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립니다. 고단한 어깨위로 봄비가 떨어집니다. 참았던 아픔이 아리게 밀려옵니다. 가라앉은 우리의 부끄러움을 무겁게 적시며 비가 내립니다. 그 뜨겁던 촛불의 광장에도 비가 내립니다. 영원히 떠오를 수 없을 것 같던 통곡의 바다에 노란 날갯짓으로 나비가 날아오릅니다. 봄이 왜 이리 아픈가했더니 아이들의 절망이 생채기 되어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아픈 자책이 후드득 떨어집니다. 흩어진 기억들이 뾰족이 섬을 이룹니다. 가위에 눌려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습니다. 출렁이는 봄 바다에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것인가요. 기습적인 인양발표와 작업이 속전속결로 이루어지는 모습들을 보며 도대체 왜 이제까지 미루었는가 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녹슬고 부서진 세월호가 물 위로 떠오릅니다. 옆으로 누어 잠자듯 거대한 뒤척임으로 물 위로 모습을 드러냅니다. 긴 기다림 속에 이제야 떠오르는 낯선 모습. 아 차마 볼 수 없습니다. 기름때 잔뜩 뒤집어쓰고 삼년 만에 돌아온 아이들을 품은 저 배를 볼 수가 없습니다. 이 봄 저 바다 속에 가라앉았던 주검들이 긴 숨 한번 쉬며 날아오릅니다. 수평선을 나는 하얀 물새 떼가 바다를 박차고 날아오릅니다. 아이들이 돌아오네요.…
그동안 살얼음 같은 분위기라 불안했는데 그 살얼음이 깨지는 사고가 터졌다. 동료 사자의 실적을 가로채려다가 드잡이까지 하는 싸움이 벌어지고 만 것이다. 어제 오후에 부부가 함께 탄 자동차가 앞 차와 충돌하는 사고가 났고 현장에서 둘 다 즉사했다. 그 지역을 담당하는 사자가 사고 현장으로 즉각 달려갔다. 담당 사자는 처참한 사고현장에서 여자의 혼을 먼저 갈무리하고 나서 남자의 혼을 갈무리하려고 했지만 남자의 혼은 이미 사라졌다. 누군가가 먼저 혼을 훔쳐간 거였다. 순식간에 예상치 못한 일을 당한 그 사자가 여자의 혼을 내려놓고 도망치는 사자를 향해 달려가 붙잡고 소리를 질렀다. "이놈이 벌건 대낮에 이게 뭔 짓이야!" 그 사자는 도망자의 머리를 휘어잡고 얼굴을 확인하고는 기가 막혀서 말을 잇지 못했다. "뭐야· 너! 나한테 어떻게 이런 짓을……." 혼을 가로채간 사자는 다름 아닌 새내기 때부터 한동안 업무처리 일을 가르쳐 준 자였기 때문에 충격이 더 컸다. "아무리 막가파 세상이라 하지만 어떻게 네가 나에게……." 사자는 그 자의 손에 든 혼을 빼앗으려 했고, 그 자는 빼앗기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며 드잡이를 했다. 그렇게
계절은 깊이 감춰 두었던 신비로운 장면을 펼쳐 보이며 또 한번 사람들에게 지난 겨울동안의 삶을 되새겨 볼 기회를 준다. 언 땅 깊숙이 뿌리를 내리고 바람의 타래로 겹겹이 감아 지켜낸 꽃눈이 발화하는 순간, 봄이 온 것이다. 봄에 대해 우리가 보통 취하는 방식은 성능 좋은 스마트폰으로 꽃 사진을 찍어 지인들에게 소식을 알리거나 삼삼오오 모여 꽃 구경을 떠나는 것이다. 산수유 꽃이 만발하고 매화꽃이 흐드러지게 핀 풍경은 잠시 지친 삶에 활력소가 되어 주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는 수 만장 복제되는 화려한 이미지에 집착할 뿐, 정작 경외감마저 드는 삶의 절실함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 보지 않는 것 같다. 사실 사람은 꽃 아닌 적이 없었다. 퍽퍽한 삶에 충족되지 않는 욕망과 가져야 할 것들에 대한 수많은 목록이 향기를 맡지 못하게 방해 했을 뿐, 사람 꽃 보다 다양한 종류의 꽃이 또 어디 있겠는가. 왜, 사람이 꽃일까· 사람으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기본적 권리를 차별 없이 부여받은 개별자이기 때문일 것이다. 인권은 인종, 종교, 성별, 나이, 어떤 환경의 구분 없이 동등하게 스민 꽃의 향기와 같다. 그런데 우리는 인권을 사진 속 이미지가 아니라 오감으로
