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은 언제나 무궁무진하게 즐겁다. 특히 즐거운 것은 잘못되더라도 다시 현실로 돌아올 수 있으며 현실로 왔을 때 아무런 피해 없이 되돌아 올수 있기 때문이다. 피해라면 자신의 시간이 좀 사라진 것 말고는 특별히 남에게 피해를 주거나 해를 끼치지 아니다. 스마트 폰을 누구든 들고 다니는 요즘, 스마트 폰을 이용한 게임이나 컴퓨터를 통한 게임은 정보통신 강국인 한국은 어느 곳, 어느 시간이라도 게임접속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남녀노소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겸손하게 두 손을 모으고 고개를 쪼아리며 스마트폰 게임하는 장면을 보는 일은 평범한 일상이다. 전투 게임 속 장비 개발은 일반과학의 발전 속도보다도 더 빠르게 진행된다. 일반과학의 발전이 전쟁물품과 같은 것보다 느린 것은 전쟁을 통해 얻어지는 것이 더 많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레인보우6라는 게임이 처음 나왔을 때 고물 컴퓨터로는 구동 자체가 되지 않았다. 그러니 PC방과 같은 곳을 돌며 게임을 하곤 했는데 나중에 컴퓨터 사양이 좋아져 집에서 할 수 있게 되었다. 주로 게임은 일과를 마치고 밤에 하게 된다. 2차원 적인 평면 게임에 익숙하던 나에게는 3차원 화면의 게임은 몰입감을 극대화 시켰으며
요즘 바짝 날씨가 마음을 움츠리게 한다. 날씨가 차가워지고 연말이 다가오면 어렵게 사는 사람들에게는 고통이다. 그래서 나눔이 필요하다. 올해 겨울은 유난히 추울 거라 한다. 어려울 때 일수록 가진 자가 베풀어야 한다. 그런데 인간의 심리는 나눔, 기부에 비교적 인색하다. 베푸는 것은 순수해야 한다. 욕심 같은 것을 가져서는 안 된다. 베풀면서 보답을 기대하지 않은 태도가 아름답다. 물질, 시간, 지혜, 무엇이든 줄 것이 있다면 더없이 좋고 멋진 일이다. 베풀 생각, 자세가 되지 않은 사람은 하고 싶어도 못한다. 주고서 돌려받을 생각이면, 무엇인가 보답을 바란다면, 주지 않은 것만 못하다. 남을 돕는 것은 투자가 아니다. 도왔으면 그만 잊어버려야 한다. 잊을 수 있는 것도 소중한 능력이다. 문제는 인간에게 무한한 욕심이 있다는 점이다. 그 욕심이 다른 이에게 물질적 정신적 피해를 준다는 것 개의치 않고 오직 자기만을 위한다. 베푸는 것, 사랑하는 것, 그건 투자가 아니다. 사랑은 모두를 잃어도, 베풀어 직접 얻어지는 것 없어도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도움만 된다면 그 자체만으로 만족하고 주고 또 주어야 한다. 그것이 진정으로 베푸는 것이자 사랑
커피의 계절이 돌아왔다. 사시사철 마시는 커피이지만 제철 과일처럼 커피 고유의 냄새와 맛이 진해지는 요즘이다. 푸석해진 머리카락과 텅 빈 가슴에 바람소리가 들리면 나도 모르게 멍해지는 증상이 나타나곤 하는데, 이럴 땐 커피가 약이다. 따끈한 커피 한 잔에 생기가 되살아나고 꽉 막혔던 생각의 꼭지가 열린다. 일조량이 줄고 기온이 내려가면 몸속 어딘가에서 커피의 달착지근한 카페인을 부른다. 사실 나는 커피마니아도 아니고 커피에 대한 지식수준도 일천한 편이다. 그런데도 오늘 아침 갑자기 커피가 그리워졌다. 언젠가 어깨너머로 본 커피 내리는 법이 생각나 직접 따라해 보기로 했다. 볶은 커피콩을 사다가 작은 절구통에 넣고 콩콩 찧어 가루로 만들었다. 그리고 머그잔 위에 받침대와 거름종이를 놓고 커피가루를 조심스럽게 얹은 뒤 준비해둔 뜨거운 물을 조금 따랐다. 커피가루가 물을 머금어 살짝 부풀어 오를 때까지 잠시 기다렸다가 다시 물을 졸졸 따랐다. 연갈색의 액체가 똑똑 떨어지면서 머그잔에 그득하게 고였다. 고소하면서도 향긋한 냄새가 주변으로 퍼져 나가 집안을 가득 채웠다. 문득 커피 향에서 고향 냄새가 느껴졌다. 초겨울 아침 부엌아궁이에서 사르르 타들어가던 갈참
