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 존중감 즉, 자존감이라고 하는 특수교육학 용어라 한다. 자기 자신을 가치 있고 긍정적인 존재로 평가하는 개념이라는데 간혹 많은 사람들을 만나다보면 자신감 없는 열등감을 오만으로 포장해 자존감처럼 포장하는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다. 상대방의 생각은 안중에도 없고 마치 상대방이 그러하듯 본인 생각들로만 채워지는 대화로 이끌어 상대방을 당황하게 하거나 면박을 주듯 본인 스스로 오만함을 들켜버리곤 한다. 진심으로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라면 지내온 삶과 원하고자 하는 무언가를 얻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으로 겸손함이 먼저일 것이다. 본인 스스로 우물 안 개구리를 자청하는 행동으로밖에 보이지가 않는다. 필자도 완벽하지 않기에 많이 배우고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이려 하다가도 자존감을 오만함으로 포장한 분들을 대하게 되면 힘이 빠지곤 한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하나 한참을 더 앞으로 나아가 성장 과정이 설레기도 하지만 아직 산 넘어 산처럼 느껴진다. 얼마 전 타지에서 건너와 청주지역에 자리를 잡은 친한 지인 분과 그분의 단골집을 순회하며 단골집을 바탕으로 사연과 단골이 된 계기 등을 나누며 즐거운 자리를 가졌다. 청주 사창사거리 부근에 있는 조촐하
구청 앞 사거리는 왜 퇴근시간 신호마다 요란한 경적소리가 들릴까? 노란 불에 꼬리 물기를 해서? 왕복 2차선 도로에 갓길 주차를 해놓은 차량들 때문일까? 인내심이 부족한 차주 때문일까? 해결책을 내놓기도 전에 항상 경적소리에 스트레스를 받는 건 그 길을 지나가거나 횡단보도를 건너가야 하는 시민들이다. 더하자면 그 주변 아파트와 상가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같은 신호가 세 번 바뀌는 동안 서 있으면 느끼게 된다. 많은 사람들은 그저 지나가는 곳이라 크게 신경 쓰지 않을지도 모른다. 누군가의 퇴근길이고 누군가의 약속 장소를 가는 길일뿐이다. 약속 때문에 그 신호 앞에서 서 있는 동안 계속되는 경적소리에 불쾌함을 느끼게 됐다. 이 불쾌함이 팀장님이 말씀하신 '시민을 위해 스스로 일을 찾아서 처리해야 되는' 이유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민원인이 와서 불편함을 이야기하기 전에 공무원들 스스로 시민들이 불편해할 만한 것이 무엇인지 찾아보고 해결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 경적소리들을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게 교통에 관련된 경찰일 수도 있고, 도로와 관련된 공무원일 수도 있다. 일반 시민이 매일 같이 도로 한가운데서 수신호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한 나라의 수도들은 대가 큰 강을 끼고 건설되었다. 고구려는 주몽이 처음 '구려'라는 땅에서 흩어진 여러 부족을 규합하였지만 통구하(通溝河) 연안에 도읍을 정했다. 백제는 아리수에서 나라를 열었다. 아리수란 지금 한강의 우리말 표현이다. 신라는 경주 형산강에 살던 육부(六部)가 모여 박혁거세를 옹립한 것이다. 고구려남침으로 개로왕의 죽음이라는 미증유의 국난을 당한 백제는 웅천(熊川)으로 내려가 나라의 명맥을 유지한다. 웅천은 바로 곰내이며 바로 금강이다. 곰은 '크다'는 우리말로 한자 '웅(熊)'을 차자한 것이다. 소백산 서편 산간 물줄기가 모여 비단강을 만들었다. 금강은 또 소백산준령을 넘은 신라가 백제 제어를 위해 중요한 거처로 생각한 것이다. 보은 영동 청주지역이 나-제간 치열한 공방의 역사로 물들여졌던 것은 이런 지정학적 이유 때문이었다. 백제 성왕은 국력이 커지자 수도를 부여로 옮긴다. 사실 웅천은 넓지 않은 곳이라 일국의 수도로서는 불편한 점이 많았다. 부여는 백마강이 지역을 휘감았으며 바다로 나가기 편한 곳이었다. 중국과의 교류와 일본과의 왕래에 아주 적합한 지역이다. 다만 주변에 험준한 산이 없어 안보에는 취약하지만 국세
