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주인인 시민들은 헌법과 법률을 짓밟은 대통령에게 퇴장을 명령했습니다. 세계사에 빛날 7차 촛불집회까지 연인원 750만명이 '민주공화국'의 깊어가는 겨울밤을 여울여울 밝혔습니다. 손이 시리고 코끝이 에일듯한 추위도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어떠한 권력도 시민과 싸워 이길 순 없다는 당연한 사실을 만천하에 확인해 주었습니다. 국회는 대통령 박근혜를 탄핵했습니다. 더욱 빛나는 것은 강력한 분노를 표출하면서도 풍자와 해학, 그리고 배려의 축제행사로 진행했다는 점입니다. 연행자 한 명 없고, 피 한 방울 흘리지 않은 명예혁명이었습니다. 한국인이 세계사에서 찾아볼 수 없는 성숙하고 명예로운 시민혁명을 새로 썼습니다. 우리 모두 자랑스럽고 위대한 시민입니다. 국회를 통과한 탄핵소추는 촛불의 분노를 대의하는 국회가 헌법적 책무를 이행했을 뿐이었습니다. 탄핵은 박 대통령이 자초한 것입니다. 박 대통령은 공식 정부를 무시하고 비선 정부를 운영했습니다. 그는 헌법을 위반했고, 법률을 어겼고, 주권자를 배신했습니다. 국민들은 경악했고, 분노했습니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이 드러났을 때부터 잘못을 밝히고 용서를 구할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 거짓 해명과 진정
평평한 바위에 돌탑이 올망졸망하다. 납작한 돌을 깔고 작은 돌을 층층 포개 놓았다. 기껏해야 8층 아니면 9층 남짓이다. 두어 층 올려놓고는 부랴부랴 돌아간 듯 어설픈 것도 많다. 정교한 것은 찾아볼 수 없이 쌓다 만 것처럼 어수선한 돌무더기인데도 정감이 간다. 크기는 물론 모양도 들쭉날쭉, 탑도 아닌 탑을 쌓으며 모종의 소원을 빌었을 누군가가 떠오른다. 단양 팔경의 하선암 바위에 있는 탑 모양이다. 그 날도 예의, 지나다가 들러 본 것인데 얼핏 세어 보니 50개 정도다. 바윗돌 표면이라야 방 한 칸 넓이였으니, 빽빽해 보이는데도 많지 않은 건 당연했다. 가령 100만 명이 다녀갔다 쳐도 2만 명 중의 한 사람이 쌓았을 테니 극히 적은 숫자다. 한 사람이 두 세 개씩 쌓을 수도 있으나 대략 계산하면 그렇다. 그나마도 바위는 돌탑으로 포화 상태다. 누군가 더 쌓으려도 자리가 없을 만치 비좁다. 억지로라도 쌓으려면 남의 것을 무너뜨려야 하겠지만 간절한 마음으로 쌓은 수많은 돌탑을 보면 그럴 리는 없을 것 같다. 콩 됫박에 좁쌀이 들어가듯 새새틈틈 올릴 수도 있으나 그러다 보면 이미 쌓은 게 무너질 수 있고 더 이상의 돌탑은 올라가기 힘들 것 같다.…
19세기 동학혁명, 20세기 4·19 혁명, 21세기 12·9 촛불혁명. 1894년 탐관오리에 저항했던 동학혁명은 봉건시대를 살았던 민중의 절규를 보여준 대표적 사례다. 1960년 4·19 혁명은 학생과 시민이 중심 세력이 되어 일으킨 반독재 민주주의 운동의 상징이다. 촛불은 비폭력 혁명 촛불은 건강했다. 특정 정파에 대한 쏠림도 없었다. 오로지 국정농단 세력에 대한 심판을 주장했다. 마침내 2016년 12월 9일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가결되면서 촛불은 21세기 시민혁명 사례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촛불혁명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200만 명이 넘는 대규모 시위에도 경찰과 충돌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특히 폭력시위로 번질 수 있는 상황에서도 시민의 평화시위에 대한 욕구가 어느 때보다도 높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제는 정치권만 정신을 차리면 된다.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헌법재판소에 맡겨야 한다. 언제 심판결과가 도출될 지 예측하기 힘들지만, 정치권과 국민은 헌재의 독립적인 판단을 보장하고 또 존중해야 한다. 대신, 1987년 이후 낡은 체제의 상징인 현행 권력시스템을 개선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1
