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감사원은 행정기관과 공무원의 직무에 대한 감찰을 목적으로 설립된 대통령 직속의 국가 최고 감사기관이다. 1963년 3월 20일 설립 후 현재까지 23대 감사원장이 임명된 상태다. 이중 6명의 감사원장은 연임을 했다. 실질적으로는 역대 감사원장은 17명이다. 감사원장은 대부분 법조계 인사들이 발탁됐다.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이회창(15대), 이시윤(16대), 한승헌(17대), 이종남(18대), 김황식(21대) 전 원장이 법조계 출신이고, 전윤철(19~20대) 전 원장은 행정고시 출신, 양건(22대) 전 원장은 법학 교수 출신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 임명된 황찬현(23대) 현 원장도 판사 출신의 법조인이다. 법조인이 중용된 이유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삼청동)에 위치한 감사원의 설립 목적은 행정기관과 공무원 직무에 대한 감찰이다. 주요 업무는 국가의 세입·세출의 결산검사, 국가·지방자치단체·정부투자기관 및 기타 법으로 정한 단체의 회계 검사, 행정기관의 사무 및 공무원의 직무 감찰 등이다. 직원 890여 명 규모의 감사원 원장에 법조인 출신이 중용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법과 원칙에 따라 옳고 그름을 판단하라
누가 나에게 "오늘 운전 안전하게 잘 하셨나요·"하고 묻는다면 어떤 답변을 할 수 있을까 하고 생각을 해보았다. 아마도 나를 포함하여 많은 이들이 나름대로 안전하게 운전을 했다고 답하지 않을까 싶다. 그럼 이번엔 "오늘 운전하면서 본 다른 운전자들도 안전하게 운전하던가요"하고 물으면 뭐라고 대답할지 궁금하다. 또 "오늘 출·퇴근길 운전 중에 욕은 안 나오던가요·"라고 질문하면 한 번도 안 했다는 운전자는 과연 얼마나 될까도 궁금하다. 어느 인터넷 기사의 댓글에 자신이 선진 외국에 가서 1200km를 운전하면서도 짜증 한 번 없었고 평화로운 느낌이었는데 한국에 돌와와서 운전대를 잡은 지 10분 만에 욕이 나오더라는 글을 읽고 경찰생활 25년 중에 17년을 교통경찰로 근무하고 있는 나로서는 그냥 웃어 넘기기엔 씁쓰름한 기분이 들었다. 교통과 관련된 기사나 기고문에 항상 등장하는 OECD회원국 중에 우리나라 순위가 최하위권이니 인구 10만명 당 또는 자동차 1만대 당 사망자수가 몇 명이니 하는 내용에 대해서도 일반시민들은 무덤덤한 게 사실이고, 1년에 전국적으로 약 4천500명 이상이 교통사고로 사망한다는 통계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현실도 너무
"요즘 키다리 교육감은 무엇을 하고 지낼까."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을 종종 만날 수 있다. 선거철이 가까워오기 때문일 것이다. 도지사 선거얘기를 할 때도 이기용 전 교육감이 생각나고, 교육감 선거 향배가 궁금할 때도 근황이 궁금해진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요즘 선거가 청군과 백군으로 나누어 싸우는 초등학교 운동회처럼 보수와 진보의 대결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우선 도지사 선거는 이시종 지사가 3선에 도전할 것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하는데, 민주당 후보로는 오제세 변재일 노영민 등 3,4선 전‧현직 의원들이 즐비하다. 그에 대항할만한 보수후보는 하마평만 무성할 뿐 반드시 출마하겠다고 각오를 다지는 사람은 없는 상태다. 현역의원으로는 재선의 박덕흠 이종배 경대수 의원 등이 후보로 꼽히지만 당 지지율이 워낙 낮아서 결심을 못 하는 분위기다. 한민구 국방장관 윤진식 전 의읜 등도 거론되지만 이들도 출마를 결심했다는 소린 들리지 않는다. 다만 이기용 전 교육감이 어떤 생각을 갖고있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있는 데, 그의 영향력 때문일 것이다. 지난 선거에서 윤진식 전 의원과 공천경쟁을 하다가 포기한 후 사실상 지역 정치권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소