[충북일보] '5·9장미대선'이 40일 앞으로 다가왔다. 각 당의 대선 후보 경선이 8부 능선을 넘고 있다. 일부 정당은 이미 후보를 확정했다. 각 당의 현재 경선 구도는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자유한국당 홍준표 경남지사가 대선 후보에 근접해 있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이미 후보로 확정됐다. 정의당 후보는 심상정 대표다. 일단 진보·보수·중도 진영에서 골고루 포진한 모양새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진보 진영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그 다음이 중도다. 보수는 별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여론 지지도 등을 고려할 때 그렇다. 우리는 보수정치의 실종을 바람직하지 않게 생각한다. 자칫 대선 과정에서 보수층의 의견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보수정치 실종=대의제 기능 정지'란 등식 성립 이유는 여기 있다. 궁극적으로 견제와 균형의 붕괴라고 할 수 있다. 보수와 진보는 시대적 상황에 따라 우세와 열세를 교체해 왔다. 51대 49나 49대 51로 세력을 교체하며 균형을 유지했다. 그런데 이번 대선 상황은 좀 다르다. 진보 세력이 보수를 압도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상황이
정월대보름에는 달맞이를 하면서 금년 한해 농사의 풍년을 빌고 제액초복을 기원하는 각종 풍속들이 많았다. 대보름날 저녁에 남녀노소가 횃불을 가지고 마을 인근의 높은 산에 올라 농악을 치다가 달이 둥실 떠오르면 가지고 간 횃대에 불을 붙여 '망월이야! 망월이야!'를 소리 높이 외치며 달맞이를 하고 소원을 빈다. 지역에 따라서는 달집을 짓고 달이 떠오르면 불을 놓아 소원을 비는 달집태우기를 하는 곳도 있는데 이를 '달집불, 달불놀이, 달끄실르기, 망우리불, 달망우리, 망월' 등의 이름으로 불리는 것으로 보아 생겨난 유래는 같은 의미일 것이다. 각 지역에 망월산(望月山)이라 불리는 산이 많이 분포하고 있다. 청주시 서원구 남이면 석판리의 망월산, 충북 충주시 신니면 대화리의 망월잔등산, 음성군 삼성면 양덕리의 망월산을 비롯하여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당목리, 충남 청양군 장평면 중추리, 충남 부여군 초촌면 세탑리,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화전동, 경남 거제시 장목면 외포리, 부산 기장군 정관읍 매학리, 전북 부안군 부안읍 선은리, 충남 태안군 이원면 사창리, 부산 동래구 칠산동, 전남 순천시 오천동, 강원도 삼척시 원덕읍 옥원리, 전남 장성군 서삼면 추암리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이 내려진지도 보름이 훌쩍 지나갔다. 탄핵 인용을 주장했던 촛불집회 참여자들은 이젠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을 주장하며 또 다른 횃불을 장전하고, 탄핵 기각을 힘주던 태극기 집회는 여전히 그 인용을 수긍하기 힘들어 하며 연일 사저로 다가 간다. 헌재가 고심하며 내린 8:0 의 숫자가 국민들을 한마음으로 모아 주기를 바랬건만, 결정문 속에 담긴 탄핵 인용 사유는 태극기 집회 참여자에게는 납득하기 힘들다. 애초에 대통령의 유일한 탄핵사유인 "내우와 외환의 죄"에 대한 확신의 논거가 탄핵 인용의 근거가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증거가 두리 뭉실한 최순실의 사적 이익을 도왔다는 것과 헌재에 불출석하여 헌법의 수호 의지가 없다는 추상적 논거로 인하여 탄핵 무효를 외치는 태극기 부대를 더 실망시켰음은 부인하기 힘들다. 오랫동안 친구 관계를 유지하며 허심탄회한 얘기를 하던 동료조차도 탄핵이라는 말 한마디에 등지는 경우가 허다하며 심지어는 감정이 해소되지 않아 이혼까지 하는 부부가 있다고 하니 심각하긴 심각한 모양이다. 그러면 탄핵인용을 주장하던 촛불을 든 사람의 행태는 어떤가· 마치 전쟁에 승리하여 모든 전리품을 압수한 승전국의 병정들처럼
현 초중고 학생들의 학습생활을 살펴보며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경쟁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기성들의 과욕에 학생들은 거개 자아는 없고 오직 남들도 다 그렇게 한다는 단편적인 사고에 의해 어디에서 왔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무방비 상태로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학습에 열중이라기보다 하라는 대로 그저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형국이다. 문제가 있으면 해법도 있기 마련이다. 