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읍 제월리(霽月里)에는 괴탄과 동진천이 둘러싸고 있는 높이 210m의 작은 동산이 있는데 경치가 뛰어나게 아름다우므로 조선 선조 때 서경 유근(柳根)이라는 분이 이곳에 정자를 짓고 만송정이라 하였으며 후에 고산정(孤山亭)이라 고쳐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이곳의 아름다운 경관을 각각 만송정, 황니판, 관어대, 은병(隱屛), 제월대(霽月臺), 창벽, 영객령, 영화담, 고산정사(孤山亭舍)라 이름짓고 고산구경(孤山九景)이라 하였다. 이곳 제월리(霽月里)에 저드레라 불리는 마을이 있다. 저드레는 제월리의 고산정(孤山亭) 너머에 있는 마을로 예전에 고산정에서 놀이하는 원님들의 풍악소리가 이곳까지 들렸다 해서 생긴 이름이라 전해지며 그러한 의미로 이 마을의 이름을 한자로 '문저(聞笛)'로 표기하고 있다. 지명을 이렇게 표기한 것을 보노라면 우리 조상들의 풍부한 상상력과 시적인 표현력에 감탄이 절로 나올 뿐이다. 하지만 지명으로서의 '저드레'는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진 말일까. 우연히 청풍의 자드락길을 걸으면서 두 지명의 연관성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번개같이 머리를 스쳤다. '청풍호 자드락길'하면 어감이 참으로 좋게 들린다. 발음하기에 부드러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화장실 수도가랑을 틀 때 조심스레 보자. 세면기 수도가랑은 손잡이를 어디로 돌리느냐에 따라 온수와 냉수가 나온다. 사계절 세면 물은 거개 온수를 택하기 마련이다. 수도가랑을 온수 쪽으로 돌려서 물을 받다보면 처음엔 냉수가 한참 나오다가 금세 온수와 냉수가 번갈아 나오는 걸 우리는 경험한다. 그러기를 한참만에야 바라던 온수가 나온다. 이런 생각을 해본다. 냉수와 온수가 서로 나오려고 다툼을 하는 건 아닐지. 항상 느끼는 건 온수와 냉수가 한참을 밀고 밀리다가 사용자가 바라는 수온으로 차츰 조정되니 말이다. 필자가 20세 때 처음 인천 바다에 가봤다. 마침 썰물 때라 갯벌을 걸어 비스듬히 정박돼 있는 거룻배에 올라봤다. 선주가 배를 손질 중이었다. 내게는 모든 게 신기했다. 40대 중반은 됨직한 그와 이런저런 대화를 이어가며 그간 궁금했던 바다를 조금 이해할 수 있어서 시간가는 줄 몰랐다. 해변에서 조카와 고종 형수님이 기다리고 있다는 걸 떠올려 선주와 인사를 나누고 바닷물로 내려갔는데 큰일이 벌어졌다. 물이 어찌나 깊은지 발이 닿지 않는다. 수영도 못 하는 터에 따는 자존심은 있어 구원을 요청할 형편도 아니다. 허겁지겁 팔
이 운동이 시작된 지 30년 가까이 되고 있다. 지금 이 운동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지, 혹은 기억하고 있더라도 그 뜻을 가슴에 새기고 실천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그게 얼마나 되던지 지금 우리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아닌가 싶다. 바로 지금은 고인이 된 김수환 추기경이 벌였던 '내 탓이오' 운동이다. 당시 김 추기경은 군사독재 끝에 온 민주화 열기 속에서 사람들이 자신들의 권력과 이익을 위해 서로 '네 탓'이라고 할 때 지금은 자기반성을 먼저하고 구체적으로 실행에 옮기는 게 먼저라며 이 운동을 폈다. 내가 아는 바로는 '내 탓이오'의 원조는 고대 중국의 탕왕(湯王)이다. 즉위하면서부터 7년간 극심한 가뭄으로 백성들이 고통을 겪자 스스로 제물이 되어 내가 부덕한 탓이라고 반성하면서 하늘에 빌었다. 그러자 하늘도 감동하여 비가 내리고 대풍이 들었다. 바로 상림지설(桑林之說)이란 고사가 생겨난 탕왕의 기우제다. 조선시대 성종도 재난이 닥치자 '나에게 잘못이 있는지, 뇌물이 횡행하는지, 충신과 간신이 혼동되었는지, 언로가 막혔는지, 약자를 짓밟은 자가 많은지' 등 15가지를 반성하며 자신의 부덕함을 탓했다고 한다. 모
