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배우 김의성이 자신의 SNS 계정에 "○○○방송국 지하 주차장의 토요일 풍경은 불편하다. 토요일은 일반 차량 출입이 통제되는 날이지만, 그래도 장애인 주차구역은 예외 없이 지켜져야 한다"라는 내용의 글과 함께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에 많은 차들이 세워져 있는 한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이에 덧붙여 "다음주부터는 차량번호를 공개하고 신고 조치하겠다"라며 일침을 가했고, 일주일 뒤 같은 장소에 텅 비어 있는 장애인 주차구역 사진을 다시 게재하며 일침의 효과를 증명했다. 김의성의 일침이 없었다면 이 방송국 지하 주차장의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은 토요일마다 불법 주차된 차량들로 점령되지 않았을까. 아직도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에 대해 모르는 사람도 있고, 잘못된 정보로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장애인 전용 주차 구역은 보행상 장애인의 이동 편의를 증진시키기 위해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 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에 의해 설치·운영된다. '임산부'라는 문구 때문에 임산부도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에 주차할 수 있다고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장애인 전용 주차 구역은 본인 또는 보호자 운전용 주차 가능 표지를 부착한 차량만이 주차할 수
태어나는 일 못지않게 존엄이 지켜져야 하는 일이 죽는 일이건만 요즘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정의되지 않은 용어 '고.독.사' 글자로 써 놓고 보아도 외롭고 아픈 단어이다. 죽는다는 것, 말끝마다 '죽어야지'를 달고 살아도 죽는다는 일은 누구도 겪어보지 않은 일이라 두려운 일. 더구나 혼자서 죽어가는 일이란, 생각만 해도 빈들에 홀로 서 있는 느낌이 든다. 어르신들께 전화를 걸어 안부를 여쭙는 중에 한 어르신께서 할 얘기가 있다고 하셨다. 그 어르신은 처음 뵈었을 때 옛날 집 대청마루에 늘 자리 잡고 있던 맷돌같이 단단한 느낌이 들었던 분이다. 외모만큼 마음도 단단했던 분이시다. 그래서인지 어르신과 라포(Rapport)가 형성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늘 큰 목소리로 잘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시더니, 기운 없이 숨어들던 어르신의 목소리가 신경 쓰였다. 이런 경우 대부분은 건강문제든지 자녀 문제일 것이다. 말씀한다고 해도 내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 그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편히 하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슬프다고, 마음 아프다고 내가 먼저 감정이 격해져 눈물을 보이거나 흥분하면 안 된다. 그런데도 눈물이 많은 나에게는 늘…
서민들은 못 살겠다고 아우성이다. 당연히 시중 화제도 경제를 살리는 문제에 집중해야 마땅하다. 이상하게 세상은 온통 검찰과 조국 얘기로 들끓고 있다. 마치 검찰 공화국이라도 되는 것처럼. 검찰 개혁이란 글을 쓰는 필자는 검찰과의 인연이 거의 없다. 공직생활을 하면서 검찰 청사를 방문한 경험이 있고 검사들을 만난 적도 있다. 그때 만난 검사들은 세상에 알려진 것처럼 특별해 보이지 않았다. 친절했고 겸손했다. 그런데 세상은 검찰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무소불위의 상징처럼 생각한다. 