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어릴 때 꿈 중의 하나는 부모님한테 혼나지 않고 만화방에서 실컷 만화 보는 일이었습니다. 당시에 보던 만화책들은 모두 결말이 권선징악이었고, 대부분 어린이들을 상대로 하는 내용이라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주인공이 야구나 축구를 통하여 역경을 이겨내고 성공한다는 내용이거나 북한군을 무찌르는 국군 얘기들로 말 그대로 교육적이고 건전, 명랑 만화들이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사회 분위기는 만화방에 가는 일을 마치 불량식품 사 먹는 일과 비슷하게 여겨 만화방은 될 수 있으면 가지 말아야 할 곳이었습니다. 당시 부모님에게 물어 보나마나 만화방에 간다고 하면 공부나 하지 그런데 간다고 혼부터 날게 뻔 하므로 아예 만화방 가도 되냐고 물어 보지도 않고 몰래 몰래 드나들곤 했습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만화를 보던 상상력으로 소설을 읽게 되고 책 읽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독서가 나의 인생에 도움이 되었다면 아마도 그것은 부모님 몰래 다니던 만화방 덕분인 듯싶습니다. 한편, 요즘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자녀 교육에 있어서 가장 걱정하는 문제 중의 하나가 자녀들에게 하루에 게임을 얼마동안 하도록 해야 하는지 일 것입니다. 자녀들이 아예 게임을 하지 않거나 하더라도…
[충북일보]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 후보 공모가 시작됐다. 여야 가릴 것 없이 공천 경쟁의 막이 올랐다. 여기저기서 불협화음이 나오고 있다. 지역에서도 공천을 둘러싼 내홍 조짐을 보이고 있다. 충북도 다르지 않다. 특히 국민의힘 충북지사 후보 공천을 두고 당내 갈등이 심하다. 박경국 충북지사 선거 예비후보는 30일 도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서 같은 당 국회의원들을 향해 "힘의 논리에 의한 부당한 경선 개입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해당 국회의원들은 박덕흠(보은·옥천·영동·괴산)·이종배(충주)·엄태영(제천·단양) 의원 등이다. 이들은 전날 보도자료를 내 "여의도 모처에서 김영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특별고문을 만나 국민의힘 충북지사 출마를 위한 경선에 참여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박 예비후보는 충북지사 선거 예비후보 등록을 한 이혜훈 전 의원에게도 직격탄을 날렸다. "충북을 타 지역 정치인들의 사적 영달을 위한 경유지나 종착역 정도로 여기는 일부 의원들의 수준 낮은 행태는 눈앞에 닥친 경선은 물론이고 충북 지방선거 전반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학생과 청년들로 구성된 '생애첫유권자충북모임'은 성명을 내고 해당 정
모래시계 1 정진헌 충북시인협회 이사 잊혀진 네 기억들을 반복의 손짓으로 미련 없이 돌려놓지 마라 텅 빈 가슴 하나 채우기 위해 나는 또 하나의 가슴을 버려야만 했다 이제 버려진 시간의 간이역에 너희들이 남겨놓은 것은 야윈 허리뿐, 기억해 주지 않을 되돌릴 수 없는 줄 알면서도 가슴까지 다 비워주던 내가 아니었더냐
누군가 지금 우리 시대의 정서는 어떠냐고 묻는다면 '불안'라는 단어로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불안이란 자신의 안정을 위협하는 무언가로 인해 긴장의 상황을 유발하는 감정 상태로 심리학자 프로이드는 불안을 그 원천에 따라 현실적 불안, 도덕적 불안, 신경증적 불안 세 가지 종류로 분류했다. 현실적 불안이란 실제 현실에 존재하는 위협에 대한 불안으로 현실적 불안에 반응하지 않으면 실제적인 고통이나 상해를 입을 수 있는 불안을 의미한다. 신경증적 불안은 자신의 본능적인 욕구를 통제하지 못할까봐 생기는 불안이며, 도덕적 불안은 본능적인 충동이 자신의 양심이나 도덕적 원칙에 위배될 수 있다는 두려움에 따른 불안으로 죄책감을 유발한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느껴지는 불안의 가장 큰 원인은 아마도 코로나일 것이다. 돌연 등장해 한국에서만 만오천명이 넘는 사망자를 발생시킨 미지의 바이러스가 주는 긴장감은 3년째 유지되고 있다. 코로나처럼 생명의 위협으로부터 오는 보편적인 불안과는 달리, 누구에게나 유난히 자신을 자극하는 불안이 있다. 최근 나를 너무나도 두렵게 만드는 불안은 바로 '쓰레기'다. 코로나로 인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아진 배달음식과 택배로부터 나오는 쓰레기는
