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저물고 있다. 올해의 단풍은 유난히 느리고, 하늘은 유난히 흐리다. 느리게 온 것 같지만 사라지는 건 한순간. 찬바람이 코끝을 스치고, 어깨를 잔뜩 움츠리며 손을 호주머니에 넣을 때쯤이면 겨울이 찾아왔다는 신호이다. 겨울이 오기 전, 아직 단풍놀이를 떠나지 못했다면, 도저히 설악산, 내장산까지 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 이번 주말에는 충주에서 가을의 끝자락을 잡아보는 게 어떠한가? 가까운 곳에서도 가을을 느낄 수 있는 드라이브 코스를 추천해 본다. 충주의 대표적인 드라이브 코스로는 충주호를 끼고 도는 36번 국도가 가장 유명하다. 하지만 이외에도 SNS, 인터넷 검색으로는 찾기 어려운,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가 있다. 편리함과 안전을 자연과 풍경에 조금 양보한다면 고속도로보다는 국도, 신작로보다는 구도로가 운치 있는 법이다. 오늘 소개할 길 역시 국도, 구도로이다. 첫 번째 드라이브코스는 호암사거리에서 수안보 방면으로 가는 수안보 구도로이다. 유주막삼거리를 지나 유주막다리에 진입하기 전에 아래쪽으로 들어가면 구도로로 진입할 수 있다. 오른편으로는 달천이 유유히 흐르고 달천 방향으로 오래된 느티나무, 플라타너스 나무가 늘어서 있
[충북일보]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피의자'로 검찰에 입건된 사태는 국민들에게 참담함을 안겨줬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대기업을 상대로 거액의 기부금을 받은 사례는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모금 과정의 불법여부는 향후 수사와 재판을 통해 가려지겠지만, 지금 현재 상황만 놓고 보더라도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 우리 정치에서 가장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는 '정경유착(政經癒着)'이다. 그 중에서도 대기업과의 결탁은 우리 경제의 체질개선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경제민주화가 정답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12년 대선에 출마하면서 '경제민주화'를 공약했다. 가장 주목을 받았던 내용은 신규 순환출자 금지였다. 순환출자 금지를 통해 재벌들의 지배구조 개선에 나서려 했던 점은 높은 평가를 받았다. 물론 일각에서는 순환출자 금지의 범위를 신규 뿐 아니라 과거까지로 주장했다. 하지만, 신규로 한정한 공약만 지켜도 최근의 '최순실 게이트'는 불가능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대권에 도전하는 대부분 후보자들은 '경제민주화'가 던져주는 매력에 푹 빠지게 된다. 그런데 대부분 대통령들은 당선이 되면 마음이 싹 바뀌었다. 전두환 정권은 아웅산 테
[충북일보] 전국의 축산농가와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조류 인플루엔자(AI)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음성군의 한 농가에서 처음으로 AI 의심신고가 접수됐다. 그 후 전남·전북·경기지역에서도 잇따라 발생·의심신고가 들어오고 있다. 21일 전남 무안의 육용 오리농장에서도 AI 양성반응이 나왔다. 게다가 AI의 인체 감염 가능성까지 제기돼 우려가 더 크다. 그동안 AI는 조류에 감염을 일으켜 집단 폐사 등을 유발하지만 사람에겐 전파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전의 H5N1형과 H5N8형 등은 실제로 그랬다. 올해 유행하는 H5N6형은 다르다. 중국에서 지난 2014년부터 올 10월까지 총 15명이 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이 가운데 8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됐다. 그러다 보니 인체감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충북에서는 현재까지 오리농장 1곳의 시료에서 H5N6형 고병원성 AI가 확인됐다. 의심 신고가 접수된 농장 7곳(음성 6·청주 1)은 검사가 진행 중이다. 도내 시·군도 예방조치에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확산 속도도 빨라 어느 때보다 피해가 클 것으로 우려된다. 고고(高高)병원성 이라는 게 전문
