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과학소설에서 봤던 환상적인 미래가 어느 날 문득 우리 앞에 실제로 나타난다면 얼마나 멋진 세상이 될 것인가! 주위의 모든 사물들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느끼고, 생각하고, 판단하며, 사람과 사물이 한데 어울려 통신을 하는 세상. 이런 상상을 4차 산업혁명이 현실로 만들어주고 있다. '혁명'이란 단어가 주는 이미지 때문에 뭔가 큰 기념비적인 사건을 계기로 하여 혁신을 가져올 것 같지만 4차 산업혁명은 전문가들도 정확히 인지할 수 없을 정도로 조용히 시작되었다. 그러나 그 새로운 물결은 신속하고 강렬하게 생활 전반에 침투해 머지 않아 경제 및 사회 전반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기세다. 우선 산업혁명의 발전과정을 보면 1차 산업혁명이 증기기관을 통한 기계적 혁명이었고, 2차 산업혁명이 전기력(모터)를 이용한 대량 생산의 시작이었으며, 3차 산업혁명이 컴퓨터를 이용한 자동화 생산시스템시대를 연 것이라면, 4차산업혁명은 제조업에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접목시켜 모든 공장과 제품을 지능화 시키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이렇게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의 융합을 통하여 나타난 새로운 사실은 전통적인 기업의 영역 구분이 모호해지며 소프트웨어기업과 물건을 제조하는 하드웨어기
2010년 3월26일 오후 9시22분께 백령도 서남방 2.5㎞ 해상에서 경계 임무수행 중이던 해군 제 2함대사 소속 천안함(PCC-772)이 북한 잠수정의 기습 공격으로 침몰해 우리의 서해수호 호국영웅 46명이 장렬하게 전사했다. 지속되는 북한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서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국가 안위의 소중함을 다질 수 있도록 국가보훈처에서는 북한의 도발에 맞서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호국영웅들을 추모하고, 국민 안보의식을 결집하기 위해 2016년부터 시작해 매년 3월 넷째 금요일을 '서해 수호의 날'로 지정하고 '서해수호 기념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로 두 번째를 맞이하는 '서해수호의 날'은 제2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 등 서해도발 관련 사건을 포괄해 국가의 안보를 되새기는 날로써 그 명칭과 행사 장소, 날짜에 모두 의미가 담겨있다. 서해수호의 날이란 명칭은 서해도발 관련 사건을 포함했다는 것이고, 기념행사 장소가 국립대전현충원인 이유는 서해수호 3개 사건 전사자 모두가 안장된 곳이기 때문이다. 끝으로 날짜가 3월 넷째 금요일인 이유는 우리 군의 희생이 많았던 천안함 피격일을 기준으로 정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서해수호의 날을
촛불 집회와 태극기 집회의 광풍이 우리사회를 들었다 놨다하고 지나갔다. 적극적 정치 참여를 이끌어내며,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평화 시위로 역사에 길이 남을 또 하나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이런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우리 국민들의 열정은 과연 어떠하기에 이런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세계인이 바라보는 대한민국은 항상 놀라운 열정의 도가니다. 중국 상하이의 고층 건물들이 즐비한 푸동 지구에는 상하이의 랜드마크인 동방명주라는 방송 수신탑이 있다. 동방명주 탑에 올라가면 중국의 발전상을 대표하는 첨단 도시 상하이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이 동방명주의 1층 로비에는 세계10대 경관의 멀티스크린이 벽을 장식하고 있다. 후지산과 같은 세계적 자연경관, 피라미드 같은 고대 건축 유물 등 3차원적인 입체 유산들 가운데 2002년 월드컵 당시 서울광장에 운집한 붉은 악마의 응원 장면이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4차원적인 시·공간의 이벤트가 세계 10대 경관으로 기록될 만큼 대한민국 국민들의 집단 퍼포먼스는 세계인들이 대한민국을 떠올릴 때 언제나 손꼽는 상징적 이미지로 각인되고 있다. 독창적인 크리에이티브로 유명한 보드카 브랜드인 앱솔루
