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밖에 생각나지 않았던 지난여름, 벌써 가을의 끝자락에 서있습니다. 여린 햇살과 살랑이는 바람이 심신의 고단함을 위로해주듯 우린 본능적으로 평온을 찾고 싶습니다. 세상사에 지친 영혼이 흐느끼고 아파하고 있습니다. 고개만 들어도 눈에 들어오는 단풍은 그야말로 가을의 주인이죠. 모진 세파에 꺾이지 않고 자기 삶을 온전히 그려가는 너. "잘 물든 단풍은 꽃보다 아름답다"라는 말이 비단 단풍만이 아닌 모든 자연의 위대함입니다. 100만 시민촛불이 타올랐습니다. 세대, 지역, 이념을 뛰어 넘은 사상최대의 시민저항이 대통령 관저 바로 앞에서 거행되었습니다. 그들은 박근혜대통령에 분노했고, 하야와 퇴진을 외쳤습니다. 비선실세들의 국정농단이었지만, 그 책임은 오로지 대통령에 묻고 있습니다. 국가기밀이 버젓이 유출되고, 연설문이 고쳐지고, 정체 모를 재단설립과 모금이 강제되고, 한 아녀자의 딸 대학입시와 평창올림픽 사업 몰아주기를 위해 국가기관(문체부)의 인사, 예산, 정책이 난도질당하는 나라. 그래도 대통령은 끝가지 국민을 속이고 진실을 은폐하며 민주공화국의 헌정질서를 정면으로 위반해 온 현실에 국민들은 깊은 실망과 배신감에 분노하며 "이게 나라인가"를 외쳐야 하는
학창시절 양사언(楊士彦)의"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리 없건마는 /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 하더라"라는 시조를 한번쯤은 외웠을 것이다. 태산(泰山)이 얼마나 높았길래 사람들은 지레 오르기를 포기하고 높다고만 했을까· 그럼 도대체 지구상에서 가장 높은 산 에베레스트 산의 높이는 얼마일까· 태산은 중국 산동성에 있는 산으로 높이는 1,532m라고 한다. 그리고 에베레스트 산은 이 보다 5~6배 높은 8,848m라고 한다. 티베트에서는 초모룽마(대지의 어머니), 네팔에서는 사가르마타(하늘의 이마) 등으로 불렸던 에베레스트가 세계 최고봉으로 알려진 것은 19세기 중반이다. 영국인 앤드루 워가 히말라야 산맥 79개 고봉(高峰)을 측량했고, 이중 가장 높은 봉우리 측량을 주도했던 전임자 조지 에베레스트를 기려 에베레스트라고 명명했다. 이후 지구상의 많은 사람들은 양사언의 시조를 증명이라도 해 보이겠다는 듯 목숨까지 바쳐가며 이 산에 오르고 또 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1953년 5월 29일 뉴질랜드 출신 에드먼드 힐러리와 세르파 텐징 노르가이가 에베레스트 산을 최초로 등정하게…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의 지명들을 보면 그 의미를 알아내기가 매우 어렵다. 그 이유는 오랜 세월에 걸쳐 변화됨으로써 옛 모습과 의미를 잃었기 때문일 것이다. 왕조가 바뀔 때마다 지역을 통치하기 위한 정책이 변하고 그에 따라 지역을 표기하는 방법이 달라지고 지명의 표기도 변화를 겪게 되며, 심지어는 이민족에게 나라를 빼앗겨 남의 통치를 받는 동안에는 지배국의 방식에 따라 지명이 회복하기 힘들 정도로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던 것이다. 그보다도 우리의 지명 변화에 더 큰 타격을 입힌 것은 바로 오랜 세월동안 지속적으로 이루어진 한자 표기라고 할 것이다. 순수한 우리말로 만들어진 지명이 정착되어 오랜 세월을 지내왔지만 우리 글자가 없어 입에서 입으로 구전되다가 한자가 들어오게 되었다. 우리 글자가 없어 기록을 남기지 못하다가 남의 글자인 한자로 표기하고자 하니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더욱이 그 지역의 일반 주민들은 한자를 모르는 하층 계급으로서 지명의 한자 표기에 관여할 수가 없었고 그 지역을 잘 모르는 지배 계급인 일부 지식층이 한자로 기록하게 되면서 그 지역의 지명의 의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채 표기하면서 문제가 발생하게 된…