[충북일보] 충북도 출자·출연기관들이 행정·재정적 제재를 받았다. 수의계약을 남발하거나 방만하게 예산을 썼기 때문이다. 충북도는 지난 6월부터 7월까지 출자·출연기관인 충북연구원과 충북문화재단, 충북개발공사를 대상으로 종합감사를 벌였다. 행동강령을 위반한 업무추진비 집행 등 부적정한 업무처리가 줄줄이 적발됐다. 행정상 시정·주의조치 30건, 개선·권고 4건 등이다. 물론 충북뿐만이 아니다. 전국적으로 지자체 출자·출연기관은 증가하고 있다. 이유는 비교적 분명하다. 우선 자치단체장이 다음 선거를 의식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조직이 확대되고 있다. 선거 논공행상에 따라 자리를 차지하는 사례도 많다. 도내 모 지자체 공단의 경우 설립 단계부터 선거캠프 관계자가 개입해 구설에 올랐다. 초대 이사장도 맡았다. 단체장이 출자·출연기관을 조직 관리용으로 이용한 대표적 사례다. 그러나 이런 식의 설립·관리로는 경영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불을 보듯 훤히 예상되는 결과가 나오게 돼 있다. 시민편의를 기대하는 건 무리다. 낙하산과 보은인사 논란은 매년 반복되고 있다. 그런데 은밀하게 이뤄져 적발이 어렵다. 내부 고발이 아니면 현실적으로
[충북일보] 조류독감(AI)이 연례행사가 됐다. 사실상 충북 전역도 AI에 점령된 상황이다. 보다 심각하게 근본 예방책을 고민해야 할 때가 됐다. 엊그제 자정부터 오늘 자정까지 48시간 동안 '일시 이동중지(Standstill) 명령'이 발령됐다. 전국 가금류 농장에 대한 종사자와 차량 등이 포함됐다. 지난 11일 기준 AI 확진 판정을 받은 농가는 전국 127곳이다. 충북에만 65곳이 쏠려 있다. 음성 35곳, 진천 22곳, 청주 4곳, 괴산 3곳, 충주 1곳 등이다. 살처분 규모는 209만1천198마리에 이르고 있다. 이번 AI 확산 속도는 사상 최고다. 그러다 보니 피해도 가장 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번 H5N6형 고병원성 AI는 지난달 16일 시작됐다. 이미 전국적으로 닭과 오리 810만 마리가 이미 살처분됐다. 추가로 156만 마리 가량 희생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마저도 지금 상황일 뿐이다. 앞으로 피해를 예측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AI로 인한 피해는 사육 농가에 국한되지 않는다. 산란계 도살로 공급이 급감하면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가장 먼저 국민 식품인 계란 값이 폭등하고 있다. 물량 부족을 이유로 지난해 같은 기
퀴즈1. 빨간 김치를 우리나라 사람들은 언제부터 먹기 시작했을까요? 자신있게 정답은 '고려시대부터'라고 외치면 그건 틀렸다고 할 수 없다. 초등학교 5학년 사회교과서가 국정화가 되면서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 고려시대에 빨간 김치로 오해를 받을 수 있는 삽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교육부는 맨드라미, 오미자 등을 활용하여 음식에 붉은 색을 냈다고 반박했었다. 그러나 현재 교과서에는 김치 그릇은 삭제된 상태이다. 퀴즈2. 고려시대 탐라(제주도)는 우리나라 땅일까요? 아니면 일본 땅일까요? 자신있게 정답은 '우리나라'라고 외치면 그건 틀린 답이다. 이번에 공개된 역사 국정교과서를 배운다면 말이다. 교육부는 실수임을 인정했지만 그것으로 끝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아마 교육부에서 이런 것들을 수정하기 위해 현장검토본을 공개하지 않느냐 라고 반문한다면 참 편안한 발상이다. 균형잡인(?) 전문가들을 모셔서 올바르고 균형잡인 역사를 가르치겠다고 정식 절차들을 무시하고 많은 예산을 투입하여 만든 교과서를 기본적인 사실조차도 확인하지 않은 채 공개했다. 현재까지 찾아낸 오류는 부지기수이다. 자신들이 심혈을 기울여서 만들었다고 하는 교과서가 세상에 나왔는데 사람들로부터
필자가 태어난 곳은 산과 하천만 보인다 할 정도의 낙후된 시골 마을이었다. 지금은 도로를 비롯한 많은 것들이 좋아졌지만, 1960년대는 초등학교에 다니기 위해서는 속리산 줄기에서 내려오는 큰 개울을 두 번 건너고 큰 산을 넘어야 등교할 수가 있었다. 섶다리와 돌다리가 있었는데 겨울엔 바위돌로된 징검다리가 얼면 미끄러운 돌 위를 밟지 못하고 맨발로 얼음물을 건너기도 하였다. 그리고 겨울이면 손과 발, 귀 시림을 견디며 고무신을 신고 왕복 2시간을 걸어야 학교를 다닐 수 있었다. 추운 겨울 난로를 피우기 위한 학교의 월동준비는 가을철 수업시간에 이루어졌다. 담임선생님 인솔 하에 학생들은 책보자기를 들고 인근 산으로 올라가 솔방울, 광솔, 고주박 등을 채취해 교실 마룻바닥 밑에 쌓아놓고, 부족분은 집에서 장작을 가져와야만 했다. 준비한 땔감으로 난방을 했지만 난로와 떨어진 곳에 앉은 학생은 스스로 추위와 싸워 이겨야 했다. 돌이켜보면 초등학교 때 배운 것은 공부보다 거친 환경과 싸워 이기는 강인한 훈련이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참으로 아련하고 꿈같은 생각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간다. 이런 과정을 거쳐 1977년 6월, 군 입대 5개월 전에 축산직 공무원으
