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지역화폐가 전국에 확산되고 있다. 어떻게 해서든지 경제를 순환시켜 지역을 살려보려는 지방자치단체의 절박한 의도가 들어 있다. 충북 상황도 다르지 않다. 도내 시·군 대부분이 지역화폐를 발행하고 있다. 두 말 할 것도 없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다. 청주시는 오는 12월17일 '청주 페이(옛 청주사랑 상품권)'를 발행한다. 첫 발행 규모는 총 100억 원이다. 구매(충전) 한도액은 1인당 월 최고 50만 원이다. 연 500만 원을 넘길 수 없다. 청주에서만 사용 가능한 충전식 직불카드다. 교통카드처럼 충전한 금액만큼 쓰는 방식이다.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한 모든 점포에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백화점과 대형마트, 기업형슈퍼마켓, 유흥업소에선 사용할 수 없다. 충전한 날로부터 5년까지 쓸 수 있다. 일정 금액 이상을 쓰면 인센티브를 제외한 잔액을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 지난 10월 현재 전국의 지역화폐 발행 지자체는 177곳이다. 243개 광역·기초자치단체의 절반 이상이다. 지역화폐 발행액도 2016년 1천168억 원에서 올해는 2조3천억 원이다. 20배가량 늘어난 액수다. 돈의 역외유출 막기 위한 각 지자체들의 노력에서 비롯됐다. 지
하나하나는 손경희 충북시인협회 하나하나에서 시작되어 하나하나 주변으로 몰려든다 하나하나는 부부도 되고 하나하나는 오랜 친구도 된다 하나하나는 둘이지만 물살 신음조차 가슴 통증으로 이어진다 하나하나는 달빛 그리움으로 달무리 되어 번지어 가고 가을이 끝내 아쉬워 나뭇잎 떨군 채 심연의 푸른 옷자락에 몸을 맡긴다 하나하나가 눈길 위에 쓰러지면 하나하나는 온 힘으로 부축하며 사라져간다 하나하나는 별이 되고 하나하나는 꽃이 된다. 하나하나는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며칠째 내리고 있다. 다행히 가을걷이도 끝내고 김장도 하였다. 일요일에 내리는 비는 어떤 평화가 들어 있는 것 같아서 좋다. 아마도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어서 그런가 보다. 얼마 전 시댁에 갔을 때도 비가 내렸다. 보슬비가 오는 시골 풍경은 나름대로 운치가 있어 남편과 나는 들판으로 산책을 나섰다. 언제 서리가 왔었는지 담벼락의 호박잎이 축 늘어져 있다. 비를 맞고 있는 초목은 참선하고 있는 수도승 같다. 수확을 끝낸 텅 빈 논에는 흔적인 양 싹둑 잘려 나간 벼 포기가 도열해 있다. 무엇인가 아릿함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갑자기 불어오는 바람이 머리카락을 헝클어 놓고 지나간다. 단풍잎이 허공에 날아다녔다. 잠깐 그 모습이 멋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바람은 물들지 못한 나뭇잎마저 가만히 두지 않았다. 낙엽이 된 이파리들이 왠지 서러워 보였다. 서러운 것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잘 익은 알곡들은 주인을 찾아갔건만 논 주인은 마음이 편하지 못하다. 벼가 한창 자라고 있을 때 언론에서는 대풍을 예상하였다. 들길을 지날 때마다 익어가는 곡식은 보기만 해도 배가 불렀다. 병해(病害) 없이 자라는 벼를 보고 있으면 주인이 누구
통일신라 때 국토의 중앙을 상징하는 탑평리 7층 석탑이 세워진 이래 대한민국의 중심(中+心)고을(州)이 충주(忠州)의 지명과 맞아 떨어진다. 국보 6호인 중앙탑을 상징으로 가금면이 중앙탑면으로 명칭을 바꾸었다. 용이 모여 살았다는 용전리(龍田里)에 서충주신도시가 건설되어 입주가 시작 된지도 2년이 되었다. 용(龍)자 지명이 충주 주변에 많이 있다. 충주댐 아래 용탄동(龍灘洞), 용산동(龍山洞)을 비롯하여 서쪽에는 용관동(龍觀洞), 용두동(龍頭洞)와 맥을 잇는 용전리는 남한강을 끼고 있는 탑평리 서쪽 낮은 구릉 지역에 발달한 마을이다. 서쪽이 높고 동쪽이 낮은 서고동저(西高東低)형국이다. 중부내륙고속도로가 용전리의 한 가운데를 지나가고 인근에 동서고속도로와 연결되어 교통망이 신도시 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갈동에 위치한 충주휴게소 옆으로 기업도시와 서충주신도시로 쉽게 진출입할 수 있도록 충주시에서 하이패스전용 톨게이트도로를 개설하고 있어 2010년부터는 교통이 너무 편리할 것 같다. 서충주의 아파트단지는 호암지구 신도시건설영향으로 다소 부진하였으나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신도시에는 젊은 세대가 많이 입주하여 지난해 3월에 중앙탑초등학교가 개교하였고 올 3월
