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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날의 두 얼굴, 보은의 미래는 지금 이 순간부터

  • 웹출고시간2023.07.24 17:18:59
  • 최종수정2023.07.24 17:18:59

박연수

백두대간연구소 이사장

보은 장날은 1일과 6일이다. 장날은 복잡하다. 예전 보은은 화령, 용화, 청산, 안내 등의 생활권이었다. 장날이면 생필품을 구매하러 나와 지인들과 막걸리 한잔 걸친 촌부, 생선·야채가게에서 흥정하는 아주머니, 만병통치를 외치는 약장사, 야바위꾼 등 부쩍부쩍! 잔칫날과 다름없었다. 시장마다 사람들은 인산인해를 이룬다. 그 많은 사람들이 밤이 되면 썰물처럼 빠지고 5일 후면 다시 모인다.

세월이 흘렀다. 엄마 손을 꼭 잡고 주위를 살피던 아이는 환갑이 되어 추억을 더듬으며 시장을 걷는다. 복잡함은 같지만 예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상인들이 터를 잡은 동다리 사거리에서 중앙사거리 인도는 노점상이 차지했다. 구제 옷, 꽃과 식물, 과일·야채 등 농산물, 생활용품, 과자, 생선, 모종 등 다양한 제품들이 자리한다. 도로는 무질서하게 정차한 차량과 사람들이 섞여있다. 사람에 의해 등 떠밀려 걷던 시장은 사라지고, 산만하고 어수선하다.

시장으로 들어선다. 전통시장은 입구 야채와 생선가게만 사람이 있고 안쪽은 한산하다. 그곳에 자리를 잡은 상인은 "사람도 없고 어려워. 나이 들어 할 수 없어 하는 거지 뭐"라며 푸념 섞인 말을 내 뱉는다. 주차장으로 변한 옛 중앙패션시장을 지나 결초보은시장에 들어선다. 지나가는 사람조차 없다. 가게 앞에서 시장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상인은 "여긴 장날이래도 개미새끼 한 마리 없어. 장날엔 이런 공간에 노점상이 들어와 장사하게 해야지. 위험하게 도로에서 장사하게 하지 말고, 여유 공간을 활용해 시장을 활성화 시켜야지"라며 '군청이 방관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1965년 11만3천285명으로 최 정점에 도달 한 보은군 인구는 지속적으로 감소해 2022년 기준 3만1천455명이다. 인구의 감소는 시장활성화 방향을 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보은발전협의회(회장 한현수)를 중심으로 한 민간사회단체는 시장활성화 방안으로 관광시장을 제안한다. 관광객이 유입 될 수 있게 '공간 변화'와 '상인들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보은발전협의회원들은 활성화 된 시장을 방문해 견학·학습하고, 차 없는 거리, 전통시장 주차장 공간 활용, 품목의 다각화, 문화 공연, 장날 거리 축제 등 다양한 방안을 제시한다.

보은 경제 유통의 중심에서 끝없이 쇠락하는 시장 활성화가 시급하다. 무질서한 도로를 정비하고,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걸을 수 있는 거리를 조성해야 한다. 노점상들이 편하게 장사 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볼거리·먹거리가 풍성한 시장으로 변해야 한다. 그래야 관광객이 찾아온다. 변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 보은군은 주민 및 시장 상인들과 공론화 과정을 거쳐 활성화 과정을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 과감하게 결정하고 신속하게 추진해야 한다. 보은의 미래는 지금 이 순간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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