문은 공간과 다른 공간을 잇는 연결고리다. 사람들은 아침마다 현관문을 열고 나서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대문, 자동차 문, 회사나 일터의 문 등 여러 종류의 문을 나들면서 세상과 소통한다. 지금은 주택이나 아파트 거실이 전면 유리로 되어있다. 하지만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다. 내가 어릴 적에 어머니는 해마다 풀을 쑤어 창호지로 문을 바르셨다. 유리가 귀했던지 문을 바르실 때, 딱 어른 손바닥만 한 크기의 네모난 유리를 창틀에 대고 바르셨다. 유리 높이는 방 안에 앉아서 밖이 내다보일 정도였다. 그 작은 유리창은 바깥세상에 대한 상상력을 유발했다. 나는 그 유리 너머로 밖을 보며 아이들이 나왔나, 누가 지나가나, 하고 바깥세상을 살피곤 했다. 대형 빌딩 현관에 설치한 회전문을 처음 접했을 때였다. 통유리 둥근 회전문을 밀면 빙그르 돌아가 사람을 밖으로 내보낸다. 그날 그 건물에 들어가는데 누군가 마주 나오면서 문이 저절로 열렸다. '손도 대지 않았는데 문이 열리다니 기막히게 좋은 세상이군.' 하면서 스스럼없이 들어섰다. 그런데 이게 웬일, 내려야겠는데 타임이 놓쳐지면서 내려지지 않는 거다. 건물 내부가 보였다가 밖이 다시 보이면서 몇 바퀴 빙빙 돌아 당혹스러웠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달 20일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하겠다고 공식화했다. 대통령 집무실을 지금의 청와대에서 용산 국방부 청사로 옮기고 새로운 용산시대를 열겠다는 계획이다. 기존 청와대는 공원으로 조성해 국민에게 개방하겠다는 방침이다. 윤석열 당선인이 "단순한 공간의 이동이 아니라 국민을 제대로 섬기고 일하기 위한 각오와 국민과의 약속을 실천하고자 하는 저의 의지"라고 밝힌 만큼 국민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집무실 이전의 핵심으로 보인다. 하지만 집무실 이전으로 인한 예산이 만만치 않고, 현재의 국방부를 어디로 이전할 것인지부터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관저와 집무실 공간이 달라 발생하는 교통 통제, NSC, 국방부 등의 연쇄 이전으로 인한 안보 공백 등 국민이 우려하는 부분까지 극복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현 문재인 정부와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 소위 집무실 이전 이슈가 모든 이슈를 잡아먹는 블랙홀이 된 것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청와대는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전망이다. 새 정부가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 새로운 역사를 만들기 위한 첫 출발을 하는 것이다. 청와대 이전에 대한 논의가
애완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반려 가구가 600만 명을 넘어섰다. 사람보다 1∼2도 높은 체온과 포근한 털은 접촉하는 것만으로도 불안감, 스트레스, 맥박, 혈압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집안 공기 정화 및 기분 전환을 위해 반려 식물을 기르는 이들도 많아졌다고 한다. 사계절을 집안으로 들여놓음으로써 집콕의 피로감을 줄이고, 공간의 생명력을 채워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식물의 돌봄 과정을 통해 서로 교감함으로써 정서적 면역성과 회복 탄력성을 증대시킬 수 있다고 한다. 분양받은지 20년이 넘은 호랑가시나무가 있다. 호랑이가 등이 가려울 때 사용한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5센티 정도의 아기였는데 수없이 닥친 추위를 잘 견디며 이젠 제법 자랐으나 꽃은 아직 더 기다려야 하나 보다. 오죽을 키운 적이 있다. 분명 줄기가 검어야 하는데 새로 나오는 줄기는 초록색이라 잘라버리곤 했다. 시간이 지나야 줄기가 검은색으로 변한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어느 날은 베란다에 개구리가 뛰어다녀 기겁을 한 적이 있다. 수생식물인 어리연, 방동사니, 솔이끼를 농원서 구입했는데 개구리알이 딸려온 것이다. 꼬리와 앞다리가 나
