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여름날이었습니다. 남도(南道)를 방문할 목적으로, 청주상주고속도로를 한 시간 정도 달린 뒤 낙동분기점에서 창원방향 중부내륙고속도로로 꺾어들어 내처 두 시간 이상을 달리자, 엉덩이가 배기고 눈꺼풀이 무거워지기 시작하더군요. 다음 휴게소에 닿자면 한참을 더 달려야 했으므로 졸음과 지루함을 쫓으려 라디오를 틀었는데 그 시각에 고정 게스트로 출연한다는 한 개그맨이 한창 넉살을 떨고 있었습니다. "때워요, 때워. 냄비, 숟가락 때웁니다. 밥솥, 때웁니다. 다 때워요. 양은 냄비, 때웁니다. 하지만 못 때우는 게 있어요. 술 먹고 늦게 들어와 마누라가 던진 주걱에 맞아 깨진 앞니는 못 때웁니다. 술 취해 전봇대를 들이박아 깨진 이마는 못 때웁니다. 그 외는 다 때웁니다. 때워요, 때워. 옆집 아줌마끼리 싸워 떨어진 정은 일 분 만에 때웁니다. 양은 냄비, 때웁니다. 칫솔 부러진 것도 때웁니다. 이것도 때우고, 저것도 때우고, 뭐든지 다 때웁니다." 앞부분을 듣지 않아 어떤 연유로 그런 이야기가 나왔는지 모르겠으나, 이 나라의 방방곡곡에 가난이 깡통처럼 널렸던 1960년대와 1970년대에 마을의 골목골목과 고샅고샅을 샅샅이 누비며 고장 난 생활필수품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안으로 들어서자 시트러스 향이 풍기는 한 젊은이가 목례를 했다. 아파트입주가 시작된 지 얼마 안 되어 서로가 잘 모르는 사이인데도 반듯하게 인사하는 그의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가 짧은 시간에 보인 행동에 '예'란 상대방을 위함인 줄 알았는데 본인의 위상도 한결 돋보이게 한다는 것을 알았다. 15년 전쯤 큰 시누이님이 돌아가셨을 때의 일이다. 미수가 얼마 남지 않았던 시누이는 D 여고 출신으로 신교육을 받은 여성이다. 아래 사람인 내게 말을 내려 하지 않았고 우리 가족에게도 시어른으로서 사랑을 주셨다. 큰아들은 외무고시에 합격했고, 고르고 고른 E대를 나온 며느리를 보았다. 그런데 '잘난 자식은 나라의 자식'이라고 외국을 드나드는 아들이, 가끔 세계여행을 시켜 드렸으나 형편이 여의치 못한 둘째 아들과 사는 시누이의 방에는 온기가 없었다. 그러다 임종을 맞으신 거다. 큰아들은 이탈리아에서 근무하고 있어 일정을 조정하고 비행시간을 맞추느라 장례는 5일 장으로 늦어졌고, 빈소는 넓고 최신식인 장례식장에 모셔졌다. 로비에는 외무부 장관의 근조화환이 앞줄을 장식하고 유명 인사들이 줄을 이어 조문을 왔다. 생전에 봉사 정신이 투철했던…
우리 정부가 녹색기후기금(Green Climate Fund)에 3억 달러(약 4천억 원)를 공여하기로 했다는 소식은 커피애호가들을 자못 깊은 생각에 빠지게 한다. 우리나라는 GCF에 이미 3억 달러를 출연한 바 있으므로 추가 공여가 된다.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을 지원하는 세계 최대 기후기금인 GCF의 본부를 2013년 인천 송도에 유치한 국가로서 책임 있는 태도가 아닐 수 없다. '우리도 먹고 살기 빠듯한데 밖으로 돈을 퍼 주냐'라는 볼멘소리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를 감수하고 지구촌의 환경문제에 고통을 분담하겠다며 나선 것은 환영할 일이다. 커피를 마실 때마다 자연에 빚지고 있다는 마음을 갖게 된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유엔환경계획(UNEP)이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커피 한 잔'(120㎖)을 생산하기 위해 커피 생산과정에서 소모되는 물이 '10분간 샤워할 수 있는 양'인 140ℓ에 달한다. 커피 생산에 사용되는 물의 양을 측정하여 물 고갈 문제와 생물다양성 감소 등을 평가할 수 있는 지표로 '물발자국(water footprint)'을 사용하고 있는데, 커피 한 잔의 평균 물발자국이 140ℓ가 되는 것이다.
