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의 지독했던 폭염도 어느새 사라지고 날씨가 많이 선선해졌다. 천고마비의 계절인 가을답게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푸른 하늘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이제 여름 내내 푸르렀던 산이 붉고 노란 색으로 알록달록하게 물들어가면 단풍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산으로 몰려들 것이다. 거리에는 각종 단체와 모임 현수막이 여기저기에 걸리고 흥에 겨운 사람들은 가을을 즐길 것이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행사를 하려면 돈이 필요한 법인데 그 돈을 어떻게 모았느냐에 따라 문제가 될 수 있다. 행사에 필요한 돈을 참가한 사람들한테만 걷는다면 문제될 이유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해당 단체나 모임의 구성원이 아닌 정치인이 각종 명목으로 행사에 금품을 제공하거나, 설령 구성원이라고 해도 내부 규정이나 상례에 벗어나는 수준의 금품을 제공했다면 이는 공직선거법에서 규정한 "기부행위"로 1년 365일 상시 제한되는 선거법 위반행위이다. 공직선거법 제112조(기부행위의 정의 등)에서 '기부행위'란 당해 선거구안에 있는 자나 기관·단체·시설 및 선거구민의 모임이나 행사 또는 당해 선거구의 밖에 있더라도 그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자나 기관·단체·시설에 대하여 금전·물품 기타 재산상
[충북일보] 청주시가 시내버스노선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특정 지역에 집중된 노선을 완화하는 게 골자다. 시내버스 운행 효율성 배가로 요약된다. 노선개편안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청주시가 시내버스 노선 개편을 추진하는 건 10년 만이다. 불가피한 조치다. 그러나 수요자 중심의 노선을 위해 노력한 점이 증명돼야 한다. 시내버스 주 이용계층은 고령자나 학생 등이다. 다시 말해 교통약자들이다. 이들의 불편을 최소화 하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청주시는 다음 달까지 노선개편 초안내용에 대해 주민의견을 수렴한다. 이후 보완을 거쳐 내년 4월 시행 계획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부분이 가볍게 처리되고 있다는 버스이용자들의 의견이 많다. 고령자나 학생 등 교통약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처벌규정에 대한 현실적인 개선이 빠져 있다. 실제로 승차거부 과태료 20만원, 개문발차 20만원, 무정차 10만원 외 승차 후 불편사안에 대한 처벌규정은 없다. 게다가 이 역시 시민신고 접수 뒤 관계당국이 현장 확인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과태료 처분하고 있다. 때문에 기존 처벌방식에서 항시 모니터링을 통한 강한 처벌규정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
[충북일보] 내년도 충북의 무상급식 문제가 해결됐다. 정말 다행이다. 충북의 초·중·특수학생들은 한 끼에 4천141원짜리 점심을 185일간 무상으로 먹을 수 있게 됐다. 충북도교육청과 충북도가 올해 초 작성한 '합의서'를 바탕으로 내년 무상급식 분담금액 합의를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충북도교육행정협의회는 지난 24일 도교육청에서 정기회를 열어 내년 무상급식 총 예산을 990억여 원으로 잠정 결정했다. 식품비 502억3천167만원, 운영비 68억9천458만원, 인건비 418억8천421만원 등 총 990억1천47만원이다. 올해보다 9억6천325만원 증가한 규모다. 무상급식 문제는 그동안 양 기관의 견해가 달라 애를 먹었던 게 사실이다. 장기간 '뜸'을 들인 만큼 '성찬'이 되길 기대한다. 무엇보다 충북 교육의 미래를 위해 용단을 내린 이시종 도지사와 김병우 도교육감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청소년에게 건강한 무상급식은 기본적인 권리다. 그런데 그동안 양 기관의 갈등으로 학생들이 혼란스러웠다. 이제 무상급식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 내년도 충북 학생들의 공공급식에 문제가 사라졌다. 무상급식은 세금을 재원으로 학생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하는 급식