[충북일보] 한 해가 다시 저물고 있다. 2016년 달력도 한 장 남았다. 올 연말은 '최순실 국정농단' '대통령 탄핵' 등으로 우울하다. 국정 혼란은 서민층을 더욱 불안하게 한다. 소외 계층들은 두말 할 것도 없이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이다. 어렵고 힘든 삶에 찌들다 보니 미래에 대한 희망도 분명치 않다. 그저 고단한 생활을 하고 있다.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가 미래를 더 암울하게 하고 있다. 국정혼란이 이들의 고통을 배가 시키고 있다. 하루 빨리 국정이 정상화 돼야 한다. 불우시설과 어려운 이웃들을 정성껏 보살폈던 과거가 그립다. 이젠 마음 편히 남을 돕겠다는 의지도 일명 김영란법에 막혀 자유롭지 않다. 복지시설마저 썰렁하다. 연말이면 밀려드는 방문객들로 문전성시는 정말 옛이야기가 됐다. 요즘은 아예 찾는 이들이 없어 겨울나기가 힘들게 됐다고 한다. 유난히 더욱 추운 겨울을 보내지 않을까 염려되는 분위기다. 물론 일부 자치단체가 매년 종무식 겉치레 행사를 없애고 있다. 대신 독거노인 등 소외계층의 불우한 이웃들이 외롭고 쓸쓸한 연말이 되지 않도록 함께하는 사랑 나눔 실천을 계획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이다. 평소 혼자 손보기 어려웠던 부분을…
[충북일보] 청주·제천지역 일용직 근로자들의 밥값이 부활됐다.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다. 충북도의회 상임위원회는 지난 5일 일용직 근로자들의 급식지원이 '지역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하지만 예결위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지역 새벽인력시장 구직자들은 예전처럼 무료급식을 먹을 수 있게 됐다. 충북도의회 상임위의 예산 삭감 이유는 형평성에 어긋남이었다. 반면 예결위는 예산배정의 타당성을 들어 되살렸다. 물론 형평성 문제를 거론할 수는 있다. 예산을 지원하지 않는 지자체가 더 많기 때문에 그렇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는 본란을 통해 일용직 근로자 급식비 지원을 더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소한의 복지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삭감할 게 아니라 다른 지자체로 확대해야 한다고 거듭 밝혔다. 그게 형평성을 맞추는 일이기 때문이다. 지방자치 실시 이후 지역사회복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지방정부의 낮은 재정자립도가 늘 걸림돌이었다. 지역주민의 복지욕구를 충족시키는데 한계가 있었다. 중앙정부나 광역자치단체와 연계를 통한 복지공급 전략을 추진한 이유도 여기 있다. 대한민국 헌법 제117조 제1항에 "지방자치단체는…
[충북일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 곧바로 박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됐다. 정국 기상도는 여전히 흐리멍덩하다. 시대적 유감이다. *** 비극으로 자기정화 해야 '2016년12월9일' 슬픈 역사가 엄중하게 기록됐다. 헌정사상 두 번째 대통령 탄핵의 역사다. 아마도 정국의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 같다. 몇몇 대권후보들은 벌써 이날을 훈장으로 삼는 듯하다. 참담하기 이를 데 없다. 박 대통령 스스로 자초한 일이다. 측근 관리 역시 대통령 책임이기 때문이다. 지도자의 자리가 얼마나 엄중한 자리인지를 알게 한다. 반면교사(反面敎師)의 연속임을 실감케 한다. 박 대통령은 생각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냉정히 따져보고 결정해야 한다. 아무리 억울해도 국가와 국민보다 먼저일 수는 없다. 내가 보는 모습만으로 하는 판단은 아주 위험하다. 탄핵 상황은 박 대통령에게 아주 비극(悲劇)적이다. 국민들에게도 비극이다. 하지만 비극이 비극적 상황으로 이어져선 안 된다. 비극의 요체는 감정의 순화다. 한 번의 비극을 통해 상황이 바뀌어야 한다. 문학적 비극은 고통과 연민을 동시에 일으킨다. 그 감정이 독자나 관중의 정신
