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역사는 늘 가르친다. 스스로 지키지 못하면 비극적이다. 전쟁의 비극은 조선시대 임진왜란부터 근대의 6·25전쟁까지 계속됐다. 내 힘으로 나라를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 주권은 언제나 정권에 앞선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계속되고 있다. 무차별 겁박의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대한민국을 예전의 속국처럼 취급하려는 태도다. 도저히 용납하기 어려운 저급함이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중국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다. 자국의 국익과 안보에 관한 문제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은 중국의 속국이 아니다. 한국에는 한국의 국익이 엄연히 있다. 중국이 중국의 국익을 고려하는 것과 같다. 중국은 한국을 경제적으로 선제 타격하기 전에 북한을 단속해야 한다. 북핵문제가 해결되면 사드문제도 해결된다. 그러니 북한부터 단속하는 게 순서다. 그렇게 할 수 없다면 우리의 대북 정책에 '감 놔라 대추 놔라' 할 자격이 없다. 사드 배치를 둘러싼 한국과 중국의 의견은 다를 수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적인 경제보복은 폭력과 다름 아니다. 사드 배치를 하면 보복하겠다는 태도는 국제질서 파괴나 다름없다. 두 문제는 명백히 분리해 대응
[충북일보] 선거를 앞두면 각종 흑색선전과 유언비어가 난무한다. 아직도 변치 않는 고질적인 나쁜 행태다. 어떤 경우 상대 후보를 무너트리기 위해 선거 초기부터 기획되기도 한다. 충북에서는 오는 4월 12일 괴산군수 보궐선거가 실시된다. 8명의 예비후보가 지난달부터 본격적인 표심 잡기 경쟁에 들어갔다. 그런데 혼탁하긴 여느 선거 때와 다르지 않다. 사전선거운동과 상호비방 등이 난무하며 불법선거운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급기야 충북도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2일 전 괴산군 면장 A씨를 청주지검에 고발했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 전에 괴산군 유권자에게 전화를 걸어 특정 예비후보의 지지를 호소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다. 예비후보들의 신경전도 가열되고 있다. 음해성 루머 유포자에 대한 법적 대응을 시사하는 등 후보 간 견제 행위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상대 후보를 비방하는 유언비어도 나돌고 있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공정하고 객관적인 경쟁이 아니다. 정책 대결이나 인물 평가를 통한 대결이 아니다. 그저 상대를 깎아내려 이기겠다는 심산이다. 허위사실 유포 등을 통해 상대적 이득을 얻으려는 정치적 술수일 뿐이다. 지방선거가 흑색선거로 변
새 봄이다. 봄이 왔음에도 두꺼운 외투를 벗을 줄 모르는 사람은 일단 건강함에서 뒤떨어진다고 생각하면 80% 정도는 맞는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나는 3월이면 예외 없이 일찍 털코트를 벗고 이왕이면 색깔도 연두색 혹은 핑크색으로 선택한다. 아예 졸업식 의상을 연두색으로 고른 적이 있다. 조병화 시인의 봄은 피어나는 가슴, 물 위에서 둑에서 솟는 대지의 눈 싯귀를 외워 본다. 생각만해도 희망에 차오르는 계절 3월이다. 우리나라는 교육에 대한 학부모의 열의가 대단하다. 차를 마시며 나누는 대화의 대부분이 대학 입학이다. 체육교육과, 초등교육과 등 사범대학을 간 학부모의 자랑이 우세하다. 그 중 100% 장학금에 학내 기숙사까지 들어갔다는 엄마의 목소리가 자못 컸다. 언어와 외교 (Language & Diplomacy) 학과를 갔다는 것이다. 처음 듣는 학과라서 어떻게 그 곳을 선택하게 되었느냐고 물었더니 신문에서 학과장이 자신의 과를 소개하는 기사를 보고 엄마가 권유를 하여 진학하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이젠 엄마들이 발 벗고 나섰다. 그렇다. 정보시대이고 알지 못하면 팔다리가 묶여 있는 것과 같다. 모든 앎은 관심에서 나온다 . 우리 청주녹색소
