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건축학 개론'은 15년 시공간 속의 사랑 이야기이다. 짝사랑이든 그렇지 않든 첫사랑을 기억하는 것은 빵 굽는 냄새를 맡는 것 같이 기분이 좋다. 첫사랑 같은 청렴은 있을까. 청렴의 사전적 정의는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음'이다. 매우 추상적으로 쉽게 이해되지 않지만, 현실적으로 권한을 행사하는 선의의 공정한 사회생활이다. 광의로는 그리스적 윤리와 기독교적 도덕의 개인과 자율이 포함된 포지티브이고, 협의로는 부정과 부패로 사회적 관계에서 타율적이며 제재와 규제가 따르는 네거티브로 보인다. 자기관리는 개인과 자율의 의미이다. 성공하기 쉽지 않다. '대학과 중용'에서는 혼자 있을 때 도리에 어긋나지 않고 삼가는 '신독'을 매우 중요시하였다. 따라서 스스로 하지 않는 청렴은 모래위에 집을 짓듯 부실하다. 또한 인간은 사회적 동물로 사회적 시스템으로 작동하지 않는 청렴도 마찬가지이다. 우리의 현실은 북한과의 대립으로 안보가 다소 불안하다. 하지만 우리경제는 이제 G20에 포함되는 경제대국이다. 비록 안보가 불안하더라도 세계 경제는 우리와 손을 잡을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우리사회에서 청렴은 필수 불가결이다. 하지만 노동력 중심의 농업
[충북일보] 대한민국 문화예술계의 두 축이 손을 잡았다. 상생의 길을 걷기로 했다. 참으로 다행이다. 예술문화계의 현안 해소와 새로운 도약이 기대된다.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와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회가 문화 발전과 문화 분권을 위해 나섰다. 두 단체의 손잡기는 참으로 오랜만의 화해 분위기다. 고질적인 갈등 청산 작업이다. 새로운 예술문화 창성(昌盛)의 기회다. 한국예총은 1961년 창립됐다. 그동안 보수 색채를 띠며 활동해 왔다. 한국민예총은 1988년 태어났다. 진보 성향을 띠고 있다. 예총과 민예총은 민예총 창립 이후 대립과 갈등을 이어왔다. 순수 예술 정신보다 이념 대립이 심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연석회의 의미는 크다. 두 단체의 대립과 갈등 청산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상생을 통한 예술문화계의 어려운 현실 극복 의미도 담고 있다. 궁극적으로 대한민국의 새로운 예술문화 생성을 위한 기반 다지기다. 일단 예총과 민예총이 이런 자리를 마련한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앞으로 두 단체는 예술단체의 법적기반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그런 다음 상생을 통해 예술문화 발전의 새 시대를 열어가는 데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우리는 두 단체의 이
[충북일보] 가뭄 끝에 비가 온다. 그런데 반갑지 않다. 장마철에 내리는 비라서 되레 무섭다. 가슴이 덜컹 덜컹 내려앉는다. 너무 늦은 지각장마다. 그래도 넘치지 말고 흡족히 내리길 기도한다. *** 아전인수는 원성의 비로 변해 충북도의회에도 비가 내린다. 아전인수(我田引水)를 비난하는 '원성의 비'가 내린다. 도의회가 10대 후반기 의정활동 평가를 스스로 "참 잘 했어요"로 했기 때문이다. 도의회는 "올해 상반기 동안 현장 중심의 의정활동을 통해 지역현안 해결에 적극 노력해 왔다"고 자평했다. 자신들의 활발한 입법 활동을 강조한 셈이다. 물론 그동안 계속된 불협화음에 대한 반성은 없었다. 헛웃음이 절로 나온다. 도의회가 잘 한 게 없어서 웃는 건 아니다. 잘 한 것도 있다. 그래도 자랑 이전에 자아비판부터 했어야 했다. 그동안 하지 못하거나 부족했던 점에 대한 통렬한 자기반성을 먼저 했어야 했다. 지방의회의 입법 활동은 너무나 당연한 고유 업무다. 스스로 대놓고 자랑할 만한 일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도의회의 이번 '자랑질'엔 명분이 없다. 실리도 없다. 정치발전이나 지역발전과도 무관하다, 이번 '자랑질' 역시 아전인수