[충북일보]기업내부의 이익잉여금은 기업의 미래투자를 위한 자금이다. 때문에 그 일부를 산업발전과 고용창출을 위해 사용하는 건 마땅하다. 고용대란을 겪는 시대다. 기업은 이익 창출과 동시에 사회적 책임도 다해야 한다. 대기업은 책임을 다해야 한다. 지역을 위한 투자도 과감히 해야 한다. 그게 사회적 바람과 요구를 받아들이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길이다. 청주에선 그나마 최근 대기업의 지역투자가 비교적 활발한 편이다. 청주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에 들어설 예정인 LG생활건강과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건립이 대표적이다. 이 두 대기업의 투자가 본격화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오는 4월부터 공사에 나선다. 2020년까지 6년간 총 3천80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부지 20만5천㎡에 화장품 생산을 위한 제조시설을 짓기로 했다. SK하이닉스의 총 투자 규모는 15조5천억 원이다. SK하이닉스가 공장을 착공하면 공장 신설 기간인 2018년 말까지 일일 8천 명에서 1만 명 정도의 고용효과가 창출된다. 중장비와 숙소, 기타 건설자재 사용, 주변 상가와 시장 이용 등을 통해 수천억 원에 달하는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기대된다. …
다가오는 5월 9일 19대 대통령 선거를 얼마 앞두고 공무원들의 복지부동(伏地不動) 현상이 언론에 자주 나오고 있다. 특히 3월 17일자 조선일보 A3면의 공무원과 관련된 내용을 보면 한 1급 공무원은 요즘 공무원들끼리 "빗자루로 쓸어도 쓸려나가지 않도록 젖은 낙엽처럼 땅바닥에 딱 달라붙어 있자" 는 말을 주고받는다고 한다. 그리고 좋은 정책과 아이디어가 있어도 다음 정부에서 내놔야 빛을 본다는 현상도 심하다고 한다. 현 공무원들의 복지부동(伏地不動)과 기강해이 상황이 매우 심각함을 알 수 있다. 복지부동(伏地不動)은 금사여한선(噤事如寒蟬)과 같은 뜻으로 그 유래를 보면 후한시대 북해의 재상 두밀(杜密)은 사람됨이 온후하고 소박하며 저속한 유행을 멀리하고 법의 적용이 엄정해 어떤 세력자의 자제라 해도 법을 어기면 절대로 용서하지 않는 강직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얼마 후 그는 관직을 떠나 귀향했으나 정치에 큰 관심을 갖고 군의 태수에게 좋은 인물은 추천하고 나쁜 인물은 규탄해 자신의 이해득실을 멀리했다. 그러던 어느 날 군의 태수가 같은 군내에 있는 유승이라는 사람에 대해 '유승은 인격자'라고 평했다. 유승은 노령 때문에 벼슬자리에서 물러나 귀향한…
인사란 안부를 묻거나 공경하는 뜻을 나타낼 때 하는 예(禮)이며, 처음 만나 서로의 이름을 주고받으며 자기를 소개하는 일이다. 인사는 예절 가운데 가장 근본이 되는 표현으로써 상대방에게 존경과 반가움을 나타내는 형식의 하나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인사 문화가 잘 발달 되어있으며, 인사를 통해 마음 자세와 사람의 됨됨이를 가늠해 '인사성 밝은 사람'으로 높이 칭송해 왔다. 그리고 인사 예절에는 반드시 미소가 동반되어야 빛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1. 인사가 주는 의미 인사 방법에는 말과 행동으로 하는 경우가 주류를 이루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표정이나 눈빛만으로 하는 경우나 때로는 인사를 하지 않는 것이 예의일 때도 있다. 대체로 인사하는 모습 하나만으로도 상대의 교양이나 인성 등을 가늠할 수 있다. 단정한 태도와 부드러운 표정이 조화를 이룬 정중한 인사가 나의 문화 로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2. 올바른 인사법의 Key Point ① 내가 먼저 한다. ② 상대방과 눈을 맞춘다. ③ 밝은 미소를 유지한다. ④ 명랑한 음성으로 인사한다. ⑤ 적절한 인사말을 덧붙인다. ⑥ 인사를 잘 받는 것은 또 한 번의 인