상반기 채용이 어느 정도 마무리 된 지금, 여러 매체를 통해 기업 인사담당자들의 채용 과정에서의 후일담들을 심심치 않게 살펴볼 수 있다. 인사 담당자들에 의하면 어떤 분야이든 1등만을 요구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해당 기술이나 역량은 조금 떨어진다해도, 얼마나 유연한 사고를 가지고 있는지, 주위 사람들과 팀을 이루었을 때 양보하고 조율할 수 있는 능력은 있는지가 중요한 요인이 된다고 한다. 이러한 변화와 요구와 관련하여, 국가직무능력표준(NCS)에서도 직업인이 가져야할 '기초직업능력' 10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먼저 직장인들에게는 '의사소통능력'이 필요하다. 의사소통능력이란 상대방과 대화를 나누거나 문서를 통해 의견을 교환할 때 상호간의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를 정확하게 전달하고 전달 받을 수 있는 능력을 이야기 하는 것으로, 직장생활에서 필요한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업무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 근로자들에게 매우 중요하게 요구 되는 역량이다. 두 번째 직장생활에서 요구되는 기본적인 사칙연산과 도표 또는 자료를 정리, 요약하여 의미를 파악하거나 도표 등을 이용해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위한 객관적인 판단근거를 효과적으로 제시 할 수 있는 '수리능
학창시절 얘기다. 그 때 인생의 방향을 가를 만큼 큰 시험이라 생각한 것은 상급학교로의 진학이었다. 당연 입학시험을 통과해야 진학 할 수 있으니 정말 고통스런 과정이었다. 중학교부터 대학까지 3번의 시험이 그것이다. 실력이 부족하니 그때 마다 엄청 떨면서 시험을 치뤘다. 잠을 못잘 정도였으니까 떨림의 강도가 심하긴 했다. 그만큼 시험은 나를 괴롭혔고 긴장케 했다. 물론 불안 초조 떨림이 동반했음은 말 할 것도 없다. 몇 십 년 만에 시험을 보게 되었다. 시험은 시험이었다. 취직을 할 것도 아니고 무엇을 시작하려함도 아니건만 교실을 나오기 까지 자꾸만 떨리고 긴장이 되었다. 시험을 치르고 나니 온몸에 진이 다 빠진 것 같았다. 허탈한 것 같기도 하고 한편으론 끝났다는 개운함도 있었던 것 같다. 천천히 계단을 내려가는 데 답안지를 잔뜩 쥔 감독관 한 분이 이 늙은 수험생을 발견하곤 다짜고짜 묻는다. "왜 시험 보세요·" 엉겁결에 "이 계통을 좋아해서요" 라고 답했다. 그는 "아, 그러시구나 그런데 뭐 하러 머리 아프게 시험까지 보세요" 라며 까지에 힘을 준다. 글쎄 말이다 머리 아프게 왜 시험까지 봤을까. 아무 부담 없는 시험인데도 분명 신경 쓰이고 떨렸던
배우 송혜교가 송중기와 결혼을 발표하면서 대한민국 3대 도둑에 등극했다. 밥도둑 간장게장, 겨우 솜털을 벗은 23세의 미녀 스타 한가인을 아내로 맞아 뭇 남성의 공적이 된 배우 연정훈과 함께. 송혜교는 설명이 필요 없는 배우다. 그녀는 미국영화 전문웹사이트인 인디펜던트 크리틱스가 선정한 '세계 100대 미녀' 중 5위를 차지했을 정도의 비현실적 미모를 지니고 있다. 게다가 수백억 원대의 재력가다. 모든 것을 갖춘 완벽한 그녀가 도둑으로 불리는 것을 들으며 송중기의 인기를 새삼 가늠하게 된다. 송중기 부모의 마음도 아들을 연모하는 팬 심 못지않게 서운했나 보다. 두 분의 속내를 옮긴 매체에 따르면 아버지는"아들이 곧 결혼한다. 내가 옛날 사람이라 송혜교가 아들보다 나이가 많아 아쉽기는 하지만 아들이 좋다는데 자식 이기는 부모는 없지 않은가"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어머니 의견도 아버지와 비슷했다. '송혜교가 아들보다 나이가 많아 아쉽다'라는 표현을 두고 "여자는 4살 연상이면 험이 되느냐"라고 발끈하는 네티즌들이 있었다. 그러나 부모의 입장으로 이해해야 한다. 30대 중반을 넘어선 연상의 며느리 나이보다 두 사람이 동성인 점이 더 걸렸을…
[충북일보] 충북도교육청 인사와 관련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잡음의 요지는 코드·보은 인사로 압축된다. 김병우 교육감의 인사 방식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커지고 있다. 도교육청은 얼마 전 평교사를 바로 장학관으로 발탁해 인사 논란을 빚었다. 이번에는 공모교장 외부 심사위원 선정에 대한 적절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가뜩이나 '보은인사'로 잡음이 큰 개방형 공모교장제다. 도교육청은 지난 6일 불공정 심사 논란으로 재공모한 충북에너지고 공모교장 2차 심층면접을 진행했다. 