한국의 전통 육아법으로 아기를 어르는 방법을 단동십훈(檀童十訓)이라 한다. '도리도리', '곤지곤지', '지암지암(잼잼)', '짝자쿵(작작궁)' 등의 놀이로 아기의 인지를 발달시키는 놀이동작이다. 지금은 거의 사라졌기 때문에 신세대 엄마들은 잘 모르는 것 같다. 이 동작은 아기의 운동 기능과 뇌신경 발달을 돕고 소근육의 발달을 촉진하는 과학적인 놀이라 할 수 있다. 단동십훈을 통해 아기는 걸음마 연습, 주먹 쥐기, 손바닥 찧기, 고개 흔들기, 손뼉 치고 춤추기 등을 배운다. 부르는 음에도 깊은 뜻이 담겨있는데 도리도리는 고개를 좌우로 살피면서 만물의 이치와 사람 된 도리(道里)를 알라는 뜻이다. 단동십훈은 고유어 같지만 원래 한자어인데 편한 음으로 불리어졌다. 아기의 허리를 잡고 좌우로 흔들면서 '불아불아(弗亞弗亞)'하는 동작을 한다. '불(弗)'이란 기운이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오는 것이고 '아(亞)'란 땅에서 하늘로 올라가는 형상이다. 기운이 순환하여 무궁무진한 생명력의 발현인 아이의 자기 존중심을 키우려고 사람이 스스로를 살게 만드는 힘의 근원임을 가르치는 동작이다. 사람의 형체와 마음은 태극에서 받았고, 기맥은 하늘에서 받았으며, 신체는 지형에서 받은…
친구가 내게 물었다. 자네 사는 집과 부동산이 있지 않나. 자식들에게 어떻게 나누어 줄 생각인가. 나는 단호히 말했다. 자식들에게 재산을 물려줄 생각이 없네, 공부시켜 좋은 직장을 잡고 좋은 사람 만나 행복한 가정을 이루어 살면 됐지 왜 어렵게 마련한 재산까지 물려준단 말인가. 사회에 환원해서 많은 이들에 귀감이 되고 싶네. 그래 친구 말이 맞네. 유산을 남겨주면 주는 만큼 자식들을 망칠 수 있어 현명한 생각이야, 친구는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의구심을 갖는 눈빛이었다. 친구와 헤어져 돌아오면서 생각했다. 내가 과연 자식들에게 한 푼도 물려주지 않고 남은 재산을 모두 사회에 환원할 수 있을까· 그런 결단력이 내게 있을까· 말이 그렇지 실천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집 한 칸 통장 하나라도 물려주고 싶은 것이 우리 같이 보통 사람들의 부모 된 마음이기 때문이다. 어려운 시절을 겪으면서 어렵사리 삶을 일구어 온 우리 세대로서는 재산에 대한 집착이 클 수밖에 없다. 자식에 대한 애착도 도를 넘어선다. 자신은 없고 오직 자식만 있다. 남극에 황제펭귄과 비유된다. 세상에서 제일 추운 남극에서 두 달간 아무것도 먹지 않은 채 암컷이 알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노라면 아무 생각 없이 주위 사람들을 관찰하게 될 때가 있다.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재미있는 걸 알 수 있는데 사람들은 신호가 파란 불로 바뀌기도 전에 차량 신호가 주황 불이 될 때쯤, 주위를 한 번 살피고 미리 횡단보도를 건너기 시작하는 것이다. 1초도 안 되는 잠깐의 시간을 기다리지 못하고 사람들은 서둘러 갈 길을 재촉한다. 비단 횡단보도를 건너는 일 뿐만 아니라 우리들은 무슨 일이든지 서두르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고, 어딘가 이동을 할 때도 빨리 가야 좋다고 생각한다. 밥을 먹을 때도 급하게 먹고, 여유 있게 해결할 수 있는 일도 성급하게 처리하려고 한다. 심지어 사람들은 빨리 취업하기를 원하고 남들보다 먼저 성공하기를 바란다. 우리는 빠른 것을 너무 당연하게 여기며 살고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에 빨리하는 문화가 생겨나기 시작한 건 70년대 급격한 산업화로 인한 것이라고 한다. 아무것도 없던 시절에 빠른 게 그저 미덕인 줄로만 알았던 시절의 이야기다. 물론 이런 빨리하는 문화의 장점도 있다. 우리나라의 눈부신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됐고, 세계에서 가
[충북일보] '장애인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지 10년이다,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이 만들어진 지는 20년이다. 그럼에도 장애인은 여전히 불편하다. 차별을 겪기 일쑤다. 2015~2016년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장애인 이동 관련 민원은 모두 932건이다. 분석결과 시각장애인 이동 편의를 돕는 이동 안내시설 정비 요청이 231건(24.8%)으로 가장 많았다. 경사로나 승강기 등 이동을 위한 편의시설 설치 요청은 131건(14.1%)으로 뒤를 이었다. 높은 경사로와 인도, 차도 사이 경계석 완화 요청 역시 102건(10.9%)에 달했다. 저상버스 확대 요청도 87건(9.3%)이나 됐다. 민원이 발생한 장소는 지하철이나 버스 등 교통수단이 103건(26.6%)으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이 버스정류장과 터미널 등 여객시설로 75건(19.4%)이었다. 학교 등 교육기관과 아파트는 각각 36건(9.3%)으로 조사됐다. 공공기관의 장애인 편의시설마저 '빛 좋은 개살구'였다. 허울뿐인 엉터리 시설이 많다는 얘기다. 충북에선 최근 제천시청이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해 질타를 받았다. 시의회와 시보건소, 시미디
