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5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6.05.17 15:08:14
  • 최종수정2016.05.17 17:49:56

한해수

청주시 상당구 통합조사팀장

따스한 햇살이 다정히 내리쬐어 신록이 무르익는 5월, 사무실 유리창 밖으로 비치는 앞뜰 한편에는 울긋불긋 수놓은 듯한 영산홍의 향연이 봄날의 햇살을 받아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다. '계절의 여왕' 5월은 가정의 달이다. 달력을 넘기면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이 연이어 한눈에 들어온다. 하나하나가 소중한 날이지만 어버이날만큼 특별한 날도 없을 것이다. 우리 모두는 한 어버이의 아들, 딸인 까닭이다.

나는 2015년 1년간 충북도 자치연수원에서 중견간부양성과정 교육을 마치고 2016년 1월4일자로 상당구 주민복지과 통합조사담당 보직을 받아 사회복지업무를 접한 지 이제 만 4개월이 지나고 있다.

사회복지업무가 워낙 관련 규정과 특례 인정이 많아 아직까지 업무파악에 애를 먹고 있는 요즈음, 나는 우리 사회의 그늘진 면을 자주 접하게 되어 마음 한 구석이 시리다.

의학기술의 발달과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인간의 평균수명이 연장되는 노령화시대를 맞아 자식의 부모에 대한 부당한 대우와 방임을 넘어 이제 부양의무를 거부하고 기피하는 가족해체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부모 부양거부·기피로 청주시 생활보장위원회 심사를 받아 기초생활수급자로 책정되는 건수가 한 달이면 수십 건에 이른다.

지난 달 기초생활보장실무 강화 교육에서 만난 서울 동대문구에 근무하는 한 직원에 따르면 이런 사례가 매월 수백 건에 이른다고 한다.

지난 2011년 11월30일 대법원에서는 "부양능력이 있는 자식이 부모와 연락을 끊고 경제적 지원을 하지 않을 경우 그 부모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사회복지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는 최종 판결이 나왔다. 이 판결은 부모 부양을 거부하고 기피하는 능력있는 자식들에게 면죄부를 준 판결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가정의 달을 맞아 문득 효에 대한 글귀가 생각나 소개해본다.

수욕정이풍부지, 자욕양이친부대(樹欲靜而風不止, 子欲養而親不待)는 "무릇 나무는 조용히 있고자 하나 바람 잘 날이 없고, 자식이 부모를 봉양하려고 하나 부모는 기다려 주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 글귀는 효도를 다하지 못한 채 어버이를 여읜 자식의 슬픔을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고려장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본다.

고려장의 줄거리는 이렇다. 옛날에 사람이 나이가 들면 그를 산중에 가져다 버리는 풍습이 있었다. 한 아들이 자신의 아버지가 일흔 살이 되었으므로 늙은 아버지를 버리기 위해 그를 지게에 지고 깊은 산중으로 들어가서는, 약간의 음식과 늙은 아버지를 지고 왔던 지게를 놓아둔 채 되돌아 가려고 했다. 그러자 그를 따라왔던 그의 어린 아들이 그 지게를 다시 지고 오기에, 그는 아들에게 왜 지게를 다시 지고 오느냐고 물었다. 어린 아들이 "저도 아버지가 늙으면 이 지게에 지고 와서 버려야 하기 때문에 가져왔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 말에 그는 크게 뉘우치고 늙은 아버지를 다시 집으로 모셔 간 뒤에 잘 봉양했다. 그로부터 고려장이라는 악습은 없어졌다는 이야기다.

요즘처럼 따스한 봄날에 내리쬐는 햇살이 어버이의 따스한 사랑처럼 느껴지지 않는가?

그 사랑을 온 몸으로 받으며 모두에게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내 가족과 내 이웃을 다시 한 번 돌아보고 보듬을 수 있는 가정의 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