1896년 4월28일, 경기도 수원 '큰대문 참판댁'에서 여자 사람이 태어났다. 아버지인 나기정이 부유한 개명관료였던 덕에 4남매 중 셋째로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딸은 영특한데다 미모까지 빼어났다. 그녀는 진명여학교를 최우등으로 졸업한 후 조선 최초의 일본 도쿄 여자미술학교 유학생이 된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서양화가, 최초의 여성일본유학생, 최초의 서양화전시회를 연 화가, 최초의 유럽 방문 여성, 최초의 이혼녀 등, 최초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다니는 개화기의 특별한 신여성 정월 나혜석의 이야기다. 도쿄에서 서구 문물과 사조에 눈을 뜬 그녀는 조선의 가부장 제도가 얼마나 부당한 것인 지를 깨닫고 여성 운동의 선구자가 되기로 결심한다. 그녀가 19살에 발표한 '이상적 부인'이란 글은 좋은 남편 훌륭한 아버지에 대한 교육은 없고 여자에게만 각종 의무를 교육하려는 것은 대단히 재미없는 일이라는 항변이다. 지금은 읽는 내내 미소가 지어지지만 여자의 위치가 집에서 기르는 가축보다 중하지 않았던 1914년 당시로선 경천동지할 도발로 여겨졌을 것이다. 유학중 유부남 최승구를 만나 교제하던 나혜석은 최승구가 폐병으로 사망하자 충격을 받고 잠시 고향으로…
2016년도 이제 한 달이 채 남지 않았다. 올해는 한국에서 인구 통계가 시작된 1925년 이후 신생아 수가 가장 적은 한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지금까지는 2005년 43만 5031명(합계 출산율 1.05명)이 최저였지만, 올해는 그보다 줄은 42만 명대로 추락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한다. 또한 지난 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5-2065년 장래인구추계'를 보면 우리나라 총인구는 앞으로 50년 뒤인 2065년에는 1990년 수준인 4천 300만 명으로 줄 것으로 예상되고, 경제 측면에서 중요한 16~64세의 생산가능 인구는 당장 내년부터 감소할 것이라고 한다. 한국 사회의 저출산과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인구절벽 현상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저출산은 생산인구를 감소시켜 국가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복지 재정 부담을 급증시켜 자녀 세대에 경제적 부담을 초래하게 되는 심각한 문제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 10년간 저출산 대책에 80조 원의 예산을 투입하며 수많은 저출산 정책을 내놓았지만, 대부분 보육과 양육 인프라 확대와 같은 단기적 대책에 불과하여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나라의 사회문화적
흘러간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어느 연속극에 주인공으로 나올 법한 촌스러운(?) 이름을 가진 어느 한 여인네에게 국정이 농단 당했다고 온 나라가 뒤집어진 풍뎅이처럼 널브러져 버둥거린 지 한참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뚜껑 열린 판도라의 상자에서는 비린내가 감지되는 각종 설(說)들이 끊임없이 솔솔솔 새어 나왔지요. 설들은 마치 양파껍질 벗기듯, 고구마 줄기 잡아당기듯 한도 끝도 없이 줄줄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이름하여 '국정 농단의 모습들'이라고 각종 언론이 취재원도 밝히지 않은 채 앞다투어 쏟아놓은 그것들은 한결같이 진위는 안개 속인 채 풍선처럼 부풀려져 세간을 마구 휘저었습니다. 그리하여 국정과 관련된 사안이 터지면 정부와 여당 편에 섰던 보수 언론과 보수 논객마저도 참을 수가 없다는 듯 대통령을 정조준하면서 포탄을 퍼붓던 시끄러운 나날들이었지요.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는 듯 새로이 터져 나오는 이야기보따리의 끝이 언제쯤이 될지 그야말로 오리무중이었습니다. 언론을 바라보노라면 한숨만 나오더군요. 때문에 최순실 이야기로 범벅된 뉴스가 보기 싫어 텔레비전의 채널을 오락 프로그램이나 스포츠, 연속극으로 돌려 버리곤 했답니다. 12월9일, 마침내 대통령이