[충북일보] 요즘 건물 외벽은 드라이비트 공법을 사용해 깔끔하고 단열도 잘 된다. 그런데 좋은 것만 있는 게 아니다. 이 공법엔 장단점이 있다. 평상시엔 장점이 많지만 화재 땐 단점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콘크리트 건물인데도 옆집과 윗집으로 급속히 불이 번지기도 한다. 불에 취약한 가연성 단열재를 사용한 탓이다. 충북에선 2017년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사고가 대표적이다. 지난 29일 청주의 한 산부인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로 산부인과 내부에 있던 병원 직원과 산모 등 122명이 긴급히 대피했다. 이 과정에서 산모 4명과 신생아 4명이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산모 2명은 하혈 증상을 보여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지하 1층에서 난 불은 삽시간에 외벽을 타고 꼭대기까지 번졌다. 산부인과 신관(10층)과 구관(7층), 본관(5층), 인근 모텔까지 집어삼켰다. 급속 확산 원인으로 건물 외장재 알루미늄 복합패널이 지목되고 있다. 다시 말해 드라이비트 공법이 의심받고 있다. 소방당국은 외벽 외장재가 불쏘시개 구실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확한 화재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패널 안의 내장재가 어떤 물질인지 밝히고 있다. 경찰도 내부 폐쇄회로(CC)TV
바람같이 강물처럼 조이안 충북시인협회 감사 바람이 스쳐 지나듯이 있는 것 있게 두고 가는 것 가게 두고 바람이 스쳐 지나가듯 밤이 가면 새벽은 오나니 달이 있어서 나를 비추는 것이 아니라 나 있음으로 달빛이 비추고 나 있음으로 별이 반짝이고 나 있음으로 태양이 빛난다 내가 내 삶의 주인이다. 강물처럼 내 모양을 고집하지 말고 자유롭게 흘러라 한 곳에 오래 머물지 말고 넘실대며 흘러라 바람같이 강물처럼 그렇게…
차기 충북도지사는 누가 될 것인가. 이시종 충북도지사가 3연임으로 물러나게 됨에 따라 충북도지사를 향한 각 정당 주자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현재 충북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국회의원 3선)이 출마 선언을 한 상태고, 곽상언 전 중남부4군 당협위원장이 중앙당의 검증 절차를 밟고 있다. 야당인 국민의힘에서는 박경국 전 행정안전부1차관, 오제세 전 국회의원(4선), 이혜훈 전 국회의원(3선)이 출마 선언을 했다. 윤갑근 전 국민의힘 충북도당위원장은 출마 의지를 밝혔고 아직 출마선언은 하지 않았다. 여기에다 김영환 전 과학기술부장관(국회의원 4선)이 국민의힘 소속 이종배, 박덕흠, 엄태영 국회의원으로부터 충북도지사 출마 권유를 받고 고심 중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충북도지사 출마설이 돌던 이종배, 박덕흠 국회의원은 자연스럽게 불출마로 정리됐다. 각 당의 공천 절차가 남아 있으므로 어느 누가 후보로 결정될지 속단 할 수는 없으나 전략공천(단수공천)을 하든 경선을 하든 민주당 후보로는 노영민 전 실장이 유력해 보인다. 국민의힘은 전략공천이냐 경선이냐, 경선일 경우 당원 대 일반도민의 비율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의해 유불리가 갈릴 것