가까운 벗이 청주 인근에 전원주택을 지었다. 도자기 굽고 자연을 즐기는 남편의 취향을 반영한 흰 색 외관의 집은 아름다웠다. 집 앞으로 낮은 능선의 산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펼쳐진 전망도 무척 좋았다. 뒷마당이 널찍하고 특이하게도 본채 옆에 앞마당을 대신하는 '옆 마당'이 본채보다 낮게 자리잡고 있었다. 건축가 승효상이 말하는 살짝 '삶의 불편함'을 품고 있는 집이었다. 실외 공간에 비해 실내는 단출한 식구에 걸맞게 그리 크지 않았다. 과시의 표정이 없는, 부부의 질박한 삶이 잘 구현된 집이었다. 그 집 안팎을 거닐다 보니 어린시절을 보냈던 시골집이 자꾸 떠올랐다. 마당과 마루를 이어주던 '뜨락', 그를 디디어 마루에 오르고 내려가는 행동의 곡절, 햇볕 들어차는 앞마당과 서늘한 그늘의 뒤란이 만들어내는 삶의 명암……. 집은 이렇듯 삶의 곡진함을 품는 것이어야 한다. 어른들께 혼나고 앞 냇가에 발을 담그거나 뒷동산 참나무 밑에 앉아 있다 보면 서러운 마음이 슬며시 풀리곤 했다. 사방으로 자연스레 열린 집의 구조는 방 밖을 나서기만 해도 저절로 마음의 치유를 얻었던 것 같다. 어린시절 쌓인 이런 체험은 삶의 기복에 쉽게 낙심치 않는 면역력을…
전국 교장들이 모인 자리에서 아이들이 공부는커녕 보기 싫은 짓만 한다고 이구동성이다. 가만히 듣고 있던 한 분이 "그래서 난 요즘 학생 만나는 것을 피하고 있어!"라 하는 것이 아닌가. 수석교사 면접할 때 들었던 '학생이 없으면 선생도 좋은 직업'이라는 말보다 더 충격적이다. '그 좋은 시절 교장 한번 못 하고, 이 좋은 시절 선생 도 못한다'는 말도, '누가 시켜서 했나· 지가 좋아서 교장 했으면서' 힘들다느냐는 말도 듣긴 했지만 교장으로 마땅히 직면해야 할 학생을 피한다니·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은 틈날 때마다 한국 교육을 칭찬하였고, 필자가 미국 연수에서 지역 교육청을 방문하자 교육장이 '우리가 가서 배워야 할 나라에서 오셨으니 어떻게 미국 교육 소개를 하겠는가' 할 정도인데 정작 한국 교장은 교육하기 힘들다고 한다. 이참에 우리의 학교 모습을 들여다보자. 북한의 김정은이 못 내려오는 이유는 중2병이 무서워란다. 우리 학교에서 성적이 상위권 학생들 거개는 장래 희망이 교사인데 중등보다 초등학교 선생님을 원하고 있다. 이유를 물으니 고등학생들이 말을 안 들어 교사하기 힘들기 때문이라나. 모 대학과의 간담회에서 총장님이 교수들의 애환을 말하며, 강의 시
둠벙의 개구리밥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며칠 전까지도 초록색 융단처럼 덮여 있던 게 비가 쏟아지고는 몇 개만 둥둥 떠다닐 뿐 흔적이 없다. 이번 비가 아니었으면 작물이 대부분 타죽었을 거라고 하니 그야말로 단비가 아닐 수 없다. 그 결과 풍경은 간 곳 없이 되었어도 딱히 서운하지는 않다. 해갈이 되려면 또 아직 멀었으나 볕이 쨍쨍한 속에서 스케치했던 풍경은 꿈속에서도 보일 듯 선명했으니까. 스무날 전 다리께서 본 시냇가는 거북이 등처럼 갈라져 있었다. 가뭄으로 물 걱정이 심각할 때 개구리밥이 파랗게 어우러진 둠벙을 본 것이다. 풀은 마르고 둔덕의 미루나무까지 시들어 가던 중 움푹 들어간 자리에 물이 남아 있었는지 수많은 개구리밥이 가시연밥과 함께 어우러졌다. 바람에 하늘하늘 이파리는 춤을 추듯 예쁘고 사뿐사뿐 가볍게 스텝을 밟는 듯하다. 둥글게 윤곽을 뜬 뒤 개구리밥과 가시연밥을 새기고 가장귀에 창포와 미나리를 수놓아 걸쳐 두었을까. 혹은 커다란 세숫대야를 파묻은 뒤 물 가득 받아 개구리밥을 뿌리고 드문드문 가시연밥을 띄워놓은 것도 같다. 그렇더라도 누군가 파 놓은 게 아닌 바닥이 깊은 곳에 물이 고이면서 바글바글해진 게 가뭄 속에서도 청량한 느낌이다