딱히 해법이라기보다는 학생들이 왜 무엇을 위해 그렇게 바쁘게 살아가야 하는지 우리 기성들이 깊게 생각 쯤 한 번 해봐야 할뿐더러 고뇌를 통해 해법을 찾아내야 하지 않겠나· 물을 먹겠다고 찾는 이에게 물을 주면 얼마나 고맙겠는가· 뿐만 아니라 그 물을 고마워하며 달게 마시리라 본다. 그 반대로 물을 먹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에게 물먹기를 강요한다면 결과는 불문가지다. 그들은 오직 부모들의 간절한 바람을 강요받으며 억지로라도 하는 시늉이나마 하지 않을 수가 없겠다. 부모뿐만이 아니라 학교에서도 당연할 정도의 닦달을 받고 있으리라. 학원은 더하면 더 했지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이처럼 그들의 주변 기성들은 하나같게 출세란 말, 성공 또는 부모에게 효도하려면, 경쟁에서 뒤지기
국민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던 세월호가 3년의 세월이 지나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깨지고, 녹슬고, 부서진 상태였다. 세월호 선체를 눈으로 확인한 유가족들의 마음은 고통스럽고 착찹했을 것이다. 수습하지 못한 단원고 학생들은 차가운 바다 속에서 학교를 졸업하고도 남을 시간을 선체에 묻혀 있었다. 28일 오전 반잠수식 선박 갑판 위에서 유골 일부가 발견돼 유가족들을 긴장시켰다. 해수부는 리프팅빔을 받치는 철제 받침대 주변에서 4∼18㎝ 크기의 유골 6개를 발견했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이는 동물뼈로 확인됐다. 세월호 인양의 가장 큰 목적은 9명의 미수습자를 찾는 것이다. 해수부는 미수습자들이 대부분 선체 3~4층에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남학생 2명과 교사 2명은 4층 선수 쪽, 여학생 2명은 여학생 객실인 4층 선미 쪽 등이다. 그런데 펄에서 동물뼈가 발견되므로 선체 외부로 유골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해저 수색이 보다 철저하게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김영석 해수부 장관은 "최대한의 예의와 품격을 갖춰, 미수습자를 수습하는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바닷 속에서 3년을 지낸 미수습자 시신이 온전히 남아있을 수는 없다.…
[충북일보] 그놈이 그놈이다. 찍을 사람이 없다. 오직 상대의 약점을 잡아 반사이익만 노리고 있다. 반성해야 할 세력은 정권연장에만 골몰하고 있다. 시중에서 만난 다양한 연령층이 쏟아내는 말이다. 우리 정치가 다시 한 번 위기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3S 정책과 3F 정책 후진국일수록 정치에 대한 관심은 매우 높다. 대통령이 바뀌면 뭐든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다는 신념에서 비롯된 착각이다. 그러나 대통령이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는 시대는 끝났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끝으로 우리도 권력남용이 불가능한 시대를 앞두고 있다.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운영되는 국가시스템에 충실해야 한다. 산업화 시대의 종말과 함께 총과 칼로 정권을 잡은 전두환은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높은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3S 정책'을 썼다. 3S는 스크린(Screen), 스포츠(Sport), 섹스(Sex) 등이다. 국민들이 영화와 프로야구, 섹스 등에 몰두하면 정치에 대한 관심을 줄일 수 있다는 일종의 '우민(愚民) 정책'이다. 포르투갈 이스타두 노부 시대에 존재했던 '3F 정책'은 우민화 정책의 원조격이다. 1932년부터 1968년까지 안토니우 살라자르 총리