지원자 12명 중 1차 심사를 통과한 3명에 대한 면접으로 진행됐다. 심사 결과에 따라 이 중 2명이 교장 후보자로 추천된다. 심사위원은 교육청 장학관 등 내부 5명과 외부 인사 5명이 참여했다. 그런데 관련성이 부족한 일부 인사가 외부 심사위원에 포함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환경단체 활동 인사와 전직 학무모연합회 임원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충북에너지고는 차세대 전지분야 기술을 교육하는 마이스터고다. 학생들을 졸업 후 바로 취업으로 연계시키는 실업계고다. 스마트폰이나 전기자동차 배터리 등 기업에서 요구하는 전지분야 기술장인을 육성하는 학교다. 학교장은…
진드기 감염병하면 가을철에 많이 발생하는 쯔쯔가무시증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이름도 생소한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도 진드기에 의한 질병이다. SFTS는 2011년 중국에서 처음 감염 확인되었고 2013년 국내에 최초 사례가 보고되면서 4군 감염병으로 지정됐다. SFTS는 작은소피참진드기가 주요 매개체로서 바이러스를 가진 진드기가 사람을 물 때 주로 감염이 되며 사람간 전파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하고 있으며 2013년 당시 진드기에 물려 사망한 사람에게서 SFTS바이러스가 확인되면서 '살인진드기'라는 이름표가 붙어 현재까지 공포의 대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올 4월 제주도에서 첫 SFTS 환자가 발생한 이후 현재까지 전국적으로 44명 환자가 보고됐고, 이 가운데 사망한 사례도 13이나 되어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7월 5일 기준). 이 진드기의 주 활동시기가 5~9월이기 때문에 주로 5~10월에 환자가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올해 충북은 아직 환자가 보고되지 않았지만 야외작업을 해야 하는 도민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SFTS는 아직까지 효과적인 백신이나 항바이러스 치료제가 없어서 물리지 않는…
일본에 한 때 바이러스성 장염이 창궐할 때, 구토와 설사를 한 환자는 경과가 좋았고, 설사와 구토를 하지 않은 환자는 사망하였다. 어떠한 이유에서 일까· 인체가 바이러스나 세균의 침입이 있을때 면역계통이 이를 쫒아내려는 노력으로 구토나 설사의 방법을 택한 것이다. 보통 설사가 나면 탈수나 체액손실을 우려하여 지사제를 쓰거나 소변으로 수분을 빼주거나, 장을 따뜻하게(한의학적으로 한습寒濕의 제거)하기도 한다. 하지만 위의 경우는 세균이나 바이러스, 독소, 이물질 등에 대한 거부반응이므로 치료가 다르다. 장면역력의 차이로 상한 음식을 먹거나 식중독에 걸렸을 때 어떤 사람은 배만 조금 아프기도 하고, 어떤 환자는 병원에 입원하게 되기도 한다. 장면역이 건강한 경우 상한 음식을 체내에서 어느 정도 정화하거나 식중독균을 자체 선옥균이 제어하여 심한 증상이 오지 않는다. 노로바이러스로 인한 장염이나 로타바이러스의 경우, 이에 대한 예방으로 모유를 먹는 것이 추천되고 있다. 모유속에는 이들 바이러스에 의한 높은 역가의 igA(면역글로불린-면역물질)가 포함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유산균 증식제가 함유되어 있어 바이러스감염으로 야기되는 유아의 설사증을 예방할수 있기 때문이다.…
[충북일보] 관광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보는 관광에서 체험관광으로 급변하고 있다. 충북관광의 방향도 여기로 향하고 있다. 세계여행관광협의회(WTTC) 발표에 따르면 2020년 관광산업은 전 세계 GDP의 17%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관광 관련 고용 규모는 약 3억3천만 명으로 증가 추세다. 정부가 관광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키우는 이유도 여기 있다. 지난 5월 전국 13개 지역에서 개최한 '2017 봄 우리나라 걷기여행축제' 관련 조사 결과는 많은 걸 시사한다. 