[충북일보=청주] 청주지역 도시공원 개발을 놓고 민관 갈등이 민민 갈등으로 치닫고 있다. 청주시는 4개 지역에 대한 도시공원 개발에 나서고 있다. 2020년 일몰제 적용으로 도시 공원이 해제되면 난 개발이 우려된다는 게 이유다. 매봉산·잠두봉공원지키기 주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가 즉각 반발했다. 21일 청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승훈 청주시장은 매봉산·잠두봉 개발을 전면 중단하고 주민과의 대화에 나서라"고 주장했다. 지난 18일엔 수곡동 한솔초 앞에서 우중 촛불집회를 갖는 등 숲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그러나 토지 소유주들의 입장은 다르다. 청주시의 개발 논리에 동조하고 있다. '잠두봉 공원 토지주 연합'은 같은 날 시청 브리핑룸에서 "토지주들의 재산권 침해가 더 이상 없어야 한다"며 "현실적이고 신속한 토지보상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청주시는 오는 2020년 7월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인 도시공원에 대한 '공원 일몰제' 적용을 앞두고 있다.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민간 사업자가 5만㎡ 이상의 도시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 현재 추진 중인 민간공원은 상당구 영운동 영운공원(11만9천72㎡)과 서원구…
일본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또 규모 7.4의 강진이 발생하였다. 일본 기상청은 쓰나미 경보를 발령하고 주민들에게 "지금 바로 가능한 한 높은 곳, 해안에서 먼 곳으로 피하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피난 권고를 하면서 달아나 달라"고 긴급대피를 당부하였고, 주민들은 너도 나도 피난에 나섰다한다. 2011년 대지진으로 인해 자연재해의 무서움을 직접 경험하였으니 그들이 느끼는 두려움은 상상을 초월하리라. 2011년 당시, 1만5873명이 숨지고 2744명이 실종되어 일본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가까이 위치한 우리나라는 그 사건을 계기로 지진과 원자력에 대해 크나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지진으로부터 안전한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것이 정말 큰 행운이라 여기었었다. 지난 9월 12일, 경주에서 규모 5.1의 지진이 발생하였다. 전국 곳곳에서 지진이 감지되었고 발생 직후에 통신 장애가 일어나 통화와 문자는 물론이고, 카카오 톡과 인터넷까지 불통되어 잠시 혼란이 오기도 하였다. 우리들은 그때서야 비로소 알았다. 우리나라도 지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경주지진이 발생한 그 시각에 양산에 사는 여동생과 통화중이었
금세 져버린 붉은 단풍의 아쉬움과 함께 매서운 한파가 몸을 움츠리게 하는 계절이 왔다. 겨울철이 되면 소방서는 더욱 긴장을 늦출 수 없다. 각종 난방기구와 전기사용이 급증해 화재가 빈번히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에 소방당국은 대형화재 예방을 위한 각종 예방대책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으며, 이번 겨울철에는 공사장 안전관리를 집중 추진시책으로 정하고 화재예방을 위한 점검 및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공사장 용접 시 사소한 부주의로 인해 대형사고가 발생하는 경우는 생각보다 빈번하다. 국민안전처 화재현황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화재 4만 343건 중 용접에 의한 화재는 1천75건으로 하루 2.9건씩 발생하고 있다. 최근 5년간 발생한 용접·용단작업 관련 화재·폭발사고 분석 결과, 착화물은 인화성가스(35.7%), 인화성물질(28.6%), 우레탄 판넬류(14.3%), 발포 우레탄(7.1%), 기타 발화재(14.3%) 등이며 재해발생 공사 종류는 공장(21.4%), 군 시설(14.3%), 도로 및 관로(14.3%), 빌딩(14.3%) 등으로 나타났다. 주요 사고 사례를 살펴보자. 2016년 6월 남양주시 진접읍에서는 ○○복선전철 기초 보강작업 중 굴착공
