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건을 쓴 할아버지가 보여." 점쟁이는 나를 보고는 책을 읽듯 읊었다. 어찌 알았는지, 밭은 몸의 그녀는 그 뒤로도 내 할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주저리주저리 늘어놓았다. 삼십 여 년 전, 시어머님을 따라 처음이자 끝으로 점집이라는 곳을 갔다. 시아버님의 병환이 깊어 어디에라도 속 시원한 답을 듣고 싶어서일 게다. 점쟁이는 과연 어머님이 원하는 답을 해 주셨지만, 아버님은 어머님의 원과는 다르게 몇 달 후 세상과의 끈을 놓으셨다. 나의 친정아버지는 원남면 주봉리가 고향이시다. 부유한 집에서 자란 아버지는 글공부도 산꼭대기에 있던 절에서 스님에게 배우셨다고 했다. 소학교도 나오시지 않은 아버지가 제사 때면 한문을 일필휘지로 써 내려가시는 것을 보면서 우리는 존경의 눈빛을 나누곤 했다. 어쩌면 아버지가 한문을 그리도 잘 아시는 데는 아마도 할아버지의 영향이 한 몫 하지 않았을까 싶다. 할아버지는 근동 마을의 서당 훈장이셨다고 한다. 그러니 당신의 아들은 영험한 절집의 스님에게 수학을 맡기셨을 테다. 하지만 그리 부유한 살림도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시는 바람에 풍비박산이 나고 아버지와 형제들은 뿔뿔이 흩어져 이곳저곳을 떠도는 신세가 되고 말
도라지꽃 조이안 충북시인협회 감사 엄동설한 뿌리에 숨겨놨던 다섯 닢 보자기 오 각 보자기 속 묶어 둔 기다림 주체할 수 없어 빵 터트리니 요로코롬 멋진 물건 꼭꼭 숨기고서 누굴 기다렸는고
[충북일보]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관련해 자치경찰제의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충북자치경찰이 제 역할을 했는지 짚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자치경찰제는 지난해 의욕적으로 시행됐다. 중앙권력으로부터 독립된 지역경찰을 만들겠다는 지향점도 제시됐다. 주민친화적인 치안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다. 자치경찰제를 옹호하는 쪽에선 기대가 크다. 지역주민의 삶에 밀착한 다양한 맞춤형 치안정책을 기대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자치경찰제 시행 결과는 완전히 실패다. 이번 오송 지하차도 침수사고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났다. 재난·재해 상황 때 주민 보호는 자치경찰의 기본사무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자치단체장에게 지휘권이 없다 보니 무용지물이었다. 긴급 상황 때도 지구대·파출소 인력을 가용할 수 없다. 시·도지사나 자치경찰위원회가 지역 현실에 맞게 자치경찰을 활용할 수가 없다. 지난 15일 발생한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가 대표적이다. 사고 직전 충북도청과 청주시청 등에 위험징후를 알리며 도로통제를 요구하는 신고 전화가 많았다. 하지만 충북도와 청주시, 자치경찰위원회는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다. 경찰보다 당시 상황을 더 세밀하고, 폭넓게 파악할 수 있음에도 어떤 조치도 못했다.
