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국회의원 '갑(甲)질' 후폭풍이 이렇게 셌던 적이 있었나. 이번 '갑질' 논란은 '특권 내려놓기' 경쟁으로 이어졌다. 여야 3당이 각종 법안을 발의했다. 현실화 될지 정말 궁금하다. ***이해충돌 방지 조항 되살려라 국회의원들의 '갑질' 행태가 잇따르고 있다. 물론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그동안 친인척과 자녀 취업 청탁이 단골메뉴였다. 책 강매도 잦은 수법이었다. 비서진으로부터 돈 상납까지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충북도내 모 지역구 국회의원도 '갑질'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수개월 동안 보좌관·비서관의 월급을 다른 용도로 사용했다는 의혹이다. 당연히 후원금에서 집행해야 할 비등록 직원들의 월급으로 전용했다는 내용이다. 여야 정치권이 경쟁적으로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방안을 쏟아내고 있다. 우선 국회의장이 총대를 메고 나섰다. 예전과 다르게 일말의 희망을 걸게 하는 이유도 여기 있다. 물론 의심을 완전히 지울 수는 없다.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시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역대 국회에서도 여러 차례 시도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슬그머니 없던 일이 되곤 했다. 그러다 보니 이번에도 쉽게 믿기는 어렵다. 위기 돌파용 정도의
전에 살던 동네에서 있었던 일이다. 베란다에서 내려다보면 화단의 측백나무들이 3층 정도까지 무성하게 올라와 있었다. 키 작은 꽃들도 많건만 하필 측백나무를 심어 일 년 내내 해를 가린다고 저층 사는 주민들이 불평하는 걸 듣곤 했었다. 그런데 하루는 우리화단에 있는 한 측백나무가 장한 일을 해내었다. 20년 넘게 그곳에 서있던 측백나무 한그루로 인하여 한사람 생명을 건지는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우리 통로 15층 옥상에서 누군가가 투신하는 기막힌 일이 발생했는데, 떨어지면서 나뭇가지에 걸려 충격이 완화되면서 목숨을 건졌고, 병원치료 후 건강히 생활한다. 얼마나 힘들면 죽을 결심을 했을까. 소중한 생명을 살려낸 측백나무가 귀했다. 화단에 나무를 심은 누군가의 발상도 고마웠다. 어린나무였다면 무게를 감당하지 못했을 거란 생각을 하니 나무가 대견했다. '이때를 위해 가지를 무성하게 키우며 거기 오래 있었느냐…' 하며 창밖을 내다보니 세상에! 그 나무의 가지가 찢기고 부러져 속살이 허옇게 보이는 게 아닌가. 나무에게 어떻게 고마움을 전할까. 문구점에 가서 아이보리와 갈색으로 배색된 예쁜 리본을 샀다. 의자를 가지고 나가 위에 올라 까치발을 딛고 최대한 높이 바람에…
[충북일보] 여야는 물론 국회의장까지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바야흐로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가 20대 국회 초반 최대 이슈가 됐다. 그러나 잘 될지는 미지수다. 특권 내려놓기 시도는 역대 국회에서도 여러 차례 시도됐다. 하지만 슬그머니 없던 일이 되곤 했다. 그러다 보니 이번에도 쉽게 믿기는 어렵다. 위기 돌파용 정도의 인식이 강하다. 20대 국회는 시작부터 친인척 보좌진 채용으로 시끄럽다. 국회의원 갑질 사례는 친인척 채용만 있는 게 아니다. 보좌관 및 비서관의 월급 상납은 고질적이다. 이렇게 상납된 돈은 지역구 사무실 운영비 또는 비등록 직원들의 월급 보조비로 사용된다. 충북도내 모 지역구 국회의원도 지난 수개월 동안 보좌관·비서관의 월급을 다른 용도로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연히 후원금에서 집행해야 할 비등록 직원들의 월급으로 전용했다는 구체적인 첩보가 최근 사정당국에 포착됐다고 한다. 국회나 국회의원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은 뿌리가 깊다. 19대 국회에 대한 국민적 실망감이 채 가시지도 않았다. 그런데 20대 국회가 출범하자마자 불신의 골이 더 깊어지고 있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으나 '혹시나'가 '역시나'가