어느덧 하늘은 청명하게 높아지고 곡식이 익어가는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에 들어섰다. 한 국가가 이 세계에서 존립하기 위해서는 국민이 풍요롭게 생활할 수 있는 경제력과 외세의 침입으로부터 자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국방력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기초석이 된다고 볼 수 있다. 10월은 이처럼 경제를 상징하듯이 풍요로운 결실의 계절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국가의 안보와 직결된 기념일이 있는 달로서 유의미하게 되새겨야 할 것이다. 지난 10월 1일은 건군(建軍) 제68주년 국군의 날이다. 이날은 북한의 6·25남침으로 우리 군(軍)이 낙동강까지 밀렸던 전세를 극복하고 1950년 10월 1일 최초로 38선을 돌파한 날을 기념하여 지정하였다. 1990년까지만 해도 공휴일이었으나 이제는 법정공휴일에서 제외되어 국민적 관심이 낮아진 것이 안타깝다. 2013년 국군의 날에는 10년 만에 숭례문에서부터 광화문까지 최첨단장비와 4천900명의 병력이 시가행진을 펼쳐 우리의 국방력을 전 세계에 과시한 바 있다. 1950년 6·25전쟁 당시만 해도 변변한 탱크 한 대 없어 속수무책으로 후퇴만 할 수밖에 없는 처지였으나 이제는 괄목상대(刮目相對)하게 강해졌다. 6·25전쟁 이후…
[충북일보] 청주가 프로축구단 창단 문제로 시끄럽다. '되느니 마느니' 바람 잘 날이 없다. 서로 서로 공감하지 못한 탓이다. 먼저 창단 추진 기업과 청주시민이 공감하지 못했다. 공감이 열쇠다. ***청주시민과 공감이 열쇠다 일 처리에는 항상 순서가 있다. 청주연고 프로축구단 창단 문제도 마찬가지다. 창단 가입신청서 제출 전 공감부터 해야 했다. 청주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었어야 했다. 그저 밀어붙일 일이 아니었다. 청주시민들과 공감 없이 청주시와 공감은 불가능하다. 그런데 청주FC사회적협동조합(이하 청주FC)은 이 절대조건을 소홀히 했다. 그 결과는 청주시의 지원 불가로 이어졌다. 올해 창단이 불투명해진 셈이다. 청주FC는 이 조건 완성에 좀 더 집중했어야 했다. 절대 소홀히 해선 안 되는 조건이었다. 청주시의 지원은 이 조건 완성 없인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시민공감대 형성은 종목에 관계없이 모든 프로구단 창단의 절대조건이다. 청주 FC는 이달 초 K2리그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그런 다음 지역연고 및 창단지원금 15억 원을 요구했다. 그것도 지속적인 재정지원 요구였다. 자칫 아전인수(我田引水)로 비쳐질 수 있는 대목이다.…
[충북일보] 현행 헌법은 9차 개정 헌법이다. 지난 1988년 2월부터 효력이 발생했다. 무려 30년 가까이 헌법을 바꾸지 않은 셈이다.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각 분야에서 '빛의 속도'로 발전이 이뤄지고 있다. 그런데도 아직 1980년대 후반의 시대정신에 머물고 있다. 헌법은 반드시 개정돼야 한다. 하지만, 개헌의 필요성만큼 중요한 건 개헌의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시시때때로 개헌과 관련된 논란을 벌여왔다. 특히 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 등 정부형태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개헌 논의 시기도 항상 문제였다. 정권 말기에 할 것인지, 아니면 정권 초기에 완수할 것인지를 놓고 설왕설래 했다. 정치공학적 셈법에 따라 복잡한 논쟁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개헌 주도권 싸움도 언제나 계속됐다. 이번에도 크게 다르지 않다. 2012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박근혜·문제인 후보는 둘 다 개헌에 호의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그런데 대통령에 당선된 후보들은 개헌에 대해 줄곧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다. 개헌이 모든 이슈를 빨아들여 이른바 '블랙홀'을 형성하고 국정동력을 상실한다는 논리였다. 박근혜 정부도 마찬가지였다. 집권 초기는 물론이고,
[충북일보] 'KTX세종역'이 뜨거운 감자다. 세종역 신설 주장과 저지 의지가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세종) 의원과 이춘희 세종시장은 세종역 신설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 충북 등 인근 지자체들은 정반대다. 각 지역 정치권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세종역 신설 백지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이 의원이나 이 시장의 세종역 설치 주장의 근거는 비교적 간단하다. 오송역에서 세종시까지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게 불만의 요지다. '비싼 택시요금 주장'과 '미진한 광역교통망 구축 속도'를 예로 들 수 있다. 오송역을 중심으로 한 대중교통 시스템의 개선은 시급하다. 물론 충북도와 청주시, 세종시가 택시요금 체계 개선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택시업계와 이해가 달라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충청권 광역교통망 구축도 서둘러야 한다. 대전역~세종시~오송역 BRT는 운행되고 있다. 하지만 청주국제공항까지 연결도로는 아직 개설되지 않고 있다. 그러다 보니 지역 간 대중교통 무료 환승체계 구축도 함께 늦어지고 있다. 세종역 신설을 반대하는 주된 이유는 분명하다. 신설 계획 자체가 충청권 발전을 위한 공조 약속을 깨는 일이기 때문이다.