얼마 후면 세상이 바뀔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꾸준히 선두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는 주장이 바로 문재인 대세론이다. 이변이 없는 한 문재인 후보가 당선될 것이고, 그의 공약대로 실천하면 세상은 크게 변할 것이다. 무엇보다 북한이나 중국과의 관계가 많이 변할 것이다. 우선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고, 개성공단도 재가동될 것으로 볼 수 있다. 일촉즉발의 전쟁위기가 지속되던 남북관계가 해빙무드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미국과의 갈등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북한 못지않게 가변성이 있는 게 대중 관계일 것이다. 문재인은 사드 배치를 중지하고, 차기 정권에 인계하라고 요구해왔다. 이를 반기기라도 하듯 중국은 박근혜 탄핵직후부터 달라지는 듯했다. 한국상품 불매운동이나 가두시위 등은 다소 수그러드는 듯하더니 미 국무장관의 방한 후부터 격화되고 있다. 중국에 우호적인 후보가 당선되도록 한국 대선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도가 분명하다. 미국이 중국의 사드보복에 대해 행정부는 물론 여야가 초당적인 항의를 하는데 비해 우리는 부당하다는 말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다. 정쟁에 빠진 나머지 국가적인 위기상황까지 외면하고 있다는 뜻이다.…
요즘 정말 엄청난 뉴스가 하루에도 몇 건씩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세월호 인양, 대통령 탄핵 정국에 이은 조기 대선, 북한 핵위협, 사드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 같은 뉴스들이 넘쳐난다. 웬만한 일상사는 뉴스에 보이지도 않는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생활하고 있다는 이유로 우린 이미 수없이 많은 역사적 사건을 온 몸으로 경험하며 충격을 받아오고 있다. 어느 것 하나 가벼운 문제가 없다. 그야말로 충격의 연속이다.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은 참 피곤하게 산다. 어떨 때는 오지랖 넓게 너무 열심히 살아서 피곤한 것 같기도 하다. 아니 치열하게 살 수밖에 없는 상황인지도 모르겠다. 어떤 광고에서도 나왔듯이 가끔은 정말 미친 듯이 아무 일도 하지 않고도 싶다. 차라리 요즘처럼 어수선한 때 일수록 조금 게을러 보면 어떨까· 다름을 찾아 공격하기보다 조금은 게으르게, 다름을 인정해 보면 어떨까· 학교는 점수 경쟁이 아니고 학생들끼리 서로 협력하고 공감하며 이해할 수 있도록 조금 게으르게 학생들을 놔두면 어떨까· 내 아이를 학원에 더 많이 보내 다른 아이보다 더 빨리 더 많은 문제를 풀 수 있는 아이로 키우는 것 대신에 조금은 게으르게 친구와 놀며 공감할 수 있는 아이
[충북일보] 반려동물 1천만 시대다. 그러나 여전히 동물 생명권과 행복추구권은 존중되지 않고 있다. 1인 또는 2인 가구의 증가와 더불어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 고령화와 미혼 인구 증가는 이러한 추세를 더욱 가속화 하고 있다. 4가구 중 1가구가 반려동물과 함께 거주하고 있다. 그러나 학대받는 반려동물들도 여전히 많다. 심지어 학대를 견디지 못한 동물들이 안타깝게 세상을 뜨기도 한다. 본보는 최근 목에 전기충격을 가해 짖기를 멈추게 하는 '짖음방지용' 전기충격기 사용이 유행이라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몰 옥션에서 최근 한 달간(2월 22~3월 21일) 이런 상품 판매가 전년 같은 기간 보다 70% 늘었다. 목을 졸라 공격적인 행동을 저지하는 '쵸크체인' 사용도 적지 않았다. 본래 이런 기구들은 사냥개나 대형견의 훈련용 장비다. 아파트나 빌라 등 공동 주거지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급증하면서 용도가 바뀐 셈이다. 일부 장비의 경우 경찰이 쓰는 범인 진압용 전기충격기의 전압을 웃도는 수준이다. 소형견용 목걸이의 수요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활동성이 강한 견종을 키우는 견주들의 사용 빈도가…
창업과 투자, 성장 그리고 재투자로 이어지는 창업생태계의 선순환 고리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4차산업혁명에 대비한 미래성장동력 확보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역동적인 창업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유관기관, 선배 중소·중견기업, 스타트업, 벤처투자자 등 생태계를 구성하는 주체간의 네트워크가 필수적이며, 이는 곧 창업가의 역량 강화로 이어진다. 필자는 충북지방청장으로 오기 전, 본청 벤처투자과장으로 지내면서 최근 몇 년간 우리 창업·벤처투자 생태계가 얼마나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는지 체감할 수 있었다. 