다가 올 미래, 국회도서관에서 배워야 할 것들 '세월이 화살처럼 빠르다'라는 속담이 있다. 이 속담은 주로 부지불식간에 시간이 너무 빨리 흘러갔다는 아쉬운 느낌을 표현할 때 쓰이곤 한다. 요즘 내 감정을 표현할 때에 제일 먼저 떠오르는 속담이기도 하다. 하지만 세월의 덧없음을 아쉬워하는 이 순간에도 시간은 여전히 흐르고 있고,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흐르는 시간의 속도보다 세상은 더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제 세상은 정보통신 기술의 비약적 발전에 힘입어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3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벗어나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등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런 세상의 변화는 원하던, 원하지 않던 우리 앞에 곧 닥쳐올 것이 분명하다. 이런 변화에 대한 적응능력은 기업의 흥망성쇠도 좌우하게 되는데, 세계 주식 시가총액 순위가 10년 전에는 미국의 석유화학기업인 '엑손 모빌', 1878년 '토마스 A. 에디슨'이 세운 전기조명회사를 모태로 한 미국의 '제너럴 일렉트릭', 미국의 컴퓨터 소프트웨어 회사인 '마이크로 소프트' 등의 순이었지만, 이제는 '마이크로 소프트'만이 제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고 1위 자
나무가 나뭇잎을 버릴 때 수연 김성순 충북시인협회 나무가 나뭇잎을 버릴 때 나무는 결코 울지 않는다 나뭇잎이 나무를 떠날 때 나뭇잎도 눈물 흘리지 않는다 자연의 섭리는 시계바늘이 돌고 돌 듯 빗물이 낮은 곳으로 흘러가듯 무언의 약속인양 규칙대로 흐른다 나무가 나뭇잎을 버리면 겨우내 가지사이로 햇볕이 내리쬐어 땅위의 봄꽃을 키우고 땅속의 미물을 키운다 아느냐? 이제 낙엽이 지는 이유를 호두알 미로처럼 복잡한 마음의 공간을 찾아 냉장고속의 집착과 아집을 쓰레기통에 버린다
[충북일보] 대내외 경제 전망이 밝지 않다.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의 경제보복 상황은 계속되고 있다. 한국경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그동안 글로벌 분업체계는 한국경제 성장을 이끌어온 동력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런 체계가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 기업은 국내보다 해외에 투자하려는 경향성을 보이고 있다. 대기업은 고용 없는 성장으로 일자리 창출에 더는 기여하지 않고 있다. 제조업 위주의 일자리 창출은 이미 한계에 달했다. 한국은 산업화 시대에 한강의 기적으로 제조업 강국이 됐다. 인터넷 시대에는 정보기술(IT) 강국이 됐다. 이제 4차 산업혁명 시대다. 미래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 부가가치 높은 산업에 집중해야 한다. 대기업 위주의 경제 성장은 한계점에 도달했다. 반도체 등 주력 품목 수출도 감소하고 있다. 그런데 기존의 수출 품목을 대체할 미래 먹거리를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 청년들은 아우성이다. 충북의 현실은 더 우울하다. 젊은 층이 빠르게 유출되고 있다. 청년들의 '일자리 미스매칭' 현상은 엄연한 현실이다. 청년들이 고향을 등질 수밖에 없는 이유로 작용한다. 일자리 측면에서 제대로 된 삶터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 사이 노인층의 비중만 점점
산사(山寺)에 오르는 길 갈피마다 얼핏 적멸(寂滅)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여름의 정념(情念)이 스러진 가을 초입의 산은 곱게 나이든 중년의 여인처럼 맑다. 짙푸르게 달구어졌던 소란과 번잡의 시간을 지나 이제 옷 벗을 준비에 든 나무들은 고즈넉이 햇빛에 몸을 헹구고 있다. 산길에 성급히 떨어진 이른 낙엽들로 발밑이 부드럽다. 바스락 소리에 도토리를 주워 먹던 청솔모 한 마리가 순식간에 굴참나무 가지 위로 솟구치듯 올라간다. 인간이 저렇게 나무를 탈 수 있다면 신기(神技)에 가까운 기예라 하겠다. 이렇듯 경이로운 자연 속에서 인간은 겸허함을 배운다. 산을 내려와, 허기진 배를 채워 줄 음식점을 고르던 중 어쩐지 동그란 시선이 느껴져 발길을 멈추고 돌아다 봤다. 시선의 주인공은 커다란 징(鉦)이었다. 시골 마을의 오래된 유물처럼 집 담벼락에 홀로 걸려 있었다. 평상에 구부정하게 앉아 있는 노인과 한 쌍의 그림으로 풍경을 이루고 있는 모습이 유난히 눈길을 붙들었다. 나의 시선이 동그란 징에 닿자, 징은 제 몸을 부르르 떨더니 한순간'쩡!'하고 소리를 냈다. 아니, 그렇게 느껴졌다. 무슨 질풍노도 무슨 잔치를 꿈꾸는가. 걸려있는 징 이어,