청주시의 달동네라고 하면 우암산 자락에 있는 수동(壽洞)을 들 수가 있을 것이다. 본래 수동은 청주군 북주내면(北洲內面)의 지역으로서 청주 향교의 서쪽이 되므로 교서(校西)라 하였는데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원리(院里)일부와 동주내면의 교동리(校東里) 일부를 병합하여 교서리라 해서 청주면에 편입되었다가 1920년에 일본식으로 수정(壽町)이라 하였는데 1947년 왜식 동명 변경에 의하여 정(町)을 동(洞)으로 바꾸어 수동(壽洞)이 된 것이다. 원래는 향교 인근에 조성된 마을이었는데 도시가 점차 팽창되고 6.25 전쟁후의 혼란기에 산기슭에 무분별하게 생겨난 집들이 들어서 새마을이라 불리게 되었다. 이후 청주시가 도시 계획으로 정비가 이루어지면서 이곳은 산기슭이라 뒤처지다보니 달동네라는 이름을 얻게 된 것이다. 그런데 다행히 KBS 2 텔레비전에서 2010년에 방영된 제빵왕 김탁구라는 드라마가 이곳을 배경으로 촬영함으로써 일약 유명한 명소로 변하게 되었다. 이 드라마는 주인공 김탁구가 제빵에 타고난 천부적인 후각을 바탕으로 온갖 시련을 딛고 제빵업계의 1인자로 거듭난다는 이야기를 담은 내용인데 시청률이 30%를 넘었던 인기 드라
범죄로 인한 피해자들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상처가 깊다. 일단 피해를 입게 되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미치는 외상 후 스트레스, 범죄 피해로 인한 치료비, 생계비 등 경제적 손해, 민·형사 재판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편함, 보복에 대한 두려움 등 생각하지 못하였던 어려움을 겪게 된다. 헌법 제30조 '타인의 범죄행위로 인하여 생명·신체에 대한 피해를 받은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로부터 구조를 받을 수 있다'라고 명시되어 있으나 많은 피해자들은 경찰기관에 이러한 구조를 요청하는 경우가 드물다. 범죄로 인한 강력범죄 피해의 경우는 가해자의 보복에 대한 두려움으로 신변보호 요청을 포기한다. 심지어는 이러한 제도가 운영되고 있는지 잘 모르는 경우도 있다. 경찰청에서는 '피해자 신변보호지원'을 다양한 각도에서 추진하고 있으며 특히 강력범죄와 보복우려가 있는 여성 대상 범죄(데이트폭력, 가정폭력, 스토킹 등) 피해자의 경우 신변보호요청에 따라 신변보호심사위원회가 구성되고 대상자 면담→환경조사→기능별심사의 단계를 거쳐 신변보호가 결정되고 있으며, 구체적 또는 추상적인 경우 라도 여성의 경우 불안 등 심인성 요인이 있을 시 적극적으로
[충북일보] 행복은 주관적 감정이다. 불교의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와도 통한다. 수치로 재기 어려운 까닭도 여기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 수치화된 '행복지수'는 엄연히 존재한다.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가를 스스로 측정하는 지수다. 영국의 심리학자 로스웰(Rothwell)과 인생 상담사 코언(Cohen)이 2002년 발표한 행복지수가 대표적이다. 이들이 만든 행복공식은 '행복=P+(5×E)+(3×H)'이다. 인생관과 적응력 등 개인적 특성인 P(personal)보다 건강과 돈 등 생존조건인 E(existence)가 5배, 개인의 자존심과 야망 등 상위욕구를 뜻하는 H(higher order)가 3배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전통경제학에선 소득의 증가가 행복을 증진시키는 요소라고 강조했다. 소득의 증가가 개인이 추구하는 효용을 확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성장 우선 정책이 비판 없이 수용돼 온 까닭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 높은 소득이 반드시 행복으로 직결되지는 않는다. 물론 개별지역에선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더 행복해진다. 하지만 사회 전체로 볼 때 소득이 높다고 행복하게 느끼는 사람의 비율이 증가하지 않는다.
