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뉴스 시청 중에 기자의 인터뷰 장면이 나왔다. 기자가 행인에게 봄꽃 활짝 핀 공원에 가족 나들이 온 소감을 묻는데, 그 사람의 대답은 "이렇게 경치가 좋은 곳에 나오니 기분이 좋은 것 같아요"란다. 아니, 경치가 좋은 곳에 와서 기분이 좋으면 좋다고 해야지 '좋은 것 같아요' 라니 기분이 좋다는 건지 나쁘다는 건지. 아니면 스스로 생각해도 애매모호하니 잘 모르겠다는 건가. 말하는 사람은 만면에 웃음이 번지고, 옆에 있는 배우자도 분명 미소를 띠고 인터뷰 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분명 좋다는 표현을 에둘러 그리 말한 듯싶은데 정작 표현은 '좋은 것 같아요'다. 이렇게 '~같아요! 라는 말에 귀를 기울이자 TV는 물론 블로그나 카페 등 여기저기에서 이런 표현을 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오늘 날씨가 최고인 것 같아요라는 사람에 '맛있는 것 같아요'라는 온라인 맛집 홍보도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주 편하게 '~같아요' 와 같은 표현을 하고 있으니 그것 참 묘하다. 그런데 아는 신부님도 나와 비슷한 내용의 말씀을 하신다. 가톨릭교회에는 고백성사라 하여 신자들이 스스로의 죄를 살펴 잘못한 내용을 하느님과 신부님께 고하는 제도가 있다. 신자는 고백성사를
발과 페달이 엇박자로 헛발질이다. 간신히 앞으로 나간다 싶으면 비틀거리며 한쪽으로 쏠린다. 혼신의 힘을 다해 몸을 비틀어 보지만 번번이 팔꿈치는 땅에 닿고 정강이는 깨진다. 넘어지는 반대 방향으로 돌리려 안간힘을 쓰다 보면 어김없이 쓰러지고 만다. 자동적인 반사 행동이다. 기운 쪽으로 비스듬히 몸을 맡기고 빨리 발을 저으라는데 그게 어렵다. 이제서 무슨 자전거냐고, 관절이라도 부러지면 어쩔 거냐고 주위에서 말렸다. 어찌 보면 자전거 배우기엔 늦은 나이이긴 하다. 헌데 나는 자전거에 꽂혔다. 어떤 이는 한나절만 연습하면 탈 수 있다 하고, 배운 적도 없지만 혼자서 타니까 되더라는 사람도 있었다. 쉽게 되리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아예 조급해 하지도 않았다. 그것이 몸치인 내 분수이기도 하고 평범함에 못 미치는 내 계산법이므로.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고맙게도 지인의 도움으로 첫발을 뗄 수 있었다. 천변에 있는 자전거 연습장. 안장에 오르는 일도, 페달을 밟는 일도 어려웠다. 지인이 돌을 디딤돌 삼아 올라보란다. 훨씬 수월하게 안장에 오를 수 있었다. 이렇게 오르고 내리기를 수차례, 어찌어찌 올라앉게 되자 무식하면 용감
우리가 지역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정책들은 산업단지 조성을 통한 기업유치, 국가기관의 유치, 관광지 개발을 통한 대규모의 관광객 유치 등 지역 내 물동량을 확대시키는 것이다. '지역발전'이란 자율과 창의를 기반으로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지역 간 균형 있는 발전과 상호협력 증진을 통하여 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점은 얼마나 견고하고 조밀한 교통망체계가 구축되어 있느냐가 지역발전의 성패를 좌우하게 된다. World Bank는 '인프라에 대한 투자는 민간투자에 대한 기회의 폭과 수익률을 확대시키는 성장과 발전의 핵심요소이다' 라고 정의하고 있다. 과밀한 수도권 이외의 지역에서 민간 중심의 경제활동이 이루어져 궁극적으로 지역발전과 연계한 국가균형개발이라는 국가정책이 실현되기를 바라는 의미로 해석해 볼 수 있다. 정부는 2004년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을 제정하여 과도한 수도권 집중현상을 완화하고 균형적인 국가발전정책을 시행해 오다 2009년 개정을 통해 '국가균형발전'의 용어를 삭제하고 '지역발전'이란 용어를 대체하여 사용하고 있다. 이는 국가적 측면에서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의 입법취지를 약화하는 것으로 정부