저녁산책을 하려고 나섰다. 단풍은 아직 인데 스치는 바람이 완연한 가을임이 느껴진다. 저만치 호미골 체육공원에서 불빛이 빗살처럼 높이 퍼져 돌아가고, 온 산을 흔드는 음악소리가 들려온다. 궁금하여 평소 산책하던 코스를 지나 그쪽으로 갔더니 '시민과 함께하는 가을음악회'가 열리고 있었다. 지방자치제가 되면서 각 지역마다 볼거리도 많아졌고 축제도 많다. 오늘은 장윤정 박상철씨가 왔단다. 인기가수들을 가까이에서 접하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겠다 싶어 무대를 향해 기웃거렸다. 음악은 사람을 들뜨게 한다. 지축을 울리는 음악과 화려한 무대 분위기에 취해 모든 사람들이 너울파도를 타는 것처럼 흥에 잠겨 있다. 인산인해를 이룬 사람들을 비집고 장윤정씨 실물을 보고자 발돋움을 하려는 그때였다. 너 댓살 먹어 보이는 예쁘장한 여자아이가 불안한 얼굴로 울고 다니는 거다. "아가야· 괜찮아. 내가 엄마 찾아줄게·" 아이를 안정시킨 뒤 집이 어디냐 물으니 인근에 있는 아파트이름을 댄다. 어른걸음으로 십분은 족히 걸리고 단지가 크다 보니 아이에겐 먼 거리일 수 있겠다. 누구랑 왔느냐 했더니 아빠랑 왔다면서 제 아빠 전화번호를 또박또박 댄다. "여보세요? 딸아이가 울고 있는데
그동안 공연예술계에 종사를 하면서 상당히 많은 공연을 기획하고 제작을 했다. 그 장르도 다양해 음악은 물론이요 연극, 무용, 뮤지컬, 오페라 하물며 해외 유명 오페라 극장과의 공동제작도 추진해 좋은 평을 듣기도 했다. 이러한 것들이 쌓여 지금에 와서는 나름대로 노하우도 축적돼 전문가라는 소리도 듣게 됐다. 그렇지만 내가 유독 아쉬움이 남고 제대로 못한 후회스러움이 있는 분야가 하나 있는데 그것이 바로 어린이를 위한 공연이다. 일반적으로 어린이를 위한 예술이라 하면 아동을 위한 연극 즉, 아동극이 주를 이룬다. 음악과 무용에도 아이들을 위한 공연이 무대에 오르고는 있지만 특별히 그 내용이 '아이들 만을 위한' 공연은 아니라는 것이다. 필자는 연극이 음악이나 무용보다 아이들의 눈높이 맞춤 공연을 제작하기가 수월하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음악이나 무용에도 아이들만을 위한 장르가 따로 있다. 아동음악, 아동무용이라는 장르로 그들을 나누기도 하지만 전문적으로 아이들을 위한 공연으로 활성화되기는 쉽지 않다. 기껏 동요발표회나 무용발표회 정도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아동음악은 그 행위자들이 대부분 아이들이고 아동무용 또한 그러하다. 어른들이 아이의 표정과 발성으로 노래
3회 연속 세계 1위를 자랑하던 대한민국 전자정부가 지난 7월 발표된 유엔의 2016년 평가에서는 3위로 내려앉았다. 여러 지적이 있을 수 있지만 필자의 입장에서 이유를 찾는다면 지난해 유엔이 밝힌 전자정부평가 관점의 변화로 보아야 한다. 바로 전자정부를 통한 "지속가능한 발전"의 제고와 전자정부 활용이 지역주민들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를 평가에 반영할 것을 언급한 것을 우리는 주목했어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지역주민들의 삶에 직결되어 있고 지역주민들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지역정보화 추진에 대한 사회적, 정책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 도래한 것이다. 그러나 전자정부관련 예산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현실은 거꾸로 가고 있는 듯하다. 행정자치부의 발표에 의하면 2015년 지방자치단체가 지방의 정보화를 위해 집행한 예산은 총 1조1천억 원 규모이며 이중 8천 2백억 원은 계속 사업비이고, 2천700억 원만이 신규사업비로 집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새로운 신규 사업보다는 기존의 정보화 추진사업에 대부분이 집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새로운 도전과 도약이 없는 현재 유지형의 지역정보화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필자는 지적하고 싶다. 우리는 지역