[충북일보] 대학 입학금 폐지가 국공립대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19개 국공립대가 이미 입학금 폐지를 결정했다. 지역별 주요 9개 거점대학도 잠정 결정했다. 좀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충북도내 대학들도 입학금 폐지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도내 국공립대학들은 곧 입학금 폐지 결정을 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청주대 등 사립대의 동참 여부다. 현재까지 입학금 폐지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밝힌 도내 사립대는 없다. 사립대의 입학금 규모는 국공립대에 비해 현저하게 높다. 국공립대의 경우 평균 15만 원 가량으로 전체 등록금의 2% 안팎이다. 반면 사립대는 평균 70만 원대로 10%대다. 그러다 보니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입장이다. 입학금 문제는 어제 오늘 제기된 게 아니다. 대학가의 해묵은 논란거리였다. 대학생들의 입학금반환 소송이 본격적인 시작이었다. 지난해 10월 15개 대학 학생 1만여 명은 학교 법인과 국가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학생들은 신입생에게 부당하게 청구된 입학금을 반환받기 위한 소송을 진행했다. 그동안 대학입학금이 어떤 기준으로 산정되는지 어디에 쓰이는 것인지 몰랐다. 학교에 문의를 해도 명확한 답변을 듣지 못했기 때문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일자리들이 사라질 것이다' 라며 많은 사람들이 걱정을 하는 듯하다. 하지만 필자는 산업 패러다임의 시프트가 일자리의 유형을 변하게 한다는 것에 방점을 두고 있다. 즉, 단순 노동적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우리 청년들이 그렇게 바라던 양질의 일자리들이 새로 창출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기업은 오픈이노베이션 생태계를 통해 혁신 기술을 도입하는 것만으로는 생존할 수 없다. 그것을 통제할 수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며, 이는 전문 인력을 통해서 가능하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전략적 대응을 위해서는 기술 외에도 디자인, 마케팅 및 상품기획, 인문학적 소양 등을 갖춘 융합솔루션 기획가도 양성해야 한다. 이들은 오픈이노베이션 생태계에서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들과 협업해 기업과 고객이 원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리더 역할을 담당할 것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필자가 생각하는 전략은 서비스 모델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라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은 이제 스마트 팩토리를 통한 생산성 제고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융합된 스마트 제품(smart product)이 보편화 될 것이다. 기존에도 제품에 서비스를 덧댄…
[충북일보] '한 바퀴'는 위태롭다. '두 바퀴'는 안정적이지만 '짬짜미'가 불 보듯 뻔하다. 그래서 '세 바퀴'가 필요하다. 우리 정치에서 특정 정당의 독주는 곤란하다. 제1 야당의 초라한 뒤태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이 대통령 탄핵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도보수 성향의 바른정당과 중도진보 성향의 국민의당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현 정국에서 양강을 꼽으라면 민주당과 한국당이다. 그런데 두 정당의 닮은 구석이 한 두 군데가 아니다. 무엇보다 독주(獨走)하려는 생각이 과하다 싶을 정도로 깊다는 점이다. 한국당은 한나라당과 새누리당 시절 야당세력을 철저하게 핍박했다. 최근 국가기관까지 동원한 공작정치의 음습(陰濕)한 행태까지 드러나고 있다. 한국당은 여당 시절, 그들만의 정치에 익숙했다. 대통령이 그랬고, 대통령 주변에서 '호가호위(狐假虎威)' 했던 인간들의 됨됨이를 보아도 마음에 드는 구석이 단 한가지도 없었다. 문고리 3인방에 블랙리스트까지, 과거 여당의 행태는 정당이 아닌 그야말로 일부 사이비 종교 집단에서나 볼 수 있는 폐쇄성 그 자체였다. 철저한 먹이사슬 구조도 마찬가지다. 원내와 원외, 그리고 주변을