외국인들은 우리말의 어려움은 존칭어의 사용에 있다고 말한다. 그것도 맞는 말이지만, 그 외에 적절한 호칭과 지칭의 사용도 쉽지 않다. 전에는 남편들이 남과의 사적 대화에서 자신의 배우자를 지칭해서 집사람, 안사람, 마누라라고 흔히 불렀다. 이 정도는 점잖은 표현이다. 여편네, 우리 집 부엌데기, 할멈 등 듣기 거북한 표현을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자신의 배우자를 표현하는 '아내'라는 우리말이 있는데 왜 그 말을 쓰지 않고 그렇게 비하하는 표현을 하는지 모르겠다. 옛 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신의 아내나 자식 자랑을 하면 팔불출이라고 했다. 그것이 겸양의 미덕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나 아내를 아내라고 지칭하는 것이 자랑하는 것도 아니잖은가. 한글학자 고 한갑수 씨에 의하면, 아내는 순수한 우리말로서 원래는 '안해'인데 그 말이 변화하여 아내가 됐다고 한다. '안해'는 안의 해, 즉 집안의 해 라는 뜻이라는 것이다. 옛날에는 주부들이 집안에서 살림을 맡을 뿐 사회생활을 하는 경우가 없었으므로 마치 해와 같이 집안을 밝고 따뜻하게 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는 좋은 뜻의 어원이 담겨있었다. 아내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의 배우자를 바깥양
내가 만나는 사람과의 인연에 따라 내 인생은 달라질까? 어떤 이는 자신이 삶에서 어떤 사람을 만났느냐에 따라 자신의 인생이 확 바뀌어 왔다고 단언하기도 한다. '내가 만난 사람들이 나의 인생이다'라고……. 살아가면서 인연을 맺어 온 사람들은 다양하다. 만남에는 관계성이 존재한다. 단순한 만남도 있지만, 의미 있는 만남도 있다. 만남에 있어서 중요한 세 가지 요소는'만남의 대상(person), 함께한 시간(time), 상호 간의 의사소통(communication)'이다. 요소 간 상호작용적 관계에 따라 관계성에 많은 변화를 가져온다. 인간관계는 어느 경우든 어느 정도의 테크닉을 필요로 한다. 어떤 누군가와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싶을 때나 의미 있는 관계를 형성하고 싶으면, 우리는 때로 모험을 감수하며 자신을 드러내야 한다. 이처럼 자신의 정보를 공개하는 것, 이것을 심리학 용어로 '자기노출(self-disclosure)'이라 한다. 자기노출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있지만, 심리학자 Joseph Luft와 Harry Ingham가 창안한 조하리 창(Joseph&Harry = Johari's window)은 관계형성을 위해 우리가 어떻게 정보를 주고받는지를…
[충북일보] 지방선거와 함께 교육감 선거 열기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후보들마다 조직 정비와 정책 개발에 나서고 있다. 본격적인 내실 다지기를 하고 있다. 충북에선 윤건영 예비후보가 지난 주말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을 가졌다. 김진균 예비후보는 정책·공약 발표를 이어갔다. 심의보 예비후보는 고교학점제 연기를 주장했다. 전국 시·도교육감 선거는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의원 선거와 함께 치른다. 지방선거와 달리 교육감 후보 단일화 시도가 활발하다. 그동안 충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교육감 선거의 경우 정당 공천이 금지돼 있다. 비슷한 성향의 후보가 난립하면 표 분산이 불가피하다. 경쟁 후보에게 교육감 자리를 내줄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그동안 10년 넘게 진보 진영은 전국교직원노조(전교조)를 중심으로 후보 단일화가 이뤄지곤 했다. 반면 보수 진영은 다수 후보가 다투며 단일화에 성공하지 못할 때가 더 많았다. 진보 진영 후보가 더 자주 당선된 이유다. 이제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보수 성향 후보들이 더 단일화에 적극적이다. 다만 충북의 보수 성향 후보들의 생각은 좀 다른 듯하다. 여전히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저마다 출판기념회나 선대위 발대식 등을…
직지의 바다 김선중 충북시인협회 감사 바다를 표류하며 물이 새는 배에 앉아 우는 것밖에 도리가 없었다 바다로 간 눈물 그렇게 놓으려던 알음알이 저절로 놓치고 생명은 결국 물이 된다 낮은 곳으로 모여 바다 없어진 것들이 쌓인 산 분별하던 의도는 평정되었다 정보도 사라졌다 죽은 것의 망망대해 둥글다 사라진 정보의 물결이 해변가에 닿는다 직지의 바다에 번개가 치고 비가 내린다 새 생명이 알을 깨고 나오려고 껍질을 쪼고 있다