학창시절부터 그림을 무척 좋아하던 친구가 있었다. 그림에 대한 열정이 누구보다 강했지만 재능이 다소 부족했고 여러 가지 이유로 미술을 공부하고 싶었지만 전공에 이르지는 못했다. 평범하게 대학을 졸업한 그녀는 지역의 중소기업에 취직하게 되었다. 비록 작은 회사였으나 외국어 실력과 컴퓨터 능력이 뛰어났기 때문에 사내에서 인정받고 비교적 빠른 승진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회사를 그만두고 새로운 사업에 도전했다. 회사를 다니며 모아둔 종잣돈으로 예쁜 갤러리 카페를 차리게 된 것이다. 유명하지는 않으나 유니크하고 독창적인 젊은 작가들의 그림을 전시하는 공간이자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예쁜 카페였다. 작품의 이미지로 엽서와 책갈피 등을 만드는 등 섬세한 감각이 돋보이는 곳이기도 했다. 사업수완 역시 뛰어나고 에너지가 많았던 그녀는 일련의 준비과정을 통해 카페를 오픈했고 점차 고정적인 손님도 많아져 사업도 안정화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 역시 존재하는 법. 신분을 속인 남성이 접근해 그녀와 만남을 가지게 된 것이다. 이내 잘못된 만남이란 것을 알고 헤어지게 되었지만 그 남성과 좋지 않은 일에 휘말려 결국 잘 되던 카페를 정리하고야 말았다.
책읽기 좋은 계절이다. 풀벌레 소리가 무성한 깊어가는 가을밤, 오스트리아 철학자 이반 일리치 저서 『그림자 노동』을 펼쳤다. 이 책에서 인상 깊은 것은 주부에 가사노동, 장보기, 학생들 벼락치기 공부도 '그림자 노동' 범주에 들어 있다는 점이다. 네이버 지식백과에 따르면 '그림자 노동'이란 말은 오스트리아 철학자 이반 일리치가 동명의 저서에서 처음 언급한 개념이다. 직접 주유를 하는 셀프 주유소, 비대면 거래를 위해 각종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하는 모바일 뱅킹, 주기적인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저렴한 상품을 사기 위해 정보 수집을 하는 행위 등이 그림자 노동에 해당한다'. 이에 이반 일리치는 저서에서, "그림자 노동은 임금경제에 기여하는 무급 노동으로써 산업 사회가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는데 있어서 필수적인 보완 물로 요구하는 무급 노동을 의미 한다"(176쪽)라고 언명했다. 이러한 이반 일리치 글에서 문득, '여류 문인들 글쓰기에 대하여서는 어떤 노동으로 명명할까·'라는 의문이 일었다. 여류 문인들은 가사노동, 직장 일을 병행하며 창작에 몰입하고 있다. 그렇다면 여류 문인들의 창작 행위 역시 그림자 노동 범위에 든다면 지나칠까. 한 편 글을 쓰기 위해 작가
지난 주말 청주의 도심 한가운데인 도시재생허브센터(옛 청주역공원)에서 농민장터가 열렸다. 이 자리는 시민단체가 중심이 되어 실행되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지역사회를 리드하는 여성 단체인 청주YWCA에서 농민들의 이야기, 문화 그리고 삶을 시민들과 함께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는 로컬푸드 운동의 일환으로 설계되었다. 직거래가 이루어진 농부의 손수레 마당에서는 충북농산가공연구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7개 시군, 14개의 농가 경영체 50여명이 참여하여 올해 유난히도 잦았던 세 차례의 태풍을 온전히 겪은 다채로운 농산물을 시민들에게 선보였다. 갓 따온 붉은 대추와 밤, 사과는 물론, 묵은지와 손두부, 블루베리잼, 토마토 통조림, 사과발효액을 이용한 떡볶이를 비롯하여 달맞이꽃 종자기름에 이르기 까지 풍성한 장이 섰다. 장의 한가운데서는 3인의 쉐프가 농민장터에서 장을 봐서 생명이 넘치는 제철농산물로 요리한 음식으로 식탁위에 공존밥상을 차려내었다. 한편에서는 귀농 귀촌한 사람들의 도시와 농촌생활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긴 책 마당이 펼쳐졌으며 시민들이 참여한 아나바다 장터도 어우러져 그야말로 60여년 전 까지 문전성시를 이루었을 옛 청주역사(驛舍)가 다시 살아나는