남아프리카 원주민의 말 '우분투'는 '우리가 있으므로 내가 있다'는 뜻이다. '내가 있으므로 우리가 있는 삶' 보다 '우리가 있으므로 내가 있는 삶'이 더 행복하고 자유롭기 때문이다. 벌써 2017년도 6월의 끝자락이라 반만 남은 상황에서 남은 6개월을 '우분투'의 해로 만들면 어떨까· 내 입장, 내 생각, 내 목표 다 내려놓고, 우리의 입장에서, 우리의 생각을 모아, 우리 모두가 행복한 목표를 만드는 것이다. 아울러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우리 모두가 함께 하는 것이다. 최근 지역에서는 청소년과 관련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마침 올해가 제6차 청소년기본계획을 수립하는 해이고, 내년에 선거를 앞둔 상황이라서 중앙에서도 지역에서도 향후 4년간 청소년의 미래를 위한 고민들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중 하나로 충북아동청소년포럼에서는 "충북청소년중.장기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있고, 공약의제도 개발하고 있다. 물론 적은 예산과 재능기부 수준의 연구원으로 원하는 내용을 연구결과에 충분히 담을 수는 없겠지만, 이 연구를 시작으로 청소년 분야별, 지역별 수요공급분석을 통한 향후 5년간의 충북의 청소년 미래를 설계하고, 그 설계를 통해 촘촘한…
오늘은 지난 기고에서 말씀드렸듯 현행 재의요구 제도의 성립 배경과 개선 방향에 대한 나름의 주장을 말씀드리고자 한다. 대립형 기관제를 채택한 우리나라의 지방자치 제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방정부의 양대 축인 집행부와 지방의회 간의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유지되는 것이다. 반면 현행 재의요구제도는 이 균형을 일거에 무너뜨릴 수 있는 권한을 지자체장에게 허락한다. 그런데 당초 법 입안 당시에는 이 모순을 발견하지 못했을까· 그래도 본인은 우리나라 수준이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는 확신이 있었다. 그리고 그 확신에서 나름의 해답을 찾았다. 해답의 단초는 지자체장의 재의요구를 규정한 지방자치법 제107조 제3항 후단에서 시작됐다. 제107조 제3항 후단은 지자체장이 지방의회의 재의결에 대해 대법원에 제소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제172조를 준용한다고 규정돼 있다. 제172조의 내용은 많으나 핵심은 간단하다. 중앙부처 장관이 지자체장에게 지방의회 의결에 대한 재의요구를 지시 즉 강제할 수 있으며 이 지시를 거부할 경우에는 중앙부처 장관이 직접 대법원에 제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재의요구 제도가 지방정부의 균형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아
[충북일보] '쩐의 전쟁'이 다시 시작됐다. TV드라마나 영화, 소설의 제목이 아니다. 정부 예산 확보에 나선 전국 지자체들의 움직임을 두고 하는 말이다. 소리 없이 치열한 '예산전쟁'이다. *** 확보 여부 따라 지역현안 좌우 충북도가 7월과 8월을 '정부 예산 확보의 달'로 정한 듯하다. 이시종 지사가 간부 공무원들에게 명령(·) 아닌 명령(!)을 전했다. 이 지사는 지난주도 평소처럼 확대간부회를 열었다. 하지만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간부 공무원들에게 채근의 목소리를 키웠다. 7월과 8월 정부 예산 확보에 집중하라고 주문했다. 어느 때보다 심각한 요구였다. 이 지사는 올해를 '충북경제 4%대' 진입의 호기로 삼은 듯하다. 그 첫 번째 이유로 이 지사의 여당 지사 변신을 꼽을 수 있 있다. 기회가 될 때마다 벌이는 총 공세에서도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과거 야당 지사 때와는 분명히 다르다. 정부 요직에 충북 출신·연고 인사들이 많은 것도 호재다. 특히 기획재정부 핵심 보직에 충북 인사들의 포진은 천군만마다. 그렇다고 호재만 있는 건 아니다. 예산 삭감 칼자루를 쥔 국회 쪽이 약한 건 악재다. 충북 현안 대부분이 SOC(사회간접자본)와