[충북일보] 대한민국 정치상황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됐기 때문이다. 새로운 대한민국 만들기와 국정 안정화, 정치권 새판 짜기가 정치권 3대 과제로 떠올랐다. 국회의 책임은 더 막중해졌다. 종래의 행정부 감시자 역할 뿐만이 아니다. 국정 운영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 하지만 정치권 상황은 안정적이지 않다. 정치권의 내전 가능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야여가 다르지 않다. 야3당의 공조는 여전히 불안하다. 야3당은 공조시험대에 올랐다. 여당은 분열 차단의 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촛불민심은 박 대통령의 책임만 묻는 게 아니다. 정치권에도 함께 묻고 있다. 정치권이 이를 모를 리 없다. 다만 자신들에겐 책임이 없는 척 하고 있을 뿐이다. 여야, 여여, 야야 간 서로 셈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정치권은 탄핵 가결 후에도 국가 재건이란 큰 그림보다 당리당략에 함몰돼 있다. 구태의 고정불변을 보는 듯하다. 격랑과 혼돈 상황이 계속되는 이유도 여기 있다. 다시 말해 아직도 정치권이 국정 안정화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만에 하나 이번에도 국회가 책임을 방기하면 촛불의 방향이 어디로 향할 지는 불을 보듯
[충북일보] 체육계 비리가 잊힐 새도 없이 꼬리를 문다. '최순실 게이트'에도 체육계 비리가 연관됐을 정도다. 체육계 전반에 대한 경고는 어제 오늘 나온 게 아니다. 대부분 고질적 비리에 대한 경고였다. 하지만 대부분 무시되기 일쑤였다. 충북의 학교체육도 다르지 않았다. 비리의 규모가 작을지는 몰라도 고질적인 점에선 같다. 요즘 충북 체육계와 교육계가 아주 시끄럽다. 일부 중·고등학교 운동부 지도자들의 불합리한 일탈 행위 때문이다. 체육계 비리는 좀처럼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누구라도 쉽게 내부 문제를 드러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학교 체육 비리는 지속될 수밖에 없는 특성을 지닌다. 최근 청주에서 발생한 사건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왜 이런 불합리한 내부 문제를 밝히지 못하는 걸까. 우선 문제를 제기한 피해자가 오히려 배신자로 낙인찍히는 분위기 때문이다. 학교 체육의 경우 종목별 활동영역이 매우 좁다. 한 번 낙인찍히면 해당 종목에서 활동 자체가 힘들다. 사실상 그 종목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같은 종목에서 활동하는 지도자 등은 대개 학연과 협회 소속 등으로 얽혀있기 때문이다.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 선수들의 경우 특히 더 심하다. 실제로
'경제는 심리다'라는 말이 있다. 심리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하기 위한 표현이다. 다가올 위기를 감추기 위해 부풀려서도 안 되지만 실현되지도 않은 불안을 앞서서 조장하는 것도 금물이다. 더욱이 세계적으로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일부 현안사업의 부진을 주관적으로 확대 해석해 미래의 위기감을 키우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경제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 경제지표를 많이 활용한다. 경제지표란 경제성장률, 물가상승률, 실업률과 같이 주요 경제부문이 어떤 상태에 있는지를 과학적으로 측정해 한눈에 알기 쉽게 나타낸 것이다. 때문에 경제흐름을 보다 종합적이고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해 준다. 최근 경제지표에 의하면 충북의 1인당 지역 내 총생산 증가율은 연평균 6.8%로 전국 1위이며, 최근 5년간 충북의 실질경제성장률은 연평균 5.7%로 전국 2위다. 또한 광·제조업체수 증가율도 전국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소득과 소비로 이어지는 지표인 고용률은 올해 10월까지 69.4%로 전국 3위, 실업률은 전국 평균 3.4%보다 1% 낮은 2.4%로 전국 5위의 우수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투자유치는 올해 벌써 민선6기 목표인 30