[충북일보] 우리는 흔히 간신을 표현할 때 후삼국 시대 궁예의 책사 아지태(阿志泰)를 꼽는다. '고려사'에 따르면 충청도 청주 사람인 그는 성격이 교활해 남을 속이고 아첨하기를 좋아했다고 한다. 궁예가 왕위에 오른 후 폭군이 되어 횡포를 부릴 때 옆에서 아첨을 일삼아 총애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정도전(鄭道傳)은 고려에서 조선으로 교체되는 격동의 역사 속에서 새 왕조를 설계한 인물이다. 경상도 봉화 출신의 그는 과거에 급제한 22세에 충청도 충주에서 정팔품 사록(司錄)으로 관직에 입문했다. 정도전은 1384년(우왕 10년) 처음으로 이성계를 만났다. 여진족의 침입을 막기 위해 함경도에 있던 동북면도지휘사 이성계와 운명적인 만남이 성사된 셈이다. 정도전은 단양군 단양읍 도담리 도담삼봉을 자주 찾았다고 한다. 아마도 충주에서 관직을 시작한 그가 남한강 곳곳을 답사하면서 도담삼봉을 발견했을 것으로 짐작되는 대목이다. 정도전은 남한강 푸른 강물 한 가운데 우뚝 선 3개의 기암괴석 중 가장 높은 가운데 봉우리에 정자를 짓고 이따금 찾아와서 경치를 구경하고 풍월을 읊었다. 그리고 자신의 호를 삼봉이라고 했다. 백성의 삶을 중시한 정도전의 삶…
[충북일보] 국민들은 또 어이없는 현실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또 속절없이 우롱당하고 말았다. 제1야당의 영수회담 제안이 철회되는 해프닝을 두고 하는 말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간의 회담 추진은 불과 12시간 만에 백지화됐다. 추 대표는 지난 14일 아침 전격적으로 영수회담을 제안했다. 청와대는 즉각 수용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에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이런 기대는 그저 기대에 불과했다.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반대 의견이 많아 무산됐다. 현 시점에서 양자회담은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민심을 거스르는 데다, 야권 공조를 깨트린다는 게 주된 이유다.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제1야당 대표의 약속이 무참하게 무시된 셈이다. 회담이 열리더라도 실질적 소득에 대한 기대가 그리 크지 않았다. 민주당이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으로 공식 당론을 변경하면서 더 회의적이었던 게 사실이다. 물론 추 대표의 영수회담 제의는 다른 야당과 사전 협의 없이 이뤄진 걸로 알려졌다. 국민의당과 정의당이 강하게 반발한 이유도 여기 있다. 어떤 결론이 나오더라도 논란이 될 가능성이 컸다. …
네 사람이 똑같이 투자해서 목화 장사를 했다. 값이 쌀 때 사들여서 창고에 쌓아두다 보니 쥐가 오줌을 싸고 누렇게 되자 이만저만 걱정이 아니었다. 의논 끝에 고양이를 한 마리 사다 놓고 넷이서 각각 다리 하나씩을 보살피기로 했는데 고양이가 앞발을 다쳤다. 발을 맡은 친구는 상처에 약을 바르고 헝겊으로 감아 주니 절름거리면서도 잘 뛰어다녔다. 그러던 어느 날 아궁이 앞을 지나다가 상처를 싸맨 헝겊에 그만 불이 붙었다. 당황한 고양이가 창고로 뛰어 들어가자마자 순식간에 불더미에 휩싸이고 목화는 죄다 타버렸다. 엄청난 손해가 나자 세 사람은 남은 한 사람에게 배상을 요구했다. 그 친구는 창고에 불을 낸 건 공동으로 산 고양이 때문이고 같이 손해를 본 터에 무슨 말이냐고 따졌다. 결말이 나지 않자 네 사람은 원님을 찾아갔다. 세 친구가 예의 고양이 때문에 손해를 보았다고 주장하자 원님은 목화 값은 너희들이 물어줘야 한다고 호통을 쳤다. 놀란 친구들이 반대로 판결한 게 아니냐고 되묻자 원님은, 고양이가 불붙은 다리를 끌고 갈 때 어떤 다리를 이용했겠느냐고 물었다. 그야 당연히 성한 다리였을 거라고 하자 원님은 바로 그 다리로 뛰어 가서 불을 냈으니 책임은 그
[충북일보] 불황이 장기화 되면서 '아나바다'가 큰 의미를 갖는다. 아나바다 장터에도 큰 관심이 쏠린다. 아나바다 운동은 지난 1998년 IMF 구제금융으로 국민 삶이 피폐해 졌던 그 때 생겨났다,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자'는 뜻으로 등장한 시민운동이다. 요즘은 아나바다 장터가 사회의 한 풍경이 됐다. 아나바다 정신은 협동조합이나 아름다운가게, 지자체의 다양한 행사로 발현되고 있다. 자원을 절약하고 물품 재활용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소중한 문화적 유산으로 자리 잡고 있다. 공유경제 확산의 주춧돌이 되고 있다. 청주시는 지난 12일 서원구 분평동 원마루 공원에서 올해 마지막 아나바다 거리장터를 열었다. 지난 2012년부터 현재까지 총 32차례 열린 장터에 1만여 명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재활용에 대한 시민의식 제고에 기여한 셈이다. 우리는 아나바다 운동이 그저 1차원적 물건 재활용에 국한되는 게 아니라고 본다. 기초과학 등 각종 학문 분야에도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각종 연구 성과물에 대한 재활용이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국가예산 지원으로 얻어지는 연구결과물의…