걷기여행이 최신 여행 흐름을 아우르는 대표 여행상품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체험형 관광정책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고부가가치 관광콘텐츠로 우뚝 선 셈이다. 코스와 프로그램 등 12개 항목에 대해 만족도를 평가한 결과 코스, 프로그램, 흥미성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90% 이상이 만족했다. 반면 먹거리, 살거리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70% 미만만이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향후 보완이 필요한 대목이다. '우리나라 걷기여행축제'는 올해 처음으로 전국적으로 개최됐다. 느리게 걷기와 지역관광을 접목한 체험형 관광행사다. 새로운 여행 형태를 제시하며 걷기여행의 지평을 넓혔다는 데 의의가 있다
비가 온다. 머리를 세차게 친다. 갈라진 논바닥을 보면서 그래도 버텨낸 농부의 마음으로 난 이미 비에 흠뻑 젖어 있다. 언제 이렇게 절실히 그 무엇을 바란 적이 있었는가. 비는 누구에게나 내린다. 광장에도 비가 내린다. 당당한 나라에서 자유로운 인간의 욕망을 실현시켜 나가려는 촛불의 정신은 이런 갈망이었다. 폭염과 가뭄 속에서 간절한 국민들의 마음으로 비가 내린 것이다. 요즘 누구나 적폐청산을 얘기한다. 어쩌면 스스로들이 적폐청산의 대상임을 인식하지 못한 채 그들은 살아남기 위해 자신은 아니라고 손사래 친다. 가관이다. 언제 좋은 정책들이 없어서 이 나라가 이 모양이 된 것인가. 그동안 켜켜이 쌓여진 부정과 부패에 순응해 살아온 모습들이 자기 자신을 갉아먹는 괴물이 되어 온 것을 왜 모른단 말인가. 스스로의 자기반성이 없는 모습들을 보며 과연 앞으로의 우리나라가 어디로 갈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 문화예술계에도 바람이 분다. 비가 내리더니만 금세 개어 많은 사람들이 분주하다. 비가 내렸지만 더위를 채 식히지 못하고 짜증만 난다. 문화정책 하나 관철하지 못한 채 새 정부의 개혁드라이브에 얹혀가는 기존 기득권을 닮은 사람들의 발걸음이 바쁘게 움직인다
몇 년 전 한 대학병원에서 큰 사고가 날 뻔한 일이 있었다. 고혈압으로 진료를 받는 50세 홍길동씨는 그날도 순서가 되어 담당교수와 상담을 하고 약 처방전을 받아서 병원 앞 약국으로 갔다. 본인의 약 처방전을 건네주고 약이 조제되는 순서를 기다리려고 막 앉자마자 "홍길동님"라고 호명을 하는 소리를 들었고 바로 앞에 앉아계시던 연세 지긋한 노인분이 약을 받으려고 하고 있었다. 세상에는 이름이 똑같은 사람도 있어서 그런가 했는데 약사가 환자분에게 고혈압약을 설명하니, 그 분은 "나는 고혈압이 없다"고 대답을 하여 홍길동씨는 궁금증이 생겨 그분의 약 처방전을 확인 하였는데, 놀랍게도 약처방전에 찍힌 이름은 당연히 홍길동이었지만 주민등록번호까지 자신의 것과 똑같았다. 즉, 그 어르신 (80세)은 자신 (50세)의 처방전을 들고 약국에 온 것이었다. 그분의 성함은 80세"홍일동"이었고 귀가 약간 어두운 분이어서 "홍길동님"을 부른 것을 본인의 이름으로 잘못 알아 듣고 약처방을 받아 온 것이었다. 사실 진료는 제대로 받았고 80세 홍일동씨의 진짜 처방전은 부인이 대신 받아서 약을 받았는데 부인은 번호표를 뽑으러 먼저 가시고 뒤에 남아 있다가,한참 뒤에 진료를 하고 나온
나의 엄마는 시골 농가에서 맏딸로 태어나 집안일이며 농사일에 동생들 뒤치다꺼리까지 노동에 찌든 어린 시절을 보내셨다고 했다. 여자니까 당연히 집안일이 우선이었던 시절이라, 배우고 싶은 공부도 제대로 못하셨다고 했다. 성인이 되어서는 배움이 짧다 보니 봉제공장에서 미싱일을 직업으로 가졌고, 꿈이랄 것도 없이 돈을 버는 것만으로도 큰 보람이었다고 하셨다. 결혼을 하고나서 자신과 같이 첫째로 딸을 얻으셨다. 그게 바로 나다. 여자라서 공부도 못했고 꿈도 못 꿨던 본인의 인생을 딸인 나로부터 보상받고 싶어 하셨다. 아들과 딸 이라는 드라마에서 김희애가 열연했던 후남이의 어릴 적 인생이 그대로 나의 엄마의 삶이었다. 그 시대 우리 어머니들의 보통의 삶이었다. 그래서인지 유독, 나의 엄마는 내가 집안 일 하는 걸 못하게 했었다. 팔자대로 살게 된다고 손에 물 묻히지 말고 공부나 하라고. 남자들처럼 사회에서 직업도 가지고 당당하게 살라고. 어쩔 수 없이 순응하며 살아왔던 자기와는 다른 인생 살라고. 나는 그렇게 귀하게 자랐고, 남부럽지 않은 대학을 나와 일류로 꼽히는 대기업에 취직할 수 있었다. 그런데 막상 수십년에 지났어도 직장에 들어가서 겪어야만 했던 나의…