[충북일보] 청주시 제2쓰레기매립장과 관련한 특혜 의혹이 일단락됐다. 충북도가 주민감사 청구를 각하했기 때문이다. 청주시의 제2매립장 조성 사업이 큰 고비를 넘긴 셈이다. 그렇다고 본격적인 사업 추진을 장담할 단계는 아니다. 청주시의회 내에서는 여전히 '노지형'과 '지붕형' 방식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오는 9월 예정된 2회 추경에서 해당 예산이 통과될지도 확실치 않다. 그러나 제2매립장은 조성 시기를 자꾸 늦출 수 있을 만큼 한가하지 않다. 청주시 흥덕구 강내면 학천리 청주광역쓰레기매립장은 오는 2019년 말 포화상태에 이르게 된다. 이 매립장이 폐쇄될 경우 '쓰레기 대란'은 불문가지다. 제2매립장 조성이 늦어질수록 예산은 추가로 낭비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매립장 조성은 시작한다고 금방 되는 게 아니다. 건설 전에 감정평가와 토지보상, 문화재 지표조사, 설계검토, 기술자문 및 심의 등의 각종 행정절차를 거쳐야 한다.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에만 1년가량이 걸린다. 여기에 공사 준공까지 절대공기 2년을 포함해 최소 3년이 필요하다. 오는 9월 시의회 추경에서 사업비를 확보하더라도 오는 2021년이나 돼야 준공이 가능하다. 제2매립장
연일 도발하는 말, '화염과 분노'라는 극단의 말, 뉴스마다 범람하는 폭력의 언어는 이제 경멸스럽기까지 하다. 화염과 분노는 정작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되었다. 우스꽝스런 깍두기 머리와 인민복 차림의 젊은 지도자 뿐 아니라 정성들여 빗질한 금발에 고급 슈트 차림의 먼 나라 지도자조차 경박스럽긴 마찬가지다. 그들이 발설하는 파괴의 말은 우리가 여지없이 정글 세계에 살고 있음을 일깨운다. 2001년 9·11 테러직후 전 세계 사람들은 텔레비전 앞에 앉아 전쟁이라는 것을 생중계로 바라보았다. 성조기 앞에 선 조지 부시가 고음으로 속사포같이 빠른 말을 쏟아내었다. 군복 차림의 빈 라덴은 낡은 소총을 옆에 세운 채 고대 아랍어로 뭐라고 느긋하게 웅얼거렸다. 무슨 말인지는 자막을 통해 이해했지만 모든 말마다 원한과 분노, 절망과 복수의 기운이 넘쳐났다. 말이 어떤 무기보다도 더 끔찍할 수 있다는 것을 난 그때 알았다. 그 상황이 지금 우리 앞에서 재연되고 있다. 단지 빈 라덴이 김정은으로, 부시가 트럼프로 바뀌었을 뿐이다. 자기만이 옳다는 신념, 자신만의 명분이 정당하다는 확신은 모든 윤리적 고려를 배척한다. 이런 태도는 어떠한 관용과 배려도 생각하지 않
북청주 전철역 시대가 구체화되고 있다. 천안~청주공항 복선전철 사업비 8,216억 원이 승인됐고, 이미 실시설계에 들어갔다는 소식이다. 5년 후인 2022년엔 전철로 1시간 20분이면 서울에 갈 수 있다. 지금도 고속버스로 1시간 40분이면 갈 수 있는데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전철시대 개막은 경부고속도로 개통에 버금가는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 돌이켜 보면 경부고속도로 청주 IC가 생김으로써 충북은 경부경제권의 한 축으로 등장할 수 있었다. 사실 청주공항이 들어올 수 있었던 것도 수도권으로부터의 접근성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세종시도 청주공항이 인접했기 때문에 가능했으며, 오송이 분기역으로 될 수 있었던 것도 세종시라는 행정도시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북청주 전철역은 충북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 수 있을까? 무엇보다 충북이 수도권에 편입된다는 의미가 있다. 지금까지 청주는 어떻게 하면 서울에 빨리 갈 수 있느냐는 방법을 찾는 일에 몰두해왔다. 북청주 전철역이 개통되면 서울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올 것이냐를 따지는 시대가 될 것이다. 실제로 6, 70년대까지만 해도 온천으로 명성을 날리던 아산이 해외