어두운 밤. 깎아 놓은 듯 가파른 산꼭대기. 노인이 가만히 눈을 감으며 사내에게 말한다. 이제부터 나는 맑은 공기와 함께 쉴 것이다. 너는 아래를 보거라. 그리고 보이는 대로 말하라. 사내는 아래를 보려고 했지만 제대로 볼 수 없었다. 시커먼 구름과 도시의 매연, 소음으로 뒤범벅된 안개 때문이었다. 구름을 비켜, 안개를 헤집고 나서야 겨우 볼 수 있었다. 낯익은 시내가 보입니다. 창문을 통해 사람들이 보입니다. 온 가족이 거실에 둘러앉아 차를 마시고 있는 게 보입니다. 이웃집엔 팔베개를 한 노인이 홀로 잠들어 있고, 보는 이 없는 TV만이 주인 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저기입니다. 제가 사는 곳입니다. 그만 됐다. 다른 곳을 보아라. 많은 사람들로 가득 찬 거리가 보입니다. 팔짱을 낀 젊은 연인이 소곤거리며 걷고 있습니다. 부부인 듯 주황색 유모차를 미는 여자와 아이를 안은 남자가 지나갑니다. 또 현란한 네온사인이 어리석은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술에 취해 넘어질 듯 비틀거리는 사람. 그와 부딪쳐 욕을 해대며 바닥에 침을 뱉는 사람. 몸조차 가눌 수 없어 주저앉고는 게슴츠레한 눈으로 이를 바라보는 사람. 저기입니
[충북일보] 나라꼴이 엉망진창이다. 참담함이 도를 넘고 있다. 급기야 대통령이 비리 공범이 됐다. 별별 얘기가 다 떠돈다. 유언비어(流言蜚語)의 위력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 미성숙 사회의 민낯이다 흔들리는 대한민국이다. 풍전등화(風前燈火), 바람 앞의 촛불이다. 누구 말대로 바람이 불면 촛불이 꺼질지는 모르겠다. 검증되지 않은 온갖 말들이 들끓고 있다. 대부분 확인되지 않은 가짜다. 느닷없는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계엄령 발언은 폭탄이 됐다. 시중에 떠도는 소문을 제1야당 대표가 공개석상에서 거론했기 때문이다. 이 발언은 지난주 주요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까지 올랐다. 그러나 계엄령 선포는 현행법상 쉽지 않다. 설사 대통령이 선포해도 국회 재적 의원 과반수가 찬성하면 계엄을 해제해야 한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논리에 맞지 않는다. 다른 유언비어도 많다. 지난 16일 청와대가 '엘시티 엄정 수사' 지시를 내렸다. 곧바로 SNS에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비리 연루설이 떠돌았다. 그리고 이틀 뒤 추 대표의 계엄령 발언이 나왔다. 일각에선 북한이 연계된 괴담까지 나왔다. 현재 상황에 대한 분노를 이해 못하는바 아니다. 하
[충북일보] 청주시 옥산면 ㈜금진(대표이사 김진현)의 나눔 실천이 화제가 되고 있다. ㈜금진은 올해 전 직원에게 해외연수 기회를 줬다. 가족도 동반케 했다. 당연히 회사가 모든 경비를 제공했다. 이 회사의 임직원 해외 연수 지원은 올해로 10년째다. 올해는 임·직원과 가족까지 150여명이 참가했다. ㈜금진은 벽지 생산으로 연매출 280억 원을 올리는 중소기업이다. 하지만 임직원들에게 제공하는 지원은 대기업 수준이다. 여유가 있어서가 결코 아니다. 그래야 한다는 김 대표이사의 경영 철학 때문이다. 김 대표는 임직원들에게 대기업 수준의 월급을 주고 싶어 한다. 복리후생도 완벽한 회사를 꿈꾼다. 김 대표의 이런 생각과 시도는 직원들을 하나로 만들었다. 경영자만의 회사가 아니라 정말 내 회사라는 생각을 갖게 했다. 얼마 전엔 '차태환식' 허그경영이 도내 기업들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출소자들에게 갱생의 기회를 주고 나눔을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덕에 차태환 대표이사가 운영하는 ㈜아이앤에스가 '일터나눔 허그(HUG)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나눔 경영이 만들어낸 성공사례라고 할 수 있다. 김 대표나 차 대