[충북일보] 청주 명암~산성간 도로는 '죽음의 도로' '마(魔)의 구간' '공포의 도로' 등으로 불린다. 비슷한 사고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 구간은 경사가 급하고 굴곡도 심하다. 그러다 보니 대형 차량이 뒤집히는 사고가 잦다.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2011년부터 지난해 5월까지 모두 38건의 사고가 나 75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지난달 30일에도 명암 타워 방면으로 달리던 2.5t크레인 차량이 전도돼 1t 포터와 아반떼 차량을 덮쳤다. 이 사고로 운전자들이 다쳤다. "도로 선형을 개선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는 게 의견이 많다. 같은 장소에서 비슷한 사고가 반복되는 건 분명히 문제다. 그동안 청주시와 충북지방경찰청 등이 대책을 내놓지 않은 건 아니다. 도로 폭을 넓히고 대형 교통표지판을 설치하는 등 주로 시설 개선이었다. 하지만 사고는 계속되고 있다. 오늘도 발생할지 아무도 모른다. 그렇다면 하루 빨리 정확한 진단을 통해 합리적인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 더 이상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이 도로는 산성마을 입구에서 상당구 1순환로 명암타워 앞까지 4.57㎞ 구간을 말한다. 산성터널을 통과한
중국의 절세가인(絶世佳人)중에 4명을 선정하여 4대 미인이라 하는데 각각 별칭이 주어졌는데 허풍(虛風)같지만 그럴듯한 풍자로 미인을 추켜세운 점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고전의 멋을 살렸다. 첫째로 춘추전국시대의 서시(西施)를 꼽는다. 서시는 춘추말기의 월나라의 여인이다. 어느 날 그녀는 강변에 있었는데 맑고 투명한 강물이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을 비추었다. 수중의 물고기가 수영하는 것을 잊고 천천히 강바닥으로 가라앉았다. 그래서 서시는 침어(浸魚)라는 칭호를 얻게 되었다. 서시는 오(吳)나라 부차(夫差)에게 패한 월(越) 왕 구천(勾踐)의 충신 '범려'가 보복을 위해 그녀에게 예능을 가르쳐서 호색가인 오왕(吳王)부차(夫差)에게 바쳤다. 부차는 서시의 미모에 사로잡혀 정치를 돌보지 않게 되어 마침내 월나라에 패망하였다고 한다. 둘째는 한나라의 왕소군(王昭君)이다. 왕소군은 재주와 용모를 갖춘 미인이다. 한나라 원제(元帝)는 후궁이 너무 많아서 일일이 만날 수가 없어 화공(畵工)을 불러 모습을 그리게 하여 그림을 보고 불렀다고 한다. 궁녀들이 자기 모습을 잘 그려달라며 적게는 5만금, 많게는 십만 금의 뇌물을 바쳤다고 한다. 왕소군은 그런 짓을 하지 않
'발렌타인데이' '화이트데이', '빼빼로데이'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러한 날만 다가오면 주변에서도 사탕, 빼빼로 등을 주고 받으며 서로에게 관심을 표현하며 기념일을 챙기고 있다. 보라데이를 들어보았는가? 주변사람이나 지인들에게 물어봐도 보라데이를 아는 이는 거의 없다. 여성가족부는 가정폭력이 사회적 범죄라는 인식 확산과 아동 등 피해자에 대한 개인과 사회의 노력을 촉구하고자 매월 8일을 '보라데이'로 지정하여 가정폭력과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관심의 날로 지정했다. '보라(Look Again)데이'의 의미는 가정폭력·아동학대 예방과 피해자의 조기발견을 위해 주변에서 관심을 갖고 '자세히 보라', '관심있게 보라'라는 의미이며 '보라'라는 뜻의 영단어 'LOOK'의 'OO'가 숫자 8을 눕혀 놓은 것처럼 보여 매월 8일을 '보라데이'로 정했다고 한다. 4대 악 중의 하나인 가정폭력은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행해지는 명백한 범죄행위이다. 아동학대 또한 가정폭력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가정폭력과 아동학대는 분명 경계선이 있다. 아동에게 고의성을 가지고 지속·반복적인 신체적·성적·심리적 학대,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소극적 의미의