검사 하나만 알고 있으면 도깨비방망이라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만사형통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검사에게 접근하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실제로 웬만한 검사 주변엔 스폰서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따위의 보도도 있다.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 권력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수사권만 갖고 있어도 큰 소리를 칠 수 있는데, 그 수사권을 쥐고 있는 형사들을 지휘할 수 있으니 얼마나 대단한 것인가. 이 뿐만도 아니다. 기소권까지 갖고 있으니 무소불위란 말이 괜한 것은 아닐 것이다. 검사와 경찰의 관계를 집을 짓는 목수와 일꾼에 비유할 수 있다. 아
동반자 이난희 충북시인협회 해맑은 샘물로 내 영혼을 적시면 깨끗한 너의 얼굴을 닮을까 하늘을 바라보니 오색 무지개처럼 마음이 아름다워지고 우리가 하나가 되길 바라는 것 같아 내가 너에게로 다가갈 테니 너는 나에게로 와서 인생의 첫걸음 삶의 동반자가 되자꾸나 내 맘 속에 살포시 네 마음이 스며들길 기대해 본다
[충북일보] 난항을 거듭하던 청주 오송역세권 개발에 드디어 파란불이 들어왔다. '오송역세권지구 도시개발사업조합'이 제출한 실시계획인가 보완서가 청주시 도시계획위원회(이하 도시계획위)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조합이 이번 주 내 농지전용부담금을 납부하면 실시계획 인가도 자연스럽게 이뤄지게 된다. 오송역세권 개발이 사업계획 수립 후 4년 만에 추진되는 셈이다. 하지만 도시계획위의 실시계획인가 보완서는 조건부 승인이다. 도시개발사업구역 내 상업지구를 지역 특성에 맞는 바이오 중심의 명품도시로 개발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수립하라는 조건을 달았다. 전혀 틀리지 않은 주문이다. 오송은 현재 바이오헬스 혁신 전략지로 부상하고 있다. 대규모 바이오 산업단지 조성도 추진되고 있다. 6대 국책기관과 오송첨복단지, 오송제1·2생명과학단지의 연계도 계획돼 있다. 이른바 바이오헬스산업의 혁신 거점으로 대한민국 신성장동력의 산업현장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물론 오송역세권 개발은 지역주민이나 조합의 관심만으로 될 일이 아니다. 청주시와 충북도가 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오송역세권 개발이 지지부진하자 지역주민들이 이시종 충북지사에 대해 주민소환까지 검토했다. 그 정도로 오송
실내 식물이 잘 자라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요소를 적절히 제공해주어야 합니다. 이번 연재에서는 그 중 '햇빛'을 다루겠습니다. 먼저 식물을 기르시면서 제공해주는 햇빛의 양을 '광량'이라고 합니다. 이 '광량'은 크게 4종류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직사광선은 차폐되지 않은 햇빛으로 장시간 쬐면 대부분 실내 식물에 좋지 않습니다. 다만 아파트의 경우 베란다 창문에 자외선 차단 코팅이 되어있기 때문에 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은 직사광선으로 보기엔 부족함이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직사광선은 창문을 열어놓은 상태입니다. 대부분의 실내 식물은 장시간 직사광선을 쬐면 잎이 탈색되거나 잎끝이 마르게 됩니다. 특히 여름철 한낮에 물을 준다면 토양 온도가 급격히 올라 식물이 상할 우려가 있습니다. 단, 직사광선을 좋아하는 선인장 같은 다육식물 종류는 예외입니다. 창이 남향일 경우에는 자외선 차단이 되어있을지라도 여름의 햇빛은 식물에 너무 강렬할 수 있습니다. 둘째, 해가 하루에 2~3시간 정도 경우를 반양지라고 하는데 꽃이 핀 식물이나 해를 좋아하는 식물을 두시면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동향 또는 서향의 창이 이런 사례에 해당합니다. 셋째,…