'내가 혼술을 하는 이유는 힘든 일상을 꿋꿋이 버티기 위해서다. 누군가와 잔을 나누기에도 버거운 하루. 쉽게 인정하기 힘든 현실을 다독이며 위로하는 주문과도 같은 것. 힘든 현실을 다독이며 위로하는 주문과도 같은 것. 그래서 나는 오늘도 이렇게 혼술을 한다.' 작년 한 종편 프로그램에서 방영된 드라마 '혼술남녀'의 주인공이 했던 내레이션이다. 이 드라마는 '혼자 마시는 술(혼술)', '혼자 먹는 밥(혼밥)' 등의 트렌드를 집중 조명했고 젊은 청춘들의 공감을 얻어 종영까지 쭉 인기를 끌었다. 현재 우리는 혼밥, 혼술이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은 시대를 살고 있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공동체 의식을 중요시 여기던 나라이다. 오래전 농경시대부터 전해오던 향약, 두레, 품앗이 등 고유의 풍습에서 볼 수 있듯이 말이다. 소속과 집단을 중시하는 우리나라사람들의 특징은 언어인 한글에서도 나타난다. 개인의 자유와 책임을 중시하는 영어권 나라들의 단어가 '나(I)'를 주체로 '나의 가족(my family)', '나의 엄마(my mom)' 등으로 표현 하는 반면 한글을 '우리(we)'라는 개념을 중시하여 '우리가족', '우리엄마' 등 우리를 주체로 표현하기 때문이다.…
[충북일보] 청주 오송첨단복합산업단지 활성화를 위해 투자선도지구 지정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투자선도지구는 '지역개발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에 따라 도입된 제도다. 민간투자를 활성화하고 지역의 새로운 성장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한 제도다. 지역의 발전 잠재력과 일자리 창출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다. 투자선도지구로 지정되면 다양한 인센티브를 받게 된다. 발전촉진형의 경우 건폐율·용적률 완화, 인허가 의제 등 각종 규제특례와 함께 세제 감면, 재정지원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패키지로 지원받는다. 투자선도지구 공모는 2015년 시작됐다. 지난 2년 동안 50여개 이상의 지자체가 참여했다. 그동안 전국에서 9개 사업이 선정됐다. 이중 충북 영동 레인보우 힐링타운 등 3개 사업이 2016년 투자선도지구로 최종 지정됐다. 올해 공모 접수는 지난 5월15일 끝났다. 충북도는 거점육성형인 '청주 오송 화장품뷰티지구'와 발전촉진형인 '괴산 자연드림타운' 2곳을 대상지로 국토부에 신청했다. 최종 선정 여부는 8월 말이나 9월 초 결정된다. 국토부는 지난해 KTX 철도망을 중심으로 사업 잠재력이 높은 지역특화 경제발전에 집중했다. 'KTX 지역경
괴산군 청천면 삼송리에 '고모치' 또는 '고모령'이라 부르는 고개가 있다. 옛날에 곰이 있었다고 하여 고미재라 전해오지만 흘러간 옛노래 '비 내리는 고모령'에 나오는 고모령과 어떤 관련이 있지 않을까 생각되어 그 어원을 추리해 보고자 한다. '비 내리는 고모령'이라는 노래는 가수 현인의 대표곡이다. 이 노래비가 서있는 망우당 공원은 '어머님의 손을 놓고 돌아설 때에 부엉새가 울만한 높은 고개'도 아니고 '가랑잎이 휘날리던 산마루'도 찾기가 어렵다. 왜냐하면 이 노래에 나오는 고모령은 대구광역시 수성구 만촌동에 있는데 2군사령부 영내에 위치하므로 노래비를 망우당 공원에 설치했기 때문이다. 이 노래는 1949년 당시 미리 곡을 만들어 두었던 작곡가 박시춘의 가사 독촉에 시달리던 유 호씨가 지도에서 우연히 고모역(顧母驛)이라는 역 이름을 보고는 고모(顧母)라는 말이 '돌아보는 어머니'의 뜻이므로 고모령에서 애절하게 이별하는 슬픈 이야기를 풀어낸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고, 고모령에 전해오는 전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가사라고 하는 이들도 있는데 그 전설은 다음과 같다. "일제시대에 경산에 있는 작은 마을에 사는 여인이 남편을 일찍 여의고 홀로…