회색빛 터널에 오롯이 갇혀 온 기분이다. 지난 겨울 혹한은 별반 없었으나, 문지방을 넘어오는 시퍼런 겨울 추위보다 더 냉혹한 현실이 우리 앞에 가로 놓여있었다. 물론 훈풍이 불어오는 이즈막에도 이것은 좀체 수그러들 줄 모르긴 매한가지다. 2년 여 우리의 생명과 삶을 옥죄어 오는 지긋지긋한 코로나19가 그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그 기세를 꺾을 줄 모르는 코로나19이다. 이것이 안겨주는 두려움의 암울함과 달리 극채색을 이루는 계절이 돌아왔다. 어느 사이 찾아온 봄빛은, 화사하고 따뜻한 온기로 온 세상을 채색 중이다. 매화와 산수유에 이어 목련도 꽃잎이 벙글었다. 봄꽃이 앞 다퉈 피어나니 왠지 처녀처럼 마음이 설렌다. 해마다 찾아오는 봄이련만 유독 올봄은 더욱 그렇다. 나이 탓이런가. 지난 날 빛바랜 추억이 다시금 화려한 색상의 도돌이표가 되어주기도 한다. 사실 추억도 때론 그것이 지닌 농도에 따라 가슴을 점령하는 순도純度가 다르기도 하다. 봄이 오면 젊은 날 벚꽃 나무 아래를 함께 거닐었던 사랑했던 사람의 모습이 떠오르곤 한다. 그네들도 나처럼 어디선가 벚꽃이 필적마다 함께 공유했던 추억에 한번쯤 잠길지도 모를 일이다. 이렇듯 해마다 돌아오는 봄이련만 흐
청주 MBC에는 학력저하 전문기자가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석 달 전 배포한 자료에 기초하여, MBC가 이틀 동안 3꼭지로 논란의 불을 지피자 충북교총도 목소리를 높였다. "교육감은 학력저하에 대한 무한 책임을 가지고 학력제고를 충북교육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선정하여 추진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안타깝게도 2021학년도 수능에서 충북의 1등급 비율이 전국 최하위권이었고 표준점수 평균도 최근 10년 중 최저였다. 수학 '가' 1등급 비율은 0.8%였다. 수능 점수나 서울대 합격률만으로 학력을 재는 시대는 지났다는 주장, 그리고 '과거 학력' 개념으로는 '미래 학력'을 육성할 수 없다는 소리는 통계의 힘에 눌렸다. 대신에 교육감에게 모든 책임을 지우려는 충북교총과 교육감 예비후보자들의 기세는 커졌다. 청주 MBC 뉴스를 더 검색해 보았다. 2015년 11월 16일에는 현재와 흡사한 보도 구린내가 난다. "지난 2012년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던 주요 대학 진학률이 올들어 갑자기 뚝 떨어진 겁니다. 공교롭게 진보 교육감 취임 이후 학력이 떨어지며 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습니다." 기이하게도 뚝 떨어진 바로 그해는 수학 '가' 1등급 비율이 역대 최대인
지난 3월 22일은 UN이 정한 세계 물의 날이었다. 매년 물의 날을 지정하여 세계적으로 물의 중요성을 알리는 것은 그만큼 물이 인류에게 중요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물이 인간의 기대수명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우리나라 사례를 보아도 상하수도 시설이 변변치 않았던 1960~1970년대에 비해 먹는 물이 전국적으로 보급되고 있는 최근 우리 국민의 기대수명은 30년 이상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영국의 유명 의학저널인 BMJ(British Medical Journal)에서 20세기 인류의 건강 기대수명 연장에 기여한 발명품으로 페니실린과 같은 의약물질이 아닌 상하수도 인프라를 꼽고 있는 것도 그만큼 물이 인간의 건강한 삶에 큰 영향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충북은 물의 고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 최대 담수호인 충주호와 대청호가 있어 수도권 주민 2천만 명과 중부권 주민 500만 명의 생명수를 책임지고 있다. 두 호수를 합치면 우리 국민 절반의 식수가 도내에 있는 셈이다. 이외에도 충북 도내에는 190여 개의 크고 작은 저수지가 있어 건강한 먹거리 생산을 위한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비록 물부족국가로 분류되