청렴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공직자가 지켜야 할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덕목이다. 말로는 청렴을 수없이 외치지만 청렴은 말처럼 쉽게 얻어지는 덕목이 아니다. 청렴이란 무엇일까? 청렴의 사전적인 의미를 살펴보면 '성품과 행실이 높으며, 탐욕이 없는 것'을 의미한다. 매년 발표되는 반부패 운동 단체 '국제투명성 기구'(TI, Transparecy International)의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 Corruption Perceptions Index)에 의하면 지난해 대한민국 부패인식지수는 57점으로 역대 최고 점수를 기록했다. 54점을 받았던 지난해 대비 3점이 올랐고, 국가 순위는 6단계 상승해 세계 180개 국 조사 대상국 중 45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OECD 가입 35개 국 중에서 30위에 그쳤으며 아시아, 태평양권에서도 9위에 머물렀다. 부패인식지수는 나라별 공공·정치분야의 부패 정도에 대한 인식을 수치(100점 만점)로 나타낸 것으로 CPI는 70점대를 '사회가 전반적으로 투명한 상태'를 평가하며, 50점대는 '절대 부패로부터 벗어난 정도'로 해석된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시행(2016.11.30.) 및 적폐 청
[충북일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 지명부터 임명까지 논란의 연속이다. 지금까지도 모든 이슈를 삼키는 블랙홀이 되고 있다. '조국사태'란 말은 이미 일반 명사화 됐다. 정치적 '논란'이 사회적 '사태'로 변한 사례다. *** 선과 악의 이분법만 있다 조국사태는 쉽게 경험하기 힘든 현상이다. 일상에서 보기 어려운 상식의 파괴다. 실제 상황이라고 보기 어려운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 같다. 하지만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현실에서 일어난 분명한 사건이다. 조 장관은 지금도 수많은 의혹에 휩싸여 있다. 화려한 구호나 추상적 명분 뒤에 감춰진 사적 탐욕을 의심받고 있다. 현실에서 일어난 아주 비현실적인 일들 때문이다. '모든 것을 의심하라'는 말이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지역감정'이 정치·경제·사회 전반에 득세한 적이 있다. 망국병(亡國病)으로 불릴 정도였다. 이제 '진영논리'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좌와 우로 편이 갈려 내 편, 네 편을 나누고 있다. 상대를 향해 분노와 적개심을 표출하고 있다. 지금의 진영논리는 지역감정보다 더 위험해 지고 있다. 조국사태만 봐도 금방 알 수 있다. 좌우의 진영논리가 극명하게 다르다. 선(善)과 악(惡)으로
자정을 넘기고 일기장을 펼쳤다. 겉표지에 끼워져 있는 흑백 가족사진이 눈에 들어온다. 엄마의 얼굴과 오빠, 언니의 소박한 모습을 바라본다. 엄마는 30대 초반이고 엄마의 무릎 위에 앉아있는 나는 뽀얗게 살이 오른 세 살의 아기 모습이다. 그 아기가 자라 벌써 이순을 맞았고 손자도 두었다. 세월의 저편에서 살아온 이야기가 얼마나 많을까. 지나간 시간을 사진첩에서 꺼내듯 지난 추석에 다녀온 고향을 더듬어 본다. 차는 강변도로를 달렸다. 이른 아침 안갯속을 헤치고 무거운 가방을 들고 부지런히 걷던 등하굣길이었다. 산모퉁이를 돌아가니 나루터가 나온다. 예전 그곳은 목성균의 수필 '세한도'에 나오는 장면과 비슷하였다. 동네라고도 할 수 없는 산골짜기에 띄엄띄엄 몇 채 안 되는 집 가운데 뱃사공의 집은 나루터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었다. 납작 엎드린 허름한 집은 그 시대의 형편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중·고등 시절 합하여 6년이란 세월을 배로 강을 건너다녔다. 나루터는 집과 학교 사이의 중간 지점에 있었다. 그래서 반은 걷고 반은 버스를 타고 학교에 다녔다. 사공 아저씨가 손님을 기다리고 있을 때는 복권에 당첨된 것만큼 운이 좋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손님을