[충북일보] 대한민국에 정치가 있는가. 최근의 국회 상황만 보면 정치는 없다. 그저 양극의 주장만 있다. 여야가 있는가. 이것도 없다. 그저 싸움과 다툼만 있다. 국회의원은 많은데 국회가 없다. 정치가 없다. *** 때로는 과감하게 나서야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세연 국회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속내야 어찌됐든 두 사람의 불출마 파장은 아주 크다. 여야 정치권은 속뜻까지 헤아려 잘 챙겨야 한다. 정치 세대교체의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내년 총선까지는 얼마 남지 않았다. 다행히 그때까지는 국민의 시간이다. 정치권은 정치를 정상으로 되돌리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한 책임도 져야 한다. 나라가 두 쪽 난 건 정치의 실패다. 조국사태를 곱씹어봐야 한다. 여야 대표에 60~70대·정치인들의 등장이 비판받을·일은·아니다. 충분한·경험과·연륜은 정치의 필요 덕목이다.·하지만 여야 모두 세대교체에·얼마나 노력을·기울였는지는 점검해 봐야 한다. 국민 갈등의 골은 여야 정치력에 부재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에 '민주'가 없으면 존재 이유가 없다. 자유한국당에 '자유'가 없는 것과 다르지 않다. 가장 중요한 걸…
이번 연재에서는 스마트폰에 장착되어있는 조도계를 통해 식물을 키우기 적합한 공간인지 아는 방법을 소개하겠습니다. 조도값(LUX)은 일정 면적이 받는 빛의 세기를 나타내는 단위입니다. 이번 연재에서는 조도값(LUX)과는 관련이 있지만 약간은 다른 단위를 활용하겠습니다. 우리 집의 특정 공간에서 식물이 받는 빛을 판단하기 위한 단위로써 활용이 가능한 풋캔들(FC) 값입니다. 풋캔들(FC) 값은 약간의 오차가 있지만, 조도값(LUX)을 10으로 나누면 나오는 수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활용하기에 앞서 본인의 기기에 해당하는 어플스토어 또는 앱스토어를 열고 "조도계" 또는 "FC값", "LUX" 등으로 검색을 하셔서 평이 좋고 다운 횟수가 많은 어플을 골라 설치하시기 바랍니다. 설치하실 때에는 잘 모른다면 주변의 지인이나 가족을 활용하여 평이 좋지 않은 어플리케이션은 거르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플을 설치하셨다면 옵션에서 "LUX" 단위와 "FC" 단위를 선택하실 수 있을 텐데 "FC" 단위를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만약 FC 단위가 없는 어플을 설치하셨다면 "LUX" 값을 10으로 나누어 아래 내용을 활용하시면 됩니다. 실내의 식물의 광량을
베트남 민족운동의 최고 지도자이자 베트남 독립의 아버지라 불리는 호치민은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를 늘 가까이 두고 읽으면서 청빈한 생활을 몸소 실천했고 1969년 9월 2일 숨을 거둘 때까지 평범하고 검소한 생활을 해 국민에게 칭송을 받았다. 호치민은 목민심서를 몸소 실천하며 청렴을 생활화해 천하의 큰 재산인 국민을 얻은 지혜로운 지도자임에 틀림없다. 그렇게 호치민이 머리맡에 두고 있었던 목민심서에는 어떤 청렴 명언이 담겨 있을까· '廉者 牧之本務 萬善之源 諸德之根 不廉而能牧者 未之有也'(청렴은 지방관(수령)의 본래 직무로 모든 선의 원천이며 모든 덕의 근본이다. 청렴하지 않고서는 능히 목민관이 될 수 없다.) - '목민심서' 중 청렴은 예나 지금이나 공직자의 가장 기본적인 덕목임에는 틀림없는 사실이다. 