누렇게 익어가고 있는 황금들녁의 벼들은 바람의 입김을 받자 허수아비와 어깨동무하며 가볍게 스탭을 밟고 있는 풍성한 수확의 계절 가을이다. 올 여름 유난히 무더웠던 땡볕도 입추와 처서를 지나 가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는 백로를 맞아 아침 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여름 유래없는 찜통더위 속에서 자식 돌보듯 정성과 땀으로 키운 인삼, 사과, 포도, 고추 등 농산물들을 수확하며 결실의 기쁨을 느끼는 요즘 초대하지 않은 밤손님이 찾아와 한해동안 잘 키워온 농축산물을 싹쓸이 해 가는 도난사건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천고마비의 계절이지만 농민들의 마음은 불안감으로 추수기 농축산물 절도 주의보라는 빨간불이 들어와 있다. 영세한 농민들 입장에서는 이런 손님들의 행포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방범시설이 미흡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허술한 비닐하우스나 집 마당, 논밭 부근 창고에 보관하고 있는데 절도 예방을위해 하루종일 문앞을 지킬 수 도 없고 cctv 등 값비싼 무인경비시스템을 갖추기엔 비용부담도 크다. 절도범들의 수법도 날로 지능화 되어 가기 때문에 내 자식처럼 키운 농축작물을 소비자의 식탁으로 안전하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예방이 중요하다. 첫째 보관창
가을볕이 서늘한 바람을 데리고 정수리를 비껴 은근하게 몸으로 파고드는 기분 좋은 날씨다. 오랜만에 금싸라기 같은 햇볕이 떡고물처럼 묻어나는 들판을 지나 자연휴양림 산책길을 걸었다. 뜨거웠던 여름을 생각하니 가을의 가운데를 걸어가는 길이 청명하다. 나뭇잎들은 푸른색을 지우고 빨갛고 노랗게 본연의 색깔로 돌아가고 있는 중이다. 발걸음마다 열심히 가꾼 열매들이 보석처럼 어여쁘다. 노랗고, 빨갛고, 까맣고 어떤 열매는 보라색이다. 자연은 움켜쥐었던 자신의 분신인 열매를 아낌없이 툭툭 떨어뜨리고 있다. 고개를 숙이고 도토리를 주우며 생각이 많아졌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은 애써 가꾼 것 들을 미련 없이 놓아 버리는 자연 앞에 나의 끝없는 욕심이 부끄러웠다. 자연의 순환은 욕심을 버릴 때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는 것을 계절을 통해 말하고 있었다.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지 않는 삶, 그것을 알아차리는 나이가 되었으니 나도 나이가 많이 먹었다는 것을 실감한다. 나를 지배하고 있는 욕심을 훌훌 털어버리고 싶은 마음이 식어 버리기 전에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옷장 문을 열었다. 옷장에는 옷들이 빈틈없이 나의 욕심처럼 꽉차있다. 우선 안 입는 옷을 정리 해
상강(霜降)이 지난 산에는 단풍이 붉게 물들기 시작하였고, 물결치는 황금들판엔 오곡이 무르익어가는 아름다운 가을입니다. 올해는 충주시 승격 60주년이고 충주박물관 개관 30년이 되는 해라서 충주박물관대학과정에 충주출신 명사 열 분을 초청하여 특강을 들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마련되어 행복합니다. 무술공원에 있는 박물관 강당에서 17일 오후 3시부터 진태하 박사의 다섯 번째 강의를 듣고 나서 충주에 살고 있다는 자긍심을 가졌습니다. 11대를 충주에서 살아온 가문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를 졸업한 다음 서울로 대학진학을 하면서 충주를 떠났다고 합니다. 60여년을 서울에 살면서 호적을 옮기지 않았으며 고향 충주를 잊지 않고 살아오셨다는 애향심으로 고향 분들과 인사를 나눴습니다. 대만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교수도 겸하며 홍콩대학을 거쳐 명지대학에서 국문학 교수로 정년을 하셨다고 합니다. 20여년을 한자교육운동을 펼치고 있는 분입니다. 우리국어에는 하늘, 아버지와 같은 고유어가 약 25%이고, 한자어(漢字語)가 약 70%이며, 나머지는 외래어와 외국어라고 합니다. 그런데, 비중이 가장 큰 한자어를 가르치지 않는 한글전용정책을 46년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한자어의 뜻을…