거대 중국시장이 움직이고 있다. 인구는 13억 6천만명, 면적은 세계 4위로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 취임 후 폭발적인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으며 세계 경제의 중심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바뀌고 있다. 세계 각국은 자국의 경제난 돌파구를 모색하기 위해 중국에 러브콜을보내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작년말 체결된 한중 FTA에 교육·문화·산업 전반에 걸친 경제적 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31일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으로 한국 쌀이 합법적 무역을 통해 중국에 수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중국에서 한국의 요구를 수용한 뜻은 값싼 중국 쌀을 한국에 팔려는 전 단계 포석이라고 하지만 기왕에 결정된 일이고 장기적 수출을 개척하는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역사적인 첫 쌀 수출이 이뤄졌다. 지난 1월29일 청원구 내수읍 광복영농조합법인에서 '진수미'쌀 5t을(한화 1천300만원) 군산항에서 선적해 중국으로 첫 수출을 했다. 2월11일 에는 청원구 오창읍에 있는 청원생명농협쌀공동법인에서 청주시 대표 브랜드인 '청원생명쌀'을 중국 건강기능 식품업체인 구진당과 80t을 계약하고(한화 4억 8천600만원) 우선 1차로 쌀가공 제품 12t을(한화 9천
5월을 가정의 달이라 한다. 어린이날을 시작으로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 등이 있어 가족의 정을 느끼며 우리의 고유전통을 이어가려는 각종행사가 열렸다. 6일을 임시휴일로 지정하여 4일간의 황금연휴는 가족들이 만나고 여행도 즐길 수 있어서 어느 해 보다 화목한 가족의 정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고령화 시대가 되어 노인인구가 점점 늘어가고 있는데 우리의 경로효친사상의 뿌리가 깊어 경로잔치를 비롯한 어른을 공경하는 아름다운 모습도 여기저기서 볼 수 있었다. 지난 20대 총선에 어느 면단위의 어린이와 청소년인구가 유권자수의 1/10에 불과 하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동네마다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고 있다. 면내 평균 3개 이상의 초등학교가 있었는데 지금은 한 개 초등학교도 학생 수가 예전의 한 학급 수준 미만이라 학교를 유지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출산율이 낮아 정부에서 장려정책을 펴고 있지만 출산율은 곤두박질을 멈추지 않고 있다. TV방송에서 연예인들이 나와 결혼문제를 토론하는 장면을 보았는데 젊은 세대들은 결혼을 굳이 안 해도 된다는 위험한 사고를 가지고 있었다. 그렇잖아도 결혼 연령이 늦어져서 출산율에 영향을 미치지만 아예
우리나라는 5천만이 넘는 사람들이 살고 있고, 전 세계인구는 73억명으로 추정될 정도로 엄청난 수이다. 이 많은 사람들이 사실은 그렇게 멀지 않은 관계로 연결되어 있다는 주장이 있다. 수년 전 방송매체와 인터넷을 통해 화제를 일으켰던 '케빈 베이컨의 6단계 법칙'이 그것이다. 케빈 베이컨은 미국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영화배우이지만, 누구나 알만한 슈퍼스타는 아니다. 하지만 꾸준히 여러 작품에 출연하면서, 케빈 베이컨과 작품을 함께 했던 사람들의 단계를 따지면 대부분 6단계내에서 연결된다는 것이 이 법칙의 주요 내용이다. 한 사람이 아는 사람이 100명이라고 잡고 거칠게 계산하면, 100의 6제곱은 1조이므로, 그렇게 허황된 주장은 아닐 것이다. 나와는 전혀 관계 없어 보이는 지구 반대편에 살고 있는 사람과 몇 다리만 건너면 인연을 헤아릴 만한 관계라고 하니, 그야말로 '지구촌'이라고 할 만 하겠다.할영화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최신 개봉영화는 아니지만, 아는 사람들 에게 추천하고 싶은 영화로 2000년에 제작된 할리우드 영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Pay It Forward)'이다. 세기말의 분위기가 넘쳐나던 1999년 개봉했던 '식스센스'에서 충격적
