요금과 개인 세금, 개인차량의 주유비 등을 유치원 회계로 납부했다. 원장 개인 주택의 체납 재산세도 유치원 회계에서 집행했다. 활동할 수 없는 유치원 행복도우미게게도 인건비를 지급했다. B유치원은 원장의 배우자인 유치원 설립자를 방과후교사로 임용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유치원 시설관리와 통학버스 운행·관리, 소방안전관리자로 사무를 분장했다. C유치원은 교육용 재산의 근저당권 설정을 해지하지 않아 엄중 경고 조처를 받았다. D유치원은 보안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적발됐다. 사립유치원의 회계 비리 공개로 도민들의 분노는 대단했다. 과연 교육현장에서 일어난 일인가 의아해하기도 했다. 결코 믿기지 않는 내용들이 속속 사실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분노가 채 가시기도 전에 또 사립유치원들의 회계부정 사례가 충북에서 터졌다. 도민들의 분노는 이
현재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 누구에게나 예기치 않은 다양한 사건·사고를 마주하게 된다. 위험에 처한 시민 누구나 경찰의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112는 국민의 비상벨로서 평소 올바른 신고방법을 알고 있으면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경찰의 도움을 신속하게 받을 수 있다 첫째, 신고 장소를 정확히 알리자. 빠른 경찰출동을 위해서는 신고자의 정확한 위치를 알려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신고 장소가 낯선 곳이라면 신고 장소 주변에 위치한 가게의 상호명(간판)·가게전화번호·도로명 표지상의 주소 등을 불러 주면 된다. 만약 주변에 건물이 없다면 도로표지판을 보고 알려주거나 주위에 있는 전봇대 상단부에 있는 8자리 숫자인 관리번호를 알려주는 것도 좋다 둘째, 현재 처한 상황을 정확히 알려주자. 가끔 당황한 신고자가 "빨리 오세요, 급해요"만 말하고 전화를 끊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범죄 유형에 따라 현장출동 경찰관들의 휴대장비 및 대응요령 등이 달라진다. 부상을 입은 경우 경찰 출동과 동시에 119구급차 출동 연계도 가능하기 때문에 최대한 상세하게 현장 상황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위급할 때는 문자로도 신고가 가능하고, 스마트폰의 GPS나 WiFi를 켜두면…
오랜 세월이 지난 먼 과거 속의 어느 하루 중 있었던 실수지만 아직도 도저히 잊을 수가 없습니다. 텔레비전 앞에 몇이 모여 축구 경기를 시청하던 중 느닷없이 필자가 축구 경기를 ‘삭서’로 발음했던 것입니다. 함께 있던 모두의 시선이 필자에게 모아지면서 그 중 바른말하기 좋아하는 한 친구가 참지 못하고 한 마디를 하더군요. “삭서가 아니고 사커지.” 얼굴이 화끈했습니다. 그즈음 한창 유행하던 ‘토틀 사커(Total Soccer)’라는 말이 중계 당시에도 해설자와 아나운서의 입을 통해 계속 소개되고 있었는데 그 와중에 엉뚱한 발음을 했던 것입니다. 자신의 무식이 부지불식간에 튀어나왔다 싶어 너무도 황망하고 부끄러웠습니다. 분명 잘 알고 있고 자주 사용하던 ‘사커’를 왜 ‘삭서’로 발음했던 것인지 지금 와서 생각해도 도무지 이해되질 않습니다. 또 있습니다. 컴퓨터가 한창 보급되던 시절, 유능한 동료로부터 컴퓨터 활용에 대해 배우던 중 ‘엑시트(exit)’를 ‘익사이트’로 발음했던 것입니다. 발음을 듣던 상대방의 황당해 하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됩니다. ‘익사이트(excite)’는 엄연히 다른 뜻을 가졌기에 당연한 반응이었겠지요. 잘못 발음한 것이…