친구의 딸이 집을 나갔다.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그 엄마는 걱정이 태산이다. 10대 청소년이 아니라 27세 여성이니 가출이라기보다 출가(出家)이다. 그러나 한국의 내 노라 하는 명문외고와 명문대학 출신이며 이제까지 한 번도 부모 속을 썩이지 않았던 그녀의 행동은 안타깝게도 '가출'로 인지된다. 그녀는 취업 잘 되는 전공을 살리지 않고 졸업 후 3년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준비했으나 잘되지 않았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부모에 대한 미안함, 자신에 대한 실망 등으로 힘든 그녀였지만 돈을 벌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하지는 않지만 '백수'였다. 그 집 엄마는 엄마대로 딸의 눈치를 살피며 20대에게 물어서는 안 되는 것, 예를 들어 딸의 취업, 결혼, 연애 등에 관심을 갖지 말라고 주변 친척들에게 부탁 하곤 했다. 문제는 아빠이다. 가정경제를 책임진다고 새벽 6시에 출근하는 아빠는, 대학교육까지 마친 딸이 졸업 후 어떠한 경제활동도 하지 않고, 또 자신에게도 집안일을 하라 하니 기가 막힐 따름이다. 어렵게 대학을 마치고 모든 것을 독립적으로 준비한 자신과 달리 등록금 등 모든 것을 딸에게 지원했던 아빠의 입장에서 딸을 이해하는 것은 참 힘들었다. 부러
아동학대는 신체학대, 정서학대, 성학대, 방임 총 4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각 학대 유형 중 징후에 대해서 살펴보면 첫째, 신체학대 징후로는 △일반적으로 다치기 어려운 부위의 상처 △발생·회복속도가 다양한 화상자국 △비슷한 크기의 반복적으로 긁힌 상처 △사용된 도구의 모양이 그대로 나타나는 상처 △긁히거나 물린 자국에 의한 상처 △부모에 대한 두려움 △공격적이나 위축된 극단적 행동이 있다. 둘째, 정서학대 징후로는 △신체발달 저하 △언어장애 등 발달지연 및 성장장애 △특정 물건을 계속 빨고 있거나 물어뜯음 △실수에 대한 과잉 반응 △부모와의 접촉에 대한 두려움 △반사회적·파괴적 행동장애가 있다. 셋째, 성학대 징후로는 △학령 전 아동의 성병 감염 △ 배뇨 곤란 △ 대변에 혈액이 나옴 △입천장의 손상 △나이에 맞지 않는 성적행동 △명백하게 성적인 묘사를 한 그림들 △위축·환상·유아적 행동(퇴행행동) △섭식장애 △혼자 남아있기를 거부 또는 외톨이 △자기 파괴적 또는 위험을 무릎 쓴 모험적인 행동 등이 있다. 마지막, 방임 징후로는 △아동에게 악취가 지속적으로 나는 경우 △예방접종과 의학적 치료 불이행으로 인한 건강상태 불량 △ 음식을 구걸하거나 훔
삼월! 이름만 들어도 따듯하고 포근하다. 겨울의 매서운 바람이 부드러워지고 눈이 비로 바뀌면서 얼었던 땅이 녹고 비가 내리더니 아파트 근처의 풀과 나무도 생기를 얻었다. 주말이면 늘 숲이 궁금해 숲을 기웃거리던 버릇으로 무심천 발원지로 봄맞이를 나섰다. 흙이 얼었던 몸을 풀었고 햇볕은 살얼음을 간지럽힌다. 개구리가 나온다는 경칩이 지났으니 개구리의 기지개 소리라도 들어보려고 두리번거렸더니 부지런한 개구리는 벌써 물웅덩이에 알을 낳아놓았다. 온난화 탓이라고 하지만 절기의 경계가 갈수록 희미해진다. 발밑을 조심스럽게 내려다보니 봄소식을 가장 먼저 전해 준다는 앙증맞은 보라색 꽃 일명 큰개불알꽃으로 불리는 봄까치꽃이 피었다. 반갑고 사랑스럽다. 머지않아 멀리 제주도에서부터 꽃소식은 들불처럼 번져 나갈 것이다. 유채꽃을 시작으로 동백, 산수유, 매화, 전국어디서나 피고 지는 개나리, 진달래, 벚꽃, 그리고 철쭉을 끝으로 온통 산하는 꽃불이 일기 시작할 것이다. 순식간에 번진 꽃불은 북쪽으로 넘실넘실 번져 갈 것이다. 맨발로 맞이하고 싶은 꽃소식이다. 해마다 우리는 낭성의 산자락에 피어나는 앉은부채와 무심천 발원지 내암리에 숨어 피는 노루귀와 바람꽃을 보러간다.…
[충북일보] 각종 국제경기대회 유치 절차와 요건이 강화된다. 무분별한 국제경기대회 유치로 입는 막대한 국고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물론 늦은 감이 있지만 기대도 크다. 우선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의 무분별한 유치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대회 유치를 원하는 지자체의 경우 앞으로 유치 전 전문기관에 의한 타당성 조사 결과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치 승인 후 준비 상황과 사후 활용방안 등에 대해서도 사전평가를 받아야 한다. 