현재 각 기관들은 법정의무교육인 직장 내 장애인 인식 개선 교육과 사회적 장애 인식 개선교육에 대하여 좀 헛갈려 하는 기관들의사례를 종종 보았다. 그래서 이번호에는 구분하여 정리해 보기로 하였다. "사회적 장애 인식개선교육"은 중앙행정기관이 보건복지부이다. 사업 전담기관은 '한국 장애인 개발원'이다. 사회적 장애인식개선교육의 목표는 우리 사회에 을 키우고 조성에 기여하는 것이다. 장애유무를 떠나 '우리는 모두 사람이니까'라는 관점을 통해 포용사회 실현에 기여한다는 것을 포함하고 있다. 법적근거로 '장애인복지법' 제25조(사회적 인식개선 등), 제25조의2 교육대상은 국가기관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이다. - '영유아보육법'에 따른 어린이집 - '유아교육법'·'초·중등교육법'·'고등교육법'에 따른 각급 학교의 장 -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공공기관 - '지방공기업법'에 따른 지방공사 및 지방공단 - 특별법에 따라 설립된 특수법인 교육내용은 1. 장애 및 장애인에 대한 이해와 긍정적 인식 제고 2. 장애인의 인권과 관련된 법과 제도 3. 장애가 가지는 다양성에 대한 존중 4. 장애인의 자율성 및 자립에 대한 존중…
수술만은 면해보려고 동네 병원에 다니며 주사로 무릎관절을 다스렸다. 언제부턴가 주사의 효력도 미미해지고 오른쪽 무릎이 자꾸만 아프다고 투덜거린다. 밀려오는 통증을 호소해 보지만 연골이 닳아서 수술밖에는 방법이 없단다. 열심히 산 것뿐인데 황혼 녘에 수술이라니 만감이 교차했다. 입원과 재활까지의 시간이 얼마가 걸릴지 알 수 없는 상황에 바쁘게 사는 자식들에게 수술이야기를 꺼내기가 민망했다, 그래도 자식이 최고라 하지 않던가, 큰딸이 이미 엄마의 수술을 위해 한 학기 육아휴직원을 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다섯 명 중 한 명꼴로 앓는 병이 관절염이라고 한다. 내 나이 예순일곱, 지금껏 건강했는데 "왜 하필 내 인가"라고 푸념만 쌓인다. 수술 코디네이터의 설명대로 준비물을 챙겨 병원으로 향했다. "얼마나 아플까 또 얼마나 무서울까, 합방하는 환자들은 순할까" 쓸데없는 걱정이 걸음을 무겁게 했다. 병실에 짐을 푸니 수술을 하고 재활 중인 환우들이 환영해 주었다. 조금만 참으면 새날이 온다는 둥 퇴원하면 하늘거리는 원피스를 입고 거리를 활보하겠다는 둥 서로를 동정하고 가여워하는 동병상련 풍경이다. 수술실로 향하는데 참회의 기도가 저절로 나온다. 집도의의…
음성군 삼성면 선정리에 '고태'라 불리는 자연지명이 있다. '괴터, 괴태, 괴테'라고도 부르며 한자로는 '귀대(鬼垈), 귀곡(鬼谷)'으로 표기하고 있으나 이는 전해오는 자연지명을 음차와 훈차를 이용하여 한자로 표기한 것으로 보인다. 전해오는 말로는 이 부근에 괴혈(鬼穴)의 명당이 있다고 하는데 이 역시 한자 표기된 지명에서 유추한 것으로 보인다. '괴'를 '귀(鬼)'로 보는 것은 괴산군 청안면 장암리의 '괴터골'과 상통한다고 하겠으며 강원도 동해시 이기동의 '귀터골', 경북 상주시 외서면 대전리의 '귀터골'과도 같은 예라고 하겠다. 강원도 동해시 삼화동과 정선군 임계면 도전리를 이어주는 해발고도 810미터의 '이기령(耳基嶺)'은 '동기(銅基)'의 순수 우리말로 '구리터'가 있던 마을의 이름에서 유래하였다고 하며 구리터의 중간 자음인 'ㄹ'이 탈락되어 '구이터'가 되고 '구이'가 '귀'로 축약되어 '이(耳)로 표기하였다고 전해지는 등 다른 의미의 지명도 있지만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에 위치한 '괴밭산' 주변의 자연지명을 보면 '괴박산, 괴톨재, 무당봉, 무당골, 상여바위' 등으로 보아 모두가 '귀신(鬼)'과 연관이 있는 지명임을 알 수가 있다.…