[충북일보] 지방자치단체마다 인구 늘리기에 총력하고 있다. 인구가 많으면 정부 지원과 각종 예산 인센티브 확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타 지자체와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인구 늘리기 정책 실현에서 일선 공무원들의 역할은 아주 중요하다. 대부분 본분을 다하고 있다. 가장 먼저 본인과 가족들의 주소지부터 관할 지자체로 옮기고 있다. 그런데 일부 공무원들은 그렇지 않다. 도내 한 지자체의 경우 전체 공무원 중 절반 정도가 외지에 주소를 두고 있다. 담당 공무원조차 인구 증가에 나서지 않고 있다. 겉과 속이 다른 이상한 인구 정책이다. 자녀 학업을 위해 대도시에 거주할 수밖에 없다는 게 변명 아닌 변명이다. 지자체 공무원들은 외적으로 지역 인구 증가가 곧 경제와 발전에 큰 힘이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내적으론 지역을 외면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공무원의 외지 거주는 지역사랑의 결여로 오인될 수 있다. 물론 거주의 자유는 보장돼야 한다. 그러나 각 지자체가 인구 늘리기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마당에 해당 공무원이 타 지역에 연고를 두고 입으로만 인구증가에 한 목소리를 내는 건 이율배반이다. 공복
남편이 쓰레기봉투 안으로 한쪽다리를 집어넣고, 양 날개를 잡곤 지그시 밟는다. 픽……! 켜켜이 쓰레기들 주저앉는 소리…. 납작하게 눌린 쓰레기들이 지층을 만든다. 새벽기도 마치고 우리부부는 자원하여 오년 째 교회쓰레기를 정리하고 있다. 열네 칸 화장실을 청소하고 각 실의 쓰레기통들을 비워 내놓으면 부피가 많아 50리터봉지로 어림없어 보인다. 그러나 박스 깡통 빈병 종이컵 등 재활용 할 것들을 분리한 뒤에, 가연성들은 지그시 밟으면 신기할 정도로 한없이 들어간다. 한없이 라고 표현했지만 '지그시' 가 따라야한다. 쓰레기를 치우며 '지그시'란 말이 좋아졌다. 보인다. 투명한 가연성쓰레기 봉지 안에 묻힌 종이컵이. '바닥에 쏟고 골라내· 밟으라고 저쪽으로 던져·' 스친다. '고마워유! 고마워유!' 하시며 작은 수레를 끌고 대똥대똥 오실 할머니 모습이. 숨 좀 참으며 고르면 할만하다. 각 실에서 나온 봉지에서 몇 개씩만 골라내도 그게 어딘가. 편다. 꼬깃꼬깃 구겨서 버린 종이컵을 펴는 일이 귀찮지 않음은, 과거에 내가 그랬듯 나름 부피를 줄이려한 마음들을 알아서다. 빼꼼 보인 컵 하나는 빙산의 일각이었다. 생명줄을 골라낸다. 수없이 많은 독거할머니 생명줄들을
[충북일보] 온 나라가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로 시끄럽다. 충북도마저 밀실행정으로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왜 이러는지 정말 실망스럽다. 충북도가 430억 원 규모의 충북도의회 청사 신축을 밀실에서 추진했다가 퇴짜를 맞았다. 충북도는 당초 도의회 독립청사를 리모델링 사업으로 추진키로 했다. 그러나 여론 수렴 절차도 없이 사업비가 2.8배나 많이 드는 신축사업으로 변경했다. 그런 다음 슬그머니 행자부에 투자 심사 신청을 했다. 이때까지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졌다. 밀실행정이라는 비판이 이는 이유도 여기 있다. 다행히 행정자치부가 재검토 지시를 내려 더 이상 진전은 어렵게 됐다. 이런 사실은 중앙투자심사위의 재검토 지시가 내려오면서 뒤늦게 드러났다. 중투위는 도의회가 사용하는 현 도청 신관 건물의 리모델 방법을 검토하라고 했다. 신축을 하겠다면 도민 의견을 수렴하라고 요구했다. 우리는 중투위의 이런 판단에 동의한다. 여론도 수렴하지 않고 막대한 비용이 드는 청사 신축을 결정한 것은 잘못이다. 현 건물을 리모델링할 수도 있는데도 무리하게 독립청사를 짓겠다는 건 예산 낭비다. 더 큰 문제는 도의회 청사 건립 계획이 도의회 요구로 밀실에서 슬쩍 바뀌
[충북일보] 음성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했다. 지난 16일 음성군 맹동면 용촌리의 한 농가에서 폐사한 오리 200마리의 시료를 검사한 결과 AI바이러스 확진판정이 나왔다. 이 농장은 2개 축사에서 2만2천여 마리의 오리를 사육하고 있다. 바이러스 유형은 고병원성 H5N6형이다. 충남 천안시 풍세면 봉관천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과 전북 익산시 춘포면 만경강 수변에서 포획한 야생조류 시료에서 나온 바이러스 유형과 같다. 충북도는 의심신고가 접수된 지난 16일부터 방역작업을 벌이고 있다. 초동방역팀을 급파해 사람과 가축의 이동을 제한하고 있다. 이 농장에서 기르고 있는 오리 2만2천여 마리를 살처분 했다. 농장 주변 반경 500m 이내 출입도 통제했다. H5N6형의 주범은 야생 철새로 지목되고 있다. 대륙 간 전염 매개체로 여겨지고 있다. 날아오는 철새를 막을 방법은 없다. 사람이 철새와 접촉을 자제하는 수밖에 없다. 결국 철새와 인간이 공존하지 못하는 슬픈 시대가 됐다. 강가나 저수지에 많은 철새의 도래가 반길 일 만은 아니다. 그만큼 AI 발생 가능성이 커진다는 얘기가 되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관내 양계장에 대한 특별 관리가 필요하다.