부정한 방법으로 유치 승인을 받은 경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대회 유치 승인을 취소할 수도 있다. 여러 면에서 유치요건이 강화된 셈이다.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국제경기대회 지원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개정법률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모든 문제를 투명하고 공정하게 집행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일부 지자체의 경우 실제로 대회 유치를 위해 부정한 방법을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지난 2013년 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가 대표적 사례다. 실제 경제적 효과와 지자체 발표 자료가 다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이 대회에 대한 사
어제가 경칩. 남쪽으로 부터 동매(冬梅)가 피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봄을 노래한 시인이 많지만 다헌(茶軒) 정극인의 상춘곡(賞春曲)이 백미가 아닌가 싶다. 5백여년 전 다헌이 살던 고향의 봄 풍경인가. 한 폭의 한국화처럼 그려지는 시구가 정겹다. (전략)..엊그제 겨울이 지나 새봄이 돌아오니 / 복숭아꽃과 살구꽃은 저녁 햇빛 속에 피어 있고 / 푸른 버들과 아름다운 풀은 가랑비 속에 푸르도다 / 칼로 재단해 내었는가. 붓으로 그려 내었는가 / 조물주의 신비스러운 솜씨가 사물마다 굉장하다..(하략)_ 다헌의 춘흥은 다음 노래에서 더 그윽하다. -...이제 막 익은 술 갈건으로 걸러 놓고 / 꽃나무 가지를 꺾어 잔 수를 세면서 먹으리라 / 화창한 바람이 문득 불어서 푸른 시냇물을 건너오니 / 맑은 향기는 술잔에 가득하고 붉은 꽃잎은 옷에 떨어진다 / 술동이 안이 비었으면 나에게 아뢰어라.(하략)- 옛 선비들은 동매가 피는 봄날이면 정자를 찾았다. 아직도 먼 산에는 잔설이 녹지 않았다. 때로는 눈발이 흩날려도 발걸음을 억제 할 수 없었던 모양이다. 노복들에게 술동이와 거문고를 들리고 기별하여 벗들을 불렀다. 동매 꽃잎을 따 술잔에 띄우면 매화향이…
인터넷 검색을 하던 중 '혼밥(혼자 밥먹기) 난이도'란 헤드라인이 눈에 들어와 클릭하게 되었다. 먼저 입문코스라고 소개된 곳은 '학생식당' 이었다. 식당에 들어서면서 몇 명이냐고 물어보는 점원이 없고, 자동판매기에서 원하는 메뉴를 골라 식권을 받으면 되는, 그야말로 혼밥의 천국이라는 것이다. 조금 더 진화하여 중급코스라고 소개 된 곳은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테이블 간 높은 파티션이 쳐져 있고 어두컴컴한 조명 때문에 혼자 밥 먹기에 그리 민망하지 않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혼밥의 고급코스라고 소개 된 곳은 고깃집으로, 간혹 1인분 단위로 주문 할 수 없는 곳도 많으며, 대부분 옆자리에 누가 밥을 먹고 있는지 훤히 보이는 구조 때문에 주위 사람들로부터 의야한 눈빛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러더니 이러한 틈새를 파고들어, 독서실 칸막이 같은 장소에서 홀로 고기를 구워먹을 수 있도록 한 혼밥족 전용 고깃집이 문을 열기에 이르렀다. 혼밥 전용 고깃집을 살펴보니, "혼자서 편하게 드세요"라는 안내문구가 적혀있고, 각 자리마다 놓인 TV는 이어폰을 꼽고 볼 수 있었으며, 옷걸이에 스마트폰 충전기 까지 구비되어 있다. 정말 새롭고 신기한 광경이 아닐 수 없다.…
평화의 소녀상이라 명명된 위안부소녀상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회복을 위해 만든 조각상이다. 짧은 단발머리에 치마저고리를 입은 앳된 조선소녀가 맨발로 의자에 앉아 일본 대사관을 응시하고 있다. 처음에는 비석을 세우려고 했다. 그러나 선언적 의미의 비석보다 감동을 주는 작품이 낫겠다는 의견이 모아져 평화의 소녀상이 탄생됐다. 작가는 당시 소녀들의 모습을 재현하려고 한복을 입은 14세 정도 소녀들의 사진을 모았다고 한다. 눈 모양을 올리고 내려가며 고치기를 백 여 번 거듭한 끝에 가장 한국적인 얼굴이 만들어졌다. 소녀머리는 뜯겨진 단발머리다. 댕기머리가 아닌 단발머리로 제작한 것은 머리를 자르고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고국을 떠나야 했던 소녀의 결단과 황폐한 상황을 나타내려함이다. 꼭 쥐여 진 소녀의 손은 처음 제작할 땐 다소곳이 포갠 손이었다. 순하게 포개졌던 손은 소녀상 제작을 반대하는 일본 측의 항의가 거세지자 점점 힘이 들어가 야무진 주먹으로 바뀌었다. 제일 애처로운 부분이 맨발이다. 도망치지 못하게 신발을 빼앗긴 소녀의 두 발은 땅을 딛지 못한 채 발꿈치가 들려있다. 고향에 돌아왔지만 마치 죄인처럼 질시를 받았던…