한 국회의원에게 정치인이라서 가장 좋은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던졌다. 은근히 유머가 있는 이 양반은 바로 "미인의 손을 얼마든지 잡을 수 있다"라고 대답했다. 악수가 흔한 인사법이지만 정치인이 아니었다면 지나가는 여인의 손을 태연히 잡고 흔들 수는 없었을 테니, 정치인이 누리는 최고의 즐거움이라는 그의 말이 농담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낯선 사람을 만났을 때 오른 손에 들고 있던 무기를 버리고 손을 내민 데서부터 악수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무장해제의 제스처였나 보다. '너와 싸울 의사가 없다'는 뜻으로 오른손을 내밀었기에, 특별한 장애가 없는 한 반드시 오른손을 잡는 것이 악수의 원칙이 됐다. 왼손잡이도 악수는 오른손으로 하는 것이 예의다. 무기를 가지고 다니지 않는 여자끼리는 악수를 하지 않았다. 여성에게 남성이 먼저 악수를 청하는 것을 실례로 여기는 풍습도 이런 연유에서다. 악수에도 나름대로의 격식과 에티켓이 있지만 악수를 하는 방법은 어려울 것이 없다. 땀이나 물에 젖지 않은 청결한 손으로 상대방의 손을 적당한 힘으로 잡고 몇 차례 흔들면 된다. 악수를 할 때의 시선도 중요한데 상대방의 눈을 친근한 표정으로 응시하는 게 좋다. 그런데…
[충북일보] 30일 폐회하는 28회 청주시의회 정례회가 파행으로 얼룩졌다. 시의회는 시민들을 볼모로 정쟁을 벌였다. 정치권에서 다툼이나 갈등, 반목은 일상일 정도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통상 정치권에서 벌이는 공방과는 달랐다. 정치는 명분 싸움이다. 시의회, 정확하게 도시건설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 4명은 명분이 없었다. 테이블에 앉아 문제를 풀려고 하지도 않았다. 자기주장만 고집하며 장외투쟁을 일삼았다. 그러는 사이 민생 의안은 뒷전으로 내몰렸다. 등 떠밀려 상임위에 복귀했지만, 옹졸한 태도는 계속됐다. '한시적' 복귀라며 어깃장을 놨다. 통 큰 결단이나 대승적 차원의 합의는 없었다. 명분이 없다면 실익이라도 있어야 한다. 이들은 실익도 챙기지 못했다. 여론의 뭇매를 자초했다. 파행이 계속될수록 시의회 전체에 대한 비판은 커져만 갔다. 동료 의원, 심지어 같은 당 의원들도 싸잡아 비난을 받았다. 명분과 실익은커녕 이름값도 못했다. 정치인의 이름이 안팎에서 자주 오르내리는 것은 당사자로서 반길만한 일이다. 비판일지라도 존재감이 없는 것보다는 낫다. 노이즈마케팅을 통해 자신의 입지와 존재를 확인시키는 행위가 정치권에서…
최근 열풍적인 사회문화 트렌드이자 라이프 스타일을 일컫는 단어들이다. 욜로는 'You Only Live Once'의 약자로 인생은 한 번뿐이니 현재를 즐기고 사랑하자는 의미로 미래 또는 남을 위해 희생하지 않고 현재의 행복을 위해 소비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일컫는다. 욜로 라이프는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더 많은 것을 경험하고 후회 없이 즐기고 사랑하고 체득하려는 외향적 성향 탓에 최근 우리나라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욜로족을 자처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욜로가 단순히 현재의 물욕을 채우거나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여행이나 자기계발 학습 등 삶을 바꾸는 경험 또는 새로운 삶의 가치를 실천하는 긍정적인 도전이라고 이해하여 행복한 미래를 맞이한다면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욜로 라이프가 아닐까 생각한다. 욜로와 함께 떠오른 라이프 스타일 중 또 하나는 휘게(Hygge)이다. 휘게는 편안함, 아늑함을 뜻하는 덴마크어로 느린 것, 새것보다는 오래된 것, 자극적인 것보다는 은은한 것과 관련 있다.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보내는 소박하고 여유로운 시간, 일상 속 소소한 줄거움이나 안락한 환경에서 오는 덴마크 사람들 대부분의 행복한 일상이라고 말할 수…
지난 칼럼에서 얼굴의 십이궁에 대해 이야기 했다. 십이궁은 운명의 척도 및 수명, 부모, 형제, 인덕, 재물등을 그 사람에 인생의 전반적인 면을 볼 수 있다 황도 전체를 360도 12등분하고 그 양쪽에 열두 개의 별자리가 있는 점에서 '황도12궁' 이라는 이름이 붙여지게 되었으며 '수대(獸帶)'라고도 불렀다. ④ 천이궁(遷移宮):이사나 이동 여행 및 재물운 판단 -위치: "양 이마 끝 부분" 즉 간문의 윗 부위로 "천창(天倉)"이라고도 한다. -길한 천이궁 살이 두툼하고 평평하며 흠이 없고 담홍색을 띠고 맑으면 이사나 여행 해외출장 직장 이동에 좋은 일이 많다. - 흉한 천이궁 살이 없고 움푹하고 어둡고 거칠며 적색,흑색을 띈다 → 이사를 많이 하고 직장을 자주 옮기며 이직에 불길한 사고가 발생한다. ⑤ 형제궁(兄弟宮):가계, 재능, 형제운 -위치: "양 눈썹"을 말하며, 형제운을 보는 곳이다. 형제궁은 눈썹을 중심으로 예측하게 되며 그 모양과 위치 빛깔 그리고 결 까지도 무시할 수 없는 것들이다. 눈썹 자체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눈썹과 그 주변의 피부까지도 살펴보 된다. 남성은 좌미(佐眉)에서 형제운을, 우미(右眉)에서 자매운을
