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벽두에 많은 눈이 내린다. 사락사락 내리는 싸락눈은 코로나로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듯 포근히 쌓여간다. 신의 선물인양 온 누리를 하얗게 덮은 순백의 세상은 왠지 심연의 묵은 때를 씻고 마음을 단장하라는 묵시처럼 보인다. 오늘처럼 눈이 오는 날이면 새벽부터 눈을 쓸어 길을 먼저 내어 주시던 아버지 생각이 떠오른다. 마냥 설레던 젊은 날의 환희보다 흰 도화지처럼 펼쳐진 설경에 나는 어떤 그림을 그려야하나 느릿하게 숨 고르기를 해 본다. 모든 허물을 덮어 줄 것 같은 하얀 눈처럼 더 맑고 순결한 영혼으로 누군가를 위해 사랑해야지……. 어느새 함박눈으로 변한 눈송이들이 유리창에 부딪는다. 능선을 따라 펑펑 쏟아지는 눈발을 타고 마음은 어릴 적 고향집으로 향한다. 마루 끝에 까치발을 하고서니 아장아장 놓여있는 장독대와 그 곁에 서있는 고욤나무, 그리고 마을언덕에 있는 예배당과 어머니가 넘어 다니시던 장 고갯길까지 이불을 깔아 놓은 듯 하얗다. "쓰윽 싹 쓰윽 싹" 밤사이내린 눈을 쓰시던 아버지의 싸리비소리가 새벽잠을 깨운다. 오빠들은 온종일 골목을 휩쓸고 다니며 참새 몰이를 하며 뒤 안과 담장에 새덫을 놓았다. 벼이삭을 달고 이엉위에 앉아 참새를 기다리
미세먼지로 인한 뿌연 하늘을 보면 환경의 소중함과 푸른 하늘을 만끽하고 맑은 공기를 마시고 싶은 우리의 소망은 더욱 간절해진다. 맑고 푸른 하늘을 유지하기 위한 대기환경 개선은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노력뿐만 아니라 우리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동참이 필요하다. 미세먼지는 우리 일상생활에 많은 제약을 주고 초미세먼지는 혈관이나 뇌까지 침투하여 암을 유발해 조기 사망에 이르는 원인이 되어 무엇보다 중요한 관심사다. 대기오염물질 총량관리제란 사업장에 연도별 배출허용총량을 할당하고 할당량 이내로 오염물질 배출을 허용하는 제도이다. 이 제도 시행으로 미세먼지 생성을 유발하는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 먼지 등의 배출총량을 줄여줌으로서 우리에게 맑은 하늘을 보는 날이 점차 많아질 것을 기대해 본다. 대기 배출허용기준 강화에도 불구하고 대기환경이 지속적으로 악화되어 기존 수도권에서만 실시하던 대기오염물질 총량관리제도를 2020년도에 3개 권역(중부권, 남부권, 동남권)을 추가하였고 799개 사업장에 향후 5년간 배출허용총량을 할당하였다. 우리 도의 배출허용 할당량은 질소산화물이 2020년 3만천,898t에서 2024년 2만2천961t으로 2020년 대비 32.3%, 황
천국 권오중 전 증평문인협회장 삼한사온이 있어 겨울은 견딜만 했다 언제부터인지 *삼한사미로 변신해 무척 힘들다 코로나19에 미세먼지까지 덮쳐 삶이 매우 신산하다 이제 마스크는 필수품이 되었고 마스크 안 쓰고 하늘을 훨훨 나는 새가 부럽다 선택이 자유가 아닌 강요된 세상이 되었다 자유롭게 만나 떠들고 웃던 그때가 행복이었고 즐겁게 노래하고 여행하던 그때가 천국이었다 *삼한사미(三寒四微): 3일은 춥고 4일은 미세먼지가 가득하다는 의미
[충북일보] 겨울철 가축 전염병인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철새 도래지를 따라 AI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2016∼2017년 당시 발생한 AI 사태처럼 최악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19일 충북 음성군 생극면 산란계 농장에서 또 다시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정밀 검사결과 AI H5형 항원이 확인됐다. 하지만 기존 발생농장과 역학관계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충북도내에서는 지금까지 음성군 내 가금농장 4곳에서 H5N8형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고병원성 AI 확진 사례는 19일 현재 전국적으로 66건이다.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면서 피해도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하지만 역학관계가 제대로 밝혀지지 않고 있다. 감염원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충북도 등은 출입통제와 거점소독 등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방역만으로도 버거운 판이다. AI 확산방지 방역까지 겹쳐 죽을 맛이다. 하지만 힘겨운 방역에도 해마다 전국이 초토화되고 있다. 충북도 매번 심한 피해를 입었다. AI는 조류에게 발생하는 조류독감이다.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새로운 형태로 변이하면서 생존을 이어간다. 한번 발생하면 차단