특히, 서울의 역삼·선릉역 중심으로 수많은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벤처투자가들 등의 자발적인 네트워킹이 매우 활성화되어 있다. 선배 스타트업들의 성공·실패 경험과 산업변화에 대한 강연을 듣거나, 스타트업간에 합종연횡을 꾀하거나, 어떻게 하면 투자를 받을 수 있는지 정보를 수시로 교환한다. 지방에 창업열기가 부족하다느니 벤처투자가 안된다느니 이야기를 들어왔지만, 막상 충북에 와보니 부산, 대전 등 비수도권의 다른 지역에 비해서도 벤처투자 금액(16년말 충북에 투자된 금액은 417억원으로 전국 대비 2%에 불과하다) 뿐 아니라, 인프라와 네트워킹이 매우 열악
세월호가 인양되는 광경은 참담했다. "할 수 있는 것을, 왜 3년 동안"이라는 허탈과 자괴감이 들기에 충분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돼 구속영장이 청구되지 않았다면 가능했을까'라는 의구심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5월 9일로 고정된 대선시계가 빨리 돌고 있다. 과오를 복원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사고와 무관하게 박 전 대통령이 해체한 소방방재청은 '소방청'으로 하루빨리 복원돼야 한다. 핵심은 국가와 지방조직으로 이원화된 소방공무원을 국가직으로 일원화는데 있다. 대선주자들의 공약에도 불구, '소방조직 강화' 토론회가 계속 열리고 있는 이유가 있다. 표를 의식한 공약(空約)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번에는 속지 않겠다'는 것이 여론이다. 소방공무원은 크고 작은 재난현장에서 국민과 아픔을 공유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의 99%는 지방직이다. 소수의 국가직으로 국가대표를 양성할 수 없다. '최고의 국가대표만이 생명을 구한다'는 것은 재론할 여지가 없다. 지자체 살림살이에 따라 피해를 본 것은 국민이었다. 잘사는 동네든, 못사는 동네든, 똑같은 119서비스를 받아야 한다. '혈세'를 낸 보람이다. 전국 어디서나 '벤츠 구급차'를 이용할 권리가
[충북일보] 바다의 아픔이 지상으로 옮겨진다. 세월호 대참사 발생 3년 만이다. 참척(慘慽)의 눈물이 진도 팽목항을 다시 적신다. 까닭 모른 채 스러진 꽃들이 봄비로 내린다. 가여운 이름들이다. *** 분열과 분노 조장해선 안 돼 지난 2014년 4월 16일 아침 전남 진도군 맹골수도에서 세월호가 침몰했다. 승객 476명 중 304명이 숨졌다. 결코 잊지 못할 대참사였다. 그런 슬픔의 세월호가 3년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금 목포신항으로 천천히 이동 중이다. 머잖아 신항 부두에 거치 된다. 곧 정부 합동수습본부가 가동된다. 선체조사위도 활동을 시작한다. 참척은 자식이 부모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는 큰 불효다.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참혹한 슬픔이다. 부모라면 결코 잊을 수 없는 일이다. 마음으로 덮을 뿐 잊을 수 없다. TV에 비친 세월호의 인양 모습은 참혹했다. 참척을 견딘 유족들을 다시 오열하게 했다. 정부의 무능과 지도자의 불성실을 떠올리게 했다. 어른들의 탐욕과 안전 불감증이 부른 참혹한 대가를 느끼게 했다. 인양돼 옮겨지는 선체는 이리저리 패이고 긁혀 있었다. 분열과 갈등으로 얼룩진 정치판을 상징하는 듯했다. 어른들의 이기심
그동안 장애인 교육에 있어서 많은 정책의 변화와 법제정을 통한 변화가 있었다. 「장애인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은 2008년 5월 시행되게 되었다. 이 법을 통해 유치원과정부터 고등학교과정까지 의무교육으로 되었다. 정부는 의무교육 확대로 장애의 중증화를 조기에 예방하고, 사회적응 및 진출이 용이해질 수 있는 목적과 장기적으로 장애인의 사회통합에 소요되는 경제적 비용 절감의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법이 시행됨에 따라 장애인의 의무교육은 확대되었지만 후속조치가 중요하다. 교육기관 특히 어린이집, 유치원에서 비전공 교사 교육과정 운영 문제, 특수학교 및 일반 중·고등학교 특수학급 기간제 교사의 장애아동 교육 문제 등이 있다. 장애아동 교육에 있어 정규교사가 아닌 기간제 교사로 배치는 인식의 차이는 있지만 장애아동교육을 함부로 해도 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이 외에도 교육현장에서 비장애인에게 장애아동 이해 교육 및 장애아동 장애정도와 특성에 맞는 교육과정 운영에 대한 문제, 모든 교육기관에서 통합교육을 받을 수 있는 물리적인 편의시설, 교육과정 및 교육내용 등의 문제가 선행되어야 한다. 장애인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제16조와 2