[충북일보] 개천에서 '용'이 사라진 지 오래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 공동체를 두고 하는 말이다. 저소득 가정에서 명문대 입학은 그저 그림의 떡이다. 산골 출신 젊은이의 사법고시 합격 소식도 듣기 어려워졌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개천에서 용 출현은 꿈이 아니었다. 있거나 없거나 출발선이 그래도 비슷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가진 자와 없는 자의 경계가 분명하다. '금수저'와 '흙수저'의 차이가 너무나 뚜렷하다. 현대판 신분 세습은 분명하게 이뤄지고 있다. 우선 돈 많은 부모 밑에서 양질의 사교육을 받고 자란 아이들은 좋은 대학에 입학한다. 졸업 후엔 돈 많이 받는 대기업에 취직하게 된다. 부자 부모에 부자 아들이 된다. 그러나 그러지 못한 아이들은 아주 다르다. 좋은 대학에도 가지 못하고 부모의 가난을 고스란히 물려받는다. 당연히 좋은 기업에도 취업하지 못해 가난 탈출이 어렵다. 지방으로 갈수록, 가난할수록 사교육으로부터 소외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 수시모집을 앞두고 '개천의 용' 이야기가 다시 나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 자조 섞인 푸념이 확산되고 있다. 부모의 소득격차가 자녀들의 성공을 좌우하는 사회적 구조 때문이다. 입시철
시간이 물처럼 빠르게 지나간다. 마치 어항 속에서 물고기가 지나다니듯, 물이 손가락사이로 빠져나가듯 간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찾아온 손님처럼, 예기치 않게 한나절의 시간이 한가로이 꿈처럼 주어진다면 무슨 일을 하면서 보낼까. 나는 얼마 전에 한적한 섬마을에서 혼자가 되어 한나절을 보낸 적이 있다. 사연이 있는 것처럼 조금은 쓸쓸해져서 유유히 해변을 걷는 여인…. 영화 같은 일이 아니던가. 사연은 이랬다. 일박이일 섬 여행에 나선 첫날은, 숙소 뒷동산인 장자도대장봉에 올랐었다. 대장봉정상까지는 천천히 걸어도 왕복 40분정도면 충분한 산책로이다. 동백숲길을 꿈길을 걷듯 가볍게 걸어 정상에 올라섰다. 끝이 안보이게 탁 트인 동해와는 달리, 서해 장자도는 바다 가운데 산들이 이어져 있어서 마치 거대한 호수를 보는 듯했다. 오밀조밀한 섬들 사이로 지나다니는 청아한 녹주석물빛…. 눈이 시렸다. 서쪽엔 낙조를 앞둔 바다가 태양빛에 물들어 금물결을 이루고…. 반짝이는 바다를 향해 카메라렌즈를 맞추니 자연이 연출한 극한의 실루엣무대가 펼쳐진다. 그런데 이튿날, 무릎이 욱신거린다. 오늘은 무녀도를 거쳐 선유도 선유봉등 인근 섬을 트래킹 하는 날인데 난감했다
지난 6월19일 문재인 대통령은 고리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서 원전중심의 발전 정책을 폐기하고 탈핵시대로 가겠다고 선언하면서 앞으로 신규원전건설 계획은 전면 백지화하고 원전의 설계수명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한 탈원전 추진은 미래 후손들을 위해 지금 당장 시작해야만 하는 중대한 결정임에는 논쟁의 여지가 없을 것 이다. 이러한 모든 정치적 판단과 결정은 여론조사결과 다수의 유권자들이 원전에 반대한다는 것에 기반 하여 새로운 정부가 강력히 추진할 것이라는 건 쉽게 예측된다. 지난 6월27일 고리원전 1호기 가동을 중단한 데 이어 신고리 5, 6호기의 공사도 일시 중단하기로 하고 향후 공사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 공론화 과정을 거친다는 정부의 발 빠른 추진에서도 알 수가 있다. 그런데 원전도 에너지도 잘 모르는 일반 시민으로서 드는 의문이 몇 가지 있다. 매년 여름마다 어김없이 우리를 불안하게 했던 전력대란, 그리고 전기사용 누진제에 따른 전기료 폭탄, 화석연료 발전소의 환경파괴, 산업용 전력 수급과 가격 경쟁력 등등.. 과거 정부들 마다 우리는 이러한 에너지 문제의 심각성과 전력난에 가슴 졸이며 아무 불평 없이 에너지 절약과