바보스러운 사람을 가르켜 맹꽁이 같다고 말한다. 맹꽁이는 양서류 중에서도 걷는 걸음이 둔하고 생김새가 찐빵처럼 둥글어 우둔해 보인다. 그래서 착하고 바보스러운 사람을 그렇게 부르는 것 같다. 맹꽁이는 머리가 작고 네발이 짧으며 등은 진한 갈색을 띤다. 여기저기 검은색 반점이 있고 모양에 의한 암수의 차이는 뚜렷하지 않다. 번식기에는 수컷의 몸이 검게 변한다. 장마철 짝을 찾기 위해 수컷이 울음을 우는데 한 놈이 '맹'하면 다른 놈이 '꽁'하여 맹꽁이라 부른다.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하며 과거 농촌에서 흔히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산업이 발달하면서 무분별한 택지 개발과 농약 사용 등으로 번식지가 많이 줄어들었다. 맹꽁이는 주로 땅속에 살면서 밤에만 나와 먹이를 찾기 때문에 관찰하기가 매우 힘들다. 현재 멸종위기 동물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다. 맹꽁이는 한 번에 5~15개씩 수십 차례에 걸쳐 약 2000여개 알을 낳는다. 36시간 이내에 알에서 올챙이가 깨어 나오고, 올챙이로 24~29일이면 새끼 맹꽁이가 된다. 이처럼 빠르게 변천하는 것은 천적으로부터 빨리 벗어나기 위한 것이다. 수천 개의 알 중에 올챙이가 되는 수가 적고 올챙이도 소금쟁이 등 천적
혹서기를 맞으며 민초들의 걱정이 하나둘 늘어나고 있다. 그간 가뭄이 극심해서 걱정이었고, 곧 닥쳐올 장마와 태풍이 민초들 걱정거리다. 뿐만이 아니라 각종 가축질병이 자주 발생돼 폐사되는 가축들 때문에 계란 값 폭등에 국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육류가격도 들썩거리고 있어 생활비가 점차 더 들어갈 것도 걱정이다. 국민들도 익히 다 알고 있듯이 우리나라는 지하자원도 부족한 국가다. 6. 25.사변을 겪으며 피폐됐던 생활상을 벗어나 오늘의 행복을 만끽할 수 있었던 것은 큰 지도자의 새마을사업을 위시한 산업화 사회를 위한 기반구축이 주효했었던 점을 모르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오늘이 풍요롭다고 만족하거나 안이하게 생각할 사람 또한 없지 싶다. 오늘을 잘 살면 그만이 아니라 미래를 걱정하는 게 인간 본능이나 다르지 않다. 근간 가뭄을 해소할 수 있는 비가 내리고 있어 다소나마 가뭄 걱정을 덜 수 있어 불행 중 다행이라는 생각을 해본다만, 이미 장마철로 접어든 바, 수해가 또 적잖은 걱정이다. 그러기에 예로부터 치산치수를 잘 하는 사람을 훌륭한 지도자로 일컬었나 보다. 지난 5월 초 새 정권이 출발하면서부터 갑작스레 원전 가동을 멈췄다고 한다. 뿐만이
기나긴 가뭄이 끝나고 반가운 단비가 내리는 요즘 보행자와 운전자 모두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더욱 조심해야 한다. 다른 시기보다 장마철에는 사고의 위험성이 크다. 실제로 장마철 교통사고 치사율은 눈길 교통사고보다 높다. 이러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빗길 안전운전이 필수다. 비가 오면 도로가 비로 촉촉이 젖은 상태가 되기 때문에 도로는 매우 미끄러운 상태다. 타이어와 노면 사이에 발생하는 수막현상으로 인해 미끄럼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여기서 수막현상이란 달리고 있는 차량의 타이어와 노면 사이에 수막이 생겨 타이어가 노면 접지력을 상실하는 현상이다. 이 현상이 일어나면 스티어링휠이나 브레이크, 액셀러레이터를 제어할 수 없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그렇다면 수막현상으로부터 안전한 기본수칙에는 무엇이 있을까. 첫째, 빗길 안전운전의 기본은 차가 방향성을 상실하는 것을 막기 위해 도로별 법정 제한 속도보다 20% 이상 감속운전 해야 한다. 빗길 제동거리는 평소 마른 노면과 비교했을 때 40% 이상 길어지고 시야도 좁아지기 때문에 차간거리는 평소 대비 1.5배 이상 유지, 충분한 안건거리를 확보해야 한다. 둘째, 타이어의 공기압이 낮을 때 빗길의 도로와
[충북일보] 김상곤 교육부 장관이 취임하면 무엇보다 새 정부의 교육 공약인 대학수학능력시험 절대평가 전환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또 외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논의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김상곤 장관은 교육제도와 관련된 찬성과 반대의 의견을 두루 두루 경청해야 한다. 그래야 국가적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다. 