필자는 느리게 걷는 것을 선호한다. 사실 지금까지 느리게 행동하고 여유있게 살아온 삶이라기 보다는 조금이라도 빠르고 조금이라도 효율적으로 살아가기 위해 노력해 왔다. 걸을 때에도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목적지에 빠르게 갈까를 생각하고 가로질러 갔으며, 자동차를 운전할 때에도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노력하며 살아왔다. 그러던 어느 날 항상 걸어다니던 교정에 아름다운 꽃 사이로 그림같이 놓여진 벤치를 보게 되었다. 따듯한 봄 날씨 때문이었는지, 아름다운 꽃 때문이었는지 문득 혹시 내가 정말 아름답고 즐거운 인생을 빠르고, 효율적 이라는 이름으로 무시하고 못보고 지나간 것이 아니었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 부터였다. 필자의 삶이 느리게 여유있게 무엇을 할 수 있는 삶이 아니었고 조금이라도 더 현대사회에 적응하고 앞서 가려고 노력했던 삶이었기 때문에 포기했던 '여유'를 고민했던 것을 말이다. 그래서 필자는 걷는 것이라도 여유있게 느리게 걷기 위하여 노력한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느리게 걷게 되면 평상시 보이지 않았던 아름답고, 즐거운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고 그 짧은 시간에 삶을 조금이지만 풍요롭게 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우리 모두는 즐거운…
한국 정치사에 절망과 희망을 함께 던진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헌법재판소의 탄핵인용으로 일단락됐습니다. 헌법의 준수자요 수호자가 되어야 할 대통령이 헌법과 법률에 위임된 직권을 남용했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검찰 및 특검수사를 전면 부인하며 거부한 것은 헌법준수의지가 전혀 없음을 판결문에 담았습니다. 그간 탄핵인용과 기각을 주장하는 국민은 두 갈래로 분열되었고, 국정은 표류했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은 최악의 탄핵대통령으로 역사에 남게 되었습니다. 이제 60일 이내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는 조기대선이 시작되었습니다. 짧은 시간 새로운 희망의 대한민국호를 이끌 새로운 정부를 구성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참으로 아쉬운 대선풍경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대통령 파면이란 엄청난 국정붕괴를 초래한 문제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처방 없이 대선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우선 가장 뼈아픈 실패를 경험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경선과정을 보면 철저한 원인분석과 진실한 반성이 없는 모양새입니다. 특히 자유한국당의 친박세력은 헌재의 탄핵인용을 부정하며 모든 책임을 좌파언론과 야당선동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모든 원인은 제왕적 대통령제에 있으니 개헌만하면 된다는 면피성 전략
3월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필요한 책을 새벽녘에 주문하고 같은 날 밤늦게 책을 배송을 받고 보니 와우~ 신세계다. 우리나라 배달문화가 최고라더니 '그렇구나'하고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 후로 당일배송이라 쓰인 쇼핑몰을 이용하는 것이 당연시 되었으나 그 후론 당일 날 물건을 받아보는 것은 로또에 맞는 꼴이 되고 말았다. 당일 물건을 못 받는 것은 이제 당연시되어 밤늦게 까지 일하시는 택배기사들을 이해하는 심정이 되었고 주문 후 다음 날 배송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사실 애교수준이 되었다. 주문 후 이주일이 다 되어가는 데도 아직까지 감감무소식인 것도 있다. 배송은 '물자를 여러 곳에 나누어 보내 주는 것'이고 수령(받음)은 '돈이나 물품을 받는 것'을 뜻한다. 이들 단어를 조합한 '당일 배송'과 '당일 출고'는 온라인 쇼핑몰이나 택배에서 흔하게 쓰이는 말이다. 한해 온라인 쇼핑으로 쓰이는 돈이 50조 원을 넘어설 정도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고 한다. 이전에 나는 온라인 쇼핑으로 물건을 산다는 것은 꿈에도 생각 못할 일이었으나 지금의 나는 거의 매일 생선 같은 신선식품을 포함해서 오피스텔 분양에 호텔, 여행상품까지도 온라인에서 손쉽게 구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살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살자니 치욕이고, 말자니 비겁하다. 어떻게 이 문을 열고 나가며, 무슨 낯으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나. 어디 낯선 곳으로 도망이라도 칠까? 