11월 17일은 예쁜 손녀딸 지우가 대학에 입학하기위한 수능시험을 보는 날이다. 수능이 가까워지면 수험생들은 마음이 조급해지겠지만 수험생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한 세대인지를 짐작이 간다. 수능시험 날은 아침부터 모교후배들이 일찍 교문 밖에서 선배수험생들에게 미리 준비한 따뜻한 차 잔을 대접하며 선배님 오늘시험 잘 보세요하며 다양한 격려 이벤트를 하는가하면 엄마들은 평소 자기가 다니던 교회를 일찍 찾아서 오늘 내 아들딸들이 수능시험을 잘 보게 해 달라고 정성어린 마음으로 하나님께 빌고 비는 아름다운 풍경을 많이 볼 수 있다. 응시생들은 시험 전날은 대개 일찍 자려고 노력하지만 시험공포 때문에 설 잠으로 첫 시간 시험지를 받으면 평소 잘 알던 문제도 정신이 몽롱하여 정답이 잘 생각나지 않을 때도 있을 것이다. 고3학생들은 오늘시험을 위해 3년간 내 몸이 망가지는지도 모르고 밤낮으로 책장을 넘겼고 학부모님들 역시 자녀들 뒷바라지에 온 정성을 쏘던 결과를 평가받는 날이기도 하다. 엄마들은 늘 가슴조이며 열심히 공부하는 자녀들을 바라보며 많은 행복을 느꼈지만 마음한구석엔 늘 걱정과 불안을 안고 살았을 것이다.…
세상이 어지럽다. 정치판이 갈팡질팡하니 국가가 흔들흔들한다. '대통령 하야 하라'고 한다. 대통령을 그만 둘 만큼 큰 잘못이 있다면 책임을 지는 자세가 요구된다. 국민이 원하는 길이라면 따라야 한다. 그래야만 다음의 대통령들에게 교훈을 주는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을 하야하라고 이야기하기는 쉽지만 각론에 들어가면 국가안보와 국가의 위상 등 국가명운에 관한 문제이기에 시기, 방법, 절차, 임기, 선거 등을 짚어 보고 혼란현상이 오지 않도록 신중하게 처신해야 한다. 국민의 여론이라고 말은 하지만 국민은 보지 않으면서 정치권의 이해득실에 따라 비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짚어봐야 할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국정이 흔들릴 정도로 어지럽고 어렵다고 한다. 우리는 각자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중심을 잘 잡아야 할 것이다. 비판은 실낱하게 하여야 한다. 매섭게 해야 한다.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교훈으로 삼을 만큼 강하게 해야 한다. 하지만, 비판은 하되 비난만 해서는 안 된다. 특히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비난만을 늘어 놓아서는 안 될 것이다. 먼저 국정을 챙길 수 있는 국무총리를 임명토록 한 후에 대통령의 거취를 논하는
[충북일보] 최순실 사태가 새누리당 전체를 뒤흔들고 있다. 당 내부가 강대 강 구도로 굳어졌다. 서로 이전투구가 한창이다. 당 해체까지 거론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지난 12일 서울 광화문 촛불 집회이후 사실상 분당사태를 예고했다. 충북 출신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행보도 둘로 갈라졌다. 일부 의원들은 이날 친박 중심의 새누리당 최고위원회 회의장으로 향했다. 일부 의원들은 비박 주도의 비상시국회의에 참석했다. 충북 국회의원들은 그동안 뚜렷한 계파 색을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비주류 쪽에 합류하는 의원들이 등장했다. 경대수·이종배 의원이 비박으로 분류됐다. 정우택·박덕흠·권석창 의원은 여전히 친박 성향이다. 새누리당의 미래는 박근혜 대통령의 거취와 직결된다. 이미 당내에서 탄핵 가능성까지 공개적으로 언급된 상황이다. 그런 만큼 박 대통령 탄핵 추진을 둘러싼 논의가 급속하게 정국을 지배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박 대통령에 대한 검찰 조사가 이번 주로 예상되고 있다. 최순실 씨에 대한 검찰의 기소가 이번 주 후반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이번 주가 최순실 정국의 분수령이 될 것이란 예측이 나오는 까닭도 여기 있다. 지금은 비상시국이다.