올 추석은 '여름한가위'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일렀다. 대추가 붉어지려면 가을 햇볕을 더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풋사과처럼 푸른색 대추를 차례(茶禮)상에 올려야만 했다. 시골길 도로변에는 코스모스가 한들한들 거리지만 가을느낌을 느끼기에는 이른 추석이 지나갔다. 추석날은 날씨가 너무 쾌청하여 파란 하늘에 그림을 그리는 뭉게구름이 너무 아름답게 보였다. 고향 성묘 길에도 가을 정취를 느끼기에는 이른 계절임을 알 수 있었다. 벌초를 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성묘객도 예년보다 줄어들었다. 밤송이는 아직 알밤을 숨겨놓고 입을 벌리지 않고 있어서 성묘 길에 알밤 줍는 재미도 느낄 수 없었다. 태풍 '링링'이 지나갔지만 큰 피해가 없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 시절에 보았던 추석민속놀이는 거의 사라져가고 있는 것 같다. 추석 다음 날 초등학교 마당에서는 가을 운동회가 열려서 지역의 축제장으로 정겨운 풍경을 즐겼었는데 이제는 볼 수 없다는 아쉬움도 컸다. 필자가 다녔던 초등학교는 폐교가 되었지만 건물 일부와 대학찰옥수수권역사업장으로 숙박과 야영장으로 활용되고 있어 동문 어울림 마당으로 사용 할 수 있다는 것만도 다행이라
[충북일보] 충북도가 인사청문회 도입을 결정했다. 충북사회는 그동안 충북도의 인사청문회 도입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그리고 두 달 전 마침내 충북도와 충북도의회가 출자·출연기관 4곳에 대한 인사청문회 도입에 합의했다. 지난주엔 올해부터 시행을 전격 합의했다. 구체적인 청문회 대상은 충북연구원 원장과 충북개발공사 사장, 충북테크노파크 원장, 청주의료원 원장 등이다. 충북문화재연구원 원장은 대상에서 빠졌다. 올해 적용 대상은 충북개발공사 사장과 충북테크노파크 원장이다. 민선 지자체장의 인사 전횡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충북도 다를 게 없었다. 보은·정실·코드 등의 낙하산 인사가 비일비재 했다. 어느 정도의 장치라도 있는 예산집행과는 달랐다. 지방자치법 등에 규정된 임명권 때문이다. 지방공기업법에는 "지방직영기업의 관리자 임명권은 지자체장이 갖는다"고 돼 있다. 광역자치단체의 부단체장 역시 대부분 단체장의 요구에 의해 임명된다. 지자체장의 인사권한을 견제할 수 있는 다른 장치는 아직 없다. 그러다 보니 자질부족 인물이 부단체장이나 산하 기관장에 임명되는 일도 있었다. 조직의 기강을 어지럽히는 일도 많았다. 혈세 투입 사업이 엉
옹이도 꽃이다 노영숙 백석대 겸임교수 지금 이 자리는 그냥 온 자리가 아니다 너는 떠나고 네가 남긴 상처에 꽃이 폈다 차가운 지성을 뿌려 놓고 떠난 그 자리에 진주가 반짝인다 아팠던 자리 옹이도 꽃이다
아침 저녁으로 부는 쌀쌀한 바람이 깊어가는 가을을 재촉한다. 나무들이 붉은색으로 곱게 물들어 등산객을 유혹하는 등산의 계절인 가을이 온 것이다. 만산(滿山)에 홍엽(紅葉), 그 고운 붉은 빛에 온 산과 마음까지 활활 불타올라 절로 감탄사가 나오고, 그 어디서 저런 고운 빛들이 나올까 싶어, 보고 또 봐도 눈을 의심하게 만들어내는 가을단풍의 절경은 사람과 자연을 몰아일체로 빚어낸다. 가을 정취를 느끼기 위해 산을 찾는 등산객이 많아질수록 산악 관련 안전사고 발생 건수도 함께 늘어난다. 영동소방서 구조·구급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산악구조 활동 건수는 총 55건으로 이 중 본격적인 가을 산행이 진행되는 9월에서 10월에 가장 많은 23건(41%)이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잠시 일상을 벗어나 몸과 마을을 정화하려 찾는 가을 산, 몇 가지 주의사항만 지킨다면 안전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안전사고 예방의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관리다. 자신의 체력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파악하여 적절한 등산코스를 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신의 체력을 감안하지 않은 무리한 산행은 사고로 이어지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 또 산행을 하기 전, 기