신축년 새해아침 거실 커텐을 젖히니 짙뿌연 안개가 창밖에 우두커니 서 있다. 간간이 날리던 눈은 반월이 중천에 떠 있을 때 부터 흩날리기 시작했다. 사람이 태어난 해의 지지地支를 동물이름으로 일러 두 번째, 포유류인 소. 올해는 흰소의 해란다. 토템사회에서 인간이 동물을 가까이하던 유풍에서 자신의 인생을 천신과 지신, 동물마저 영수靈獸처럼 숭배하며 살아보려 노력했다는 신화이다. 세상의 만물 중에 이름 없는 것도 있을까. '너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의미 없던 잡초가 꽃으로 다가 왔다' 는 어느 시인의 시구, 사람에게 이름은 생애 불가분의 관계이다. 누구나 스스로 짓지 않았을 이름, 선인께서 고심하며 지어 주셨을 이름이다. 어느 인사는 인간은 본능적으로 저마다의 이름을 알리고 싶은 욕망이 있다고 했고, 유명작가는 자기의 이름을 귀하게 지키는 것은 결코 남의 몫이 아니라고도 했다. 역사의 기록에 스스로 이름을 남기려 하지 않았어도 후대인들은 훌륭한 이의 행적을 쫓아 비갈碑碣에 업적과 이름을 아로 새겨 놓았다. 한편 눅눅한 삶의 소유자들은 자신의 이름을 기적記績에 올리고자 안간힘을 쏟았고, 인륜을 저버린 자는 족보에서 빼라는 극한에 이른것도 이름이었다.…
요즘 윤석열이 조용하다. 추미애 장관이 직무배제명령을 하자 행정법원에 취소신청을 해서 대검에 복귀하던 날의 당당하던 모습은 없어졌다. 행정법원에서 1차 승리를 한 것도 대단하지만 2차 승리도 그에 못지않게 엄청난 것이다. 추미애 장관이 주도한 징계위에서 정직 2개월을 받고, 이것을 취소해 달라는 신청이 인용되던 날 윤석열은 1차 때처럼 대검 정문으로 등청해 대국민 담화라도 발표할 것으로 알았다. 국민의 기대와는 달리 지하 주차장을 통해 조용히 등청해 아무도 볼 수 없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마찰을 줄이려는 것이었을 것이다. 기세등등하게 정문으로 등청해 법치주의를 확립하겠다는 말을 하는 모습이 그를 지지하는 국민에겐 쾌감을 주었겠지만, 그를 적대시하는 세력에겐 두렵게 보였을 수도 있다. 그런 모습이 대권을 꿈꾸는 정치인으로 비쳤을 것이고, 대선을 향한 준비로도 보였을 수 있다. 윤석열은 그것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윤석열의 자숙은 그를 견제하는 세력에게도 감지되었는지 논란이 수그러드는 양상이다. 물론 아직도 여권 일부에서 윤석열을 탄핵하자거나, 검찰의 수사권을 아예 없애자는 주장이 있기도 하지만, 그것은 일부 극열층의 소수의견일 뿐이다.…
"아파트가 빵이라면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다." 국회에서 부동산대책에 관해 이렇게 답변했던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이 '빵뚜아네트'란 세간의 별명을 얻고 결국 교체됐다. 빵을 달라고 외치는 사람들에게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라고 해요" 라고 했다는 루이 16세 왕비 마리 앙뚜아네트에 빗댄 말이다. "굶긴 왜 굶어요· 쌀이 없으면 라면 끓여 먹으면 되지" 하던 아이들 반박이 생각난다. 의ㆍ식ㆍ주는 인류 문명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인간 생활의 기본 요소다. 국민들의 의식주를 제대로 해결하는 것이 현대 국가와 정부의 존립이유다. 개미도 집이 있고 새도 개도 집이 있다. 의식주가 해결 안되는 사람하면 떠오르는 것이 거지다. 음성 무극천 다리 밑 거지 소굴에서 갈 곳 없는 사람들을 도우며 40여 년을 함께 살았던 최기동 할아버지는 '거지 성자'로 불리며 꽃동네(종합사회복지시설) 설립 배경이 되기도 했다. 괴테는 소설 《친화력》에서 거지의 권리에 대해 "거지는 다른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하느님의 보호와 권능속에 있는 만큼 거지에게 동량을 주지는 않을망정 욕을 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지난 2월, 충남 아산 전통시장의 반찬가게 주인이 시장 경기를 묻는