북한이 김정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준비하는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북한과 러시아의 주요 인사들의 만남에서 이러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고 있다. 지난 달 14일 임천일 북한 외무성 부상이 러시아를 방문해서 모르굴로프 외무부 차관과 장시간 회담을 했고 16일에는 러시아 상원 대표단이 북한을 방문해서 양국의 우호관계를 확인했다. 19일에는 김정은 위원장의 집사격인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6박 7일간 러시아를 찾았고 이번 달 1일에는 러시아의 치안 총수인 블라디미르 콜로콜체프 내무부 장관이 북한을 방문했다. 이러한 접촉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지는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적어도 양국 간의 어떤 논의가 진행되고 있음은 분명한 것 같다. 대체로 김정은 위원장의 러시아방문이라는 점에 방점이 찍히는 모양새다. 왜 지금 이 시점에 김정은과 퓨틴이 만나려 할까? 러시아는 남북관계에서 등거리외교를 유지하고 있다. 푸틴 집권이후 지속된 정책이다. 푸틴 대통령은 2000년 집권하자 바로 북한을 전격 방문했다. 이 때 양국 간 협조와 국제무대에서 상호협력 등을 내용으로 하는 11개 항 즉, 북러공동선언를 발표했다. 이후 김
예로부터 햅쌀과 햇김이 나올 때는 설렌다. 3월부터 햇김이 시중에 나왔다. 해조류인 김은 “바닷가의 바위옷 같다”고 해의(海衣)·해태(海苔)라 불린다. 우리나라와 일본 등에서 주로 먹는데, 영국 웨일스 지방에서도 먹는다. 간편한 음식의 대명사다. 소풍이나 여행 갈 때, 밑반찬이 없을 때 좋은 찬거리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에게 김은 용왕이 준 선물이다. 세계적으로 약 80여 종이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방사무늬김, 둥근돌김, 긴잎돌김, 잇바디돌김 등 10여 종이 알려져 있다. 이파리가 큰 김은 겨울김, 작은 김은 가을김이라 한다. 수온이 낮은 겨울철에 나는 김은 12월부터 4월까지 6~7번 채취할 수 있다. 처음 채취한 ‘초사리김’은 향과 맛이 적고, 그다음 채취한 김에서부터 고유한 제맛이 난다. 중국 명나라 때 이시진의《본초강목》에서 김은 “신라의 깊은 바닷속에서 채취하는데, 허리에 새끼줄을 묶고 깊은 바닷속에 들어가 따온다. 4월 이후로는 대어가 나타나 해치기에 채취할 수가 없다”고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1600년부터 간석지에 세운 대나무나 참나무 가지에 김이 달라붙어 자라게 하는 섶 양식이 시작돼 요즈음에도 쓰고 있다. 1840년에는 대
[충북일보] ‘공짜’란 말만큼 매력적인 말도 없다. 흡입력이 아주 강한 단어다. 요즘엔 공짜 대신 ‘무상’이 접두사처럼 붙는다. 학교현장에서 심심찮게 만난다. 급식에도, 교복에도, 수학여행에도 붙어 다닌다. *** 충북 고교 무상교육 걱정 크다 언제부턴가 충북도민들도 공짜 때문에 걱정하고 있다. 지난해 6·13 지방선거가 끝난 후부터 더 심해졌다. 수많은 공짜와 무상 복지를 무엇으로 해결할 것인지 걱정했다. 충북도나 충북도교육청이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 궁금해 했다. 걱정과 우려는 이제 현실이 됐다. 해야 할 복지사업은 많은데 돈은 없다. 학교 무상급식엔 엄청난 돈이 든다. 그런데 예산 마련이 녹녹치 않다. 충북도내 전 고교는 오는 2021년부터 무상교육 혜택도 받는다. 도교육청은 연간 120억 원의 예산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 고교 전 학년을 대상으로 하면 626억2천만 원으로 추정된다. 추가로 들어갈 예산은 400억5천만 원이다. 물론 교육부가 이중 70%인 280억4천만 원을 부담한다. 도교육청은 나머지 120억1천만 원만 내면 된다. 2∼3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내년엔 83억6천만 원을 내야 한다. 3학년만 하는 올해 2학기엔 도교육