조선일보 2017년 2월 3일자 '구조조정커녕 세금으로 부실大 연명시킨 엉터리 행정'이란 사설을 읽고 대학구조개혁과 관련된 글을 쓴다. 필자는 2014년부터 교육부에서 실시한 전국 대학 특성화 1, 2단계 평가위원으로 참여 했으며 2015년에는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 평가와 대학별 맞춤형 컨설팅 지원방안에 관한 정책연구보고서를 작성한 경험이 있다. 최근 우리나라 대학사회 최고의 화두는 대학구조개혁이다. 고등교육을 담당하는 모든 대학인과 정부의 정책담당자의 관심과 담론을 지배하는 어휘가 되었다. 이에 따라 다가오는 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를 앞두고 전국의 대학들이 사활을 걸고 대학구조개혁 평가준비에 대비하고 있다. 대학이 대학구조개혁을 바라보는 흐름은 크게 두 가지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첫 번째 시각은 대학구조개혁 그 중에서 입학정원 감축 문제를 시장의 경쟁논리에 맡겨서 처리해야지 왜 국가가 개입해서 강압적인 조치를 취하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다른 시각은 교육은 공공재이기 때문에 국가가 개입해서 대학구조개혁을 시행해야만 향후 있을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교육의 재앙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두 개의 시각이 다 나름대로의 논
토니세바(Tony Seba) 미 스탠포드대 교수는 그의 저서 "에너지혁명 2030"에서 '2030년이면 모든 새로운 에너지는 태양과 바람에 의해 제공되고, 휘발유와 석탄, 원자력은 구식이 된다. 신차는 전기차가 장악하고, 전기차는 자율주행자동차가 된다'며 이들 산업의 변화를 '파괴적인 파도' 또는 '붕괴를 가져오는 파도'라고 했다. 때맞추어 우리나라에선 지난 6월 19일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가 상업운전이 시작 된지 39년 만에 가동을 멈췄다. 영구 정지 기념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고리 1호기의 가동 영구정지는 탈핵 국가로 가는 출발이자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가는 대전환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국가의 에너지정책도 지속가능한 환경,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고 청정에너지 시대를 위해 신재생에너지인 태양광, 해상풍력 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에너지 생태계를 구축해 에너지 산업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도록 하겠다고 하였다. 이는 국가에너지정책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으로, 어젠다를 만들고 관련 산업에 대한 연구·생산·소비·재활용·교육 등의 선순환 시스템을 구축하여야 할 것이다. 충청북도에서는 2011년 전국에서
[충북일보] 오랫 동안 소식이 뜸했던 지인들에게서 최근 가장 자주 받는 전화 내용은 이렇다. "세종시 새 아파트로 이사 왔다. 언제 한 번 밥이나 먹자." 그들 중 대다수는 승용차로 인근 대전이나 충남·북까지 출퇴근한다고 했다. 하지만 교통 사정이 좋아 별 다른 불편은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몇 개월 사이 집값이 수천 만원 올라 아내가 좋아한다는 말도 종종 듣는다. 세종 신도시(행정중심복합도시)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대전·청주 등 인근 지역에서 '빨대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충분히 이해가 간다. 실제 세종시 인구를 보면 2015년 한 해에만 5만5천520명,2016년에도 3만2천429명이 늘었다. 연간 증가 인구가 웬만한 작은 군 전체와 맞먹는 셈이다. 그러다 보니 당초 신도시 건설 취지인 '수도권 인구 분산' 대신 주변 인구만 대거 유입되는 '제살 파먹기'가 나타난다는 비판도 나온다. 하지만 이는 대규모 신도시 건설 초기에 주변 지역에서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장래인구 추계 시도편·2015~2045년' 통계를 보면 이는 장기적으로 기우(杞憂)에 불과하리란 것을 알 수 있다. 2015년 이후 30년