작년 이 맘 때쯤 '모히또 가서 몰디브 한 잔 할까'라는 말이 유행했었다. 정치인과 재벌이 불법정치자금으로 얽힌 정경유착과 그에 관계된 언론인과 조폭의 이야기를 다룬 '내부자들'이라는 영화에 나왔던 대사였다. 오만과 독선에 찬 재벌이 부패한 정치인 및 언론 등 공공의 권력과 어울려 만들어내는 타락상으로 가득했던 영화 내용은 많은 국민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한편으로는 정치인이 부당한 유착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영화 속 상황이 혹시나 현실 세계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의문과 걱정이 국민들의 마음을 무겁게 만들기도 했다. 사실 정치인이 정치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돈이 필요하다. 선거를 준비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정책 개발을 위한 조사활동을 하거나 지역구의 사무실을 운영하는 데도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간다. 그러니 정치를 시작할 때는 깨끗한 정치를 다짐했던 정치인이라도 점차 검은 돈의 유혹에 흔들릴 수밖에 없다. 만약 유혹에 넘어가 기업체나 이익단체로부터 정치자금을 받게 되면 정치인은 특정집단의 눈치를 보게 되기 마련이고, 당연히 국민을 위한 정책보다는 특정집단의 이익에만 귀 기울이게 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따라서 정치자금에 있어서 특정집단의
영국 언론사에서 전 국민 대상으로 퀴즈공모를 하였다. 북쪽 최끝단의 시골 마을에서 런던까지 걸어서 달포 걸리는 길을 가장 빨리 올 수 있는 법을 제시하며 당첨자에게는 1천만 파운드를 주겠다는 내용이다. 말을 타고 오겠다, 기차를 타고 온다, 쾌속 오토바이를 타고 죽자 사자 달려온다, 경비행기로 날아온다는 사람 등 많은 답이 쇄도하였다. 그런데 정작 1등 당첨 작은 "좋은 사람과 함께 걷는다!"였다. 철학이 발달한 나라라 그런지 다분히 현학적이고 다소 의외의 답임에도 가만히 생각해 보니 과연 그렇구나 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답이다. 마음 통하는 사람, 좋은 사람과 함께 보내는 시간, 즐겁거나 행복하게 여겨지는 시간은 아무리 길어도 짧게 느껴지니까. 초임 때 괴산에서 테니스 모임을 결성하고자 변두리인 대사리에서부터 괴산 읍내 모 식당까지 퇴근하고 40여분 걷게 되었다. 요즘이야 차가 일상화되었지만 그 때만 해도 돈 많은 사람이나 오토바이를 탔고, 선생님들 대부분은 자전거로 출퇴근할 때였다. 그나마 자전거조차도 갓 부임한 총각 선생에게는 사치스런 탈 것으로 여겨지던 때였다. 마침 동행자가 몇 명 있어서 '많이 걸어서 다리 아프지는 않느냐·'고 모임의 발기자
올해 초 충주시가 평생학습도시로 지정 된지 2년차 사업으로 우수프로그램지원 단체를 공모했습니다. 필자가 지회장을 맡고 있는 (사)전국한자교육추진총연합회 충주지회가 응모하여 가까스로 선정되었습니다. 200만원의 지원을 받고 4월 18일부터 충주향교 명륜회관 강의실에서 25회를 목표로 강좌를 시작했습니다. 매주 월요일 오후 2시부터 은퇴하신 분들과 우리고전에 관심이 있는 분들을 대상으로 홍보를 하여 수강신청을 받고 24회를 넘기는 강좌를 진행해 왔습니다. 고전내용이 담긴 강의교재도 제공하였고, 기타자료는 유인물을 만들었으며, ppt자료도 만들어 사진과 함께 영상을 띄워 강의를 진행했습니다. 고전관련 외부강사를 모셔서 강의를 진행하고 싶었지만 책정된 강사료가 너무 적어서 모시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 대목입니다. 우리사회가 100세 시대가 되면서 우리고유의 전통과 민속이 담겨있고 문학적인 가치가 풍부한 고전을 되짚어 보았습니다. 우리의 문화를 이해하면서 무료한 시간을 즐거운 마음으로 평생교육의 보람을 맛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동(薯童)이란 별명을 가진 백제 30대 무왕이 신라의 선화공주를 부인으로 삼기