[충북일보] 'KTX 세종역 신설 백지화 충북 범도민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한다. 비대위는 지난 11일 창립총회를 갖고 전태식 전 노인회장을 비롯한 전·현직 시민사회단체장과 원로 언론인 등 25명을 고문으로 추대했다. 강상준·박종호·이융조 충북대 명예교수 등 13명을 자문위원으로 선임했다. 상임 공동대표에는 한장훈 충북지역개발회장, 유철웅 충북민간사회단체총연합회장, 강태재 충북시민재단 이사장, 남기예 충북여성단체협의회장, 최충진 국제라이온스협회충북지구 총재, 손용섭 바르게살기운동충북협의회 사무처장, 안건수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상임대표 등 7명이 포진했다. 비대위는 오는 16일 오후 2시 충북도청 대회의실에서 출범식 및 결의대회를 갖는다. 다소 늦은 감은 있다. 하지만 지역의 현안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의지가 모아진 것으로 보여 매우 뿌듯하다. KTX 세종역 신설 저지를 위한 도민의 역량 결집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런 식의 도민역량 결집만으로 뜻을 이루기는 어렵다. KTX 세종역 신설은 아주 오래전부터 준비된 논리다. 따라서 백지화를 위한 비대위 활동도 매우 세세한 부분까지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지역구 국회의원들과 수시로 협
[충북일보] 대통령의 무능한 국정운영을 한탄한다. 왜 여기까지 와야만 했나. 왜 사태가 이 지경까지 돼야만 했는가.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가 원망스럽다. 영수회담 통해 해법 찾아야 일주일 전이 입동(立冬)이었다. 일주일 후면 소설(小雪)이다. 24절기 가운데 스무 번째의 절기다. 하루해가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 밤은 점점 길어지고 있다. 겨울로 가는 길목이다. 밤을 지새우는 국민들이 많아졌다. 지난 주말 서울 광화문에서 촛불집회가 열렸다. 100만 명(주최 측 추산)이 운집한 시국집회였다. 최순실씨 국정 농단 의혹 규명 요구가 거셌다. 박 대통령 퇴진 요구도 이어졌다. 박 대통령은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몰렸다. 아무에게도 도움을 받을 수가 없다. 누구의 지지도 없는 고립무원(孤立無援)에 놓였다. 60%를 넘던 국민 지지율은 5%대로 바닥이다. 고정 지지대를 유지하던 충청권도 7%대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영수회담을 제안했다. 그리고 박 대통령이 이 제안을 받아 들였다. 절묘한 타이밍이다. "때(timing)는 얻기가 어렵다(難得者時). 기회(chance)는 놓치기가 쉽다(易失者機)." 조선시대 조광조(趙光祖, 1
기원전 336년, 20살인 알렉산더가 왕위에 오릅니다. 그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마케도니아를 세계 제일의 나라로 만들겠다고 다짐합니다. 그리하여 그리스·페르시아·인도에 이르는 대제국을 건설하고, 그 정복지에 다수의 도시를 건설하여 동서 교통과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한편, 그리스 문화와 오리엔트 문화를 융합한 헬레니즘 문화를 이룩합니다. 때문에 재위 시절의 알렉산더 대왕은 거칠 것이 없었고, 당연히 세상은 한결같이 그를 향해 고개를 숙였지요. 내로라는 정치가며 학자, 예술가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그에게 문안 인사를 옵니다. 하지만 철학자인 디오게네스만은 좀처럼 문안 인사를 오지 않습니다. 디오게네스는, 행복이란 인간의 자연스런 욕구를 가장 쉬운 방법으로 만족시키는 것이며, 자연스러운 것은 부끄러울 것도 없고 보기 흉하지도 않으므로 감출 필요가 없고, 이 원리에 어긋나는 관습은 반(反)자연적이어서 그것을 따라서는 안 된다고 역설하면서, 몸소 가난하지만 부끄러움이 없는 자족(自足) 생활을 실천한 사람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지요. 어느 날, 알렉산더 대왕은 신하에게 디오게네스가 찾아오지 않는 이유를 묻습니다. 신하는 머리를 조아립니다. "제가 듣기로…