[충북일보] 사법시험 제도는 대한민국 법조인 선발 창구였다. 2017년을 마지막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제는 교육기관으로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과 변호사시험이 대신하고 있다. 사법시험이라는 경쟁자를 제거하고 자리 잡는 데 성공했다. 매년 1천500명 안팎의 변호사를 배출하고 있다. 덕분에 지난 2015년 대한변호사협회 등록된 변호사 수가 처음 2만 명을 넘겼다. 올해 2월 현재 2만5천880명이다. 그런데 지역에선 로스쿨 본래 취지가 퇴색하고 있다. 경쟁력도 수도권에 비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충북대 로스쿨의 경우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전국 최저 수준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자유한국당 전희경(비례) 의원은 지난 14일 충북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충북대 로스쿨의 변호사시험 합격률에 대해 따져 물었다. 전 의원에 따르면 1회 63.33%에서 2회 67.86%로 상승했다가 3회 59.74%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후 6회 37.39%, 7회 31.62%로 급락했다. 7회 때는 전국 평균 49.4%에 비해 17.8%P나 낮았다.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충북대 로스쿨 졸업생들이 충청지역에서 자리 잡는 비율도 해마다 감소했다. 2015년 9%, 2016년 3%
'독박'은 혼자서 모두 뒤집어쓰거나 감당한다는 사전적 의미를 지닌다. 독박을 썼다는 이야기는 과거 불합리한 상황에 부닥쳤을 때나 간간이 사용되곤 했다. 몇 년 전부터 독박이란 단어가 자주 보인다.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것은 엄마들의 이야기에서다. 독박이 육아와 만나 '독박육아'라는 시대의 화두를 만들어 냈다. 한 포털에서 독박육아를 검색하면 무려 325만여 개의 검색 결과가 나온다. 시간 단위로 수 천 개씩 늘어난다. 저출산 시대에 참으로 찜찜한 유행어다. 사랑하는 자식을 돌보는 당연한 일이 엄마들에게 스트레스가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혼자 만들어서 낳은 것이 아닌데 아이가 세상에 나온 뒤에는 혼자 뒤집어쓰고 감당해야 한다는 불합리한 조건 때문일 것이다. 아이가 어릴 때 대다수 엄마는 기본적인 욕구를 해결할 수 없다. 인간의 3대 욕구 중 두 가지인 식욕과 수면욕은 아이를 뱃속에 품었을 때부터 조금씩 침해당하기 시작한다. 입덧 등의 이유로 식욕을 충족시킬 수 없고 아이가 차츰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내면 잠자리 또한 불편해진다. 직접 임신해보지 않은 아빠들은 상상할 수 없는 종류의 괴로움이다. 세상 가장 예쁜 아이가 눈앞에 나타나면 본격적으로…
