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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완

전 충청북도 중앙도서관장

"아파트가 빵이라면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다."

국회에서 부동산대책에 관해 이렇게 답변했던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이 '빵뚜아네트'란 세간의 별명을 얻고 결국 교체됐다.

빵을 달라고 외치는 사람들에게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라고 해요" 라고 했다는 루이 16세 왕비 마리 앙뚜아네트에 빗댄 말이다.

"굶긴 왜 굶어요· 쌀이 없으면 라면 끓여 먹으면 되지" 하던 아이들 반박이 생각난다.

의ㆍ식ㆍ주는 인류 문명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인간 생활의 기본 요소다.

국민들의 의식주를 제대로 해결하는 것이 현대 국가와 정부의 존립이유다.

개미도 집이 있고 새도 개도 집이 있다.

의식주가 해결 안되는 사람하면 떠오르는 것이 거지다. 음성 무극천 다리 밑 거지 소굴에서 갈 곳 없는 사람들을 도우며 40여 년을 함께 살았던 최기동 할아버지는 '거지 성자'로 불리며 꽃동네(종합사회복지시설) 설립 배경이 되기도 했다.

괴테는 소설 《친화력》에서 거지의 권리에 대해 "거지는 다른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하느님의 보호와 권능속에 있는 만큼 거지에게 동량을 주지는 않을망정 욕을 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지난 2월, 충남 아산 전통시장의 반찬가게 주인이 시장 경기를 묻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거지 같아요. 너무 장사가 안 돼요" 라고 대답했다가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고 한다.

국어사전에서 '거지 같다'는 '보잘것없고 시시하여 마음에 달갑지 않다'는 의미다. 이 얼마나 적확한 표현인가! 2021학년도 수능 한국사 20번 문제를 보고 '거지 같다'는 말이 새삼 떠올랐다.

<20. 다음 연설이 행해진 정부에서 추진한 정책으로 옳은 것은· (3점)>

"지난해 남과 북은 유엔에 동시 가입한 후 대결과 단절의 시대를 끝내고 평화와 공영의 새 시대를 열기로 합의하였습니다.

한반도의 비핵화를 자주적으로 실현하려는 우리의 노력도 북의 호응으로 큰 진전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에게 통일은 소망이 아니라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1). 당백전을 발행하였다.

2). 도병마사를 설치하였다.

3). 노비안검법을 시행하였다.

4) 대마도(쓰시마섬)를 정벌하였다.

5). 남북 기본 합의서를 채택하였다.

초ㆍ중ㆍ고 12년이나 공고육을 받은 50만 수능 지원자들의 실력을 우습게 보는 것인지, 문해력(文解力) 테스트 문제인지, 아니면 코로나에 힘든 학생들을 위한 보너스 문제인지 섭섭하기 짝이 없었다.

100세 철학자 김형석 선생에겐 죽어서 들어갈 집(?)이 두 곳 있다고 한다.

가족들이 장만한 빈 무덤이 경기도 파주에 있고, 뜻있는 사람들이 강원도 양구 '철학의 집' 인근 안병욱 선생 묘 옆에 마련해 준 가묘가 그것이다. 빈 무덤을 보고 서운해하는 딸들에게 "무덤을 미리 만들어 두면 더 오래 산단다"고 위로해 주었다니 과연 노학자 다우시다.

그러고 보니 선생께서도 1가구 2주택자이시다. 세금폭탄의 아우성 속에 '1가구 1무덤'의 시대, 세금이 화산재처럼 쏟아지는 때가 오지 않을까 걱정이다.

새가 다른 새의 둥지에 자기 알을 낳아 키우게 하는 것을 탁란(托卵) 이라고 한다.

뻐꾸기는 탁란을 하는 부화 기생의 대표적 조류다. 이렇게 태어난 뻐꾸기 새끼는 자신만 살려고 다른 새의 알과 새끼를 둥지 밖으로 밀어내기까지 한다.

소위 길조라 불리는 파랑새도 딱따구리 둥지를 무단 점거하여 알을 낳고 새끼를 기른다.

멋쟁이 딱따구리는 또다른 구멍을 뚫어 둥지를 마련하고 심지어 10층 아파트(한 나무에 10개의 구멍을 뚫음), 4층 빌라 등을 만들어 다른 새들에게 무료로 분양하기도 한다.

'딱따구리 부동산 정책' !

상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앙뚜아네트가 했다는 빵 관련 얘기는 사실 루소의 《참회록》(1736년~1742년 편)에 나온다. "마침내 어느 공주가 난처한 경우를 모면한 이야기가 생각났다.

백성들에게는 먹을 빵이 없는 말을 듣자 '그러면 브리오슈(빵 과자)를 먹는 게 좋겠다' 하고 대답했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나도 브리오슈를 샀다."

1755년에 태어난 앙뚜아네트가 그런 말을 정말 했는지 여부는 차치하고, 국민들의 마음에서 벗어난 그녀는 1793년 콩코드 광장에서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져야 했다.

학생들이 즐겨 쓰는 말 중에 '재수 없다(財數 없다)'가 있다.

사전적 의미로는 '마음에 들지 않고 기분이 나쁘다', '운수 따위가 순탄하지 못하고 나쁘다' 라는 것이지만 '하는 짓이나 겉모습이 아주 거슬리거나 못마땅하다'는 속된 표현으로도 쓰인다.

어쨌거나 참 재수 없는 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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