지난달 28일 북부권 지역발전포럼과 충북연구원 북부분원이 공동으로 '폐광을 활용한 지역발전 전략' 세미나를 개최하였다. 석탄산업의 채산성 악화에 따른 폐광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 발생을 방지하기 위하여 정부가 1989년 취한 비경제 탄광의 정리와 경제성이 높은 탄광의 집중 육성을 골자로 하는 석탄산업조정정책 즉, 석탄산업합리화 조치 이후 해당지역은 지역경제의 몰락과 방치된 폐광으로 인해 심각한 고통을 안고 왔던 것이 사실이다. 광산 및 공장이 소재한 시·군은 광산개발에 따른 진동, 소음, 비석, 분진 발생 등의 직접적 피해뿐만 아니라 이에 따른 건강권 훼손, 지역경제 침체, 방치된 인프라로 인한 안전문제 발생, 환경 및 생태계 파괴 등의 간접적 피해에 직면해 있는 실정이나, 국가차원의 지원이 전무하여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등 주민의 피해의식이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광산개발의 경우 정부가 아닌 민간기업이 주도하고 있고, 피해상황을 계량화하기가 어려워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것이 정부의 의견이라고 한다. 특별법 제정과 관련하여, 정부는 타 광산과의 형평성 등을 제기하며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한 바 있으나, 말도 안 되는 정부의 억측이다
램브란트(Rembrandt)의 명화(名畵) '돌아온 탕아'를 처음 보았을 때 느낌은 그랬다. 저런 아버지 앞에서는 울어도 되겠구나, 외롭다 하소연 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기다림에 지친 아버지 앞에 돌아 온 아들. 걷잡을 수 없이 허물어진 아들의 영혼을 어루만지며 생 전체를 덥히듯 쓰다듬는 아버지의 따뜻한 손. 헤진 옷과 감출 수 없는 더러운 발과 닳아 헤진 신발. 아들은 이제야 평온을 찾은 듯, 무릎을 꿇어 아버지에게 몸을 맡기고 있다. 오! 모든 게 고된 방황의 흔적인 아들이다. 그런 그를 안쓰럽게 바라보는 아버지. 그리움이 켜켜이 쌓인 아버지의 눈이다. 과거를 규명하려 드는 냉정하고 싸늘한 눈이 아니라 기진맥진한 아들의 아픔 속으로 그저 스며 들고자 하는 자비의 눈이다. "어서 좋은 옷을 입혀라 가락지를 끼우고 신을 신겨라. 잃었던 아들을 다시 찾았다." 아들이 나가있는 동안 아버지 또한 얼마나 애태웠을까. 이제 아버지는 고통스런 시간들을 잊은 듯 애절한 눈빛으로 아들을 쓰다듬고 있다. 반면 굳은 표정으로 서 있는 형의 모습은 어떤가. 돌아온 동생에게 손도 내밀지 않는다. 네가 잘못했으니 죄 값을 받아야 된다는 눈빛 같다. 정신적이든 물질적이든 탕
우리 아이들도 나이가 들더니 이따금씩 자기들을 키워준 부모의 육아법에 대한 논평을 한다. 한번은 만약에 어렸을 적에 자기들이 잘 한 점에 칭찬을 해 주었더라면 분명히 더 잘했을 거라나. 아마 죽을 둥 살 둥 잘 하여 지금보다 훨 나은 인생이 되어 있을지도 모른단다. 자식 키워 준 공은 없다더니 잘 한 것은 기억해 주지 않고 못 한 것만 들추는 듯 하여 한편 고깝기도 했지만 이 참에 칭찬의 장단점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칭찬(稱讚)은 '잘 한다고 추어주거나 좋은 점을 들어 기림'으로 정의되어 있으며, 다른 사람의 행동 무게를 저울로 재어 잘한 일이 있으면 말로 선물을 준다는 뜻이다. 그런데 동전의 양면처럼 칭찬은 잘 한 사람에게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는 반면에 칭찬을 좇다보면 방향성이 흐트러지거나 평가에 집착한 나머지 자존감이 줄어들거나 자아가 불안정해진다는 역효과가 나타나기도 한다. 칭찬과 비슷한 말로 격려(激勵)가 있다. 격려의 사전적 의미는 '용기나 의욕이 솟아나도록 북돋워 줌'이며 말뜻은 폭포수가 돌 모서리를 끊임없이 때리듯 절벽에 힘을 주어 미는 일을 만 번 정도 계속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상대방을 격려한다는 것은 곧 그 사람의 상태와 모습에…
[충북일보]최근 아파트 가격의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특히 수도권과 지방의 아파트 매매가격 양극화가 극에 달하고 있는 모양새다. 충북지역에서도 청주지역과 북부·남부3군지역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다.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도 그렇지만 브랜드 아파트와 지방업체 간 양극화도 심해지고 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영향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졌음에도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지방은 산업경기 침체와 신규공급물량 적체 및 미분양 증가에 따른 하락세를 보이며 수도권과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30일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달 27일 기준 수도권 매매가격은 지난주 대비 0.06% 오르고 지방은 0.04% 하락했다. 