'보수주의(保守主義, Conservatism). 관습적인 전통 가치를 옹호하고, 기존 사회 체제의 유지와 안정적인 발전을 추구하는 정치 이념. 사회 구조의 현상 유지를 위하여 현 체제에 대한 도전에 방어의 자세를 취함. 진보주의와 반대되는 개념.' 보수의 일반적인 개념입니다. 2014년 6월 4일. 6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의 교육감 선거 결과, 보수는 여지없이 몰락합니다. 총 17명의 전국 교육감 중 4년 전에는 단 6명에 불과했던 진보 진영이 무려 13명의 당선자를 배출했던 것이지요. 선거 운동 과정에서 이미 선거 결과는 예견되었습니다. 진보 측 인사들은 전교조를 중심으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단일화를 이루었지만, 보수 측 인사들은 측근의 달콤한 유혹에 빠져 가당치도 않게 저마다 당선 가능성을 품고는 '사분오열'함으로써 '지리멸렬'을 예고했기 때문입니다. 세월호 침몰 사고가 없었다면 보수가 그렇게까지 급작스럽게 몰락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분석도 있긴 했지요. 세월호 참사가 아이들에 대한 한국 사회의 무자비한 '학대'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었고, 이런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기존 교육' 중심의 보수 성향 교육감 후보의 공약보다는
옛날 어느 부자가 회갑을 맞이하여 잔칫상을 받고나서 세 명의 며느리를 불러 앉혀놓고 한줌의 쌀을 나누어 주면서'꼭 10년 후면 나의 고희(古稀)가 되겠구나! 지금 나누어준 쌀로 고희잔치 선물을 마련하도록 해라'라고 말했다. 방에서 나온 첫째 며느리는'아버님이 노망을 당겨하시나 봐!'하고는 그 쌀을 마당에 있는 닭에게 모이로 주었다. 둘째 며느리는 집으로 가지고와서 쌀독에 도로 넣었다. 셋째 며느리는 집으로 돌아와 한줌의 쌀을 꼭 쥐고 한없이 깊은 생각에 잠겼다. 어느 듯 세월이 흘러서 10년이 지났다. 고희잔치를 맞은 부자는 온가족을 안방에 모이게 하였다. 내가 10년 전에 세 며느리에게 쌀 한줌을 주면서 오늘 고희 잔칫날 선물을 준비하라고 했었다. 준비한 것을 가져 오너라. 첫째는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느냐고 반문 했다. 둘째는 아버님이 농담을 하시는 것으로 알았다고 말했다. 셋째는 장부하나를 가만히 내밀었다. 장부를 읽어보시던 시아버님은 눈이 둥그레지면서 셋째를 바라보았다.'소가 5마리, 돼지가 10마리, 염소가 20마리, 그리고 닭이 100마리'그래 막내야! 너는 어떻게 한줌의 쌀로 10년 만에 이렇게 많은 선물을 마련했는지 자세히 이야기를 해 보아라
[충북일보] '오송전시관'이 '청주전시관'으로 명칭이 바뀌면서 추진 동력을 얻고 있다. 고무적인 일이다. 전시관이 건립되면 우선 국제 수준의 전시회나 회의 개최가 가능하다. 각종 엑스포 등 굵직한 행사도 치를 수 있다. 다시 말해 기업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 Travel), 국제회의(Convention), 전시회(Exhibition) 등을 종합한 마이스(MICE) 산업 발전이 기대된다. 충북도와 청주시가 오송의 브랜드를 정립한다는 명분으로 '청주전시관' 건립을 공동 추진키로 했다. 하지만 해당 지역주민들의 이해관계는 여전히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전시관 건립 추진 과정에서 주민들의 반발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그동안 청주전시관 건립사업은 지난 2015년 충북도의 구상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청주시의 미온적인 태도 탓에 추진자체가 지지부진했다. 오송역세권 주민들의 반발도 청주시의 사업 참여에 걸림돌이 됐다. 