절대평가로 사교육 줄어들까 김상곤호 출범 후 가장 먼저 논의될 수 있는 사례는 오는 2021년도 수능 개편안이다. 개편이 이뤄지면 올해 기준으로 중학교 3학년부터 적용될 수 있다. 현재 수능은 영어와 한국사만 절대 평가다. 절대 평가는 90점 이상 정답을 맞추면 1등급을 주는 시스템이다. 상대평가는 90점 이상을 맞아도 전국 수험생 인원을 기준으로 4%(백분위 100 ~96)만 1등급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90점 이상 고득점 수험생이라도 1등급 컷이 96점이면 2등급으로 낮아지는 시스템이 상대평가다. 그렇다면 김상곤호가 수능 절대평가 전환을 구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연 사교육비 절감효과를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절대평가로 바뀐다고 사교육비가 절감된다고 믿는 것은 위험하다. 절대평가는 변별력 확보가 어
[충북일보] 청주시가 가뭄 끝에 찾아온 늦은 장마에 당했다. 올해 첫 장마로 시작된 무심천 수난 사고를 막지 못했다. '2016년 재해예방사업 추진실태 점검'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된 게 무색해졌다. 지난 3일 낮 12시 20분께 청주시 서원구 모충동 인근 청남교와 수영교 사이 무심천 돌다리를 건너던 A(87)씨가 폭우로 불어난 급류에 휩쓸렸다. A씨는 사고 발생 3시간이 지나 청주대교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청주지역엔 집중호우가 내렸다. 무심천 수위도 빠르게 올라갔다. 하지만 평상시 바닥을 드러냈던 도심 속 하천에서 사람이 빠져 사망한 건 인재에 가깝다. '전국적 망신'을 사기에 충분한 사례로 볼 수 있다. 청주지역에서 장마는 지난 2일 오후 9시 10분께 시작됐다. 물론 청주시는 집중호우를 예상해 일찌감치 무심천 내 보행금지 조치를 내렸다. 청주시청 직원들이 직접 세월교마다 쇠사슬로 걸어잠갔다. 그러나 사고 당일 세월교 쇠사슬은 통행이 잦은 다리를 중심으로 풀려 있었다. 잠시 소강상태를 보인 빗줄기에 일시적으로 무심천 수위가 낮아지자 보행자들이 직접 쇠사슬을 풀고 세월교를 건넌 것으로 추정된다. 차량의 경우 차단기가 있어 무심천…
20대를 막 시작하던 7월, 점액질의 장맛비가 온몸을 끈적이며 적시던 밤에 난 지하철 1호선 안에 있었다. 부평역에서 종로까지 매일 오가는 길에서 끝도 없는 상념들과 함께 달린 시간이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비릿한 슬픔과 답답함, 낯선 어둠속에서 맞이한 막막함, 그 때 내 나이 20대이니 어지간히 감상에 젖을 때이지만 이곳에서 내 영혼을 온전히 지켜내기가 쉽지 않을 거라는 막연한 불안감이 있었다. 어쩌면 이곳에서는 내 생의 증거를 찾을 수 없을지도 모르며, 채우지 못해 괄호로만 남을 문장처럼 내 생이 공허해질 거라는 느낌이 들었다. 폭염속의 바람 한 점 없는 서울의 거리에서 내가 버틸 수 있었던 건 가끔씩 찾던 종로의 '소울추레인'같은 디스코텍 덕분이었다. 현란한 사이키 조명 아래서 신중현이 부르는 노래와 비트 강한 디스코 음악을 밤새도록 듣곤 했다. 그 때에만 내안에서 웅성거리는 소리를 떨쳐버릴 수 있었다. 내 기억 속에서 가장 추상적이고 인위적인 도시, 쉬 지워지는 안개처럼 모호한 도시, 익명의 도시, 위로받지 못할 수수께끼 같은 서울을 떠난 후 난 다시는 살기위해 서울을 찾지 않았다. 가끔씩 서울 출장길에 대학친구들을 만나 회포를 풀기 위
충청도 인구가 호남을 추월했다는 소식을 듣고 환호한 것은 영호남이 패권을 다투는 정치판에서 들러리만 서는 신세를 면할 수도 있을 거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영충호 시대를 맞고 나서 처음 실시한 대통령선거에서 충청권 유권자는 호남보다 16만 명이나 많았으니 호남을 능가하는 영향력을 행사했어야 했고, 선거 후에도 합당한 대우를 받았어야했다. 문재인 정부의 인사가 사실상 마무리된 상황에서 호남과 비교해 보면 우리가 어떤 대우를 받고 있는지 분명히 알 수 있다. 총리를 비롯해서 사회부총리, 헌재 소장, 방통위원장, 청와대 비서·정책실장 등 핵심은 호남 출신이 많다. 이에 비하여 충청 출신은 경제부총리, 국방, 문화관광, 보훈, 청와대 정무수석 등에 불과해 수적으로나 실질적으로나 비교가 되지 않는다. 한마디로 덩칫값도 못하고 있다는 결론이다. 