지난달 학술대회 발표를 위해 아프리카의 한 국가를 방문하게 되었다. 아프리카까지 가는 길은 멀고도 험했다. 직항이 없어 반드시 경유해야 했기에 비행시간만 최소 20시간이 넘었다. 출국 2주 전에는 콜레라, 장티푸스, 말라리아 등을 예방하기 위한 주사를 여러 개 맞고 약을 먹어야 했다. 현지에서 생길 "만일"을 대비한 여러 준비물을 챙기는 일 또한 제법 신경이 쓰였다. 한 번도 발을 디뎌본 적 없는 대륙을 가기 위한 준비 절차는 생각했던 것보다 복잡했다. 인터넷을 통해 찾아보니 그 지역을 방문할 때의 주의점이 수도 없이 나왔다. 대개는 공포심을 조장하며 겁을 주는 내용들이다. 눈에 띄는 액세서리를 하거나 고가의 옷을 입으면 공격 대상이 될 수도 있으니 화려한 옷차림은 피하라는 이야기도 인상적이었다. 대단히 화려하고 비싼 옷도 없지만 그중에서도 더 초라한 옷들만 챙겨 넣었다. 출발하기도 전에 벌써 두려움이 밀려왔다. 막상 도착해보니 그곳은 오기 전 겁먹었던 것이 무색할 만큼 평온했다. 그간의 오해가 미안했다. 마음이 놓이고 정도 들기 시작했다. 학회 일정을 마친 후 연구를 위한 현장 조사 차원에서 해당 지역 슬럼 방문 일정이 예정되어 있었다. 슬럼(slum)은
바다는 기억한다 원상규 충북시인협회 이사 한 시간쯤 뛰어가면 다다를 것 같은 수평선 넘실넘실 밀려오는 파도 인류와 더불어 살아온 숨소리 인생사를 밟고 떠내려온 쓰라린 흙탕물 철써덕 철써덕 발밑까지 다가와 하나하나 지우고 또 지운다 아 저것은 지우는 것이 아니라 기억하는 중이다 아마 바다 밑 창고에는 기구한 사연들이 가득 쌓여 있을 것이다 나의 보따리도 당신의 보따리도 홀로 해변을 거닐다 보면 싸한 추억들이 쓰적거리는 이유를 알 것 같다 바다가 창고 문을 열어놓았기 때문이다
[충북일보] 충북도가 기회발전특구 지정 추진에 적극적이다. 이미 '충북형 기회발전특구' 전담조직을 운영 중이다. 도내 각 시·군과 협업해 특구수요를 보다 구체화할 방침이다. 기회발전특구 투자기업엔 세제 감면 혜택이 있다. 해당 지역의 상당수 그린벨트도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 비수도권 지자체마다 절호의 발전기회가 아닐 수 없다. 충북도는 맞춤형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충북형 전략 마련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기회발전특구는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 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에 기초한다. 지방으로 이전하거나 투자하는 기업에 혜택을 주는 정책이다. 정부는 특구 지정으로 수도권 과밀화와 지방 소멸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다. 한 마디로 국가균형발전을 이루겠다는 구상이다. 특구는 전국 각 시·도에 1개씩 지정 예정이다. 공모 시기는 내년 초다. 선정된 지자체는 기업 유치를 통해 지역 발전의 동력을 얻게 된다. 물론 지정에 따른 세부 기준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첨단 분야 산업 육성 계획 등을 미리 마련해 경쟁을 펼쳐야 한다. 그래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특구 투자기업에 대한 혜택은 파격적이다. 국세·지방세는 물론 소득세·법인세 감면 등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특구 내
2000년대 초 "사랑은 아무나 하나"라는 트로트 가요가 공전의 히트를 하며 전국의 노래방을 뜨겁게 달군 적이 있다. 요즈음 정치판을 보면서 이 노래 가사를 개사해 불러 본다. "정치는 아무나 하나! 어느 누가 쉽다고 했나!" 결론적으로 정치는 결코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실감하게 된다. 직업 정치인들은 오랫동안 정치판에 뛰어들어 나름대로 내공을 쌓으며 정치적인 능력과 수완을 발휘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자기의 능력과 수완으로 정치를 이끌어 가고 있는 줄로 알고 있고, 자신들이 국정의 오피니언 리더 임을 과시하고 있다. 이들의 현저한 특징은 선거철이 되면 고개를 숙이고, 유권자의 마음을 사기 위해 굽신 거린다. 그러나 선거가 종료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주권자 위에 군림하면서 비정치 집단이 정치 상황에 대해 발언하면 정치 참여라고 갑론을박한다. 원론적으로 정치는 직업 정치인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정치란 기본적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이익과 안전을 극대화하기 위해 복잡하고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는 사회적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정치는 직업 정치인의 전유물이 아니고, 그들만의 영역이 아닌 것이다. 사회적 관계