나그네 새 정연덕 충북시인협회 꼬리를 내린 간월도 썰물의 민물도요처럼 시큼한 개펄에 가슴을 묻고 육지로 번지를 대고 있다 모세의 기적 동화의 섬 게와 낙지의 땅에서 감람나무가 해를 내려놓자 빈들거리는 바다를 걷어내고 해안 절벽과 성곽 같은 언덕 기생화산 오름 따라 깡마른 억새능선 타고 넘다 깨달음도 바람에 씻겨야 두꺼운 옷을 벗을 수 있을까 모르겠다며 에둘러 갈릴리호 북쪽 골란고원을 엿보다
[충북일보] 가계 경제의 허리이자 집안의 가장 역할을 맡고 있는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의 고용사정이 악화되고 있다. 그동안 대한민국 경제를 이끈 중장년들이 일찌감치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외곽으로 밀려나고 있다. 특히 내년부터 고령 인구에 진입하는 '베이비붐(1955~1963년생) 세대'는 '5060 신(新)중년'이 된다. 하지만 각종 복지, 정책 등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면서 안전장치가 필요해지고 있다. 지난해 통계청의 지역별고용조사 자료에 따르면 대한민국 중장년이 일자리에서 퇴직하는 연령은 49.1세(남자 51.4세·여자 47.1세)다. 반면 중장년의 은퇴희망연령은 평균 72세다. 50대 전후에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한 뒤 20년간 또 다른 일자리를 찾아 나서고 있다. 60대 이상의 직업은 단순 노무직이나 자영업, 일용직 등에 집중되는 경향이 띠고 있다. 신중년이 퇴직 후 얻는 일자리의 질이 낮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고용률도 40대가 78.9%, 50대가 77.65%인데 비해 60세 이상은 36.4%로 크게 떨어져 있다. 일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도 쉽게 알 수 있다. 이들이 계속해서 경제활동에 나서는 가장 큰
제한속도 강정화 한국문인협회 시분과 회장 걸음마 시절 천천히 한 걸음씩 떼라고 느려도 서두르지 말라고 넘어질세라 두 손 벌리고 기다리던 어머니 운동회 신호탄 울리는 출발점에서 무턱대고 달리기만하면 결승점에서 박수를 받는 중 알았네 도대체 친숙해지지 않는 느림의 철학 그 낯선 풍경에 던져진 유년의 제한 속도를 잊어버린 허수아비여 느림의 주문 잊어버린 채 한평생 서두르며 달리다가 햇살 빗겨간 어둠에 당도하고서야 제동장치 버려진 시간의 그림자를 보았네 이 서늘한 한기는 뒤처지는 것을 무서워한 삐뚤어진 생각의 작은 버릇 때문이라고 내 안의 느린 속도 들여다보지 못하고 칭얼거리며 재촉하던 시간에 끌려 느림의 백신호 유효기간을 놓쳐버린 탓이라고.
벚꽃들이 몽실몽실 피어나는 봄날 오후다. 별일 없으면 걷기나 하자고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집밖으로 나가 오랜만에 미세먼지없는 공기를 마시며 기분 좋게 둘레길을 사뿐사뿐 걸었다. 한참 걷다보니 해가 너울너울 서산마루에 걸렸다. 친구는 혼밥족끼리 어디 가서 밥을 먹자고 했다. 같은 민족끼리 뭉쳐보자고 하며 ‘세상에서 제일 억울한 것이 돈 왕창 벌어 놓고 죽는 것이고, 세상에서 제일 서러운 것이 몸이 아플 때 아무도 찾지 않는 것이며, 세상에서 제일 처량할 때는 혼자 밥 먹는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어디에서 무엇을 먹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누구와 먹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무엇을 먹을까 하다가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보리밥집으로 향했다. 친구와 마주앉아 식탁위에 놓인 숭늉을 마셨다. 색색의 나물 반찬과 구수한 된장찌개가 식욕을 돋워 주었다. 커다란 스덴그릇에 보리쌀과 쌀이 반반 섞인 밥위에 열무김치, 무생채, 방풍나물, 콩나물, 고사리나물, 된장찌개, 고추장을 듬뿍 넣었다. 가까이 하고 싶은 사람을 만나면 스스럼없이 밥 한번 먹자는 말이 쉽게 나온다. 밥을 함께 먹는 것은 식사를 통해 친밀한 관계를 맺고 싶다는 의미가 담긴 말이다.