문제는 얼굴이 팔렸다는 것이다. 내 얼굴을 몰라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해외로 나갈까? 그것도 평범한 사람이나 할 수 있는 짓이다. 아버지가 어머니를 잃고 난 후 왜 그렇게 술에 빠져들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버지도 나 같은 심정이었을까· 아마 나보다 더 심한 고통을 겪었는지도 모른다. 벌떡 일어나 양주 몇 잔을 마신다. 몇 잔술로는 어림도 없다. 술을 들이켜듯 입에 붓는다. 역시 술은 위대하다. 이런 일을 내가 처음 겪는 게 아니다. 철석같이 믿는 친구에게 배신을 당해 절간으로 쫓겨난 사람도 있다. 그것으로도 부족해서 감옥까지 갔다. 자신을 귀향 보낸 친구와 나란히 법정에 서서 판결을 기다리는 모습을 보이기까지 했다. 난 경우가 다르다. 난 어리석은 죄뿐이 없다. 단 한 푼도 사익을 취한 일은 없다. 단지 측근관리를 잘못했을 뿐이다. 자식도 제 마음대로 못하는 세상에 어떻게 남이 하는 짓을 다 책임질 수 있나. 어떻게 떡을 만들면서 고물을 묻히지 않
조선후기의 표천 정홍순 선생은 평생을 청렴하게 사신 분으로 백성들의 신망이 두터웠다. 밖에 나갈 때는 늘 우모(雨帽, 비올 때 갓에 씌우는 종이 모자)두개를 준비했다. 우모 하나는 본인이 쓰고 또 하나는 다른 이에게 빌려주었다 돌려받곤 했다. 한번은 동구릉으로 행차하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졌고 어느 선비에게 우모를 빌려주었는데 며칠이 지나도 돌려주지 않자 선생은 그를 찾아갔다. "빌려준 우모를 돌려받으러 왔다"고 하니 "도대체 우모가 몇 푼이나 한다고 여기까지 왔냐"고 면박을 당한 일이 있었다. 조선 영조 38년 정홍순 선생이 호조판서로 재직하며 당대 최고의 재정관으로 명성이 자자할 때 좌랑(정6품 관직)에 새로 임명받은 이가 찾아와 인사를 올렸다. 그는 바로 20년 전 우모를 빌려갔다가 돌려주지 않은 그 사람이었다. 선생은 "작은 일에도 신의 없는 이가 재정관리자로 무슨 일을 하겠느냐"며 그를 꾸짖어 돌려보냈다는 일화가 있다. '청렴'은 한자로 맑을 청(淸), 청렴할 렴(廉)이라고 쓰며 이는 성품이 고결하고 탐욕이 없음을 의미한다. 청렴에 대단히 큰 뜻이 담겨 있는 것은 아니나 우리는 간혹 청렴을 거창하게 생각하고 받아들인다.…
[충북일보] 부작위(不作爲) 범죄에 대한 이야기가 심심찮게 나온다. 부작위란 용어는 대법원이 세월호 이준석 선장에게 '부작위에 의한 살인'이라는 다소 생소한 법리를 적용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대법원은 세월호 침몰 당시 이 선장이 승객들의 탈출을 막아 사실상 물에 빠뜨린 것과 다를 게 없다고 봤다. 위험을 알면서도 모른 척해 살인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대형 인명사고에서 부작위 살인을 인정한 건 이때가 처음이다. 청주에서도 최근 부작위에 의한 살인이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청주청원경찰서가 자신이 밀쳐 다친 의붓딸을 수 시간 방치, 숨지게 한 A(여·34)씨를 부작위에 의한 살인 혐의로 구속했기 때문이다. 이미 현장검증도 벌였다. 경찰 조사결과 이 사건에서 A씨는 의붓딸이 사망이나 중대한 상해에 이르지 않도록 할 의무가 있었다. 그런데도 다친 상태를 그대로 방치해 숨지게 했다. 그런 점에서 부작위에 의한 살인 혐의 적용은 마땅해 보인다. 부작위에 의해 성립되는 범죄가 부작위범죄다. 형법 제18조는 '위험의 발생을 방지할 의무가 있거나, 자기 행위로 인해 위험이 발생했는데도 그것을 방지하지 않았을 경우 그 결과에 대해 처벌한다'고 규정하
십여 년 전 국내 모 방송사에서 방영된 대하 드라마 '태조 왕건'은 많은 사람들이 드라마를 보기 위해 외출을 삼갈 정도로 큰 인기를 끌며 당시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했다.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제천시 금성면에 위치한 '태조 왕건'의 촬영장은 연간 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을 정도로 유명해지기도 했었다. 그런데 이제 '태조왕건'촬영장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그 자리에 한국환경공단 연수원이 보금자리를 마련한다. 이 공단은 1980년에 한국자원재생공사로 출발하여 2010년 '한국환경공단법'을 근거로 하여 '한국환경공단'으로 공식 출범하였고 현재 인천광역시에 본사를 두고 있다. 조직을 보면 본사는 5본부, 20처, 2실, 3센터, 지역은 6지역본부, 1센터로 모두 2천여 명의 직원들이 근무하며, 1조 2천 7억 원의 예산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한국환경공단은 환경오염방지, 환경개선, 자원순환촉진 및 기후변화대응을 위한 온실가스 관련 사업 등을 효율적으로 추진하여 환경 친화적 국가발전에 이바지하고 환경시설 설치 지원사업, 정부대행 및 보조사업, 정부 출연사업 등을 수행하고 있다. 2019년 완공 예정인 연수원은 국가 환경정책을 이행하고 신속한 전파