봄의 기운이 대지를 깨우고, 생동감을 불어넣는 시기다. 그러나 봄의 전령과 함께 매년 찾아오는 해빙기 안전사고가 우리 생활주변에 도사리고 있음을 늘 주의해야 한다. 겨울철에는 지표면 사이의 수분이 얼면서 토양이 평균 9.8% 가량 부풀어 오르는 배부름 현상이 발생한다. 이에 따라 해빙기인 2~3월에는 건설현장, 사면, 노후주택, 옹벽·석축 등의 시설물 붕괴와 낙석이 발생해 인명사고와 재산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등 해빙기 안전사고의 우려가 높은 실정이다. 통계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전국에서 총 72건의 사고가 발생해 16명이 사망하고 25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전체 사망자 16명 중 14명, 부상자 25명 중 21명이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것으로 조사돼 건설현장에 대한 집중관리가 요구된다. 해빙기를 맞아 우리의 안전의식도 함께 깨어나야 한다. 선사시대 이래로 인간사회의 재난은 끊임없이 발생돼 왔으며, 급속한 산업화와 현대화로 재난의 유형은 다양화되고 많은 인명피해를 동반하는 대형사고로 변모해 왔다. 지난 2014년 4월 발생한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그 어느 때보다 우리 사회에 안전을 강조했지만, 판교 공연장 환풍구 붕괴사고,…
북송(北宋)은 금나라와 힘을 합쳐 요나라를 침략하여 1121년 멸망시켰다. 하지만 뒤로는 금나라에 대항하기 위하여 요나라의 잔당들과 은밀하게 손을 잡은 것이 들통 나서 금나라는 북송을 침공하였다. 1126년 11월, 북송의 수도는 금군 12만명에 포위가 되었지만, 북송의 도성 수비군은 고작 3만명이었다. 지방의 병력을 요청하고 기다리며, 파상적인 금군의 공격을 간신히 막아내고 있었지만, 연일되는 한파와 성 밖으로 출정하여 금군을 기습공격한 책략이 번번히 실패하면서 민과 관의 사기는 모두 땅에 떨어졌다. 이때 혜성 같이 등장한 자가 있었으니, 역술인 곽경! 음양오행이나 기 등과 연관된 중국의 도교의 도사인 곽경은 '내가 도술의 힘으로 금군을 섬멸하리라.'고 선언을 하였고, 당시 황제 흠종은 도사 곽경을 도성 수비의 총책임자로 임명하였다. 곽경은 한날한시에 태어난 7천777명의 민간인을 선발하여 육갑신병(六甲神兵)을 조직했다. 육갑이란 60개의 갑자를 뜻하는 것으로, 60년을 살면 환갑이 된다 는 의미도 모두 여기에서 유래한 것으로, 사주팔자, 지관, 중의학이 모두 이러한 세계관과 이론에 기반하고 있다. 자, 이렇게 사주가 같은 신병(?)에게 흰옷을 입히고,…
[충북일보]KTX 세종역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신설 찬성 대선후보에 대한 낙선운동까지 거론되고 있다. 'KTX 세종역 신설 백지화를 위한 충북범도민비상대책위원회'는 19대 대선 후보에 대한 낙선운동 카드까지 꺼내들며 정치권을 압박하고 있다. 그 첫 대상으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언급됐다. 범도민비대위는 문 전 대표가 세종역 설치에 대해 기본적으로 찬성하는 것으로 간주했다. 지역 간 상생을 이유로 세종역을 간이역 수준으로 설치한다는 방안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이두영 범도민비대위 운영위원장은 지난달 28일 페이스북에 "문재인에 대한 낙선운동을 준비해야 겠군요· 이해찬의 공약처럼 세종역을 간이역으로 신설하는 것에 동의하는 것 같습니다"라는 글 올렸다. "조만간 대선 후보들에게 세종역 설치에 대한 입장을 질의한 뒤 세종역 설치를 반대하지 않는 후보를 대상으로 낙선운동을 펼칠 것"이라며 "지역 정치권이 세종역을 놓고 한 목소리를 내질 않고 집안싸움을 하는 것 같아 개탄스럽다"고 덧붙였다. 범도민비대위는 지난달 1일 이미 각 정당의 대선 후보와 정당에 대한 낙선운동 추진을 경고하고 나섰다. "세종역 신설에 반대하지