근간 우리나라가 너무나 혼란스럽다. 북한의 준동이 끊이지 않는 게 우리나라의 현실인데, 그보다 더 한 일이라도 터졌는지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어 한숨만 나온다. 법은 인간사회의 질서를 확립하고 더 나은 삶을 영위하기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상식적 이해를 하려고 해도 작금의 우리나라 안의 혼란은 도무지 판단이 서지 않을 정도다. 법치가 뭔지, 정치가 무엇인지 의구심만 팽배해 진다. 민초들이 겪고 있는 혼란의 중심에는 분명 각종 언론마다 중구난방 퍼부어 대는 보도 영향이 가장 큰 게 아닐까 싶다. 정치권 역시 아귀다툼을 떠버리고 있는데, 민초로서는 저들이 진정 애국 애민을 위해 저렇게 피를 튀기는 사상결단일까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정치인들의 막말 수준을 듣고 보면서 우리 국민들이 어렵사리 살아가며 힘겹게 낸 세금을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정책정당운영에 아깝지 않게 투자하고 있는 지, 아니면 정치꾼들의 권좌찬탈을 위한 패거리 쌈박 질에 허투루 낭비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점 세금이 아깝다는 생각 또한 지울 수 없다. 대한민국은 엄연한 법치국가다. 따라서 법 또한 더 없이 중하다는 정도는 익히 알고 있다만 근간 일대 혼란을 겪으며 법 전문인일수록
법집행의 정당성(legitimacy)이란 사전적 의미로 경찰과 검찰, 그리고 법원 등 형사사법기관의 사법적 활동이 사리와 이치에 맞아 시민들에게 옳고 정의롭게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또한 이는 법집행기관의 법규명령에 대해 시민 스스로 자발적으로 수락하고자 하는 판단이며 법준수 행동에 대한 의도라고 할 수 있다. 특정 사회에서 법집행이 공정하다고 인식할수록 시민 스스로 법규범 준수에 대한 의식이 높아진다. 따라서 정당성은 우리 사회구성원들이 법집행기관의 법규 또는 명령이 합법적이거나 적절할 경우 이에 복종 또는 순종하고 따르고자 하는 경향을 의미하는 것으로써 법집행의 정당성이 확보되기 위해서는 규범적으로 기대 가능한 범위 내에서 국가권력이 행사 되어야 하고, 그러한 권력의 행사에는 반드시 적법한 절차가 수반 되어야 한다. 또한 정당성 확보를 위해서는 법집행을 위한 명령과 강제가 정당해야 한다. 즉, 특정 권위나 제도가 이러한 요소들을 충족시켜야만 구성원은 법집행기관의 권한행사에 대해서 정당하게 받아들이며, 아울러 법집행기관의 권한에 순응하려는 신념을 가질 것이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법집행에 대한 정당성은 시민들로 하여금 법규를 준수하도록 유도한다는…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외치는 촛불 집회가 매주 전국에서 열리고 있다.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됐는데도 지난주 100만 이상의 촛불이 타올라 그 열기가 아직 꺼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줬다. 촛불은 민심이다. 민심은 누구도 거슬릴 수 없다. 대통령 퇴진 촛불 집회가 열리는 때에 청주에서는 또 다른 촛불이 타오르고 있다. 도시 공원 개발을 반대하는 촛불이 그것이다. 청주시는 시내 4개 공원에 대해 민간 사업자를 동원한 개발에 나서고 있다. 업자가 전체 면적의 30%에 아파트를 짓고 나머지 70%를 공원으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그런데 기본적인 인프라도 갖춰지지 않은 곳에서 대단위 아파트를 지으려 하니 주민들이 이를 강력하게 반대하는 것이다. 공원 개발을 반대하는 촛불 시위는 지난달부터 4차례에 걸쳐 열렸다. 물론 100여 명이 참여하는 소규모 집회이지만 그 열기는 대통령 퇴진을 외치는 목소리만큼이나 높고 진지하다. 지난주 집회에서는 '이승훈 시장의 퇴진'을 촉구하는 구호도 나왔다. 수곡동과 모충동 주민이 중심이 되어 벌이고 있는 공원 개발 반대 촛불 시위는 청주시가 도시 공원 개발을 중단할 때 까지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주민들은 매봉산과 잠두봉의
선분양제도는 입주자에게 하자로 인한 위험부담을 전가시키는 등 지나칠 정도로 사업주체를 보호하는 측면이 강하다. 정부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자로 인한 위험부담을 하자보수보증금 제도를 도입했다. 그러나 하자보수 보증기관은 준공 전에 발생한 미시공 및 변경시공 하자는 하자보수 보증계약을 체결(사용검사일 기준)하기 전에 발생한 하자라는 이유로 보증금의 지급을 거부하는 사례가 많다. 따라서 공동주택의 하자로 인한 분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선분양제도로 해결할 수 없는 사항은 그 대안으로 후분양제도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후분양제도는 공동주택이 준공된 이후에 분양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미분양된 주문주택을 준공 이후에 판매주택으로 분양받는 경우와 같이 완성된 건축물을 분양하는 경우를 후분양이라 한다. 