날씨에 일기예보는 있지만 인생에는 일기예보가 없다. 몇 초 뒤 찰나의 순간에 어떤 일이 자신에게 일어날지 알 수 없다. 이번 집중호우에 귀중한 생명을 잃을 줄 상상조차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유가족에게는 일생일대의 엄청난 시련으로 심심한 위로를 드린다. 이런 불의의 사고로 겪는 엄청난 시련은 차치하고라도 인생을 살면서 크고 작은 시련들, 나아가 절규하고픈 뼈저린 시련을 겪는 사람은 부지기수이다. 인간은 다양한 환경 속에서 삶을 영위하고 있는 존재이다. 외부 환경의 변화는 그 안에서 살아가는 개인에게 이상적이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하지만, 반대로 개인을 억압하고 삶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등 바람직하지 못한 방향으로 진행되어 개인에게 시련을 안긴다. 삶에 절대적인 안정은 없으며 산다는 것은 어렵다. 인생은 평화와 행복만이 아니라 온갖 시련이 점철된다. 인생은 잔잔한 호수가 아니라, 끊임없이 파도가 몰아치는 바다와 같다. 바다의 파도처럼 시련은 예측불허로 수시로 다가온다. 음지는 없고 양지만 있는 삶, 슬픔은 없고 행복만 있는 삶, 시련은 없고 즐거움만 있는 삶은 인간의 삶이 아니다. 내리막이 있으면 오르막이 있고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듯이 시련
철통 밥그릇 선생질하는 난 깨지지 않는 철통 밥그릇 가졌다나 깨지지 않는 스테인리스 철통 밥그릇을 쥐고 남은 밥 박박 긁어먹다가 보았네, 밥그릇 안에 다닥다닥 모여앉아 올려다보는 말간 밥풀 눈망울들 아, 나의 밥들아! 보시바라밀! 보시바라밀! -시 「철통 밥그릇」 전문 며칠 전 여름방학을 했다. 긴 장마와 더위에 지친 끝이라 방학이 여간 반가운 것이 아니지만 이번 여름방학은 그렇지 않았다. 연이어 들려온 비보 때문이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학급의 학생에게 폭행을 당하여 전치 3주의 상해를 입었는가 하면, 교사가 된 지 얼마 안 된 한 새내기 초등학교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버렸다는 참담한 소식이 그것이다. 구체적인 원인에 대해서 경찰 조사 중인 것으로 알고 있으나, 이번 사건이 발생하자 그간 현장에서 겪었던 교사들의 고충이 여기저기에서 터져 나왔다. 필자 역시도 통제가 어려운 학생과 학부모 민원 증가와 이로 인한 교권 침해 사례를 그간 종종 들어왔다. 예전엔 교사들의 아동학대가 심했다. 언어폭력은 기본이고 체벌도 심했다. 그때는 가정이나 학교나 어디에서든 폭력이 난무했다. 결국 이를 방지하고자 아동복지법이 제정되었고 아동학대를 예
[충북일보] 지금까지 청주는 비교적 재난재해가 심하지 않은 지역으로 알려져 왔다. 몇 년에 한번씩 큰 비가 오면 무심천 주변 저지대와 농경지를 중심으로 침수피해가 발생하곤 하였으나 해안가나 산악지형이 많은 지역보다는 피해가 덜했다. 하지만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3일간 400㎜가 넘는 역대급 폭우가 쏟아지면서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대재앙이 터졌다. 미호강 제방둑이 유실되면서 인근 오송 궁평제2지하차도가 순식간에 잠겨버려 지하차도를 달리던 차량에 타고있던 14명의 고귀한 생명이 유명을 달리했다. 사고순간이 찍힌 동영상을 보면 더욱 충격적이다. 순식간에 밀어닥치는 물은 불과 수십초만에 4m가 넘는 지하차도를 삼켜버렸다. 특히 747번 급행버스의 안타까운 장면은 충격과 놀람 그 자체다. 전체 지하차도 구간 가운데 터널 구간을 거의 빠져 나온 해당 버스는 지하차도 오르막 순간에 엄청난 양의 물에 밀려 끝내 올라오지 못하고 참변을 당했다. 이번 오송지하차도 사고는 청주에서 발생한 단일 사건 사고 기준으로 30년전인 1993년 발생한 우암상가아파트붕괴사고(사망 28명) 이후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다. 청주시민들은 역대급 사고에 큰 슬픔과 충격에 빠졌다. 엄