3월, 봄의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하며, 학교마다 새 학기가 시작된다. 3월은 연초 만큼이나 새로운 출발을 상징하는 의미 있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2022년 올 한해는 선거와 월드컵, 올림픽 등 국내외 중요한 행사들이 있다. 아동학대 현장에서 근무하는 필자는 이러한 시기일수록 그 어느 때 보다 아동학대예방에 대한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본다. 지난 2021년에도 우리는 아동학대로 인하여 안타깝게 목숨을 잃거나, 학대피해로 고통을 겪는 아이들의 소식을 접했다. 정부에서는 2021년 1월 아동학대 대응체계 강화방안과 2021년 8월 아동학대 대응체계 보완 방안을 발표하며 위기아동 발굴 및 조기개입 강화, 아동 관점의 대응체계 보완, 아동학대 인식 개선, 아동학대 대응 인프라 강화를 약속했다. 2021년 1월 자녀에 대한 친권자의 징계권 조항을 전면 삭제한 '민법 일부개정 법률안'이 국회 본 회의를 통과하면서 아동에 대한 체벌이 법적으로 금지되었다. 이처럼 다양한 정책과, 법 개정을 통해 아동학대예방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으나, 실제 발생한 아동학대 사례현황을 살펴보면, 아동학대 대응체계 개선의 필요성은 여전하다. 보건복지부의 2020년 아동학대 주요통계
[충북일보] 프로축구단 충북청주FC(가칭) 창단이 가시화됐다. 창단 지원 예산 20억 원이 청주시의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충북도는 지난달 창단비용 10억 원을 지원키로 했다. 청주시 지원비는 10억 원이다. 충북에서 프로축구단 논의는 2010년부터 본격화 했다. 이후 충북도가 창단비용을 지원키로 한 건 처음이다. 어느 때보다 충북 연고 프로축구단 창단에 기대감이 큰 이유다. 청주시의회 행정문화위원회는 지난 25일 69회 임시회를 열어 청주시의 추경예산안을 예비심사해 원안 의결했다. 시의회 행문위가 원안 의결한 추경안에는 '충북청주프로축구단 창단지원비' 20억 원(도비 10억, 시비 10억)이 포함됐다. 일단 큰 고비는 넘긴 셈이다. 이제 시의회 예산결산위원회와 본회의를 무사히 통과하면 된다. 물론 쉬운 과정은 아니다. 전날 진행된 질의응답 과정에서도 졸속예산 편성과 부실한 사업 검토 등이 지적됐다. 추경안은 이후 찬반 표결까지 진행된 끝에 상임위 문턱을 넘었다. 29일 예결위와 31일 3차 본회의에서 통과돼야 확정된다. 추경안 확정은 곧 프로축구단 창단을 의미한다. 성공하면 3차례 좌절 뒤 이루게 되는 3전4기 창단이다. 청주시와 충북청주F
한줌 햇살 김경인 충북시인협회 부회장 서둘러 긴 동면에서 깨어나 실눈 뜨는 개나리꽃 얼음 송이 쏘옥 쏙 땅속까지 박혀있는 혹독한 찬바람에 모두 웅크리고 있는데 빛이 되는 사랑 온몸에 받은 한줌 햇살에 도드라진 모습으로 얼굴 내민 성급한 개나리꽃 어느새 겨울 뜨락 가득 봄 기운이 물씬 묻어난다
지난겨울 차고 건조했던 공기는 나무와 숲을 바짝바짝 말렸다. 봄을 맞으며 기온이 높아지고 일사량이 늘어나자, 대기와 지표면은 더욱 건조해졌다. 지난 3월, 경북 울진에서 발생한 산불은 이러한 기상 조건과 강한 바람의 영향으로 동해안을 따라 확산하였으며, 서울 면적(6만 500ha) 40%이상에 해당하는 넓이의 산림이 소실되고 약 1천500억 원이 넘는 재산 피해를 주었다. 최근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봄철 가뭄이 반복되면서 산불 발생 빈도가 증가하고 있고 대형산불로 번질 위험률도 높아졌다. 이러한 경향은 전 세계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도 예외가 아니다. 2021년 12월에 발생한 미국 콜로라도 산불은 건조해진 대기 상태와 40m/s에 이르는 허리케인급 돌풍이 만나 인근 도시까지 번지면서 1천 채에 달하는 가옥을 불태웠다. 유럽 그리스에서도 최악의 폭염과 가뭄이 이어진 2021년 8월에 다수의 산불이 발생하였고, 특히 에비아섬 산불은 그리스 역사상 두 번째로 큰 산불 피해 면적(12만5천ha)을 기록했다. 지난 2월 17일 유엔환경계획(UNEP)은 2013년 이후 발표된 100여 개 이상의 과학적 연구를 근거로 한 보고서 '프론티어 2022'를