[충북일보] 일선 학교 비정규직 근로자들에 대한 처우 개선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4년 이상 근무한 초등학교 영어회화 전문강사에게 계약기간 만료를 통보한 것은 부당해고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기 때문이다.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대전고법 제1행정부는 중앙노동위원회가 광주시교육청을 상대로 제기한 초등 영어회화 전문강사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중노위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영어회화 전문강사들이 기간제 근로자로서 수차례의 계약갱신과 재 채용 절차를 반복하면서 2010년 3월부터 2015년 2월까지 4년을 초과해 계속 근로한 만큼 무기계약 근로자로 전환됐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신규 채용절차를 거쳐 다시 임용하는 것은 기간제법 적용대상이 아니다'는 취지의 법제처 판단도 부당하다고 봤다. 교육계는 이번 판결이 학교 내 비정규직의 고용안정 해법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는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대다수 영어회화 전문강사들의 고용불안이 해소될 것으로 판단한다. 자연스럽게 무기계약직 전환의 길도 열릴 것으로 본다. 도내에는 현재 초중등 영어회화 전문강사 120명이 계약직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충주시의 소태면(蘇台面)은『해동지도』에 '성태양면(省台陽面)'으로 표기되어 있고,『조선지형도』에는 '소태면(蘇台面)'으로 표기되어 있다. 이 지역에 '소댕이골'이라는 자연부락이 있는데 '소뎅이, 소댕이' 또는 '소탱이골'라고 불려지다가 한자로 표기하면서 소태양면(蘇台陽面), 소태면으로 변화하였다고 전해지고 있다. 아마도 '뎅이, 댕이, 탱이'라는 음을 한자로 '台陽(대양, 태양)'으로 표기하여 '소태양면(蘇台陽面)' 만들어지고 이를 줄여서 오늘의 '소태면(蘇台面)'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면 소태면이라는 지명의 뿌리가 된 소댕이는 어떠한 의미를 가진 이름일까· 음성군 금왕읍 내송리에 '소댕이'라 부르는 마을이 있다. 소댕이는 내송2리의 서쪽 지역에 위치한 자연 마을로서 본래 충주군 금목면 송당리 지역이었으나 1906년 음성군에 편입되었고, 1914년 행정구역 개편 때 내송리에 포함되었다. 동쪽으로는 내송1리의 자연 마을인 '비성거리'와 맞닿아 있고, 서쪽으로는 내송2리의 자연 마을인 '갓바위'와 접하고 있다. 원래 이름은 소당리였는데 음이 변하여 소댕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전해지며 한자로는 '소'를 '소나무'와 연관지어 '송당(松堂)'으로 표기함
2017. 6.12 오후 문재인 대통령은 국회에서 사상 최초로 추경시정연설을 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공무원 신규 일자리 17만 4천개를 포함,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를 창출하기 위한 실천의 일환으로, 올해 11조 2천억 원의 예산을 편성하여 청년과 여성, 노인의 일자리를 만들어 심각한 고용 실태를 해결하고, 인력 부족으로 애로를 겪는 공공분야에 인력을 증원하여 원활한 공무수행과 국민생활의 안정을 기하기 위함이다. 또 육아부담 경감과 치매노인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조하고 청년들의 고단한 삶에 도움을 주고자 노력하였다. 상하 계층 간의 소득 격차가 확대되고 있음을 걱정하고 좋은 일자리의 창출을 강조하였다. 실제로 청년실업률은 사상 최고치인 11.3%에 이르고 체감실업률은 24.1%를 넘었다. 2016년 3월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이 발표한 명목실업자수는 52만 명이나 실제실업자수는 120만 9천명에 이른다고 했다.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은 60만 명에 이르고 있으며, 이중 54%정도는 공무원 취업 준비생이다. 그러나 실제로 전국도서관으로 출근하는 취업준비생을 포함하면 그 수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들은 5년을 넘어 10년 이상 도서관에서 젊음을 불태우