출근하려 차를 보니 차창 앞 유리에 가을안개가 한껏 아롱져 있다. 정녕 가을이구나! 시동을 걸자 차는 가르릉거리며 밤새 떨어져 있던 주인을 반긴다. 이제 출발. 신호등 없는 교차로 왼쪽 편 차가 도시 멈출 기미가 없다. 자세히 보니 봉고차 운전사가 허이연 이빨까지 보이며 기세 등등 다가선다. 에라! 저놈 먼저 가게 해야 세상이 편하리라 여기며 기다려준다. 어렸을 적 엄마가 '지는 게 이기는 거다!'라 가르쳐서 그런지 양보가 더 편한 걸 어쩌리. 신호대기하며 오늘 할 일을 마음속으로 정리한다. 엊그제 실시한 모의고사 결과 처리도 궁금하고, 신년도 교육과정 개정 작업은 어느 정도 진도가 나갔는지도 확인을 해야겠으며, 요즘 너무 적조했던 사람들에게 안부 전화라도 하리라 마음먹는다. 그 사람이 전화를 안 하면 내가 먼저 하면 되리라. 언뜻 옆차를 보니 아줌마가 운전대 앞에서 눈썹 그리느라 한창이다. 저렇게 차 안에서 눈썹을 그려도 되니 자타가 공인하는 미모이거나 아니면 외모를 포기를 한 수준일까. 미인은 백발을 안 보이고, 아름다운 여인은 화장하는 모습을 다른 사람에게 보이지 않는다는데 빨간 불 몇 초를 요긴하게 쓰는 것을 보니 아무튼 자투리 시간 활용에는
[충북일보] 지방자치단체장이나 교육감 등을 보좌하는 정책보좌관 등과 관련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충북도교육청도 예외가 아니다. 도교육청 A정책보좌관의 경우 인사 압력 논란에 휘말려 곤욕을 치르고 있다. 충북중앙도서관 조직개편과 관련해 인사 압력을 행사했다는 게 요지다. 김병우 교육감의 인사정책에 역행하는 처신 때문에 논란이 더 커졌다. 김 교육감은 취임 이후 3차례에 걸쳐 간부회의 등을 통해 인사 청탁에 대해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하지만 김 교육감 취임 이후 인사개입 의혹 제기 등 각종 잡음이 그치지 않고 있다. 직원들의 볼멘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김 교육감은 당선이후 송사에 휘말려 안정을 찾지 못했다. 사법의 족쇄에서 벗어난 뒤엔 무상급식과 누리예산 문제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이제 겨우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그런데 다시 정책보좌관 인사개입 문제가 불거졌다. 김 교육감은 지금 온갖 위기를 극복하고 제자리로 가는 중이다. 어쩌면 김 교육감에게 가장 정책보좌관이 필요한 시기다. 정책보좌관은 단체장이 어려운 시기를 맞으면 해결사 역할을 해야 한다. 그 반대면 없는 게 낫다. 정책보좌관은 단체장이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맞닥뜨릴 때…
[충북일보] 외국인 범죄 예방에 다국적 외국인들 스스로 나섰다. 충북에도 외국인 자율방범대가 운영되고 있다. 물론 진천과 음성 등 외국인 노동자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음성경찰서는 이미 2013년부터 대소면 지역을 중심으로 외국인 방범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진천경찰서도 외국인자율방범대를 운영하고 있다. 덕산파출소 외국인자율방범대의 경우 지역 범죄 예방에 한몫하고 있다. 진천군엔 최근 외국인수가 5천여 명을 넘었다. 자연스럽게 외국인 범죄가 늘어나고 있다. 대부분 외국인 범죄는 불안정한 언어소통 때문에 생기곤 한다. 그런 점에서 외국인 방범대 활동은 소통 자체만으로도 범죄 예방 효과를 낸다. 여성대원도 참여해 오해도 풀고 대민 친밀감을 확대하고 있다. 외국인 자율방범대는 야간 취약시간대 외국인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대개 파출소 직원들과 합동순찰 형식이다. 방범활동 중 사소한 일로 시비중인 외국인들을 발견하면 원어로 친절하게 설득해 귀가 시키고 있다. 일부 방범대는 스스로 외국인 이미지 쇄신을 위해 그림으로 제작된 웹툰 형식의 범죄예방 리플릿을 배포하고 있다. 명절 등 연휴기간 기초 질서 및 음주 운전 근절 다짐도 하고 있다
[충북일보] 꼭 10년전인 2006년 일이다. 대전에서 잘 근무하고 있는데 느닷없이 본사 발령이 났다. 다행히 당시 집이 대전역 부근,신문사도 서울역 앞이어서 KTX 출·퇴근을 결심했다. 하지만 승차시간이 40여분에 불과, 출근시간에 눈 좀 붙이려 하면 금방 서울역이었다. 화장실도 거의 만원이어서 포기한 경우가 많았다. 종점에서 내리는 출근과 달리 퇴근시간엔 더욱 불안했다. 몸이 녹초가 되다시피해도, 하차역을 지나칠까봐 눈도 제대로 붙이지 못했다. 결국 3개월만에 KTX를 포기했다. 외지인 세종에서 어렵게 재선에 성공한 이해찬 국회의원이 자신의 선거 공약인 'KTX세종역 신설'을 밀어붙이고 있다. 하지만 이는 '초고속열차를 시내버스로 만드는 꼴'이다. 1시간 남짓 하늘에 떠 있는 서울~제주 비행기가 청주를 들르는 것과 뭐가 다를까. 참고로 기자는 세종 신도시에 아파트를 한 채 갖고 있다. 따라서 역이 생기면 재산 상 이익을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국가나 충청권 전체 이익을 위해 역 신설은 바람직하지 않다. 첫째, '균형발전'의 기본 취지에 어긋난다. 세종시는 충남·북이 전체 면적의 3%에 달하는 465㎢의 땅을 양보,우여곡절 끝에