[충북일보] 제천·단양 지역민들이 다시 술렁이고 있다. 새누리당 권석창 국회의원 당선인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기 때문이다. 권 당선인은 공직선거법 위반(기부행위) 혐의를 받고 있다. 충북지방경찰청은 지난 18일 권 당선인을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불법 자금을 지원받아 선거에 사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확인하고 있다. 물론 권 당선인은 경찰과 선관위가 조사 중인 다수의 혐의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그런데 주변정황이 그리 녹록치 않다. 검찰의 기소여부와 그에 따른 재판부의 판단으로 귀결되는 모습이다. 제천·단양 지역민들은 권 당선인의 결백을 믿고 싶어 한다. 하지만 혹시 모를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송광호 전 국회의원 때처럼 지역 국회의원 공백 사태가 또 다시 재연될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제천·단양 지역민들은 국회의원의 공백으로 많은 시련을 겪었다. 그러다 보니 지역민들의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빠른 시일 내에 진위가 가려져 더 이상 지역민들에게 돌아가는 피해가 없어야 한다. 경찰은 선거사범 공소시효가 6개월인 점을 고려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과 법원 역시 선거사범 처리에 속
[충북일보] 대한민국 정부 구성이후 충북 출신 인사의 장관급 이상 분포도가 역대 최고다. 이원종 전 충북지사가 최근 청와대 비서실장에 임명됐다. 충북 출신 첫 비서실장으로 총리급이다. 장관급은 한민구(청주) 국방장관, 김종덕(청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윤성규(충주) 환경부 장관, 이성호(영동) 국가인권위원장 등 모두 4명이다. 충북도민들은 지역 출신 인사들이 입각할 때마다 열렬히 축하했다. 선출직·지명직 등에 이름을 올리면 환호로 답했다. 한마음 한뜻으로 축하하면서 지역발전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었다. 지역발전과 별로 상관없었기 때문이다. 도민들도 국가발전을 위해 지역편중이 어렵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청와대 비서실장이나 장관들이 대놓고 지역 현안을 지원하기 힘든 자리라는 점도 안다. 자칫 지역 편들기에 나서면 되레 정치권의 표적이 수 있다는 사실도 분명히 인식한다. 그런 점에서 오히려 그들과 끈끈한 네트워크를 구축하지 못한 충북도 등 도내 지자체의 책임이 더 크다. 그렇다고 해도 그동안 충북 출신 정부 장관들의 태도는 너무 했다. 지역안배를 통해 입각했어도 첫 출근과 동시에 '충북 출신'이라
교육부가 국립대학 발전방안을 올해 안에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충북을 비롯한 전국의 중소규모 국공립대가 위기를 맞고 있다. 충북도내 대학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 12일 이시종 충북지사가 옥천군에서 열린 '도민과의 대화'에 앞서 기자실을 찾아 도립대의 향후 문제에 대해 언급을 했다 이지사는 이날 "대학 구조조정에서 가장 취약한 게 도립대 아니겠냐"며 "독자생존이든, 통합이든 살아남기 위한 비상조치를 강구해야 한다"며 도립대의 운명에 대해 속내를 비췄다. 또 충북대 등과 통합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역을 봐서는 대학이 유지되는 길을 찾아야하지 않느냐"며 "도립대 스스로 여러 가지 방안을 놓고 고민하는 것으로 안다"며 통합을 원하는 것으로 도내 대학관계자들은 해석하고 있다. 이같은 답변이 논란을 가져올 것을 예상한 듯 대학 구조조정의 방향에 대해서 "전국의 대학을 동일 선상에 놓고 경쟁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지역할당제 등을 적용해서 지방대학에도 활로를 터줘야 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올초 충북대에서 한국교통대와 충북도립대와의 통합논의가 도마위에 올라 교통대와 도립대의 반발이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4개월여가 흐른 지금 이 지