정부는 COVID-19 팬데믹, 필수의료와 공공의료 분야의 의료공백 사태 등을 겪으면서 올해 초부터 의료현안협의체를 통해 대한의사협회와 의대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 2025년부터 의대정원을 증원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8월 16일에는 '보건의료기본법'상의 법정 심의기구인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가 열렸고, 이후 후속 조치로 의사인력 확충과 필수·지역의료를 강화하는 정책을 마련할 '의사인력 전문위원회'와 '필수의료 확충 전문위원회'를 전문가로 구성해 의대정원 증원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의사인력 수급을 늘리기 위해서는 공공의대와 같이 새로 의대를 만들거나 기존 의대 정원을 늘려야 한다. 그런데 필수의료 공백의 해결을 위해 공공의대를 신설하는 것은 여러 문제점을 갖고 있다. 우선은 의대를 설립하고도 필요한 의사 인력이 배출되기까지 최소 10년은 걸린다는 것이 문제다. 또한 의대 설립에는 많은 자원이 투입되어야만 한다는 것도 중요한 문제다. 의학교육 평가인증 기준에는 학년별 전용 강의실, 다양한 실습실과 학습실, 도서관, 학생복지시설 및 학생편의시설 등 기본 의학교육 시설뿐만 아니라 기초의학, 임상의학 교수
[충북일보] 되는 줄 알았다. 이기는 줄 알았다. 소망이 이뤄질 걸로 여겼다. 그러나 구부능선에서 좌절했다. 다 잡은 우승을 놓쳤다. 마지막 아웃카운트 하나가 승패를 갈랐다. 안타깝다. *** 봉황대기 준우승은 쾌거다 세광고가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우승을 놓쳤다. 지난 9일 결승전에서 대구고에 2-3으로 역전패했다. 9회 말 수비에서 마지막 아웃카운트 1개를 성공시키지 못했다. 2타점 2루타 동점을 허용했다. 통한의 실점이었다. 연장 10회 승부치기에서 1점을 더 내줬다. 거의 품었던 '초록 봉황'을 떠나보내는 순간이었다. 세광고 야구부는 1954년 창단했다. 그 후 처음으로 봉황대기 우승을 노렸다. 1982년 황금사자기 우승 이후 41년 만의 전국 제패 도전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 실패했다. 세광고의 봉황대기 결승 무대는 첫 경험이다. 값진 준우승으로 만족해야 했다. 결승전은 한 편의 각본 없는 드라마였다. 선수들은 열심히 던지고, 뛰었다. 방망이를 휘두르며 몸을 아끼지 않았다. 그야말로 젊음의 경연장이었다. 선수들은 혼을 불태웠다. 땀의 가치를 입증하려는 듯했다. 유니폼은 땀으로 범벅이 됐다. 젊음의 열기는 아름다웠다. 불꽃 튀는 아슬아
이소(離巢) 하다 성낙수 충북시인협회 회원 마음 가는 대로 산다는 것이 쉬운 일 아니어서 망설여 손안에 얻게 되는 것 아무것도 없다 숨 가다듬어 시간 따라 빠져드는 마음 어쩌지 못해 마음 쓰면 쓸수록 부질없는 것으로 남을 수밖에 하늘에서만 이제는 이룰 수 있는 사랑으로 포기해 돌아서고 싶지만 가는 발길 마음대로 돌릴 수 없다 풀어 흩어진 마음 오색 끈으로 잡아 놓고 싶어서 되지 않아 글로 들이대지 말아 마음으로 보내어 마법에 걸리지 않아도 지독한 습관에 빠져 견뎌 스치는 관심으로 좋아하다 사랑으로 이소(離巢)해 그대의 마음 얻어 내어 하나 되고 싶어 안달 나서 침묵으로 짐을 싸서 미련 남기지 않아 그림자 되다
[충북일보] 일을 하고도 임금을 제때 받지 못하는 임금체불액이 눈덩이처럼 늘고 있다. 급기야 고용 당국이 추석 명절을 앞두고 임금체불 집중 점검에 나서고 있다. 먼저 임금체불 취약 업종인 건설업을 중심으로 기획 감독을 실시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청주지청은 지난 4일부터 4주간 체불예방·청산 집중지도기간을 운영하고 있다. 주택시장 침체로 건설관련 임금체불은 금액 기준 1년 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청주지청이 관할하는 7개 시·군(청주·진천·증평·괴산·보은·옥천·영동) 체불액은 지난 7월 말 기준 237억 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167억 원보다 41.9%(70억 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임금체불 근로자는 4천447명이다. 지난해 7월 2천480명보다 79.3%(1천967명) 증가했다. 임금체불은 건설업을 중심으로 크게 늘었다. 청주지청 관할 전체 임금체불액에서 건설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34.6%나 된다. 고용노동부 청주지청과 충주지청은 오는 27일까지 충북 사업장을 대상으로 임금체불 방지를 위한 임금 지급 실태 일제점검을 벌이고 있다. 점검 방법은 공무원의 직접 현장 방문이다. 근로자들과 면담을 갖고 임금체불 여부 등을 확인한다. 문제는 점검 때만