청렴한 마음은 저절로 생기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아무리 엄격한 법과 제도가 마련되고 공무원을 대상으로 청렴교육을 아무리 실시한다고 하더라고 공직자 스스로 도덕적 양심을 가지고 청렴을 몸소 실천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있어야 청렴한 마음을 가진 공직자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학연·지연을 따지는 연고주의가 만연하다. 같은 학교, 같은
[충북일보] '설마'가 '사실'이 돼 가고 있다. 화성 연쇄살인 8차 사건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 사건의 진범이 20년을 복역하고 나온 윤 모(52) 씨가 아니라 '이춘재(56)'라는 경찰의 중간 수사 결과가 나왔다. 기막히고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지난 주 브리핑을 열고 "윤 씨보다 이 씨의 진술이 설득력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8차 사건 관련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물론 경찰의 이날 발표는 잠정결론이다. 앞으로 수사가 마무리돼야 실체적 진실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찰 발표 내용을 보면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경찰은 "피의자 자백의 신빙성, 윤 씨 진술의 임의성, 윤 씨 검거 및 조사 과정에서의 위법성, 국과수 감정 결과의 적정성 등 4가지 방향으로 수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조사 과정에 위법성과 국과수 감정 분야는 아직 수사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당시 화성 8차사건(1988년 9월 16일 발생)을 모방범죄로 결론지었다. 윤 씨를 범인으로 검거해 마무리했다. 하지만 얼마 전 이춘재가 자신이 이 사건을 저질렀다고 경찰에 자백했다. 경찰은 혼란에 빠졌다. 8차 사건의…
달 김민정 충북시인협회 석양이 던져 놓은 하늘 끝 저 편에 달 하나가 하루를 낚는다 초하루부터 보름까지 돌리고 돌린 쌍고선 끝내 만삭으로 부풀어 올랐다 사시장철 꽃 짐 갈퀴짐 채우고 비우며 울렁이는 달빛 높아 졌다가 낮아지는 삭히고 삭힌 이지러진 기억들이 끝내 낫으로 남아 그리움을 베어낸다.
우리나라 농업이 큰 위기를 맞고 있다. 농촌의 고령화, 생활여건 불리, 소득 정체 등의 사회 구조적 문제와 좁은 국토, 기후변화 등을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시대적으로 이런 조건과 맞물려 농업이 차지하는 전체 산업 비중은 터무니없이 적어지고 있고 정치권과 언론의 관심과 조명도 타 분야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밀리고 있는 현실이다. 이런 어려운 여건에 처해 있는 우리 산업의 근간인 농업의 재건을 위해 농업은 어떻게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우리 삶의 미래가 될 수 있는가를 고민해봤다. 지자체에서 비록 3년 6개월의 짧은 공직생활을 경험했지만 앞으로 농업행정을 이끌어가야 한다는 공직자로서의 무한한 책임감을 느끼며 지금까지 고민해온 몇 가지 우리나라 농업의 미래 방향을 간략하게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농업을 국민의 공익적 산업으로 인식시켜야 한이다. 농민은 국민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안정적으로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다. 국가와 지자체는 이를 뒷받침하고 농업의 터전이 유지될 수 있도록 보호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 농민이 생산하는 농산물과 그 바탕인 농촌은 농민의 것만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삶의 양식이고 보존해야 할 삶의 터전임을 인식할 수 있도