이런 현상은 13주째 연속 심화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시도별로는 서울(0.11%), 부산(0.06%), 강원(0.06%), 경기(0.04%), 인천(0.03%) 등이 상승했고, 대전(0.00%)은 보합, 경북(-0.16%), 충북(-0.10%), 대구(-0.09%) 등이 하락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사상 최저 기준금리와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안전자산…
[충북일보] '부산경찰 학교전담경찰관(SPO) 성추문' 사건의 파장이 크다. 제도 자체가 흔들릴 정도다. 전직 경찰 간부가 최근 SNS를 통해 학교전담경찰관의 성추문 사건을 폭로했다. 선도대상 여학생과 부적절한 관계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문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급기야 경찰청장이 대국민 사과까지 하게 됐다. 경찰은 그동안 학교전담경찰관 제도가 학교폭력을 줄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자랑해왔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통해 형식적 운영의 실체를 그대로 드러냈다. 학교전담경찰관에 대한 전면적 실태 조사 요구를 불러온 단초가 됐다. 제도 자체에 대한 재검토 요구도 있다. 학교전담경찰관 제도는 학교폭력 예방 취지로 지난 2012년 6월 전국 지방경찰청에 도입됐다. 충북에도 현재 47명의 전담경찰관이 활동하고 있다. 1인당 적게는 3개교에서 많게는 20개교까지 맡고 있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경찰 개인의 일탈로 생긴 사건이 아니다. 학교전담경찰관 제도의 모순에서 비롯된 결과다. 당연히 학교전담경찰관의 역할 재조정이 필요하다. 그래야 학교전담경찰관 제도가 제대로 이름값을 할 수 있다. 철저한 자질 검증 시스템 보완도 필요하다. 학교전담경찰관
[충북일보] 고 이만섭 국회의장은 의장 재직시절 의장석에서 의사봉을 칠 때 '한번은 여당을 보고, 한번은 야당을 보고, 마지막 한번은 국민을 보고 친다'고 했다. 그 정도로 국회의장으로서 권위를 세우기 위해 노력했다. 그 덕에 국회의장 권위가 높아졌다. 현대 정치에서 '선한 권력'은 없다는 게 정설처럼 굳어져 있다. 그러나 정치는 국민을 위한 선한 권력 창출을 위해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권모술수보다는 국민을 위한 마음으로 해야 된다. 가슴으로 하는 정치를 말함이다. 그런 점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이 청주의 한 시민이 보낸 민원에 화답한 태도는 감동적이다. 정 의장은 최근 청주의 한 장애인보호작업장에서 보내 온 이메일 민원을 확인한 뒤 적극적인 해결을 지시했다고 한다. 청주시 상당구 소재 담쟁이장애인보호작업장의 시설장 김모씨는 최근 정 의장의 이메일을 통해 아주 작은 도움을 요청했다. 실의에 빠져 있는 장애당사자들과 종사자들을 국회나 공관에 초대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정 의장은 즉시 의장실 소속 비서관들에게 충북도와 청주시 등을 통해 해당 작업장의 애로사항을 파악하도록 지시했다. 이메일 하나하나를 꼼꼼하게 읽어보고, 실질적인 해결책 마련을
쨍! 하고 얼음보다 더 차갑고 단단하게 굳었던 장내 분위기는 나의 '미친놈!' 발언으로 순식간에 깨지고 말았다. 얼굴이 하얗게 질린 강림만 아직도 얼어붙어있었다. 나는 강림을 내려다보며 웃어주었다. 얼어있는 그의 눈동자에 웃고 있는 내가 비췄다. "당신의 더러운 성취욕 때문에 상처 입는 사자들이 없었으면 좋겠네." 나는 그의 옆을 지나 천천히 내려와서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여기저기서 수런거리는 마음의 소리가 내 뒷덜미를 잡고 늘어졌다. '뭐야? 이왕 하려면 좀 더 세게 해서 강림의 코를 납작하게 눌러놓던지.' '김 사자에게 저런 뚝심이 있는 줄 몰랐네.' '저런 자가 우리의 리더가 되어야하는데….' '겁 대가리 없는 놈이로군. 강림을 건드리다니. 저러다 영원히 사라져야 세상 무서운 줄 알지. 쯧쯧.' 그들의 속말이 내 뒤를 따라 나왔다. 나는 그것들을 탁탁 털어내고 밖으로 나왔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곧 소나기라도 쏟아낼 듯 잔뜩 찡그리고 있었다. "당신은 알고 있었습니까? 알면서도 모르는 척 지켜만 보고 있는 겁니까? 우리의 최후가 불을 보듯 뻔한데도?" 당연히 아무런 대답도 들을 수 없었다. 모두 왜 침묵하고 있는가· 산 자의 영혼