[충북일보]'지역인재 채용 할당제'가 추진된다. 정부가 법으로 의무화하는 방안을 서두르고 있다. 법제화 외 공공기관 경영평가 때 평가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부디 이번만큼은 생색내기로 끝나지 않았으면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동안 "지역인재를 적어도 30% 이상은 채용하도록 '지역인재 채용 할당제'를 운영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문 대통령의 제안에 따른 후속조치다. 지역인재 채용에 강제력을 부여하겠다는 의미다. 이번 조치가 얼마나 구체적으로 신속하게 진행될 지는 아직 모른다. 지역인재 채용비율이 얼마만큼 높아질지도 알 수 없다. 다만 지금보다는 채용비율이 높아질 것이란 기대가 큰 건 사실이다. 지난해 해당 지역 출신을 채용한 공공기관 가운데 지역인재 채용비율이 30% 이상인 곳은 5곳 중 1곳 정도다. 국회 염동열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충북지역 공공기관이 신규 채용한 인원은 318명이다. 이중 지역인재 채용비율은 10%도 안 된다. 그동안 지역인재 채용이 저조한 이유는 분명하다. 관련 규정의 강제력이 사실상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현행 혁신도시 특별법엔 이전 공공기관이 해당…
필자는 비가 오는 날이 참 좋다. 비가 오는 날의 '쏴쏴'하며 그 대지를 적시는 소리도 좋고, 피부에 촉촉한 물기가 묻어나는 그 느낌이 좋다. 필자는 어릴 적 충청북도 시골(매곡이라고 불리었던) 처마와 골마루가 있는 매우 좁고 허름했던 전통식 한옥집에 살았었다. 학교 사택이었던 그 집은 세금혜택이 있다는 이유로 부모님께서 입주한 집이었으나 지금 생각해보면 매우 허름하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밤에 잠이 들면 천장에는 "두두두둑, 두두두둑, 찍찍"하는 쥐들이 몰려다니는 소리가 들렸으며, 비가 오는 날이면 방에 군데군데, 비가 세서 양철 깡통을 놓아두었던 그런 집이었다. 벌써 30년이 넘은 기억이지만 지금도 그 집을 생각하면 놀라우리만치 생생하게 비 내리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머릿속에 그림처럼 떠오른다. 장마철이 되면 골마루에 앉아 '쏴쏴'하고 쏟아지는 장대비를 바라보았고, 이 비는 마음도 차분해지고, 머릿속이 정리되는 듯한 느낌을 주었었다. 어쩌면 이러한 기억이 필자가 비를 좋아하는 유인기제가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필자가 이렇게 쥐와 함께 살아야할 정도로 열악했으며, 비가 오면 물이 세는 허름한 집에서 살았던 기억이 오히려 좋은 추억으로 남았다는 것은 그
[충북일보] 산과 들이 펼쳐진 청주 낭성면 추정리에 마당 가득 항아리가 늘어서 있다. 천여 개의 크고 작은 항아리 근처에는 구수하게 익어가는 장 냄새가 은은하게 퍼진다.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정겨운 풍경이 벌써 맛있는 기억을 되살린다. 전순자 대표의 옥샘정은 1995년 청주 금천동에서 선식 가게로 출발했다. 곡물가루 등을 취급하며 메주와 고춧가루에도 관심을 가졌다. 알음알음으로 주문하는 가정에서 원하는 대로 장을 담가준 것이 옥샘정의 시작이다. 더 맵게, 혹은 달지 않게, 각자의 입맛에 맞춰 장을 담가 주며 입소문이 났다. 몇 번의 이전 끝에 2012년 지금의 추정리에 완전히 정착했다. 서늘한 기온과 맑고 풍부한 물이 장 담그기에 최적이었기 때문이다. 30년 전 씨간장으로 숙성하는 옥샘정의 간장은 진하고 깊다. 온전한 콩이 한 알도 들어가지 않은 시판 간장과는 색부터 향까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십여 가지가 넘는 첨가물이 재료로 쓰인 시판 간장과 달리 옥샘정의 원재료는 국산 콩, 국산 천일염, 정제수로 간결하다. 작은 항아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뚜껑마다 날짜와 이름이 쓰여있다. 매년 초 이곳에 찾아와 담그는 손님들의 장이다. 햇볕과 바람 등 숙성을 위한 관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