디지털과 아날로그 결합을 '디지로그'라 한다. 스마트폰은 '디지로그'를 기반으로 인간과 자연, 생명이 가지고 있는 아날로그를 디지털에 접목하고 있다. 환경파괴 주범인 산업기술 또한 생체자연기술과 신체성을 탑재하여 생명력을 재현하고 있다. 스마트폰 터치 기술과 각종 센서 기능 등이 그것이다. 키보드 없이 스크린을 터치하면 작동되는 스마트 세계는 키보드를 사용하면서 느꼈던 몸과 기계와 거리를 사라지게 하여, 접속(接續)이 아닌 감촉(感觸, 촉감)의 세계를 열었다. 현대자동차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9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 홀로그램 증강현실(AR) 기술이 적용된 내비게이션을 탑재한 제네시스 G80을 세계최초로 공개했다. 이 기술은 길 안내, 목적지점 표시, 현재 속도 등 기본적인 내비게이션 기능 외, 차선이탈 경고, 앞차 충돌위험 경고 등 지능형 차량안전기술(ADAS) 기능 등이 다수 포함됐다고 한다. 또한 2020년 삼성에서 출시될 갤럭시 S11에는 듀얼 디스플레이 탑재, 1억 800만 화소 이미지 센서, 5배 광학 줌, 공중에 떠 있는 화면을 손으로 넓히거나 줄일 수 있는 홀로그램 영상을 현실화 한다고 한
3년 전 충주 모 골프장에서 만난 롯데 여행사 직원의 설명을 들으니 적립식이면 우리가 언감생심으로 여겼던 크루즈도 갈 수 있단다. 드디어 평생 잘 대해 준 곁지기 아내랑 동부 지중해 크루즈를 다녀왔다. 헌데 알고 보니 같이 여행하는 26명 거의가 골프장에서 엮였단다. 첫날 물의 도시 베니스 관광 후 승선을 하려는데 가장 나이 많으신 분 일행이 안 보인다. 나중에 들은 즉 신경외과 전문의로서 외국 유학의 회화 실력으로 크루즈 접수 직원에게 직접 짐을 부쳤는데 정작 다른 크루즈 선에 입선 수속을 한 거다. 가이드가 30여분 가량 동분서주하며 찾아다니는 동안 남은 일행은 조용히 기다리고 있다가 90세 어르신들이 오자 뜨거운 박수로 맞이해 주었다. 모두들 매너가 있어 보여 이번 여행이 저윽 안심된다. 크루즈 여행은 패키지와는 또 다르다. 여유로운 일정과 풍족한 식사는 기본이며 아웃도어를 입고 온 당구장 김 대표가 옷을 잘못 준비했다고 후회한 것처럼 의상도 여러 벌 필요하다. 배 안에서의 생활 자체가 여행인 크루즈는 나만의 스케줄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롯데 여행사 제공의 세 차례 유료 식사 서비스를 포함하여 저녁마다 레스토랑 정찬을 한 호사 때문에 우리…
강의현장에서 베이비붐 세대 수강생들을 많이 만난다. 연령대는 비슷하지만 그들의 모습은 다양하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거쳐온 직업 생활의 궤적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들이 청년 시절에 선택했던 직업, 그때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돈을 벌어 가족을 부양하고 삶의 의미도 찾게 해주었던 직업들이다. 비록 한날한시에 같은 학교에서 졸업장을 받고 출발했더라도 각자가 살아온 길은 다르다. 그 지나온 삶의 궤적이 또 하나의 출발점인 은퇴를 앞두고 그 출발선을 다르게 하고 있다. 며칠 전 만난 수강생들은 노후준비가 비교적 잘된 집단이었다. 은퇴 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국민연금만 해도 월 150만 원대, 160만 원이 넘는 사람들도 많았다. 젊었을 때부터 안정된 직장에 들어와서 상당한 수준의 월급을 받으며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해온 덕분이다. 이들은 퇴직할 때 받는 퇴직금도 상당하고, 그동안 축적해 온 부동산이나 금융자산도 있다. 한 마디로 은퇴생활의 출발선이 남들보다 한참 앞서 나가 있는 것이다. 이들은 또한 회사의 배려로 은퇴하기 3년 전부터 체계적인 '은퇴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도 한다. 생애경력설계, 전직지원, 자산관리 등 은퇴 후에도 직업경력을 살려…