[충북일보] 충북은 지리적으로 한반도 중앙이다. 그 사이로 남한강과 금강이 흐르고 있다. 선사시대 인류 유적도 다수 발견됐다. 가장 먼저 채집 생활을 했던 구석기인들의 동굴유적이 많이 발견됐다. 제천 점말동굴, 단양 금굴, 청주 두루봉 동굴 등이 대표적이다. 신석기 시대 유물도 있다. 충북의 신석기인들은 토기와 간석기를 사용하고 정착 생활을 했다. 청동기인들의 마을과 고인돌은 주로 강가와 구릉 등에서 확인됐다. 다양한 간석기와 민무늬토기를 사용했다. 쌀과 잡곡농사를 지었다. 청동기인들은 기원전 4세기를 전후해 살았다. 이후 철기를 사용하는 철기시대로 접어든다. 충북 옥천군 동이면에선 주로 고인돌과 선돌이 집중됐다. 시기적으로 청동기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석탄리 안터마을은 5천 년 전 우리나라 선사문화가 시작된 곳으로 재확인됐다. 지난 24일 열린 학술발표회에서 다시 한 번 입증됐다. 옥천 선사공원엔 이전·복원해 놓은 각종 선사유물들이 있다. 누구나 고인돌과 선돌 등 다양한 선사시대 유물을 관람할 수 있다. 흔히 볼 수 있는 장승과 솟대, 돌탑 등도 한 눈에 볼 수 있다. 한 마디로 선사문화의 산 교육장이다. 석탄리 지묘는 충북도 기념물 제
대한민국에서 현재 경차규격은 자동차관리법에 명시된 엔진 배기량 1,000cc 이하, 길이 3.6m, 너비 1.6m, 높이 2.0m 이하인 자동차를 말하고 있다. 1983년 대한민국 상공부가 에너지 절감 차원의 일환으로 시작된 국민차 보급 추진 계획에서 시작된 경차는 1991년 티코 이후에 더 넥스트 스파크, 올 뉴 모닝까지 더욱 럭셔리해지고 있다. 하지만, 규격이 너무 빠듯한 감이 있는것이 사실이다. 경차 규격을 바꾸자고 주장하는 이유는 소형차에 대한 인식을 더욱 긍정적으로 바꾸고, 자동차의 종류를 더욱 다양화하여 소비자의 선택의 폭을 넓게 함에 있다. 그러면 자연스레 자동차 시장은 더욱 활발해질 수 있다. 해외의 자동차 문화를 보고 나서는 다양한 자동차 문화, 다양한 차종에 따른 자동차 시장의 활성화가 지금 한국에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2003년 경차 규격을 상향조정했던 것처럼 한번은 상향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정말 안타깝게도 차가 조금 크다는 이유로 경차로 인정받지 못하는 차량들이 많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차는 원래 현대,기아에서 1980년대에 한국의 지형은 산악지형이 많기 때문에, 엔진배기량은 1,000c
버킷리스트 중 하나로 꼭 들어가는 것이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것이다.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일을 꼽다보면 이 항목이 들어가기 십상이다. 장장 800km을 걷기 위해서는 두 다리를 튼튼히 해야 한다. 발에 물집도 생길 것이다. 나는 꼭 한 번 가리라 마음 먹고 철저히 준비를 하는 중이다. 제일 먼저 생각한 것이 절대로 넘어져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100세까지 살 것 같던 시어머님께서 86세 때 펄썩 주저앉는 바람에 고관절 수술을 하고 91세에 세상을 떠나셨다. 그 때 모두들 아쉬워하면서 하는 말이 넘어지지 않았으면 100세는 무난하셨을 것이라는 말이 무성했었다. 테니스를 3시간 쳐도 끄떡 없었던 나도 지금은 물리치료 받으러 가는 횟수가 늘어나고 있다. 20 년 전 학급 커튼을 옮긴다고 휴일 학교에 가서 혼자 높은 곳에 올라가 작업을 하던 중 뚝 떨어져 심하게 엉덩방아를 찧었다. 그 때 꼬리뼈 부분이 큰 손상을 입었다. 수술할 정도가 아닌 것이 다행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괜한 이기심이 부른 사고였다. 모든 물품은 그대로 그 교실에 두면 되는 것인데 굳이 내 학급으로 옮기려했던 욕심이 화를 부른 것이다. 가끔 어떤 용기가 솟을 때
충북도의회의 행정사무 조사가 도지사의 재의요구로 지난 8일 끝내 무산됐다. 물론 이번 일은 조사특위 위원이라는 개인적 입장에서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개별적 사안의 당부당을 떠나 재의요구 절차의 진행을 직접 지켜보며 제도 자체에 대한 미비점과 개선 필요성에 더 절감했다. 본인이 체험한 재의요구 제도의 미비점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대상범위가 광범위하고, 둘째 성립요건이 모호하고 자의적이며, 셋째 그럼에도 이의 제기를 원천봉쇄했다는 점이다. 첫 번째 대상범위부터 보자. 많은 분들이 재의요구와 대통령의 거부권을 비슷한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두 제도는 대상의 범위에 있어 큰 차이가 있다. 법률에 국한되는 대통령의 거부권과 달리 지자체장의 재의요구는 특정한 한계가 없이 지방의회 의결 전체를 대상으로 한다. 지방의회는 민의를 받들어 선출된 대의기관으로 의결을 통해 그 민의를 대변한다. 그럼에도 일부도 아닌 의결 전체에 대한 거부권이 설정된 것은 반(反) 민주주의적 성격이 짙다. 위와 같은 제도적 부당성은 두 번째 미비점인 '성립요건'과 결합해 더욱 심화된다. 재의요구 성립요건은 '월권', '법령위반' 또는 '공익 저해' 등이다. 이…