가을이 깊어지고 들판의 벼가 누렇게 변해가니 바야흐로 그간의 결실을 수확할 때가 되었다. 교육계에 있다가 퇴임하고 과수원 농사를 짓는 남도의 친구를 만났다. 사과 농사를 짓다가 너무 힘이 들어 금년부터는 위탁 경영을 한다는데 이 교육학박사가 경험한 중에 들을 말이 자못 있다. 사과를 수확하면 크기별로 선별하여 박스에 담는다. 그런데 초짜 농부에게 어려운 일 중 하나가 미세하게 흠 난 것을 버리느냐 아니면 상품에 넣는가 하는 결정이란다. 숙련된 농부야 물론 완벽하리만큼 깔끔한 사과만을 엄선하여 박스에 넣는데 그걸 어려워 한 이 초짜 농부는 상품성 좋은 박스에 약간 아주 약간 흠이 있어 버리기 아까운 놈을 같이 넣었다. 그랬더니 그 약간 상태가 좋지 않은 사과 하나가 멀쩡한 다른 사과까지 쉽게 상하게 하여 결과적으로 박스 전체를 못 쓰게 만들어 버리더란다. 이걸 보면서 이제껏 교육자로서 한 마리 잃은 양을 구하려 많은 노력을 들였고, 교장으로 훈화 때에도 강조를 한 경험을 반추하게 되어 그 결과로 다른 멀쩡한 학생들에게 미치는 반작용은 없었는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단다. 인간사회로 유추해 보자. 질 나쁜 사람 또는 손길이 필요한 사람을 위한 노력이 전체 사회에 어
흥겨운 캐롤송이 울려 퍼지던 어느 겨울밤이었다. 친구들과 연말모임이 있어서 3차까지 하고 집으로 오는 길이였다. 아파트 입구에 지팡이를 짚은 웬 노인이 서성이는 게 보였다. '이 추운 밤에 왜 여기 나와계실까?'하는 호기심이 발동했지만, 술도 취한 터라 그냥 지나치는데 갑자기 노인이 말을 걸어왔다. "저어, 혹시 이태재씨인가요?"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깜짝 놀란 나는 "네, 그런데요. 누구시죠. 저를 아세요?"라고 되물었다. "응 잘 알고 있지. 나하고 잠깐 얘기 좀 할까?" 이렇게 말하고, 노인은 내 대답은 들으려 하지도 않고 앞장서 가고 있었다. 처음 보는 낯선 노인이었다. 그런데 왠지 낯설지만은 않다는 느낌도 들었다. 무슨 얘기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술도 좀 더 깨고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에 노인의 뒤를 따라갔다. 우린 아파트 앞에 있는 작은 카페로 들어갔다. 불빛 아래서 보니 노인은 이상한 디자인의 허름한 옷을 입고 있었고, 얼굴은 온통 주름투성이였으며, 셀 수도 있을 정도로 몇 개 안 남은 머리카락에 비쩍 마른 몸매를 하고 있었다. 한 마디로 불쌍해 보이는 모습이었다. 그러면서도 반가운 듯 얼굴엔 옅은 미소를 띠고 있었다. 내가 '저녁에
초벌 씻은 쌀뜨물에 벌레똥집이 수북하다. 보통 찬바람이 나면 없어지는데 올해는 늦더위가 길었다. 얼마나 극성인지 이남박에 박박 씻어야 말끔해진다. 애벌 받은 뜨물로 국 끓일 때도 미심쩍어 체에 밭친다. 번거로운 쌀 씻기가 끝날 때마다 어머님은 "여름내 돼지 뒷다리 하나는 제대로 먹었지"라고 하신다. 아무리 헹궈도 속속들이 잡는 건 역부족이고 시나브로 먹다 보면 그렇겠지 싶다. 장마가 끝날 즈음 쌀통을 열어보면 바구미와 쌀벌레가 바글바글했다. 일일이 퍼서 신문지에 쏟아놓으면 어마 뜨거라 도망치던 벌레와 이어지는 뒷다리 타령. 지금은 벌레라도 바글거리지는 않는다. 방앗간에서 찧은 쌀은 벌레똥집이 나오는데 사 먹는 쌀은 출하할 때부터 세균을 죽인다. 어른들이 벌레퉁이 쌀을 보고도 돼지 뒷다리 어쩌구는 괘씸죄보다는 너희도 먹고 우리도 포식했다는 뜻이다. 가뜩이나 더운 날 벌레를 잡는 게 수월하지는 않으나 벌레 먹은 쌀이라도 덕분에 돼지 뒷다리 하나 챙겼노라고 너스레에 엉너리칠 수 있으면 건강에는 나쁘지 않다. 오후에는 쌈장을 버무렸다. 풋고추와 호박을 다지고 양념을 준비한 뒤 장독에 올라갔다. 된장항아리에 가시가 꾀었다. 가시는 고상한 표현이고 구더