문체부가 지난 28일에 발표한 '2014년 기준 지역문화실태조사'는 문화정책과 문화자원, 문화활동, 문화향유 등 분류별로 경쟁 우위 지역을 살펴본 결과, 정책은 전남 강진군, 자원은 경남 창원시, 활동은 경기 수원시, 향유는 부산 사상구가 상대적으로 우위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문체부는 2012년 기준 조사에 비해 수도권(서울·인천·경기)과 비수도권 간 지역문화 격차가 다소 해소되었다고 강조하지만 지역에서 느끼는, 체감문화격차는 별로인 듯 싶다. 아울러 여전히 재정자립도와 지역문화수준 사이의 비례관계 역시 우울할 뿐이다. 그렇다면 방법은 문화역량 확보, 확장을 위한 기발함, 창의성이 필요조건인 듯하다. 그런데 청주시에 따르면 오늘, 제1회 청주시민의 날 기념 '이어령 초청 토크콘서트'를 개최한다는 보도자료를 보면 지역의 다양한 문화원형들, 유산들, 예컨대 직지, 태교신기, 소로리볍씨, 오창생명쌀 등등을 제시하고 있으며 아마도 이어령은 생명문화도시라는 브랜드슬로건을 이러한 유산, 유물을 활용하여 만든 바 이를 보도자료에서는 강조한 것 같다. 이러한 문화원형을 이용해 초등학생적인 선형적 사고(線形的 思考)를 해볼까 한다. 즉 태교신기 등등 온갖 정성을
여름이다. 아침부터 올라오는 볕의 따가움이나 대낮에 온몸을 달아오르게 하는 열기뿐 아니라 이제밤에도 창문을 열어두지 않으면 쉽게 잠을 잘 수 없는 때, 여름이고 삶도 그 속에 들어있다. 이 더위를 거스르거나 싸울 수 없기에 슬기롭게 보내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불과 옷들은 이미 교체했고 세탁과 함께 잘 보관해두었다. 그리고 지난 주말 에어컨 필터를 점검했고 선풍기를 꺼내 날개부터 먼지가 모이는 송풍구까지 깨끗이 닦았다. 이렇게 준비를 하니까 땀이 났다. 더위가 함께 올라왔다.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시원하게 한 잔 들이켰다. 아! 너무 시원했다. 생활 주기라는 2~3개월의 그림 속에서시원한 여름을 준비하는데, 지금 이 순간 마주친 여름 속에서 나에게 가장 시원함을 안겨준 것은 계획 속의 '여름 보내기'가 아닌 자연스레 더위를 식혀주기 위한 작은 지금의 실체, 한 잔의 물이었다. 우리는 항상 계획을 하며 산다. 하루, 일주일, 한달, 1년, 그리고인생. 그 계획은 목표가 되어 이를 이루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과 갈등, 극복을 통해 하나씩 성취해 나가고 중간에 수정을 하기도 한다. 인생이라는, 인생의 목표라는 커다란 퍼즐 조각을 하나씩 맞춰나가는 게…
우리나라 총인구 대비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 비율은 지난해 13.1%에서 2050년엔 37.4%로 급격히 증가한다는 전망이다. 이제 100세 시대가 성큼 다가온 것이다. 이렇게 사람의 수명이 늘어난 것은 발달한 의학기술과 정기적인 건강검진으로 암, 심장병, 각종 성인병과 같이 증세가 나타날 때까지 상당한 기간이 걸리고, 증세가 나타났을 때는 이미 치료가 불가한 질병들을 치료 가능한 시기에 발견하고 위험인자도 미리 발견하여 질병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도 배출가스 및 소음으로부터 환경오염을 예방하고 불법구조 변경 및 개조방지로 운행의 안전성과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 2년에 한 번씩 정기점검을 받도록 하고 있다. 자동차 검사는 차량의 등록과 안전에 관련되어 있어서 법으로 정해져 있고, 검사를 받지 않으면 과태료를 납부해야 한다. 그러면 우리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건물은 어떨까? 우리가 생활하고 있는 건물이 만일 삼풍백화점처럼 무너질지 모른다고 생각하면 정말 아찔하고, 업무 또는 학업 등에 집중할 수 있을까? 만일 주기적인 건강검진이나 자동차 정기점검처럼 건축물도 전문가에게 정기점검을 받고 안전을 확인한다면 우리는