지난해 12월 29일 한 건물 창문 밖으로 "확진자 한방에 8명씩 수용, 편지 외부 발송 금지, 살려주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가 누군가의 손에 들려있다.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의 이야기이다. 솔직히 경험한 적 없는 교정시설 내부모습은 환기가 잘 되지 않는 밀폐된 공간, 겨울철에 느껴지는 차가운 공기 등 상상 속의 이미지뿐이다. 아마도 TV의 영향일 것이다. 상상 속 이미지가 실제와 얼마나 차이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이 전파되기에는 적합한 환경인 것만큼은 사실인 것 같다. 감염병 예방에서 가장 중요한 자발적 거리두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에서 시작된 교정시설 코로나19 집단감염은 전국으로 번져 양성건수 1천명을 넘어섰다. 이에 질병관리청은 교정시설 종사자에 대한 선제적 검사 시행을 결정했고, 전국 보건환경연구원에 코로나19 검사 협조를 요청하였다. 18개 시·도 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 8일부터 한 달간 매주 1회 전국 교정시설 종사자 1만 6천여 명을 대상으로 검사를 시작했다. 충북은 청주교도소, 청주여자교도소, 충주구치소 3개 교정시설 700여 명이 대상에 포함됐고, 충북보건환경연구원에서 1월 11일부터…
[충북일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8일 '2021 신년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투기를 잘 차단하면 충분한 공급이 될 거라는 판단이 있었지만, 결국 부동산 안정화에는 성공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그 이유로 '저금리에 따른 시중에 풍부한 유동성', '가구 분화에 따른 세대 수 급증'을 꼽았다. 그렇다면 문 대통령은 집값 안정화 정책의 실패 요인을 제대로 진단한 걸까. 서울 집값 절대 안 잡힌다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이후 국토교통부는 기다렸다는 듯이 서울 역세권 복합용도개발 지구단위계획으로 주거지역 용적률을 700%까지 완화하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19일 밝혔다. 개정안은 지난해 8·4 대책의 후속 작업으로 역세권 고밀 개발을 위한 용적률 완화가 핵심이다. 현행 국토계획법상 지구단위계획 중 교통이 편리한 역세권에 주거·상업 등의 기능을 결합한 복합용도개발은 가능하지만 일반주거지역은 현행법상으론 지구단위계획을 세워도 용적률이 최대 400~500%까지만 완화돼 고밀개발엔 한계가 있었다. 이번 시행령 개정에 따라 앞으로 역세권 지구단위계획 지정대상에 일반주거지역이 포함된다. 이를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하
직지 정신 온 누리에! 청송 장병학 충북아동문학회 고문 하얗게 눈덮힌 은세계 미동산 이땅에 직지 정신 내리는 새해 대망의 꿈 모은 신축년 시산제 청주 흥덕사에서 백운화상 스승 석찬, 달잠, 묘덕 제자가 초록한 세계최고의 금속활자본 직지 바른 마음 지니게 하는 직지 백설같은 눈부신 새해 아침 온 누리에 녹아내려 달라고
[충북일보] 동물학대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청와대 청원도 수십만 건에 이르고 있다. 길고양이 등 동물 잔혹 살해현장을 촬영해 SNS 메신저로 공유한 일명 '동물판 n번방' 사건이 분노유발 촉매제 역할을 했다. 처벌이 미흡해 재발하고 있다는 지적이 들끓고 있다. 물론 동물학대 관련법은 여러 차례 개정을 거쳐 강화됐다. 하지만 동물학대 사건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동물보호법 위반 발생 건수는 2010년 69건에서 2019년 914건으로 10배 넘게 증가했다. 이 기간 총 발생 건수는 3천48건이다. 그런데 같은 기간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인원은 304명이다. 