사전에서 '부자(富者)'라는 낱말을 찾으면 '재물이 많아 살림이 넉넉한 사람. 그것이 많은 사람을 나타내는 말'로 정의됩니다. 이 '부자'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현대'의 창업주인 정주영 회장이 생각납니다. 그와 관련한 일화 중에 이런 이야기가 있지요. 그의 저서 '이 땅에 태어나서'에 실려 이미 널리 알려진 이야기지만 전문을 그대로 소개해 보겠습니다. '무슨 일에나 최선의 노력을 쏟아 부으면 성공 못할 일이 없다는 교훈을 내가 빈대에게 배웠다고 하면 과장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이다. 열아홉 살 때 네 번째로 가출을 해 인천에서 막노동을 할 때였다. 그때 묵었던 노동자 합숙소는 밤이면 들끓는 빈대로 인해 잠을 잘 수 없을 지경이었다. 몇 사람이 빈대를 피하는 방법을 연구해서 밥상 위로 올라가 잠을 잤는데 빈대는 밥상 다리를 타고 기어 올라와 사람을 물었다. 우리는 다시 머리를 짜내 밥상 네 다리에 물을 담은 양재기를 하나씩 고여 놓고 잤다. 그런데 편안한 잠은 하루인가 이틀 만에 끝나고 빈대는 여전히 우리를 괴롭혔다. 상다리를 타고 기어오르다가는 몽땅 양재기 물에 빠져 죽었어야 하는 빈대들이었다. 그런 빈대들이
초광대역 유무선 정보통신기술과 고성능 컴퓨팅기술의 발전으로 인공지능(AI), 빅데이터(Bigdata), 사물인터넷(IoT) 기술 기반이 모든 사물을 연결하고, 수많은 데이터(Data)를 통해 모든 영역에서 지능적인 진단과 예측,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도래했다. 아직은 그 복잡성과 불확실성 때문에 4차 산업혁명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모든 산업의 가치사슬과 비즈니스 생태계에 혁신을 초래하고 인간의 사고와 삶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으로 본다. 이러한 4차 산업혁명의 물결에 먼저 잘 대응하고 관련 기술을 기업의 경쟁력강화에 적극 활용하는 기업만이 더욱 번창할 것으로 생각된다.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이 가장 먼저 추구해야 할 것은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이다. 이는 개방형 생태계의 다양한 전문가들의 집단지성을 활용하고 이들과의 협업을 통해 기술혁신과 가치창출을 이루어 내는 것이다. 필자는 한국표준협회가 주최한 2017년 글로벌 산업혁신 컨퍼런스에서 '공유경제의 창조적 파괴자 : 자동차 스타트업의 혁신적인 제품생산'이란 주제로 기조강연을 한 LM(Local M
다인(茶人)에게서 오래전에 약속했던 밤새워 차 마시는 날을 잡았다는 연락이 왔다. 평택 심복사 주지스님이 찻자리를 주관한다니 자못 궁금하다. 절로 향하는데 입구에 소 무덤이 있다. 고려시대 몽산포에 사는 천노인이 친 그물에 바위가 올라와 던져버렸는데 다시 친 그물에 또 걸려 올라왔다. 자세히 보니 석조비로자나불좌상인데도 지게에 실을 정도로 너무나 가볍다. 봉안할 곳을 찾던 중 광덕산의 지금 심복사 터에 이르자 갑자기 무거워져 그 자리에 모셨다. 그리곤 검은 소 세 마리에 몽산포 바닷가에 있던 커다란 배의 재목을 나눠 싣고 와서 절을 창건하였다. 이것이 소무덤의 내력이다. 에어컨 있는 다실이니 시원하게 여름밤의 차를 마실 수 있겠다. 방 한켠 책장에는 청자 정병도 있다. 정병은 인도에서 승려가 여행을 할 때 메고 다니던 물병으로 용변 후 뒤처리용이었는데 부처님 앞에 깨끗한 물을 바치는 공양구로 변용되어 감로병으로도 불린다. 정병이 있는 다실이니 오늘 차는 분명 감로수가 되겠다. 시작은 암차인 철관음에서 귤피차로 향을 돋운 뒤 황산모봉과 4가지의 보이차를 마신 뒤에 다시 암차 계열인 대홍포로 마무리를 하였다. 같이 자리한 사람은 주지 성일스님 외 모두 5
햄버거 병 소송에 휘말린 맥도날드가 소비자보호원의 햄버거 세균 조사결과 공개를 막으려다 실패했다. 맥도날드의 가처분신청이 기각된 것이다. 매장에서 수거한 불고기버거에서 허용기준치를 3.4배 초과한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되자 맥도날드 측은 어지간히 몸이 달았었나 보다. 먹지 않는 사람은 있어도 모르는 사람은 없는 음식이 햄버거다. 고기 패티와 야채를 둥근 빵 사이에 넣어 먹는 이 간편식은 콜라와 함께 미국 자본주의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런데 햄버거의 원조가 서양이 아닌 동양이라고 한다. 10세기 초, 말 위에서 거의 모든 시간을 보내던 몽골인들은 이동할 때 손쉽게 먹기 좋은 간편한 육포를 선호했다. 그들은 육포로 쓸 말 허벅지살의 육질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말고기를 말 등과 안장 사이에 보관했다. 시간이 지나 반복해서 체중에 의해 마찰이 가해진 육질은 먹기 좋게 부드러워졌다. 당시 유럽인들은 기마인인 몽골인을 터키나 퉁구스민족과 싸잡아 타타르인(Tartars)이라 불렀는데, 타타르인이 먹는 고기라 해서 말안장 스테이크는 '타타르 스테이크'로 알려졌다. 13세기 쿠빌라이 칸이 모스크바를 점령하면서 몽골제국의 타타르 스테이크는 러시아에 알려졌고 17