문학의 콘텐츠 창출 정연덕 충북시인협회 고문 21세기 새로운 패러다임이 나타나 포스트모더니즘과 생태주의 사조가 그것이다 인간들의 이성과 합리성을 숭상하던 모더니즘과 과학기술에 반발로 나타나고 인간과 자연의 본질에 대한 새로운 탐색이 주종을 이룬 문학의 위기는 곧 인간의 위기다 문학의 회복과 확립이야말로 불확정성에 맞서 생명의 존엄성 지켜야 사랑의 불씨를 지펴낼 수 있고 생명을 키우는 시대 요청에 부응하는 길임을 깨닫고 대처하는 노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창출이다
위험성평가는 누구나 일상에서 이미 하고 있지만 그걸 모르고 있다. 내가 하고 있는 것이 위험성평가라고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운동기구를 구매해 본 경험이 있는데, 그 중 자전거 운동을 예를 들어 보자. 운동을 위한 자전거를 구매할 때 우선 가격을 고려할 것이고, 구매한 자전거를 얼마나 사용할 것을 고민하게 된다. 가격과 사용 횟수가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에서 나에게 맞는 자전거를 구매하고자 결정하게 된다. 여기에서 사용빈도와 가격이 위험성평가의 주요 요소가 되는데 이 평가를 잘못해 고가의 자전거를 집 현관에 모셔두고 있는 경우가 종종 생기게 된다. 국제 규격에서 위험성(Risk)은 재해의 발생 가능성과 심각성의 조합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처음 유럽에서 법제화된 위험성평가 제도는 과거에 이뤄지던 안전관리와 차원이 다른 새로운 개념이나 접근방식은 아니었다. 유해위험요인을 찾고 관련 위험성을 없애거나 낮추기 위해 평가를 실시하고, 대책을 수립해 관리하는 등 문제해결에 요구되던 개별적 접근방식을 일반화시키고 종합해 기본적 개념을 재구성하고 절차를 정리한 것이었다. 유럽에서는 사업장 안전관리에 구체적으로
더 편리하고 빠른 교통수단을 선호하는 시민들의 인식에 맞추어 퍼스널 모빌리티(Personal Mobility)라 불리는 전동 킥보드가 시민들의 편리한 발 역할을 하고 있다. 정부(2022냔 12월)는 '모빌리티 자동차국'을 신설하여 미래교통에 대비하고, 모빌리티 사업 활성화 및 제도적 기반 마련을 위해 "모빌리티 혁신 및 활성화 지원에 관한 법률(2023년 4월)"을 제정한 바 있다. 지자체에서도 신 교통수단 도입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공모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현실에서 전동 킥보드가 얼마나 빠르게 확산하는지 짐작이 간다. 이러한 확산 속도에도 불구하고 교통수단으로써 갖추어야 할 제도적 미비점에 대한 보완엔 손을 놓고 있는 것 같다. 4차산업혁명 기술의 확산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긍정론에도 불구하고 곳곳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와 사고 저감을 위한 노력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퇴출론이 더욱 설득력이 있게 다가온다. 최근 방송된 SBS(2023년 9월 3일) 뉴스의 "공유 전동 킥보드 '모두' 사라진 파리…왜?"라는 방송을 통해 우리가 걱정했던 상황이 전 세계적인 상황인식에 기반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파리시는 지난 4월 주민투표를 통