벌금형 183명, 선고유예 21명, 무죄판결 4명 등이었다. 징역형은 39명이었다. 이 중 집행유예 29명, 실형 선고 10명이었다. 충북에서도 동물학대 사건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개를 차량에 묶어 끌고 다니다 죽게 만든 50대가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충북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4년간(2017~2020년) 동물학대를 포함한 동물보호법 위반 사건은 모두 94건이다. 검거된 인원만 97명이다. 동물학대는 SNS 등에서 자주
'어느새 미지근해졌네!' 커피를 타서 책상 위에 놓고 앉았다. 앉자마자 우편으로 도착한 이상교 작가의 동시집을 펼쳐보면서 커피의 존재를 잠시 잊고 있었던 모양이다. 커피가 미지근해졌다. 향기가 사라지고 온기가 빠져나간 커피가 맹물처럼 느껴졌다. 짧은 시간인 듯 했는데, 잠시 책을 훑어보고 커피를 마시려고 한 것이 그만 동시 속에 들어가 한참을 머물렀던 것 같다. 어쩌면 단순히 동시에 머물렀다기보다는 이 동시집을 선물한 선배와의 소중한 인연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이 동시집을 보내 온 사람은 대학 선배로 참 가깝게 지냈었다. 대학을 졸업하면서 선배는 결혼을 하여 미국에 가서 살게 되었고, 서로 연락을 하는 횟수가 점점 드물어졌다. 그러다가 몇 년 뒤 다시 선배 가족들이 한국으로 돌아와 살게 되면서 연락을 주고받게 되었는데, 서로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며 추억을 공유하는 정도였다. 이따금씩 책이나 커피 등 선물을 주고받으며 따뜻한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 이번에 역시 선배가 보내 온 선물이 바로 동시집이다. 쑥차와 포근한 보랏빛 니트 스웨터도 함께 보내왔다. 선배의 마음까지 읽다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던 것이다. 우연일까? 미지근한 커피를…
우리는 화학물질이 넘쳐나는 시대에 살면서 화학물질의 끊임없는 위협을 받고 있다. 바다에는 우리가 버린 미세 플라스틱이 쌓여 있고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한 바다생물들에 의해 미세 플라스틱은 다시 우리의 몸 안으로 들어온다. 우리 손으로 만들어 사용하다 버린 것이 고스란히 다시 우리에게 되돌아오는 셈이다. 화학물질이 쌓여가는 바다에 일본이 배출한다고 하는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가 쌓인다면 어떻게 될까? 다핵종 제거설비(ALPS)라는 장비를 활용해 방사능 오염수를 정화하고 바다에 방류한다고 하지만 제거되지 못한 방사성 물질이 바다에 방류돼 바다생물에 영향을 주고 이는 다시 우리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 방사성 물질처럼 모두가 인지하는 유해한 물질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일상생활에서조차 완전한 검증이 안 된 수많은 화학물질을 편리성이나 건강을 위해 이미 사용하고 있다. 편리성을 위해 사용하는 1회용품, 특히 플라스틱은 일상적인 생활에서 너무나 많이 쓰이는 물질이다. 사무실이나 집에서 쓰레기 분리배출을 하다 보면 일주일이 지나면 얼마나 많은 플라스틱 제품이 쌓이는지 쉽게 알게 된다. 특히 음식물을 담는 1회 용기의 대부분은 플라스틱이거나 비닐이다. 그 많은 플라스틱
"로봇이 바리스타 자격증을 땄다"는 소식을 며칠째 곱씹고 있다. 생각할수록 우려가 커진다. 커피전문가 양성 시스템뿐 아니라 바리스타의 전문성을 바라보는 시선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드러낸 사건이기 때문이다. 바리스타 자격증이 국가자격증이 아니어서 발급이 까다롭지 않다는 점을 이해한다 하더라도 단순 작업을 반복하는 로봇에게 맛을 다루는 영역에 '인격'을 부여한 것은 정도를 한참 지나쳤다. 마시는 사람의 취향에 맞추기 위해 바리스타는 특정 향미를 지닌 커피를 선택하고 추출하는 전 과정에서 혼신을 다해 감각-지각-인지 능력을 발휘한다. 바리스타나 로스터, 브루잉 마스터에게 전문가임을 인정하는 자격증을 부여하는 것은 단지 로봇처럼 같은 일을 잘 반복할 수 있기 때문이 결코 아니다. 로봇에게 '브루잉 마스터' 자격증을 수여한 단체는 "로봇이 만드는 커피 맛이 자격증을 갖춘 전문가가 만드는 수준과 동등함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브루잉 마스터'는 커피 추출 도구 및 방식에 대한 이해를 통해 최적의 커피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평가하는 민간자격 검정이다. 이 단체는 로봇에게 수여한 자격증에 '명예 커피지도사 자격증'이라는 의미까지 부여했다. 로봇이 커피를 잘 추출한다는…