현관문을 열고 마당으로 들어간다. 양말 뒤집히듯 안과 바깥이 뒤바뀐다. 따듯한 바람이 훅 날아 들어내 몸을 감싸 안는다. 따라나선 강아지 영이 철이, 그리고 돼지 꾸꾸와 함께 봄볕 속을 누빈다. 철이는 소나무 앞에 멈춰 서서 오줌을 누고 꾸꾸는 화단으로 들어가 똥을 싼다. 마당으로 들어오면 어김없이 소변과 대변을 보는 그들을 보며 기특함이라는 단어를 떠올린다. 그들이 마당에서 실례를 하고 흙을 파고 노는 동안 나는 개울물 소리에게 인사하고 지천에 펼쳐져 있는 새 소리를 귀에 담는다. 아무것도 없이, 없는 것으로 가득한 허공에게 눈을 떼어주고 땅 위에서 납작하게 웃고 있는 민들레, 토끼풀에게도 발 인사를 한다. 한참 동안 봄날 입구를 서성이고 있는데, 전화벨의 비명이 마당을 가득 채운다. A의 카랑한 목소리가 고요를 몰아낸다. B랑 어울리지 말라고 한다. B가 나에 대해 안 좋은 이야기를 은근히 실어 나른다고 한다. 난 쿨 한 척 하면서 그럴 수 있는 거 아니냐고 한다. 나라님 욕도 하는 판에 누군들 남의 이야기를 못 하겠냐고 신경 쓰지 말라고 한다. 그리고 난 원래 안 좋은 사람인데 B는 그걸 간파했으니 역시 고수임이 분명하다고 덧붙인다. 잠시 후 B
따뜻한 봄날에 꽃 선물을 받았다. 꽃이 한창 피는 사월이지만 꽃다지 꽃을 선물로 받은 나는 감탄사와 고맙다는 말을 하면서 얼음이 되었다. 제자리에 서서 손바닥에 놓인 그 꽃을 마냥 들여다보고 또 보았다. 어른 새끼손가락의 세 마디도 안 되는 크기의 꽃다지는 좁쌀처럼 작고 노란 꽃이 피어 있고 꽃망울들이 붙어 있었다. 초록색 잎과 줄기에는 보송보송 솜털이 뽀얗고 줄기 아래쪽에는 금색 빵끈이 묶여 예쁘게 장식이 되어 있었다. 너무 소중하고 귀한 꽃이어서 내 안에서는 설렘이 크고 작은 동그라미가 되어 부풀어 올랐다. 꽃다지 꽃을 이렇게 정성스럽게 들고 온 아이는, 올해 초등학교 2학년이며 러시아에서 온 학생이다. 키가 작고 귀여운 아이는 마음이 참 곱고 예쁜 녀석이다. 유난히 날짜를 잘 기억해서 한국어 수업 전에 늘 오늘이 며칠인지 내게 알려주곤 한다. 감정 표현도 매우 잘하는 편이다. ‘선생님, 이것도 예쁘고, 이것도 예쁘고, 이것도 예뻐요.’ 치마나 조끼 등 옷을 손으로 만져보고 가리키며 봄비처럼 촉촉한 말을 쏟아놓는다. ‘선생님, 오늘 예뻐요!’라고 삐뚤빼뚤 작은 종이에 써서 내밀며 귓속말로 속삭이기도 한다. 그렇게 표현을 잘하
변증법적 갈등론에서 말하는 ‘정-반-합’은 보통 긍정적인 부분을 말하는 정(正, 태제, Thesis)과 그 정에 반대되는 주장인 반(反, 안티태제, Antithesis)이 주창되면 이를 합쳐 새로운 합(合, 신태제, Synthesis)이라는 새로운 정이 나타난다는 이론이다. 그런데 요즘에는 정-반-합이 아닌 정-반-반처럼 들린다. 굳이 거창하게 정치나 사회 경제적인 상황을 떠나서 우리 개인의 일상생활 속에서도 어떤 일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는 무수히 많은 정과 반 그리고 새로운 합으로 만들어지는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때로는 자기가 주장한 일에 반대하는 타자가 있고 무수히 많은 협상과 타협을 거친 후에는 절충안이 나오기도 하고 또는 그러지 못하고 정과 반 어느 한 쪽으로 강한 쏠림이 일어나버리기도 한다. 그러는 과정이 여러 번 반복되면 감정의 골이 깊어져 나중에는 정-반-합이 아닌 정-반-반이 되어 협상이나 화합은 돌이킬 수 없게 되고 순전히 반대를 위한 반대로 상대방과의 관계가 악화된다. 사회나 집단에서는 결국 발전은커녕 조직이 와해되거나 공멸해버리는 안타까운 상황이 되기도 한다. 최근 정치 상황이 그렇고 사회문제가 그렇고 노동문제가 그렇다. 들려오