국민의 74%가 공동주택에 살고 있다. 오늘날 공동주택은 보편적인 주거형태로 국민 대다수가 선호하는 주거양식이다. 단독주택은 소유자가 건물을 직접 관리해야 하는 불편이 따른다. 하지만 공동주택은 다양한 주거편의시설을 이용하고, 관리비만 납부하면 관리사무소에서 알아서 시설을 관리해주는 편리함이 강점이다. 관리사무소의 역할은 수도·전기·난방 등의 공급지원은 물론, 경비·청소·소독, 승강기·주차시설·운동시설 등의 관리, 그리고 하자보수 및 시설물 수선 등에 이르기 까지 그 역할이 다양하다. 휴양콘도미니엄을 휴양콘도미니엄 관리회사가 공유자(구분소유자)와 회원권자로부터 관리비를 받아 시설물을 관리하는 것과 유사한 모습이다. 그런데 입주자들은 자기가 살고 있는 공동주택의 관리방법이 자치관리인지 아니면 위탁관리인지. 위탁관리를 하는 경우 어떤 주택관리업자가 관리하고 있는지. 이를 제대로 알고 있는 입주자가 많지 않다. 입주자의 관심이 부족하면 아파트가 제대로 관리될 수 없는 이유다. 아파트 관리비 횡령 비리와 이권개입 등의 문제도 유발한다. 「공동주택관리법」에서는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공동주택의 규모가 300세대 이상이거나, 승강기 설치·중앙집중식 난
그달의 목표를 다 채운 사자들은 인간들이 보는 텔레비전 앞에서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특히, 동방은 아이돌 가수들이 나오는 프로그램만 나오면 입을 벌리고 좋은 티를 팍팍 낸다. "자네는 이달 목표는 채우고 노는 건가?" 동방은 텔레비전 안으로 곧 빨려 들어갈 것 같은 자세를 하고 킥킥거리고 있었다. "그러다 저놈의 쇳덩이 속으로 빨려 들어가겠네. 쯧쯧." "어? 김 사자님. 언제 오셨어요?" "뭐가 그리 좋아서 키득거리나·" "넘 재밌어요. 헤헤. 산 자들을 이렇게 보고 있으면 나도 산 자인 것 같은 착각을 한다니까요." "허허. 이제는 말투까지 인간들을 닮아가는구먼." "헤헤. 얘들 말투 흉내 내는 게 엄청 재미있어요." 동방은 궁둥이가지 씰룩거리며 아이돌 흉내를 냈다. 나는 그런 동방이 걱정스러워 잔소리를 했다. "이 봐. 자네는 그리 일을 안 하고 어찌 버티려나?" 동방은 고개를 돌려 씩 웃고는 다시 텔레비전을 보며 이번에는 일어나서 아예 가수들을 따라 춤까지 추었다. "하긴. 내 코가 석자인데 자네까지 걱정하는 건 좀 그렇지?" "그러니까 제가 김 사자님을 좋아하는 거죠. 김 사자님은 태생부터 오지랖이
삼월이다. 바람 부는 쪽을 향해 두 팔을 벌려 한껏 봄을 껴안아 본다. 모진 겨울의 아픔 속에서도 촛불은 꺼지지 않았고 봄의 희망을 싹틔워 왔다. 그러나 아직 봄을 느끼기에는 차가운 바람이 얼음의 알갱이를 갖고 있다. 그 바람 속에 더디게 오는 봄을 향해 찾아가는 우리의 여정이 아프다.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그간 잘 지냈는지. 우리가 가진 말의 얼음조각으로 서로에게 심한 상처를 내지 않았는지. 조심스레 손 내밀어 본다. 3월의 하늘에 구겨진 태극기가 휘날린다. 한치 앞도 가늠할 수 없는 지금 대한민국의 삼월이 심상치 않다. 지켜야할 민주주의와 정의는 내팽개친 채 막말과 백색테러의 위협이 자행된다. 망토처럼 목에 두른 태극기는 꾸깃꾸깃 가방에 쑤셔 박힌다. 실로 고귀하고 신성시 되어야할 태극기가 군중들의 발에 짓밟혀 쓰레기통에 처박힌다. 얼마나 가슴 저리게 간직해온 태극기인가. 이 만세운동의 삼월에 국민들의 가슴에서 태극기가 외면당하고 있다. 단재(丹齋)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말한다. 지금은 역사를 바탕으로 존재하는 것이며 이를 극복하려는 의지와 노력으로 미래가 만들어 진다. 지금 우리의 형국은 해방 후 찬탁, 반탁으로 나뉘던 모습이
증강현실(AR)게임인 '포켓몬 고'가 세계적 열풍을 넘어 광풍에 가까운 인기를 누리고 있다. 포켓몬 GO란 증강현실(AR) 기능을 GPS와 구글 지도에 결합해 실제로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지도에 표시된 곳에서 카메라를 켜고 포켓몬을 잡을 수 있는 게임으로 지난 1월 24일 한국에 서비스를 개시 후 1천만여 명에 달하는 폭발적인 이용자 수가 늘어나고 있다. 위치장치(GPS)조작 등 일부 포켓몬 고 보조 애플리케이션(앱)에서 과도한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사례가 발견되고 있어 개인정보 유출 및 아이템 거래를 이용한 사기가 판칠 가능성이 높고 '중고나라' '번개장터' 등에 포켓몬 아이템이나 계정을 판매한다는 글이 다량으로 올라오고 있다. 또한 서비스를 시작하고 게이머들이 전국적으로 늘어나면서 위치확인장치인 GPS를 이용해 실제 현실공간을 다니며 포켓몬을 잡기 때문에 몰입하면서 교통사고로 이어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포켓몬 고가 사람들을 밖에 나가서 걷게 해 건강에 도움을 주며 바쁜 현대인들에게 가족끼리 유대감을 줘 웃고 즐길 수 있게 해준다는 일부 주장도 있지만 포켓몬을 잡다가 길을 잃거나 범죄에 휘말리고 교통사고로 인한 부작용이 더 심각하다