[충북일보] 영동대학교의 교명 변경을 둘러싼 영동군과 지역사회, 영동대학교 간 갈등이 일단락 됐다. 지역사회와 대학을 위해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박세복 영동군수와 채훈관 영동대 총장은 지난 28일 영동군청에서 영동대 본교 학생을 2천500명으로 유지하고, 본교의 학과를 더는 아산캠퍼스로 이전하지 않기로 하는 내용의 상생발전 협약을 했다. 이로써 영동대가 교명을 'U1대학교'로 변경하기로 하면서 비롯된 갈등에 종지부를 찍었다. 이날 협약에 따라 영동군은 영동대의 교육·연구 여건 개선과 학생복리 증진, 졸업 후 군에 정착할 수 있도록 행·재정적 지원을 하기로 했다. 양 기관은 협약 내용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권한 있는 기관으로부터 협약서를 공증받기로 했다. 우리는 양 기관이 이 협약서에 담긴 '상생'의 의미를 거듭 되새겨 보길 권유한다.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협약이 무산돼선 안 되기 때문이다. 영동대 교명 변경 문제는 장기간 지역사회를 혼란케 했다. 처음 문제가 제기될 당시부터 지역민들은 분노했다. 살기 위한 돌파구 차원이란 점을 이해하면서도 도저히 받아들이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영동군과 군민들은 영동대를 끌어 안는 선택을
[충북일보] '양성평등' 의식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인 변화는 그리 크지 않다. 그러다 보니 양성평등이라는 용어 자체가 수많은 오해를 불러오곤 했다. '양성평등기본법'이 오는 7월1일 시행 1주년을 맞는다. 여성과 남성의 조화로운 참여와 사회통합을 강조하는 '실질적 양성평등 실현'을 가능케 했다. 이법 제38조 및 동법시행령 제23조에 근거해 매년 7월1일~7일이 양성평등주간으로 지정됐다. 정부는 양성평등 실현을 촉진하고 국민적 관심을 제고하기 위해 각종 행사를 열고 있다. 1996년 '생명존중 의식의 확산'을 주제로 제1회 행사가 열렸다. 지난해부터 '여성주간'에서 '양성평등주간'으로 명칭이 변경됐다. 청주에선 양성평등 문화 확산을 위한 '여성친화 서포터즈'까지 생겼다. 여성친화도시 사업의 모니터링과 생활 속 불편사항 개선 건의, 여성친화 마을 만들기 사업의 직접 참여 등 여성친화도시 사업의 파트너 역할을 하게 된다. 청주시는 지난 28일 2단계 여성친화 서포터즈 40명에게 위촉장을 수여했다. 시의회도 같은 날 양성평등을 위한 의원연구단체인 '양성평등연구회'를 발대했다. 이 연구회는 여성인권 및 관련 정책 연구 등을 통한 양성
얼마 전 일부 언론에서 '왕우렁이의 역습'이라는 헤드라인으로 친환경농업의 상징과도 같았던 왕우렁이가 마치 생태계를 파괴하는 원흉이 된 것처럼 보도하였다. 언론에서 보도한 내용으로는 전남 해남지역의 논에서 모내기한지 얼마 안 된 어린모를 겨우내 월동하여 살아남은 우렁이들이 갉아먹어 논농사를 망치게 되었다고 한다. 왕우렁이는 정말 농사를 망치는 해로운 생물종이 되어버린 것일까. 왕우렁이를 이용한 제초기술이 우리나라에 도입된 지 거의 20년이 되었다. 왕우렁이의 토착화를 우려하는 언론과 일부 과학자들의 수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20년 동안 왕우렁이를 이용한 제초기술이 지속될 수 있었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 왕우렁이는 다른 어떤 방법보다도 논의 잡초 제거에 효과적이다. 10a(300평)의 논에 약 5㎏ 정도의 왕우렁이를 논에 뿌려 물 관리를 잘하면 제초제보다도 효과가 좋다. 현재 친환경농업이 아닌 관행으로 논농사를 짓는 농민들도 제초제 대신 왕우렁이를 이용하여 제초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친환경농업에서 왕우렁이와 더불어 활용되던 오리나 쌀겨를 이용한 제초, 기계를 활용한 제초기술이 퇴보하고 왕우렁이가 자리 잡은 이유이기도 하다. 둘
창업성공! 얼마나 가슴벅찬 일인가? 그러나 창업과 수성이 쉽다면 누군들 못하겠는가. 쉬운 일은 절대 아니다. 신생기업은 창업 3년차와 7년차에 죽음의 계곡을 만난다고 한다. 그런 위기를 잘 넘겨 5년이 지나고 10년이 넘으면 비로소 안심할 수 있겠으나 그 동안의 위기극복노력은 처절할 것이다. 창업정책전문가 중 한분이 '벌은 왜 꿀을 따는가?'라고 던진 질문에 필자는 잠시 거창한 답을 생각하느라 멈칫했다. 그러나 그분의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먹고살기 위해서"였다. 즉, 벌들의 기본적인 생존활동이 활발하면 그 지역의 과수원에는 과실들이 자연스럽게 풍성하게 달리고 꽃밭들은 예쁘게 가꿔지게 된다. 개인들의 창업활동 역시 기본적인 활동이지만 사회공동체에 큰 영향을 끼치는 소중한 일이라는 것을 다시 깨달게 되었다. 그러나 벌이 그렇게 까지 거창한 생각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저 꿀따는 일에 충실할 뿐이다. 사람들도 그렇지 않을까? 우선 내 아이디어나 사업아이템이 성공하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면 된다. 그 성공이 훗날 나비효과가 되어 세상에 큰 파문을 일으킬지 아닐지는 나중 일이다. 우선 지금의 성공이 중요한 것이다. 창업을 이야기할 때 흔히 짧은 '안타성'