언덕 아래로 아롱대던 아지랑이 춤이 스러지고 물가의 버들잎이 지천으로 피어나 제법 신록으로 모습을 갖춰가는 지난4월 8일 오후였다. 가슴속을 채워있던, 무엇으로 표현되지 않던 그 무엇인가 무너져 내려앉는 느낌으로 끝내 듣고 싶지 않던 소식을 들어야 했다. 금방이라도 환한 웃음으로 다가와 손을 내밀어 반가이 말을 걸어올 것만 같은 이종애 님이 오랜 투병 끝에 이승과 다른 세상으로 강을 건너가셨다고 했다. 누군가에게 그 소식을 듣고 나서 갑자기 세상이 아득했다. 당신도 출가시킬 따님을 두었지만 시골마을 어르신에게는 더없이 귀한 딸로 이종애 님은 26년을 한결같은 마음으로 시민의 건강 지킴이로 쉼 없이 일해 왔다. 다른 이의 건강을 돌보다 본인의 병이 깊어지는걸 알아차리지 못했을까? 그럴 리는 없다. 시골 어르신의 노쇠한 건강에 마음 아파하며 자신의 노후에 대하여, 동료들의 건강생활을 염려하던 님 이었다.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병마가 성한 육신을 갉아먹을 때 님은 태연했다. 주기적인 검사 결과를 아무렇지도 않다는 표현으로 웃음으로 넘겨었는데... 깊은 아픔을 지녔어도 늘 긍정적인 표현을 즐겨했다. 님이 머물던 곳을 정리하는데, 밝은 표정의 사
최근에 스승의 날을 축하해달라는 고교후배인 초등학교 교사 아무개는 국내 유명전자회사는 창의성이 없어 3년내로 망한다고 단언을 한다. 즉 스마트폰 시장은 창의성, 개성 등을 중심으로 재편된 지 오래인데 여전히 국내 제품은 답습과 카피에 연연하기에 그렇단다. 고교 선배에게 스승의 날을 축하해달는 창의적이지만 네가지가 없는 발상처럼 최소 비용으로 소비자들의 구매패턴은 물론 서비스에 대한 경험 등등을 확보할 수 있는 창의적인 청년 창업의 기회는 없을까 해서 기존 방식하고는 조금 거리가 있는, 엉뚱한, 이른바 김밥 옆구리 터지는 소리를 해볼까 한다. 대개의 창업 교육프로그램들이 몇 주나 몇 달의 신병 훈련을 받은 후 바로 전쟁터로 내보내는 단기양성 戰士 같아서 이른바 가성비가 크지 않은 것 같다. 게다가 이들 교육은 이론과 실무를 병행한다고 해서 개념과 이론을 중심으로 연구하는 대학의 교수들조차 현장중심을 요구받다보니 거시적이고 원론중심의 학문 연구가 위축될까 걱정이 된다. 전문대학을 추종하는 4년제 대학들의 모습, 실무와 실용이라는 기치아래 희생된 수많은 기초학문들의 상흔을 보면서 원혼이라도 있었으면 하는 마음은 접어두시길 바라며 아무튼 우리 사회가 얼마나
'새끼손가락 걸며 영원하자던 그대는 지금 어디에… (중략) 세월이 흘러가서 백발이 되어 버리고 얼굴엔 주름지어 내사랑 식어버려도 내 마음 보여줘 본 그때 그 사람….' 한창일 나이 32세에 요절한 김현식의 '추억만들기' 노래의 일부다. 사랑했던 사람을 추억하는 슬프지만 아름다운 노랫말이다. 바쁘고, 빠르며 서러울 만큼 경쟁이 치열한 요즘, 추억이 더 특별하고 귀하게 느껴지는 건 한두 사람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특히, 마음이 평온하고 더 큰 아름다움을 갈구하는 계절, 5월에는 더욱…. 올해 5월 마케팅 전략을 짜면서 생각했던 테마는 전반부 '가족, 선물', 후반부 '슈퍼스타' 다. 그리고 그 두 가지 테마에서 공통점은'추억'이다. 5월에 추억이라…. 보통 한 해가 저물어가면서 낙엽이 나부끼는 늦가을을 추억의 제때로 생각하지만, 가족중심의 우리 문화에서는 가족과 함께 나눈 추억이 끝까지 갈것이라는 가설과 예감으로 '추억'을 끄집어 낸 것이다. 그래서 전반부엔 5월에 생일을 맞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5월의 산타클로스'라는 이벤트를 만들어 고객을 초대했고, 추억의 가족 사진전 이벤트도 진행중이다. 또한 후반부에 '슈퍼스타'는 어린 시절 자신만의 슈퍼스타를…
성과보고회장이 시끌시끌했다. 여기저기서 쑥덕거리고, 끼리끼리 희희낙락하고, 몇몇은 입술을 비죽대며 툴툴대고, 몇몇은 목소리를 높여 열변을 토하고 있었다. 저쪽에서 허접 사자가 나를 보고 기다란 다리를 휘적거리며 다가왔다. "이 봐. 김 사자. 그동안 잘 지냈나?" "그냥저냥 지냈지. 자네는?" "나도 늘 그렇지. 우리들에게 뭐 특별할 일이 있어야지. 그나저나 자네 무슨 말 못 들었나?" "…?" "진짜 모르는 눈치군. 그게 말이지. 이번 성과보고회를 마치고나면 우리 중에 10%는 퇴출시킨다네." "누가 그러던가?"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인데. 자네만 깜깜하게 모르고 있군." 내가 시큰둥하게 대하자 그 자는 안타깝다는 듯 혀를 찼다. "자네도 저승세계 돌아가는 일에 관심 좀 가지게. 쯧쯧. 그러니 매번 이놈 저놈에게 당하지. 그러다가 인간들한테도 당한다고." 나는 눈을 질끈 감고 더는 듣고 싶지 않다는 속마음을 내비췄다. 요즘 들어 도통 내 안에서 저승세계 일에 대한 에너지가 발동하지 않았다. 허접 사자는 내 눈치를 슬금슬금 보더니 다른 저승사자에게로 가서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때마침 강림이 등장했다. 조금 전까지 왁자지껄하던 분위기가