8월 6일. 벌써 몇 일째 계속되는 일기예보의 오늘 기온은 30도가 기본이다. 저녁이 되어도 그렇게 소위 로 이어지는 예보는, 듣기 전에 이미 안다, 몸이. 쭉쭉 쭈르르 흐르는 땀에 젖은 몸이, 벌써 알고도 남았는데. 또 탄금대다. 또는 여전히 탄금대다. 오늘 오전 날씨는 잘 모른다. 그러나, 더웠다. 그리고 잠깐 본 점심 이후의 탄금대 날씨는 더 더웠다. 아니, 무지막지하게 더웠다. 숲이기에 모이는 습(濕)이 보통을 넘어선 심각 수준이었을 것이다. 여름이 되면 모든 습이 모아지는, 탄금대 나무들이 뿜어대는 그 습이 목막히지만, 그래도 숲이라 아스팔트 뜨거운 도심보다는 시원타. 8월 10일. 이틀 연속 비가 내린다. 내일도 비 예보가 있다. 그나마 예상했던 목화밭 물주기를 면한 것이 다행이다. 다만, 문을 열면 들어오는 습에 책이 축축 젖어 무거워진다. 내 PC 바탕화면에 깔아놓은 사진의 탄금대는 100년이 넘은 순간이다. 신작로가 새로 난 시기가 1913년이고, 1915년 경에 찍은 흑백사진이다. 사진의 선명함은 거꾸로 당시 모습을 아주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게 한다. 신작로가 탄금대로 쭉 뻗어 있다. 잠시 충주에 살았던 한운사(韓雲史)가 일곱…
묵정밭에 꽃이 피었다. 노란 달맞이꽃과 연분홍 메꽃이 새초롬하게 곱다. 잡초투성이 땅도 눈길을 끌 때가 있나 싶어 무더위도 잠깐 잊었다. 애기똥풀로 뒤덮일 때는 유채꽃밭 이상으로 화려했었지. 허옇게 바랜 것처럼 피어 있던 망초꽃도 흡사 진초록 덤불 속의 안개꽃이다. 특별히 묵정밭 할 때는 어딘가 황폐한 이미지였건만 마치 고향 마을 뒷산의 해묵은 느티나무 소나무가 떠오르는 것 같던 그 기분. 묵정밭은 오래 버려두어 황폐해진 땅을 말한다. 줄여서 '묵밭'이라고도 하는데, 농사를 짓는 경우 거름은 좋아도 작물을 키우면서 점점 산성화된다. 논 같으면 추경秋耕이라 하여 가을갈이를 하면서까지 돌보는 대신 버려진 자식 같은 묵정밭은 풀만 잔뜩 올라왔다. 그 때문에 오히려 기름진 땅이 되었다고 했지만 한편 모질고 딱딱한 밭이라 노심초사 뿌리박을 동안 탐스럽게 자라 꽃들조차 이쁘게 피었을 것 같은 느낌. 그야말로 묵혀둔 밭이었는데…… 술하고 친구가 오래 될수록 좋다는 건 흔한 얘기였으나 아무리 들어도 물리지는 않는 것 같다. 닳고 해져서 볼품없는 것이 아니라 그래서 더 정이 가고 끈끈해지는 것들. 버리려야 버릴 수 없는 그것들은 오래된 만치 묵은 정이 들었다는 의미였
[충북일보] 현대는 민관이 힘을 합쳐야 시너지를 내는 시대다. 그 분야가 정치든 사업이든 별로 다르지 않다. 충북도 민관이 힘을 합쳐야 발전할 수 있다. 새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Social Overhead Capital) 감축 기조는 분명하다. 그러다 보니 지자체별로 유치하려는 SOC 예산 확보 여건도 좋지 않다. 충북 상황이라고 다를 게 없다. 요구를 관철하기 위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2018년 정부예산안이 오는 31일 확정을 앞두고 있다. 정부의 SOC예산은 선택과 집중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충북은 아직 SOC에 대한 민관의 행보가 엇박자다. 선택과 집중을 하지 못하고 있다. 충북도는 중부고속도로 확장 사업비 증액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하지만 제2경부고속도로 청주남이분기유치위원회는 서울~세종고속도로 청주 경유 여론의 불씨를 되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우리는 충북도와 민간단체가 합의하든, 협의하든 의견을 통일해야 한다고 판단한다. 무엇부터 힘을 합쳐 진행할 것인가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집중력에 따른 효율성로 제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충북의 국비 지원액은 전국의 다른 시·도와 비교할 때…