[충북일보] 형법에서 낙태죄 규정이 곧 사라지게 된다. 임신 초기의 낙태까지 전면 금지하고 위반한 경우 형사 처벌토록 한 형법 규정은 임산부의 자기결정권을 과도하게 침해해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기 때문이다. 헌재는 11일 산부인과 의사 A씨가 '자기낙태죄'와 '동의낙태죄'를 규정한 형법 269조와 270조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7대 2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하지만 낙태죄 규정을 곧바로 폐지해 낙태를 전면적으로 허용할 수는 없다는 판단에 따라 2020년 12월31일까지 법조항을 개정하라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 기한까지 법이 개정되지 않으면 낙태죄 규정은 폐지된다. 위헌심판 대상은 1953년 제정된 후 66년간 유지된 형법 269조 1항의 자기낙태죄와 형법 270조 1항의 동의낙태죄다. 낙태한 여성을 1년 이하 징역 또는 2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한 조항과 여성의 촉탁이나 승낙을 받아 낙태 시술을 한 의사를 2년 이하 징역에 처하게 한 조항이다. 헌재의 이번 결정은 지난 2012년 재판관 의견 4대 4로 위헌 정족수 6명에 미치지 못해 낙태죄가 합헌으로 결정된 지 7년 만이다. 낙태죄에 대해 여성의 자기
새벽 동백 박종순 충북시인협회 또 한 번 피고 싶어 지구 심장 향해 뜨거운 화살 겨눈 송이송이 허공일랑 기댈 수 없어 가장 낮은 곳으로 다시 기울이는 삶 잠들지 않으려는 푸른 나팔 소리 기도처럼 맴돌고 '하늘은 꽃이었다 땅은 지금부터 꽃이다.
며칠 전 속초를 비롯한 강원 동해안에 큰 산불이 일어났습니다. 국가적 재난 수준으로 번져간 이번 산불의 기세는 차마 손을 쓰기조차 어려운 지경이었습니다. 초속 20미터가 넘는 바람과 메마른 산천에 화마는 사정을 두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소방관들은 목숨을 불구덩이에 맡긴 채 손이 부르트도록 산불과 싸웠습니다. 걷잡을 수 없게 타오르는 산불을 향해 달려가던 119대열이 전국적으로 이어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국가적 재난에 우왕좌왕하던 지난 세월의 무능을 겪고 난 다음에 벌어진 대처이기에 더욱 가슴 뿌듯한 장관이었습니다. 잘 훈련된 소방대원들 덕에 산불의 크기에 비해 인명피해가 최소한으로 된 것은 불행 중 다행입니다. 모든 재난이 그렇듯이 이번 산불은 인간의 힘으로는 어쩌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재난이 닥쳤을 때 회피하거나 누구를 탓하기보다는 복구와 생명을 지키는데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번 산불엔 전국 각지에서 소방차 872대, 소방관 3251명이 집결했습니다. 더불어 군 헬기 23대를 비롯해 110여대의 헬기도 동원됐습니다. 우리나라 화재역사상 가장 많은 소방차가 출동하며 재난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힘을 기울였습니다. 사흘…
바람 한 자락이 화단을 지나다 뾰족 내민 목련나무 꽃봉오리에 꽂혔다. 봄날 화단에 인연 만들기 소동이 벌어졌다. 바람이 화단을 맴돌며 구애를 한다. 나와 인연을 맺자, 꼭 다문 입술 기필코 열고야 말리. 하며 나무를 후려 댔다. 그런데 어쩌나. 여린 처녀 입술은 도무지 열릴 기미가 없으니. 열리기는커녕 더욱 앙 다물고 있으니. 열 번 후리고 흔들면 열리겠지 하고 도전해보지만 번번이 미끄러지곤 한다. 그런데 바람이 달라졌다. 딱새 한 마리가 소곤대더니만 비법을 알려주기라도 한 겔까. 물을 찾는 뿌리를 땅속으로 감춘 채 사는 나무처럼, 아무기대도 하지 않는 것처럼 속을 숨기고 있다. 숨긴다 해서 관심이 사라질까마는 가만히 쓰다듬기만 한다. 그랬더니 입술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번 시작하자 못내 참지 못하고 터지는 그 파열음이라니…. 그 밤에 목련나무는 일제히 하얀 꽃등불을 켰다. 세상이 환하다. 돌아보면 내 사랑도 봄날 꽃송이 피우듯 했다. 통상의 사람들이라면 그가 바람이고 내가 꽃봉오리 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달랐다. 내가 급한 바람이었다면 그는 앙다문 꽃이었다. 살면서 그만큼 당기는 유혹이 또 있을까. 처음 그가 내 앞에 나타났을 때는 내게 관