[충북일보]빙동삼척비일일지한(氷凍三尺非一日之寒).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물러나면서 한 말이다. 왜 이런 중국의 고사성어를 인용했을까. 이어지는 시간의 흐름을 강조한 까닭이 뭘까. *** 지방선거는 선택지 중 하나 '빙동삼척비일일지한'의 뜻을 헤아리면 대략 이렇다. 삼척(三尺)은 1m 정도다. 1m에 달하는 얼음기둥은 빨리 생길 수 없다. 아주 오랜 추위가 이어져야 가능하다. 얼음기둥이 녹는 데도 시간이 많이 걸린다. 하루아침에 되는 일은 없다. 뭔가 중요한 일엔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뜻이다. 노 전 실장이 얼마 전 고향인 청주로 낙향했다. 이미 흥덕구에 전셋집을 마련했다. 원하든 원치 않든 더불어민주당의 유력한 차기 충북지사 후보다. 게다가 내년 지방선거 출마설까지 파다하다. 노 전 실장의 등장이 충북 정치권을 흔드는 가장 큰 이유다. 현 이시종 지사는 3선 연임 제한에 해당된다. 차기 도지사 선거에 나설 수 없다. 노 전 실장의 귀거래사(歸去來辭)에 인용된 고사성어의 의미가 완성된다. 절묘한 타이밍에 적절한 등판이다. 노 전 실장은 문재인 정부 2대 대통령비서실장이다. 2020년 1월8일 임종석 전 비서실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청와대에…
겨울 저수지에서 이임선 국제펜한국본부 충북위원회장 강태공은 세월을 낚는다지만 난 순수를 낚으려 한다 구더기 대신 식어버린 가슴을 낚시 바늘에 꿰어 얼음구멍 속으로 밀어 넣는다 햇살에 반짝이는 빙어의 몸부림처럼 마알간 영혼과 얼음을 녹이는 뜨거운 가슴을 건지고 싶다 간헐적인 입질에 졸고 있는 강태공의 여유도 막대로 얼음장을 깨려는 어린아이들의 무모한 용기도 내게는 신선한 충격이다 빙어 낚시를 하러 온 겨울 저수지에서 나를 버리고 나를 찾기 위한 낚시 삼매경이다
[충북일보] 고용한파가 계속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주 발표한 고용 동향은 충격적이다. 지난해 연간 취업자가 1년 전보다 21만8천 명이나 줄었다. 감소 폭이 1998년(-127만6천 명) 외환위기 이후 22년 만에 최대치다. 60세 이상을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감소했다. 60세 이상 취업자만 증가했다. '관제(官製) 노인 일자리' 덕이다. 실업률도 4.0%로 매우 높다. 구직 포기자까지 따지면 더욱 암담하다. 충북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일시 휴직자가 늘어나는 등 실업자가 증가했다. 충청지방통계청의 조사 결과 지난해 충북의 실업자는 2만9천 명이다. 전년대비 5.8%인 2천 명이 늘어났다. 실업률은 3.2%로 전년 대비 0.1%p 상승했다. 특히 일시휴직자가 크게 늘어났다. 2만6천 명으로 전년 대비 1만5천 명(124%)이 증가했다. 취업자는 89만 명으로 전년 대비 1만 명(1.1%)이 증가했다. 산업별로는 광업제조업이 20만1천 명으로 전년 대비 1만 명(5.5%)이 늘었다. 농림어업은 4천 명(5%)이 늘어난 9만3천 명을 기록했다. 하지만 사회간접자본 및 기타서비스업은 59만6천 명으로 전년 대비 5천 명(0.8%)이 감소했다. 문제는 청년