사서삼경(四書三經)의 하나인 '시경(詩經)' 주송(周頌)편 경지(敬之)에 '일취월장(日就月將)'이라는 말이 나온다. '일찍 취직해서 월급 받아 장가가고 시집가자'의 줄임말이 아니다. 중국 주(周)나라 성왕(成王)이 '스스로 총명하지 못하나 부지런히 배워 익히면 날로 달로 발전해서 학문이 광명에 이를 것이므로 신하들 또한 어질고 착한 행실을 보여 달라'고 당부한 데서 나온 말이다. 글자 그대로 '하루가 지나면 새로운 것을 이루고, 한 달이 지나면 크게 앞으로 나아간다'는 말로, 끝없이 노력하면 발전하고 성장한다는 뜻이다. 일취월장이 시간적 개념의 성장과 발전이라면, 공간적 개념의 성장과 발전을 상징하는 것이 '코이의 법칙'이 있다. '코이'라는 관상어는 어항에 넣어 두면 5~8㎝ 정도밖에 자라지 않는다. 하지만 커다란 수족관이나 연못에 넣어 두면 15~25㎝까지 자라고, 강물에 방류하면 90~120㎝까지 성장한다. 그야말로 어항에서 기르면 피라미가 되지만, 강물에 놓아 기르면 대어(大漁)가 된다. 목요일 아침! 환경에 따라 미래가 바뀌고, 어떤 목표를 세우고 어떤 꿈을 꾸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는 거창한 얘기를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어
청주시 흥덕구 운천동은 본래 청주군 서주내면의 지역으로서 구루물이라 불리던 마을인데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산직리, 하봉리, 사창리의 각 일부와 북주내면의 외덕리 일부를 병합하여 운천리(雲泉里)라 해서 사주면에 편입되었다가 1935년에 청주읍이 되고 1949년 지방자치법 실시에 의하여 청주시로 승격되면서 운천동이라는 오늘날의 이름을 갖게 된 것이다. 운천동(雲泉洞)이란 이름에 들어있는 구름(雲)은 농민들에게 고마운 비를 내려주는 일도 하지만 하얗게 피어나는 뭉게구름은 보는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은 심어줌은 물론 무언가 상서로운 이미지를 주는 좋은 의미를 가진 말이다. 지명이란 좋은 의미의 글자를 마구 따다가 아무나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지명은 그 지역의 특성과 연관되어 그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말로서 여러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자연스럽게 불려지면서 굳어진 것이며 그 지역의 역사와 뿌리가 온전히 녹아있는 이름인 것이다. 따라서 좋은 지명일수록 그 속에 들어있는 역사와 뿌리를 찾아내어 바로 알고 보존하는 것이 조상의 얼을 계승하는 것이며 후손들의 바른 도리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운천동(雲泉洞)의 뿌리를 찾아보고자 한다. 운천동은 원래
[충북일보] 최근 박근혜 정부의 국책사업 추진 방식을 놓고 말들이 많다. 유치 경쟁에 따른 소모적인 논란과 사회적 갈등, 지역 이기주의 악순환, 막대한 국민 혈세 낭비 등이 되풀이 되고 있어서다. 갈등과 낭비를 조장하다 영남권 신공항 논란이 그렇다. 10년을 끌어온 영남권 신공항 건설이 지역민들에게 허탈감만 안겨준 채 막을 내렸다.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가 신공항 입지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결국 김해공항 확장을 최적 안으로 내놓았다. 제3의 선택을 한 것이다. 정부는 항공안전과 경제성, 접근성,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경남권과 경북권은 이번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예고됐던 후유증이다. 이 사업은 이미 2011년 이명박 정부가 백지화를 선언한 바 있다. 대 국민사과를 통해 일단락 됐었다. 하지만 지난 2012년 대통령선거 때 박근혜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걸면서 수면위로 재 부상했다. 국립한국문학관 설립 추진도 혼란만을 야기 시켰다. 얼마 전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립한국문학관 설립을 무기한 중단했다. 지방자치단체 간 소모적인 유치 경쟁으로 번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문체부는 그러면서