누군가는 왜 사월을 잔인한 달이라고 했을까. 작은 풀꽃들은 이미 잔잔한 오색의 꽃을 피웠고 개나리 목련도 폭죽처럼 터졌다. 꽃샘바람이 살 속을 파고드는데 벚꽃도 몽글몽글 꽃구름을 만든다. 벌써 봄은 이렇게 깊어졌는데 여전히 우리는 사월은 잔인한 달이라는 엘리엇의 시를 읊고 있다. 지난 가을이 내게는 잔인한 계절이었다. 살다보면 악연으로 만나는 사람도 있고 만나서는 안 되는 사람을 만나게 될 때도 있는 것 같다. 그런 사람을 만나 곤욕을 치르는 가을이었다. 분하고 억울함에 마지막을 생각해 보기도 했고 찾아가 한 대 때려주고도 싶었지만 그런 것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의 밖이다. 모처럼 단체 여행에 참석을 하게 되었다. 꽃샘바람이 심하더니 비가오고 눈이 되어 퍼부었다. 봄에 보는 설경은 또 다른 절경을 만들었다. 산사에서 보는 봄눈이 나를 겸손하게 만들었나보다. 불교신자도 아닌 내가 스스로 신발을 벗고 법당에 들어가 삼배를 올렸다. 기도를 하는 법을 모르는 나는 아무 것도 기원하지 못했다. 가만히 앉아 부처님의 가는 실눈과 눈을 맞추고 있었다. '당신께 무엇을 기원 할까요· 당신의 능력으로 무엇을 들어 줄 수 있나요·' 그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겠지
무심천 벚꽃이 팝콘 터지듯 일제히 꽃망울 터뜨려 사람들 눈을 호강시키는가 싶더니 금세 바람에 나풀나풀 꽃잎이 날린다. 그래도 서운하지 않은 것은 여기 벚꽃 지고나면 우암산 순환도로 벚꽃이 피고 이어서 상당산성 벚꽃이 우리를 맞는다. 어제 밤 내린 비에 차창에 들러붙은 연분홍 꽃잎 두 개, 차마 떼어내질 못했다. 이렇듯 꽃피는 봄이면 문득 어린 시절 봄 소풍이 생각난다. 소풍에는 의례 김밥을 쌌다. 김밥 속에는 약방의 감초마냥 단무지가 항상 있었다. 나는 노랗게 물을 들인 단무지가 싫어서 손가락으로 파냈다. 단무지만 버린 것이 아니라 노란 물이 든 밥알까지 떼어냈다. 그렇게 되니 김밥은 찌그러져 볼품없이 되곤 했다. 나중에 어머니께서 아시고는 꾸중을 하셨다. 따로 교육을 받은 것도 아니고 건강해 지려고 한 것도 아닌데 진하게 물들였거나 어묵, 소시지처럼 가공하여 그 속을 모르는 음식은 어려서부터 피했다. 지금의 패스트푸드 같은 것들이었는데 나이가 든 지금도 멀리하고 있다. 얼마 전 햄버거를 먹고 용혈성 요독 증후군을 앓고 있는 어린이 어머니의 인터뷰 방송을 보았다. 2016년 9월 4살 아이가 햄버거를 먹고 신장기능의 90%를 잃어 매일 10시간 이상
[충북일보] 충북도내 시·군 중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보은·영동·증평·진천·괴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곳은 괴산·단양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시군구 및 전문과목별 활동의사인력 현황'에 따르면 2024년 7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 1천명당 의사는 3.2명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의사 2.1명, 치과의사 0.6명, 한의사 0.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천명당 활동의사수가 가장 적은 지역은 '강원 고성'으로 인구 천명당 1.0명으로 전국 평균의 3분의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강원 양양(1.0명)·강원 인제(1.1명)·강원 정선(1.3명)·강원 횡성(1.3명) 순이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229개 시군구 중 66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보은, 영동, 증평, 진천, 괴산 등 5개 군이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229개 시·군·구 중 14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괴산, 단양군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11개 지역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산부인과 전문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