추운 날씨와 부족한 일조량으로 우울증 걸리기 쉬운 계절에 최순실사태와 도널드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북한의 핵실험 등 나라 안 밖에 어지러운 뉴스가 우리에 건강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건강해야 사회도 경제도 건강해 질 수 있다. 어떻게 추운 겨울철에 건강을 유지 할 수 있는지 간단하지만 중요한 일상생활의 건강을 전문가에 도움을 받아 알아보자. 생활습관의 균형을 유지하자. 겨울철 갑작스런 추위가 올 경우에는 추위로부터 몸의 균형을 지키는데 우리 몸은 상당한 에너지를 소모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떨어지기 쉽다. 춥다고 실내에만 있는 생활 역시 몸의 면역성을 떨어뜨릴 수 있어, 규칙적인 운동을 포함하여 일상생활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겨울철 실외에서의 격한 운동으로 땀을 내는 것은 , 저체온증을 만들 수 있어 주의해야하고, 준비운동 없이 갑자기 격렬한 운동을 시작하는 것은 삼가해야한다. 또한 건조한 대기 때문에 호흡기와 피부질환이 많아지고, 혈관이 수축하면서 혈압이 쉽게 올라가게 되어 심혈관/뇌혈관 질환을 조심하여야한다. 실내공기를 자주 환기시키자. 겨울철에는 실내 활동이 많아지는 반면, 추위로 인해 환기는 오히려…
시인이자 가수인 레너드 코헨(Leonard Cohen)이 82세의 일기로 지난 11일 사망했다. 갑작스런 비보에 맑은 가을이 우울하다. 캐나다 몬트리올 출신인 레너드 코헨은 전설적인 시인이자 싱어 송라이터로 세계가 존경한 예술가다. 2000곡 이상을 작곡했을 만큼 왕성한 작품활동을 한 그는 국내광고의 배경음악으로 쓰여 관심을 받은 '아임 유어 맨(I'm your man)'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높았다. 철학적 가사를 흉내 내기 힘든 저음으로 대화하듯 노래한 코헨은 그에게 열광하는 팬층을 두텁게 확보하고 있었으나 빌보드 등 음악차트에 오른 적이 없었다. 음악차트의 인기 순위와는 전혀 관계없이 인기 높은 독특한 가수였던 셈이다. 웅얼웅얼 가라앉은 힘없이 단조로운 음색과 빈약한 멜로디에도 불구하고 그의 노래가 대중의 가슴에 파고든 이유는 은유적이며 사색적인 밀도 높은 가사 때문이었다. 해서 그의 음악을 Poetic Rock(시적인 록음악)이라 분류한다. 그는 상업적 인기에 목을 매는 여느 대중가수들과 비교 불가한 예술인이었다. 캐나다에서는 음유시인이 아닌 노래를 통한 사상가로 코헨을 존경했다. 명문 맥길 대학과 컬럼비아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
[충북일보]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관련 예산갈등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커졌다. 누리과정 재원조달을 둘러싼 정부와 지역교육청 간 의견이 첨예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충북도교육청의 경우 정부가 별도의 누리예산을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정부와 충북도, 충북도의회는 도교육청 예산으로 편성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도교육청은 내년도 예산안에 447억 원 규모의 유치원(1만8천101명) 예산만 포함시켰다. 어린이집(2만3천988명) 누리예산 835억 원을 제외했다. 이처럼 내년도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전국 교육청은 서울, 부산, 광주, 세종, 경기, 강원,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경남, 제주 등 12곳이다. 그러나 정부는 누리예산에 대한 추가 지원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각 시·도의회는 곧 교육청별 예산안을 확정해야 한다. 이 예산안이 확정되면 당장 내년 1월부터 각 지역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의 수당 지급에 차질이 생긴다. 갈등이 예고되는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정부와 교육청의 싸움에 보육교사들만 피해를 입는 셈이다. 지자체와 교육청 간 갈등으로 비화될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국의 각 시·도는 보육대