충청북도청소년종합진흥원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는 3년 주기로 "충청북도청소년실태조사"를 실시한다. 2016년에도 일반 청소년과 위기.취약 청소년으로 세분화하여 도내 청소년 3,152명에게 설문을 통해 연구하였고, 조사한 결과를 보면 여러 가지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충청북도 전체 청소년의 약 17.7%가 잠재적 위험군 이상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2015년 충청북도 전체 청소년 인구수로 추산해볼 때 약 6만 명의 청소년이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2010년 위기실태조사 결과에서 약 24%가 잠재적 위험군 이상으로 나타났던 것과 비교해 보면 약 4%가량 줄어든 수치이다. 이러한 변화는 그 동안 국가 및 지자체 차원에서의 다각적인 노력과 지역 청소년 유관기관들의 지속적인 지원과 즉각적인 개입에 따른 것이 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잠재적 위험군 중 동반자 서비스 3개월 이상의 개입 또는 긴급하고 복합적인 서비스가 요구되어지는 고위험군에 속하는 청소년은 일반 청소년의 0.6%, 위기.취약 청소년이 5.2%로 나타났다. 이는 잠재적 위험군의 수치가 과거에 비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많은 수의 청소년들이 정신장애나 문제행동을 겪을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지난 연 초에 아들 내외와 일본 교토로 여행을 다녀왔다. 모처럼의 해외여행을 아들과 함께 해서 즐거웠다. 1990년에 교원국외여행에 행정요원으로 한번 교토를 출장한 적은 있으나 오랜 세월이 흘러서인지 가는 곳마다 새로웠다. '아라시야마'의 대나무 숲은 역시 교토 여행의 1번지다웠고, '기요미즈데라'도 세계문화유산 다운 웅장함과 아름다움이 있었다. 일본에서 첫 느낌은 생활공간의 모든 것이 작고 좁다는 것이다. 차도 작고 도로도 좁았다. 호텔방도, 식당도 우리나라에 비하여 많이 작았고, 흔히 관광지에서 느끼는 떡 벌어진 음식상은 어디에도 없었다. 음식을 사먹으려면 가는 곳마다 줄을 서야 하고 나오는 음식도 사발에 밥과 튀김 등을 섞어 먹는 간편식이 대부분이었다. 거리는 깨끗하게 잘 정리되어 있으며 휴지하나 담배꽁초하나 떨어져 있는 것이 없었다. 모든 것이 질서 정연하고 소박한 도시였다. 마침 춘절을 맞아 많은 사람들이 관광지로 몰렸다. 절에도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그러나 어디를 가도 자동으로 줄을 서고 오랜 시간도 질서 정연히 참고 기다리는 것을 보면서 일본사람들의 의식 수준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야사카 신사에는 앞사람과 붙을 정도로 많은 사람
2017년 5월 9일 19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 2018년 6월 지방선거도 예정된 상태다. 오는 2020년 4월 21대 총선이 있다. 중간 중간에 재보선이 있고, 농수축협 조합장 선거도 있다. 우리나라는 가히 '선거공화국'이다. 아무리 많은 선거를 해도 깨끗하게 승복하는 문화만 있으면 그만인데, 우리의 사정은 그렇지도 못하다. 물고 뜯고, 불복하고, 인사청문회를 통해 낙마하는 정부 고위직도 수두룩하다. 심지어 대통령과 철학이 맞지 않으면 언제든지 탄핵도 가능하다. 한쪽만 바라보는 국민 30년 전 직선제 개헌(改憲) 후 우리는 고질적인 갈등과 반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처음에는 지긋지긋한 지역감정이 있었다. 영남과 호남의 주도권 경쟁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싸움이었는지 의문스럽다. 이념에 따라 벌어진 좌우 대립은 지역감정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를 야기했다. 이견(異見) 정도가 아니라 사실상 적(敵)의 개념이었다. 촛불집회와 인터넷에서 쏟아진 '틀딱 논쟁'은 우리사회의 단면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다. '틀니를 딱딱거린다'의 취지의 '틀딱'은 60대 이상의 고령층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행정자치부 주민등록인구통계시스템을 보면 올 2월 말을 기준으로 전국
처음부터 다소 엉뚱한 이야기일 수 있다. 길을 걷다가 지나가는 사람들과 시선을 마주치다 보면 웃으면서 서로 바라봐주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주변사람, 필요한 사람들한테 말고는 표정에 인색한 편이다. 웃으면서 바라본다면 "내 얼굴에 뭐가 묻었나·" 또는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우리는 늘 경쟁 속에 살고 있다. '경쟁'이란 단어는 일상에서 많이 접하고 대화에서나 각종 매스컴(Masscom)에서 언제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단어이다. 흔히 접할 수 있는 '경쟁'의 의미를 짚고 간다면 '경제적, 또는 여러 기타 등의 자유를 인정하고 각자 그 기능 및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여 서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여러 자료에 나와 있는 요약이다. 취업경쟁, 가격경쟁, 서비스경쟁, 광고경쟁, 품질경쟁, 선의의 경쟁, 스포츠, 여가 등의 여러 가지 형태의 경쟁이 있지만, 취업과 사내에서 이루어지는 경쟁을 생각해보자. 취업의 경쟁에서 살아남아 취업에 성공을 하기 위해 이력서에 자신을 돋보이게 각종 이력과 수상내역, 자격취득, 자기소개서 등을 적어 취업에 성공 후 경쟁의 끝이라고 생각하는 친구들과 또 다른 경쟁의 출발선에 서있