[충북일보] 군 기강 해이로 인한 사건과 사고가 자주 터지고 있다. 신기하게도 비슷한 유형이 반복되고 있다. 육군 소속 A(21)일병은 엊그제 청주에서 음주 운전을 하던 중 중앙선을 넘어 마주오던 승용차량 2대를 잇따라 들이받았다. 사고 충격으로 중심을 잃은 차량은 앞서 신호대기 중이던 통근버스와 또 다시 충돌했다. 지난 4월30일엔 정말 어이없는 일이 발생했다. 공군 17전투비행단 초정으로 저녁 술자리를 가진 후 민간인 1명이 승용차로 청주공항 활주로를 주행했다.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고 공항 활주로에 들어가 운전을 했다. 육해공군, 해병대에서 크고 작은 사건과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일들이 발생할 때마다 국가안보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은 증폭되고 있다. 청주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건과 사고는 얼핏 가벼워 보인다. 하지만 모두 군 기강해이에서 비롯됐다. 북한의 대남적화야욕은 변하지 않고 있다. 되레 핵실험을 강행 하는 등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 16과 17일엔 통보도 없이 두 차례에 걸쳐 황강댐을 방류해 임진강 수위가 급격히 높아져 주민들이 대피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정신무장을 다시 해야 한다. 제2의 창군이라는 절박한 심
[충북일보] 일선 교육 현장에서 성범죄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되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제자와 동료 교사, 교직원까지 가리지 않고 표적이 되고 있다. '성범죄 공화국'이라는 자조 섞인 비판이 모든 걸 웅변한다. 교육당국은 학교 성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학교 내 성범죄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다. 알고도 묵인하거나 솜방망이 처벌을 하는 교육계의 뿌리 깊은 온정주의 때문이다. 충북 사정도 다르지 않다. 학교 내 성범죄가 수시로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사후처리는 여전히 미흡하다. 은폐와 축소 관행이 이어지고 있다. 근본적인 인식 변화와 엄중한 근절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최근 3년간 충북 일선 학교에서 일어난 크고 작은 성범죄는 무려 60건이다. 도교육청에 보고되거나 접수되지 않은 사건까지 포함하면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계 관행이 개선되지 않는 한 교육 현장의 성범죄 근절은 공염불에 불과하다. 학교 내 성범죄는 우선 학교 내 고질적인 권위주의와 비민주적인 조직 문화가 만든 상처다. 여기에 뿌리 깊은 온정주의까지 겹쳐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성폭력이나 성추행 피해자는 대개 권력에 예속된 사회적 약
부탄은 2020년까지 국토의 모든 농업형태를 유기농업으로 전환한다는 목표 아래 부탄 농림부 산하 농업, 원예 연구센터도 유기농업 발전 연구센터로 탈바꿈시켰다. 현장을 둘러보며 들은 바로는 비록 완전한 유기농법은 아니지만 약 94%가 농약과 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농업을 하고 있고 나머지 6%가 농약, 비료를 사용한다고 한다. 국가에서 농약과 비료의 유통을 관리하기 때문에 농자재에 대한 구매 접근성이 낮은 것이 그 이유일 것이라 짐작해본다. 모든 농사가 그렇겠지만 가장 애를 먹는 부분은 벼농사에서의 제초와 감자에 발생하는 병이다. 때문에 벼농사와 감자농사에서는 제초제와 농약을 사용하고 있다. 농림부 산하 연구소의 시험 재배지에서도 제초제 사용 흔적을 볼 수 있었다. 현지 농가를 방문하여 보니 부탄 농민들은 대부분 작물을 조밀하게 심는 밀식 재배를 하고 있었다. 밀식 재배의 이유는 양분 부족으로 인한 생산량 저하를 만회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토양 및 양분 관리가 필요해보였다. 2007년부터 전 농지의 유기농업화를 발표했지만 부탄의 유기농업 기술은 아직 체계적으로 연구된 적은 없고 일본의 벼농사 기술이 도입되어 일부 시험 중에 있다. 현지