[충북일보] 충북 입주 대형마트 3사(롯데마트 5개, 이마트 3개, 홈플러스 4개)의 지역 기여도가 너무 낮다. 입주 당시 지역 상생 발언들이 허언처럼 메아리친다. 충북지역에 입점한 대형마트는 3개사다. 롯데마트가 5곳, 이마트가 3곳, 홈플러스가 4곳이다. 그러나 도내 생산품 매입과 사회 환원 등 지역기여도 면에서 상생과는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정유섭 의원의 자료에 따르면 이들 3사가 지난해 매입한 충북 생산품은 총 6천58억 원 어치다. 전체 물품 매입액의 3.0%다. 상생의 또 다른 잣대인 지역 기부금도 마찬가지다. 매출액의 일부를 지역에 환원하는 방안부터 마련해야 한다. 그게 돼야 지역 상권과 대형 유통업체 간 실질적인 상생이 가능하다. 우선 대형마트의 지역기여도를 설정하는 게 순서다. 그래야 지역 유통업의 균형발전을 유도하고 지역과 상생 등 동반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유통시설 총량제 도입 의견도 있다. 유통업체의 균형발전을 유도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청주시는 현재 유통시설 총량제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 구비서류만 갖춰 관할기관에 등록만 하면 되는 등록제로 운영되고
[충북일보] 10월21일은 경찰의 날이다. 경찰의 사명감 고취를 위한 날이다. 더불어 국민과 경찰의 협조분위기를 조성해 사회기강 확립과 질서 유지를 다짐하는 날이기도 하다. 궁극적으로 경찰관의 노고를 위로하기 위한 국가기념일이다. 경찰은 국가의 공복으로 역할과 사명이 막중하다. 대다수 경찰관은 국민의 안전과 지역 안전을 위한 성실한 사명감으로 근무하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일부 경찰관들의 일탈로 매도되기도 한다. 서울 강북경찰서 번동파출소 소속 고 김창호 경위의 순직 소식은 안타깝다. 경찰의 날을 불과 이틀 앞두고 시민을 지키다 순직했기 때문이다. 한때 수그러들었던 경찰관 순직률은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최근 5년 간 경찰관 순직 및 공상 현황 자료'에 따르면 공무 수행 중 범인의 피습을 받거나 교통사고, 질병 등으로 순직하는 경찰관 수는 2011년 13명에서 2013년 20명으로 가파르게 상승하다 2014년 14명으로 다소 줄어들었다. 그러나 2015년에 다시 한명 늘어 15명의 경찰관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경찰관에 대한 보호는 여전히 부족하다. 범인을 체포해야 할 경찰관이 오히려 피습을 받아 다치거나 죽는 경
현대사회에서 과학과 기술의 역할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은 불필요하다. 주지하다시피 우리의 삶의 많은 부분을 기술의 발전을 가능하게 한 과학적 성과에 근거한다. 그런데 이러한 과학과 기술의 의미나 역할에 대해서 우리는 교과서적인 논의를 제외한 형식적인 접근만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교과서가 가장 중요하다는 전제를 가지고 말하면 과학은 우리들의 삶에 표준적인 원칙으로 마치 도덕율이나 정언명제처럼 작동한다. 그럼에도 의무교육이 끝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과학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을 접어버린다. 왜그럴까? 일단 재미가 없다는 것이 대부분 사람들의 반응인데 사실 그러하다. 오래 전부터 과학과 관련한 실험실습실은 대개 일년에 한두번 방문하는 수준의 수업이 의무교육의 대부분이고 이러한 일의 원인은 다들 알다시피 입시위주의 교육이다. 미국이 1957년 스푸트니크쇼크를 이겨내기 위해 한 첫 번째의 시도가 고등학교 과학교과서를 실험실습 위주로 개편했다는 사실을 소개하면서 고교생 때 생물선생님은 'BSCS생물'이라는 책을 번역 출판했다고 하면서 학생들에게 소개했다. 과연 달랐다. 온갖 실험실험 위주의 상황들이 전개되는데 아마도 수십년이 지난 지금과 비교하더라도 몇십년…