낯선 세계를 찾아 떠났다. 가도 가도 끝날 것 같지 않은 사막도로다. 이곳은 미국의 서부에 있는 모하비 사막으로 사막 중에서 가장 건조하다고 하는 곳이다. 모래벌판 사이로 난 도로 위를 가다 보니 어찌나 지루하고 삭막한지 심한 갈증을 느낄 정도다. 물병을 입에 대고 꿀꺽꿀꺽 마셔보았으나 갈증은 해소되지 않는다. 끝 간 데 없이 드넓은 모래밭 위로 아지랑이 현상이 혼란스럽게 보인다. 눈을 닦고 보아도 여전히 현기증이 날 정도로 심하다. 얼마쯤 가다 보니 도로 양편 모래벌판에는 사람 키만큼 자란 굵은 선인장에 붉게 핀 꽃이 참 화려하게 보인다. 사막에 핀 선인장 꽃을 처음 보는지라 더욱 아름다웠다. 물 한 방울 없는 모래 벌의 자연환경에서 적응하는 선인장의 끈질긴 생명력에 그저 놀랄 뿐이다. 가끔가다 보면 바위산이나 초원이 약간 있는 곳에는 인가가 드문드문 보인다. 이처럼 척박한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참 대단하다. 특히 물과 전기가 가장 시급한 문제라 생각했는데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이해가 되었다. 까마득히 보이는 높은 산 위에 쌓인 하얀 물체가 빙하란다. 그 빙하가 녹아내린 물을 저장해 두었다가 전기를 발전시키고, 부족한 것은 먼 거리에 있는 댐에서 수
무수히 오래전 초등학생 때였다. 해마다 그래왔듯 한 학년을 마무리하며 정든 친구들과 이별의 시간을 가진 적 있다. 선생님의 반주에 맞추어 이별의 노래를 부르며 한 학급 전체가 눈물바다가 된 적이 있다. 너무 어려서인지 감정이 메말라서인지 그렇게까지 슬프지 않았다. 학년이 올라가서 같은 반이 되지 않더라도 교내에서 친구들을 볼 수 있다는 이성적인 생각이 앞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 전체 아이들이 울고 있었기 때문에 분위기에 맞춰 덩달아 울었던 기억이 난다. 오히려 슬프지 않았기 때문에 울면서도 어떻게 구슬피 울면 내 모습이 처절하고도 아름답게 보일지 생각하며 울 정도였다. 감정보다 보이는 모습에 한때 신경을 쓰던 때였다. 이 무렵부터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있었다. 시간이 지나 우리는 어느덧 어른이 되었다. 그 친구는 오래 만난 남자친구가 있었고 양가에서 결혼 이야기도 오갔다. 그러나 결국 결혼에 이르지는 못했다. 서로 좋아하는 마음이 컸으나 결혼이란 둘만의 관계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양가 집안의 의견도 맞아야 한다. 어른들의 의견이 맞지 않아 그렇게 둘의 관계가 끝이 나고 말았다. 그리고 슬픔에 잠긴 그 친구를 만났다. 친구를 만나러 가며 어떤 위
[충북일보] 오창 다목적 방사광가속기는 초정밀 거대 현미경이다. 눈으로 볼 수 없는 초극미세구조를 분석하고 관찰한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총사업비 1조454억 원을 투입했다. 청주시 오창테크노폴리스산단 54만㎡ 부지에 건설 중이다. 원형둘레 800m의 다목적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다. 2027년 6월 완공 예정이다. 최초 가동은 2028년 1월로 예정돼 있다. 현재 부지 조성 공사 진척률은 90%다. 연내 기반시설과 가동 장치, 빔 라인 등의 설계가 완료된다. 충북도와 지역정치권, 경제계에 박수를 보낸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속도감 있는 추진으로 지역사회발전을 이끌 수 있어야 한다. 방사광가속기 활용분야는 물리·화학·생물·의학 등 기초 연구 분야다. 물론 응용 분야인 반도체, 디스플레이, 철강, 바이오 신약, 나노정밀소자, 2차전지, 신소재 개발 등 모든 과학 분야 연구에 활용되고 있다. 활용 사례로 타미플루와 비아그라 개발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미국 제약사들을 돈 방석에 앉게 한 예다. 국내에서도 활용 사례가 넘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연구팀은 포항 방사광가속기를 통해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의한 암 유발 기작을 규명했다. 부산대학교는 암유전