따라서 준공 이후에 분양하는 공동주택은 사업주체와 입주자간에 분양계약 당시의 준공된 공동주택을 기준으로 하자보수를 청구하거나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반면, 준공 전의 견본주택이나 분양 카탈로그와 다르다고 하여 하자보수를 청구할 수 없는 특징이 있다. 후분양제도의 특징을 살리면, 완성된 공동주택(판매주택)에 대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이다. 이를 위해서는 타인의 입장에서 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공감(empathy)'이 필요하다. 공감능력은 대인관계를 촉진하는 윤활유의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개인이 살면서 접할 수 있는 희로애락의 감정과 삶의 깊이에 영향을 미친다. 최근 들어, 우리 사회 지도층의 공감능력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우리는 어떤 사람들을 유능하다고 믿고 사회를 이끌 주요 지도층으로 뽑아 왔던 것일까· 한번이라도 그 사람들이 인간에 대한 진정성과 공감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고민해 봤던 적이 있을까· 사실 공감능력을 객관적인 기준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혹은 공감능력이 뛰어난 사람이었더라도 특정 자리에 오르면 타인의 마음을 헤아릴 여유가 없어지기도 한다. 낮은 공감능력 이면에는 냉철한 이성과 효율성이 존재할 수 있다. 이들은 어떤 일을 하더라도 타인이나 상황에 영향을 받지 않고 선택과 적절한 집중을 할 수 있고 이러한 삶의 습관은 우수한 학습 성과, 높은 사회적 성취 등과 연결된다. 공감능력이 높은 사람들은 타인의 상황과 자신의 행동이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단호한 결
모든 생명은 어둠으로부터 왔다. 어둠에 대한 인식이 있을 때 빛은 더욱 밝고 아름답게 빛나는 법이다. 숲속으로 달려가면 어둠속에서 빛나는 햇살과 눈부시도록 찬연한 대지의 기운을 만날 수 있다. 태초에 어둠이 있었고 빛이 생겨라 하시자 빛이 생기지 않았던가. 사람이든 짐승이든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의 절반은 어둠의 몫이다. 암흑과 절망의 상징이 아니라 휴식과 새로운 도전과 기회와 상상과 창조의 여백이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나는 울고 싶을 때 영화관에 간다. 어둠과 적막감으로 가득한 밀폐된 그곳에서 한 편의 영화를 보며 스스로를 달래거나 닦달한다. 그리고 가슴속 깊은 곳에서부터 하얀 눈물을 길어 올린다. 아무리 퍼내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브로맨스 영화 '형'을 볼 때도 그랬다. 내 삶을 뒤돌아볼 때도, 책을 읽거나 글을 쓸 때도, 새로운 아이템을 얻기 위해 내 머리를 쥐어짤 때도 낮보다는 밤이 좋다. 앨버트 아인슈타인은 "신이 인간에게 내린 최고의 선물은 상상력과 직관"이라고 했다. 이어령은 "의미는 흔적으로 통해 전달된다"고 했다. 그 시작은 어둠이다. 그래서 어둠은 암흑의 세계가 아니라 상상력이 발작하는 시간이며 창조의 숲이다. 내가 무엇을 할 것인가,
군대 내에서 지휘관 한 사람의 모습이 부하들의 사기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수직적 조직체계를 갖춘 사회에서는 다 비슷하겠지만 나라를 지킨다는 대의大義를 향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한 사람의 멋진 지휘관으로 인해 수많은 부하들과 후배들이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겠다는 꿈을 꾸게 만든다. 역사적으로도 영웅은 군인인 경우가 가장 많았다. 내 기억 속에도 존경해 마지않는 멋진 대대장이 있다. 겉모습도 남자답지만 호탕한 성격에 유머감각마저 갖추고 있어서 누구나 호감이 가는 분이었다. 그 무엇보다도 대대원들을 아끼는 생각이 남달랐다. 한 후배 조종사가 술에 취해 커다란 실수를 저질렀을 때였다. 대대의 기강을 무너뜨릴만한 실수였기 때문에 엄중한 처벌이 예상되었다. 하지만 대대장이 내린 처분은 우리들의 추측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대대장의 말을 잘 따르고 말썽을 일으키지 않는 모범생들만 있다면 누구인들 대대장을 못하겠느냐·'는 것이었다. 진정한 대대장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성공적인 임무수행을 할 수 있도록 이끌고, 문제를 일으키는 대대원이 있다면 그들을 다독이고 가르쳐서 정상적인 군인으로 변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결국 대대에서 방출될 위기에서 살아