충북도와 청주시의 공동 추진 합의로 전시관 건립은 일단 본궤도에 올랐다. KTX세종역 신설에 대응하기 위한 오송의 인프라 구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궁극적으로 청주시의 입장 선회가 전시관 건립에 큰 역할을 한 셈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매일 슬픔과 기쁨이 교차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축복 속에 태어난 아기는 약하지만 울음소리로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고, 그 부모는 기쁜 마음으로 출생 신고서를 작성해 아기의 탄생을 축복한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입학할 때 아이들은 잠시 떨어져야 하는데 부모의 따스한 품이 그리워 온 동네가 떠나갈 듯 울기도 하고 졸업식에서는 신분을 초월한 사제지간의 정이 아쉬워 온통 눈물바다로 만들면서 졸업장 한 장에 담긴 아련한 추억과 가슴 뭉클한 어린 시절을 보내게 된다. 그 눈물과 감격을 닦던 '종이'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면 영어명인 페이퍼(paper)는 파피루스(papyrus)를 어원으로 삼고 있으며 고대 이집트의 나일 강변에서 자생하던 수초(水草)를 뜻한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종이를 발명한 사람은 중국인이며 화약, 나침반과 함께 중국 3대 발명품으로 손꼽힌다. AD 105년 후한의 채륜이 나무껍질·마·넝마·헌 어망 등을 원료로 해 종이를 초조하는 방법을 발명했고 우리나라에서는, 고구려는 '고려지' 신라시대는 '계림지'라 불렀듯 오래전 만들어졌다고는 하나 공식적으로 600년에 최초로 기록됐고 고구려의 승려 담징(曇徵)이 625년경에 일본
[충북일보] 급기야 중국의 사드보복이 청주국제공항을 공황상태로 몰아가고 있다. 이미 8개의 정기국제 노선 중 6개 노선이 중단됐다. 국제공항 지위마저 위태롭다. 충북도 등에 따르면 현재 청주공항에서 운항중인 국제노선은 중국 항주와 연길 단 2편이다. 중국의 사드보복 조치로 북경과 심양, 상해, 하얼빈, 대련, 닝보노선이 이달부터 중단됐다. 나머지 2개 노선도 언제 중단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항저우 노선은 대한항공이 주 2회(월·금) 운항하고 있다. 옌지 노선은 이스타항공이 주 3회(월·수·금), 남방항공이 주 3회(월·화·토)씩 운항하고 있다. 현재 두 노선의 탑승률은 60%, 80% 이상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청주공항의 최대 고객은 누가 뭐래도 중국 관광객(유커)였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지난해 청주운항 항공기는 4천409편이었다. 이 가운데 중국 이외의 국가를 운항한 항공 편수는 146편에 불과했다. 이용객수도 90% 이상이 중국인이었다. 그만큼 유커는 청주공항의 최대 고객이었다. 청주공항은 역시 당장 수입이 되는 중국노선만 고집했다. 청주공항 스스로 국제노선 다변화에 집중하지 않았다. 말로만 '국제공항'의 수준에 머문 셈이다.…
아직은 나목(裸木) 그대로다. 지난 초겨울, 나목 너머로 달천이 허옇게 얼어보였다. 숲에 가렸던 건너 풍경이 드러나 눈에 들어왔었다. 당겨진 듯 가깝게 다가온 얼음 풍경은 착시였다. 겨울 비닐하우스의 허연 지붕이 반짝 빛나며 얼음판으로 보였던 것이다. 그 때부터 탄금대를 찾는 사람들의 옷색이 단풍 떨어진 뒤의 무채색처럼 하나 둘 거무튀튀해졌다. 날이 풀리고 따순 바람에 밀려 겨우내 뜸했던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지며 주차장은 언제나 꽉차장이 된다. 그러나 아직 옷색은 무채색 검정 계통이다. '붕붕!' 관리인의 청소가 시작된다. 그가 밀고가는 길에서는 목이 콱 막힐 정도로 마른 먼지굴을 만든다. 봄비를 기다리는 중일게다. 그러면 나목들도 새닢을 밀어내며 다시 젊어질 준비를 할게다. 우물에서 숭늉 찾는다고 했던가. 꼭 그런 건 아니지만, 의외로 탄금대에 와서, '탄금대가 어디죠·'라고 묻는 사람이 많다. 탄금대에서 탄금대가 어디냐는 질문은 어쩌면 당연한 질문이다. 왜냐하면, 야트막해도 이곳은 산(山)이기 때문이다. 읍치로부터 서북으로 7리 쯤에 작은 산 하나가 두 강이 합하는 안쪽에 있다. 곧 신라 때 우륵 선인이 금(琴)을 타던 곳이다. 열두층 바위가 있어