[충북일보]현대사회에서 '권력=돈' 이라는 공식은 단단히 유지되고 있다. 아주 자주 사회지도층 부패스캔들의 원인이 되곤 한다. 최근 충북에선 충북도의회 의장 선거 금품로비 의혹과 관련, 특정 의원들이 경찰의 내사를 받고 있다. A의원은 지난 4월 "내가 의장에 당선될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부탁과 함께 5만 원 권 100장이 든 봉투를 같은 당 소속 B의원에게 전달한 의혹을 받고 있다. 물론 해당 의원들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도의회 의장 선거와 관련해 지지를 부탁하며 돈을 뿌렸다면 사전뇌물수수죄나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한다. 당연히 처벌 대상이다. 수사로 전환될 경우 지역사회에 큰 파문이 예상된다. 하지만 의혹의 실체가 제대로 파헤쳐질지 아직 모른다. 지방의회 의장 선거와 관련해 금품이 오간다는 소문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금 거론되는 비리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말도 나온다. 그만큼 의장 선거와 관련된 부정부패가 의회 전반에 관행화 돼 있다는 얘기다. 지방의회 의장선거에 로비가 횡행하는 이유는 있다. 우선 의장에겐 지방의회의 수장으로서 유형무형의 권력과 의전 상 혜택이 주어진다. 인사철이면 사무관 승진
온 나라가 최순실 모녀로 쑥대밭이 되었다. 최씨의 기사가 세계 언론에 대서특필되고, 각국은 우리나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격을 떨어뜨리는 나라 망신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 국민들은 연일 터져 나오는 비리와 부패 행각을 보며, 실망과 분노를 넘어 좌괴감 속에서 갈 길을 잃었고, 어른아이 할 것 없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서고 있다. 우리 헌법 제1조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으로,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명시하고 있다. 대통령은 국민의 선거에 의하여 선출된 권력으로 국민이 주권을 잠시 위임해 주는 직위에 불과하다. 그런데 오늘날의 상황은 어떠한가? 삼권분립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로 모든 권력은 대통령에게 집중되어 있고, 그런 대통령은 비선, 그것도 절친하지 않다던 최순실에게 취임 이후에도 국가 통치철학의 요체인 각종 연설문과 외교·국방·인사 상 기밀을 넘겨주고, 주요 국정현안에 의견을 구했다고 한다. 왜 그랬을까· 대한민국 청와대의 비서진, 국무위원들의 능력이 부족한 것일까· 아니면 최씨의 능력이 너무도 뛰어난 것일까? 국가는 대통령과 일부 비서진, 국무위원에 의해서 운명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법치에 기반한 국정
찬비가 내리더니 기온이 뚝 떨어졌다. 얼마 남지 않은 나뭇잎들은 떨어지지 않으려고 바람을 붙잡고 사투 중이다. 화려하고 아름다웠던 시절을 뒤로 하기가 쉽지 않나보다. 지금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내려놓을 때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저절로 내려놓지 못하고 세찬 바람과 시린 계절이 오고서야 마지막 끈을 놓으려나 보다. 지금 우리의 부끄러운 현실처럼 말이다. 헝클어진 모습으로 차디찬 겨울의 시간을 지나야만 아름다운 봄은 올 것이다. 그 것은 우리에게 말없이 보여주는 자연의 이치다. 잎 떨군 나무를 가만히 바라보자. 그들은 봄부터 더운 여름을 지나오면서 햇볕과 온도가 적당한때 잎눈과 꽃눈을 만들고 그들을 지켜내기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 봄에 그들은 꽃눈과 잎눈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겨울동안 지켜낸 꽃과 잎을 틔우는 것이다. 겨울은 코앞인데 우리는 아무런 준비 없이 앙상하게 잎만 떨구고 있다. 요즈음 세상은 뒤숭숭하고 기운 빠지는 나날이다. 사춘기 시절 요즈음처럼 기운 빠지고 자괴감이 들던 때가 있었다. 그때는 세상이 미웠다. 가난했던 우리 집이 부끄러웠고 자신감 없는 내가 부끄러웠고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함에 맥이 빠졌다. 떳떳하지 못함이…