한 권의 책이 우리에게 감동을 줄 때가 있다. 젊은 날 《삼국지》, 《어린 왕자》가 그랬고, 나이 들어서는 《논어》, 《코스모스》가 그랬다. 《코스모스》는 1980년 10월 출간되었다. 저자 칼 세이건(Carl Edward Sagan)은 미국의 천체물리학자로 미 항공우주국(NASA) 자문 위원을 하며 우주 탐사 계획에 참여했다. 그는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했고 핵 전쟁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또한 생명의 기원에 흥미를 가졌으며 우주 다른 곳에 생명체가 존재할 것이라고 믿었다. 《코스모스》에는 우주와 지구의 탄생, 인류의 기원, 우주의 미래 등 다양한 주제가 13장에 걸쳐 이해하기 쉽게 쓰여 있다. 칼 세이건은 책에서 '인류라는 존재는 코스모스라는 찬란한 아침에 떠다니는 한 점 티끌에 불과하다. 코스모스는 대부분이 텅 빈 공간이고 그 공간은 참으로 괴이하고 어두운 공간이라서 그곳에 있는 행성과 별과 은하들이 가슴 시리도록 귀하고 아름다워 보인다'고 했다. 《코스모스》의 마지막 13장에서 칼 세이건은 의미심장한 경고를 한다. '인간은 상호 불신이라는 최면 상태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하나의 종(種)으로서의 인류에 대한 염려 같은 것은 아예 할 줄 모
마타리꽃 최종진 충북시인협회 회장 그래요 제가 당신께 원하고픈 건 그냥 당신이 제 곁을 떠나지 않으셨다는 작은 느낌 하나만 거둬가지 말아달라는 거예요 당신 앞에 서면 가을 호수같이 맑은 동공을 지켜봄이 맘 시려와 어쩜 섬섬이 묻어나는 가녀린 한숨마저 토해 낼 수 없음이 실은 크나큰 아픔입니다 충주호 휘미진 숲길 늦여름 갈꽃 덤불 너머 오도마니 피어난 잊혀진 여인 같은 향기 없는 꽃 한 송이 너덜을 미끄러져 내려온 솔바람이 부스스한 당신의 머릿결을 흩날릴 때 창백한 하늘가에 걸린 낮달만이 내내 어찔하게 다가옵니다
청렴의 한자어는 맑을 청(淸)에 청렴할 렴(廉)으로 사전적 의미로는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음'을 말한다. 조선후기 실학자 다산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청렴은 목민관의 본분이요, 모든 선의 근원이요, 덕의 바탕이니 청렴하지 않고서는 목민관이 될 수 없다."라고 하였다. 이는 공직자라면 청렴이 최소한의 덕목이며, 청렴하지 않은 사람은 공직자로서 자격이 없다는 뜻이다. 정약용은 목민관이 청렴하지 않으면 도둑과 다름없다고 했다. 목민관이라면 뇌물은 당연히 받아선 안 되고 자신의 생일에 아전들이 바치는 생일상이나 선물도 단호히 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시행되고 있는 청탁금지법의 취지와 결을 같이하고 있다. 지금부터 30여 년 전 입사 초기에는 농업인들이 농지은행사업으로 계약을 체결하거나 시공업체에서 공사대금을 청구할 때면 의례 담당직원들에게 식사 한번 대접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 그 당시에는 그런 것들이 사회 전반에 만연하였기 때문에 그런 행태가 잘못된 것이라고 전혀 생각질 못했다. 이제 세상은 변했다. 국민들은 공직자에 대해 일반인보다 훨씬 높은 윤리적 잣대를 요구하고 있고 이에 따라 정부에서도 이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
월드컵이 열렸던 2002년 9월 25일, 청주 주중동 밀레니엄타운에서 오송국제바이오엑스포가 열렸었습니다. 우리나라 보건관련 국책기관이 오송으로 이전하면서 생명과학단지 조성을 위한 홍보이벤트로 계획한, 당시로서는 생소한 전문 엑스포였습니다. 마침 미국 클린턴대통령정부가 국제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추진한 '인간게놈프로젝트' 발표에 따라 '바이오혁명'이라는 첨단과학 세계로 들어가는데 힘입어 큰 성공을 가져온 기억이 생생합니다. 자연스럽게 20년이 지나면서 오송단지는 우리나라 대표적 바이오단지로 자리잡았습니다. 저는 이원종 전 충북지사와 도청공무원, 대행사 직원들과 모임을 갖고 지금의 오송단지의 현황을 살펴보았습니다. 바이오엑스포 그 후 20년이 지난 오송은 바이오단지뿐만 아니라 지정학적 환경이 높아졌습니다. 2002년 오송은 '충북도 청원군 강외면 오송리'라는 작은 마을이었습니다. 보건복지부에서 수도권에 흩어져 있던 식약청, 보건원, 보건산업진흥원 등 6개 국책기관들을 이곳으로 옮기고, 아울러 200개가 넘는 바이오 기업들과 연구소 등을 입주시켰습니다. 여기에, 당시 취임한 노무현대통령이 행정수도를 조성하여 오송은 그 관문으로 역할이 커졌습니다. 그리고 우리