하루가 멀다 하고 각종 언론매체에서 청년문제를 보도하고 있다. 청년문제가 정쟁의 대상이 된지 오래됐으며, 4·13총선의 핵심 아젠다로써 뜨거운 정책대결의 도구가 되었다. 이것은 대다수 국민이 문제의식에 공감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실제로 청년문제가 매우 심각하다는데 이견이 크지 않다. 청년문제의 종류는 다양하다. 청년문제를 바라보는 시각 또한 마찬가지다. 청년문제를 경제적 문제에서 번진 사회적 문제로 여길 수 있다. 그 반대로 볼 수도 있다. 정치를 문제의 근본으로 집중시키기도 하며, 문제가 정치로 번지기도 한다. 현대 한국사회의 중요한 문제로 떠오른 청년문제에 대해 이미 셀 수 없이 많은 논쟁이 벌어지고, 관심이 집중되었으며, 많은 지면이 할애되고 있다. 따라서 표면적인 화두는 잠시 멈춰두고, 청년문제를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자 한다. 청년 한 사람으로서의 고찰과 많은 청년들과의 만남을 통해, 우리 사회가 흔히 말하는 청년문제와 인과적 연관성이 있는 현상을 지속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청년 가치의 부재이다. 사회가 내놓는 청년 정신은 제대로 된 대안이 아니며, 오히려 청년문제를 심화시키고 있다. 청년은 희망, 열정, 역동성 등과 같은 밝은 단어들과 연상
며칠 전 미국대학의 입학자격시험인 SAT 시험에 만점을 맞도록 하기 위하여 불법으로 아무런 죄의식 없이 문제를 유출시키는 모 지역의 학원을 고발하는 TV프로그램을 접하였습니다. 영리를 탐하지만 그래도 교육이라는 숭고한 행위를 하는 학원 원장도. 자신의 아이가 훌륭하게 성장하여, 이 세상을 이끌어갈 훌륭한 지도자가 되길 바라는 부모도, 모두가 범죄 행위를 아무런 양심의 가책 없이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 미국의 유명대학에 합격만 한다면, 그것이 아이의 미래 행복을 보장하는 지름길이라 여기기에 자신들의 자녀가 범법자가 된다는 사실에 조금도 개의치 않고 부모 자식이 같이 죄인이 됩니다. 이렇게 우리 주변엔 행복을 계량화, 서열화하여 그곳을 향해 가는 로드맵을 만들어 놓고 자녀들의 행복을 선택하거나 추격하게 합니다. 행복 사냥꾼을 만들어 버리는 것입니다. 과연 이렇게 해서 미국의 명문대학을 나온들 진정 행복 할까요? 이들이 원하는 행복은 과연 무엇일까요? 혹시나 그 행복이란 것이 부모 자신들의 대리만족에서 나오는 것은 아닌지요? 행복의 잣대가 연봉을 얼마나 많이 타는가? 명예와 권력을 얼마나 많이 취할수 있는가로 잴수 있는 것일까요?
싸리나무는 옛사람들의 생활용품으로 다른 어떤 나무보다 두루 쓰였다. 일반 백성들의 집에 들어가려면 먼저 싸리나무로 엮은 사립문을 밀고 들어가야 한다. 또 마당에 놓인 싸리비, 삼태기, 지게 위에 얹는 바소쿠리와 부엌에 두는 광주리, 키 등 거의 대부분이 싸리 제품이었다. 집을 지을 때는 기둥과 기둥 사이를 먼저 싸리로 엮고 그 위에 흙을 발랐으며, 명절날의 윷놀이에 쓰는 윷짝 역시 싸리나무였다. 전쟁 때는 싸리나무로 화살대를 만들었으며 횃불이 필요할 때도 싸리가 사용되었던 것이니 일일이 그 쓰임을 다 찾아내기가 어려울 정도다. 싸리나무가 우리 생활에 이렇게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느니 만큼, 충주시 금가면 잠병리의 '싸리골',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문덕리의 '싸리골', 단양군 적성면 애곡리의 '싸리골'처럼 지명에도 많이 분포되어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싸리골'은 '싸리골의 신화'라는 영화로 유명해진 마을 이름이다. 이만희 감독의 싸리골의 신화는 1967년에 만들어진 반공영화로 선우휘 원작의 단편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이 영화는 6.25 전쟁 당시 가상의 시골 마을 '싸리골'이 배경이다. 전쟁이 한창일 때 싸리골에 9명의 낙오병들이 숨어 들어온다.…