백사(白沙) 이항복은 조선 선조 때 청백리로 녹선 된 분이다. '오성과 한음'이란 해학 설화로 화자 돼 온 백사는 어떤 인물이었을까. 임진전쟁 당시 수도 한양이 위험에 빠지자 백사는 앞장서서 선조의 몽진을 인도한다. 궁을 시위하던 군사와 근신들이 도망가고 나라의 운명은 풍전등화에 놓였다. 비가 억수 같은 쏟아지는 밤. 백사는 등을 밝혀 우선 중전과 비빈들을 탈출시킨다. 중전이 등을 든 신하가 누구냐고 물었다. 그때 궁녀들은 그가 도승지 이항복이라고 말했다. 중전은 죽을 때 까지 백사의 충성스러움을 잊지 못했다고 한다. 백사는 선조 옆에서 한 시를 떠나지 않으면서 명나라에 원군 요청과 나중에는 병조판서가 되어 전후 복구에 온 힘을 쏟았다. 역사는 임진전쟁 당시 충무공 이순신, 서애 유성룡 그리고 백사 이항복 세 분을 난국극복의 명신으로 기록 했다. 충무공이 역적으로 몰려 죽음 직전에 있을 때 목숨을 내놓고 적극 변호한 장본인이 백사라는 것을 아는 사람이 드물다. 그의 애국심과 공정함을 그 누구도 꺾지 못했다. 아! 지금 우리 주변에 백사와 같은 강직한 명재상은 왜 없는 것일까. 임진전쟁 후에도 붕당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알력은 심화되고
연일 새 정부에 일하게 될 각 부처 수장을 뽑는 청문회로 온 언론이 달아올라있다. 새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에는 후보로 오른 여러 후보자들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평가도 해 보았건만, 이제는 국민들조차 새로운 시작을 하는 새 정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한쪽 눈을 질끈 감고 넘어가야 할지, 아니면 계속해서 매의 눈으로 지켜봐야 할지 고민하는 모양새이다. 연일 이어지는 청문회에서 후보자들의 다양한 흠결들이 논란이 되고 있는데, 이 중 많은 사람들이 지적한 후보자 자녀에 관한 문제에 대해서는 왠지 다시 한 번 숨을 고르고 생각 해 보게 된다. 새 정부의 장관으로 임명 된 고위 공직자 중 한 경우를 살펴보면, 장녀의 위장전입 전력과 미국 국적 보유 탓에 새 정부의 인사 원칙에 위배된다는 날 선 비판이 쏟아졌고, 이러한 비판을 의식한 듯 해당 장관이 후보자 시절, 그의 자녀가 다시 한국 국적을 취득하겠다는 의지를 언론을 통해 밝히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 고위 공직자들을 검증하기 위한 5대 원칙을 규정하고, 이에 해당하는 인재는 공직에서 배제하겠다는 의지를 여러 번 밝힌 바 있어, 해당 후보자 장녀의 위장전입이 문제가 될 여지가 있지만, 사실 외
덥고 짜증나는 일상을 팽개치고 길을 나섰다. 타는 가뭄에 논바닥은 갈라지고 밭곡식은 타들어가고 있다. 소나기라도 한바탕 쏟아졌으면 좋으련만 하늘의 태양은 온힘을 다하여 바싹 마른 햇볕을 쏟아내고 있다. 물기가 말라버린 강바닥은 허옇게 속살을 들어내고 누워있다. 창문을 여니 더운 바람이 열기를 뿜으며 훅훅 달려든다. 지독한 가뭄이다. 지인 부부와 도시락을 싸들고 강원도 일대를 국도를 경유하여 천천히 가는 길은 가뭄걱정으로 마음은 편하지 않다. 멀리 보이는 마을 어귀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는 늙은 느티나무는 시원하고 편안해 보인다. 느티나무 그늘에서 두런두런 옛날이야기가 들려오는 것 같고, 배를 깔고 누워있는 등줄기에 할머니의 부채바람이 솔솔 내려와 잠을 부르는 것 같은 아주 오래된 기억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잔뜩 굽은 허리를 늘어뜨린 할머니는 땅을 보며 느릿느릿 땡볕을 걸어간다. 멀리서 바라보니 흡사 물음표 모양이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저 노인은 아직도 궁금한 것이 있나보다 생각하는 찰나 갑자기 허리를 쭉 펴고 하늘을 바라보는 모습이 느낌표 모양이다. 혼자 쿡 웃음이 났다. 저 어른은 너희가 이 세상을 왜 사는지 아니· 하고 물으시고 그에 답으로 서로…