[충북일보]시간이 지나도 받아들일 수 없는 게 있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은 정말 받아들이기 어렵다. 결코 잊혀 지지 않는 슬픔이다. 12년 전 서해 백령도 해역은 통곡의 바다였다. *** 아픈 역사 반복하지 말자 2010년 3월 26일 밤 9시 22분. 천안함 피격 사건 발생 시간이다. 그날을 생각하며 천안함을 떠올린다. 순직한 군인 46명이 다가온다. 누군가에겐 목숨처럼 소중한 아들들이다. 꿈에서라도 보고 싶은 얼굴들이다. 하지만 조국은 그들을 지켜주지 못했다. 온 국민의 염원도 아랑곳없었다. 천안함이 피격된 지 벌써 12년이 지났다. 전국 곳곳에서 추모행사가 열렸다. 나 역시 추모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쓴다. 한 번은 군인이었던 기억으로 영웅들을 헤아린다. 귀환하지 못한 46용사를 위해 기도한다. 그들은 늘 '바다를 지켜야만 조국이 있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그 바다를 지키려다 순국했다. 천안함 피격 사건은 국민 안보 의식을 고양시켰다. 전후 세대에게 북한의 호전성을 증명했다. 국군에게 부족한 게 뭔지도 객관적으로 돌아보게 했다. 궁극적으로 국방개혁의 단초가 됐다. 국제 사회의 냉엄한 현실까지 보게 했다.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과 관계성을
'인간의 삶은 언어를 통하여 영위된다. 한 인간은 사회와의 관계에 적응하기 위하여 훈련 되어간다.' 일본 작가 '요네하라마리'가 '프라하의 소녀시대'에서 한 말이다. 이 책은 동구 공산정권이 몰락되고 베를린 장벽이 붕괴해 가는 과정을 통역사의 눈으로 보고 기록한 글이다. 작가는 이어서 '사람은 혼자서는 살 수 없다'고 말하며, 인간은 동물과 달리 복잡한 사고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표현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인간과의 관계에서 말은 필수이기에, 원활한 사회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생각을 말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다. 언어감각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언어도 연습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현대인은 말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아침이면 전화기에 쌓이는 인사말과 백화점이나 공공장소에서 들리는 비슷한 음정, 상냥하고 화사한 말들이 때로는 공해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진정성이 없기 때문이리라. 말, 말은 사람과의 관계에서 무엇보다 중요하고 인간관계를 이어주는 매개체이다. 말에는 완급조절 기능이 있어 감정을 실어 가기도 한다. 말은 때와 장소가 있고 높고 낮음의 순도도 있다고 했으며 한마디 말에 온도가 있고 나이가 있다. 젊은 시절에는 오만방자 했던 말이 연륜을
'내로남불.' 정치인들에게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행태입니다. 저지른 일에 대한 책임과 반성은 뒤로 하고, 각종 핑계만 잔뜩 만들어내는 낯 두꺼운 사람들. 때문에 잘못된 결과가 나타나게 된 원인이 무엇인지, 왜 일이 실패하여 그 지경으로 되었는지 근본은 살피지 않은 채 일단 남의 탓을 합니다. 정치권을 가만 들여다보면 온갖 생색을 내며 특정 법안을 마련해 무리하게 밀어붙이고는 그것이 엄청난 폐해를 불러오면 언제 그랬더냐 싶게 몸을 싹 빼내며 상대 정당에 그 과오와 책임을 떠넘기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각종 핑계와 미사여구를 총동원해 자신의 실수를 합리화하며 입에 담을 수 없는 험구까지 얹기 마련입니다. 뻔뻔하고 가증스럽게도. 이러한 현상은 법안을 마음대로 주물러 통과시킬 수 있는 힘을 갖춘 정당에게서 자주 찾아지지요. 그렇게 생각하면 특정 정당을 과대하게 만들어주어 '내로남불'을 수시로 행할 수 있도록 해준 현재의 이 나라 국민도 반성할 점이 많다 싶군요. 각설하고,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주변의 사람과 공동 작업을 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생깁니다. 학생 시절에는 급우들과 모여 조별 과제를 수행해야 하는 경우가 있겠고, 직장생활을 하면서는 팀원들과 함께 프로