지도하면 우리나라 역사에서 고산자 김정호 만큼 유명한 사람은 없다. 어떤 신화를 만들기 위해 한반도를 빠짐없이 다니며 지도를 만들었다고 말하지만 그러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도 많다. 교통이 지금과 다르므로 많은 시간과 수고로 모든 길과 지역을 다니기는 불가능했다는 것이 이유이다. 1804년 황해도 토산에서 태어난 김정호는 지도에 필요한 지식을 가지고 다양한 지도 제작에 참여했다는 기록을 본다면 김정호는 몰락한 양반이라 부르는 잔반(殘班)이나 중인 계급의 사람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 후기 양반의 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부유하지 못하거나 성균관 진사가 되지 못하는 양반을 잔반이라 불렀는데 사농공상(士農工商)이라 하여 선비를 숭상하고 장사하는 일을 아래로 여겨 양반은 농사는커녕 장사조차도 맘 놓고 하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가난한 양반은 먹고 살길이 막막했다. 그래도 양반이 남 체면을 덜 타고 집안에서 노동하며 돈벌이할 수 있는 일이 자리 짜기였다. 영조 때 선비 김낙행은 일은 안 하고 글공부하는데 별다른 성과를 못 만들어 내자 아내에게 바가지를 긁히게 된다. 아내가 일하라며 자리 짜는 법을 가르쳐주자 할 수 없이 자리를 짜게 되는데 차츰 자리 짜는 일에…
날씨가 어느덧 가을이 왔나 싶다가도 오후는 아직도 여름인 양 최고온도가 30도를 웃돌고 있다.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를 변덕스러운 사람을 보는 것 같다. 뉴스에서 유럽 지역의 변덕스러운 날씨에 대한 보도를 보면 다행이라고 하기엔 전 세계적으로 자연재해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어린아이들까지도 알고 있을 정도로 심각하다. 그리스, 튀르키예, 불가리아 지역은 1년 치의 폭우가 한 번에 쏟아져 피해가 크다는 속보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뉴스들과 우리 충북에서도 많은 자연재해 소식을 전해 들으면 환경운동가가 아니더라도 자식들에게 괜스레 미안한 마음이 들곤 한다. 누가 가르쳐준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당연히 나에게 주어진 권리라고 생각했던 것이 지금은 조금 부끄러울 나이가 된 것 같다. 이미 몇 년 전부터 여러 기관 단체에서 저탄소 운동 캠페인 등을 많이 펼치고 다양한 활동 등이 이뤄지고 있어서 다행스럽기도 하다. 꼭 그러한 이유 때문은 아니지만 요즘 자전거를 취미로 타면서 주변에도 같이 타자고 많이 권유도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자기 전 유튜브를 실행시켜보면 온통 자전거 관련 썸네일이 우후죽순으로 화면을 차지하고 있다. 자주 사용하는 플랫폼에 알고리즘에…
[충북일보] 청주국제공항이 개항 이래 최대 호황기를 맞고 있다. 하지만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는 공항 시설 개선비가 반영되지 않았다. 활주로 길이 연장이 또 무산될 위기다. 급기야 충북도의회와 청주시의회가 정부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도의회 의원 33명과 시의회 의원 42명은 6일 오후 충북도의회 현관 앞에서 청주국제공항 민간전용 활주로 신설 촉구 성명서를 발표했다. 민간 전용 활주로 보장 없는 전투기 추가 배치 반대를 천명했다. 청주공항 이용객은 지난 7월 말 기준 195만여 명이다. 지난해보다 9만 3천여 명이 늘었다. 국제 정기노선은 연초부터 속속 재개되고 있다. 연말까지 9개국, 18개 노선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얼마 전엔 중국 정부가 중국인 단체관광을 전면 허용했다. 청주공항을 둘러싼 외부요인들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그러다 보니 2년 연속 최다 이용객 기록도 세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 정부의 발표 내용은 긍정적이지 않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충북도가 요구한 시설 개선비 108억 원이 반영되지 않았다. 청주공항에서 대형항공기가 운항하려면 활주로 길이가 3천200m는 돼야 한다. 그런데 지금의 활주로는 2천744m 밖에 되