장대비 한상우 충북시인협회 회원 빗줄기가 여름 나절을 받아쓰는지 뜬 눈이다 썼다 지우기를 반복하다 이름조차 쓰지 못하고 밤 하늘만 떨어뜨린다 핏발 같은 땡볕에 커튼을 쳤던 장대 같은 한 소절 녹슨 난간에 멍울 앉히는 배부른 궁핍 허기로 배를 채우는지 무뎌진 창 들고 굽은 허리를 찌른다 빗소리 타는 능소화 젖 망울지고 꽃잎 울고
[충북일보] 지난 10일부터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극한호우'가 내렸다. 인명과 재산 피해가 엄청났다. 특히 충북지역의 피해가 막심했다. 엄청난 양의 물 폭탄으로 농민들도 막대한 피해를 봤다. 충북의 경우 계속된 폭우로 지금까지 31명이 숨지거나 다쳤다. 농작물 피해는 3천㏊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지역 농가들은 서둘러 복구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워낙 피해가 커 막막하기만 하다. 지원이라도 충분하면 다행인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농업 관련 재해가 발생하면 정부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과 '농어업재해대책법'에 따른다. 농가에 생계지원비와 농약대·비료대, 농경지 복구비, 농업용 시설비 및 철거비, 농작물 및 가축 폐기비 등을 지원한다. 하지만 대부분 응급 복구와 일시적인 생계 구호 수준에 머문다. 농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자연재해는 이번처럼 장마로 인해 생기는 것만도 아니다. 올해만 해도 3∼4월엔 이상저온으로 사과·배·복숭아 등이 냉해를 입었다. 충북의 경우 지난달 10∼11일 도내 일부 지역에 지름 1∼2㎝ 안팎의 우박이 갑작스럽게 쏟아지면서 540개 농가 302.6㏊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4월엔 꽃이 필 무렵에 아
여름입니다. 식중독이 자주 발생하는 계절이지요. 그런데 식중독의 주원인이 채소라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우연히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밝힌 자료를 보았는데 병원성대장균에 의한 식중독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음식 중 비중이 가장 큰 게 바로 채소더군요. 몇 해 전, 식약처는 식중독과 관련해 예방법을 제시하고자 채소 세척 후의 보관 상태에 따른 유해균 변화를 조사했는데, 연구 결과, 씻지 않은 부추와 케일의 경우 냉장이든 실온 보관이든 12시간이 지나도 유해균의 변화는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일단 한번 씻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세척 후, 실온에서 12시간이 지나자 부추는 병원성대장균의 수가 평균 2.7배, 케일은 폐렴간균이 평균 7배나 증가했습니다. 단, 이때도 냉장 보관 시에는 유해균의 변화가 없었습니다. 식약처는 그러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채소 세척 및 보관 시 주의할 사항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습니다. 실온보다 냉장에서 보관할 것, 유해균의 살균을 위해 염소 소독액이나 식초에 5분간 충분히 담근 후 3회 이상 세척할 것, 세척 후에 절단하되 그 후에는 반드시 냉장 보관하거나 바로 섭취할 것, 부득이하게 실온 보관 시에는 세척 않고…