3월 2일 오늘 손자가 중학교에 입학을 한다. 강보에 쌓여 품안에 안겨 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중학교 학생이 된다니 만감이 교차한다. 물론 대견한 마음에 할아비 마음이 든든하단다. 손자 손녀가 몇 명 있지만 유독 녀석만 할아비에게 격 없이 응석도 부린다. 때로는 친구처럼 할아비에게 못할 말 없다. 마냥 귀여워만 해온 덕이란 생각 끝에 진정한 사랑은 바로 이런 것일 게라고 속으로 흡족해 한다. 녀석의 졸업을 며칠 앞두고 통화를 하려는데 느닷없이 내 말을 막아선다. "할아버지, 중학교에 가서 해야 할 말은 그만둬. 나도 알만큼 알아! 가뜩이나 걱정이 되는데 중학교에 가서 해야 한다는 말 안 하기!" 전화를 끊고 잠시 여러 생각에 잠겼었다. 녀석이 미지의 세계에 대한 걱정이 많나보다. 필시 주위의 사람들에게 들어온 말들이 중압감으로 나아가 걱정거리로 둔갑돼 제 마음을 번거롭게 하기에 이르렀나보다. 우선 담임선생님이 졸업을 앞두고 제자 사랑에서 중학교에 가면 더욱 잘 하라며 욕심껏 많은 지도말씀을 주셨으리라. 물론 제 아비어미 역시 아이를 닦달하는 측면에서 오죽이나 곧 중학교 학생인데 이러저러 하게 잘 해야 한다는 말을 했을까· 학생
유람선을 타고 청풍호를 지나 강 하류로 내려오면 충주댐에 도착하게 된다. 댐에서 흘러내리는 강은 충주의 북쪽을 감싸고 돌아내려 여주 양평을 거쳐 북한강과 합쳐서 서울의 한강을 이루게 되는 것이다. 충주에는 괴산 지역의 높은 지대에서 흘러 내려와서 충주의 남쪽과 서쪽을 감싸는 한 줄기의 강물이 있으니 이를 달천 또는 달래강이라 부른다. 달래강은 속리산 천왕봉에서 발원하여 충주 탄금대에서 남한강에 합류하는 아름다운 강이다. 달래강에는 여러 가지 유래와 전설이 전해오는데 그 중에 다음과 같은 슬픈 오누이의 전설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아주 오랜 옛날 어느 날 오누이가 이 강을 건너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와서 누이의 옷이 함빡 젖어 몸에 찰싹 달라붙어 아름다운 여체가 그대로 나타났다. 이를 본 남동생이 욕정이 발동하자 스스로 도덕적 규범에 벗어난 자신을 자책하고 자신의 성기를 돌로 찍어 죽고 말았다. 그것을 본 누이가 '달래나 보지, 달래나 보지' 하며 슬피 울었다고 하여 달래강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전설 역시 다른 지역의 달래강들도 한결같이 같은 전설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름을 가지고 상상하여 재미있게 지어낸 것일 뿐 실화로…
매봉산이라는 이름은 전국에 산재한다. 서울에 있는 마포, 성동, 강남구를 비롯해 강원도 태백, 전북 김제, 부산 강서, 경북 구미 등에 매봉산이 있다. 이는 산 봉우리 모양이 매와 같은 곳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매는 날카로운 부리와 매서운 눈을 가진 새로 앉아있는 모습이 날렵하다. 이처럼 생긴 산을 선조들은 매봉산이라 이름 지었다. 서울 성동구에 있는 매봉산은 임금이 꿩 사냥을 하기 위해 매를 날려 보냈던 곳이라 하여 매봉산이라 불렀다는 전설도 있다. 어떻튼 매봉산은 매와 관련이 있다. 청주시 서원구에도 매봉산이 있다. 매가 앉아있는 모습 같지는 않지만 도심이 있는 산치고는 꽤 수려하다. 완만한 경사지로 산책하기 좋은 곳이어서 하루 수백명이 이곳을 찾는다. 특히 매봉산과 구룡산이 구름다리로 연결되어 양쪽 산을 오가며 등산하는 시민들이 많다. 청주시내에 이처럼 좋은 산이 있다는 것은 행운이 아닐 수 없다. 매봉산은 특히 다양한 등산로에다 산 정상에 각종 운동기구와 배드민턴장이 있어 사람들로 늘 북적인다. 매봉산 정상에는 청주시내 전경을 바라볼 수 있는 화청각이라는 전망대도 있다. 매봉산을 찾는 시민들에게 휴식처를 제공하기 위해 청주시가 마련했다. 등산