"어떻게 살아야 하며, 행복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인가?"에 대한 수많은 질문과 대답 속에 우리는 살고 있다. 삶에 대한 본질을 알려고 하는 것은 앎에 대한 사랑이 크기 때문이다. 무엇을 알아가고 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알려고 노력하는 것, 그러기 위해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인내하는 것은 가치 있는 삶에 대한 질문이며, 답이자 해결 방법이다. 앎에 대한 사랑은 자신을 사랑해야 생겨난다.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스스로 자신을 사랑하는 본능적인 행동이 있어야 가능하다. 갓 태어난 아이는 첫 사흘 동안 추위도 아픔도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는 엄마 뱃속이 아닌 이미 존재하고 있는 세계로 던져져 새로운 환경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그곳에 있는 수많은 질서와 상징들은 학습을 통해 알도록 강요하며, 소리를 내기 때문에 만약 엄마 뱃속에 있었을 때처럼 지내려고 한다면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다. 모든 소리들 멀어지고/ 내 목소리만이 아주 가까운 곳에서 울린다/ 아니, 온몸에서 울린다/ 나는 잠시 종이 되는 수밖에/ 발밑으로 흘러내리는 종소리/ 아주 잠시 그것을 볼 수…
[충북일보] 세대별로 따졌을 때 50~60대의 몸집이 가장 크다. 이미 중장년층으로 유입된 세대다. 노후가 걱정이지만 준비된 게 별로 없다. 일자리는 심각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엊그제 열린 '2019 충북 중장년 일자리 박람회' 장에서도 중장년들의 발걸음이 분주했다. 이력서를 손에 쥐고 연신 행사장에 마련된 기업 부스를 살폈다. 빈자리를 찾아 기업 인사담당자와 현장면접을 하기도 했다. 여기저기 부스마다 '일 하고 싶다'는 중장년 구직자들의 간절함이 가득했다. 하지만 현실은 차가웠다. 취업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면접의 기회조차 찾지 못한 구직자들도 많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박람회장 밖 의자와 울타리에 걸터앉은 중장년들의 수가 많아졌다. 충북도는 지난 6월 전국 고용률 상승 속에서 충청권 내 유일한 하락지역으로 남았다. 실업률도 충청권에서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19 전국 지방자치단체 일자리 대상' 시상식에서 차지한 일자리 정책평가 전국 1위 업적이 무색하게 됐다. 충청지방통계청의 '2019년 6월 및 2분기 충청지역 고용동향'에 따르면 충북 고용률은 63.6%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2%p 낮아졌다. 청년층 취업자 수의 증대와 함께 중장
바닷가에서 강성일 충북시인협회 바다 깊이 뿌리 내린 작은 섬들이 송이송이 꽃망울로 맺혀 있다. 고향의 꽃향기에 취한 듯 여기저기 배들도 잠시 꽃차 한 잔 나누며 다정히 얼굴을 맞대고 있다. 해질 무렵 바다 밖 저 멀리 여행을 즐기던 새들도 파닥파닥 날개를 내저으며 고향의 둥지를 찾아 간다. 나도 새들과 같이 그리운 내 고향으로 돌아가 아름다운 그림 속의 한울과 영적 친구가 되고 싶다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게. 새집 다오." 우리 모두가 설레는 마음으로 모래집을 지으며 한 번쯤은 불렀던 동요다. 어릴 적 그 설렘이 다시 한 번 찾아온 듯하다. 한국감정평가사협회와 감정평가업계의 숙원사업이었던 감정평가사회관 신축이 드디어 마무리된 것이다. 누구보다도 지난 30년 동안 업계에 헌신해온 회원의 기쁨이 클 것이다. 새 회관이 우리들만의 기쁨이 아니라, 지역주민 나아가 국민의 기쁨이 되길 바란다. 협회는 1989년 12월 7일 국민 재산권을 보호하고, 국가 경제에 기여하겠다는 목적으로 설립됐다. 감정평가사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국민 재산권 보호의 첨병으로서, 정부 부동산 정책의 동반자로서 사명감을 갖고 일해 왔다. 그렇다고 과거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부족한 부분도 없지 않았고, 시대의 흐름에 맞게 끊임없이 변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협회와 업계는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야 하는 중요한 시기를 맞이했다. 협회와 업계의 도약을 위해서는 "언제나 국민과 함께"라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감정평가사는 국민과 국가의 소중한 재산을 공정하게 평가해야 하는 커다란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감정평가 결과는 정부 부동