보은 장날은 1일과 6일이다. 장날은 복잡하다. 예전 보은은 화령, 용화, 청산, 안내 등의 생활권이었다. 장날이면 생필품을 구매하러 나와 지인들과 막걸리 한잔 걸친 촌부, 생선·야채가게에서 흥정하는 아주머니, 만병통치를 외치는 약장사, 야바위꾼 등 부쩍부쩍! 잔칫날과 다름없었다. 시장마다 사람들은 인산인해를 이룬다. 그 많은 사람들이 밤이 되면 썰물처럼 빠지고 5일 후면 다시 모인다. 세월이 흘렀다. 엄마 손을 꼭 잡고 주위를 살피던 아이는 환갑이 되어 추억을 더듬으며 시장을 걷는다. 복잡함은 같지만 예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상인들이 터를 잡은 동다리 사거리에서 중앙사거리 인도는 노점상이 차지했다. 구제 옷, 꽃과 식물, 과일·야채 등 농산물, 생활용품, 과자, 생선, 모종 등 다양한 제품들이 자리한다. 도로는 무질서하게 정차한 차량과 사람들이 섞여있다. 사람에 의해 등 떠밀려 걷던 시장은 사라지고, 산만하고 어수선하다. 시장으로 들어선다. 전통시장은 입구 야채와 생선가게만 사람이 있고 안쪽은 한산하다. 그곳에 자리를 잡은 상인은 "사람도 없고 어려워. 나이 들어 할 수 없어 하는 거지 뭐"라며 푸념 섞인 말을 내 뱉는다. 주차장으로 변한 옛
2023년 청주시는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청주」를 만들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 2023년 3월 기준 평균출산율 0.81%로 인구감소 문제가 보통 심각한 상황이 아니다. 이에 아동보육과는 부모와 아동, 어린이집 지원 등 최상의 보육 환경 조성을 위해 행정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또한 정부 시책인 부모급여, 충청북도 시책인 출산양육수당 등 현금성 지원 시책으로 출산율을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현금성 지원 이외에 간접적인 지원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시간 단위로 아이를 보육 위탁할 수 있는 '시간제보육', 야간에 근무하는 부모들을 위한 '야간연장보육' , 최신 장난감을 저렴한 금액으로 대여 받을 수 있는 '장난감대여제도' 등 간접 지원의 역할도 중요하다. 나는 무엇보다, 아이를 직접 키우는 당사자인 부모에 대한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응급상황에서 어떻게 해야할지, 잠못자면서 아이를 캐어하는 스트레스는 어떻게 관리할지, 양육부담은 두 부부가 어떻게 분담할지 등 이런 문제는 부부들에게는 당황스럽고 어렵게만 느껴지기 마련이다. 더군다나 애를 낳은 것도 중요하지만 애를 잘 키워내는 것은 더 중요한일 임에는 틀림없다. - 왜 「찾아가는…
[충북일보] "특권을 원리원칙보다 중하게 여기는 사람은 오래지 않아 모두를 잃게 된다." 아이젠하워 미국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남긴 말이다. 오송 지하차도 침수사고는 참혹했다. 잘못된 관행의 답습이 부른 참사였다.· *** 충북지사 청주시장 어땠나 또 속았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오송 사고 발생 직전까지 위험을 알지 못했다. 이범석 청주시장도 마찬가지였다. 지사나 시장 모두 긴급사태 보고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진위와 책임을 엄정하게 가려내야 할 대목이다. 경찰도 다르지 않았다. 사고 현장에 가지도 않고 간 것으로 허위 보고했다. 서류 조작 정황도 있다. 한 마디로 재난사고에 대처하는 공복들의 태도가 한심했다. 물론 아직 단정할 순 없다. 참 공교롭다. 한숨이 나온다. 사납고 긴 비가 세상을 할퀴었다. 사람 맘엔 씻기 어려운 상처를 남겼다. 도대체 누굴 믿어야 하는가. 공복들이 보여준 태도가 너무 위험하다. 믿었던 민중의 최후 보루까지 가짜였다. 국민들은 큰비만 오면 가슴을 옥좨야 한다. 생명을 위협받는 나라가 됐기 때문이다. 지하차도나 지하주차장에선 엉겁결에 사람이 죽어나가고 있다. 때마다 각자도생이라니 치솟는 분노를 누르기 어렵다. 묻지 않을 수
은물결 금물결 대청호 장병학 충북시인협회 회원 한국아동문학회 중앙위원장 샛별이 총총 빛난다 밤새껏 물속에서 펌프질하네 이른 새벽녘부터 파아란 대청호 물위로 퐁퐁 솟는 물안개 꽃송이. 온 세상 어둠 걷히면서 새소리 물소리 리듬타는 뽀오얀 안개꽃 형제들 대통령 쉼터 청남대까지 한폭의 수채화 은물결 금물결. 찬연한 아침 금빛 햇살 온 세상을 환하게 꿰뚫는다 금물결 은물결 물기둥 꽃송이 대청호 산등성이 위로 슬금슬금 뒷걸음질하며 하늘나라로 나들이 떠난다.
