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65번 공유됐고 117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류경희

객원 논설위원

배우 송혜교가 송중기와 결혼을 발표하면서 대한민국 3대 도둑에 등극했다. 밥도둑 간장게장, 겨우 솜털을 벗은 23세의 미녀 스타 한가인을 아내로 맞아 뭇 남성의 공적이 된 배우 연정훈과 함께.

송혜교는 설명이 필요 없는 배우다. 그녀는 미국영화 전문웹사이트인 인디펜던트 크리틱스가 선정한 '세계 100대 미녀' 중 5위를 차지했을 정도의 비현실적 미모를 지니고 있다. 게다가 수백억 원대의 재력가다.

모든 것을 갖춘 완벽한 그녀가 도둑으로 불리는 것을 들으며 송중기의 인기를 새삼 가늠하게 된다. 송중기 부모의 마음도 아들을 연모하는 팬 심 못지않게 서운했나 보다.

두 분의 속내를 옮긴 매체에 따르면 아버지는"아들이 곧 결혼한다. 내가 옛날 사람이라 송혜교가 아들보다 나이가 많아 아쉽기는 하지만 아들이 좋다는데 자식 이기는 부모는 없지 않은가"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어머니 의견도 아버지와 비슷했다.

'송혜교가 아들보다 나이가 많아 아쉽다'라는 표현을 두고 "여자는 4살 연상이면 험이 되느냐"라고 발끈하는 네티즌들이 있었다. 그러나 부모의 입장으로 이해해야 한다.

30대 중반을 넘어선 연상의 며느리 나이보다 두 사람이 동성인 점이 더 걸렸을 수도 있겠다. 여산 송씨와 은진 송씨로 동본은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여산 송씨와 은진 송씨는 시조와 연원이 같다.

원래 한 뿌리인 송씨는 고려 중기에 이르러 각각 여산 송씨, 은진 송씨, 서산 송씨로 본이 나뉘어졌다. 민법상 동성동본 금혼제가 폐지되기는 했지만 송씨끼리는 본이 달라도 통혼을 하지 않는 것이 관습이다.

이를 지키는 것은 송씨 문중만이 아니다. 거의 모든 성씨가 뿌리가 같을 경우엔 한 가족으로 여기고 통혼하지 않음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젊은이들은 개 풀 뜯어 먹는 소리쯤으로 웃고 넘길 이런 전통이 아직 부모님들에겐 심각한 갈등요인이 된다.

어떤 부모에게나 자식은 아깝고 사랑스러운 존재지만 송중기는 좀 더 특별한 아들이다. 빛이 나는 외모에 운동도, 공부도 잘했다. 이제는 국내를 넘어 아시아의 탑 스타다.

이미 서로를 허한 두 사람에겐 아무렇지도 않은 일이겠지만 성장환경이나 학벌을 비교하자면 송혜교가 송중기에게 밀리는 것이 사실이다. 지나치게 알려진 예비며느리의 사생활도 당황스러울 수 있겠다.

혼인을 하면 여자는 시댁의 며느리가 된다. '시(媤)'자가 들어간 사람들의 세상인 '시 월드'가 며느리 앞에 열리는 것이다. 한때 여성단체는 며느리가 '여혐단어'라며 이 단어를 사용하지 말자고 했다. 며느리가 '기생한다'는 뜻의 '며늘'과 '아이'가 합쳐진 말로, '내 아들에 딸려 기생하는 존재'라는 당치않은 설에 기분이 상해서였다.

요즘이야 귀한 손님으로 위상이 높아졌지만 전통적인 며느리는 차별과 수모의 대상이었다. '며느리밑씻개'라는 민망스런 이름의 식물이 있다. 덩굴성 한해살이풀로 붉은빛이 도는 가지가 갈라지면서 뻗어나가는데, 다른 물체에 잘 붙도록 가시가 나 있다.

풀잎으로 뒤처리를 하던 시절,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부드러운 풀잎대신 가시 돋친 풀로 뒤를 닦도록 했다 해서 풀이름이 '며느리밑씻개'가 됐다고 한다. 가시가 많아 살에 스치면 쓰라릴 이 풀을 정말 며느리의 밑씻개로 줬다면 이는 잔혹한 며느리 학대다.

그런데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괴롭히려 가시풀을 준 것이 아니라, 며느리의 부인병을 치료해 주기위해 썼던 풀이라서 이름을 이렇게 붙였다는 말을 들었다. 부인병 치료에 탁월한 효능이 있는 이 풀의 성분이 밝혀지고 난 뒤의 주장이다. 드라마틱한 반전이 아닌가.

쌍수를 들고 며느리 감을 반기지 않는다 해서 송혜교의 팬들이 서운해 하고 있으나 송중기의 부모는 상식적인 분들이다. 송중기 같은 아들을 두고 아들이 좋다면 당신들도 좋다는 시부모님은 흔치 않다. 송혜교가 이런 시월드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것은 일도 아닐 것이다. 아시아 최고 훈남의 마음을 훔친 귀엽고 엽렵한 도둑이니.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