본래 성의 일차적 목적은 치열한 전쟁의 최전선 사령부 역할이었다. 따라서 성탑城塔과 튼튼한 울타리 즉 방어용 성곽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전쟁이 없는 태평성대는 신비한 성역이고 권위의 상징이며 지배자의 왕궁이었다. 그러므로 성주城主는 하늘에서 제일 가까운 산위에 높은 집城을 짓고 천상에 살고 싶은 낭만주의자여서 평민들이 사는 영지領地로 내려갈 때는 백마 탄 신분 높은 영주領主였다. 서양의 고성은 그처럼 고색창연하고 멋스러운 환상을 갖게하여 내게 유럽의 모든 고성들은 마치 휘날리는 화려한 깃발 같았다. 그리하여 그 깃발은 강렬한 호기심을 불러 일으켜 유럽의 여러 곳 라인, 세느, 다뉴브 강이나 알프스 티롤 산맥이나 기타 많은 곳을 여행하면서 맞닥뜨린 고성을 가급적 최대한 깊은 내부까지 찾아가곤 했다. 허물어진 옛 성터, 속이 텅 빈 성벽, 절반쯤 무너져도 방치한 것 등이 있는가 하면 심지어는 호텔로 쓰거나 박물관으로 사용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그런 가운데서도 아주 특별한 것도 있었다. 첫째 독일의 「백조의성」은 가장 환상적이었다. 오스트리아 국경이 가까운 깊은 산 속에 그림 같고 화려한 동화의 무대 같은 곳, 독일의 황태자가 심혈을 기울여 쌓은 백조처럼 아름다운
공무원이 되면서 시민에게 친절한 공무원이 되겠다고 다짐했지만 매일 수 십 통의 전화를 받다 보면 어느새 내 말투가 사무적으로 변했음을 느낀다. 친절은 공무원에게 중요한 덕목 중 하나이므로 친절교육도 수시로 받는다. 하지만 많은 사람을 상대하다 보면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도 만나기 때문에 항상 친절한 태도를 유지하기가 마음처럼 쉽지 않다. 어느 날은 내 답변을 잘 이해하지 못했는지 같은 질문을 반복하는 민원인을 만났다. 그 민원인은 전화를 끊기 전에 내 이름을 물어봤다. 민원인들 중에는 원하는 대답을 듣지 못하면 트집을 잡으려고 내 이름을 다시 한 번 묻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속으로 짜증이 나서 다소 날카로운 말투로 내 이름을 말해줬다. 그런데 민원인은 나에게 친절하게 대답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남기며 전화를 끊었다. 그 민원인의 고맙다는 한 마디에 오히려 진심으로 친절을 베풀지 못한 내가 부끄러웠다. 내가 좀 더 명확하게 설명했다면 그 민원인도 더 빨리 이해할 수 있지 않았을까 반성하게 됐다. 또한 친절한 응대를 위해서는 좋은 태도로 응대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문제 해결 능력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처음 업무를 맡았을 때는 민원인이 내 업무가 아닌데 전
간이역 秀岩 오영임 충북시인협회 숨 가쁘게 스쳐 간 세월 몸 감추는 전설 흔적으로 떠도는 체취마저 절레절레 털어 보내는 간이역 허기진 신작로 굽이돌아 등 내주는 백양나무 아래서 젖은 손 흔드시던 어머니 잔영만 서성이네 지척이 천릿길인 선산가는 길 불효만 우거져 발걸음 무겁고 봉분 쌓은 그리움 누더기 진 사랑의 바람벽에 눈물 한줄기 걸고 돌아서면 하얀 찔레꽃 향기로 멀리 배웅하는 어머니 발자국마다 수북이 쌓이는 길 종점도 모르고 승차하는 인생 열차 앞서거니 뒤서거니 떠나는 길 순번은 사절이라고 허공을 가르는 기적소리 성성한 간이역 이별을 잡으려 철길 쓸어안는 쑥부쟁이 정적 속의 역사 주름진 그리움만 나이테 긴 철마로 달린다.
따스한 햇살이 살결을 만지듯 감미롭게 퍼지는 목소리가 가슴을 어루만진다. 조금은 서늘한 공기가 맴돌던 소공원은 이불솜처럼 포근하다. 잠자리채 들고 뛰어놀던 아이의 볼도 가을 단풍처럼 물들어 간다. 손뼉을 치며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바라보니, 가을바람에 흔들리는 코스모스로 피어난 듯 방긋방긋 살랑이고 있다. 청주시립합창단의 소 확 행 콘서트가 만들어내는 두꺼비 생태공원의 풍경이다. 엄마의 손을 꼭 잡고 앉아있는 어린아이부터, 그 옛날 부르던 노래에 장단을 맞추는 머리 희끗희끗한 노부부의 모습. 함께 호흡하며 즐기는 공간에서 바라보는 사람들의 모습은 넉넉하기만 하다. 여름 내내 푸르렀던 나뭇잎이 물들어 가듯이 사람들의 얼굴엔 화색이 돋는다. 여기저기서 하나둘씩 음악에 취해가고 있다. 살며시 눈을 감고 가을을 음미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마냥 행복해 보인다. 아름답게 울려 퍼지는 소리에 나뭇잎도 음률을 탄다. 자연과 사람이 행복해하는 이 공간이 천국이 아닐까. 공연장을 일부러 찾아가지 않아도, 집 주변의 공원을 거닐다가 만나는 작은 음악회가 주는 감동. 비싸고 맛 좋은 음식으로 융숭한 대접을 받을 때보다도 더 큰 행복감이 밀려온다. 막힌 공간이 아닌, 확 트인