북한이 최근 농촌발전에 유달리 관심을 쏟고 있다. 북한은 올해를 사회주의농촌의 새로운 발전이 시작되는 첫해로 선언했다. 일시적인 식량증산을 위한 생산독려 수준이 아니라 발전전략과 장기적인 발전계획까지 제시하고 있다. 농촌발전에 대한 김정은 총비서 의지표명은 지난해 12월 당중앙위원회 8기 4차 전원회의에서 '우리식 사회주의농촌발전의 위대한 새시대를 열어나가자'는 보고문을 통해서다. '새로운 사회주의농촌건설 강령'으로도 불리는 이 보고문은 한마디로 농촌 면모·환경을 변화시키는 농촌혁명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내각의 농업성을 농업위원회로 격상시켰다. 북한은 1980년대 들어서면서 식량생산량 하락은 물론이고 농촌주민의 생활이 피폐해지기 시작했다. 농촌을 살리기 위한 다양한 정책적 노력은 지속되어 왔지만 그동안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김정은의 이번 강령은 이러한 농촌을 근본적으로 혁신시키고자 하는 전략이다. 강령에는 농업근로자들의 혁명적 농업근로자로 개조, 나라식량문제 완전 해결, 농촌주민 생활환경 획기적 개조 등을 중심과업으로 제시하고 있다. 즉, 농업근로자들의 사상을 개조시켜 농촌혁명가로 준비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농촌발전을…
[충북일보] 충북도내에 많은 가을비가 내리면서 괴산댐이 수문 전부를 열고 수위 조절에 나섰다. 21일 한국수력원자력 한강수력본부는 이날 오전 현재 괴산댐 7개 수문 전부를 개방해 초당 800t의 물을 방류하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댐 수위를 조절하기 위해 이미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18일부터 수문을 조금씩 열기 시작했다"면서 "괴산댐 유역인 청주·보은·괴산지역에 이날 오후 7시까지 최대 100㎜가량의 비가 더 쏟아질 것이란 기상특보에 따라 하류지역 주민들이 안전할 때까지 수문을 개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문 개방에 앞서 괴산호를 운행하는 유람선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도록 조처했다. 이번 수문 개방은 '댐운영 개선방안'에 따른 '선제적 조처'다. 앞서 한수원은 지난 7월 위험상황이 닥치면 괴산댐 수문을 모두 열고, 비상점검터널까지 개방하는 내용의 댐운영 개선안을 밝힌 바 있다. 1년 전 발생한 댐 월류(越流)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였다. 괴산댐 수문 하나의 크기는 너비 8m, 높이 7m다. 괴산 / 주진석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의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차량을 들이받은 뒤 카페로 돌진한 6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청주상당경찰서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A(60대)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6일 밤 9시 30분께 청주시 상당구 영운동의 한 도로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하다가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은 뒤 카페로 돌진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이날 A씨는 용암동의 한 고등학교에서 차량을 운전하다가 주차된 차량 3대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이후 사고 현장을 이탈한 A씨는 약 1㎞ 운전하다가 차량 4대를 추가로 들이받고 인근 카페로 돌진한 뒤 멈춰 섰다. 이 사고로 카페 출입문과 가구 등이 파손됐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고 당시 경찰이 음주 측정을 진행한 결과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91%로 면허 취소 기준(0.08%)을 훨씬 넘은 만취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경찰에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 임성민기자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