청미천 갈대가 유유자적 흔들린다. 동영상으로 찍어 볼륨만 키우면 노랫소리가 들릴 것 같다. 자박자박 흐르는 냇물도 장단을 맞춘다. 장마철에는 시끄럽기만 할 뿐 음악으로 다가오지는 않았는데 지금은 전형적인 생음악 분위기다. 팽팽한 하늘도 건드리면 줄 뚱기는 기척이 날 것 같다. 현악기 소리까지는 아니어도 푸른 물이 쏟아질 듯 경쾌하다. 엊그제 음악회에 다녀왔다. 가을이면 으레 한번쯤은 감상하는데 올해도 예의 고즈넉한 분위기였다. 격조 높은 실내 장식과 어우러진 클래식 음악에 차분한 가을 이미지가 한껏 고조된다. 봄도 여름도 아닌 가을에 듣는 느낌 또한 새삼스럽다. 누구나 시인이 되고 생각하는 사람이 되는 가을밤의 선율이야말로 리듬을 타는 계절의 최고 효과음이다. 음악회 시간에 쫓겨 허둥지둥 들어갔을 때 본 노을도 잊지 못할 광경이다. 띠구름 사이로 이제 막 넘어가는 해가 보였다. 쑥쑥 잦아들던 게 마지막 구슬만 해질 때는 언제까지고 머물러 있다. 결국에는 서산마루에 지고 말 테지만 그렇더라도 아쉬운 듯 망설이는 풍경이 짠하다. 구름도 여느 때의 찬란한 느낌과는 다른 게 조락의 슬픔을 나누는 가을 이미지다. 노을도 가을이라 잿빛으로 울먹인다. 가을의
[충북일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청년관련 공약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히 여당의 청년표심 잡기 총력전이 눈에 띈다. 더불어민주당은 '청년신도시 건설'을 내년 총선 핵심공약으로 내세울 요량이다. 단순히 주거 공간만을 제공하는 개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출산과 육아, 라이프 스타일까지 포함하는 포괄적 개념으로 설계될 가능성이 높다. 청년과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한 새로운 주거 정책인 셈이다. 청년층의 경제 사정을 고려해 저렴한 임대료 설정 방안도 나올 것 같다. 지난 5월 발표된 3기 신도시 일부 부지가 청년신도시로 검토되고 있다. 3기 신도시는 경기도 고양시 창릉동·부천시 대장동 등이다. 모병제와 예비군 훈련비 인상 등도 청년 관련 공약으로 발표되고 있다. 어떤 당이든 청년관련 공약을 내놓는 건 바람직하다. 그리고 정당이 공약을 통해 표심을 얻으려는 건 당연한 일이다. 이걸 나무랄 사람은 없다. 하지만 민주당의 이번 공약은 '조국사태'를 거치면서 이반된 청년민심을 잡기 위한 것이란 의심도 받고 있다. 게다가 청년민심을 얻겠다며 지방을 뒷전으로 미루는 태도를 보여 충북 등 지방청년들을 당혹스럽게 했다. 청년관련 공약이 되레 지방 청년들을 실의에 빠트린…
충북의 또 하나 볼거리 진천에 길상사가 있다. 길상사는 진천 이외에도 서울 성북동에, 광주광역시에, 경남 창원에, 경기도 고양시 대한불교조계종 길상사가 있다. 서울 길상사는 대원각이라는 고급요정이 있던 자리다. 그 요정의 주인인 김영한이 건물을 시주하여 1995년 법정스님에 의해 대한불교조계종 송광사 말사인 대법사로 등록했다 1997년에 길상사로 이름을 바꾸었다. 또한 광주광역시 광산구 산정동에 있는 길상사는 1993년 순천 송광사 포교당으로 출발 신도들은 봉사와 나눔으로 세상을 이롭게 하는 자비를 펼쳤다. 그 일환으로 탈북민과 이주민을 위한 복지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송광사의 또 다른 말사로 1959년 경 경상남도 창원시에 김봉순이라는 불제자가 길상사를 창건 지금은 창원포교당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경기도 고양시 대한불교조계종 길상사가 있다. 또 고양시 건달산 길상사는 길상이 '아름답고 착한 징조'라는 뜻으로 좋은 일이 일어날 조짐'을 나타내는 말이라서 보산현도 주지승이 자신의 은사께서 대길상이라는 이름을 내려 주어 명명했다 한다. 그러면서 건달산 길상사는 '깨끗한 마음 향기 나는 세상'을 지향한다고 했다. 진천 길상사는 도당산에 있으며…