청주시 상당구 중고개로 261번지에는 '술항아리'란 3층 건물이 있다. 이 건물로 인해서 도로가 병의 목처럼 좁아졌다. 그 좁은 길을 통과해야만 수천 세대 아파트 주민들이 출입을 할 수 있다. 이런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아파트 주민들이 관계기관에 진정을 했다. 청주시청과 상당구청은 물론 지역 출신 정우택 의원, 더불어민주당 정정순 위원장, 정우철 김성택 김미자 청주시 의원 등에게도 우송했다. 무엇보다 큰 도로에서 골목으로 접어드는 길의 폭이 좁은데다 우회전을 급하게 해야 하므로 사고 위험이 높으니 회전을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인도를 축소해 노폭을 넓혀달라고 했다. 장기적으로 술항아리 건물을 매입해서 로터리를 만들어 달라고도 했다. 진정서를 우송한 지 한 달 만에 상당구청에서 회신이 왔다. 큰 도로에서 골목으로 접어들 때 우회전 위험을 해소하기 위해 인도를 축소해 달라는 건의에 대해서는 가로수를 이식해야할 뿐만 아니라 정지선도 옮겨야 하는데, 경찰 등 유관기관과 협의해야 함으로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6개 아파트 4천여 세대 주민들이 출입로로 이용하는 데 불편을 주는 술항아리 건물을 매입해 로터리로 만들어달라는 요청도 해당지역을…
[충북일보] 내년 1월부터 체육계가 확 바뀐다. 전국 시·도체육회 민간회장 시대가 열린다. 하지만 각 체육회별 재정자립에 대한 걱정이 크다. 시·도체육회의 자체수입 예산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체육회 재정의 76.4%가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이다. 자체수입에 의한 예산은 거의 없다. 2019년 예산은 총 5천383억 원이다. 이중 중앙정부 예산인 국민체육진흥기금(대한체육회 지원액)은 731억 원(13.6%)이다. 지방자치단체 예산인 지방비가 4천111억 원(76.4%)으로 가장 많다. 체육회 자체수입은 290억 원(5.4%), 기타 251억 원(4.6%) 등이다. 체육회별로는 울산시체육회의 지방자치단체 의존도가 가장 높다. 총 예산 189억 원 중 87.8%인 166억 원을 지원받고 있다. 충북도체육회는 80.2%다. 충북체육회관 임대사업비 등을 제외하면 자체수입이 아예 없다. 결국 국회에서 민간회장 선거 시기상조론이 나왔다. 지방체육회의 재정자립도가 매우 낮은 수준에서 민간 체제로 전환은 아직 이르다는 논리다. 더불어민주당 이상헌(울산 북구) 의원은 "현재 대부분의 지방체육회의 재정자립도가 낮은 상황에서 민간 체육
매일 아침 출근길에 단양소방서 청사 계단을 오르려고 보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이 계단의 챌면에 붙여진 청렴 문구다. '우리의 마음속에 있는 청렴보다 더 신성한 것은 없다', '버릴 것은 부패의식! 가꿀 것은 청렴의식', '건강은 사람을 살리고, 청렴은 사회를 살린다', '생각은 청렴하게, 행동은 공정하게', '청렴한 세상, 한걸음 더 가까이', '부패는 기록되지만 청렴은 기억됩니다'. 매일 무심코 지나쳤던 '청렴' 문구가 더욱 가슴에 새겨지는 것은 직장교육훈련에 전 직원이 했던 청렴다짐결의대회 때문이다. 온갖 매체에서는 청렴이나 부패에 대해서 수시로 보도 되지만 정작 나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렸다. 하지만 청렴다짐결의대회를 가진 후 필자는 '청렴'이라는 단어에 대해 생각해 보고 고민해 보려고 한다. 내가 초등학교 시절, 위인전을 많이 읽었었다. 그 중 가장 좋아했던 인물은 퇴계 이황 선생이시다.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은 청렴하면 이황 선생을 생각한다. '청렴=퇴계 이황'이란 공식이 통할 것도 같다. 그만큼 청렴한 삶을 사셨던 선생에 대해 좀 더 알고, 배우고자 하는 후손들이 꽤 많다는 것은 자명하다. 이황 선생이 청렴하