금요일 저녁 무렵 순식간에 현수막을 게시하고 사라지는 봉고차 부대의 모습을 몇 번 본 적이 있다. 건설사들이 아파트·빌라 분양 홍보 현수막 등을 주말·공휴일에 다량을 숨바꼭질 식으로 게시해 불법 현수막 게시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그로 인해 도심 거리 미관은 형형색색 불법 현수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청주시에선 주민들이 직접 거리 정비에 참여하는 불법 유동 광고물 수거보상제를 운영하고 있다. 시민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참여하는 의미있는 행정이다. 청주시 거주하는 65세 이상 주민이면 참여가 가능하며 수거 보상되는 품목은 현수막, 족자, 명함으로 구분해 1명 1개월 20만 원까지 지급된다. 매월 초 화요일만 되면 오전 9시가 되기도 전에 어르신들이 주민센터에 줄을 서 계신다. 매주 화요일마다 접수하고 있는 불법 유동 광고물 수거보상제를 신청하기 위해서다. 어르신들에겐 소일거리이자 용돈벌이가 되는 기회이니 손수레, 자전거에 한가득 씩 모아 오신다. 매월 초 화요일만 되면 주민센터 지하 통로가 현수막으로 가득 찬다. 허리가 아프신데도 일일이 주워오셨다는 손때 묻은 명함들을 보면 가끔 짠하기도 하다. 4천 장을 수거했는데…
정유(Essential oil)의 특징 정유 또는 아로마 오일이라고도 하며, 식물의 꽃과 잎, 줄기, 뿌리등에서 추출한 휘발성이 있는 물질이다. 에센셜 오일은 식물 자체의자기 번식력, 성장력, 상처 치유력, 방부, 소독 효과를 가지고 있다. 체내 흡수된 오일 분자는 혈액순환을 통해 전신을 순화하고 친화력을 가진 장기를 찾아 기능을 활성화하는데 인체 호르몬과 유사하므로 사용 시 특히 주의해야 한다. 에센셜 오일의 생화학 성분을 좌우하는 환경적 요인들은 기후, 토양, 재배방법, 수확시기, 수확방법 등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차이를 나타내는데, 수확량이 적은 오일들이 가격대가 높다. 일반적으로 에센셜 오일의 수확량은1.5kg으로 약 70kg의 허브(Herb)로 1kg의 에센셜 오일을 추출한다. 정유의 작용 1.후각 아로마 오일은 대개 피부를 통하거나 호흡기를 통해 체내로 흡수되는데, 이때 흡수된 아로마 오일의 분자들은 혈관으로 들어가 온몸으로 퍼져 비정상적인 세포들을 정상화시키고 체외로 배설되는 경로를 거치게 된다. 후각신경은 다른 감각들보다 예민하며 후각신경을 통한 오일의 흡수속도도 0.5초로 가장 빠르다. 각각의 향 분자들은 다른 모양을 하고 각기 다
대학구조개혁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대학이 스스로 구조개혁의 주체가 되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대학이 먼저 문제를 창의적으로 검토한 후 구조개혁을 촉진할 수 있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제시하고, 정부는 이를 성공적으로 집행할 수 있도록 재정적인 지원과 필요한 제도를 정비하는 활동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 가령 2015년도 대학구조개혁 평가 결과 입학정원을 감축해야 하는 대학에서 먼저 자체적으로 구조개혁 방안을 수립하고, 이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장애요인 또는 지원사항을 정부에 제시하면, 정부가 이를 검토하여 필요한 각종 지원활동을 가능한 범위 내에서 마련해 주는 방안을 상정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대학이 스스로 구조개혁의 주체가 되어 능동적,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각 대학의 의견을 수렴하여 이를 반영하고 환류함으로써 구조개혁 정책의 수용성과 현장 적합성을 제고시킬 필요가 있다. 한편, 대학의 자발적인 구조개혁 활동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제2주기(2017~2019) 대학구조개혁 평가를 위한 평가지표체계와 평가방법을 제1주기 기간 동안 사전에 예고하는 방
아침부터 사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수군거렸다. 어떤 사자는 백지장처럼 하얗게 변 한 얼굴로 바닥에 털퍼덕 주저 않기도 했다. 퇴출기준 1차 심사결과 발표 내용을 보고 안도의 숨을 쉬는 사자와 충격을 못 이겨 주저앉는 사자로 나뉘어졌다. 아직 결과를 못 본 사자들의 얼굴에는 불안이 가득했다. 공고문에 적힌 명단을 보기위해 많은 사자들이 공고문이 붙은 벽에 머리를 서로 들이미느라 난리도 아니었다. 1차 서류심사는 저승사자가 되기 전인 인간세상에서의 출신성분으로 점수가 매겨졌다. 아무도 자신이 인간세상에서 어떻게 살다가, 언제 죽어 저승으로 왔으며, 어떻게 저승사자가 되었는지 기억할 수 없으니 심사결과에 승복하기가 힘들 것이다. "왜· 난데! 내가 뭘 잘못했다고! 어흐흑." 바닥을 치며 울부짖는 사자는 평소에 성실하다고 평가받는 사자였다. 명단에서 빠져 한시름 놓았다고 얼굴이 편안해진 사자들도 그를 내려다보며 안타까워했다. "이건 아니지. 이래선 안 되는 거잖아·" "저이처럼 성실한 자를 퇴출시킨다는 건 문제가 있어." "아, 누구를 믿고 누구를 믿지 말아야하나." 여기저기서 수군대는 소리와 한숨 쉬는 소리, 울부짖는 소리가 엉켜 순식