Covid-19로 촉발된 언택트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새로운 형태의 소통과 스킨쉽이 주목된다. 농촌도 예외가 아니다. 농촌이 단지 언택트시대 도피처가 아닌 새로운 삶의 공간으로 주목 받는가는 또 다른 고민거리이다. 대통령은 '코로나 이후 농촌이 한국판 뉴딜의 핵심공간이 되도록 지원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정부도 농촌 거주 수요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농촌 주민 삶의 질을 향상하고 생활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농촌공간정비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농촌은 도시화와 경제개발시대에 정책대상 밖의 회피지역으로 이젠 소멸을 걱정해야 하는 장소로 전락했다. 방치되었던 공간을 단지 언택트시대, 도시민의 피폐해진 삶의 도피처가 아닌 문화가 있고, 공동체가 살아나고, 창의가 발현되는 장소적 의미에서 삶의 낙원이 되어야 한다. 지자체들이 각종 현금지원을 확대하고 있는 것은 지방소멸 위기감이 매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매년 발표되는 '지방소멸위험지수'를 보면 228개 지자체 중 46%인 105곳이 소멸 위험지역으로 분류되었는데, 92%가 비수도권이다. 특히, 지방소멸위험지수에 해당하는 지자체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금성 지원의 효과가 부정적임에도 지자체는 뽀족한
새해를 맞았다지만 코로나로 인해 칩거생활이 지속되는 요즈음, 여행에 대한 욕구는 어느 때보다 강합니다. 특히 해외여행에 대해 아련한 그리움이 생기는 것은 숨길 수가 없더군요. 못 나가다 보니 과거의 여행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필자는 특히 아프리카의 북부에 위치한 모로코 여행을 즐겨 상기합니다. 모로코는 생애(生涯) 한번은 꼭 들러야 할 곳으로 자주 소개되는 곳입니다. 필자기 그곳을 다녀온 것은 3년 전의 서유럽 여행길에서였지요. 바람이 스치듯 짧은 일정으로 다녀왔는데 색다른 인상을 받았습니다. 스페인 남단의 조그만 포구에서 여객선을 타고 1시간 30분 정도 걸려 지중해를 건너자 모로코의 북부도시 탕헤르가 모습을 나타내더군요. 모로코는 국왕 중심의 입헌군주국가로 국민소득이 삼천 달러가 조금 넘는 빈국(貧國)입니다. 때문에 부두의 모습부터 스페인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배를 내려 자동차 승차장까지 가는 길이 경사가 심한 콘크리트 포장의 오르막길이었습니다. 그 오르막길을 1유로를 내면 도열해 있는 젊은이들 중 한 명이 달려들어 들고 있는 짐의 운반을 책임졌습니다. 호텔에 도착해서도 5유로를 내면 무거운 캐리어를 방 앞까지 배달했습니다. 젊은이들이 특별한 직업
쓰레기 종량제 봉툿값이 올해 두 배로 인상이 된다고 하니 사재기를 하고 '1인 1봉투 판매'라는 웃지 못할 일이 지난해 말 있었다. 아직 쓰레기 봉툿값이 그리 비싼 편은 아니어서 웃고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만약에 쓰레기 봉툿값이 지금의 100배가 된다면 어떨까? 쓰레기 버리기도 조심스러울 것 같고 집에서는 쓰레기 만들었다고 타박을 주는 어머니와 다투는 풍경도 머리 속에 그려진다. 그런데 이게 단순히 상상이 아니라면 현실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그게 이상한 일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든다. 쓰레기 문제야 이런저런 이슈들이 워낙 많고 그 심각성이 나날이 대두되지만 아직도 우리들의 현실 인식은 그만큼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 쓰레기를 처리하는 데 드는 비용은 갈수록 높아질 것이고 쓰레기 배출행위 자체에 가해지는 여러 가지 규제들이 비단 대형 폐기물들뿐만 아니라 휴지 하나에도 가해진다면 우리 삶 속에서 절실히 몸에 와닿는 상황이 된다면 쓰레기는 하찮은 주제가 아니라 경제활동의 하나의 카테고리가 될 수도 있다. 그렇게 돼야 할 필요성도 있고.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다만 가장 빠르고 확연한 체감을 주는 것은 쓰레기 봉툿값이 어마어마하게…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이 절실하게 실감나는 때다. 우리는 누군가를 만나고 함께하면서 깨우치기도 하고 때로는 부딪치기도 하고 사랑하며 산다. 그랬던 날들이었는데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병균 때문에 모든 생활의 리듬이 깨져버렸다. 경자 년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의 전염병은 일 년이 넘도록 종식될 기미조차 없다. 