지역 문화발전을 일시적 유행이나 현안에 치중하여 진행하다 보면 새로운 목표를 만들기도 어려울 뿐만이 아니라 진행되는 일을 수행하는 것만으로도 숨이 차다. 문화를 다루는 일은 늘 먼 곳을 응시하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 빠른 시대라서 급하게 목표를 설정해놓고 그것을 따르게 되면, 목표에서 누락 된 일은 필요 없는 일이 되어 지역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 그러므로 문화는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목표로 삼아서는 안 된다. 문화적 목표는 보이지 않는 것을 포함하여 다양한 영향을 고려해야 하는 일이므로 각계각층의 다양한 인물들이 모여 수정과 보완을 주기적으로 거쳐야 한다. 이런 다양성에 대한 노력은 이미 국제적으로 해야 하는 일로써 만들고 진행되고 있다. 2001년 파리에서 열린 제31차 유네스코 정기 총회에서 유네스코 문화다양성 선언을 하게 된다. 국제사회 힘의 균형이 강대국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문화 역시도 약소국의 문화는 강한 경제력과 군사적 우위에 있는 강대국의 문화로 흡수되거나 변형되어가는 것을 막기위한 방법이었다. 한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생존에 대한 배려로써 사회보장제도를 사용하는 것처럼 문화에 대해서도 소수의 특수성을 지켜내도록 도움을 주는
평소 다니던 산책길에서 가을의 뒷모습을 본다. 나무들이 자신의 그늘아래 화려했던 가을 옷을 조용히 벗어 놓고 다음 계절을 기다리고 있다. 그에 비해 산책길을 수북이 덮고 있는 갈참나무의 마른 잎들은 생각이 좀 다른가 보다. 바삭한 소리를 내어 정적을 깨트린다. 지난날들에 대한 미련인가? 밟혀 부스러지면서도 그냥 흙으로 돌아가기는 싫은 듯 발밑에 작은 저항이 느껴진다. 약한 바람에도 어깨를 들썩이며 어디론가 날아가고 싶은 꿈을 숨기지 않는다. 봄에는 새싹들의 숨소리와 기지개를 켜는 아우성으로 소란스런 숲이었다. 햇볕을 한 줌이라도 더 받아보려고 위로 솟구치고 옆으로 가지를 뻗어나가던 여름날엔 생존경쟁의 싸움터였다. 가을이 다가오자 초록의 제복을 벗고 각자 숨겨놓은 색깔을 맘껏 드러내며 생의 잔치를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모두들 어스름한 정적에 동화되어 숨죽이고 있다. 성성하던 여름의 기상으로 한 번쯤 뻗대어보고 싶으련만 시간의 흐름에 순응하는 착한 모습들이다. 자연의 순리를 따르는 모습은 평화롭고 편안하다. 요양원에 계시면서 들를 때마다 전주에 있는 집으로 데려다 달라고 하시던 장모님이 떠오른다. 서른아홉 살에 혼자되신 후 사남매를 길러내셨고,…
4차 산업혁명의 파고가 거세다. 살아남느냐 소멸하느냐의 중요한 기로일 수 있다. 우리같은 전문가 집단은 더욱 그렇다. 쉽게 표현하면 기회일 수도 위기 일수도 있다. 감정평가사들의 집합체인 감정평가사협회장으로서 누구보다 더 많은 고민을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4차 산업혁명의 개념은 2012년 독일의 'Industry 4.0'에서 시작되어 2016년 세계경제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을 의제로 제시하면서 세계적 관심으로 점화되었다. 세계경제가 저성장 국면으로 진입하여 신성장 동력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주요국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 되었다. 1차 산업혁명은 증기기관 등에 의한 공장의 기계화를 말한다. 2차 산업혁명은 전력의 사용에 의한 대량생산, 3차 산업혁명은 전기와 IT를 결합한 자동화였다면, 4차 산업혁명은 제조업에 사이버뮬리시스템(CPS)을 도입하여 물리적 공간과 디지털 공간의 경계를 허무는 혁신적 기술과 AI, IoT, 로봇, 빅데이터, 3D 프린팅, 센서, 양자컴퓨팅과 같은 분야의 기술혁신이라 할 수 있다. 고민은 여기에 있다. 기술의 진보는 인간의 노동력을 넘어 지능까지 대체하는 수준까지 와 있고 전문가 영역 또한…
늦가을 계곡에서 김성순 충북시인협회 퇴색된 갈잎이 땅바닦에 나뒹굴고 바람소리 목쉬어 숲 사이를 떠돈다 바싹 엎드린 물위에 단풍잎은 잠들고 바위 옆에 황국 화사하게 피었다 샛노란 작은 꽃잎 애처롭게 내 발길 잡아끈다 영혼을 앗아가는 진한 향 짧은 햇살 식은 온기 날 따라 오겠다 말하네. 내 손길 저절로 네 유혹에 못 이겨 어느새 한 아름 가슴에 안고 메마른 가지 끝 떠는 잎새에 마음 하나 걸쳐 놓으니 높은 하늘이 흰 구름 말없이 굽어보고 푸드득 어디선가 산새 날갯짓 이렇게 가을은 섧게 우는데 내 마음 그 계곡에 남기고 오네.