앞개울의 산벚나무가 통통 물이 올랐다. 한겨울에는 천연 죽은 나무였다가 따스한 봄볕에 거짓말처럼 살아나곤 했다. 봄기운은 곳곳에 가득한데 이제 막 도드라지는 꽃망울을 보니 마음이 푸근하다. 절기에 맞춰 꽃이 피고 잎이 튼다고 보기에는 유달리 신비한 느낌이었다. 엊그제 자반고등어를 먹었다. 여느 때라면 생선조림을 하지만 자반고등어라서 특별히 생선튀김을 하기로 했다. 하기야 튀김이든 조림이든 자반고등어가 기름이 잘 먹고 양념도 골고루 밴다. 생 고등어는 잘 녹지도 않거니와 기름이 튀고 생짜로 얼려 둔 거라 맛이 푸석푸석하다. 자반고등어보다 감칠 맛은 있는데 요리하기가 약간은 번거롭다. 똑같이 냉동실에 들어가도 간 고등어는 살얼음만 털면 간단하나, 생 고등어는 물기가 많아서 들러붙는 등 탈이 많은 것이다. 청미천의 산벚나무 역시 그렇게 겨울을 났다. 웬만치 물을 내린 상태라 얼음이 풀리면서 싹을 틔웠겠지만 물을 내리기 시작하는 건 정작 단풍이 들 즈음이다. 이슬이 내릴 경우에는 비단 위에 꽃이라고 할 만치 예쁘고 서리까지 맞으면 꽃보다 고운 단풍이었으나 끝내는 겨울을 나기 위한 과정이었다. 눈물겨운 일이다. 물기가 남으면 온통 얼어빠지는 섭리를 산벚나
세월호의 인양소식에 침몰 지점 인근의 팽목항이 다시 눈물로 가득하다. 수많은 보도사진들 속, 아직도 아들의 시신을 수습하지 못한 여든 노모의 흐느낌이 가슴을 엔다. 단원고 교사 양승진씨의 여든 네 살 노모는 아들의 사진을 쓰다듬으며 아무리 퍼내도 마르지 않는 눈물을 쏟고 있다. "엄마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 그 전에 아들 한 번 꼭 보고 싶다"는 어머니의 인터뷰를 보며 따라 울지 않을 도리가 없다. 새끼를 둔 세상 어미의 동병상련이다. 노모는 세월호 참사 이후 TV에 비치는 배도 외면했단다. 물에 잠긴 세월호 안에 갇힌 아들을 생각하면 심장이 오그라드는 아픔이 와서일 게다. 아들 양승진 교사는 참 교육자였다. 가정사정이 어려운 제자를 돕기 위해 학교 뒷산에 천년호를 재배해 '천년호 장학금'을 만들었고, 항상 아침 6시 40분에 출근해 제자들을 돌본 열혈 교사다. 양선생님은 마지막까지도 아이들만을 생각했다. 자신이 입고 있던 구명조끼를 학생에게 벗어 준 뒤 '갑판으로 나오라'고 외치면서 다시 제자들을 구하러 배안으로 들어갔다. 제자들을 살리기 위해 자신을 버린 거룩한 희생이다. 실종 당시 쉰 후반이던 장년의 아들, 그러나 어머니에겐 늘
호가호위는 여우가 호랑이의 위세를 빌려 호기를 부린다는 뜻이다. 곧 남의 세력을 빌어 위세를 부림을 말하는데 요즘 뉴스를 도배하는 최순실 게이트니 비선실세 운운하는 사단을 보면서 이 모두 호가호위에 다름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여우가 자기보다 힘없는 자에게 더 무섭게 보이고, 더 방자한 짓을 하는데 있다. 일제가 우리 동포에게 완장을 채워주어 동족에게 호가호위토록 했던 사례도 있거니와, 권력을 가진 사람은 근신하며 매사에 조심을 한다손 아랫사람을 방자하게 내버려 둔다면 마침내 그 화가 누구에게 돌아갈 것인가. 그러므로 예부터 인사가 만사라 했고, 사람의 할 일에서 사람을 기용하는[用人]이 가장 어렵다 했던 것이다. 춘추전국시대 제나라의 수상이었던 안영(晏嬰)은 안자(晏子)라고도 불리며, 공자의 존경까지 받았던 인물이다. 인물평에 박했던 사마천도 '만일 안자가 살아 있다면 그의 마부가 되는 일도 부끄러워하지 않겠다'라고 할 정도였고, 도 짓고 혁혁한 치국 사례와 정치가로서 후세에 모범을 보이는 사람이다. 그 안영의 마차를 모는 마부가 있었다. 하루는 마부의 아내가 문틈으로 보니, 마부 석에 떡하니 앉아 채찍질하는 흉내를 내는데 의기양양
[충북일보] 산과 들이 펼쳐진 청주 낭성면 추정리에 마당 가득 항아리가 늘어서 있다. 천여 개의 크고 작은 항아리 근처에는 구수하게 익어가는 장 냄새가 은은하게 퍼진다.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정겨운 풍경이 벌써 맛있는 기억을 되살린다. 전순자 대표의 옥샘정은 1995년 청주 금천동에서 선식 가게로 출발했다. 곡물가루 등을 취급하며 메주와 고춧가루에도 관심을 가졌다. 알음알음으로 주문하는 가정에서 원하는 대로 장을 담가준 것이 옥샘정의 시작이다. 더 맵게, 혹은 달지 않게, 각자의 입맛에 맞춰 장을 담가 주며 입소문이 났다. 몇 번의 이전 끝에 2012년 지금의 추정리에 완전히 정착했다. 서늘한 기온과 맑고 풍부한 물이 장 담그기에 최적이었기 때문이다. 30년 전 씨간장으로 숙성하는 옥샘정의 간장은 진하고 깊다. 온전한 콩이 한 알도 들어가지 않은 시판 간장과는 색부터 향까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십여 가지가 넘는 첨가물이 재료로 쓰인 시판 간장과 달리 옥샘정의 원재료는 국산 콩, 국산 천일염, 정제수로 간결하다. 작은 항아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뚜껑마다 날짜와 이름이 쓰여있다. 매년 초 이곳에 찾아와 담그는 손님들의 장이다. 햇볕과 바람 등 숙성을 위한 관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