수시로 날아드는 안전 문자에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숫자를 볼 때마다 긴장되고 두려움이 앞선다. 유행가 노랫말처럼 창살 없는 감옥 생활이다. 그렇게 소통부재로 생활하다보니 하루하루가 답답할 뿐만 아니라 우울하고 외로울 따름이다. 몸은 멀어도 마음은 가까이하라는 이 현실에서 언제쯤 벗어날지 묘연하기만 하다. 오늘날 전염병이 우리의 삶을 황폐하게 만들고 있는 것처럼 옛날에도 역병으로 인한 피해가 상당히 컸다고 한다. 조선시대에는 오늘날처럼 세균과 바이러스 같은 생물체에 의해 걸리는 것이 아니고, 역귀(疫鬼)에 의해 걸린다고 믿었던 시대였다. 의술도 발달되지 않았을 뿐더러 위생적으로나 전염병에 대한 의식도 낮아 오직 민간요법으로 치료하였다고 한다. 역병이 돌 때 마을 어귀에 금줄을 쳐놓으면 마을 사람들은 밖으로 나갈 수도 없고, 외지에 있는 사람들
[충북일보]코로나19가 '밥상 물가'에도 비상을 걸고 있다. 집밥 수요가 늘면서 쌀이나 돼지고기 같은 재료값이 급등했다. 육류와 채소류 등에 이르기까지 전 방위적이다. 서민들의 허리가 좀처럼 펴지지 않고 있다. 불경기 장기화에 물가 인상까지 겹쳐 여기저기서 곡(哭)소리가 나고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조류인플루엔자(AI)까지 애를 먹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같은 달보다 0.5%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국민 식생활에 필수적인 농·축·수산물은 9.7% 급등했다. 채소와 과일 등 신선식품은 10%, 국민의 주식인 쌀값은 11.5%나 뛰었다. 주요 식품업체들의 가격인상도 잇따르고 있다. 업소용 코카콜라 등 음료수부터 두부, 콩나물, 통조림 가격까지 일제히 인상됐다. 맥주와 막걸리에 붙는 주세도 오는 3월부터 인상된다. 주류 제조사들이 세금 부담을 소비자가격에 반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충북의 물가지수는 지난 한 해 동안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공업제품을 제외하고 모두 상승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물가지수 등락에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물가지수는 105.18(2015년=100)로 전년(2019년)보다 0.5% 상승했다. 가계
도라지꽃 김민정 여백회장 가슴 멍처럼 푸르게 번진 도라지꽃 세상 끝 애돌아 오다 속까지 멍든 씨앗 못잊어 그리다 또 그리다 톡 톡 톡 물집 터져버린 입술 가시바람 타고 온 시린 발목으로 멍하니 텃밭에 서 있다
제천의 의림지 역사박물관에서 한수재 권상하 선생을 기념하는 특별 기획전이 열렸다. 한수재(寒水齋) 권상하(權尙夏, 1641~1721)는 충북을 대표하는 큰 선비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은 정치·경제·교육·문화 할 것 없이 모든 것이 수도권으로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17세기 후반에서 18세기 초반 권상하는 충북의 청풍(淸風)이라는 향촌에 거주하면서도 당시에 조선의 최고 인재를 양성한 좋은 사례를 보여준다. 그의 제자들은 지금의 충북 지역뿐만 아니라, 충남·경기·서울 등 전국에서 몰려들었다. 그의 문하의 제자들 가운데도 특히 뛰어난 8명을 세칭 '강문팔학사(江門八學士)'라고 불렀다. 강문팔학사 가운데도 이간과 한원진이 대표적이다. 이간과 한원진 사이에 사람과 동물의 본성이 같은지 다른지에 대한 논쟁이 발생하였다. 이것을 인물성동이논쟁이라고 한다. 권상하의 문하생들 사이의 논쟁은 전국적으로 확대되어 조선후기 최대의 학술논쟁으로 발전하였다. 본성이 같다는 쪽은 사람에게만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이 있는 것이 아니라, 동물에게도 인의예지신의 본성이 있다고 보았다. 단지 동물은 그러한 본성을 잘 표현하고 발휘하지 못할 뿐이다. 이에 반해 다르다는 쪽은 동물은 인의