[충북일보] 한반도 안보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대북문제가 최대 난제로 떠올랐다. 취임 100일을 앞둔 문재인 대통령의 지도력 시험대가 되고 있다. 북한은 '서울 불바다'와 '괌 주변 사격' 발언으로 우리와 미국을 협박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이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라고 경고했다. 북한과 미국 간 신경전이 격화되면서 우리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 핵탄두 개발에 성공한 것 같다. 이런 예측은 미국 정보당국의 판단과 분석에서 확인되고 있다. 미 정보당국의 판단과 분석이 사실이라면 심각하다. 한반도 안보정세를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은 국민의 생명이 북핵 위협에 노출되게 됐다는 점에서 위협을 느낄 수밖에 없다. 핵확산 억제라는 기본 정책에도 심각한 상처를 입게 된다. 이 결론이 사실이라면 북한은 일단 한반도의 안보지형을 바꾸는데 성공한 셈이다. 북한은 엊그제 전략군 대변인 성명에서 미국령 괌 주변에 대한 포위사격을 하기 위한 작전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위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껏 전 세계가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화 '동주'에서 일제강점기 후쿠오카 형무소 순사에게 모진 고문을 당한 후 형무소 안에서 작은 창밖의 별을 바라보며 조용히 시를 읊조리던 시인의 모습은 나에게 인상 깊은 장면이었다. 가장 좋아하는 시인으로 윤동주 시인을 첫 번째로 꼽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물론 나 또한 그렇다. '별 헤는 밤', '서시'는 윤동주 시인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익숙한 작품일 것이다. 저항 시인이지만 순수하고 청렴한 감성을 노래하던 윤동주 시인. 그의 삶과 시를 천천히 되짚어보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청렴한 삶의 태도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윤동주 시인은 1917년 12월 30일 명동촌에서 태어나 명동학교에 입학했는데 그곳에서 문학작품에 대한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그 뒤 은진중학교에 입학하면서 명동촌을 떠나게 되고 곧 평양의 숭실중학교에 입학하지만 숭실중학교가 일본의 신사참배 요구를 거부하면서 강제적으로 폐교하게 된다. 광명중학교로 편입한 윤동주 시인은 의학과 진학을 희망하는 부친과 대립하지만 조부의 도움으로 연희전문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연희전문학교에 입학 후 졸업 때까지 틈틈이 쓴 시 17편을 모아 '하늘과 바람과 시'를 내려고 했으
[충북일보] 피서철이면 아동 실종 위험성이 아주 높아진다. 자식을 잃어버리고 10년, 20년이 지나도록 생사조차 모르는 부모들도 수없이 많다. 하루하루가 고통의 연속이다.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충북에서 발생한 실종아동은 모두 568명이다. 하루 1.5명~1.6명씩 길을 잃는 아이가 생기고 있다. 올 들어서 7월까지만 봐도 353명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명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미 발견 아이도 지난해보다 2명이나 많은 6명이다. 아동실종은 주로 나들이철인 5~6월과 여름방학·휴가철인 7~8월에 주로 발생한다. 장소는 쇼핑센터나 마트, 집 근처, 놀이공원 등 사람이 붐비는 공공장소와 다중이용시설 등이다. 최근 들어 유전자 검사와 3D 몽타주 제작 기법으로 실종 아동을 찾은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문 사전등록제도 효과를 거두고 있다. 실종 아동 수색 제도인 '코드 아담(Code Adam)'도 활용되고 있다. 모두 가족들에게 희망을 주는 제도다. 하지만 부질없다. 예방이 최선이다. 실종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때문에 실종을 막기 위한 부모와 아동의 아동실종예방 수칙 인지가 매우 중요하다. 정책 입안자도 내 문제가 될 수도 있