조선시대 '벽서(壁書)'라는 것이 있었다. 벽에 대자보를 붙여 임금을 비방하거나 특정인을 모함하는 표현방법이다. 상소라는 제도적 장치가 있었으나 이름을 밝히지 않는 벽서는 엄중하게 다스렸다. 명종 때 양재 벽서사건, 영조 때 나주 벽서사건은 가짜로 음모적 상황이 짙다. 자신들을 비난하는 세력을 모함하여 제거하기 위한 모함극으로 해석되는 것이다. 나뭇잎에다 꿀을 발라 벌레가 파먹게 하고 이를 임금에게 역모로 고변한 사건은 중종 때의 일이 아닌가. 정직한 선비들이 참화를 입었다. 가짜 뉴스를 만들어 파는 행태는 과거 조선시대에도 있었다. 조보(朝報)는 '기별'이라고도 불렸으며 지금의 소식지에 해당한다. 그러나 신문이 없던 시대 기별은 지금의 언론기능 일부를 담당했다. 우리말에 '오늘은 좋은 기별(소식)이 올라나'하는 말은 모두 여기서 유래 된 것이다. 조선 중종 연간에는 기별이 인기가 많아 서울의 육전 거리 상인들에게도 배포됐다고 한다. 벼슬길에 오르지 못한 선비들은 기별을 제작하여 생활하기도 했다. 그런데 조선 후기에는 가짜 기별이 나돌아 관가가 골탕을 먹는 일도 있었다. 암행어사 박문수 일화에 나오는 '가짜어사 기별'은 드라마로도 제작이 되
폭풍 속 같았다. 몸 하나 숨길 곳 없는 광야에서 세찬 비바람에 온몸이 찢겨나가는 고통의 시간이었다. 작은 울림으로 시작한 '공교육 멈춤의 날'은 아우성이 되고 울분이 되어 학교를 초토화했다. 어떤 징계도 각오하고 멈춤을 선택한 교사에겐 함께 하지 못해 미안했고, 학교에 남아 추모하신 선생님의 슬픔과 고통에 가슴 아팠다. 그렇게 그날이 왔다. 9월 4일 아침, 학부모회 임원들이 현수막을 달고 캠페인을 하며 교권 회복 및 교사 존중의 마음을 표현했다. "선생님, 다 알아주지 못해서 미안해요."라는 말에 그냥 주르륵 눈물이 나서 고개를 돌렸다. 병가 낸 담임 학급의 보결상황을 확인하고 교장실에 앉았다. 학교는 마치 태풍의 눈처럼 고요했다. 아이들은 여전히 활기차게 웃고 떠들었고 학교엔 공사도 있었는데 내겐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오직 나 혼자만 남은 것만 같았다. 나는 90세 노모가 그토록 자랑스러워하시는 대한민국의 초등 교장이다. "내 손가락을 끊어서라도 니 공부시켜 줄끼다."하신 엄마에게 부끄럽지 않은 교사가 되어야 했다. 나에겐 무거운 책임감, 남에겐 너그러운 사람이고자 했고, 30년 넘는 교직생활 동안 몰라서 죄짓지 않으려고 늘 노력
-단아함이 느껴지는 한 여인이 오셨네요,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에바라고 해요." -실례지만 연세가 어떻게 되시는지요? "실롄지 알면 묻지 말아야지요." -성함을 들어도 잘 모르겠네요, 조금 더 소개를 해주시죠. "헤르만 해세가 1919년 발표한 데미안에 나오는 데미안 어미입니다." -그 책이 소설이지요, 주인공이 누구였지요? "자기계발을 안 하나 봐요, 싱클레어가 주인공이지요." -그렇네요, 잠시 깜빡 했습니다. 잘 알려진 성장소설이지요. 소설에서 어떤 역할을 하셨어요?" "데미안의 어미라니까요. 나중에 싱클레어가 사랑하잖아요?" -뭔가 이상해요, 데미안이 싱클레어보다 나이가 많은 걸로 아는데 그 어머니를 싱클레어가 사랑하다니요? "작가가 의도하는 게 있겠지요. 싱클레어에게 많은 영향을 끼쳐요." -시작이 싱클레어가 프란츠 클라머에게 객기를 부렸다 한동안 어려움을 당하는 장면인 것 같은데, 무슨 의미인가요? "유년에서 사춘기로의 진입을 보여주는 것 아닐까요. 싱클레어를 그 고통에서 건져주는 게 사춘기를 통과한 데미안이예요. 데미안은 싱클레어에게 혼란과 성장을 함께 가져다줘요." -싱클레어가 상급학교에 진학해 한동안 혼란과 좌절을