평원군(平原君)은 중국 전국시대의 호걸이다. 조(趙)나라의 부흥을 이끌었던 무령왕의 아들로 식객들을 관리하는데 힘을 기울였다. 어느 날 그의 애첩이 식객 중 한 사람인 절름발이 선비의 걷는 모습을 보고 비웃었다. 선비가 지날 때마다 다리를 저는 모습을 손가락질하며 흉보는 여자의 경거망동에 격노한 선비가 평원군을 찾아와 항의했다. "공은 댁에 머무는 선비를 우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집안을 다스리지 못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불구인 나의 모습을 비웃은 공의 애첩을 죽여 사죄하십시오." 평원군은 선비에게 첩을 죽이겠다는 약속을 하고 선비를 돌려보냈다. 선비를 달래기 위해 첩을 없애겠다고 했으나 평원군은 아까운 애첩을 죽일 마음이 손톱 끝만큼도 없었다. 그는 비웃었다고 사람을 죽이라한 선비를 온전치 못한 놈이라 흉보며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그런데 집에 기거하던 식객들이 하나 둘씩 떠나기 시작했다. 당황한 평원군이 이유를 묻자 식객들이 대답했다. "우리가 공을 의지했던 것은 공께서 선비들을 아끼고 중히 여긴다는 것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공이 선비들을 애첩만도 못하게 여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약속을 지키십시오." 당황
[충북일보] 한국전쟁(6·25전쟁) 발발 67주년이 지났다. 전사자와 민간인 희생자들에 대한 상시적인 유해 발굴 사업 진행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전쟁은 1950년 6월25일 북한이 대한민국을 침범하면서 벌어진 3년간의 전쟁이다. 이 전쟁으로 한반도에서 139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군인은 물론 민간인들도 전사자에 대거 포함돼 있다. 하지만 폐허가 된 상황에서 제대로 된 유해수습이 어려웠다. 특히 민간인 희생자들의 발굴 작업엔 진척이 없었다. 충북도내에서도 민간인 희생자가 수없이 많았다. 하지만 유해 발굴은 200여점에 그쳤다. 정부는 2000년부터 10년 동안 민간인 희생자 유해 발굴 작업을 벌였다. 하지만 아직도 13만 여명의 유해가 발굴되지 않았다고 한다. 충북도내에서 현재까지 유해가 발굴된 곳은 노근리와 분터골, 곡계굴 등 3곳이 전부다. 노근리 사건은 사건 발생 68주기를 맞고 있다. 1950년 7월25일부터 29일 북한군 공격에 밀려 후퇴하던 미군이 항공기와 기관총으로 피난민 대열을 공격해 200여명 이상의 사상자를 낸 사건이다. 곡계굴 사건은 무고한 양민 400명 이상이 미군의 오폭으로 희생된 대표적인
신록의 계절을 보내고 녹음이 더해지는 계절 6월을 맞았다. 만물의 새싹이 연둣빛을 띄며 싱그러운 얼굴을 내밀 때가 엊그제 같은데 금방이라도 날아오를 것 같은 청춘의 햇살처럼 초록을 더해가는 녹음의 계절이다. 짧은 시간에 마주한 신록의 아름다움이란 그야말로 말로는 형용이 안 될 정도로 무엇에도 견줄 데가 없다. 비록 소박하고 겸허한 초록일지라도 그 아름다움은 어떤 색채에도 뒤서지 않으며 무엇과도 비유할 수 없는 싱그러움이 있다. 이처럼 섭리에 따라 변하는 자연의 경이로움과 마주할 때면 학창 시절 읽었던 피천득 선생의 '신록예찬'이 떠오른다. 물기를 머금고 가지마다 새순을 내미는 나무들의 축제가 시작되면 온통 새싹으로 물든 나뭇가지마다 연둣빛 싱그러움이 가득하고 이내 앞을 다퉈 내기라도 하듯 초록은 푸르름을 더해간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다. 저마다 제 나름의 청춘을 즐기는 것 또한 자연의 섭리가 아닐까 한다. 온통 에메랄드빛으로 물든 하늘을 올려다 볼 때면 산이나 바다로 홀연히 떠나고픈 상념에 빠져든다. 마치 인생의 청춘기를 찾아 나서는 마음으로. 따뜻한 봄바람에 익어가는 매실 향이 새콤달콤하게 느껴진다. 아카시아 꽃향기가 코끝을 스치면 나는…