[충북일보] 촛불 하나 하나가 모였다. 처음에는 아주 미약했다. 하지만 그곳에서 촛불을 밝힌 사람들은 실망하지 않았다. 하나의 힘이 모여 대한민국 전체를 밝힐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촛불의 힘을 지켜보던 사람들이 하나 둘 힘을 보탰다. 이렇게 모인 사람들은 질서를 강조하며 폭력을 몰아냈다. 처음에는 경찰과 대치하면서 과격한 행동을 보이던 사람들을 진정시키는 힘을 보여줬다. 이런 힘들이 모여 세상사람들에게 대한민국 국민들의 시위모습을 새롭게 비춰졌다. 정치권도 촛불의 힘에 함께 동참해가는 분위기다. 최순실게이트로 촉발된 촛불시위는 결국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표결로 이어졌다. 9일 탄핵표결이 치러진다. 대통령의 하야문제로 뒤숭숭했던 정치권도 탄핵일정이 잡히면서 탄핵으로 몰입하고 있다. 탄핵이 가결되든 부결되든 촛불은 계속 타오를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탄핵과 함께 전국적으로 새누리당 해체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국민들의 촛불 하나가 모여 시민혁명으로 번져가는 분위기다. 외신들로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들을 뉴스로 전하면서 동참하는 분위기다. 미대사관 소등 행사 동참 소식 등 '촛불집회'에 대한 해외 반응이 눈길을 끈다.…
[충북일보] 철도수송의 가장 큰 장점은 대량수송이다. 안전과 에너지 효율성까지 갖춘 교통수단이다. 고속철도(KTX)의 개통은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기존 철도의 대량수송이라는 장점만이 아니다. 속도 면에서도 항공과 경쟁을 가능케 했다. 철도수송 고속화가 고급 교통수단으로서 가능성을 열어줬다. 이용객들도 2004년 경부고속철도의 개통과 함께 300km/h 운행속도에 빠르게 적응했다. 충북도민들은 오송역을 통해 더 쉽게 친숙해졌다. 자연스럽게 신규 철도 노선의 속도향상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이런 시점에 충북선 철도 고속화 사업 첫걸음 가능성 소식이 전해졌다. 엊그제 기획재정부 재정사업평가 자문회의에서 충북선 철도 고속화 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대상사업으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KDI의 예타는 내년 1월 시작될 예정이다. 충북도는 KDI 예타 통과를 위해 충북연구원과 공동으로 준비할 계획이다. 충북선 철도 편익 제고 방안을 지속적으로 발굴하는 등 준비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향후 10년간 일반철도는 230km/h까지 고속화 된다. 200km/h이상 고속화철도를 신설해 2025년이면 '전국 철도고속화 시대'가 열린다. 지난 6월 국토교통부가
[충북일보] 산과 들이 펼쳐진 청주 낭성면 추정리에 마당 가득 항아리가 늘어서 있다. 천여 개의 크고 작은 항아리 근처에는 구수하게 익어가는 장 냄새가 은은하게 퍼진다.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정겨운 풍경이 벌써 맛있는 기억을 되살린다. 전순자 대표의 옥샘정은 1995년 청주 금천동에서 선식 가게로 출발했다. 곡물가루 등을 취급하며 메주와 고춧가루에도 관심을 가졌다. 알음알음으로 주문하는 가정에서 원하는 대로 장을 담가준 것이 옥샘정의 시작이다. 더 맵게, 혹은 달지 않게, 각자의 입맛에 맞춰 장을 담가 주며 입소문이 났다. 몇 번의 이전 끝에 2012년 지금의 추정리에 완전히 정착했다. 서늘한 기온과 맑고 풍부한 물이 장 담그기에 최적이었기 때문이다. 작은 항아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뚜껑마다 날짜와 이름이 쓰여있다. 매년 초 이곳에 찾아와 담그는 손님들의 장이다. 햇볕과 바람 등 숙성을 위한 관리는 옥샘정에서 해준다. 장 담그기가 사라진 아파트 환경에서도 자신만의 장을 원하는 이들은 많다는 뜻이다. 집에서도 발효가 가능한 환경이라면 장 담그기 키트를 활용하기도 한다. 옥샘정에서는 모든 장류를 만들어 판매한다. 국내산 재료를 100% 활용한 장이다. 인근 밭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