온 나라가 너무나 혼란스럽다. 정치는 잘 모르는 민초로서 작금의 정국에 대한 민초들의 혼란스러움은 의문만 팽배하다. 우선 대한민국은 적과 대치중인데 그보다 더한 일이 뭔가 싶은 마음이 들뿐더러 분명한 건 우리나라는 엄연한 법치국가이며 삼권분립이 분명한 국가인데 어련히 담당부처별로 잘잘못을 잘 가려내 신상필벌로 적법하게 잘 해나갈까만 무슨 이유로 정치권이 사사건건 야단법석을 떨어대는지 아리송해 질 때가 많다. 그런 와중에 날씨마저 점점 추워가는 이 때 애먼 민초들은 무슨 죄로 마음을 졸여야 하고 생활에 불편을 더해가야 하는지 더러는 울화마저 치밀어 오를 때도 없지 않다. 말로는 애국애민을 입에 달고 사는 정치인들은 마치 민초들과는 영 다르기만 한 나라의 사람들인지 이러한 혼란기에 되레 민초들이 정치권을 걱정하게 한다니 거꾸로 됐어도 한참 뒤집혀진 경우는 아닌지 묻고 싶다. 미국 대선이 막 끝난 날 만난 지인 왈 '트럼프가 당선되길 잘 했지 싶다.'고 한다. 나로서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가뜩이나 한국에서 미군을 철수 운운한 그가 당선되길 잘 했다니…. 지인은 곧 황당하게 너털웃음을 웃어댄다. 뜨악한 표정인 내게 그는 '언론보도마다 눈만 뜨면 최순
올해도 국회는 연례행사로 내년도 예산 심의에 여념이 없다 필요한 예산 편성을 위한 정부와 국회 이해관계자들의 전쟁 아닌 전쟁이 여의도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다. 우리 정부는 2017년도에 400조원 이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예산안을 제출했고 현재 온 나라를 뒤흔들고 있는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한 예산의 삭감 조정이 이루어지겠지만 그 규모와 대체적인 골격은 국회 심의 의결을 확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렇게 큰 예산의 출처는 대부분 우리 국민들의 주머니에서 나오는 것이다. 우리 정부가 편성하고 집행하는 예산은 모두 우리 국민들이 만들어낸 경제적 가치 중 일부를 국가에 그 사용을 위탁한 것이다. 따라서 강력한 모니터링과 감사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국민들은 이러한 감시와 감독 권한을 국회에 일임을 한 것이고 국회는 그동안 국민들이 낸 세금이 적절히 잘 활용되고 있는 지를 감시하는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국민들은 이제 정부도 국회도 믿지 못하는 일을 자주 겪으면서. 국민들이 직접 정부 예산집행 전 과정에 대한 감시·감독 업무를 하고자 한다. 세금의 납부부터 예산이 편성되고 집행되어 실제 국민들이 느끼는 혜택이 이루어지는 그 결과에까지 모든 절
[충북일보] 대한민국에 불신이 팽배해지고 있다. 대통령의 말도 이제 믿지 않게 되었다. 정치권에 대한 불신은 시간이 갈수록 더해지고 있다. 신뢰도는 바닥을 치고 있다. 대통령 선거 당시 폭발적인 신뢰도는 이제 그 어디에도 남아있지 않다. 대신 엄마, 아빠가 어린 자식을 데리고 거리로 나서고 있다. 전국에서 이런 현상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중학교와 고등학교 등 어린 학생들의 불신의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국민들은 높은 장벽을 치고 있다. 그 어떤 말도 믿지 않게 되었다. 최순실 게이트는 이렇게 국민들을 불신의 늪으로 밀어 넣어버렸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대한민국은 최순실 게이트로 몸살을 앓고 있다. 국민들은 분노의 감정을 촛불집회로 이어가고 있다. 핵심은 국정이 한 민간인에 의해 좌지우지 됐다는 점이다. 불신은 불신을 낳는다. 서로 믿지 않게 되면서 사회는 점점 수렁으로 빠져 들어간다. 국민들은 언론매체 등에 전달되는 뉴스를 접하면서 점점 좌절하고 있다. 국정에서 손을 떼고 검찰조사를 받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태도에 분노하고 있다. 이미 검찰은 권력의 시녀로 전락했다는 것을 만천하에 공개했다. 검찰이 국민들에게 신뢰보다는 불신을 심
출산을 준비하면서 아이의 이름을 고민하게 되었다. 한평생 가지고 살아야 하는 이름이기에 아이의 이름에는 부모의 바람과 사랑이 담기기 마련이다. 이름은 자신에게도 중요하지만 인간관계 안에서 관계를 맺고, 존재의 의미를 부여하고, 외롭지 않은 상호보완적인 존재로 살아가는 기반이 되기도 한다. 김춘수의 '꽃'이라는 시를 읽으면서 이름이 가지는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 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요즘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한 집안을 보면 대대로 자신에게 주어진 이름을 끊임없이 바꾸는 행태가 보인다. 이름, 직업, 종교, 배우자까지 바꾸면서 끊임없이 새로운 삶을 살고자 했던 그 시도가 시간을 거슬러 믿을 수 없는 평행이론을 만들어냈다.…