이번 달은 며칠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실적을 채웠다. 담당구역에서 자연사하는 자들이 많다보니 그런 행운이 온 것 같다. 아침 조회를 마치고 돌아서 나오는데 동료 사자들 몇이 부러움과 시기가 담겨있는 칭찬을 해주었다. "우와! 김사자님은 별다른 노력도 안 하는 것 같은데 항상 앞서갑니다. 혼자만 먼저 나가지 말고 그 비결 좀 알려주시지요. 저는 실적 채우기가 힘들어 피가 바짝바짝 마를 지경입니다." 그의 말이 나를 후려쳤다. 그 말에 맞은 마음과 몸이 따가워 잠시 주춤거렸다. "뭐 비결이랄 것도 없소. 다만 요즘에 자연사하는 인간들이 좀 있었을 뿐이오." 그들은 내 말에 토를 달았다. "하, 맞네. 그곳은 자연사하는 인간들이 많은 지역이지. 김사자님이 좋은 구역을 맡은 건 특별대우를 받는 거지요· 염라대왕님께 어떻게 잘 보여야 그렇게 됩니까·" "특별대우라니……. 그건 오해요." 나는 실적을 못 채워 안달복달하는 몇몇 사자들 보기가 불편해서 서둘러 자리를 피했다. "담당구역도 돌아가면서 바꿔야하는 거 아닌가·" "맞아. 그래야 공평하지." 자기들끼리 돌아서 나오는 내 뒤통수에 대고 수군거렸다. "잘 풀려도…
[충북일보] 최악의 가뭄이 계속되고 있다. 농민들의 고통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런데 지방의회 의원들은 각종 명목으로 해외연수를 떠나고 있다. 대부분 '관광성 해외 연수'란 비난을 받고 있다. 청주시의회 재정경제위원회는 오는 7월5일부터 13일까지 7박 9일 일정으로 동유럽 발칸4국(보스니아,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오스트리아)으로 공무국외여행을 떠난다. 연수 목적과 달리 세부 프로그램은 관광지 탐방이 대다수다. 세종시의회도 오는 7월초 2개 팀으로 나눠 해외를 방문한다. 행정복지위원회는 7월2일부터 8일까지 6박7일로 대만, 홍콩. 마카오 등 3개 국가를 방문한다. 산업건설위원회는 7월1일부터 7일까지5박 7일 일정으로 인도를 방문한다. 지방의회 의원들의 해외여행에 대해 시비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공무를 목적으로 한 연수라면 다르다. 그동안 꾸준히 제기됐던 '내실' 문제가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금은 전국적으로 극심한 가뭄과 폭염으로 재난상황이다. 충북과 충남, 대전과 세종 등 충청권의 고통은 더 심한 상태다. 청주시엔 제2쓰레기매립장 문제로 내홍까지 겹쳤다. 세종시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7월은 세종시
지난 박근혜정부에서의 문화융성이라는 문화정책은 그들의 정책실패로 인하여 탄핵의 빌미가 되었다. 미르와 k스포츠가 말해주는 박근혜의 문화정책은 문화융성이라는 그 화려한 수사 뒤에 숨어 문화예술을 농단하고 부패와 부정의 그늘 속에 어두운 음모의 적폐가 켜켜이 쌓여지고 있었다. 그러나 탄핵으로 인한 이번 문재인정부의 탄생은 국정농단과 블랙리스트에서 출발하여 상대적으로 문화예술의 중요성이 제기되었음에도 블랙리스트 청산만 강조된 채 상대적으로 문화예술에 대한 공약은 실종 되었다. 한 국가의 문화정책은 정권의 향배에 따라 크게 좌우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공약에 그 용어가 들어가고 안 들어가고하는 것은 재임기간 내내 모든 영역에서 영향을 끼치게 된다. 물론 이번 대선이 갑작스럽고 다른 중요한 의제들이 넘쳐났기에 문화의 공약이 뒤로 밀릴 수밖에 없는 것은 이해가 된다. 그러나 공약에 따라 정책의 순서가 정해지고 예산이 반영되는 것이기에 이번 문재인정부의 문화공약 실종은 문화예술계의 불행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주요공약으로는 채택되지 않았지만 캠프에서 검토한 문화공약들을 살펴보면 블랙리스트 청산과 예술인 복지, 창작의 자유 보장, 지역 간의 격차를 해소, 지
우리나라는 6.25. 이후 세계가 놀라는 경제발전을 이룩했다. 짧은 기간에 우리만큼 눈부시게 발전한 나라도 드물다. 특히, IT(information technology)시설을 기반으로 첨단화 고층화되어 가고 있는 공동주택은 어릴 적 공상과학 만화에서 보던 미래도시의 풍경을 닮아가고 있다. 전국 어디를 가더라도 한적한 시골을 빼고는 공동주택이 없는 곳이 없다. 강원도 산골의 면 소재지를 가도 공동주택이 보인다. 대다수 사람들이 공동주택을 선호하는 이유는 편리한 시설과 쾌적한 주거환경, 체계적인 유지관리, 그리고 깨끗한 청소상태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청소가 잘된 상쾌한 아파트는 누구나 좋아 한다. 필자는 출근길에 아파트를 나설 때 마다 복도․계단에 쓰레기 하나 없고 마치 실내처럼 깨끗한 환경, 승강기 내부는 반질반질 광택이 나는 깨끗한 환경, 이 덕분에 출근길이 즐겁다. 특히, 어쩌다 공용 화장실에 들어가면 깔끔하고 깨끗한 모습이 너무 좋다. 불과 몇십년 전만 해도 화장실 들어가기가 껄끄러울 정도로 더럽고 불편했었는데 요즘은 화장실 변기와 바닥이 청결하다. 이렇듯 미화원들은 입주자가 더럽힌 것을 날마다 치우고 청소한다. 그런데 이 분