커피애호가들에게 '뼈 건강'은 적잖은 스트레스다. 커피를 많이 마시면 뼈의 강도가 약해지는 골다공증(Osteoporosis)에 걸려 골절 위험이 높아진다는 말이 돌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1~2년사이 커피를 마시는 것이 전혀 마시지 않는 것보다 뼈 건강에 유익하다는 연구결과들이 잇따르고 있다. 뼈를 구성하는 핵심 물질이 칼슘이다. 칼슘은 몸에 가장 많이 저장되는 무기질인데, 건강한 성인이라면 체내의 총량이 1kg 가량이다. 칼슘 저장량은 청소년기에 증가하기 시작해 30세 전후에 최대에 달한다. 하지만 그 이후로 매년 1~2% 감소하기 때문에 칼슘을 조달하는 것은 뼈 건강 유지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 칼슘은 생리기능 유지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부족현상이 잦을 수 있다. 혈액을 타고 인체를 순환하는 칼슘의 양이 부족해지면, 인체는 부갑상선호르몬의 농도를 높여 뼈에 들어 있는 칼슘을 혈액으로 빼내 사용하도록 한다. 혈액 속의 칼슘을 정상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뼈의 칼슘을 빼 스는 일이 잦아지면 골다공증 현상이 가속화할 수밖에 없다. 칼슘이 뼈에서 혈액으로 빠져나가는 상황을 고려해 우선 칼슘을 충분히 섭취하는 게 좋다. 우유, 유제품, 해산물은 칼슘
생명은 자연의 가장 아름다운 발명이라고 했던가. 들깨 단처럼 바짝 마른 손에 맥박 줄을 달고 돌이 되어 누워 있던 영이. 입에는 산소 줄을 끼고 초점 없는 눈은 병원의 하얀 벽을 미동도 없이 응시하고 있었다. "우리 영이 편히 보내주세요."라는 나의 말이 떨어지자 의사는 안락사용 주사액을 주입했다. 검게 늘어진 한밤중에 나는 우주가 깨지는 것을 보았다. 그날 영이는 몸에 힘이 없어 보이긴 했지만, 친정에 다녀온 나를 현관까지 나와 반겨주었다. 그런데 저녁나절부터 영이가 수상했다. 고개를 주억거리며 눈꺼풀이 자꾸 아래로 쏠리고 있었다. 오랫동안 유선종양이 있어서 치료를 받고 다녔지만 그렇게 갑자기 숨을 놓으리라고는 꿈에도 상상해 보지 않았다. 영이가 이상하다고 말하자 아들은 영이를 데리고 병원에 간다고 했다. 저녁 11시가 넘었고 추석 연휴라 다니던 병원이 문을 닫았다. 아들은 검색을 통해 24시간 진료하는 병원을 알아냈고 영이는 힘없이 걸어 나갔다. 그런데 갑자기 아들이 울면서 전화를 해 왔다. 영이가 위독하다고. 피검사를 했고 폐 검사를 했고 호흡이 안 좋아 호스를 끼고 산소 방에 들어가 있는 중이라고. 새벽 두 시였다. 나는 옷을 입고 병원으로 향했
세상에는 서로 겨루는 라이벌이 많다. 이름에서나 모양에서 더욱이 게임이나 경기에서의 맞수는 흥미와 경쟁력을 덧붙인다. 참깨와 들깨는 사람들이 붙인 이름일 뿐인데, 그 쓰임새로도 맞수로 인식되고 있다. 통칭해서 '깨'라고 부르지만, 식물학적으로 참깨와 들깨는 전혀 다른 식물이다. 참깨는 인도와 이집트가 원산지이고, 들깨는 만주 등 극동아시아가 원산지다. 참깨는 통으로 볶거나 가루로 빻아 깨소금으로 먹는다. 들깨는 주로 가루를 내서 감자탕, 순댓국에 많이 사용한다. 참깨잎은 먹지 않는데, 들깻잎은 생으로나 데쳐서 나물로 먹는다. 참깨를 볶아 짜면 참기름(麻油)인데, 고소한 맛과 향이 오래 간다. 들깨를 짜면 들기름(荏油)으로 볶지 않은 상태로 짠다. 흔히 몹시 재미가 있을 때 "깨가 쏟아진다"는 말에는 참깨를 가리키지만, 식용으로 먹는 깻잎은 들깻잎이다. 몹시 통쾌하다는 뜻으로 "깨소금 맛"이다. "들깨 모는 석 달 열흘 가뭄에도 침 세 번만 뱉고 심어도 산다"라는 것처럼 들깨는 마름견딜성이 강해서 심한 가뭄에도 자라서인지 "참깨는 가문 해에 풍년 든다." 또 "깨는 불을 담아 부어야 풍년이 든다"고 불볕더위가 기성을 부린 가뭄에 오히려 잘 된다고 하는…
사인암 박찬승 충북시인협회 분명 주흥도 운우도 있었을 만 두향의 시향이 퇴계의 지혜를 더 보탰으련 일백여척 바위 벼랑 밑엔 문객의 시편 모여 암각으로 남고 바위 마루 틈새 받디디고 큰 소나무 는 알고 있을 텐데 모른다 모른다 가지를 흔드는 뒤로 세월의 무상을 집는 흰 사리 앙상하다 벼랑 밑 흐르는 맑은 물소리는 아는지 나그네 가슴에 옛 풍류를 적시고 물속의 버들치 떼 춤판 위로 사인암 아래 반석으로 땅거미가 내린다 *사인암은 단양팔경의 하나로 이황이 단양현감으로 있을 때 愛妓 豆香과 시 문답과 연회를 즐겼던 장소로 전해오고 있다.