[충북일보] 충북도가 이차전지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와 바이오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 동시 유치에 성공했다. 충북의 힘으로 달성한 쾌거다. 반도체에 이은 충북의 이차전지와 바이오 분야 육성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충북의 주력산업이 미래로 향해 나갈 발판을 만든 셈이다. 충북도는 앞으로 오창에서 이차전지산업이 핵심사업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K-배터리 빅데이터 연구기반 구축, 중형EV급 배터리 화재안전성 시험평가 인프라 구축, 이차전지 특화 인력양성센터 구축 등이다. 이차전지산업은 제2의 반도체라 불린다. 2030년 세계 시장 규모가 200조 원으로 예상되는 미래 핵심 산업이다. 충북의 미래 경제와도 직결돼 있다. 그런 점에서 오창의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이 의미하는 바는 아주 크다. 오창이 'K배터리'의 주도권을 쥐게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LG화학, 대웅제약, GC녹십자 등 선도기업이 있는 오송은 바이오의약품 소부장 특화단지로 육성한다. 주요 사업으로는 190여개 협력 기업과 학·연·병 상생 협력체계 구축, 공동 연구개발(R&D), 실증·검증 테스트베드 구축, 국산 소부장 제품 개발 및 사업화 등이 추진된다. 인공지능(AI) 기
매미 달계 최진섭 충북시인협회 부회장 수(數)년을 웅크린 채 캄캄한 골방에서 속앓이 켜지 못해 그 세월 한이 되던 그렇지 두고 보자니까 꿈틀대던 비망록 수양버들 춤사위 흔들흔들 바람 일어 하늘빛 님의 손짓 해맑은 속삭임에 한 걸음 오선지를 타고 두드리는 소나타 뻥 뚫린 가슴앓이 날갯짓 펴 오르는 바람난 유행가에 창 타령 터질듯한 맴~맴맴 산다는 의미 가로수 길 따라서
추위 견딘 매화 꽃봉오리가 병들어 피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차가운 겨울바람 견디고 따스한 봄비 맞아 일어섰지만 예전처럼 아름답게 꽃 피우지 못하고 스러져간 것이다. "꽃이 아름답게 피어났었다."는 과거형만 남았다. 장맛비가 잠시 소강상태인 아침, 동이 터오자 문득 대가 없이 주는 사랑을 할 수 있을까? 라는 물음을 던져봤다. 경제력을 보고 사랑을 선택하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수만 번 다시 태어나 이 세상에 온다 해도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만날 수 없다. 때문에 스님이자 시인인 산티데바는 "수천 생을 반복한다 해도 지금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 만나기는 어렵다. 그러니 지금 후회 없이 사랑하라. 사랑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입보리행론)고 했다. 봄이 오는가 싶더니 이내 푸른 이파리가 살랑거리는 여름이 되었다. 세상이 온통 생명 가득한 초록빛으로 넘실거리자 사람에 대한 실망이 희망으로, 희망은 기쁨으로 이 기쁨은 살아있는 것에 대한 감사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감사는 겨우내 앙상하게 말라있다 봄 되면 소생하여 말없이 소멸에 대한 의미를 전해주고 있는 나무를 보고 알았다. 또한 자연은 우리를 조건 없이 사랑하기에 가능한 일
인구절벽의 시대 특히, 농촌의 고령화와 인구감소는 농촌지역이 소멸할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사람이 모여야 하고, 사람이 또 살아야 한다. 후계농업인 육성, 귀농, 귀촌 활성화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효과는 미비한 실정이다. 이러한 농촌의 소멸 위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농촌 지역은 큰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이와 함께 딸기 수확 체험농장을 방문한 적이 있다. 차를 타고서도 찾아가기 쉽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지만 주말예약은 항상 매진일 정도로 인기가 높다. 딸기농장은 스마트팜 시설이 적용돼 깔끔한 모습이었다. 작은 동물들도 볼 수 있고, 닭장에서 달걀 가져오기, 수확한 딸기로 케이크 만들기, 딸기 모종 화분 만들기 등 아주 다양한 체험들이 농장을 방문한 가족들을 즐겁게 했다. 농장 안에는 농장주뿐만 아니라 체험을 진행하는 사회자부터 생각보다 많은 직원이 체험 진행을 돕고 있었다. 그때 생각이 들었다. '아! 이것이 활기를 잃어가는 농촌을 다시 되살릴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겠구나' 하고 말이다. 농장주는 3대째 가업을 이어온 젊은 사장님이었다. 체험을 진행하는 직원들도 젊은 청년들