"생각했던 거랑 많이 다르죠?" 일을 시작한지 한 달 쯤 됐을까, 가장 가까이에서 일을 가르쳐주던 선배 주무관이 내게 했던 질문이다. 사실 공무원이 되고자 했지만 공부하기에 급급해 이 질문을 받을 때까지도 내가 생각하는 공직생활이란 무엇인지, 그것과 지금까지 느낀 게 무엇이 다른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공직을 꿈꾸던 사람으로서 조금 부끄러운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고도 수개월이 더 지난 지금, 몇 가지 느껴지는 것이 있어 적어보려고 한다. 첫 번째, 공무원은 생각보다 시민과 멀리 있다. 흔히들 '공무원'이라고 하면 시청이나 행정복지센터 등 시민과 가까운 곳에서 대면하면서 일하는 사람들을 떠올린다. 하지만 내가 일하는 이 곳, 상수도사업본부는 청주시 소속이면서도 시민들과 얼굴을 마주보고 소통하는 일보다는 전화를 통해 이뤄지는 일이 많다. 이렇듯 곳에 따라 부서에 따라서 시민들과의 물리적 거리가 많이 차이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동안 내가 생각한 '공무원'과는 조금 다르다고 느꼈다. 두 번째, 공무원은 생각보다 시민과 훨씬 가까이에 있다. 앞의 이야기와 정반대되는 표현이라 조금 모순되게 느껴지지만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우리는 공무원을 만난다고 이야기하면
[충북일보] 물은 인류 생존에 필수적인 물질이다. 석유에 버금가는 주요 자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머잖아 국제적인 무기자원이 될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물 부족 현상은 갈수록 가속화 하고 있다. 물을 둘러싼 지방자치단체와 한국수자원공사(이하 수공) 간 갈등도 깊어지고 있다. 충주시도 지난해 말부터 수공과 충주댐 정수구입비(물값)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다행히 얼마 전 수공과 상생협약을 맺어 갈등 해결 가능성을 높이고는 있다. 정확한 협약 명칭은 '충주댐 가치 제고 및 지역발전을 위한 상생협약'이다. 두 기관의 상행 협약으로 분위기는 일단 좋아졌다. 충주댐 건설 피해를 놓고 제기된 각종 문제 해결의 열쇠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여전히 부정적이다. 수공이 그동안 충주시나 시민단체의 제안들을 묵살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충주시의회의 분노도 여기서 출발한다. 충주시의회는 지난해 12월 집행부가 상정한 2019년 당초예산 가운데 수공에 지급해야 하는 물값 62억5천500만 원을 전액 삭감했다. 올해 첫 추경에서도 다시 해당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수공에 한 푼의 물값도 지급할 수 없다는 의지 표명이다. 수공이 여전히 충주시민
소리길 최종진 전 충주문인협회장 해인사 천년 고찰 불심의 구국일념救國一念 물소리 바람소리 귀를 씻는 소리 길은 세상사世上事 내려놓으란 가야산의 큰 기침
영화 에 등장하는 웰튼 아카데미는 설립 된 이후 대다수의 학생이 아이비리그에 진학하는 미국 명문 고등학교이다. 전통과 규율, 그리고 대학 입시만을 위한 교육이 웰튼 아카데미의 모토다. 이런 웰튼 아카데미에서 연극 배우를 지망하는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 곳에 돌아온 괴짜 영어선생 키팅은 교장선생님에게 이렇게 말한다. "저는 교육의 목적이 사색하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교장으로부터 돌아온 대답은 확고하다. "그들 나이에? 말도 안 돼. 대학입시에만 전념하게 해." 영화에 등장한 '죽은 시인'들은 한국 사회에 묻고 있다. "교육의 목적은 무엇인가?" 