우리나라 사람이면 이솝우화의 양치기 소년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양치기 소년은 심심풀이로 "늑대가 나타났다!"라고 거짓말을 외친다. 소년의 외침을 들은 마을 어른들은 무기를 들고 허겁지겁 달려갔고, 양치기 소년은 "심심해서 소리를 질렀어요"라고 얘기한다. 이후에도 소년은 3번이나 반복해서 거짓말을 했고 그때마다 마을 어른들은 소년이 있는 목장으로 달려갔다. 그러던 어느 날 정말로 늑대가 나타났을 때, 양치기 소년은 목이 터져라 "늑대가 나타났어요! 진짜 나타났어요!" 하지만 동네 어른들은 아무도 달려오지 않았고 목장의 모든 양들이 늑대에 의해 죽는다. 이 양치기 소년의 나이는 어느 정도였을까? 우화에는 없지만 한창 호기심이 많았던 것으로 보아 아마도 10대였을 것을 생각된다. 이 양치기 소년은 무료함을 거짓말로 해소하려다 양들과 명예 모두를 잃게 된다. 또 다른 10대 양치기 소년이 있다. 열세 살 미국 소년 조셉은 형편이 어려워 중학교 진학 대신 목장에 취직해 양들을 지키는 일을 했다. 그는 매일 열심히 양들을 지켰지만 양들은 울타리를 탈출해 이웃의 농작물을 망쳐놓기 일쑤였다. 그러던 어느 날, 양들이 가시가 있는 장미넝쿨 쪽을 피해
[충북일보]지방자치단체들이 바빠도 너무 바쁘다. 국립 시설 유치에 너도나도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국립 시설들은 수백억 원 규모의 국비가 지원돼 건립된다. 관광객 유치에도 유리하다. 국립철도박물관과 국립한국문학관이 대표적이다. 국립철도박물관은 4·13 총선 공약으로 부각됐다. 그러다 보니 전국 지자체마다 사업 유치에 비상이 걸렸다. 충북 청주시는 제천시와 후보지 신청 경쟁을 벌여 마침내 유치신청을 했다. 그러나 아직 아무 것도 된 게 없다. 유치 과정도 순탄해 보이지 않는다. 1천억 원대의 국비사업인 만큼 유치 경쟁은 한층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지자체마다 사활을 건 유치전이 펼쳐질 게 분명하다. 현재 청주를 비롯해 유치 희망 지자체가 16개나 된다. 국립한국문학관 유치전도 치열하다. 한국문학관은 한국문학 관련 기록을 보관하고 전시하는 일종의 박물관이다. 440억 원이 넘는 국비가 투입된다. 유치를 원하는 지자체가 10여 곳에 이른다. 지자체들의 내 지역 유치 명분도 그럴듯하다. 충북은 이미 유치전에 나선 인천, 대구, 대전, 강원 등 10여 곳과 경쟁을 벌여야 한다. 이들 모두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 점에서 충북의 문학
올해로 지방의회가 부활한 지 25년을 맞는다. 활동이 가장 왕성한 시기인 청년기 한 중심에 서있는 셈이다. 한데 지방의회 돌아가는 꼴을 보니 분노와 절망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부적절한 처신· 비위 난무하다 지방의회 구성원인 의원은 누구인가. 그들은 주권자로서의 주민이 직접 선출한 정무직지방공무원이다. 지방의원들은 지방자치단체의 주요한 사항을 집합적으로 결정한다. 지방행정 운영상황을 감시·감독해야 할 소임도 주어져 있다. 그들이 수행하고 있는 권능과 기능 의무는 본무를 제대로 수행케 하기 위해 마련한 제도적 규범이다. 그래서 지방의원들은 성실의무· 청렴 및 품위유지의무, 직위남용 금지 의무를 실천하는데 솔선해야 한다. 필자가 지방의원의 지위와 의무를 다시 떠올린 것은 배신감 때문이다. 그 만큼 기대가 컸던 탓이기도 하다. 충북 지방의원들의 부적절한 처신과 비위가 연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진다. 추문 탓에 풀뿌리 민주주의로 불리는 지방의회 위상마저 흔들리고 있다. 지방자치제 정착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은 채 토호세력의 권력 차지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비판까지 제기될 정도다. 비위행태가 이미
[충북일보]청주시노인전문병원의 문이 다시 열리게 됐다. 청주시가 청주병원을 새 위탁 운영자로 선정했기 때문이다. 청주병원은 내과·외과·성형외과·신경정신과 등 4개과 270여 병상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청주시의 2차 공모 때 위탁 기관으로 뽑혔다. 하지만 중도 포기했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시민들의 관심이 더 큰 게 사실이다. 청주시노인전문병원은 지난 2009년 청주시가 예산 157억 원을 투입해 문을 열었다. 그동안 2개 병원이 위탁 운영해 왔다. 하지만 경영난 등을 이유로 잇따라 운영을 포기하는 사태에 직면하면서 폐원했다. 환자 140여명은 주변 병원으로 분산 배치됐다. 이후 청주시는 3차례 수탁자 공모에 나섰다. 하지만 모두 무산됐다. 1차 때는 적임자가 없었다. 2차(청주병원), 3차(의명의료재단) 때는 선정 기관이 중도 포기해 수탁 계약에 이르지 못했다. 청주시 노인전문병원은 시립병원이다. 그런 만큼 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운영돼야 한다. 직원 채용도 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해야 한다. 기존 노조원들은 개별적으로 지원하면 된다. 그게 민주적인 방법이다. 물론 고용 문제의 경우 새 위탁자가 전체 승계를 결정하면 개별적으로 하지 않