1910년 8월 29일은 우리 민족에게는 더 없는 치욕의 날이다. 그날로부터 36년이라는 짧지 않은 동안 우리는 일본인들에게 정신적 탄압과 물질적 침탈을 당했다. 민족은 있으나 국가가 없는 그래서 천부적 인권마저도 빼앗긴 체 소와 말처럼 삶을 살지 않으면 안 되는 생활을 했다. 그중 하나가 강제징용이요, 위안부 그리고 일본을 위한 전쟁터로 나간 병사였다. 그 이외에도 그들이 식민통치를 한 36년 동안 식량 등 갈취해간 재물, 지하자원 등 수없이 많다. 그것을 돈으로 환산하면 일본 국토 절반을 한국에 넘겨주어도 많지 않다. 그런데 1960년대 청구권자금 겨우 미화 5억 달러(무상 3억 달러, 유상 2억 달러)로 완전 보상, 그 보상 덕택에 발전 오늘의 한국이 있다고 말한다는 것은 한심한 발상이다. 그런 논리라면 지금에 일본이 있기까지에는 경제와 문화 측면에서 한국을 빼놓을 수가 없다. 그 사실 역사가 증명한다. 경제면에선 식민지 통치 기간 갈취해 간 자원 말고도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끌려간 도공들이 일본 청자를 만들어 17·18세기 유럽으로 수출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됐다. 특히 영국의 황실이 일본에서 수입한 청자를 생활자기로 사용하자 그것이…
연필을 든 손은 푸근하다. 거친 표면도 생쥐처럼 매끄럽게 빠져나가고, 힘 안 들이고 지나가는데도 뚜렷하게 자취를 남기는 볼펜이 대세이지만 머리에 지우개를 달고 있는 연필이 더 임의롭다. 닳고 낡아지면 잠시 끝을 다시 벼리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그 막간의 틈이 있어서 숨을 고르고 몸에 힘을 뺄 수 있다. 한나절 내내 개미구멍처럼 좁아져있던 생각이 다시 툭 트일 수 있는 것은 날카로운 칼날로 살을 깎아내고 그 속의 까만 뼈를 조심스럽게 갈아내는 무심(無心)의 시간 덕분이다. 판을 갈아엎어야 할 만큼 이건 아니다 싶을 때에도 제 몸을 바치는 지우개로 쓱쓱 지우면 그 자리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어서 인간적이다. 틀릴 수도 있다는 전제를 안고 있어서인지 행간의 논리들이 서로 다투려 하지 않는다. 잘 지워지지 않는 글씨라도 연필의 부드러운 첨삭 기호를 빌리면 즉시 바로잡히거나 흐르는 시간에게 맡길 수 있다. 연필은 기존의 글에 간섭과 지적을 하면서도 자신을 돋보이게 내세우거나 우기지 않는다. 언제든지 지워져 물러설 각오가 되어있다. 글쓰기를 처음 배우기 시작했을 때 침을 묻혀가며 꾹꾹 눌러쓰던 기억 때문일까. 연필을 잡을 때면 흐릿한 동심(童心)이 다시…
충북 음성군 삼성면 양덕리에 돌 장승처럼 보이는 돌미륵이 있다. 마을 주민들의 이야기에 의하면 서로 마주 보고 있는 돌 장승은 각각 암 미륵, 숫 미륵으로 불리는 미륵불이라고 하였다. 음성군 향토문화유적 4호인 양덕리 동리 미륵불은 장승형 미륵불로 할머니, 할아버지 미륵불로 기록되어 있다. 두 미륵은 300m 정도 떨어진 곳에서 서로 마주 보고 있으며 할아버지 미륵의 모습은 검은 때가 가득 끼어 사나운 인상으로 평지에 있으며 반대편 언덕에 조금 작은 크기의 할머니 미륵은 하얀 화강암으로 보다 순한 인상으로 있다. 그럼에도 크기가 2m의 할아버지 미륵과 1.7m의 할머니 미륵의 모습은 스스로 겸손해 질만큼 위엄이 느껴진다. 미륵보살은 다음 세상에 나타날 미래의 부처를 뜻한다. 고타마 붓다(부처)가 모든 중생을 구원하지 못하였는데 그렇게 구원하지 못한 중생을 구원하기 위해 미륵불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부처는 자신과 같이 과거에도 진리에 접근한 자신과 같은 사람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자신 이전에 6불(六佛)을 포함하여 과거 7불(過去七佛)이라는 생각과 나아가 연등불(燃燈佛)이라는 최초의 부처에 대한 생각도 하게 되었다. 이를 통해 미래에도 자신과 같