우리는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는 속담을 정말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기에, 그동안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을 것이다. 너무나 당연하다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가장 기본이고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기에 한번 진지하게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심리언어학자 에드워드 사피어(Edward Sapir)와 벤저민 리 워프(Benjamin Lee Whorf)는 '언어가 사람의 사고를 결정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에 반박하는 '사람의 사고가 언어를 결정한다'는 새로운 연구가 많이 나왔고, 결론적으로는 서로 상호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언어가 사람의 사고에 영향을 미치는 사실 자체를 절대 과시할 수는 없다. 행정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이다. 보통 행정이라는 단어를 연상하게 하면 각종 서식과 서류로 점철돼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지만, 그 서류도 언어의 한 종류이며 서식과 서류 모두 공무원과 민원인 간의 언어 내용을 더욱 간결하고 목적에 적합하게 만들기 위해 탄생한 것이다. 이에 공무원들은 국민에 대한 봉사자라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언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필자는 지난해 10월까지
[충북일보] 가짜가 판을 친다. 사람도, 인생도, 기자도, 뉴스도 다 가짜다.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짜의 시대다. 복제와 조작이 힘을 얻는 미혹의 시대다. 슬픈 역설이 아닐 수 없다. *** 가짜뉴스는 사회악이다 가짜가 더 진짜 같을 수는 있다. 모조품이 버젓이 실재로 사용되기도 한다. 가짜의 위용이 더 클 때도 있다. 그래도 가짜는 어쩔 수 없는 가짜다. 가짜뉴스(fake news)는 주로 대통령 탄핵 정국 초기에 많이 나왔다. 촛불과 태극기 시위가 한창일 때도 그랬다. 물론 헌재 판결 후에도 계속되고 있다. 지금도 생산과 재생산을 거듭하고 있다. 아마도 대선 때까지 계속될 것 같다. 문제는 제재의 어려움이다. 걸러낼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 있더라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그래서 파급효과가 아주 크다. 가짜 생산자와 유통자가 이 사실을 정확히 안다. 가짜로 판명이 나도 어쩔 수 없다는 것까지 알고 있다. 가짜뉴스는 대개 지속적인 갈등을 조장하고 유도한다. 그래서 정의나 애국이란 탈을 쓴 가짜일 뿐이다. 양두구육이나 인면수심, 표리부동, 지킬과 하이드, 천개의 가면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섬뜩한 일이 아닐 수 없
요즘 배가 고프지 않다. 스트레스와 걱정으로 소화가 되지 않는다. 최초의 여성대통령이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탄핵된 것이 그 이유이다. 또 멋지게는 아니더라도 진정성 있는 사과를 듣지 못해 국민으로서 속이 상한다. 그런데 '여성은 역시 안 된다'는 주변의 반응이 더 화나게 한다. 물론 그녀는 '특별한' 여성이기 때문에 일반적 여성이 아니라는 세간의 이야기도 있다. 그녀가 여성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된 것은 아니지만 '여성'이라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남성 중심적 사회가 워낙 견고하기 때문에 대단한 성평등 정책은 아니더라도 섬세한 상생의 리더쉽을 기대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현실은 참혹했다. 세계경제포럼의 성격차지수(GGI) 등 한국여성의 지위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으며 여성 스스로 갈수록 힘들다고 분노한다. 뿐 만 아니라 여성대통령의 핵심 비선이 여성이다 보니 '해도 해도 너무 아줌마{·}스럽다' 등 거론하기도 창피한 이야기들이 떠돈다. '여성대통령은 좀 다르지 않을까' 라는 기대로 투표했다는 직원 A도 이번 사건을 보고 내심 여성을 못 미더워하는 자신에 대해 놀랐다고 고백했다. 결국 여성에 대한 불신은 여성성을 근거로 대통령을 비판하는 토대가 되었다.