[충북일보] "…(중략) 진실은 땅 속에 묻더라도 그대로 보존되고 그 속에 무서운 폭발력을 간직 한다…(중략)" 에밀 졸라가 100년 전 '여명'이라는 신문에 실은 기고문 내용이다. 프랑스를 뒤흔든 격문으로 기록된다. *** 공정과 정의가 전제돼야 '나는 고발한다'는 1898년 1월13일 에밀 졸라가 신문에 공개한 글이다. 드레퓌스 사건과 관련해 군부(軍部)를 비판한 내용이다. '나는 고발한다' 의미의 J'accuse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나는 여기서 드레퓌스 사건의 내용을 새삼 알리려는 게 아니다. 재판 전개 과정을 말하려 함도 아니다. 졸라의 변호를 강조하려는 건 더더욱 아니다. 단지 진실의 엄중함을 말하기 위함이다. 진실에 접근하려 애쓴 한 사람에 대한 상찬이다. 시계(視界) 제로 정국이다. 정치가 어디로 흘러갈지 가늠하기 어렵다. 조국사태를 사이에 두고 보수와 진보, 좌와 우의 두 진영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서로 다른 진실을 주장하고 있다. 두 편으로 갈린 진실게임에 민생만 고단해지고 있다. 진실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깊은 상처는 대개 같은 자리에서 생겨난다. 한 번에 덧나지 않게 꼼꼼히 치료해야 한다. 진실도 다르지 않다.
[충북일보] 내년도 정부 예산안이 국회로 넘어갔다. 충북도가 주요 현안 반영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충북도는 예산안에 포함되지 않았거나 금액이 부족한 사업에 집중할 각오다. 반드시 국회 심사 과정에서 반영하거나 최대한 증액토록 한다는 구상이다. 충북도에 따르면 2020년도 정부 예산안에 반영된 충북 예산은 5조9천218억 원이다. 올해 최종적으로 확보한 정부 예산 5조4천539억 원보다 8.6%(4679억 원) 늘어난 규모다. 내년에 확보할 예산까지 합치면 6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국회에서 충북 예산이 1천775억 원 늘어난 걸 고려하면 충분히 가능한 얘기다. 관건은 사업비 확보에 실패한 16개 주요 현안의 반영 여부다. 미래해양과학관과 소방복합치유센터가 대표적이다. 이 두 사업은 오는 11월 예비타당성조사 결과가 나온다. 사업 추진의 경제성이 높다는 결과가 나오면 예산 반영 가능성이 아주 크다. 하지만 예타 문턱을 넘지 못하면 다시 조사를 받아야 한다. 미래해양과학관 사업은 2010년부터 시작된 충북 현안이다. 그동안 추진 과정은 지지부진했다. 예타 대상 사업 반영에 번번이 실패했다. 충북도는 사업의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 연구
[충북일보] 충북도내 시·군 중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보은·영동·증평·진천·괴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곳은 괴산·단양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시군구 및 전문과목별 활동의사인력 현황'에 따르면 2024년 7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 1천명당 의사는 3.2명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의사 2.1명, 치과의사 0.6명, 한의사 0.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천명당 활동의사수가 가장 적은 지역은 '강원 고성'으로 인구 천명당 1.0명으로 전국 평균의 3분의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강원 양양(1.0명)·강원 인제(1.1명)·강원 정선(1.3명)·강원 횡성(1.3명) 순이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229개 시군구 중 66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보은, 영동, 증평, 진천, 괴산 등 5개 군이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229개 시·군·구 중 14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괴산, 단양군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11개 지역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산부인과 전문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