[충북일보] 요즘 청주시와 공원지키기 주민대책위원회 간 논리 공방이 한창이다. 청주시는 2020년 일몰제 적용으로 도시 공원이 해제되면 난 개발이 우려된다며 매봉산과 잠두봉을 비롯한 4개 지역에 대한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에대해 대책위는 대단위 아파트를 짓고 4차선 확장에 터널을 뚫는 것이 난개발이라며 이를 적극 반대하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수곡동 한솔초 앞에서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촛불집회를 개최하는등 숲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청주시에는 총 26곳의 도시 공원이 있으며 이중 4곳을 개발하고 있다. 대책위는 일몰제로 난 개발이 우려되면 26개 지역이 똑같은 방법으로 개발돼야 하는데 4곳만 골라 개발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주장한다. 특히 매봉산의 인근 구룡산은 민간 업자가 사업 계획서를 제출했으나 이를 유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는 두꺼비 생태공원이 있어 환경단체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칠 것을 우려하여 개발을 유보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즉 주민 반발이 우려되는 곳은 피하고, 비교적 개발 반대가 덜한 곳을 골라 시범적으로 개발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는 것이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청주시의 행정은 매우 잘못된 것으로
배우 김혜자씨는 10여 년간 세계 곳곳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전쟁과 가난으로 고통 받고 비참한 삶을 살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느낌 감정을 책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에 고스란히 담아 감동을 준 바 있다.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는 아이들, 우리 사회는 학대로부터 얼마나 이 아이들을 보호하고 있는 걸까. 최근 패륜적이고 엽기적인 아동학대 사건이 연이어 일어나면서 아동학대는 우리 사회의 큰 화두가 됐다. 부천의 초등학생 아들 시신 훼손, 창녕의 초등학생 아들 살해, 인천 모 어린이집 교사의 충격적 폭행 사건 등으로 많은 국민들이 분노했다. 아동들이 사회적 무관심과 방임 속에서 학대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됐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동학대는 아동을 신체적, 심리적, 성적으로 학대하는 것은 물론 부모 및 양육자가 아동에게 필요한 음식, 옷, 안전, 행복 등을 적절히 제공하지 않는 방임도 포함된다. 가정뿐만 아니라 학교나 모든 기관에서 발생할 수 있다. 학대로 인해 아동에게 나타나는 정신 장애 증상은 우울증,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불안 장애 등이며 후유증이 성인기까지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 심리적 학대를 받은 아동은 크게 소리를 지른다거나 거칠고 무례한…
세종시 건설 계획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아닌 박정희 전 대통령이 '원조(元祖)'라 할 수 있다. 박 전 대통령은 1977년 2월 서울시청을 연두순시한 자리에서 "서울 인구 집중을 억제하기 위해 '임시행정수도' 건설을 구상 중"이라고 발표했다. 그 해 7월에는 '임시 행정수도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을 공포한 뒤 철저한 보안 속에 이른바 '백지계획(白紙計劃)'을 수립, 정부에 '행정수도 이전팀'까지 만들었다. 백지계획에 따르면 청와대와 국회,대법원까지 이전할 행정수도는 현 세종 신도시(행정중심복합도시)와 비슷한 위치에 있는 '장기지구'였다. 반경 10㎞의 이 곳에 1980년부터 92~96년까지 12~16년에 걸쳐 인구 50만명 수용 규모의 자족도시를 만든다는 게 주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 계획은 박 전 대통령이 79년 10·26 사건으로 갑자기 시해당하면서 말 그대로 '백지화'됐다. 딸인 박근혜 대통령은 2012년 12월 19일 치러진 선거에서 '세종시'의 덕을 크게 봤다. 전임자인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세종시 수정안'을 추진,신도시 건설이 2년 이상 늦어지면서 충청인들의 불만이 팽배한 가운데 이른바 '원안 플러스 알파'를 공약으로 내걸었기 때