환자의 생명을 위하여서는 필수적이지만 중증이거나 사망률이 높아 위험한 분야, 민간에서 투자하기에는 어려운 분야를 육성하기 위하여, 거점 국립대학병원이나 권역응급의료센터, 외상센터, 고위험산모/신생아센터, 심뇌혈관질환센터 등을 국민의 혈세로 짓고 유지하고 있다. 곳곳에 이런 센터와 건물이 올라가는 것으 보면, 우리 세금이 잘 쓰려지는 것 같아 좋다. 이런 외형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보건정책이 내적으로는 그 성장을 따라가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배안에 복막염이나 췌장염에 의해 고름집이 생기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위중한 상태에 환자는 놓이게 된다. 이러한 '복강(배 안)의 고름집'의 치료는 과거에는 개복수술만이 유일하였으나, 점차 과학과 의학기술이 발전하며면 다양한 치료법이 도입되어왔다. 일단 배를 크게 열고 수술하기 보단 복강경수술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피부에 작은 바늘을 꽂고 방사선조영기와 초음파기기의 도움을 받고 고름집에 튜브를 넣어 고름을 배액하기도 한다. 15년 전까지는 배 안 깊숙이 위치한 췌장이나 그 주변의 고름집은 피부를 통하여 바늘이 도달하려면 그 중간에 위치한 위와 대장의 천공을 유발할 수 있어 어려웠지만, 초음
아는 한자를 총동원해서 추측을 해봤다. 처음 시(始), 걸음 보(步)를 써서 '시보' 아닐까? 임용을 받고 첫걸음을 내딛는 신규 공무원! 포털사이트에 검색해보고 나서야 정확한 뜻을 알 수 있었다. 시험 시(試). 도울 보(補). 어떤 관직에 정식으로 임명되기 전에 실제로 그 일에 종사하여 익히는 일. 인턴, 수습, 견습 등은 들어봤지만 '시보' 라는 단어는 낯설었다. 그냥 '9급'이라고 생각했던 내 직급이 무려 9글자나 되다니.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나의 걱정만큼 참 길고 어려운 단어라고 느꼈다. 첫 출근 날. 비장한 마음으로 앉았으나 직급만 있고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행복한 아침을 여는 굿모닝 시스템, 온나라, 새올행정, e호조…. 아는 건 아무것도 없는데 일은 나의 사정을 봐주지 않고 밀려들어왔고, 눈앞이 깜깜했다. 막연히 상상만 했던 직장 생활이 현실로 느껴지자 하루 종일 걱정이 가득했다. 결재 옆의 숫자가 늘어날 때마다, 전화가 울릴 때마다 심장이 콩콩거렸다.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물어 보고, 물어 보고 또 물어 보고는 것뿐. 내가 이 일을 정말 잘 할 수 있을까 걱정할 시간도, 고민할 틈도 없이 시간은 잘도 흘러갔다. 하루 수십 번씩…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게 살고자 행복을 추구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행정 영역에 있어서 지역 주민의 행복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주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고 보다 친절하고 정확한 민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우리 서원구는 더욱 풍요롭고 여유로운 구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구청 현관에 들어서면 갤러리의 품격이 어우러져 보다 여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서원구에서는 구민들을 위한 다양한 민원시스템을 통해 만족도 높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행정서비스는 물론 지역의 민방위대원들은 철저한 국가관과 안보관을 갖추기 위해 정기적인 민방위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안보교육을 비롯해 풍수해지진이나 화재예방 교육, 교통안전 교육 등을 실시해 평소 국민 안전의 기틀을 마련하고 있다. 서원구는 '품격 있는 생명문화도시, 함께 하는 100만 행복시민'이라는 청주시의 2017년 시정운영 방향에 맞게 '생명이 숨 쉬는 행복한 서원'을 캐치프레이즈로 4가지 테마를 가지고 구정을 펼쳐나가고 있다. 첫째, '함께하는 희망복지'로 저소득층과 장애인 등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복지를 증진하고, 활기찬 노후생활 보장과 안심하고 맡길 수 있
