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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중

전 단양교육장 소설가

흘러간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어느 연속극에 주인공으로 나올 법한 촌스러운(?) 이름을 가진 어느 한 여인네에게 국정이 농단 당했다고 온 나라가 뒤집어진 풍뎅이처럼 널브러져 버둥거린 지 한참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뚜껑 열린 판도라의 상자에서는 비린내가 감지되는 각종 설(說)들이 끊임없이 솔솔솔 새어 나왔지요. 설들은 마치 양파껍질 벗기듯, 고구마 줄기 잡아당기듯 한도 끝도 없이 줄줄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이름하여 '국정 농단의 모습들'이라고 각종 언론이 취재원도 밝히지 않은 채 앞다투어 쏟아놓은 그것들은 한결같이 진위는 안개 속인 채 풍선처럼 부풀려져 세간을 마구 휘저었습니다. 그리하여 국정과 관련된 사안이 터지면 정부와 여당 편에 섰던 보수 언론과 보수 논객마저도 참을 수가 없다는 듯 대통령을 정조준하면서 포탄을 퍼붓던 시끄러운 나날들이었지요.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는 듯 새로이 터져 나오는 이야기보따리의 끝이 언제쯤이 될지 그야말로 오리무중이었습니다. 언론을 바라보노라면 한숨만 나오더군요. 때문에 최순실 이야기로 범벅된 뉴스가 보기 싫어 텔레비전의 채널을 오락 프로그램이나 스포츠, 연속극으로 돌려 버리곤 했답니다.

12월9일, 마침내 대통령이 탄핵 가결이라는 결정타를 맞았습니다. 이제 바야흐로 자신의 이익을 염두에 둔 정치인들의 치열한 공방이 전개되겠지요. 애초부터 오염된 정치인들이 칡넝쿨처럼 뒤엉켜 패싸움을 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답니다. 어차피 이번 사안이 아니더라도 무언가를 찾아내 끊임없이 툭탁거리는 것이 그들의 습성이니까요. 다만 걱정이 되는 것은 나라의 안위랍니다.

북한이 컨트롤 타워가 흔들리는 지금을 호기로 삼아 도발을 감행할까 두렵습니다. 핵실험과 인권 때문에 가뜩이나 대내외적으로 궁지에 몰린 그들이 위기를 벗어날 기회로 삼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천안함 사건이나 연평도 포격 사건이 부쩍 상기되는 요즈음입니다.

산적한 경제 문제도 걱정입니다. 고착화된 저성장, 가계 부채의 증가, 고용 불안정 등 한국 경제의 위기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는데, 모두가 '열중쉬어'를 한 채 '난 모르네' 고개를 외로 꼬고 있기 때문이지요. 이러다 IMF 사태 때와 같은 위기를 또다시 맞게 되지나 않을지 참으로 걱정입니다.

그러다 생각의 초점을 과거로 돌리면 조금은 위안이 됩니다. 국가적인 위기가 닥쳤을 때 이 나라를 지켜낸 것은 말 많은 소수가 아니라 시끄러운 주변의 사정에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은 채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주어진 의무와 책임을 다한 말없는 보통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한 이야기가 언론을 도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개될 상황에 대한 예측들로 분주합니다. 대선 주자들의 발걸음도 바빠지고 있고요. 하지만 시선을 길거리로 돌리면 말없는 다수는 아무런 일도 없다는 듯 열심히 자신의 일상을 이어갑니다. 때문에 국무총리가 대통령의 권한을 대행하는 어수선한 정국이지만 대한민국호는 흔들림 없이 뚜벅뚜벅 제 갈 길을 갈 것으로 굳게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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