짧다면 짧고 길다고 하면 긴 인생을 살면서 특별히 주목하게 된 관심사 중의 하나가 '리더십'에 관한 것이었다. 학문적으로나 또는 어떤 특정분야에 있어 눈곱만큼의 전문성도 갖추지 못한 내가 이런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순전히 삶의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 나만의 경험으로부터 비롯되었다. 우리는 누구를 불문하고 싫던 좋던 복잡다기한 사회의 관계망에 편입되어 그 일원으로 살아간다. 태어나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발을 디디는 모든 곳에는 나를 둘러싼 하나의 '사회'가 있게 마련인 것이다. 결국 타인들과 부대끼며 고락을 같이 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만만치 않아 각종 혼란과 갈등이 야기된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러한 혼란은 사적 영역, 공적 영역을 가리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선악이 무의미하며 인종과 종파, 성별과 나이를 무색하게 한다. 그만큼 어떤 공동체 내에서든 갈등 없는 평화를 이룬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꼭 적합한 비유는 아닐지라도 철학자 토머스 홉스는 인간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본질적 욕망을 빗대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라고 정의 내린 바 있다. 이는 근대국가의 틀을 잡기 이전 생존과 이익을 위해 양보 없이 싸우는 인간의…
10월의 낮이 덥다. 더운 낮의 10월이다. 하지만 하늘은 맑고 파랗다. 가만히 하늘을 본다. 그리고 눈을 감아본다. 왠지 기분이 좋아진다. 무슨 생각이나서일까? 지금의 이 10월… 어디를 닮은 듯한 덥고 맑고 파랗고 기분 좋은 10월. 감은 눈에 그려진영상으로 입에 엷은 미소가 그려지는 것은1년 전이 생각나기 때문이다. 벌써 1년이 되었다. 회사에서는 일과 생활의 조화를 위해 다양한 복지, 인사정책이 있고, 그중 일정 기간을 주, 월 단위로 쉴 수 있는 기회를 준다. 1년 전 그러한 정책으로 순번에 따라 내게 한달 간의 휴가가 주어졌다. 나는 여러 계획을 세웠고, 혼자만의 힐링과 재충전을 위해 와이프의 권유를 힘입어 약 2주간의 유럽여행 계획을 세웠다. 열정과 활기가 넘치는 바르셀로나, 최신 트렌디 패션이 숨쉬는 밀라노, 문화와 유적으로 가득찬 파리. 이 3개 도시를 목표로 하여 꼼꼼이 계획을 짰다. 비용을 아끼기 위해 유럽 내에서 이동을 위해 처음으로 낯선 항공사의 저가 항공을 예약했고, 여러 사이트를 검색하며 지하철에서 가까운 호텔도 잡았다. 그리고 한정된 시간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책을 읽고 주위에 물어보며 시간에 대한 분배도 했다.…
하늘은 높아가고, 다채로운 색채로 옷을 바꿔 입은 산과 들이 아름다운 가을이 왔다. 하지만 가을은 위험한 계절이기도 하다. 행락철을 맞아 연중 교통사망사고 발생률이 최고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찰도 교통사고 예방 및 법규위반행위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일례로 필자가 소속된 영동경찰서는 적극적인 단속 뿐만 아니라 교육청, 모범운전자, 녹색회원 등 유관기관·단체 등과 합동으로 매주 교통사고예방 캠페인 및 홍보활동을 적극 전개하고 있다. 또 학교나 경로당 등 교통약자가 많은 곳을 방문하여 교통안전에 관한 실습 및 이론교육도 제공하고 있다. 단속을 하다보면 가장 흔히 적발되는 것이 안전띠미착용이다. "뭐 이런 것까지 잡느냐, 일이 바빠 서두르다 깜빡했다" 등의 운전자들의 불평과 변명에서 안전띠 착용의 중요성을 국민들이 잘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안전띠는 불편함이나 귀찮음의 대상이 아니다. 운전자와 동승자의 생명을 보호하는 기본적인 안전장치이다. 도로교통관리공단의 연구에 따르면 안전띠 착용여부에 따라 교통사고발생시 사망률이 최대 4배 가량 차이가 난다고 한다. 사고원인평가 시에도 안전벨트 착용