따스한 햇살이 다정히 내리쬐어 신록이 무르익는 5월, 사무실 유리창 밖으로 비치는 앞뜰 한편에는 울긋불긋 수놓은 듯한 영산홍의 향연이 봄날의 햇살을 받아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다. '계절의 여왕' 5월은 가정의 달이다. 달력을 넘기면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이 연이어 한눈에 들어온다. 하나하나가 소중한 날이지만 어버이날만큼 특별한 날도 없을 것이다. 우리 모두는 한 어버이의 아들, 딸인 까닭이다. 나는 2015년 1년간 충북도 자치연수원에서 중견간부양성과정 교육을 마치고 2016년 1월4일자로 상당구 주민복지과 통합조사담당 보직을 받아 사회복지업무를 접한 지 이제 만 4개월이 지나고 있다. 사회복지업무가 워낙 관련 규정과 특례 인정이 많아 아직까지 업무파악에 애를 먹고 있는 요즈음, 나는 우리 사회의 그늘진 면을 자주 접하게 되어 마음 한 구석이 시리다. 의학기술의 발달과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인간의 평균수명이 연장되는 노령화시대를 맞아 자식의 부모에 대한 부당한 대우와 방임을 넘어 이제 부양의무를 거부하고 기피하는 가족해체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부모 부양거부·기피로 청주시 생활보장위원회 심사를 받아 기초
숯가마 꼭대기에 잡초가 하늘거린다. 풀무질 하듯 피어나는 열기 속으로 방자하게 쳐든 줄기가 푸르렀다. 진열대 앞에도 탐스럽게 핀 꽃이 많았으나 단 한 포기가 높은 곳에서 싹을 틔우고 자란 게 유독 눈길을 끌었다. 맨 처음 본 것은 보름 전이었다. 실 가닥처럼 가냘픈 것이 두꺼운 벽을 뚫고 나왔을 때는 위대한 생명을 보는 느낌이었다. 거기가 어디라고 언감생심 뿌리박은 배짱이 부럽기까지 했으나, 얼마나 갈지는 불안했다. 딱딱한 황토 흙이라 필시 얕게 뿌리박았을 테고 하물며 불 옆이었다는 생각에 다시 또 와 본 것인데 그리 멀쩡했다. 어깨가 아픈 바람에 보름에 한 번 꼴로 왔던 게 이름 모를 잡초가 못 미더워 자주 들른 폭이다. 오늘은 설마 아니겠지 하고 보면 변함없이 푸르다. 볕은 뜨겁고 흙벽은 콘크리트 못지않게 단단해 보이지만, 전혀 문제 삼지 않는 것 같다. 모든 조건을 극복한다 해도 숯을 꺼낼 때 치솟는 열기를 보면 풀 하나 정도는 바람 앞의 등불만도 못했다. 아홉 개 가마 중에서도 첫 번째인 데다가 입구에서 두 뼘도 되지 않는 까닭이다. 한동안 잊고 지내다가 어젯밤 문득 숯을 꺼낼 때가 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났다. 자주 다니다 보니 닷새 혹은 열
[충북일보] 최근 5년간(2020년~2024년 8월) 충북대학교병원 임직원의 친인척 51명이 정규직 직원으로 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친인척이란 8촌 이내의 혈족, 4촌 이내의 인척, 배우자로 직군별로는 '간호·보건'이 가장 많았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문정복(시흥갑) 의원이 25일 공개한 '최근 5년간(2020년~2024년 8월) 전국 10개 국립대병원(본·분원 합산) 임직원 친인척 채용 현황'을 보면 충북대병원 임직원 친인척 51명이 직원으로 채용됐다. 이들은 모두 정규직이었고 비정규직(계약기간 1년 이상)은 없었다. 직군별로는 △간호·보건 31명 △행정·시설관리 10명 △의사 7명 △의료기술지원 3명으로 간호·보건 직군에서 친인척 채용이 많았다. 충북대병원 임직원 친인척 채용은 다른 국립대병원과 비교해 가장 적었다. 같은 기간 전국 국립대병원별로 임직원의 친인척 채용 현황을 살펴보면 서울대병원이 505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전남대병원 344명, 부산대병원 183명, 경상국립대병원 182명, 전북대병원 168명, 제주대병원 87명, 경북대병원 84명, 강원대병원 63명, 충남대병원 53명이 뒤를 이었다. 친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