지난 9월 28일 충주시 정례브리핑을 통해 조길형 충주시장은 "충주교육지원청에 있었던 옛 충주읍성 연못을 복원하는 게 가장 좋지만, 일단 도시재생사업의 하나인 주차장으로 활용하다가 고증(考證) 등을 통해 연못을 복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요지는 '先주차장 後연못복원'이다. 이것을 달리 표현하면 '先도시재생사업 後충주읍성복원'이다. 이러한 발언 배경인 도시재생사업은 2015년 공모를 통해 국토부의 '2016년 신규 도시재생사업 지원 대상지역'으로 선정됨에 따라 2차 관문심사를 앞두고 있는 시점이다. 11월에 최종 계획서를 제출해야 하고, 이것이 통과되어야 2020년까지 97억 8천만원의 국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이 사업은 성내ㆍ충인동 지역을 대상으로 하며, 사업의 핵심은 △구 충주우체국(현 성내동우체국)을 매입, 문화ㆍ창업ㆍ재생센터를 조성해 청년창업 지원과 도시재생 활동가 육성, △사업 구간내의 보행친화형 원도심 조성, △그리고 전체적으로 주차장 확보 및 확충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문제는 당초 충주문화회관 옆 공간에 주차타워를 건설할 계획을 세웠으나, 그곳이 충주읍성의 동문(東門)과 관련된 지역으로 지난 6월 (사)예성문화연구회ㆍ전
며칠 사이에 세상이 바뀌었다. 아직도 현재진행형이긴 하지만 그토록 견고해 보였던 성이 일거에 무너져 내린 형국이다. 갖은 의혹에도 불구하고 호통과 겁박으로 국면을 호도해 온 그동안의 기세를 생각하면 천지개벽이나 다름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런 와중에 한 줌도 되지 않는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마치 간을 보듯 책임회피성 태도로 일관하는 대통령의 비굴한 모습에 국민적 분노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 주말마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 주요 도시에서 봇물처럼 일어나고 있는 촛불들의 함성이 그것을 증명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태의 한 가운데 본인이 있다는 걸 모르는 '딱 한 사람'이 있으니, 그야말로 '딱한 사람'이 아닐 수 없다. 끝 모를 막장 드라마 앞에서 가장 바삐 움직이는 데가 있다면 언론 쪽일 것이다. 뉴스의 폭발력에 걸맞게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본연의 임무에 따른 것일 테지만 홍수처럼 쏟아지는 보도경쟁이 꼭 반갑지만은 않다. '단독'이라고 이름 붙인 꼭지는 또 왜 그렇게 많은가, 어리둥절하면서도 전개되는 사태의 추이에 귀를 쫑긋하게 되지만 어딘지 씁쓸한 느낌까진 지우지 못한다. 그건 왜일까. 필자의 삐딱한 시각일 수도 있지만 저간에 벌어진 여러 개연성을 놓고…
[충북일보] 산과 들이 펼쳐진 청주 낭성면 추정리에 마당 가득 항아리가 늘어서 있다. 천여 개의 크고 작은 항아리 근처에는 구수하게 익어가는 장 냄새가 은은하게 퍼진다.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정겨운 풍경이 벌써 맛있는 기억을 되살린다. 전순자 대표의 옥샘정은 1995년 청주 금천동에서 선식 가게로 출발했다. 곡물가루 등을 취급하며 메주와 고춧가루에도 관심을 가졌다. 알음알음으로 주문하는 가정에서 원하는 대로 장을 담가준 것이 옥샘정의 시작이다. 더 맵게, 혹은 달지 않게, 각자의 입맛에 맞춰 장을 담가 주며 입소문이 났다. 몇 번의 이전 끝에 2012년 지금의 추정리에 완전히 정착했다. 서늘한 기온과 맑고 풍부한 물이 장 담그기에 최적이었기 때문이다. 작은 항아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뚜껑마다 날짜와 이름이 쓰여있다. 매년 초 이곳에 찾아와 담그는 손님들의 장이다. 햇볕과 바람 등 숙성을 위한 관리는 옥샘정에서 해준다. 장 담그기가 사라진 아파트 환경에서도 자신만의 장을 원하는 이들은 많다는 뜻이다. 집에서도 발효가 가능한 환경이라면 장 담그기 키트를 활용하기도 한다. 옥샘정에서는 모든 장류를 만들어 판매한다. 국내산 재료를 100% 활용한 장이다. 인근 밭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