[충북일보] 충주 비내섬은 억새군락지로 유명하다. 하지만 최근 군사훈련으로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사전 예고가 제대로 되지 않아 방문객들이 발길을 되돌리고 있다. 이곳은 각종 영화나 TV드라마 촬영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난 9월 '10월의 가볼만한 곳'으로 선정했을 정도다. 억새 군락지로 이맘때면 방문객들의 발길로 북적이는 곳이다. 바람에 출렁이는 은빛 물결이 장관을 이룬다. 그런데 지난 14일부터 31일까지, 30일부터 11월5일까지 육군 2개 부대가 번갈아가며 야외전술훈련을 하고 있다. 비내섬과 연결되는 다리 2개를 모두 차단하고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일반인들의 접근을 불허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사실을 알리는 현수막은 1곳에만 설치됐다. 충주시청과 한국관광공사 홈페이지에도 알리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통제 사실을 모르고 찾는 외지 방문객들이 헛걸음을 하기 일쑤다. 국가 안보를 위해 군사훈련을 하는 것을 뭐라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억새가 장관을 이루는 시기에 군사훈련은 좀 아쉽다.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10월의 가볼만한 곳'이 무색해진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가뜩이나 힘든 국민들에게 행복권까지 빼앗은…
[충북일보] KTX세종역 신설 문제로 충청권이 시끄럽다. 셈법도 복잡하다. 우리는 그동안 본보 기사와 본란, 그리고 각종 칼럼 등을 통해 세종역 건설의 부당성을 주장했다. 그러나 해결은커녕 문제가 더 복잡해지고 있다. 지금은 사전타당성 조사용역을 놓고 지자체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이시종 지사 등 충북 정치권과 사회단체 등은 세종역 신설을 저지하겠다고 나섰다. 그러기 위해 조사용역 철회를 주장했다. 당연한 정면 돌파 행보다. 하지만 이춘희 세종시장과 이해찬 국회의원은 다르다. 먼저 이 시장은 용역 결과를 지켜보고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이해찬 의원은 가타부타 말이 없는 상황이다. 물론 이해 못하는 바도 아니다. 명분 없는 철회가 어렵기 때문이다. 망설이는 이유는 여기 있다. 두 사람에게 세종역 신설 문제는 지역민과의 최대 약속이다. 본인의 정치력과 직결되는 문제일 수도 있다. 그런 만큼 어떤 방식으로든 명분을 찾아야 한다. 용역 결과를 도출한 뒤 플랜B 행보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슨 사업이든 사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기 위해선 일정 기준의 B/C(비용대비편익)를 확보해야 한다. 이외에 여러 가지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충북일보] 산과 들이 펼쳐진 청주 낭성면 추정리에 마당 가득 항아리가 늘어서 있다. 천여 개의 크고 작은 항아리 근처에는 구수하게 익어가는 장 냄새가 은은하게 퍼진다.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정겨운 풍경이 벌써 맛있는 기억을 되살린다. 전순자 대표의 옥샘정은 1995년 청주 금천동에서 선식 가게로 출발했다. 곡물가루 등을 취급하며 메주와 고춧가루에도 관심을 가졌다. 알음알음으로 주문하는 가정에서 원하는 대로 장을 담가준 것이 옥샘정의 시작이다. 더 맵게, 혹은 달지 않게, 각자의 입맛에 맞춰 장을 담가 주며 입소문이 났다. 몇 번의 이전 끝에 2012년 지금의 추정리에 완전히 정착했다. 서늘한 기온과 맑고 풍부한 물이 장 담그기에 최적이었기 때문이다. 작은 항아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뚜껑마다 날짜와 이름이 쓰여있다. 매년 초 이곳에 찾아와 담그는 손님들의 장이다. 햇볕과 바람 등 숙성을 위한 관리는 옥샘정에서 해준다. 장 담그기가 사라진 아파트 환경에서도 자신만의 장을 원하는 이들은 많다는 뜻이다. 집에서도 발효가 가능한 환경이라면 장 담그기 키트를 활용하기도 한다. 옥샘정에서는 모든 장류를 만들어 판매한다. 국내산 재료를 100% 활용한 장이다. 인근 밭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