아침 6시 반 알람소리에 일어나 두 아이의 아침을 부랴부랴 준비하고 어린이집에 가져갈 물통, 수건 등 준비물을 챙기고 아직 눈도 뜨지 못한 아이들을 깨워 아침을 먹인다. 어린이집에 가지않겠다, 옷을 입지않겠다 떼부리기는 부지기수며 정해진 시간에 다 준비시키고 나오려 하면 그야말로 집은 전쟁터나 다름없다. 겨우겨우 아이들을 등원시킨 후 10시에 회사에 출근을 한다. 만 5세까지 한 아이당 2년씩 사용할 수 있는 육아시간을 사용해 10시 출근하고 오후 5시 퇴근하는데 당연한 권리임에도 불구하고 직장에 일이 많거나 내가 맡은 업무의 공백을 자연스레 직장 동료가 채우고 있을 때면 눈치가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육아시간을 하루에 2시간씩 사용하다 보니 나에게 주어진 근무시간은 6시간, 남들은 8시간 동안 해야 하는 업무를 6시간 동안 해야 하니 실제로 업무시간은 화장실 갈 시간조차 없이 1분 1초가 빠르게 지나가고 정신없이 뛰어다니다 보면 어느덧 퇴근시간이다. 아이들 하원을 위해 달려가 어린이집에 도착해 현관에 들어서면 수많은 신발장 자리에 덩그라니 우리아이 신발뿐이다. 마지막 남은 신발을 신긴 후 아이의 손을 잡고 집으로 향할때면 아이한테 죄지은…
간택 석교 하태현 충북시인협회 회원 누군가 내게 다가와서 몸을 살핀다 눈빛이 부드럽다 나를 콕 찍어 줄까 기대하며 은근히 자태 뽐내 본다 멋진 사내 보며 난 외치고 싶다 고래밥 뽑아 주세요
[충북일보] 충북도내에 많은 가을비가 내리자 괴산댐이 수문 전부를 열고 수위 조절에 나섰다. 21일 한국수력원자력 한강수력본부는 이날 오전 현재 7개 수문 전부를 개방해 초당 800t의 물을 방류하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댐 수위를 조절하기 위해 이미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18일부터 수문을 조금씩 열기 시작했다"면서 "청주·보은·괴산지역에 이날 오후 7시까지 최대 100㎜가량의 비가 더 쏟아질 것이란 기상특보에 따라 하류지역 주민들이 안전할 때까지 수문을 개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문 개방에 앞서 괴산호를 운행하는 유람선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도록 조처했다. 이번 수문 개방은 '댐운영 개선방안'에 따른 '선제적 조처'다. 앞서 한수원은 지난 7월 위험상황이 닥치면 괴산댐 수문을 모두 열고, 비상점검터널까지 개방하는 내용의 댐운영 개선안을 밝힌 바 있다. 1년 전 발생한 댐 월류(越流)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였다. 괴산댐 수문 하나의 크기는 너비 8m, 높이 7m다. 괴산 / 주진석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의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차량을 들이받은 뒤 카페로 돌진한 6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청주상당경찰서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A(60대)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6일 밤 9시 30분께 청주시 상당구 영운동의 한 도로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하다가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은 뒤 카페로 돌진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이날 A씨는 용암동의 한 고등학교에서 차량을 운전하다가 주차된 차량 3대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이후 사고 현장을 이탈한 A씨는 약 1㎞ 운전하다가 차량 4대를 추가로 들이받고 인근 카페로 돌진한 뒤 멈춰 섰다. 이 사고로 카페 출입문과 가구 등이 파손됐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고 당시 경찰이 음주 측정을 진행한 결과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91%로 면허 취소 기준(0.08%)을 훨씬 넘은 만취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경찰에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 임성민기자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