[충북일보] 충북도의 장애인 복지정책에 중대한 맹점이 발견됐다. 가장 중요한 재활 치료대책이 소홀하다. 충북도내 장애인 인구는 지난해 말까지 △지체 4만7천715명 △청각 9천739명 △지적 9천426명 △시각 8천982명 △뇌병변 8천648명 △정신 3천718명 △신장 2천333명 △언어 630명 △자폐성 578명 등 모두 15개 부문 9만3천523명이다. 도민 전체인구가 158만3천952명인 것을 감안하면 100명 중 6명이 장애인인 셈이다. 그만큼 장애인 재활치료 시설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된다. 그러나 충북도는 지난해 전문적으로 장애인 재활치료를 할 수 있는 권역별 재활병원 건립 공모에 응하지 않았다. 충북대학교병원의 강한 운영 의지에도 사업비 부담과 적자운영을 이유로 포기했다. 권역별 재활병원은 재활의학과를 포함해 내과·외과 등 8개 과목, 신경·척추관절·통증 등 6개 특수진료센터를 운영한다. 장애인 재활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병원이다. 재활 치료의 골든타임은 사고나 부상 발생 후 6개월이 지나기 전이다. 이때 집중적인 재활치료를 해야 한다. 그래야 재활 성공 가능성이 커진다. 그러나 도내 상당수 장애인들이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 제대로
[충북일보] 정치권이 '최순실 사태'를 겪으며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여권은 무기력증을, 야권은 무책임함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대한민국 국정은 최순실 파문에 휩싸이며 사실상 마비 상태다. 민심은 여전히 들끓고 있다. 그런데도 여야 정치권이 보여 주고 있는 모습은 무능력과 무책임 그 자체다. 무기력한 모습은 한심하기까지 하다. 새누리당은 더 이상 집권 여당이라고 할 수 없다. 국정 수습의 해법을 제시하기는커녕 되레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자중지란에 빠져 우왕좌왕하는 모습은 지리멸렬 상태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도 나을 게 없다. 정국 수습책을 두고 오락가락하는 모습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영수회담 백지화는 무책임의 극치였다. 대안 없는 대통령 퇴진 요구는 자칫 국민들에게 불신만 줄 수 있다. 정치권의 역할이 거리 투쟁에만 그쳐선 안 된다.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 '질서 있는 퇴진'이든, 헌법이 정한 탄핵 절차를 밟든 헌법과 법률에 따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그게 국회와 여야 정당이 해야 할 책임이다. 정치권은 수습책을 내놓고 실질적인 논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새누리당은 분당을 운운할 자격마저 없다. 그렇게 하면 할수록 국민의 지탄을 받
차가운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집에서는 두꺼운 옷들을 챙기고 세탁소에도 다녀왔다. 보일러를 점검했고, 지난 주에는 김장도 했다. 달력에서의 계절보다 조금 일찍 생활의 겨울은 진행 중이다.회사에서는 이보다 일찍 겨울이 시작됐다. 추석이 지난 시점부터 전년 겨울의 기간별 날씨, 주차별 실적을 돌아보고 올해 유행할 트렌드와 아이템을 점검한 후, 테마를 세워 월별 운영할 컨텐츠를 확보하기 시작한다. 11월 지금, 백화점은 늦가을과 수능, 크리스마스가 동시에 전개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겨울에 또 준비하는 것은 '나눔'이다. 나눔과 기여는 특정한 기간을 정하지 않고 연간 대상에 따라 예산과 컨텐츠를 분배한다. 마련된 계획에 따라 예산 투입과 봉사활동을 하는데 날씨가 추워지면 보다 더 포커스를 맞춘다. 영업활동과 마찬가지로 겨울철 사회공헌활동을 위해 몇 년간, 그리고 올해 활동을 리뷰 해봤다. 병원과 함께한 소아암 환우 돕기, 전통시장 활성화, 저소득층 지원사업, 지역별 기관과 함께한 팀별 봉사활동, 헌옷 기부활동 등. 리뷰를 해보고 올해 진행할 방향을 잡았다. '2016 따뜻한 충청만들기'. 올해 연말 충청점의 나눔 컨텐츠 테마다.'2016'이 들어간 것은
가을이 깊어지면 사람이 그리워진다. 외로워서가 아니라 보고 싶어서 그렇다. 숨겨 놓은 사랑이야기가 없더라도 떨어져 구르는 낙엽위에 겹쳐지는 시詩 구절이 있고, 좌판에 놓인 빨간 홍시를 보면서 스치듯 떠오르는 인연도 있다. 추수가 끝난 들길을 한없이 걷고 싶은가 하면 저녁상에 올라온 매콤한 국 한 그릇에 울컥하기도 한다. 일조량이 줄어들고 기온이 내려가면서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생리호르몬 변화가 사람들을 감성적으로 만든다고 한다. 그 원인이야 어찌되었든 가을은 사람을 사람답게 만든다. 사색에 빠지게 하고 주위를 둘러보게 만들며 따스한 정이 그리워지게 한다. 이러한 증세가 깊어지면 이른바 '가을 탄다'라는 말을 듣게 된다. 그러고 보니 요즘 내가 가을을 타고 있나 보다. 종일 울적한 기분에 빠질 정도는 아니지만 흐르는 시간이 아쉽고 무언가 허전하다. 그리고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도록 키워주신 분들께 도리를 다하지 못한 것이 늘 가슴에 얹혀 있다. 평생 갚아도 모자랄 만큼 은혜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내가 무엇을 하고 살았나 싶다. 사관생도 시절, 퇴교의 벼랑 끝에서 구해주신 스승 한 분은 영영 연락할 길이 없다. 같은 중대의 소속인원들을 단결시키려고…