[충북일보] 올해로 헤이그 특사 사건이 발생한 지 110년이다. 보재 이상설(李相卨·1870~1917) 선생이 순국한 지 100주년이다. 보재 선생은 진천 출신의 애국지사이자 선각자다. 한국 근대사에 뚜렷하고 커다란 족적을 남긴 인물이다. 그러나 서릿발처럼 냉혹한 유언대로 선생의 기록은 대부분 불태워졌다. 그러다 보니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업적이 많다. 선생은 을사늑약 체결 직후인 1906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로 망명했다. 그해 중국 룽징(龍井)에 근대적 학교인 서전서숙을 세웠다. 일제가 국권을 침탈한 뒤에는 유인석·이범윤 등과 함께 '13도의군'을 만들었다. 1914년 연해주에 '대한광복군정부'를 세웠다. 상하이 임시정부 수립보다 5년 앞선다. 선생의 애국활동은 이처럼 다양했다. 하지만 선생에 대한 평가는 상대적으로 빈약하다. 선생의 유품과 저작이 대부분 불탔기 때문이다. 선생의 마지막 활동지역은 연해주였다. 1860년대 이후 이주해온 한인들이 한인촌을 이루고 살던 지역이다. 고구려와 발해의 영토와 이어진 항일 독립투쟁의 현장이었다. 안중근, 최재형, 이동녕, 홍범도, 이동휘, 신채호 등도 이곳에서 활약했다. 이 지역은 오늘날까지 고려인들
최근 어린이 학대 문제는 심각한 현상이다. 어린이들 때리고 식판을 던지고, 또는 어린 자녀를 살해하는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 사회는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법을 만들고 법을 개정해도 변화될 조짐이 없다. 이런 이유는 '내 아이는 내 것'이라는 잘못된 부모의 가치관이나 미숙한 양육 태도 때문이다. 미취학 아동에 대한 전수조사처럼 영ㆍ유아들의 실태 조사를 법적으로 강제하는 등 사회적 시스템 마련도 필요하다. 천륜이 깨진 사회에서, 저항할 힘마저 없는 어린이들이 무참하게 죽어가는 사회에서 밝은 미래를 기대할 수는 없는 일이다.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학대로 사망한 아동은 지난 2014년 14명에서 2015년 16명으로 늘어났고 지난해에는 36명까지 급증했다. 전체 아동학대 신고 건수도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이 같은 학대 대부분이 친부모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우리 사회의 무너진 천륜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아동학대는 힘없는 어린이에게 신체적ㆍ정신적 상처를 입히는 인권침해이면서 비열한 범죄 행위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에서 아동학대는 독버섯처럼 확산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지경까지 내몰렸다. 대부분의 학대 행위가 가정
[충북일보] 2017년 2월 마지막 주말과 휴일, 대한민국이 둘로 나뉘었다. 전국의 도심이 태극기와 촛불집회로 편이 갈렸다. 양측의 집회는 3·1절에도 계속된다. 충돌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 광장은 지금 두 패로 갈려 충북 청주에서도 태극기와 촛불 집회가 각각 열렸다. 지난 26일 오후 청주 상당공원에선 '탄핵 기각을 위한 충북도민 총궐기'가 있었다. 충북에서 처음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태극기 집회'였다. 모두 1천여 명이 모였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기각'에 한 목소리를 냈다. 하루 전인 25일엔 청주 성안길에서 충북 13차 촛불집회가 열렸다. 시민·노동단체 등 150여명이 모였다. 촛불과 피켓을 들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외쳤다. '우병우 구속'과 '특검 연장' 등도 촉구했다. 그동안 한 쪽은 촛불집회를 통해 신속한 탄핵과 특별검사 연장을 촉구했다. 다른 한 쪽은 태극기집회로 탄핵기각·특검해체를 주장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힘겨루기 양상으로 전개됐다. 극심한 국론분열 우려를 낳을 정도였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변론이 27일 종결됐다. 박 대통령은 끝내 출석하지 않았다.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특별