한국전쟁 이후 1954년에 박시춘 작곡 가수 백설희의 노래로 우리에게 널리 날려진 "봄날은 간다" 대중가요가 있다. 이 노래만 들으면 눈물이 나서 견딜 수 없는 나에게 또 이 노래가 부딪혀 왔다. 매주 수요일 난타를 배우러 동사무소 무료 교육장에 갔는데 칠판에 이 가사가 적혀 있었던 것이다. "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 /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 나는 금새 눈물이 핑돌았다. 관광 길에 나서면 누구나 한 마디씩 노래를 하는데 60세에 세상을 떠난 한 분이 이 노래를 구성지게 아주 잘 불렀었기 때문이다. 우연인지 모르지만 그 분의 마지막 입관 예배를 보러 갔었는데 평상시보다 더 고운 화장에 연분홍 치마를 입고 편안히 누워 계셨던 것이다. 정말 봄날처럼 가버리셨다. 2절 마지막 소절은 얄궂은 그 노래에 봄날은 간다이고 3절 마지막 소절은 실없는 그 기약에 봄날은 간다이다. 이 외에도 이 노래 속에는 아름다운 단어가 참 많다. 꽃편지, 청노새, 역마차표 등 우리의 마음을 들뜨게 만드는 단어들이다. 별이 뜨면 같이 웃고 별이 지면 같
[충북일보] 요즘 충북 상황을 표현하면 '최악'이다. 제대로 되는 게 별로 없다. 충북의 핵심 성장산업마저 흔들리고 있다. 충북경제자유구역 지정 효과는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 청주국제공항 인근 항공정비(MRO) 사업유치 실패와 2조 원 대 이란 투자 무산 때문이다. KTX 오송역 인근에 추진되는 역세권 개발도 쉽지 않다.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다.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사업에 대한 충북 소외론도 나오고 있다. 중부고속도로 호법~남이구간 확장 명분 지키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게다가 사드 보복에 대한 우려가 현실이 됐다. 지난해 말 중국정부의 한국행 전세기 운항 불허 결정이 나왔다. 그 바람에 올 들어 현재까지 청주국제공항에 중국 전세기는 단 한 편도 취항하지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정기노선도 중단되고 있다. 지난 15일부터 청주공항의 중국 정기노선 8개 중 6개 노선의 운항이 중단됐다. 최근 청주공항은 아주 한산하다. 면세점은 특히 근무 직원조차 없어 공항 밖 봄 풍경과 달리 을씨년스럽다. 사드 배치로 인해 중국관광객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긴 했다. 하지만 이렇게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되진 않았다. 충북도가 위기 타개를 위해 나서고…
[충북일보] 산과 들이 펼쳐진 청주 낭성면 추정리에 마당 가득 항아리가 늘어서 있다. 천여 개의 크고 작은 항아리 근처에는 구수하게 익어가는 장 냄새가 은은하게 퍼진다.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정겨운 풍경이 벌써 맛있는 기억을 되살린다. 전순자 대표의 옥샘정은 1995년 청주 금천동에서 선식 가게로 출발했다. 곡물가루 등을 취급하며 메주와 고춧가루에도 관심을 가졌다. 알음알음으로 주문하는 가정에서 원하는 대로 장을 담가준 것이 옥샘정의 시작이다. 더 맵게, 혹은 달지 않게, 각자의 입맛에 맞춰 장을 담가 주며 입소문이 났다. 몇 번의 이전 끝에 2012년 지금의 추정리에 완전히 정착했다. 서늘한 기온과 맑고 풍부한 물이 장 담그기에 최적이었기 때문이다. 30년 전 씨간장으로 숙성하는 옥샘정의 간장은 진하고 깊다. 온전한 콩이 한 알도 들어가지 않은 시판 간장과는 색부터 향까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십여 가지가 넘는 첨가물이 재료로 쓰인 시판 간장과 달리 옥샘정의 원재료는 국산 콩, 국산 천일염, 정제수로 간결하다. 작은 항아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뚜껑마다 날짜와 이름이 쓰여있다. 매년 초 이곳에 찾아와 담그는 손님들의 장이다. 햇볕과 바람 등 숙성을 위한 관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