교육은 본디 인간이 성숙한 사회인이 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성인으로서 사회에 나오기 전 규범, 인간, 사회, 타인에 대해 배우는 12년의 과정은 자신의 정체성 형성과 사회화를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다. 우리나라의 교육현실은 어떠한가· 한국에서의 학교교육의 목적은 '대학 입학'이라는 단 한 가지로 수렴한다. 공고한 학벌 사회인 이 곳에서, 학벌은 부모가 자식에게 자신의 부와 사회적 지위를 대물림하는 가장 안전한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더 높은 지위와 부를 가진…
부쩍 쌀쌀해지고 6시만 되면 해가 지는 어느덧 11월 중순이 되어 겨울을 맞이할 때가 왔다. 1년 동안 한국인의 밥상을 책임져줄 김치! 김장할 준비들을 이집저집에서 하고 있을 것이다. 지난주 '괴산 가서 김장하자!'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괴산의 김장축제가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다양한 홍보와 이벤트로 축제를 알리기도 했지만 SNS홍보를 위한 영상제작이 흥미롭게 기억에 남는다. 괴산군 부군수님 외 군청에 근무하는 직원분들이 직접 출연하여 열연을 해주신 덕에 힘들지 않게 수월한 촬영현장이었고, 직원분들이 직접 연기하는 것에 대한 걱정과 우려를 깔끔하게 날려버리며 의도했던 좋은 결과물이 나왔다. 필자가 운영하는 '플러그미디어웍스'에서 괴산군 SNS 홍보 및 다양한 일을 맡아서 하고 있다. 올해 초 나라장터를 통한 시작으로 벌써 마무리까지 불과 2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처음 시작할 당시 2018년도에 담당했던 회사의 만족도가 높아서인지 걱정과 우려로 일을 수행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적지 않았다. 전 담당회사와 비교 대상이 되지 않게 최선을 다했고, 예산에 맞추기보다는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열심히 노력했다. 혼자만이 아닌 직원들과 함께 주말도 반납해가며 많
[충북일보] 충북도내 시·군 중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보은·영동·증평·진천·괴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곳은 괴산·단양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시군구 및 전문과목별 활동의사인력 현황'에 따르면 2024년 7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 1천명당 의사는 3.2명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의사 2.1명, 치과의사 0.6명, 한의사 0.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천명당 활동의사수가 가장 적은 지역은 '강원 고성'으로 인구 천명당 1.0명으로 전국 평균의 3분의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강원 양양(1.0명)·강원 인제(1.1명)·강원 정선(1.3명)·강원 횡성(1.3명) 순이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229개 시군구 중 66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보은, 영동, 증평, 진천, 괴산 등 5개 군이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229개 시·군·구 중 14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괴산, 단양군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11개 지역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산부인과 전문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