지난해 가을이후 어수선한 나라 안팎 사정으로 세상살이가 더욱 팍팍해졌다지만 나눔과 봉사문화가 꾸준하게 지속되는 건 예부터 따뜻한 정을 우선시하는 우리 민족 고유의 미풍양속이 이어져 오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여러 가지 상황과 맞물려 지난 15년을 진천 여성의용소방대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나를 돌아다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가정과 직장, 그리고 여성의용소방대라는 1인 3역을 하면서 나름 주어진 위치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스스로를 다독여 보지만 돌아본 내 모습은 뿌듯함 보다는 부족함이 앞서는 나와 만나게 된다. 남들이 보면 오지랖이 넓다고 손가락질 할지도 모르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남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고 있다는 모습으로 비췄으면 하는 바람이다. 119가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브랜드로 정착되면서 소방력을 보조하는 우리 의용소방대 또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일제강점기에 본격적으로 생겨나기 시작한 우리 조직은 주민을 위한 순수한 민간봉사 단체로 생업과 봉사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약 10만 여명이 활동하고 있는 거대 조직으로 운영되기까지는 오직 주민들만 보라보며 각종 재난현장에서 소방력을 보조하면서 숭고한 희생을 감수한 선배 대원들의 후광…
[충북일보]청주권 최대 택지개발지구인 동남지구의 도시기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동남지구에 들어설 이렇다 할 공공기관 이전·신축 계획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청주권 대부분의 공공기관은 성화지구에 집중되고 있다. 성화지구에 공공기관이 집중되면 민원인 입장에서 볼 때 '원스톱' 업무처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다. 청주 동남지구는 향후 청주시의 100만 광역도시 여부를 결정할 주요 거점지역이다. 청주시 광역화가 사실상 동남지구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물론, 동남지구 입주가 시작되면 외지인 보다는 도내 이동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종시와 혁신도시, 기업도시 등 외지인 유입을 위한 메리트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동남지구는 청주권 외 주민들의 유입효과를 거둘 수 있어 보인다. 보은과 괴산, 증평 등 청주를 둘러싼 지역에서 청주권 유입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오송생명과학단지, 진천·음성 혁신도시 등을 보면서 공공기관의 선도적 이전 사례를 수 없이 지켜보았다. 공공기관이 선도적으로 이전하면 인근 주민들과 대단위 주거단지를 형성하는 시스템이다. 이 과정에서 충북 외 사람은 물론, 청주 외 사람
[충북일보] 산과 들이 펼쳐진 청주 낭성면 추정리에 마당 가득 항아리가 늘어서 있다. 천여 개의 크고 작은 항아리 근처에는 구수하게 익어가는 장 냄새가 은은하게 퍼진다.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정겨운 풍경이 벌써 맛있는 기억을 되살린다. 전순자 대표의 옥샘정은 1995년 청주 금천동에서 선식 가게로 출발했다. 곡물가루 등을 취급하며 메주와 고춧가루에도 관심을 가졌다. 알음알음으로 주문하는 가정에서 원하는 대로 장을 담가준 것이 옥샘정의 시작이다. 더 맵게, 혹은 달지 않게, 각자의 입맛에 맞춰 장을 담가 주며 입소문이 났다. 몇 번의 이전 끝에 2012년 지금의 추정리에 완전히 정착했다. 서늘한 기온과 맑고 풍부한 물이 장 담그기에 최적이었기 때문이다. 30년 전 씨간장으로 숙성하는 옥샘정의 간장은 진하고 깊다. 온전한 콩이 한 알도 들어가지 않은 시판 간장과는 색부터 향까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십여 가지가 넘는 첨가물이 재료로 쓰인 시판 간장과 달리 옥샘정의 원재료는 국산 콩, 국산 천일염, 정제수로 간결하다. 작은 항아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뚜껑마다 날짜와 이름이 쓰여있다. 매년 초 이곳에 찾아와 담그는 손님들의 장이다. 햇볕과 바람 등 숙성을 위한 관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