언제까지 덩칫값도 못한다는 소리를 듣고 살아야 하는 걸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하기 위해서는 어째서 충청도는 영호남에 비해서 결속력이 약하냐는 반성부터 하는 게 순서일 것이다. 영남과 호남은 태백산맥이라는 험준한 산을 두고 갈라졌으니 서로 왕래할 필요가 없는 상태에서 자기들끼리 어울리며 살아왔다. 한쪽은 험준한…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지 두 달이 다 되어갑니다. 나라가 안정된 것이 다행입니다. 대선 과정에서 문 대통령에 대한 우려가 상존했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겠지요. 특히 외교, 안보, 정치에 대한 애매모호한 태도가 우려스러웠습니다. 특정한 사실에 대한 태도변화를 지적하자 정치는 흐르는 것이라고 변명했던 것이나 사드 배치에 대한 견해가 수시로 오락가락했던 것이 그러하고, 곤란한 질문을 받으면 침묵하는 모습이 그러했습니다. 일국의 대통령이 되려면 직면한 사실에 대한 명확하고 적확한 견해표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민중에게 의지하는 태도도 그때그때 달랐습니다. 어느 경우엔 전적으로 의지하는 듯하다 또 어떤 경우엔 거리감을 두어 애매모호한 태도를 견지했던 것입니다. 그러한 모습을 지켜보면서 수시로 대통령을 흔들어대는 것이 취미인 국민들이 당선 후 그대로 둘 것인지 걱정이 되었던 것입니다. 취임 후, 주변의 많은 인물이 그를 돕더군요. 부인의 털털함이 특히 양념이 되었지요. 가장 측근인 3철의 처신도 좋았습니다. 양정철, 이호철, 전해철, 이 세 사람은 문대통령을 정치계에 끌어들이고 재수 끝에 대통령으로 만드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일등공신으로 평가 받습니다
오호라! 벽서형님. 마침내 두터운 구름을 헤치고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이승의 무거운 짐, 아픔과 슬픔을 모두 내려놓으시고 못 오실 하늘나라로 떠나셨습니다. 오랜 가뭄 끝에 단비가 내리더니 그 빗줄을 타고 천당으로 가셨습니다. 메마른 대지를 촉촉이 적셔주시며 그렇게 가셨습니다. 88세 적지 않은 세월인데 왜 보내는 마음이 이다지 쓰리고 아플까요. 지난해 섣달 그믐날 댁을 방문하였을 때 웃으며 맞아주시던 그 따스했던 모습이 생생합니다. 지난달 초이튿날 원광요양원으로 옮기셨다는 소식을 듣고 청오회 회원들과 문병을 갔을 적에 비몽사몽 웃으시며 맞아주셨는데 이렇게 가셨습니다. 어제(2일)오후 박영수 형에게 비보를 듣고 하늘이 노랬습니다. 우리 고장은 큰 선비를 잃었고, 우리는 의지했던 기둥을 잃었습니다. 벽서형님! 우리가 알은 지가 어느덧 60년이 되었습니다. 처음 일곱 사람이 '충북문인협회'를 창립했지요. 처음 우리가 올린 횃불은 초라했지만 그 기세는 광풍이었습니다. 젊은 혈기, 지칠 줄 모르는 열정으로 잠들었던 이 땅을 깨웠습니다. '충북예술제'시화전을 할 때마다 형님댁을 내주셔서 그곳에서 그림을 그리고 글을 다듬고 며칠씩 폐를 끼쳐도 싫은 내색
[충북일보] 산과 들이 펼쳐진 청주 낭성면 추정리에 마당 가득 항아리가 늘어서 있다. 천여 개의 크고 작은 항아리 근처에는 구수하게 익어가는 장 냄새가 은은하게 퍼진다.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정겨운 풍경이 벌써 맛있는 기억을 되살린다. 전순자 대표의 옥샘정은 1995년 청주 금천동에서 선식 가게로 출발했다. 곡물가루 등을 취급하며 메주와 고춧가루에도 관심을 가졌다. 알음알음으로 주문하는 가정에서 원하는 대로 장을 담가준 것이 옥샘정의 시작이다. 더 맵게, 혹은 달지 않게, 각자의 입맛에 맞춰 장을 담가 주며 입소문이 났다. 몇 번의 이전 끝에 2012년 지금의 추정리에 완전히 정착했다. 서늘한 기온과 맑고 풍부한 물이 장 담그기에 최적이었기 때문이다. 30년 전 씨간장으로 숙성하는 옥샘정의 간장은 진하고 깊다. 온전한 콩이 한 알도 들어가지 않은 시판 간장과는 색부터 향까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십여 가지가 넘는 첨가물이 재료로 쓰인 시판 간장과 달리 옥샘정의 원재료는 국산 콩, 국산 천일염, 정제수로 간결하다. 작은 항아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뚜껑마다 날짜와 이름이 쓰여있다. 매년 초 이곳에 찾아와 담그는 손님들의 장이다. 햇볕과 바람 등 숙성을 위한 관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