충북도 예산이 6조 원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렇게 증가되는 도의 살림살이가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또한 11개 시군의 균형발전에 기여하고 있는지를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런데 충북도는 이러한 원동력의 핵심을 간과한 예산운용을 하고 있어 시급한 개선을 위한 조례 제·개정이 요구된다. 바로 지역자원시설세 기금의 운용방법이다. 지역자원시설세란 지방세법 141조에 따라 지하자원, 해저자원, 관광자원, 수자원 등 지역자원을 보호 개발하고, 지역의 소방사무, 환경보호 등 지역균형발전사업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고 오물 처리시설 등 공공시설에 필요한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부과하는 목적세인 지방세(도세)다. 지역자원시설세는 지방세법에 그 목적과 취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세금 징수의 명분은 '지역 산업에 세금을 부과해 지역주민에 돌려준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충북도는 발전용수에 대한 특정자원시설세를 구분하지 않고 소방특별회계로 한꺼번에 묶어 예산을 운용, 세금 징수의 목적과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지방재정법 9조에는 "목적세에 따른 세입·세출은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특별회계를 설
위대한 사랑 박별 충북시인협회 시아버지 어느 날 밤 시모님 안아 나의 남편 만드신 일 나의 아버지 어느 날 밤 어머님 깊게 안아 나를 만드신 일 하늘이 허락한 단 한 번의 그 사랑 두 생명의 거탑 이 땅에 세웠다 세상에서 가장 거룩한 베드신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그 사랑이라는 것
[충북일보] 충북도내 시·군 중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보은·영동·증평·진천·괴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곳은 괴산·단양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시군구 및 전문과목별 활동의사인력 현황'에 따르면 2024년 7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 1천명당 의사는 3.2명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의사 2.1명, 치과의사 0.6명, 한의사 0.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천명당 활동의사수가 가장 적은 지역은 '강원 고성'으로 인구 천명당 1.0명으로 전국 평균의 3분의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강원 양양(1.0명)·강원 인제(1.1명)·강원 정선(1.3명)·강원 횡성(1.3명) 순이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229개 시군구 중 66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보은, 영동, 증평, 진천, 괴산 등 5개 군이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229개 시·군·구 중 14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괴산, 단양군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11개 지역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산부인과 전문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