[충북일보] 제천시와 제천시의회가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술 파티'를 벌였다. 단순 회식 자리가 아니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제천시의회는 오는 23일부터 제천시를 대상으로 행정사무감사를 벌인다. 내년도 본예산 심사도 앞두고 있다. 그런데 두 기관의 의원과 공무원 20여 명이 모여 회식을 했다. 누가 봐도 적절성에 의문을 제기할 만하다. 한편에선 부정청탁금지법과 관련한 의혹도 나오고 있는 게 사실이다. 물론 감사 기간이 아닌 상황에서 원활한 직무수행이나 사교, 의례 목적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3만원 이내의 식사는 허용된다. 하지만 시기가 여전히 문제다. 두 기관 모두 3개월 전부터 미리 약속된 자리라고 해명하고 있다. 그런데 묘하게 행정감사와 내년 예산안 심사가 목전이다. 누가 봐도 단순 회식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공직자의 불편부당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중요한 덕목중 하나다. 공직자가 불편부당하지 않으면 신뢰받을 수 없다. 그러나 공직자가 아무리 청렴하다 해도 의심받을 일을 스스로 하지 말아야 한다. 남에게 오해를 살 만한 그 어떤 작은 행동도 해서는 안 된다. 제천시 공무원과 제천시의원들도 마찬가지다. 불편부당은 사회 전반의 윤리
[충북일보] 충북이 외국인에게 매력 없는 곳으로 전락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관광객이 1천만 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외국인관광객의 충북 외면 현상은 심각하다. 충북도의 외국인 관광정책이 헛바퀴를 돌고 있기 때문이다. 청주국제공항은 전국 공항 이용객 5위로 성장했다. 그러나 이용객들이 교통수단으로 이용할 뿐 머물지 않고 있다. 그러다 보니 '먹고, 자고, 쓰는' 관광 행위가 밑바닥 수준이다. 9월 말 기준 청주국제공항을 통해 외국인 37만9천명(중국인 93%)이 입·출국했다. 그러나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는 크지 않았다. 면세점 매출액을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말까지 청주지역 3곳 면세점의 총 매출액은 85억 원이다. 전국 누계 8조9천331억 원의 0.095% 수준이다. 물론 충북도가 시내면세점에 루이비통, 프라다, 샤넬 같은 명품 브랜드를 입점 시키는 등 사활을 걸었다. 하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 공항면세점에선 물품을 그 자리에서 구매·인도할 수 있다. 그런데 시내면세점에선 물품 구매 후 출국공항에서 다시 찾아야 한다. 작지만 이런 불편함을 해소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충북의 관광 코스가 스쳐가는
[충북일보] 산과 들이 펼쳐진 청주 낭성면 추정리에 마당 가득 항아리가 늘어서 있다. 천여 개의 크고 작은 항아리 근처에는 구수하게 익어가는 장 냄새가 은은하게 퍼진다.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정겨운 풍경이 벌써 맛있는 기억을 되살린다. 전순자 대표의 옥샘정은 1995년 청주 금천동에서 선식 가게로 출발했다. 곡물가루 등을 취급하며 메주와 고춧가루에도 관심을 가졌다. 알음알음으로 주문하는 가정에서 원하는 대로 장을 담가준 것이 옥샘정의 시작이다. 더 맵게, 혹은 달지 않게, 각자의 입맛에 맞춰 장을 담가 주며 입소문이 났다. 몇 번의 이전 끝에 2012년 지금의 추정리에 완전히 정착했다. 서늘한 기온과 맑고 풍부한 물이 장 담그기에 최적이었기 때문이다. 작은 항아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뚜껑마다 날짜와 이름이 쓰여있다. 매년 초 이곳에 찾아와 담그는 손님들의 장이다. 햇볕과 바람 등 숙성을 위한 관리는 옥샘정에서 해준다. 장 담그기가 사라진 아파트 환경에서도 자신만의 장을 원하는 이들은 많다는 뜻이다. 집에서도 발효가 가능한 환경이라면 장 담그기 키트를 활용하기도 한다. 옥샘정에서는 모든 장류를 만들어 판매한다. 국내산 재료를 100% 활용한 장이다. 인근 밭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