며칠째 비가 내린다. 장마다. 계속되는 집중 호우에 침수, 산사태 등 피해가 속출하고 특히 오송 지하차도 침수사고 등으로 귀중한 생명들이 하루아침에 목숨을 잃어 너무 가슴이 아프다, 비는 인간에게 생명수이기도 하지만 한순간에 목숨을 앗아가는 이중성이 있다. 오늘은 조심스럽게 비의 소리를 얘기 해 본다. 소리 중에 빗소리만큼 가슴을 때리는 소리가 있을까. 빗소리가 아주 실감나게 들리는 때는 비닐우산이나 비닐하우스 위에 떨어지는 비다. 마치 북을 치듯 두두둑둑 떨어지는 빗소리에 온 몸이 떨리듯 어디로 빨려 들어갈 것 같다. 새소리 바람소리와 더불어 물소리는 인간의 원초적 감정을 자극한다. 우리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왔음을 생각하면 자연의 소리에 반응함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우리는 자연으로부터 오는 그러한 청감, 색감, 촉감, 미감, 시감 등 오감을 자극하는 느낌을 얼마나 받아들이고 있을까. 얼마 전 전통체험 프로그램 중의 일부로 가족을 대상으로 숲에서 숲해설을 한 적 있었다. 이들에게 까치수염이란 풀잎을 맛보게 했는데 엄마는 금방 신맛을 알아 차렸지만 초등학생은 무슨 맛인지 느끼지 못했다. 신맛은 단맛 짠맛 신맛 쓴맛 등 4가지 기본적인 미감 중의 하나
[충북일보] 충북도내에 많은 가을비가 내리자 괴산댐이 수문 전부를 열고 수위 조절에 나섰다. 21일 한국수력원자력 한강수력본부는 이날 오전 현재 7개 수문 전부를 개방해 초당 800t의 물을 방류하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댐 수위를 조절하기 위해 이미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18일부터 수문을 조금씩 열기 시작했다"면서 "청주·보은·괴산지역에 이날 오후 7시까지 최대 100㎜가량의 비가 더 쏟아질 것이란 기상특보에 따라 하류지역 주민들이 안전할 때까지 수문을 개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문 개방에 앞서 괴산호를 운행하는 유람선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도록 조처했다. 이번 수문 개방은 '댐운영 개선방안'에 따른 '선제적 조처'다. 앞서 한수원은 지난 7월 위험상황이 닥치면 괴산댐 수문을 모두 열고, 비상점검터널까지 개방하는 내용의 댐운영 개선안을 밝힌 바 있다. 1년 전 발생한 댐 월류(越流)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였다. 괴산댐 수문 하나의 크기는 너비 8m, 높이 7m다. 괴산 / 주진석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의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차량을 들이받은 뒤 카페로 돌진한 6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청주상당경찰서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A(60대)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6일 밤 9시 30분께 청주시 상당구 영운동의 한 도로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하다가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은 뒤 카페로 돌진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이날 A씨는 용암동의 한 고등학교에서 차량을 운전하다가 주차된 차량 3대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이후 사고 현장을 이탈한 A씨는 약 1㎞ 운전하다가 차량 4대를 추가로 들이받고 인근 카페로 돌진한 뒤 멈춰 섰다. 이 사고로 카페 출입문과 가구 등이 파손됐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고 당시 경찰이 음주 측정을 진행한 결과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91%로 면허 취소 기준(0.08%)을 훨씬 넘은 만취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경찰에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 임성민기자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