그렇게 또 한해가 가고 벌써 1월의 중반을 지나고 있다. 시베리아에서 불어오는 매서운 바람이 온 도시를 얼리고 있다. 뿌연 눈발이 내리는 저녁 하늘을 멍하니 한참이나 응시한다. 베란다 창 너머 초라한 중늙은이가 서 있다. 벌써 인생의 한 사이클을 채운 내 모습이 괜히 서럽다. 세월 참 빠르게 지나간다. 무엇하나 제대로 한 것 없는 것 같은데 벌써 환갑의 나이이다.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가슴이 허하니 먹먹해진다. 지난 한해 우리 모두 코로나19라는 질병의 터널에서 많이 힘들었다. 코로나로 인해 막막했던 고통을 생각하면 참으로 끔찍하기만 하다. 앞이 보이지 않는 컴컴한 동굴에서 절망과 고통의 날들을 보내야 했다. 어떻게 확산될지 모르는 질병의 불안은 인간의 기본적인 접촉조차 막았다. 사는 게 사는 것 같지 않았다. 방역의 대상이 된 서로에 대한 불신은 고립과 불안을 가져왔다.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코로나블루라는 증후군으로 사회 곳곳으로 번져나갔다. 우리는 알고 있다.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우리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왔는지, 그리고 그 방역의 최전선에서 감염의 두려움을 떨치고 피땀을 흘린 의료진들의 헌신을 보며 모두 감사의
[충북일보] 청주의 가을철 대표적 볼거리 낭성면 추정리 메밀꽃밭이 극심한 가뭄과 폭염을 이겨내고 하얀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국내 토종벌 명인 1호 김대립 청토청꿀 대표에 따르면 22일 기준 청주시 상당구 낭성면 추정1리 메밀밭 1만여평의 25%가 꽃을 피웠다. 추정리 메밀꽃은 이달 말께 활짝 피어 10월 초 절정을 이룬 뒤 같은 달 20일까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관람객들은 이곳에서 청주의 가을이 통째로 내려와 앉은 것 같은 환상적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메밀밭을 조성한 추정리 경관·밀원 추진위원회와 메밀꽃행사 추진위원회는 24일 추정1리 334번지 메밀밭 입구에서 마을장터 개장식을 갖고 '2024 추정리 메밀꽃행사' 시작을 알린다. 개장식에서는 충북세종가야금연구회의 축하공연도 열린다. 추정리 메밀꽃행사는 이날부터 10월 20일까지 계속된다. 28일부터 행사장 입장 때는 초등학생 이상 1인당 요금 5천원이 부과된다. 메밀꽃 개화 초기인 개장일부터 27일까지 입장요금은 면제된다. 입장요금 가운데 2천원은 농산물상품권으로 되돌려 받아 메밀밭이나 마을장터에서 지역생산 농산물, 음료수, 농산물가공품 등을 구매할 수 있다. 행사장 입장가능 시간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충북도가 2년 만에 받는 현장 국정감사를 도정 주요 현안 해결의 기회로 삼는다. 도는 여야 의원들에게 사업의 타당성과 당위성을 설명하고 내년도 정부예산 확보 등 국회 차원의 지원을 끌어낸다는 구상이다. 22일 도와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다음 달 17일 오전 충북도청에서 국감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2022년 현장 국감을 받은 도는 지난해에는 오송 지하차도 참사 수습을 위해 피감기관에서 제외됐다. 도내 지역구 국회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이광희(청주 서원) 의원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같은 당 박정현(대전 대덕) 의원과 함께 행안위 소속 충청권 의원이다. 도는 이 자리에서 핵심 현안에 대한 지원을 적극 건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국감과 관련해 세부적인 일정이 확정되면 건의 목록과 설명 자료 작성 등 준비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현안에는 지난 9일 국회의원 초청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건의한 도정 현안과 내년도 국비 확보 사업이 대거 포함될 전망이다. 당시 도는 주요 현안으로 14개 사업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 중부내륙연계발전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 대형가속기 구축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 카이스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