[충북일보] 청주 오송읍의 정주여건이 여전히 좋지 않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미흡한 정주여건은 세종시로 유입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오송으로 인구 유입이 줄면서 청주 전체 인구의 감소까지 우려되고 있다. 오송읍의 지난 5월 기준 인구는 2만1천777명이다. 올해 들어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지난 2월 2만1천873명을 기록, 전월 대비 51명이 감소했다. 3월에는 2만1천862명으로 줄어들었다. 5월에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급기야 청주시의회에서 세종시 인구 유출에 대비해 오송읍의 정주여건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태수(용암1, 용암2, 영운동·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27일 열린 1차 정례회 2차 본회의 시정 질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실제로 오송 국책기관 공무원들이 오송에 있는 아파트에 입주하지 않고 세종시 아파트를 분양받아 입주하고 있다. 오송으로 인구유입을 위해 신도시에 걸맞는 우수한 정주여건과 각종 편의시설 구비가 필수적이다. 오송은 지리적으로 서울에서 40분 이내, 세종 정부청사와도 BRT버스로 연계돼 20분 이내 접근이 가능한 교통과 물류의 중심지다. 하지만 종합병원, 대학교, 영화관 등이 없다. 게다가 생활물가까
[충북일보] 대한민국에서 청년으로 사는 건 고통이다. 일을 하기 어려워 가난하고, 일을 해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청년고용절벽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별 효과가 없다. 청년 문제는 이미 심각한 사회문제가 됐다. 취업난과 저출산 등의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청년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충북의 청년들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각종 청년문제를 진단하고 해법을 찾기 위해 청년들이 직접 나섰다. 스스로 소통의 장을 만들었다. '충북청년광장'으로 이름 짓고 어제(28일) 출범식을 가졌다. 충북청년광장은 도내 19~39세 각계 청년 121명으로 구성됐다. 취업·창업, 학업·문화, 주거·복지, 결혼·출산, 기타 등 5개 분과로 구성됐다. 각종 청년정책을 모니터링하고 현장 취재와 조사·연구, 집단토론이 주요 업무다. 물론 청년광장이 출범했다고 당장 청년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청년 문제 전반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토론하다 보면 대안을 찾을 수 있다. 청년광장의 출범 의미는 거기서 찾을 수 있다. 청년 실업 문제 해결을 위해선 정부와 대기업 주도의 공공부문 사회 서비스 일자리 창
[충북일보] 산과 들이 펼쳐진 청주 낭성면 추정리에 마당 가득 항아리가 늘어서 있다. 천여 개의 크고 작은 항아리 근처에는 구수하게 익어가는 장 냄새가 은은하게 퍼진다.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정겨운 풍경이 벌써 맛있는 기억을 되살린다. 전순자 대표의 옥샘정은 1995년 청주 금천동에서 선식 가게로 출발했다. 곡물가루 등을 취급하며 메주와 고춧가루에도 관심을 가졌다. 알음알음으로 주문하는 가정에서 원하는 대로 장을 담가준 것이 옥샘정의 시작이다. 더 맵게, 혹은 달지 않게, 각자의 입맛에 맞춰 장을 담가 주며 입소문이 났다. 몇 번의 이전 끝에 2012년 지금의 추정리에 완전히 정착했다. 서늘한 기온과 맑고 풍부한 물이 장 담그기에 최적이었기 때문이다. 작은 항아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뚜껑마다 날짜와 이름이 쓰여있다. 매년 초 이곳에 찾아와 담그는 손님들의 장이다. 햇볕과 바람 등 숙성을 위한 관리는 옥샘정에서 해준다. 장 담그기가 사라진 아파트 환경에서도 자신만의 장을 원하는 이들은 많다는 뜻이다. 집에서도 발효가 가능한 환경이라면 장 담그기 키트를 활용하기도 한다. 옥샘정에서는 모든 장류를 만들어 판매한다. 국내산 재료를 100% 활용한 장이다. 인근 밭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