제월리(霽月里)는 괴산읍 동부에 위치하는 농촌마을이다. 본래 괴산군 이도면(二道面)의 지역으로서 둥근 산이 갯가에 외따로 떨어져 있으므로 개다리라 하였는데 이를 한자로 제월(霽月)이라 표기하였다고 전해진다. 또한 산수가 아름답다고 하여 산수동이라고도 하였는데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대덕리(大德里) 일부를 병합하여 제월리라 하여 괴산읍에 편입되었다. 자연 지명을 한자로 표기하는 조상들의 지혜를 보면 유머와 위트가 넘쳐나는 것을 볼 수가 있다. '개다리'라는 지명을 한자로 표기하는데 있어서 '다리'는 '달'의 의미로 보아 '월(月)'로 표기하였으나 '개'의 의미를 정확히 알 수가 없어 고심을 한 듯하다. '개'를 '견(犬)'으로 의역하기도 곤란하고 그렇다고 '개'라는 음을 그대로 두고 음역한다면 아무리 좋은 의미의 한자를 쓴들 입에서 부르는 음은 '개'이므로 '날씨가 개다, 비나 눈이 그치다'라는 의미의 '제(霽)'로 표기함으로서 날이 개어 달빛이 환하게 비치는 '제월(霽月)'이 되었으니 얼마나 시적이고 재미있는 표현인가· 그러면 '개다리'라는 이름은 원래 무슨 의미를 가진 말일까· 황해남도 배천군 향정리 개울 기슭 다리목에 있는…
올여름도 예외가 아니다. 소위 7말 8초로 불리는 7월 마지막 주와 8월 첫째 주를 가리키는 이 기간은 우리나라 여름휴가 극성수기로 우리나라 기업의 약 80%가 '7말 8초'에 여름휴가를 간다는데 문화체육관광부 조사에 따르면 실제 직장인 5명 중 3명이 이 기간에 휴가를 떠났 다. 매스컴에서는 연일 여름휴가 극성수기인 '7말 8초' 에 대해 보도한다. 매년 인천공항 여객 수가 최대치를 갱신했다거나, 우리나라 주요 고속도로가 주차장으로 변하고 피서지의 바가지요금도 여전하다고···. 여름휴가가 집중적으로 몰리는 이유를 세계일보에서는 세 가지로 해석했다. 첫째로 무더위가 절정인 시즌인 것과 둘째로 현대차를 비롯한 자동차업계가 이 기간에 가동을 일제히 멈추고 휴가를 떠나기 때문인 것으로 이로 인해 자동차부품 납품 업체 및 유관업체, 주변 상가 또한 휴가 대열에 합류해 100만 명 이상의 '도미노 휴가' 현상이 생겨난다고 밝혔다. 세 번째로는 학원 방학을 들었다. 학원가에서도 이시기에 방학을 편성하여 자녀를 둔 직장인이 이 시기에 맞춰 휴가를 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어찌 보면 이도 현대자동차 임직원과 관련업계 종사자가 자녀를 두고 있다면 학원가도 충분히…
[충북일보] 산과 들이 펼쳐진 청주 낭성면 추정리에 마당 가득 항아리가 늘어서 있다. 천여 개의 크고 작은 항아리 근처에는 구수하게 익어가는 장 냄새가 은은하게 퍼진다.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정겨운 풍경이 벌써 맛있는 기억을 되살린다. 전순자 대표의 옥샘정은 1995년 청주 금천동에서 선식 가게로 출발했다. 곡물가루 등을 취급하며 메주와 고춧가루에도 관심을 가졌다. 알음알음으로 주문하는 가정에서 원하는 대로 장을 담가준 것이 옥샘정의 시작이다. 더 맵게, 혹은 달지 않게, 각자의 입맛에 맞춰 장을 담가 주며 입소문이 났다. 몇 번의 이전 끝에 2012년 지금의 추정리에 완전히 정착했다. 서늘한 기온과 맑고 풍부한 물이 장 담그기에 최적이었기 때문이다. 30년 전 씨간장으로 숙성하는 옥샘정의 간장은 진하고 깊다. 온전한 콩이 한 알도 들어가지 않은 시판 간장과는 색부터 향까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십여 가지가 넘는 첨가물이 재료로 쓰인 시판 간장과 달리 옥샘정의 원재료는 국산 콩, 국산 천일염, 정제수로 간결하다. 작은 항아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뚜껑마다 날짜와 이름이 쓰여있다. 매년 초 이곳에 찾아와 담그는 손님들의 장이다. 햇볕과 바람 등 숙성을 위한 관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