오래 전 읽었던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있습니다. 어느 의사가 어느 날 아름다운 부인의 얼굴에 퍼지는 암세포를 더 이상 볼 수가 없어 뺨 한 쪽의 신경을 절단하는 수술을 하였다. 회복실로 들어 온 환자는 비뚤어진 입술로 그에게 질문하였다. "이제 저는 평생 이러한 모습으로 살아가야 하나요·" "네! 신경이 끊어졌기에 어쩔수 없군요" 그녀는 담담한 얼굴로 아무 말이 없었다. 이 때 이 모습을 바라보던 젊은 남편이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곁으로 다가와서는 "난 이 모습이 좋은데 뭘, 아주 귀여워 보인다구" 하면서 그녀에게 입맞춤 위해 허리를 숙이고선 비뚤어진 아내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맞추기 위해 입술 모양을 바꿉니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평탄한 삶을 영위하다가도 예기치 못한 역경에 부딪쳐 헤어나기 어려운 시련에 직면하기도 합니다. 어려움에 닥쳤을때 극복하는 과정은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줍니다. 난독증이라는 희귀병과 중졸이라는 악재를 물리치고 국민강사로 불리며 우뚝 선 노태권교수의 강연은 많은 국민들의 심금을 울렸습니다. 교수님은 한없이 믿어 주고, 용기를 불어 넣은 사모님의 내조에 힘입어 대입모의고사 6
수안보면 화천리, 찬물내기라 불리던 사시마을을 지나 고개를 넘어 왼쪽으로 들어서면 연풍 레포츠 공원의 넓은 광장을 지나 새재를 넘는 고갯길이 시작된다. 이곳에 있는 마을이 괴산군 연풍면 원풍리의 고사리 마을인데 고사리라는 이름과 걸맞게 이화여자대학교 고사리 수련관을 비롯하여 고사리 산장, 고사리 교회, 고사리 식당 들이 늘어서 있고 길 옆에는 마른 고사리를 파는 장사꾼들이 많아서 은연 중에 이곳이 고사리가 많아서 지명도 고사리라는 암시를 주는 것 같다. 박문수 어사가 쉬어가셨다고 전해지는 350년 된 소나무도 이 마을의 자랑거리 중 하나이다. 지금은 연풍면 원풍리의 작은 자연마을에 불과하지만 조선시대에는 수안보 지역을 중심으로 연풍군 고사리면이었는데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수안보 지역은 중원군 상모면으로, 고사리 마을은 연풍면 원풍리에 편입되었다. 그러면 고사리라는 이름은 정말로 고사리가 많아서 만들어진 이름일까? 청주시 상당구 낭성면 귀래리의 고사리골을 비롯하여 상당구 남일면 두산리의 고사리골, 단양군 영춘면 유암리의 고사리작골, 보은군 속리산면 구병리의 고사리밭골, 보은군 속리산면 만수리의 고사리골, 경남 사천시 곤양면 무고리의…
[충북일보] 산과 들이 펼쳐진 청주 낭성면 추정리에 마당 가득 항아리가 늘어서 있다. 천여 개의 크고 작은 항아리 근처에는 구수하게 익어가는 장 냄새가 은은하게 퍼진다.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정겨운 풍경이 벌써 맛있는 기억을 되살린다. 전순자 대표의 옥샘정은 1995년 청주 금천동에서 선식 가게로 출발했다. 곡물가루 등을 취급하며 메주와 고춧가루에도 관심을 가졌다. 알음알음으로 주문하는 가정에서 원하는 대로 장을 담가준 것이 옥샘정의 시작이다. 더 맵게, 혹은 달지 않게, 각자의 입맛에 맞춰 장을 담가 주며 입소문이 났다. 몇 번의 이전 끝에 2012년 지금의 추정리에 완전히 정착했다. 서늘한 기온과 맑고 풍부한 물이 장 담그기에 최적이었기 때문이다. 30년 전 씨간장으로 숙성하는 옥샘정의 간장은 진하고 깊다. 온전한 콩이 한 알도 들어가지 않은 시판 간장과는 색부터 향까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십여 가지가 넘는 첨가물이 재료로 쓰인 시판 간장과 달리 옥샘정의 원재료는 국산 콩, 국산 천일염, 정제수로 간결하다. 작은 항아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뚜껑마다 날짜와 이름이 쓰여있다. 매년 초 이곳에 찾아와 담그는 손님들의 장이다. 햇볕과 바람 등 숙성을 위한 관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